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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제목: SCP-1591-KO / 한양 것들은 200년이 지나도 재수 없을 거야
저자:
oratio,
TimothyYoung
작가 페이지:
참고로 저는 차씹도 서울 토박이입니다
byoratio
저도 서울에서 났습니다
by timidchild : 닉네임이 현존하는 사용자 이름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황보리 연구원: 아니, 그래서 뭐라고?
청단 연구원: 서울시 전체가 변칙성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요. 원래 살던 곳에서나 지금이나 필요한 것은 그게 그건데 돈은 훨씬 많이 들잖아요. 얘기는 들었지만 분명 이상해요. 이건 분명 최소 케테르급 뭐시기 때문일 거에요.
황보리 연구원: 참나… 너 서울에 온 지 얼마 되었다고 했지?
청단 연구원: (한숨) 1년이요. 이 기지에 전근 온 지 1년 되었죠. 시간 참 빠르네.
황보리 연구원: 단이야. 너 지금 시골 촌놈 같아서 하는 소린데… 원래 서울 물가가 좀 많이 엿 같아.
청단 연구원: …
황보리 연구원: 진짜로. 그냥 물가가 높아서 그런 거야. 소금빵 하나에 4천원이 말이야 방구야. 스위스 봐. 거기는 여기보다 더 비싸.
청단 연구원: 역시 서울 것들 서울 것들 하는 이유가 있었네요. 어휴. 하지만 거긴 그만큼 월급도 훨씬 많은데요?
황보리 연구원: 그건… 그건… 그냥 여기가 차가운 씹쌔끼들의 도시라 그런 거고. 어쨌든 그거와 그건 별개지.
청단 연구원: 글쎄요. 과연 그럴까요? 저는 여전히 뭔가 있다고 보는데요.
황보리 연구원: 글쎄, 소용 없대도. 보이지 않는 손은 비유지 변칙 개체가 아니잖아. 수도 전체의 물가를 다루는 변칙 개체가 있다고 쳐도 그게 그냥 가게 하나 둘 건드는 정도로 그칠 리 없잖아.
황보리 연구원: 적어도 한국 경제나 정치 쪽을 건드릴 수준이겠지. 그리고 그 정도면 니 혼자만의 힘으로는 택도 없을 거고. 뭐, 그냥 뻘짓일 가능성이 높겠지만.
청단 연구원: 글쎄요. 적어도 해봐야 알겠죠. 왜요. 의외로 심플 이즈 베스트일 수도 있잖아요.
황보리 연구원: 에효. 그래, 니 마음대로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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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번호: SCP-1591-KO
등급: 케테르(Keter)
특수 격리 절차: 장막 정책 및 경제적, 사회적인 원인으로 현재 SCP-1591-KO의 발생을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그 특성상 해당 개체의 존재가 외부에 노출될 가능성 역시 낮다고 추정된다. 이로 인해, SCP-1591-KO의 격리 절차는 이 현상을 일으킨 원인을 확인하고 가능하다면 그 원천을 봉쇄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 SCP-1591-KO에 대해 조사할 때는 M급 기억제를 소지하고 있거나 항밈 상쇄 절차 '진달래'를 인지, 적용할 수 있는 자가 반드시 동행하고 있어야 한다.
설명: SCP-1591-KO는 대한민국 내에서 발생하는 변칙적인 세금이다. SCP-1591-KO은 세금 공지서 등의 문서에는 ‘한강세’로 기재되어 있으며, 실제로 한강이 육안으로 보이는 거리 이내의 지역을 어떤 사유로든 지나는 횟수나 그 인근 지역에 머물러 있는 시간 등 한강에 노출된 수준에 비례해 금액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SCP-1591-KO는 강력한 항밈 성향이 있는데, 이 원인은 불명이나 일정 수준 이상의 기억제 혹은 절차 없이는 이를 인지할 수 없다.1 대신 이들은 SCP-1591-KO에 해당하는 금액이 해당 인물이 기존에 내야 하는 비변칙적인 세금에 합산된 형태로 이를 인지하게 되며, 이 때문에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이를 정상적으로 납부하게 된다. 이 때 영향을 받는 분야는 대한민국 국민을 기준으로 내국세 중 보통세에 해당한다.2
SCP-1591-KO는 한강 인근을 지나는 것만으로도 금액을 징수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단순히 이동 중에 한강 주변 지역을 스쳐 지나갔거나 단순 여행용으로 방문한 사람은 물론이요 원래라면 한국에 세금을 내지 않을 외국인들 역시 기존에 내던 세금에 SCP-1591-KO이 적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실제로 SCP-1591-KO의 적용 범위는 매우 넓다고 추정된다.
SCP-1591-KO는 2025년, 당시 제21K기지에서 근무하고 있던 청단 연구원이 서울특별시 내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물가에 대해 조사하던 도중 처음으로 발견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근무처로 오기 전 항밈 관련 분야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이로 인해 당시 최신 기술이었던 진달래 절차를 습득해 본 개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대화 기록
참여자:
- 제21K기지 소속 청단 연구원
- 제21K기지 소속 김인홍 연구원
청단 연구원: 아, 아. 마이크 테스트 중. 하나, 둘, 셋, 넷.
김인홍 연구원: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냐? 아직 정식 면담도 안 들어갈 거고 정식 보고서를 내는 거지 이거 제출할 것도 아니잖아. 따지고 보면 그냥 잡담인데.
청단 연구원: 그래도 이 또한 필요한 절차입니다. 일정을.정리해야 하는데 녹음이 안 되면 곤란하잖아요. 저 이후로 새로운 담당이 들어올 때 당황할 것이고.
김인홍 연구원: 그래. 니 말이 맞다야. (작은 소리로)거참, 맨바닥에서 여기까지 알아내다니. 보리 씨 말대로나마 꼼꼼한 건지 무식한 건지.
청단 연구원: 네…? 무슨…
김인홍 연구원: 아, 아냐 아냐. 혼잣말. 혼잣말. 그럼 시작하자.
청단 연구원: 네. SCP-1591-KO는 한강세라는 변칙적 세금을 지불하게 하는, 항밈 성향이 있는 현상입니다. 다행히 이런 기록은 아직까지 유지가 되는 것을 보아, 항밈 특성은 정보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이 조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것도 이 때문이고요.
김인홍 연구원: 아마 이거 만든 놈이 인지 안 되게 만드는 걸 별도로 끼워넣은 것 같은데. 나는 면담 전문이지 항밈은 몰라서 이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청단 연구원: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조사 결과도 그쪽으로 점쳐지고 있고요. 즉 엄밀히 말하면 이 자체가 항밈은 아니고 밀접한 연관이 있는 정도에 가깝습니다. 일종의 세트 메뉴인 셈이네요. 그리고 이건 누군가 인위적으로 만들었다는 증거기도 하고요.
김인홍 연구원: 아니, 것보다 그 항밈인지 뭐시기는 연구자들이 부서는 안 만들고 뭐한대? 정식 용어가 만들어질 정도면 이게 한 두 번 있는 것도 아닌데, 사혼의 조각인지 뭔지.
청단 연구원: …녹음 중이니 잡담은 삼가주셨으면 하는데요.
청단 연구원: 그래도 그럭저럭 수는 되니까요. 그게 아니었으면 홍익사 상대로 대처가 곤란했을 거고.
김인홍 연구원: 뭐, 그러면 그런 거지. 너도 그쪽 관련 업무를 했었으니 그 밈인지 당김인지는 나보다 너가 더 잘 알겠지.
청단 연구원: …그런 의미에서 저는 홍익사가 범인일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그들은 오래 전부터 한국에서 주로 활동해 왔고, 수단도 비슷하니까요.
김인홍 연구원: 글쎄다. 걔들은 종교 단체고 그나마도 약해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차라리 국가에서 주도했을 가능성이 더 있겠다. 예를 들면 방재원이라던가.
청단 연구원: 그 사람들은 더더욱 성격상 아닐 걸요. 그나마 규모상으로는 말이 되지만요. 그건 그렇고, 선배가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유가 궁금한데요.
김인홍 연구원: 잠깐, 이거 녹음 중인데 얘기해도 괜찮은 거 맞아?
청단 연구원: 프로젝트에 들어온 사유를 묻는 건 문제 없을 걸요. 퇴출당하는 것보다는요.
김인홍 연구원: 뭐, 그렇지. 나는 니 선배, 보리 씨가 찔러 넣어준 셈이네. 그 재단 직원들 세금을 다 까봐야 하는데, 너 혼자서 할 수 있겠어? 보리 씨도 설득이 안 되었는데.
김인홍 연구원: 난 뭐, 애초에 여기 들어오게 된 것도 이쪽 관련 때문이라. 그쪽 관련해서는 프로지. 그래서 도와달라고 부탁받은 거야. 괜찮지?
청단 연구원: (한숨)네. 네. 그건 그렇죠. 잘 부탁합니다. 그러면 업무로 들어갑시다.
대화 기록
장소: 제21K기지 구내식당
(구내식당 한 테이블에 여러 연구원들이 모였다. 청단 연구원이 식판을 들고 서류가방을 어깨에 걸친 채 다가간다. 김인홍 연구원이 뒤를 따라간다. 천세윤 박사가 제일 먼저 두 사람이 오는 것을 눈치채고 인사를 건넨다.)
천세윤 박사: 제육에, 아이스크림에, 오늘 완전 진수성찬이네. 흐흐흐. 한번 먹어보실까나. 어? (고개를 돌리며) 오 우리 단이 아니야! 오랜만이네. 그리고 그쪽은… 누구더라? 김인홍?
김인홍 연구원: 네이. 단이랑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그쪽이 천세윤 씨죠? 얘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꽤 좋게 평가하고 있던데요?
천세윤 박사: 아, 그래? 다행이네. 그리고 너네 둘, 최근에 한강 관련해서 뭐 발견했다며? 마침 심심했는데 얘기나 들어보자.
청단 연구원: 네, 그 짧게 요약하자면, 서울 사는 사람들 세금 명세서를 조사해보면, '한강세'라는 정체불명의 세금이 발견되는 현상이에요. 아직 발견 초기라서 정확히 어떤 조건으로 걷는 세금인지는 불명이고요.
천세윤 박사: 변칙 세금이라고? 이야, 별 게 다 있구만. 누구 소행인지 짐작가는 데는 없어?
청단 연구원: 글쎄요… 사실 지금은 방재원을 조금 의심 중이에요. 이 정도 대규모 소행을, 그것도 세금 걷는 용도로 하다니, 아무래도 방재원이 가장 유력하지 않을까. 인홍 선배가 강력하게 주장하더라고요.
곽수일 박사: 방재원이라니, 나름 국가 기관인데 그런 위험천만한 일을 저지를까?
김인홍 연구원: 오히려 정부를 뒤에 업었으니까, 뒷배를 믿고 더 대담하게 이런 일을 실행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곽수일 박사: 뭐, 그 말도 일리는 있네. 조사를 하다보면 뭐라도 밝혀지겠지.
김인홍 연구원: 맞다 잠깐, 보여주고 싶은 게 있어서 왔는데. 잠깐만요. (김인홍 연구원이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낸다.) 짜잔! 직접 개발한 한강세 계산기랍니다! 정보를 입력하면 사람마다 한강세를 얼마나 징수당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요.
청단 연구원: 선배가 생각했던 것보다 실력이 있더라고요. 뚝딱 나오는 거 보면서 깜짝 놀랐-
천세윤 박사: 오! 나부터! 나부터 할래!
(청단 연구원의 노트북에서 프로그램을 실행시키고 천세윤 박사의 개인정보를 입력한다.)
천세윤 박사: 뭐야, 뜯긴 돈이 한두 푼이 아닌데? 젠자앙! 저 돈이면 커피가 몇 잔이야!
곽수일 박사: 세윤아, 지금이 커피값 걱정할 때니… 나도 확인해봐도 될까? 얼마나 될지 궁금하네.
김인홍 연구원: 아, 물론입니다.
(김인홍 연구원이 화면을 입력창으로 전환하고 곽수일 박사에게 노트북을 건넨다. 곽수일 박사는 본인 개인정보를 친다.)
천세윤 박사: 으잉? 뭐야, 왜 나보다 훨씬 적어! 하다못해 세금도 사람을 차별하냐.
곽수일 박사: 이름이 한강세인데, 단순히 네가 최근에 한강 근처에서 나보다 더 오래 살아서 그런 거 아니야? 난 지난 달 사정상 거의 한강 근처에 안 왔으니까. 중간에 외국 친구한테 서울 여기저기 소개해주면서 한강 근처를 지난 거 빼고.
(타구치 치세 연구원이 식판을 들고 걸어온다.)
타구치 연구원: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 컴퓨터에 그거 뭐예요? 저도 해봐도 되나요?
청단 연구원: 오 치세 씨 오랜만이네요, 일본은 잘 다녀왔나요? 그러니까 이게, 한강세라는 변칙 세금이 발견되어서 각자 한강세를 얼마나 냈는지 확인하고 있어요. 물론 해도 되는데… 근데 치세 씨는 애초에 임무 때문에 쭉 일본에 있었는데, 나올지는 잘 모르겠네요. 여기 개인정보를 치면 돼요.
(타구치 연구원이 노트북을 건네받는다.)
타구치 연구원: 이름… 나이… 비밀번호… 어? 저도 액수가 뜨는데요? 그렇게 크진 않지만 무시할 정도는 아니에요.
청단 연구원: 네? 하지만 치세 씨는 올해 내내 일본에서 지내지 않았나요? 언제 매겨졌지?
김인홍 연구원: 어쩌면 한강 근처라는 범위가 생각보다 훨씬 높은 걸수도? 여기 제21K기지로 오는 길에서도 일단 한강이 육안으로 보이긴 보이잖아. 단순히 한강 옆이 아니라, 한강이 보이는 범위라든가, 훨씬 세금을 매기는 기준이 널널할지도 몰라.
청단 연구원: 이거… 생각보다 훨씬 위험한 변칙일지도 모르겠네요. 당장 데이터를 분석하려 가봐야겠어요. 다들 도와줘서 감사합니다! 먼저 갈게요!
김인홍 연구원: 잠깐 기다려! 나도 데려가야지!
천세윤 박사: 단아 잠깐 너 식판!
(청단 연구원과 김인홍 연구원이 급하게 구내식당 밖으로 나간다. 천세윤 박사는 문을 잠깐 바라보다가, 청단 연구원이 두고간 아이스크림을 챙긴다.)
대화 기록
참여자:
- 제21K기지 소속 청단 연구원
- 제21K기지 소속 김인홍 연구원
- 국가초상방재원 사회국 소속 은미주 요원
김인홍 연구원: 준비 됐어, 블루?
청단 연구원: 저, 잠깐만요. 갑자기 왠 파워레인저 같은 호칭인가요. 더군다나 이런 중요한 자리에서.
김인홍 연구원: 그야, 내가 레드고 니가 블루니까. 보리 씨는 옐로고.
청단 연구원: 참나. 한결 같네요, 정말이지. 선배 말 듣고 방재원 사람까지 고생해서 찾았는데 정작 본인은 태평하단 말이죠.
김인홍 연구원: 알게 뭐람. 그런 거 살다 보면 아무렇지도 않아질 때가 오는 거야. 거참, 그건 그렇고 진짜 이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
청단 연구원: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혼자 오는… 아, 왔다.
은미주 요원: 안녕하세요. 여기 자리 있나요?
청단 연구원: 자라는 있어도 자리는 없습니다.
은미주 요원: 아, 맞네. 맞네. 안녕하세요. 전에 얘기했던 은미주라고 합니다.
청단 연구원: 반갑습니다. 전에 세금 문제로 문의한 청단입니다. 이쪽은 제 동료, 김인홍 씨고요.
김인홍 연구원: 네, 안녕하십니까. 얘기는 들었습니다. 바쁘신데 고생 많으십니다.
은미주 요원: 뭘요, 그리 번거롭지도 않은 걸요. 그쪽과 관계가 있으면 저희도 혹시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기 좋고요. 더군다나… 이번 일은 정부와 연관된 일이기도 하고요.
청단 연구원: 네. 사실 저도 방재원이 이런 치사한 일을 아무 이유 없이 할 것 같다고 보지는 않아요. 다만 이게 세금 문제다 보니까, 그걸 거둬낼 만한 사람들이 당신들 말고는 딱히 없어보여서요.
청단 연구원: (잠시 뜸을 들였다)적어도… 당신들이 맞다면 왜 굳이 항밈까지 써가면서 돈을 거두는 것인지 정도는 알고 싶어서요. 거둬서 어디 쓸 건지까지는 말하지 못하더라도, 국민으로서 이유는 알고 싶네요.
은미주 요원: 아, 그거요… (침묵)안 좋은 소식이지만 사실 엄밀히 말하면 그거, 정부에서 걷어가는 것이 아닌 만큼 세금이라고 보긴 어려운 것 같아요. 누군가가 그만큼의 돈을 빼돌리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맞겠죠.
청단 연구원: 예? 정말요? 그러면 지금 누가 정부를 상대로 도둑질을 한다는 의미에요? 가뜩이나 돈이 모자라는 지금 이 상태에서?
은미주 요원: 네. 사실 저희도 당신들 얘기 듣고 확인해봤는데, 분명 걷어간 기록은 있는데 정부에서 확보한 돈에서는 그 부분이 없었습니다. 아무리 찾아봐도요.
김인홍 연구원: 거참… 그거 혹시 그 높으신 분이 삥땅치고 입 싹 씻은 거 아닌가요? 왜요, 담당자가 돈을 횡령했니 뭐니 하면서 말 많은 게 한 두 번 일도 아니고.
은미주 요원: …그래도 거둬들이는 시점에서 속이긴 어렵죠. 아예 들어왔을 때부터 그만큼이 빠져 있었다니까요. 세상에, 당신들이 그걸 미리 알아두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어.
은미주 요원: 그래도, 범인에 대한 정보 자체는 어느 정도 갈피가 잡힌 상태에요. 상대가 상대니 공개 수배 같은 건 딱히 의미 없겠지만요.
청단 연구원: (한숨)이런… 그나마 범인은 특정되었으니 망정이지.
김인홍 연구원: 어쩔 수 없지. 근데 당신들 정말 믿어도 되는 거 맞나요? 사기꾼이 누가 자기가 사기 친다고 말해.
은미주 요원: 제 밥줄 걸고 맹세하는데 당신 생각하는 그건 아니에요. 여기 자료. 이거 보시면 확실하게 이해 가실 거에요.(USB를 건넨다)
은미주 요원: 애시당초 저희가 왜 규약까지 어겨가면서 굳이 당신들을 속이겠어요. 그 도둑들 때문에 제일 손해보는 건 저희인데. 망신 당할 수도 있는데 굳이 얘기해주는 건 다 이유가 있다고요.
청단 연구원: …그건 그렇죠. 알겠습니다. 그러면 그걸 읽고 다시 연락 주겠습니다.
김인홍 연구원: 그러면 이쪽은 아닌 거네. 역시, 거기 사람들 꽤 좋다고 말이 있었는데 그럼 그렇지.
청단 연구원: 방금 전까지도 정부를 의심한 건 선배였잖아요. 이러면… 쩝. 역시 홍익사 때문인가? 아닌데. 수단 자체가 다른데.
은미주 요원: 아, 맞다. 어차피 거기에도 들어 있긴 한데, 그 범인들, 사실 위치 역시 확인되었어요. 그 사이에 본거지를 옮길 가능성도 있으니 빨리 처리해야 하겠지만요.
김인홍 연구원: 오, 정말인가요? 이거 상황이 점점 재미있어지는데요.
은미주 요원: 네. 정상 사회에서는 일반 회사를 차려 운영 중이라고 하는데, 실상 유령 회사인 모양인데요. 그 금전원이 어딘지는 불명이었는데… 아마 거기겠죠.
김인홍 연구원: 잠깐만요. 뭔가 이상한데요. 범인들을 알았는데 왜 당신들이 안 가고 저희 보고 처리하라고 넘기는 건가요?
은미주 요원: 그들이 당신들이 말하는 항밈인가로 중무장을 했거든요. 막상 그 근처를 가면 까먹고, 떠나면 기억하고, 가면 또 까먹고… 부대만 고생하는 거죠.
청단 연구원: 즉, 이건 정보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자들이 작정하고 그쪽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런데 당신들도 거기에 대항할 수단은 있을 텐데요. 홍익사 상대로는 그게 필수적이고, 그 외에도 기억제가 필요한 일이 많잖아요.
은미주 요원: 그게… 아무래도 저희가 쓰는 방법으로는 그걸 제대로 파훼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일반적인 항밈과는 전혀 다른 방법을 쓴다고 해야하나. 애초에 그걸 발견한 것도 당신들 기술을 일부 응용한 거고요.
김인홍 연구원: (은미주 요원에게는 안 보이는 각도로 필담으로)진달랜지 개나린지가 기존 수법과는 전혀 다른 메커니즘이었지? M형이랑.
청단 연구원: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은미주 요원: 물론 저희들도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는 있지만… 시간 싸움인 상황에서는 이미 열쇠를 가진 쪽이 당신들이라면, 그쪽을 우선하는 것이 맞을 거에요. 그게 효율적일 거고요.
국가초상방재원에서 제시한 자료를 바탕으로, SCP-1591-KO를 일으킨 인물들을 체포하는 작전을 진행했다. 이하 기록은 다음과 같다.
출동 기록:
참여 인원:
- 기동특무부대 람다-7 ("청소부") 소속 4인
- 청단 연구원 (기지에서 보조)
목표: SCP-1591-KO를 발생시킨 변칙 세력을 제압 및 확보하기.
(SCP-1591-KO를 일으키는 무리는 서울시 ████ 아파트에 지낸다는 정보를 은미주 요원에게 제공받았다. 인간형 개체 확보에 특화된 람다-7의 부대원 4인이 출동해 체포하기로 하였다. 부대원들은 각자 소형 스크랜턴 현실성 닻과 기억제를 제공받았다. 진달래 절차는 격렬한 신체 활동 시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에 부대원들은 약한 기억제만을 복용하고 청단 연구원이 원격에서 보조하기로 했다.)
람다-A: 여기는 청소부. 현장에 도착했다. 거주자는 3명으로 등록된 걸 확인했다. 인력은 충분하다. 들어가도 되겠는가?
청단 연구원: 네, 들어가세요. 항밈이나 다른 변칙을 이용한 함정이 있을지 모르니까 주의하시고요.
람다-A: 알았다. 조심하도록 하지.
(람다-A가 문틈으로 특수 수면제를 살포한다. 충분한 시간이 지난 후, 람다-B가 특수 도구를 이용해 도어락을 조용히 해제한다. 잠금이 풀리자 람다-B는 수신호로 셋까지 세고, 문을 닫고 요원들이 일제히 들이닥친다.)
람다-A: 보이는 인원은 두 명. 브라보와 찰리는 오른쪽을 맡고, 나는 왼쪽을 맡지.
불명 1: (고개를 들며) 으음?
(람다-B가 오른쪽의 신원불명 인물에게 마취탄을 쏜다. 람다-C가 해당 인물에게 돌진해 제압하려고 한다. 해당 인물은 잠시 주춤하더니, 당황하며 몸에 박힌 마취탄을 그대로 뽑고 람다-C에게 던진다.)
(람다-C는 마취탄을 가볍게 피한다. 이어서 요주의 인물 양팔을 붙잡고 힘싸움을 시도하나, 점점 밀린다.)
람다-C: 젠장, 변칙적 신체 증강에, 마취 내성까지 있는 듯하다. 플랜 B로 계획 변경.
(람다-B가 뒤에서 나타나 요주의 인물 머리를 화분으로 내려친다. 해당 인물은 기절해 그 자리에 바로 쓰러진다. 람다-B는 특수 수갑을 채운다.)
람다-C: 람다-C, 첫 번째 인물을 체포했다. 그쪽은 어떻지?
람다-A: 여기도 제압 완료. 다만 세 번째 인물이 안 보인다. 그쪽에는 보이나?
람다-C: 아니. 여기도 안 보이는군.
청단 연구원: 여, 여러분! 람다-B 바로 오른쪽에요! 서류를 잔뜩 들고 뛰어가요!
람다-B: (고개를 돌리며) 우리 눈에는 안 보이는군. 강한 항밈을 사용한 건가?
람다-A: 유일한 출입문을 우리가 잠갔으니 걱정할 건 없다. 어차피 이 안에 갇힌 신세야.
청단 연구원: 베란다로 가는 것 같아요! 도주 수단이 있을지도 모르니 막아야 해요!
람다-A: 그거라면 걱정 없다. 대상이 베란다 바로 앞에 가면 "지금"이라고만 말해.
청단 연구원: 네? 어, 알았어요. (멈춤.) 지금!
(람다-D가 줄에 매달려 베란다 문을 깨고 들어오며 도망치려는 세 번째 인물을 제압한다.)
람다-D: 람다-7 "청소부", 3인 모두 체포 완료.
면담 기록
면담자:
- 제21K기지 소속 청단 연구원
- 제21K기지 소속 김인홍 연구원
피면담자:
- PoI-591-1
서문: 청단 연구원의 도움으로 세 인물을 모두 수송한 후 몇 시간이 지나자, 주동자로 보이던 체포된 인물(이하 PoI-591-1)의 항밈 효과가 사라졌다. 이후 청단 연구원과 김인홍 연구원이 면담을 맡기로 했다. 청단 연구원은 직접 면담실에 들어갔으며, 김인홍 연구원은 개인 요청으로 바깥에서 원격으로 청단 연구원과 통화하며 진행하기로 했다.
청단 연구원: (문을 열고 들어오며) 자 자 자, 그래서 당신이 저희 월급을 그동안 야금야금 뺏어먹은 장본인이라는 거군요. 마음만 같아서는 당장 싸다구를 후려갈기고 싶지만, 일단 참아드리겠습니다. 자, 험한 꼴 보기 싫으면 어서 대체 뭣 때문에 한강세를 걷는지, 어떻게 저지른 건지, 그런 온갖 변칙 능력은 또 어떻게 얻었는지 실토하세요.
PoI-591-1: (청단 연구원을 노려다보며) 왜 내가 그래야 하지? 자네 좋은 일을 할 이유가 무엇이 있다고? 흠흠, 게다가 손님 대접도 이따구로 하는데 말이야.
청단 연구원: (머리를 짚으며) 손님은 무슨… 아니 지금 상황 파악이 안 되냐고요. 우리가 평범한 경찰로 보여요? 우린 당신네 같은 변칙을 쓰는 사람들을 잡아가두는 기관이라고요. 범죄자 주제에 뭐 이리 뻔뻔한데요? 애초에 납치된 신세인데 고분고분 눈치있게 말 좀 따르세요.
PoI-591-1: 그러니 내가 왜 그래야 하냐 이 말이야. 내가 온갖 변칙 능력을 가진 거 못 봤어? 변칙 세금에, 항밈에, 강화 신체에, 마취 무효에… 너네가 주의를 조금이라도 내려놓는 순간 바로 탈출해주지. 입 하나 뻥긋할 생각 없어. 보아하니 내가 한양 사람들한테서 돈을 뜯어서 잡아온 모양인데, 너네 같으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그냥 넘기겠냐고.
청단 연구원: 하… 이게 진짜. 어떡해야할지 감이 안 잡히네. 잠깐, 한양이라고요?
(PoI-591-1이 흠칫한다)
PoI-591-1: 왜? 문제라도 있어?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나를 을로 보지 말란 거야. 내가 감춰둔 술수가 얼마나 많은지 알아? 어! 얕보지 말라고. 무작정 정보를 뜯어낼 생각을 하지 말고 기브 앤 테이크, 나한테도 뭘 주란 말이야.
김인홍 연구원: (통신기로) 단아, 나한테 잠깐만 맡겨줄래? 내가 생각이 있어.
청단 연구원: (통신기로) 어? 네? 그럴게요. 잠깐만요. (청단 연구원이 스피커 모드로 전환한다.)
김인홍 연구원: 자자, 형씨. 자신감이 보통 자신감이 아닌데? 그래, 감춰둔 술수가 있다고? 뭔데, 말해봐.
PoI-591-1: 지금 그게 말이 돼? 말해버리면 감춰둔 의미가 없잖아!
김인홍 연구원: 아니 글쎄, 그런데 협박을 하려면 그래도 구체적으로 뭐가 가능한지, 조금은 말해야하지 않을까? 계획이 있지만 말하지는 않겠다! 이런 건 아무리봐도 계획이 다 떨이지고 당황할 때 바보들이나 얼버무리며 하는 말이란 말이지.
PoI-591-1: 이게 지금 누굴 무시해! 누구보고 바보라는 거야? 오냐, 원하는대로 말해주지. 내 신체능력과 도술을 무시하지 말라고. 전에는 비겁하게 기습을 하니까 내가 당했지만, 마음만 먹으면 너네들이 모르는 사이에 바로 탈출할 수 있어. 내 도술이 있으면 어떤 고문도 통하지 않는다고. 어때? 협상할 마음이 좀 생겼나?
김인홍 연구원: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이야, 자신감 만땅이구만. 고문이 안 통한다? 초재생능력이라도 있나? 그러고보니 전에 제압당하며 뼈가 몇 개는 부러졌을 텐데 갇힌 동안 금방 다 나았지. 게다가 쓰는 단어를 보아하니 불로장생의 비법이라도 깨우친 거야? 혹시 불사신?
PoI-591-1: 뭐… 대충 비슷하다고 해두지. 내 능력이 뭔지 알겠으니까, 내 말의 의미도 다 알겠지?
김인홍 연구원: 그래, 잘 알겠어.
PoI-591-1: 뭐야, 정말로?
김인홍 연구원: 그래, 네가 이런 일을 안 겪어도 너무 안 겪어봤다는 사실을 잘 알겠네. 동네 양아치들한테서 돈 뜯는 게 다인, 그런 사람인가봐. 도술이라해도 결국 현실성 조작의 일종인데, 재단은 그런 기술을 원천 차단할 방법이 있단다. 밖으로 탈출할 방법은 없어. 재생능력? 불로불사? 그렇다해도 평생 제압할 방법은 많아. 예를 들어서 밀실에 가둬놓고 산소를 다 빼 평생 기절시킨다면?
PoI-591-1: 하… 하지만 너희는 내가 가진 정보가 필요하잖나! 날 평생 기절시키면 한강세는 어떻게 하려고!
김인홍 연구원: 뭐 그거야 일단 널 기절시키고 사라지나 안 사라지나 보면 되지. 우린 네 도움이 그렇게 간절하지 않아. 문제의 원인인 널 이곳에 잡아둔 시점에서, 시간은 더 걸려도 우리끼리 해제하기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테고, 정 안 되면 일일히 세금을 환급하는 것도 가능하니 별 문제가 안 돼.
(PoI-591-1이 눈에 띄게 초조해한다.)
김인홍 연구원: 자, 이해했으면 우리 청단이 질문에나 똑바로 대답하라고. 안 그랬다간 바로 널 평생 기절시키는 수가 있어. 버튼 하나만 누르면 바로 사람들이 들어와 널 데려갈 거야. 알겠지?
PoI-591-1: 그… 그래, 알겠다. 제대로 대답하지.
청단 연구원: (통신기로) 와… 선배 대박이네요. 맨날 앉아서 월급루팡 짓만 하는 줄 알았는데.
김인홍 연구원: 야, 인마, 나도 할 때는 하는 사람이라고. 계산기도 만들어주고 했잖아. 날 뭘로 봐온 거야.
청단 연구원: 근데 버튼 하나만 누르면 보안 인원들이 온다고요? 그런 허가는 또 언제 받았어요?
김인홍 연구원: 당연히 블러핑이지. 심문의 고급기술이야. 이제 빨리 질문이나 잘 하라고.
청단 연구원: 네? (다시 PoI-591-1에게) 음, 흐흠. 자, 그럼 일단 상황 파악 좀 하게, 그런 변칙 능력은 어디서 터특했는지부터 말하세요. 독학? 다른 단체? 우연?
PoI-591-1: 어, 굳이 따지자면 독학에 가깝지. 신선이 뭔지 들어봤나? 수은도 먹고, 수행도 하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이렇게 되었더라고.
청단 연구원: 어… 신선들은 보통 속세를 떠나 살고 그러는 줄 알았는데 말이죠.
PoI-591-1: 그거야 신선 나름이지. 다음!
청단 연구원: 하… 그래서, 왜 하필 한강물을 갖고 돈을 뜯어가기 시작했죠? 한강에 사는 사람들에게 원한이라도 졌어요? 아니면 그냥 한강에 사람들이 많으니까?
PoI-591-1: 아니 그야, 대동강 유역은 공산당 놈들이 차지해서 장사가 안 되니까 여기로 왔지.
(침묵.)
청단 연구원: 뭐야, 이젠 안 물어본 것까지 술술 말해주네요. 대동강에선 또 어쩌다가 장사를 시도했는데요? 경위를 한번 쭉 말해보세요.
PoI-591-1: 음, 이런. 그, 대동강 물을 팔아넘겼다는 사내 이야기를 들어봤나?
청단 연구원: 봉이 김선달이요? 그야 뭐… 당연히 알죠? 그게 왜요?
PoI-591-1: 그게, 이런 말 하기 부끄럽지만 사실 그때 속아넘어간 게 우리 신선들 셋이야. 불로불사를 얻었으면 뭐해, 재산이 없으니 하루하루가 무료하던 참에 그런 혹한 제안을 하니, 그만 속고 말았지 뭐야. 마침 우리가 한양… 아니지 서울에서 살다가 평양에 잠깐 들러서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몰랐는데, 그 봉이 김선달이라는 작자는 500년 동안 대동강물을 팔 권리를 교환하자고 했다고! 그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대동강을 말이야. 온갖 자산과 비법서를 그 작자에게 다 넘겼는데, 한참 뒤에야 다 거짓부렁이란 사실을 깨달았어!
청단 연구원: 그래서… 복수라도 했나요?
PoI-591-1: 아니, 이미 도망간 후였지. 한참 뒤에야 그놈을 다시 찾아볼까 생각했는데, 그게 몇십년 후라서 이미 죽었겠거니, 했지. 여비고 뭐고 다 뜯겨서 고향으로 돌아오지도 못하고, 몇십, 몇백년 정도 대동강 근처에서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여긴 우리 강이라며 돈을 뜯어내고 살아오다가, 공산당이 대동강 유역을 점거하니 남으로 피난 온 거야.
청단 연구원: 거참… 진위 확인은 해야겠지만, 이것 참 놀랄 노 자네요.
PoI-591-1: 아니 내 말을 못 믿나? 진짜라고 맹세한다니까.
청단 연구원: 그건 아무래도 됐고요, 그래서 제일 중요한 질문. 한강세는 어째서, 그리고 어떻게 걷기 시작했죠?
PoI-591-1: 으음, 조금 긴 이야긴데, 아까 말했듯이 우리 일행 셋은 전부 남으로 내려왔거든. 일단 오랜만에 고향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해 하며 하루하루를 그냥 술에 절어서 보냈지. 그러다가 한강 앞에서 웬 모자를 눌러쓴 취객을 만난 거야. 우리 자초지종을 얘기하니까 말도 안 된다며, "풋, 대동강이 자네들 소유라고? 그렇다면 한강은 내 꺼다. 맞바꾸지 않을래?" 이런 거야. 나도 취한 김에 얼떨결에 계약서까지 썼지. 그러다가 우리 일행 중 한 명이 아이디어를 냈어. 우리가 가진 술법을 이용하면 한강이 우리 소유라는 개념을 현실화할 수 있지 않겠냐고. 오랜 시간 동안 연구한 끝에, 겨우 성공해내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돈을 얻어낼 수 있게 됐지. 안 들키려고 조금씩만 뺏어왔는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
청단 연구원: 음, 긴 이야기라고 한 것 치고 그렇게 길진 않네요. 일종의 관료재해를 구현했다 이 말인데… 아무튼, 이렇게 체포도 됐으니, 한강세는 어서 해제하세요. 원래대로 복구하는 데 협조해주면, 형을 감형해줄 수는 있습니다.
PoI-591-1: 아 그게, 실은 조금 문제야. 그 한강세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자기도 신선이라고 하는 어느 다른 사람이 자기한테 맡겨주라길래, 그 사람이 설치하게 했거든. 그런데 나중에 답례라도 하려고 다시 찾아가보니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어. 요약하자면, 우리도 어떻게 할지 모른다, 이 말이지.
청단 연구원: …네? 지금 무슨… 하, 무책임도 하네요. (통신기로) 어쩌죠 선배? 체포만 하면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요. 뭐 뾰족한 수라도 없나요?
김인홍 연구원: (침묵.) 아 잠깐,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청단 연구원: 뭔데요?
김인홍 연구원: 자, 관료재해는 법을 기반으로 작동하잖아. 그 말은 우리도 법을 이용해 싸우면 된단 말이지. 저 사람들은 단지 500년 동안 대동강 물 팔 권리를 대여 받았을 뿐인데, 멋대로 대동강을 다른 사람에게 팔아버렸으니 이 계약은 무효 아닐까?
청단 연구원: 오호, 그거 좋은 아이디어인데요? 근데 그게 진짜로 먹힐까요?
김인홍 연구원: 내가 관료재해를 좀 다뤄봐서 아는데, 실력있는 변호사와 관료술사 몇 명이면 분명 해제할 수 있을 거야.
청단 연구원: …선배 행정 업무 쪽 사람 아니었어요?
김인홍 연구원: 내가 이력서가 좀 길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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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기록
참여자:
- 제21K기지 소속 청단 연구원
- 제145K기지 소속 황승헌 법률전문가
청단 연구원: 이런, 인홍 선배는 왜 요새 갑자기 안 보이고 난리야. 나 혼자 일 다 처리하게 하고. 역시 괜히 별명이 월급루팡이 아니었어. (착신음이 울린다.) 어? 전화다.
(청단 연구원이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받는다.)
청단 연구원: 어 황승헌 씨? 오랜만이에요. 그 한강세 관련해서 문의한 건 어떻게 됐나요?
황승헌 법률전문가: 음… 하… 그게, 안 좋은 소식이 조금 있습니다.
청단 연구원: 어, 뭔데요? 나쁜 일은 그냥 빨리 빨리 말해주세요.
황승헌 법률전문가: 그게… 첫 번째로, 우리가 그 관료재해 해제 절차를 수행했는데도, 한강세가 여전히 안 사라졌습니다. 몇 번이고 다시 확인했지만 절차에 오류는 없었습니다.
청단 연구원: 잠깐, 뭐라고요? 하. 이 뭔 말도 안 되는… 그럼 두 번째는요?
황승헌 법률전문가: 그, 일단 메일함을 확인해보세요.
수신자: 청단 연구원
발신자: 김인홍
제목: 작별인사
안녕? 네가 이걸 읽을 때, 나는 이미 며칠 째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후겠지.
나는 네게 거짓말을 한 적은 없어. 다만 진실을 덜 말했을 뿐이지. 바로 김선달이 아직 살아있다는 진실 말이야.
그리고 또 뭘 빼먹었더라? 아, 김선달은 그 사람들에게 대동강을 팔고 얻은 비법서를 평생 동안 해석하려 하다가 결국 신선이 되는 법을 알아냈고, 조선이 독립한 후 한강에서 취객으로 변장해 그 신선들에게 접근했고, 또 관료재해를 설계해준 다음에, 사건을 찾아 돌아다니며 SCP 재단에도 잠입했다가, 며칠 전에 쥐도새도 모르게 퇴사했다는 진실 정도가 있겠네.
내가 말한 계획은 김선달이 수명을 못 이기고 죽었다면 분명 성공했을 거야. 그 신선들이 한강 소유권을 잃으면 무주공산이 되니까, 모두 원래대로 돌아갔겠지. 뭐, 내가 죽지 않았으니, 결국 한강도 한강세도 내 차지가 되었지만.
너랑 몇 주 동안 같이 일하면서 봤는데, 너는 아주 유능한 친구야. 다만, 내가 더 유능했을 뿐이지. 우리 게임 하나 해볼까? 나를 찾는다면 보상으로 한강세는 없애줄게. 그럴 수만 있다면 말이야.
아, 퇴사 선물도 없이 사라지면 너무 정없으니까, 특별 할인이라도 적용해줄게. 그럼 이만!
Catch me if you can
청단 연구원: (침묵)
(청단 연구원이 잠시 그 자리에서 굳었다가, 의자에서 일어나 주위를 빙글빙글 걸어다니다가, 책상을 내려친다.)
청단 연구원: 이… 이… 김인홍 이 썩을 놈아!!!!!!!
후문: 김인홍 전 연구원(일명 봉이 김선달)은 PoI-1906으로 지정되었다. 이와는 별개로, 청단 연구원 월세가 1만원 감소한 것이 확인되었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