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번호: SCP-1720-KO
등급: 유클리드
특수 격리 절차:
SCP-1720-KO는 현재 일종의 신학적 · 관료재해적 계약에 의해 제145K기지 악마학과의 우나은 요원에게 귀속되어 있다. 이를 해제하는 법을 연구 중에 있으며, 그때까지 SCP-1720-KO는 악마학과에서 관리한다.
설명:
SCP-1720-KO는 스스로를 부활하는 모든 자의 왕, 파수꾼의 여섯 번째 우두머리, 신의 우레 라미엘이라 지칭하는 신 독립체, 즉슨 천사를 말한다. SCP-1720-KO는 대중 매체에서 흔히 등장하는 천사의 모습을 주로 띄는데, 이는 어깻죽지와 옆구리에 돋은 두 쌍의 날개, 고리 형태로 나타나는 머리 위의 후광, 흰색 모발을 포함한다. SCP-1720-KO는 여타 신 독립체와 같이 현실조작, 고급 기적술, 그리고 고유의 권능으로 여겨지는 기상 현상 및 전류 조작에 능통하다.
SCP-1720-KO는 재단이 직접적으로 교류한 몇 안 되는 신격 독립체1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큰 연구 가치는 존재하지 않는데, 이는 대상이 천국에 대한 기억이 불안정함과 동시에 스스로 천국에서 쫓겨났다 언급하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SCP-1720-KO가 본래 신 독립체가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 고유 주파수 파장은 기록된 신 독립체 다수와 유사하다.
발견 기록:
SCP-1720-KO는 악마학과 우나은 요원에게 최초로 발견되었다. 이하 내용은 아래 녹화본을 참조할 것.
서론:
해당 영상은 악마학과 소속 전술병기 I-I3LL을 사용하여 녹화되었다. 두 인원은 전라북도 ██시, ████에 비정상적인 양의 "찬송가 소음 신고" 가 들어온다는 제보를 조사하기 위해 파견되었다.
[기록 시작]
██시의 골목. 우나은 요원과 I-I3LL은 민간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상태이다.
우나은 요원: 후… 꼭 이런 건 나만 시켜…
I-I3LL: 우나은 요원님이 현재 활동 가능한 유일한 요원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나은 요원: …그리고 꼭 너도 같이 오고 말이야.
I-I3LL: 동료는 극한 상황에서 생존율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굳이 감사를 표할 필요는 없으십니다.
우나은 요원: 에휴… 됐다.
우나은 요원은 길을 틀어 갈림길에 진입한다. 심야 시간대임에도 골목 안은 캄캄하며, 미약하게 바람이 분다. 우나은 요원이 몸을 움츠린다.
우나은 요원: …야, 깡통. 뭐 느껴지는 거 없냐.
I-I3LL: 타르타로스 독립체의 기운은 감지되지 않습니다. 과민 반응을 제거하기 위해선 충분한 수면이 효과적입니다.
우나은 요원: 아니… 그런 거 말고, 뭔가… 이상한데…
골목 안으로 안개가 내리기 시작한다. 또한 동시에 유의미한 온도 하강이 발생하여, 우나은 요원의 입에서 입김이 나오기 시작한다. 요원 또한 이를 알아차리고 불안한 듯 주위를 둘러본다.
우나은 요원: 심령 독립체? 아니… 그런 건 아닌데.
I-I3LL: 무언가 감지됩니다.
I-I3LL이 골목 정중앙을 응시한다. 빛무리가 모이는 듯하더니 이내 중성적인 속삭임이 들린다. 속삼임은 점점 커지다, 벼락과 함께 굉음이 내려친다. 벼락을 맞은 자리엔 무언가 거대한 형체가 포착된다.
우나은 요원: 저… 저게 뭐야?
I-I3LL: 신격 독립체 같습니다.
우나은 요원: 저건 감지 못 한 거야!?
I-I3LL: 타르타로스 독립체가 없다고 했지 신 독립체가 없다고는—
빛줄기가 점점 커지며 우나은 요원과 I-I3LL을 덮친다. I-I3LL의 외피가 벗겨지며 완전히 연소된다. 우나은 요원은 멀쩡하다.
I-I3LL: 아. 아아. 아. 아.
불명: …
대상은 빛줄기 사이로 하나의 눈, 그를 둘러싼 수많은 날개와 가시나무로 이루어져 있다. 날개가 움직일 때마다 바람이 일며 빛이 골목을 밝힌다. 눈이 우나은 요원을 바라본다.
불명: 두려워 말라.
우나은 요원: 에, 으, 아, 으에…?
불명: …두려워 말라.
우나은 요원이 뒤로 고꾸라진다. 찰과상과 패닉이 관측되나 정체불명의 빛으로 인해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다.
불명: 나는 부활하는 모든 자의 왕, 파수꾼의 여섯 번째 우두머리, 신의 우레, 천사 라미엘. 그대에게 전할 말이 있노라.
우나은 요원: 으, 아, 그, 무… 무슨…
우나은 요원의 눈앞에 전류의 번쩍임과 함께 종이 한 장이 나타난다. 우나은 요원의 손엔 어느새 깃펜 하나가 들린 채다.
불명: 서명하라. 하느님 아버지의 명이노니.
I-I3LL: 하. 하.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것. 같습니다. 우나은. 요원님.
I-I3LL의 두부가 폭발하며 작동이 정지한다.
불명: 서명하라.
우나은 요원: 으아, 우, 왜… 왜 저에게…
불명: 서명하라.
빛의 세기가 점점 강해진다. 우나은 요원은 어쩔 수 없단 표정으로 종이에 이름을 휘갈긴다.
우나은 요원: 서… 서명했습니다.
빛의 세기가 점차 약해지더니, 이내 큰 굉음과 함께 섬광이 화면을 덮친다. 이명이 한동안 지속되고 잔광이 점점 줄어든다.
불명: —좋다.
빛이 완전히 사그라든다. 가로등이 다시 켜진 골목엔 우나은 요원, I-I3LL의 조각, 그리고 형태가 변형된 정체불명의 인물이 존재한다.
정체불명의 인물은 두 쌍의 날개, 헤일로, 하얀 머리를 한 채로 골목에 꼿꼿이 서있다. 그는 바로 SCP-1720-KO이다. SCP-1720-KO는 당황한 표정으로 자신의 몸을 내려다본다.
SCP-1720-KO: 엣.
우나은 요원: 에?
[기록 종료]
결론:
SCP-1720-KO는 제145K기지로 이송되었다. 이후 내용은 부록을 참조하라.
부록 1 - 확보 기록:
서론: 우나은 요원과 SCP-1720-KO가 제145K기지로 이송된 이후, SCP-1720-KO를 분리하여 표준 인간형 개체 격리실에 보관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이는 모든 시도에서 격리실 벽면이 반짝이는 불명의 입자로 환원되며 실패했다. 이에 무장 인원을 이용, SCP-1720-KO를 구속시키고 우나은 요원과 개체의 거리만을 벌려두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우나은 요원과 SCP-1720-KO 전부가 "보이지 않는 벽" 을 느끼며 반경 10미터 바깥으로 나가지 않아 실패했다. 이에 최종적으로 기지 초도 격리 인력은 SCP-1720-KO에게 구속구를 착용, 우나은 요원과 동행시키는 임시 절차에 동의했다.
[기록 시작]
전지찬 부장: …나은아 저게 뭔지 설명할 수 있겠니.
SCP-1720-KO가 악마학과 부실 내 소파에 다소곳이 걸터앉아있다. 개체의 손목에는 재단 표준형 수갑이 채워져 있다. 전지찬 부장은 그걸 당혹스럽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다.
우나은 요원: 어… 천사…요.
SCP-1720-KO: 라미엘입니다…!
전지찬 부장: (이마를 짚는다.) 그게 왜 여기 있지?
우나은 요원: 저도 강제로 주움 당한 거라고요…
전지찬 부장: 그게 무슨, 하… 뭔 고양이도 아니고…
우나은 요원이 전지찬 부장에게 쪽지를 하나 건넨다. SCP-1720-KO와 함께 발견된 쪽지다.
전지찬 부장: 이게 뭔데?
우나은 요원: 한 번 읽어보세요.
데려가시는 분께
이름은 이미 직접 들으셨겠지만 라미엘입니다. 밥은 매일 두 번, 하루 한 번 씻겨주시면 됩니다. 중요합니다. 하루 한 번 꼭 씻겨주십시오. 타락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물지 않으므로 입마개는 필요 없으나 기분이 나쁠 때 먹구름이 생겨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특히, 인세에 많이 물들수록 타락할 확률이 높으니 각별한 관리 바랍니다.
— 천국관리국
전지찬 부장: …?
우나은 요원: 짬처리… 당한 것 같은데요.
전지찬 부장: 이거 진짠지는 어떻게 알고? 뭐… 천사인 척하는 정신병자 현실조정자… 그런 거일 수도 있잖아.
SCP-1720-KO: …실례거든요!
우나은 요원: 몰라요. 신학부 말로는 아키바 방사선은 나온다는데…
전지찬 부장: 아니 그럼 그걸 걔들이 가져야지 우리가 왜…
우나은 요원: 안 떨어져요.
전지찬 부장: 응?
우나은 요원: 무슨 계약 같은 걸 했는데, 귀속된 건지 쟤랑 제가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질 수가 없어요. 대략 10미터 정도.
전지찬 부장: 하이고 머리야…
전지찬 부장이 SCP-1720-KO를 바라본다.
전지찬 부장: 거기, 천사.
SCP-1720-KO: 라미엘이에요…!
전지찬 부장: 에휴… 그래. 너 천국 아는 거 다 말해봐.
SCP-1720-KO: 어… 좋은 곳?
SCP-1720-KO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SCP-1720-KO: 제 고향?
전지찬 부장: ?
우나은 요원: 기억 없대요.
전지찬 부장: 왜?
우나은 요원: 그걸 저한테 물으시면…
SCP-1720-KO: 어어… 아!
(SCP-1720-KO의 날개가 꼿꼿이 선다.)
전지찬 부장: 오, 뭐야?
SCP-1720-KO: 잠 자기 참 좋은 곳이었어요… 헤헤.
전지찬 부장: 아… 그렇구나…
전지찬 부장: 나은아.
우나은 요원: 네?
전지찬 부장: 신학부랑 전술신학부에 당장 연락해서 벌이랑 꿀 남은거 있나 물어봐.
우나은 요원: 미쳤어요? 애초에 있어도 우리한텐 안 줄걸요. 중요 물자예요 그거.
SCP-1720-KO: 저, 저기요.
우나은 요원: 응?
SCP-1720-KO: 저 좀… 배고픈데.
꼬르륵 소리.
전지찬 부장: 쟤 우리 관할이었나.
우나은 요원: 네.
전지찬 부장: 그럼 우리가 밥 줘야하나.
우나은 요원: 음… 그건 초도격리 쪽이랑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요?
SCP-1720-KO: 그럼 전… 굶어야 하나요?
우나은 요원: 하아.
기록 종료
결론: 악마학과와 초도격리팀의 논의에 의거해, 아래와 같은 사항이 확정되었다.
1. SCP-1720-KO는 제145K기지에 격리하되, 격리실에는 우나은 요원이 함께 거주한다. 이를 통해 격리실의 변칙적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
2. 악마학과와 신학부는 SCP-1720-KO의 조사 및 대응을 담당한다.
3. SCP-1720-KO와 우나은 요원의 귀속 관계를 분리할 수 있는 방법이 확정될 때까지, 우나은 요원은 임무에서 배제된다.
4. SCP-1720-KO와 우나은 요원의 식단은 표준 인간형 개체 격리 절차를 따른다.
부록 2 - 대응 시도:
초도 격리 절차 이후 어떠한 대응을 시행해야 하는지 담당 인원간의 많은 논의가 있었으나, 최종적으로는 SCP-1720-KO와의 고립된 면담을 시도하는 것이 가장 알맞다는 결론에 모두가 합의했다. SCP-1720-KO가 관료재해적 / 전술신학적 구속을 맺은 것으로 추정되는 바, 악마학과의 황승헌 법률전문가가 개체와의 첫 면담을 시도했다. 우나은 요원의 분리는 개체의 변칙성을 발동시킬 우려가 있어 진행되지 않았다.
서론: 상동.
[기록 시작]
황승헌 법률전문가가 격리실에 진입한다. 우나은 요원은 침대에 누워 있고, SCP-1720-KO는 의자에 앉아 성경을 읽고 있다.
황승헌 법률전문가: 안녕하십니까, 라미엘.
SCP-1720-KO가 움찔하고, 성경을 떨어뜨리며 입구를 바라본다.
SCP-1720-KO: 엇.
우나은 요원이 고개를 돌려 황승헌 법률전문가를 바라본다.
우나은 요원: 오, 요즘에는 에스시피-어쩌구 하면서 부르는건 안 하나봐요?
황승헌 법률전문가: 기지 방침입니다. 조금 달라졌어요. 아무튼. 지금은 라미엘과 면담하러 온 거니깐 우나은 요원님은 잠시 쉬고 계시면 좋겠습니다.
우나은 요원: 칫. 알았어요. 어차피 일주일동안 아무것도 못 했는데.
황승헌 법률전문가: 네… 그럼, 라미엘, 천국에 관해선 기억이 없다고 했죠.
SCP-1720-KO: 몰라요!
황승헌 법률전문가: 해맑군요… 좋습니다 뭐. 다른 거 아는 거라도 있습니까?
SCP-1720-KO: 음… 사실 여기 시설이 좀 더러운 것 같긴 해요. 물도 좀 차갑고… 헤헤.
황승헌 법률전문가: 건의사항을 말하라는 건 아니었는데…
우나은 요원: 아니 샤워도 화장실 문 사라져서 내가 옆에 앉아서 해야 하는데!! 더러운 게 문제가 아니잖아!
SCP-1720-KO: 우움… 아무튼 좀 더 깨끗하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청소부도 있으면 좋고…
우나은 요원: 지랄—
황승헌 법률전문가: 에휴… 네. 그럼 혹시, 계약은 어떻게 하신 거죠?
SCP-1720-KO: 계약…이요?
황승헌 법률전문가: 네. 우나은 씨와 맺은 계약 말입니다.
SCP-1720-KO: 음… 제가 아는 건… 나은 요원님이 제 엄마!라는 것 빼고는 없는 데에…
우나은 요원: 씨발 뭐?
황승헌 법률전문가: 엄… 엄마요?
우나은 요원: 왜 말 안 했어!!
SCP-1720-KO가 몸을 움추린다.
SCP-1720-KO: 말… 말하라고 안 하셨잖아요…
우나은 요원: 하… 씨이발… 내가 왜 니 엄마야…
황승헌 법률전문가: 양자… 파양… 네, 알겠습니다. 그럼, 다른 것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요?
SCP-1720-KO: 어… 번개?
SCP-1720-KO가 손짓을 하자 굉음과 함께 낙뢰가 탁자에 내리꽂힌다. 탁자는 특수한 문양을 남긴 채 전소되었으며 천장의 전등 일부가 파손되었다.
우나은 요원: 으아악!!!
SCP-1720-KO: 으앗! 힘… 힘 조절을…
황승헌 법률전문가: 하…… 사람한테 쏘는 일은 없길 바랍니다…
SCP-1720-KO는 아직 스파크가 튀고 있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본다. 얼굴이 사색이 되더니, 황승헌 법률전문가를 향해 다급히 말한다.
SCP-1720-KO: 있… 있잖아요.
SCP-1720-KO: 번개를 쏴버렸으니까… 곧, 나중에 전화가 걸려올 건데요… 그, 그런 거 걸려오면 저 꼭 잘 있다고 해주셔야 해요. 꼭이요!
황승헌 법률전문가: 뭐, 뭐라고요?
[기록 종료]
서론: 초기 면담 이후, SCP-1720-KO의 변칙적 귀속 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악마학과와 신학부의 협력이 진행되었다. 이하는 해당 협업 관련 브리핑의 녹화 기록이다.
[기록 시작]
제145K기지 악마학과 회의실. 전지찬 학과장, 전지태 선임연구원과 황승헌 법률전문가, 그리고 하연우 신부가 둘러앉아 있다. 프로젝터가 켜지며 화면을 비춘다. 하연우 신부가 불을 끈다.
황승헌 법률전문가: 크흠. 자리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지찬 과장님, 전지태 선임연구원님.
전지찬 악마학과장: 우리 학과 사람 관련인데. 당연히 와야죠.
전지태 선임연구원: 그리고 우리 학과 관할 변칙 개체기도 하고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쩝.
황승헌 법률전문가: 여하튼, 네. 신학부랑 협력해서 조사하던 것이 1주일쯤 됐나요. 드디어 몇 가지 진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조사한 SCP-1720-KO 관련 정보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너무 격식차리지 마요. 어차피 우리만 보는건데. 그리고 법은 나보다 승헌 씨가 더 잘 아니까요. 변호사잖아.
황승헌 법률전문가: 감사합니다. 우선, 하연우 신부님. 개체에 대한 설명을…
하연우 신부: 아, 네!
하연우 신부가 포인터를 받아 슬라이드를 넘긴다.
하연우 신부: 어, 우선 상황부터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지난주 변칙 사건 번호 ██████. 찬송 소음 신고 관련하여 악마학과 우나은 요원이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현장 도착 이후 우나은 요원은 SCP-1720-KO, 또는 개체를 소환한 주체와 마주했고, 계약서에 사인한 이후 변칙적인 귀속 상태에 빠졌습니다.
하연우 신부: 이후 개체와 우나은 요원을 10미터 이상 분리하려는 시도는 모종의 물리력에 의해 실패했고, 벽으로 가르는 시도 또한 벽이 비물질화하면서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둘이서 하나의 격리실에 동거 중이고요.
하연우 신부: 신학부 측의 조사 결과로는 SCP-1720-KO가 에녹서에 나오는 라미엘이라 추측하는 중입니다만… 문제는 라미엘이 논란이 굉장히 많은 천사라서요.
에녹서.
하연우 신부: 라미엘은 말했다시피 에녹서에 등장하는 천사로 이름은 "신의 우레"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저렇게 번개를 다룰 수 있는 것이겠죠. 동시에 타락천사이기도 합니다만, 근데…
하연우 신부: 에녹서는 성경이 아니에요. 위경, 가짜 성경이에요. 그래서 신학부 측에선 SCP-1720-KO가 시뮬라크 독립체거나 에녹서가 정경으로 취급받던 중세 시대에 형성된 천사가 아닌가 생각 중입니다만… 이거 말고도 문젯거리가 더 있어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머리 아프군…
하연우 신부: 라미엘과 동일한 천사라 여겨지는 예레미엘, 그리고 라미엘과 혼동되는 천사인 레미엘이 존재합니다. 우선 레미엘은 "환상의 천사", "부활을 기다리는 모든 혼의 왕"으로…
전지태 선임연구원: 잠깐, 그거 SCP-1720-KO가 우나은한테 자기소개할 때 한 말 아니야?
하연우 신부: 네. 그래서 신학부는 라미엘과 레미엘의 정체성이 어느 정도 섞여있는 것이 아닌가 어림짐작하고 있어요. 근데 둘은 또 너무 분명하게 다른 천사인지라… 저는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추측은 아닙니다. 단순하게 SCP-1720-KO가 사칭한 것일 수도 있고요.
황승헌 법률전문가: 하는 짓 보면 뭐… 그럴 만도 하지.
전지태 선임연구원: 그럼, 예레미엘은?
하연우 신부: 제일 문제인 게 그거에요. 예레미엘은 라미엘과 동일시되는 천사인데, 이름의 뜻은 "신이 자비를 베푸리라". 그리고…
하연우 신부: …스올의 관리자.
전지태 선임연구원: …
전지찬 악마학과장: 잠깐, 그럼… 하…
하연우 신부: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천국 측에서 스올 관리를 위해 라미엘을 교묘히 우리에게 보낸 것이 아닌가 하는…
황승헌 법률전문가: 저 개폐급을요? 말도 안 됩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뭐… 어쩔 수 없지.
황승헌 법률전문가: 하… 여튼, 제 차롄가요.
황승헌 법률전문가가 헛기침을 조금 한다.
황승헌 법률전문가: 우나은 요원 스스로가 느꼈듯, 우나은 요원은 현재 SCP-1720-KO를 "입양"한 상태입니다.
전지태 선임연구원: 시발?
황승헌 법률전문가: 즉, SCP-1720-KO은 우나은 요원의… 어… 생물학적 여성의 몸체를 지니고 있으니까, 예, 딸입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쾌락 없는 책임이구만…
전지태 선임연구원: 그럼 뭐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죠?
황승헌 법률전문가: 우나은 요원의 양육권을 어떻게든 넘겨야겠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우나은 요원이 개체를 파양해야 합니다.
전지태 선임연구원: 지랄—
황승헌 법률전문가: 한국 민법에서 파양은 꽤 조건이 까다롭습니다만, 이런 경우는 성까지 바꾼 친양자일 경우에나 가능합니다. 폐급의 성이 우 씨가 아니므로… 뭐 엄마 성이니까 상관없으려나, 어쨌든 민법상 일반양자에 속합니다. 음, 최소한 천사로서의 이름이 이름으로 작용한다는 전제 하에 말입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럼 조금 더 간단하려나…
황승헌 법률전문가: 입양한 일반양자를 파양하기 위해서는 둘의 합의하에 시청이나 구청에 가서 파양 신고를 넣어야 합니다. 문제는… 개체가 파양 합의를 거부 중이라는 건데…
하연우 신부: 영상 틀게요.
[녹화본 재생]
SCP-1720-KO: 버… 버리지 마세요…! 우나은 요원님… 네…?
우나은 요원: 아니 버린다는 게 아니라—
SCP-1720-KO: 또… 또 버려지긴 싫은데… 제발… 저 그냥 데리고 살아주시면 안 돼요? 진짜로 잘할게요 진짜로…
우나은 요원: 아니 말을 끝까지 들으라고.
SCP-1720-KO: 앞으로 뭐 사달라고 떼도 안 쓸게요 먹은 것도 치우고 자꾸 귀찮게도 안 하고 청소도 제때제때 하고—
우나은 요원: 안 버린다고!!!!!
SCP-1720-KO: 어… 엄마… 잖아요오… 엄마는 딸을 버리는 게 아닌데…
우나은 요원: 아니 씨ㅂ—
[녹화본 종료]
전지태 선임연구원: …지랄났네.
황승헌 법률전문가: 예… 뭐, 저래서, 이럴 경우 재판상 파양 절차로 돌입해야 합니다. 법원에다 "난 이 아이를 파양하고 싶습니다."라고 신고하고, 판사가 재판하도록 놔두는 방식. 보통 3년 이상의 생사 불명, 아동학대, 아동 유기 등의 행위가 일어나야 합니다만… 저희가, 어, 뭔가 어떻세든 그, 합의되지 않은 입양이라던가 그런 사유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이건 악마학과 법무팀 사안이고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파양 후엔?
황승헌 법률전문가: 네, 파양한 이후에 아무도 양육권 행사를 하지 않을 경우 국가나 기관이 법적 보호자가 됩니다. 이 시점부턴 한국 초상법에 때라 재단 뭐… 딱히 정신연령이 성숙해 보이진 않으니 202K나 청록학교라던가로 보내고, 변칙적인 귀속을 파괴할 수 있겠죠.
황승헌 법률전문가: 문제는 "재판"을 어디서 해야 하느냐입니다. 스올은 스올중앙은행의 법원이 있고, 한국은 한국대로 법원들이 있죠. 재단은 내부재판부가 있고. 지금까지 관료재해적인 변칙들은 죄다 이렇게 처리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러니까 천국에 소를 제기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전지태 선임연구원: 애초에 천국이 있는지도 모르고.
전지찬 악마학과장: 하… 상부에서 제거명령 내려온건 682 이후로 쟤가 처음이야. 20년 만에!! 직통으로 전화가 왔다고!
하연우 신부: 그야 이상한 신격독립체가 요원 하나랑 기지에서 365일 동거하면서 재단 자원까지 잡아먹고 있으니까요…
황승헌 법률전문가: …그래서 전화 오면 잘 얘기해달라고 한 건가…?
전지찬 악마학과장: 뭔 전화?
황승헌 법률전문가: 아, 아닙니다.
전지태 선임연구원: 그러니까… 정리하면 우나은이 지금 엄마고, 천사를 파양하기 위해 천국을 고소해야 한다는 거죠?
황승헌 법률전문가: 네.
전지태 선임연구원: 하…
[기록 종료]
결론: 브리핑 이후, 악마학과 및 신학부는 SCP-1720-KO의 관료재해적 속박을 해지하기 위한 다양한 행위를 시도하였다. 시작점은 SCP-1720-KO의 관료재해적 관할이 어느 곳에 있느냐를 확인하는 것으로, 가능한 "천국" 에 가까운 것에 소를 제기하기 위해 제145K기지의 자원이 허용하는 한의 시도가 실행되었다.
첫 번째 시도는 민법상의 절차에 따라 일반적인 소장을 한국어로 작성해 SCP-1720-KO에게 보여주는 것이었으며,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SCP-1720-KO 또한 소장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기에 실패했다. 이후 재단이 파악한 대부분의 신격독립체가 숭배자에게서 힘을 갈취하는 과정을 모방한 여러 절차를 통해 간접적으로 소장 전달의 의지를 소통하려 시도했으나, 수 차례의 악마학과 단체기도회, 채플, 그리고 구약 성경에서의 형식을 모방한 제사를 지내었음에도 변칙적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러한 모든 과정에서 SCP-1720-KO는 극심한 불안감을 내보였다.
부록 3 - 관련 변칙 사건:
격리 4주째, SCP-1720-KO 대응을 위해 개체와 면담을 진행하던 도중, 대규모 변칙 현상이 발생했다. 이하는 그 녹화다.
서론: 상동.
[기록 시작]
황승헌 법률전문가, 전지찬 악마학과장, 전지태 선임연구원, 하연우 신부가 SCP-1720-KO 격리실에 진입한다. SCP-1720-KO는 침대 구석에서 몸을 움츠리고 있다. 우나은 요원은 옆에 앉아 가만히 바라본다.
우나은 요원: 오, 과장님이다. 저 드디어 나가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정기 면담이잖니. 가족 면회라고 생각해.
우나은 요원: 에휴. 제 부모님이나 생각하고 말하세요. 저 갇혀있는동안 역정보는 뭐라고 보냈대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장기출장, 해외 컨퍼런스고 보안업 관련으로 딸려갔어. 지금쯤이면 뉴욕에서 치폴레 먹고 있을걸?
우나은 요원: 부럽네. 나중에 미국 꼭 보내주셔야 해요.
SCP-1720-KO: 우으…
전지태 선임연구원: 저 친구는 또 왜 저런답니까.
SCP-1720-KO: 올건데. 올건데. 와야하는데. 올건데.
SCP-1720-KO가 몸을 떤다.
우나은 요원: 몰라요. 누가 전화를 걸거라나 뭐라나. 무섭다고 저기 구석에 있어요. 물어봐도 대답도 안 하고요. 저도 솔직히 좀 꺼림직한데, 네. 아시잖아요. 여기 못 나가는거. 저러다가 나 죽는거 아닌가 몰라.
황승헌 법률전문가: 재단 내부 정책이 사망보험금을 보장해주는게 다행인걸까요.
우나은 요원: 아니 누가 그걸 몰라요!? 나 죽기 싫다고! 보훈 절차에서 이상한 변칙개체도 나왔다던데!
하연우 신부: 전화. 전화라. 그, 그런데 애초에 저 친구한테 전화를 걸 사람이… 없지 않아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니. 상부 쪽에서 전화가 왔었어. 저 친구 제거 시도 해보라고. 아마 약한 예언능력자라 그걸 예지한거겠지.
하연우 신부: 아…
SCP-1720-KO가 침대 바닥에 엎드려 버둥거린다. 날개가 펄떡거리며 우나은 요원의 얼굴을 가격한다.
SCP-1720-KO: 아 망했다고요! 다 망했어요! 위쪽에서 전화 오면 우린 다 끝이라고요! 진짜 엄청 혼날거란 말이예요오… 나은 엄… 마? 랑 여러분이 잘 말해줘야해요! 진짜로!
전지찬 악마학과장: SCP-1720-KO, 미안하지만 그 전화는 이미 걸려—
격리실 중앙에 섬광이 반짝인다. 인원들이 이상함을 느끼고 잠시 둘러보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수 초후, 다시 수십 번의 무지개색 빛이 격리실 중앙에 반짝인다. 인원들은 모두 자리에 있는다. 하연우 신부만이 출구 인근으로 달려가 격리실 문을 개폐하려 시도하나, 격리실 문의 전원은 완전히 꺼져있다. 하연우 신부는 문을 격렬하게 흔들며 소리지른다. 모든 인원들은 하연우 신부 쪽을 바라보고, 격리실이 완전히 고립되었음을 깨닫는다.
전지태 선임연구원: 씨발 뭐야.
하연우 신부: 문, 문! 문이! 문이 안 열려요! 격리실 문이!
SCP-1720-KO는 체념한 얼굴로 침대에 드러눕는다.
SCP-1720-KO: 망했어요…
우나은 요원: (SCP-1720-KO를 흔들며) 야, 야! 일어나! 지금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황승헌 법률전문가: 죄송한데.
황승헌 법률전문가가 손으로 코를 부여잡는다.
황승헌 법률전문가: 뭐… 장작 타는 냄새 나지 않아요?
굉음, 양철 충돌하는 소리와 차임벨 울림이 모든 곳에서 들린다. 격리실은 카메라 감지 범위를 넘어서 밝아지고, 여성과 남성 여럿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 격리실 전창 틈이 벌어지며 뜯어발겨진다. 기지 구조상 천장 위는 지하 1층이지만, 구름 없는 푸른 하늘만이 보인다. 바람이 불어헤치며 옷깃과 침대 시트를 휘두른다. 소리가 점점 줄어들며 빛 또한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온다. 천장은 여전히 없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조졌네 이거.
하늘에 검은 조각들이 물질화하며 점차 군집을 이룬다. 군집은 이후 이동하며 5가지 플라톤 입체가 섞인 형상을 이룬다.
영상 화면.
불명: 아아.
우나은 요원: 뭐야 저거.
하연우 신부: 메타트론 큐브예요. 메타트론의 오컬트적 상징이죠. 그리고 메타트론은….
하연우 신부: 천국을 대리하는… 천사죠.
중성적인 목소리가 격리실 전체에 울려 퍼진다. 목소리가 울릴 때마다 하늘에 그려진 메타트론 큐브가 꿈틀거린다.
불명: 어, 음. 안녕하십니까?
SCP-1720-KO: 메타트론님..?
전지태 선임연구원: 아니, 그럼 지금 천사가 기지 격리실 뚜껑 열고 우리랑 대화하고 있다는 말입니까?
불명: 네. 안녕하십니까, SCP 재단 악마학과 여러분! 이렇게 다들 모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계약의 천사이자 하늘의 대리인, 30일간 에녹서를 집필한 자, 메타트론이라고 합니다. 마침 전화를 걸려고 했는데 참 편한 상황이 되었군요. 지난번에 번개 보고 라미엘이 여기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불명: 어… 아무튼. 비록 천국에 여러분의 자리는 없지만서도— 아, 지옥도죠. 네. 지옥과 천국에 여러분의 자리는 없지만서도—
하연우 신부: 뭐!?
불명: —이렇게 라미엘을 키우면서 수고해주시니 참으로… 고맙습니다. 네.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당신들의 운명이 이 아이를 이끌었고, 또한 라미엘도 이 곳에서 잘 있으니 앞으로도 무궁한 평화가 있길 기원합니다.
하연우 신부가 쓰러지며 기절한다.
불명: 우선 전 오늘 여기에 라미엘과 관련해서 조금… 공식적인 안내를 해드리려 왔음을 알려드립니다. 하지만 우선 얘기하지 전에 몇 가지 우려되는 사항을 말해야겠습니다. 이 담화를 위한 수단은, 어, 네. 미안합니다. 이름이 인간 언어로 발음되질 않는군요. 아무튼 그 수단은, 여러분이 인간인 관계로… 저희 맨 얼굴을 보면 죽거나, 예, 할 수 있기에 여러모로 변형시켜서 보냈습니다. 말도 번역기를 몇 번 돌렸고요. 의미가 비틀리거나 제대로 전달이 안 될 수도 있겠지만 감내하시길 바랍니다.
불명: 얼굴은, 음, 요즘 인간들이 만든 이 "비디오 필터" 라는 개념이 상당히 좋더군요. 인간 기준으로 미형의 얼굴과 목소리일 겁니다.
우나은 요원: 미형은 개뿔. 도형인데?
불명: 아무튼 주요한 이야기로 돌아갑시다. 저희 천국은 우나은 요원 측에서 라미엘을 맡아 키워주는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며—
군집이 움직이며 계약서의 실루엣을 이룬다. 가운데에는 우나은 요원의 사인이 보인다.
불명: 저희 천국 또한 라미엘의 거주지나 소속 등등을 SCP 재단으로 양도함에 동의합니다. 이는 공식적인 전언입니다.
황승헌 법률전문가가 안경을 고쳐쓴다.
불명: 아무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함께 있어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안녕히 계시길!
황승헌 법률전문가: 잠깐!!!
불명: 엇.
황승헌 법률전문가: 이거, 이거 통화라고 했죠!
불명: 그렇습니다.
황승헌 법률전문가: 그럼 그 쪽은 천국인겁니까!?
불명: 네.
황승헌 법률전문가: 그렇다면… 여기서 소를 제기하고 싶습니다! 대리인이라면서요, 그럼 법무민원도 받을 것 아닙니까?
불명: 소, 소장이요?
황승헌 법률전문가가 격리실 구석으로 가, 널부러진 서류가방을 가져온다. 가방을 뒤져보고, 종이 뭉치를 꺼낸다. 신학부와 악마학과가 공동 작성한 소장이다. 황승헌 법률전문가가 하늘을 향해 뭉치를 들이민다.
황승헌 법률전문가: 일반양자 파양 소송입니다. 저희 SCP 재단 악마학과 및 신학부는 현재 SCP— 아니, 라미엘의 부모인 우나은 요원을 대리해 소장을 제하고자 합니다. 요지는…
황승헌 법률전문가: 라미엘의 파양입니다.
SCP-1720-KO: ㄴ, 네!? 그거 중단된 것 아니었나요!?
SCP-1720-KO: 아, 안돼. 안돼. 버려지고 싶지 않아요. 제발… 버리지 말아주세요! 제발요! 뭐든지 할게요오..!
불명: 이건… 허. 진짜 일어날 줄은 몰랐는데.
황승헌 법률전문가: 가능하겠지요?
SCP-1720-KO: 제발, 제발, 제발, 제발… 메타트론님…
불명: 음…
불명: 미안합니다.
땅이 흔들린다.
불명: 불가능합니다.
SCP-1720-KO: 아, 아싸!
황승헌 법률전문가: 아니 왜요!?
SCP-1720-KO: 다, 다행이야. 헤헤. 이제 버려지지 않아. 버려지지, 에헤헤.
불명: 아니, 그야 일단 데려갔고… 가족등록도 다 끝났고…
우나은 요원: 내가 언제 데려간다고 했냐고!!!
불명: 사인했잖습니까?
우나은 요원: 아니, 그럼 내가 엄마면, 그럼 내가 소송 낸다고! 내 애니까 내가 파양한다고 해도 되는거잖아!
SCP-1720-KO: 와, 와아… 방금 진짜 쓰, 쓰레기같은 말이었어요… 자기 애니까 자기 마음대로 다뤄도 된다는건가요..? 우나은 요원님은 그런… 사람이었어요? 날 물건으로 보는? 제 눈을 보고도 그렇게 말하실 수 있냐고요!
전지태 선임연구원: 말이 좀 험하긴 하네.
우나은 요원: 아으! 저런건 어디서 배워가지고…
황승헌 법률전문가: 아무튼! 아무튼. 봐요. 엄마가 원한다잖습니까! 가족관계상, 한국 민법상 가능한 절차라고요! 그리고 이 친구는 한국 가정에 입양된거잖습니까!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 그래! 파양하면 들어갈 기관도 있습니다! 202K기지 청록학교라고…
불명: 그, 그래도 어머니 되시는 분이 이러시면 저희도 좀 곤란합니다. 미안해요.
우나은 요원이 이불을 바닥에 집어던진다.
우나은 요원: 아으으! 짜증나! 애초에 천국이라면서! 천국! 애초에 너네 천국이라며! 천사라는 것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생판 남한테 마음대로 아기 맡기고 잘 키워달라 이게 너희 운명이다 이러고 있냐!?
불명: 미안하지만 저흰 예수님 때부터… 아. 아무튼.
불명: 저희가 라미엘을 보낸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 보낸 것입니다. 정말로요. 여러분은 모르겠지만 쓸모가 있을 것이고 가는 길에 따를 것이며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애초에 이걸 말하려고 이 자리에 온 겁니다. 저희가 더 이상 돌려받고 뭐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라미엘은 여러분 곁에 있어야 합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근거가 하나도 없잖아! 승헌아! 뭐라도 해봐 좀!
황승헌 법률전문가: 일단 저쪽이 소장을 받아야 뭘 하던 하죠 과장님…!
전지태 선임연구원: 저, 잠깐. 그런데 저 이상한 그럼 좀 흐려지지 않았어요!?
황승헌 법률전문가: 그래서 파양 받을겁니까 안 받을겁니까! 소장! 여기 소장!
불명: 하아. 좋아요. 사정에 따라 들어줄 수도 있습니다.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다를 수도 있어도.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안 받아요. 들어줄 생각 없어요. 돌아가십쇼.
우나은 요원: 안 받을거면 이 이상한 벽이라도 풀어ㅈ—
전원 비명. 폭발음. 강력한 섬광이 격리실을 덥치고, 수십 번의 천둥 소리가 울린다. 격리실의 빛이 사그라들자, 모든 인원은 원래의 격리실에 다시 존재한다.
황승헌 법률전문가: … 아.
우나은 요원: 아.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 그럼 우리… 천국에서 거절당한건가?
황승헌 법률전문가: 그런 것 같은데요.
우나은 요원: 아아.
하연우 신부가 버둥거리며 깨어난다.
하연우 신부: 흐악! 흐악! 흐아아아아아아악!
하연우 신부: 천사, 천사가. 아, 아아, 천국에 못, 아니, 지옥에도. 어? 어어? 아?
전지태 선임연구원이 허리를 숙이며 하연우 신부 곁으로 다가간다.
전지태 선임연구원: (한숨) 어! 어어! 저기! 저기 광배! 저거 뭐야!?
하연우 신부: (헐떡거림) 뭐? 뭔가요? 뭐야?
전지태 선임연구원이 소형 주사기구를 하연우 신부의 목덜미에 꽂아넣는다. 하연우 신부가 잠시 신음하다, 눈이 풀리며 기절한다.
전지태 선임연구원: 와, 씨. 기억소거제 가지고 오길 잘했네. 주무세요.
우나은 요원: 기억소거제는 또 왜 가져왔어요!?
전지태 선임연구원: 이거 망하면 계속 갇혀있어야 하니까요. 나은 씨 덜 힘들게 하려고.
우나은 요원: 아.
정적.
우나은 요원: 아아아.
SCP-1720-KO: 아싸! 이얏호!
SCP-1720-KO가 인원 사이를 뛰어다니며 날개를 퍼덕거린다. 날개는 격렬하게 움직이며 지나가는 인원들을 가격한다. SCP-1720-KO는 웃고 있다. 수 초 후, 개체는 침대 위로 뛰어올라가 팔다리를 펴고 선다.
SCP-1720-KO: 헤헤! 안 버려진다! 안 버려졌어! 이제 계속 같이 있을 수 있어요! 요원님! 우나은 요원님!
정적.
SCP-1720-KO: 요, 요원니임? 웃고 있네요! 요원님도 기분 좋죠! 우리 이제 가족이예요! 어? 왜 울어요?
우나은 요원의 눈 밑부분이 떨린다.
우나은 요원: 응. 좀 많이 좋아서. 가족같다.
[기록 종료]
결론: SCP-1720-KO와 우나은 요원을 분리하는 것은 실패한 것으로 간주한다. 제거 시도는 계속될 것이다.
악마학과 인원들의 아브라함계 종교적 사후세계 처분이 이로 인하여 확정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재단 신학부, 악마학과, 전술신학부 등은 현재까지 Nx-666 ("스올"), 즉 기독교적 지옥에 들어가는 완전한 "조건" 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이를 위한 실험이 진행될 계획은 없다. 기독교적 "천국" 또한 발견되지 않았으며, 이러한 변칙 사건이 실제로 천국의 SCP 재단 상대로의 개입을 의미하는 것인지, 천국에 대한 시대정신과 사상 아래 형성된 시뮬라크르 독립체의 묶음을 시사하는지, 독립된 신격독립체의 소행인지 알 수 없다. 특히나 사건 당시 "메타트론" 으로 자칭하던 독립체가 자신의 진위 여부를 흐트리는 발언을 한 관계로, 대상 및 SCP-1720-KO의 발언의 신뢰도는 낮게 평가된다.
악마학과 인원 전원을 상대로 한 신학부 상담이 진행될 예정이다.
부록-4:
2026년 5월 13일, 제145K기지에 다수의 타르타로스 독립체가 침공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공습은 기지 우익 악마학과 부서실 상공에서 시작되었으며, 3체의 적갈색 차원관문이 공중에 생성되었다. 침공의 여파로 기지 통로 다수가 파손되어 고립되었다.
특기할 만한 점은 모든 타르타로스 독립체는 악마학과 부서실 상공 및 인근을 떠나지 않고, 우익 외의 다른 기지 시설은 공격하지도, 접근하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모든 독립체는 오직 악마학과 인원과 보유 변칙자산, 그리고 SCP-1720-KO만을 추적했으며, 그와 교전했다. 제145K기지 인원들은 전부 비상 프로토콜에 따라 대피 후 기동특무부대 및 긴급대응팀을 이용한 대응을 시도했다. 이하는 그 기록이다.
[기록 시작]
기지 상공. 3체의 적갈색 차원관문으로부터 다수의 짐승형 타르타로스 독립체가 쏟아져 나온다. 이들은 대체로 새의 형상을 띄고 있으며 일부는 크기가 거대한 괴조다. 중앙 차원관문에서부터 한 개체의 인간형 타르타로스 독립체(AO917801)가 출몰한다.
AO917801: 아아, 절망하라, 모든 원죄 있는 사람이어. 나, 그리고리의 첫 번째 우두머리, 창공을 응시하는 자, 인간에게 지식을 전수하고 모든 죄를 짊어진 이, 셈야자. 너희를 벌하기 위해 만마를 이끌고 강림했노라.
AO917801가 손에 든 창을 하늘을 향해 길게 내지른다. 이내 창끝에 다수의 기적학적 파동이 감지되더니 적색 광선이 되어 기지를 향해 내리꽂힌다.
AO917801: 괄목할지어다.
거대한 괴조 셋이 기지 건물을 향해 돌진한다. 통로 일부가 완파된다.
한편 악마학과 사무실 근처 통로, 우나은 요원과 SCP-1720-KO, I-I3LL이 복도를 질주하고 있다.
우나은 요원: 이게 뭐야? 무슨 일이—
I-I3LL: 타르타로스 독립체… 타천사 같습니다. 일반적인 타르타로스 독립체와 달리 새카만 깃털 날개가 관측됩니다.
우나은 요원: 그러니까, 우리 침공당한 거야?
SCP-1720-KO: 으… 으아… 큰일 난 건가요…?
우나은 요원: 그런 것 같은데…
우나은 요원 가슴팍에 꽂힌 무전기로부터 전보가 울린다.
전지태 선임연구원: —나은, 아— 지금— 복— 갇혔— 사무실 앞—
우나은 요원: 네, 네?
전지태 선임연구원: —나 말고 하연우— 부님— 다리— 치셨—
우나은 요원: 씨이이이이발…
무전기가 우나은 요원의 손안에서 불타오른다.
우나은 요원: 으아아아악! 뭐야!!
복도 건너에서 괴조 한 마리가 우나은 요원을 응시하고 있다. 괴조는 입가에 불꽃을 두르고, 새카만 깃털을 흩뿌리며 우나은 요원에게 질주한다.
I-I3LL: 피하십시오!!
I-I3LL이 팔에 수납된 칼날을 뽑으며 괴조를 향해 내지른다. 칼날은 괴조의 가슴팍에 꽂히나 괴조는 불을 뿜을 뿐 크게 피해를 입지 않은 것 같아 보인다.
괴조가 날개를 휘둘러 I-I3LL을 밀쳐낸다. SCP-1720-KO를 주시하더니 괴성을 지르며 날개를 퍼덕인다.
우나은 요원: 라미엘, 도망쳐!!
SCP-1720-KO는 굳은 표정을 짓더니 눈을 부릅뜨곤 손을 앞으로 펼친다. 손끝에서 스파크가 튀기더니 이내 번개가 되어 괴조의 머리에 직격한다.
SCP-1720-KO: 됐다…!
괴조의 머리는 불타는 듯하더니 이내 녹아내린다. SCP-1720-KO는 전보단 약한 번개를 몇 번 더 방출하지만, 괴조가 완전히 무력화된 이후로는 그만둔다.
우나은 요원: 잘… 잘 싸우네?
SCP-1720-KO: 앗… 헤헤… 감사합니다…
I-I3LL: 전지태 선임연구원님과 하연우 신부님의 구조가 급선무로 판단됩니다.
우나은 요원: 그… 그래. 어떻게 해야…
우나은 요원이 라미엘을 바라본다.
우나은 요원: …아! 라미엘!
SCP-1720-KO: 으아, 네?
우나은 요원: 이 근처 벽을 전부 지울거야. 최대한 떨어져서 우리 사이에 벽을 두자.
SCP-1720-KO: 알겠습니다!
우나은 요원과 SCP-1720-KO가 복도를 달려간다. 둘은 서로 찢어져 벽의 양편으로 이동한다. 이내 벽은 반짝이는 입자로 사라진다. 둘은 이것을 몇 번 더 반복하여 전지태 선임연구원과 하연우 신부를 찾아낸다.
전지태 선임연구원: 우나은!
우나은 요원: 빨리 도망쳐요, I-I3LL, 하연우 신부님 업어!
하연우 신부: 저는 괜찮—
I-I3LL이 하연우 신부를 들쳐매고 전지태 선임연구원과 대피한다. 우나은 요원과 SCP-1720-KO는 다른 생존자를 수색하고 타르타로스 독립체들을 처치하기 위해 이동한다.
우나은 요원: 야, 라미엘.
SCP-1720-KO: 네?
우나은 요원: 너도 쓸모가 있네.
SCP-1720-KO: 아… 감… 감사합니다…!
우나은 요원이 천장을 바라본다.
우나은 요원: 우선… 위로 올라가자. 뚫을 수 있겠어?
SCP-1720-KO: 네!
SCP-1720-KO가 천장을 향해 번개를 발사한다. 천장이 무너져내리고 파편이 튄다.
우나은 요원: 으앗! 조… 조금 살살…!
SCP-1720-KO: 죄… 죄송합니다!
SCP-1720-KO가 우나은 요원을 껴안는다.
우나은 요원: 뭐… 뭐하는 거야?
SCP-1720-KO: 꽉 잡으세요!!
SCP-1720-KO의 날개가 강하게 펄럭인다. 이후 둘은 상공을 향해 날아올라 기지 상공까지 닿는다.
우나은 요원: 으아아아아악!!
SCP-1720-KO: 후…!
우나은 요원과 SCP-1720-KO는 천장이 완전히 뚫린 기지 로비에 착지한다. 로비에선 하늘에 떠있는 다수의 타르타로스 독립체와 AO917801가 훤히 보인다. AO917801가 SCP-1720-KO를 바라보더니 조소한다.
AO917801: 허… 찾았군. 일족의 배신자, 라미엘.
SCP-1720-KO: …셈야자?
AO917801가 천천히 바닥으로 내려앉는다. 손에 든 창이 바닥에 닿아 철걱이는 소리를 낸다.
AO917801: 그래, 오랜만이군. 다른 18명과 함께 봤다면 좋을 텐데.
SCP-1720-KO가 AO917801를 노려본다.
SCP-1720-KO: …원하는 게 뭐야.
AO917801: 네 목. 그러니까… 우리의 끝.
AO917801: 그리고… 삼천 년 전 계약에 따른, 네가 몸담은 조직에 대한 작은 종말. 알잖아, 우린 한 몸이라고. 너만 튀면 안 되지…
SCP-1720-KO: 내 가족… 건드렸다간 죽여버릴 거야. 진심으로.
AO917801: 아니, 라미엘. 넌 날, 우릴 죽일 수 없어. 우린 주술적으로 완전히 하나야. 그때 한 계약, 모두가 진심으로 죄악을 범하기로 했던 그날부터, 우린 서로 동시에 죽지 않는 한 진정으로 죽을 순 없어.
SCP-1720-KO: 상관 없어.
우나은 요원: 라미엘, 저게… 무슨 소리야?
SCP-1720-KO: 요원님…
AO917801: 네가 라미엘의 새 보호자인가. 사람이여, 감히 천사를 네가 데리고 살 수 있다 생각하는가. 네 천사의, 그리고 너의 죄악은 너희가 생각하는 그것 이상으로 깊도다.
SCP-1720-KO: 옛날… 동료에요. 사이는 별로 좋지 않지만.
우나은 요원: 내가 처리할게.
SCP-1720-KO: 아뇨, 제가 할 수 있어요.
SCP-1720-KO가 날아오른다. 손을 뻗어 낙뢰를 형성하곤 그것을 AO917801에게 수차례 내리꽂는다. 흙먼지가 휘날리지만 그 사이로 적색 열기가 번뜩인다.
AO917801: 넌 단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어.
AO917801는 두 날개를 빠르게 펼치곤 SCP-1720-KO를 향해 돌진한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AO917801가 손에 든 창이 SCP-1720-KO가 방금 전까지 서있던 위치를 꿰뚫는다. SCP-1720-KO는 몸을 힘껏 비틀어 창을 피한다.
AO917801: זה שלימד את האדם קסם יהיה עצוב לנצח.
AO917801의 팔로부터 빨간 불꽃이 피어오른다. 이내 불꽃에서 튀어나온 다수의 타르타로스 독립체들이 SCP-1720-KO와 우나은 요원을 향해 돌격하고, 그 뒤를 불타는 괴조를 탄 AO917801가 따른다.
SCP-1720-KO: 요원님!
우나은 요원을 SCP-1720-KO가 빠르게 채가 자신의 날개로 보호한다. SCP-1720-KO와 AO917801 사이에 추격전이 벌어지지만 SCP-1720-KO가 근소한 차이로 더 빠르다.
SCP-1720-KO가 몸을 틀어 AO917801를 마주본다. SCP-1720-KO의 손에 전류로 이루어진 노란색 검이 형성된다.
SCP-1720-KO: 손 대지 마!
AO917801는 창을 들어 SCP-1720-KO의 검에 맞부딪친다. 검은 번개와 유사하나 물리력을 가지고 있으며, 창을 타고 오르며 AO917801의 손을 태운다.
AO917801: 크윽—
SCP-1720-KO와 AO917801는 서로의 병기를 부딪치며 수 합을 이어간다. SCP-1720-KO가 검을 크게 비틀어 내리꽂지만 AO917801의 불꽃에 막힌다. AO917801의 머리에 달린 헤일로가 붉게 점멸한다.
AO917801: אני נשבע בכנות לבצע חטא.
AO917801의 머리 위에서 생겨난 붉은 구체가 맥동한다. 붉은 구체는 기적학적 파동을 내뿜으며 SCP-1720-KO를 향해 날아간다. SCP-1720-KO는 검으로 구체를 막으나 역부족이다.
우나은 요원: 무리하지 마!
우나은 요원이 총으로 AO917801와 주위의 타르타로스 독립체들을 사격한다. 몇몇은 쉽게 무력화되지만 AO917801에겐 총알이 닿지 않는다.
우나은 요원: 총이…
AO917801: 변칙 처리된 은탄인가… 그대는 인간에게 변칙을 전수한 것이 도대체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너희 모두에게 주술을 다루는 법과 초목의 뿌리를 끊는 법을 가르치고 낙성이 되어 하늘에서 떨어졌다.
SCP-1720-KO가 손짓하자 붉은 구체를 꿰뚫고 번개가 날아간다. 날아간 번개는 AO917801의 머리를 강타한다. AO917801는 비틀거리지만 창을 바닥에 꽂고 자세를 바로잡는다.
AO917801: 라미엘, 우린 서로를 죽일 수 없다고 말했을텐데. 네 공격도, 내 공격도, 서로를 아프게 할 뿐 죽일 수는 없어.
AO917801가 양팔과 날개를 펼친다. 모든 타르타로스 독립체들이 그의 주위로 모여 융합되어, 거대한 검의 형상을 한다.
AO917801: 네가 하는 짓은 의미 없고, 무모한 짓이다.
검이 바닥에 강하게 처박힌다. 충격파가 로비를 휩쓸며 우나은 요원을 저 멀리로 날려버린다.
SCP-1720-KO: 우나은 요원님!!
AO917801: 사실, 여기서 네 목을 가져가겠단 생각은 없다. 그냥 도발이랄까… 나도 부탁을 받은 몸이거든. 그치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할 생각이야. 너는…
SCP-1720-KO: 너… 너가 감히…
AO917801: 너는 얼마만큼 할 수 있지?
SCP-1720-KO: …우리 엄마는 건들지 말라고 했잖아.
AO917801: 엄마라… 천국 놈들 취향은 여전하군…
SCP-1720-KO: 닥쳐!!
SCP-1720-KO가 검을 들고 AO917801를 향해 돌진한다. 검을 치켜들고 AO917801의 옆구리를 노려 사선으로 베어내리지만, AO917801는 창을 역수로 잡고 받아친다. 개체가 한 손을 주먹 쥔 채 강하게 휘두르자 거대한 검이 그에 맞춰 눈앞의 것들을 베어낸다. SCP-1720-KO는 자신의 검을 잡고는 그에 따라 막아낸다.
AO917801: אשרוף את ההרים, הנהרות והצמחייה.
AO917801로부터 화염 기둥이 생겨나 SCP-1720-KO를 덮친다. SCP-1720-KO는 기적학적 에너지를 손에 모아 번개 다발을 형성하곤 그를 주위로 뿜어내 불기둥을 걷어낸다. 낙뢰가 AO917801에게 다섯 발 꽂히며 주위의 먹구름이 개체의 시야를 가린다. 천둥과 함께 번개가 거대한 검을 직격해 산산이 부서뜨린다.
AO917801: 더 해봐,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주라고!
SCP-1720-KO: 그런 것 따위…!
SCP-1720-KO 주위로 전류가 요동친다. 천둥과 번개가 주위에서 넘실거리며 AO917801를 에워싸고 이내 폭발한다. AO917801는 맞받아치듯 적색 탄환과 광선을 주위로 쏟아내고 바닥에서부터 새빨간 칼날을 솟아나게 한다. SCP-1720-KO는 검을 AO917801의 가슴팍에 찔러 넣으려 하나 개체는 뒤로 크게 뛰어 피한다.
SCP-1720-KO는 검을 끊임없이 휘두르며 AO917801에게 상당한 유효타를 넣는다. AO917801 또한 창을 돌리고 강하게 내지르며 합을 이어간다. 그러던 중, AO917801의 창이 SCP-1720-KO의 복부를 관통한다.
SCP-1720-KO: 크흑…!
SCP-1720-KO가 몸을 움찔거린다. AO917801의 창은 점점 불타오르기 시작한다.
SCP-1720-KO: 아직… 아니야…
SCP-1720-KO가 검을 앞으로 내질러 AO917801의 가슴팍에 꽂는다. 전류가 요동치며 점점 부풀어 오른다.
SCP-1720-KO: 동시에 죽을 수밖에 없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게.
AO917801: 허… 그런 건가…
SCP-1720-KO의 검으로부터 나온 전류가 주위를 그을리기 시작한다. 잔해와 무너진 벽을 타고 점점 더욱 밝게 빛난다. 주위에 낙뢰가 마구잡이로 내려치며 불꽃을 없앤다. 먹구름들이 하늘을 메운다.
SCP-1720-KO: 이제… 됐지…?
그때, 차임벨과 성가 소리가 가득해진다. 소리는 점점 커지며 오르간과 하프, 피아노와 바이올린 소리가 들려온다. 하늘을 메운 먹구름이 한 번에 걷히고, 번개가 잦아든다.
AO917801: …그래.
밝은 섬광과 함께 AO917801가 사라진다. 현장엔 SCP-1720-KO, 다친 몸을 이끌고 그에게로 달려간 우나은 요원뿐이다.
우나은 요원: 라미엘!!!
SCP-1720-KO: 우나은 요원님!! 모… 몸은 괜찮으세요?
우나은 요원: 너야말로… 배가…
SCP-1720-KO: 아… 이런 건 괜찮아요. 아마?
SCP-1720-KO가 피식 웃는다.
우나은 요원: 그치만…
SCP-1720-KO: 요원님이야말로, 아까 날아가셨을 때 괜찮으셨어요? 정말 많이 튕겨져나갔는데…
우나은 요원: 아, 그땐… 어…?
SCP-1720-KO: 네? 무슨 일이라도…
우나은 요원: 그때… 분명 10m 넘지 않았어?
SCP-1720-KO: 어… 아마도요? 그쵸…?
우나은 요원: 그 말은…
우나은 요원이 해맑게 웃는다.
우나은 요원: 계약이 풀렸어!!
우나은 요원이 뒤를 돌아본다. 기지 우익 악마학과동은 처참하게 파손되었다.
우나은 요원: … 기지는 좀 부서졌지만.
[기록 종료]
결론: AO917801 및 타르타로스 독립체들의 악마학과 습격은 고중요 변칙 현상으로 평가되어 기지 내 감시망에 추가되었다. 악마학과 및 기지 우익은 복구 공사가 진행 중이며,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은 관계로 부상자 의료 절차만이 진행 중이다.
제145K기지는 이들의 습격이 명백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으며, 특히나 SCP-1720-KO 및 개체의 이전 이력과 관련되어있음을 인지했다. SCP-1720-KO와 우나은 요원을 속박하는 관료재해적 변칙이 무효화된 관계로, 기지 행정부는 SCP-1720-KO를 기타 기지로 이전, 혹은 불가피할 시 퇴역하는 방안을 상정 중이다.
부록 5 - 이전 시도:
SCP-1720-KO의 기지 이전을 기획하던 도중, 추가적인 변칙성이 발견되었다. 이하는 관련 영상 기록이다.
[기록 시작]
제145K기지 회의실. 창문 너머 반파된 기둥 사이로 재건축 중인 방들이 보인다. 회의 탁자 주변으로 하연우 신부, 황승헌 법률전문가, 그리고 전지찬 악마학과장이 둘러앉아있다. 탁자 너머에는 윤도하 이사관이 보인다. 이사관의 옆에는 택배상자가 3개 쌓여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 그, 그래서 이사관님. 어째서 악마학과를 이곳으로… 부르신건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윤도하 이사관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윤도하 이사관: 아시다시피. SCP-1720-KO 관련해서 얘기가 좀 나와서 말입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하.
전지찬 악마학과장이 발을 떨기 시작한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물론 그 친구는, 어, 이제 변칙성이 사라졌습니다. 우나은 요원과 그 친구를 이어주는 변칙성 말입니다. 그래서 저희도 666기지나 뭐 다른 곳으로 이송을—
윤도하 이사관: 그 부분은 이미 들었습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
윤도하 이사관: 다만 문제는… 기지 행정부에서 발견한.
윤도하 이사관이 한숨쉰다.
윤도하 이사관: 새로운 변칙성에 있습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네?
윤도하 이사관: 기지 복구 과정에서 부상자 목록을 정리했었죠. 기억나시나요?
황승헌 법률전문가: 네. 저희 악마학과랑 기타 부서 등등 해서, 사망자는 한 명도 없었고. 부상자 몇 명에다, 악마학적 저주받은 사람 몇 명.
하연우 신부: 그런데 이미 다 처리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윤도하 이사관: 음. 그런데 그 목록에… 조금 이상한 뭔가가 끼어있더군요.
윤도하 이사관이 종이 명단 한 뭉치를 테이블에 꺼내놓는다. 제145K기지 소속 요원 전체 명단이다. 윤도하 이사관이 명단을 조금 넘겨 마지막 페이지를 가리킨다. 인원 명단 마지막에 누군가 조잡하게 크레파스로 덧그린 듯한 요원 신상정보 표가 하나 더 추가되어 있다.
| 요원명 | 보안 인가 등급 | 소속 부서 |
|---|---|---|
| … | … | … |
| רעמיאל | 2 | 악마학과 |
전지찬 악마학과장: 저, 저건!?
황승헌 법률전문가: 저 언어는 뭐죠?
하연우 신부: 히브리어입니다.
하연우 신부가 눈을 찡그린다.
하연우 신부: 라미엘… 이라고 써져있는데요.
윤도하 이사관: 네. 기지 인원 정리 도중 발견했습니다. 기지 내 가능한 모든 인원 데이터베이스에, 악마학과 현장 인원 "라미엘" 이 등록되어 있더군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말도 안 돼.
윤도하 이사관: 재밌는 사실은, 이런 겁니다.
윤도하 이사관이 종이 명부에서 "라미엘" 이 기록된 표를 찢어 날려버린다. 날아간 종이 조각은 다시 궤도를 역행하며, 명부로 달라붙고 원상복귀된다.
윤도하 이사관: 이 기록, 복구됩니다.
윤도하 이사관: 우리 기지의 인원 명부, 행정 시스템, 아날로그 기록, 서버, 심지어는 현실조정이 닿는 것이 불가능한 깊은우물까지. 존재하는 모든 인원 기록부에 "라미엘" 이라는 현장요원이 등록되었어요. 악마학과 소속으로. 지우는 것은 불가능하고, 시도하면 지운 모든 기록이 복구됩니다. 물리적이던, 전자적이던. 아예 히브리어 자체를 입력 못 하게 설정을 조정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런 경우 서버 설정을 바꿔넣더군요. 애초에 설정조차 못 하는 소프트웨어를 적용할 방법도 있겠다만, 예산이나 행정력 면에서 낭비죠.
전지찬 악마학과장: 죄, 죄송합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는 말은 못 들었는데…
윤도하 이사관: 악마학과 쪽도 기지 복구랑 격리 파기 수습하느라 바빴으니까요. 일부러 좀 진정되면 알려드리려고 했습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라미엘… 이라는 건. 아무래도…
전지찬 악마학과장이 머리를 넘긴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SCP-1720-KO 관련이겠… 네요.
윤도하 이사관: 이게 끝이 아닙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하하..!
윤도하 이사관이 두번째 상자를 열어, 내용물을 회의실 탁자에 펴놓는다. 재단 현장 요원 표준 활동복으로, 왼쪽 가슴팍에 금속 명찰이 붙어있다. 명찰에는 "라미엘" 이라는 단어가 음각되었다.
윤도하 이사관: 50벌.
하연우 신부: 네?
윤도하 이사관: 이 옷이 기지 창고에서 50벌 발견됐습니다. 태우거나 찢어버릴 수는 있지만 그러면 창고 구석 어디선가 하나가 더 튀어나오더군요. 지속가능격리개발과에서 활용 신청도 냈습니다. 무한으로 나오는 옷이라고. 명찰은 분리할 수 있으니 그나마 안심일까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미친.
윤도하 이사관이 상자 안을 열어, 안쪽이 보이도록 탁자에 내려놓는다. 상자 안에는 파자마, 티셔츠, 반바지, 속옷, 긴소매 옷 등등이 구겨넣어져 있다. 옷들이 탁자에 조금 쏟아진다.
윤도하 이사관: 나머지는 각각 20벌 정도 발견됐습니다. 마찬가지로 손상시키면 다시 튀어나오고요. 전부 여성용 옷이고, 어떤 방식으로던 "라미엘" 이라고 적힌 부분이 있더군요.
황승헌 법률전문가: 설마…
전지찬 악마학과장: 왜 그러는데?
황승헌 법률전문가: 지난번에 그 추정상 천국이랑 얘기할 때 그랬잖아요. 상황에 따라 들어줄 수도 있다고… 조금 다를지는 몰라도.
황승헌 법률전문가: 그리고 파양 절차가 진행되고 보호자가 없으면 아이의 육아책임은 국가나 기관에게로 이관되거든요.
황승헌 법률전문가: 이거… 우나은 요원 대신 우리 학과가 라미엘을 입양하게 된 것 아닐까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202K로 빼달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윤도하 이사관: 말 되는군요. 그리고 이미 얘기했다만, 이 현상과 관련된 "라미엘" 은 악마학과에서 격리 중인 SCP-1720-KO로 추정됩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이사관님,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해결 방법이 있을 겁니다. 저희가 역-구마 절차든 유황불이든 스올 인맥이든 뭐던 써서 해결해보겠습니다! 제발, 제발 시간과 기회를—
윤도하 이사관: 괜찮습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하하…
윤도하 이사관: 어차피 다른 기지도 이미 격리 파기를 일으킨 신격독립체는 안 받겠다고 난리고, 굳이 건드렸다 부스럼만 나는 개체들은 이미 재단도 많이 다뤘으니까요. 그런고로.
윤도하 이사관: 악마학과가 SCP-1720-KO를 요원으로 채용해서, 최대한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황승헌 법률전문가: 그 폐급—
전지찬 악마학과장이 황승헌 법률전문가 앞으로 나아서며 얼굴을 막는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당연하죠! 악마학과가 실무 부서인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이런 식으로 활용 가능한 자산이 늘어난다면 분명 한국 내 악마학적 변칙 관리에도 큰 힘이 될겁니다. 기존에서 SCP-668-KO를 활용하는 입장에서 이런 경우는 상당한 이득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강력한 구마 능력을 지닌 신격독립체면 더더욱이요.
윤도하 이사관: 기대하고 있던 대답입니다. 그렇다면,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옷이랑 발견된 자료들은 조만간 그쪽으로 보내도록 하죠.
[기록 종료]
결론: 변칙적 현상의 안정적 격리를 위해, SCP-1720-KO는 한정된 부분에서 재단 요원으로서 채용되었다. 현재 대상의 소속은 제145K기지 악마학과이며, SCP-1720-KO 또한 큰 만족도를 보이며 현행 절차에 협력하고 있다. 악마학과 인원들은 SCP-1720-KO가 활동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복합적인 의견을 표했으나, 전지찬 악마학과장 주도 하에 조율이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