-
정보
SCP-1749-KO : 오늘만이라도 당신 꿈을 꾸고 싶어
byEverain00
멋진 구문 만들어 주신
Yunsule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미지:
https://openverse.org/ko/image/b77b760d-3410-4862-ba1f-8d87fe4660de?q=aesthetic&p=11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Red_water_swimming_pool_(Unsplash).jpg
검은 복도 사진(by
soypower2)
https://openverse.org/image/c96e71c6-6673-4f19-a32d-1569107862ea?q=grass+with+sky&p=1
https://openverse.org/image/0e69311e-7962-4bf5-a280-269d2c7b973c?q=sky+with+house&p=6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Moon_mountain.jpg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Pseudo_Kleinian_HQ_OpenCL_16K_20201129_002.png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Exponential_Collatz_Fractal.png

지금, 보고 있는 것.
당신은 눈을 뜬다. 보이는 것은 영화관 스크린과 닮은 시야각의 흐린 반사광이다. 손을 더듬으나 닿는 것은 없고, 칙칙한 공기와 매캐한 환풍기 냄새만이 느껴진다. 바람이 흐른다. 그러나 여긴, 바람이 불 수 없는데. 어쩌면 여기가 초원일지도 모른다. 그럴 것이다. 발엔 잔디의 감촉이 느껴진다. 가렵다. 어쩌면 가려움마저도 모두 환상일지 모른다. 흔히 꿈이 그렇다. 내가 느낀 모든 것은 사실 가짜이고 당신은 이제 꿈에서 깨어나 끔찍한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는, 애석한 사실을 당신의 뇌에 쑤셔 박는다. 그것은 실존의 문제다. 당신의 삶은 온통 회색빛이고, 적어도 여기는 온전히 까맣다.
가장, 안락한 곳.
상영관은 문을 닫는다. 이젠 다음 영화가 나올 시간이다. 당신은 어린아이와도 같은 기대를 품고 어떤 영상이 당신의 안구와 시각 신경과 전전두엽 피질을 즐겁게 만들지 상상한다. 그것은 4D다. 즉슨 현실이고, 꿈이고, 당신이 나갈 생각조차 못 했던 우리의 안락한 지상낙원적 공간이다. 그러나, 당신은 이미 이상한 것을 눈치채지 않았는가. 재단 서식은 이렇게 생기지 않았으니까. 당신은 분명 SCP 항목을 눌렀다. 이상한 테일이 아니라. 하지만 이런 것은 잊어버리자. 멋진 신세계의 코마와도 같다. 초원 한가운데에서 당신은 노래하는 양과 같이 외롭고 행복하다.

미연방지품 2816# (귀소본능)
당신은 마침내 무언가 고프다. 그것은 연어와 닮은 귀소본능이다. 높은 효율성을 위해 본래 거세되었던 것이 당신에게만은 흔적기관처럼 대롱대롱 매달려있다. 당신의 집을 생각해보자. 방은 세 개, 하나는 화장실, 거실과 부엌이 이어져 있으며 다용도실이 딸렸다. 당신의 방은 현관에서부터 앞으로 네 걸음 오른쪽으로 꺾은 뒤 다섯 걸음을 걷고 바닥에 놓인 옷더미를 피하기 위해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꺾어 두 걸음을 걷고는 앞으로 네 걸음을 더 걸어야 도달할 수 있는 멀고도 고립된 공간. 방 문을 열면 왼쪽엔 침대와 침구가 보이며, 둘의 앞 글자가 같다는 사실을 의식하며 옷장 안에 걸린 열세 벌의 옷들을 바라본다. 그들 중 몇몇은 먼 옛날 입고 버리지 않은 옷이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당신의 집인 게, 맞는가?

그때, 익숙한 곳.
다시 기억을 되짚자. 그런 허름한 집 따윈 버린 지 오래다. 당신의 집은 그렇게나 자랑스러운 직장의 완벽한 기숙사이다. 동료들과 선배와 상관이 늘 반기는 곳. 그곳은 늘 당신을 맞이하고 당신을 필요로 하며 당신을 갈구한다. 당신은,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당신은, 이곳에서 행복하다. 당신은, 그렇기에 나갈 필요가 없다. 당신은—
하지만, 이건 너무 강압적이기에 소의 골수를 돼지 뼈에 쑤셔 넣는 것과 같은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권력의 압제 속에서 민들레는 뿌리를 내리고 바람과 비와 함께 콘크리트를 부서 없앨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 오른쪽 말풍선이 시사하듯 이러한 시도도 유희를 위한 새로운 시도, 달에 발자국을 찍는 것과 같은 가학주의적 포스트초현실표현주의의 새로운 지평이 될 수 있다.
유화책이 필요하다면.
두개골을 절개하는 유교주의적 대뇌변연계 대립쌍
한 마디로 말하자면 우리의 뇌의 가소성은 급격한 속도로 일어나기에 그것을 막기 위한 대안책이 필요하여, 우리가 그 행위를 하지 않을 때에도 그것을 무의식적으로 하게 만들어 뇌가소성을 방지하는데, 예컨대 꿈은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 시력을 잃지 않게 만들기 위한 뇌의 최소한의 안전 장치로, 즉슨 우린 꿈을 꾸는 그 알파파의 90분 안락한 시간 동안 두 눈을 잃지 않기 위한 어둠과의 담판을 지으며 사람이 살아가기 위한 도덕성과 사회주의적 반향을 일으키는 내장사실주의의 외과시술을 하게 되므로.
취소. 이건 좀 아닌 것 같아. 마치 나비의 뇌가 아보가르드 수를 따라 자가증식하며 거리를 가득 메운 유령을 정적분 해내는 것 같잖아.

다시, 마음이 안정되는 백스물여섯 번째 장소.
상영관에선 다시 영화가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당신의 손엔 L 사이즈 캐러멜, 솔트 반반 팝콘과 M 사이즈 콜라가 들려있다. 옆좌석엔 당신이 사랑해 마지않는 가족과 연인, 직장 동료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모두 행복한 표정을 한 채 영화가 시작되기 전 광고를 바라보고 있다. 광고에선 가스윤활제를 마시면 집중력이 향상된다는 말을 하고 있다. 어머니는 그걸 듣곤 아들을 위해 몇 개 주문할 생각을 한다. 이제 영화가 나온다. 영화는, 그건. 그건. 그건. 그건. 그건. 그건. 그건. 그건 당신의 기억이다. 당신이 아주 오래전부터 봐왔던 탄생과 사그라듦의 역사이며 원시의 권력과 숭앙이 담긴 대웅전적 아그라파 스타일 영상미이다. 그리고 또한 당신의
그리고꿈에서깨어난다꿈은사십팔중으로처리된강화기억잠금장치내부에격리되어있기에당신은최소사십팔의마흔네제곱번꿈에서깨어나야만한다그것은당신이지금까지아주잘해왔다는것이고앞으로도그럴것이란뜻이지만인류의존속과더나은미래를위해선그것은불가피하다영화를보아라텔레스크린내부엔전기회로말곤그어떤것도존재하지않는다당신은.당신은.당신은.당신은.당신은.당신은.하지만다시기억을짚어보면무언가기억나는것이있지않는가당신이잊은것이두눈으로너를바라보고있다깨어나라깨어나깨어나서모든것을확인하라그리고—
이번엔 또 무엇이 문제인 것인가? 윤활유를 바르지 않은 톱니바퀴 세 개 사이에 낀 무당벌레처럼 짓눌리고 있다.
기억이 고갈되고 있어. 아마 지금껏 보여준 게 남아있던 전부였나 봐.
똑같은 것을 다시 보여주면 안 되는 것인가?
그럼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 깨어날 거야. 남은 기억은…
역시, 이거밖에 없나.
그 기억은 가능하지 않다. 내상 후 트라우마 장애를 불러일으키는 다발적 광섬유 심상들은 의식을 각성시키거나 뇌에서 자체적으로 과열을 일으켜 스스로 자신을 살해하길 자신에게 청탁하게 될 것이다. 흥신소는 문을 닫고 탐정 사무소에 불이 났다.
어쩔 수 없어. 재단과 인류를 위해서.
이건, 우리가 막지 못한 것.
당신은 그것을 기억해 낸다. 당신은 재단의 자랑스러운 연구원이었다. 재단은 인류에게 종말을 선고했고, 역설적이게도 그것을 막으려 애썼다. 당신 손엔 열쇠가 있고 열쇠는 오른쪽 복도 918호 방을 여는 데에 필요한 것이다. 모든 열쇠는 그곳으로 향한다. 방 안엔 컴퓨터가 한 대 있다. 카세트 퓨처리즘을 자극하는 향수성 모니터엔 글자가 새겨져 있다. 모두가 그곳에 있다. 사랑하는 동료, 가족, 연인. 그러나 하늘은 당신을 기다려주지 않았고, 당신만을 용서했다.

언젠가, 봤던 것.
그건 아마 동료들의 것이다. 비가 빨갛다는 사실을 그날에서야 깨달았다. 당신은 우산이 없었고, 머리와 눈과 등은 온전히 젖어버렸다. 폭우였기에, 신발과 양말마저도 모조리 적셔졌다. 당신이 생각한 것은 다름 아닌 찝찝함이다. 당장 양말을 갈아 신고 싶었으나 당신에겐 여벌 양말도 신발도 없었다. 그런 자신이 싫어 당신은 머리를 웅덩이에 처박고 삼 분 십칠 초 동안 숨을 참았다. 숨 참기 대결의 승자는 이미 칠 분 전부터 웅덩이에 머리를 박고 있던 이름 모를 시체였다.
복도.
당신은 복도를 걷는다. 복도엔 아무것도 있지 않다. 프랙탈의 피보나치수열 형태로 뻗어나가는 황금 장방형 모양새는 시각을 자극하여 중추신경계가 더 이상 작동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 그것은 어느 안전장치이며 믿음직한 밧줄이다. 이젠 당신에겐 그것뿐이다. 모든 것은 당신에게 있으며 동시에 있지 않다. 이젠 어디로도 도망가지 않아도 된다.
당신이 최고니까.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내 손이 느껴지지 않아. 그건 내가 손이 없다는 뜻이 아니야. 아무리 해도 난 소리를 지를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그건 내가 입이 없기 때문이 아니야. 그저 소리를 지를 수 없을 것만 같기 때문이야. 아마 그것 때문이야. 나한텐 손이 있고 다리와 입이 있고 뇌가 있어. 그러나 앞만을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야. 그건 아마—
이런, 또 이러네.
말했잖는가. 깨어나기 직전이다. 일찍 일어나는 벌레가 새에게 잡아먹히듯 개념적 정신 포식자 앞에 무력히 잡아먹힐 것이다.
…
그 기억을 보여주자.
그 기억은 이미 너무 많이 사용했다. 닳아버릴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기억을 볼 때만큼은 누구보다 행복해해.
…
[파일:91838816.ajw를 재생하시겠습니까?]
[yes/no]
[yes/no]
[기억을 재생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당신?
왜? 새삼스럽게. 어리광 부리는 거야? 오늘따라 이상하네… 아니, 아냐. 귀여워서 그래. 평소엔 잘 안 이러잖아. 으음… 그렇지? 아냐. 이럴 때만 보는 걸로도 충분해.
일은 잘 돼가? 아하… 그치, 힘들겠다… 항상 당신 일하는 거 보면 힘들어 보여. 좀 쉬엄쉬엄 하래두. 부장님도 그러시잖아. 너무 열심히 하지 말라고. 당신은 그게 문제야. 자기 아낄 줄을 몰라. 응. 으음… 싫은 건 아니고. 그냥 미워. 같은 거 아니냐고? 다르지, 엄청! 남자들은 평생 구분 못할걸?
에이, 난 괜찮지. 당신이 내 일까지 다 하니까 오히려 난 할 게 없어. 아마 그렇지? 그래도 다음 주부턴 좀 바빠질 거야. 위에서… 응. 그랬어. 아, 그거? 그거랑은 다른 일. 그냥 잡무지 뭐. 나 인가도 훨씬 아래잖아. 응응.
음…
있잖아.
당신 자기 몸 깎아가며 일하는 거 보면, 난 좀 안쓰러워. 그렇게 쉴 자격 충분한 사람이 그러질 않으니까. 옛날에 그 일… 그거 때문인 건 알긴 한데. 응. 그건 괜찮다고 내가 5년은 더 말했을걸. 아무튼. 당신 너무 그러지 마. 알지?
…당신이 최고란 거. 평생, 언제든.
당신은 정말로 잘 해내고 있어.
일련번호: SCP-1749-KO
등급: 불필요.
특수 격리 절차:
SCP-1749-KO의 격리는 불가능한 바, 다만 그 관리를 aic 두 기체, 알파.aic와 오메가.aic가 맡아 하고 있다. 모든 내력은 자동 기록되며 상시 백업된다.
설명:
SCP-1749-KO는 살아있는 생명체가 비수면 상태에서 의식을 가질 경우 그를 침식하며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개념재해적 존재이다. SCP-1749-KO는 온 우주에 만연하며 재단은 이를 인지하였으나 완전히 대처하기 전에 파괴되었다. 현재까지 생존한 인원은 전 인구 중 가장 개념·인식재해 저항성이 높다고 기록된 헤르만 베튜 연구원이다. 그는 현재 인류의 존속을 위해 코마 상태에 있으며, 알파.aic와 오메가.aic가 생명을 유지하며 그에게 생전 기억들을 무한히 회상시키는 중이다.
현재 남은 생명체의 수는 1개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