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자: 한윤서 박사, 이주현 박사
목적: 거짓 문서, SCP-1551-KO의 고의적인 유포의 시행 여부에 대한 결정
<기록 시작>
두 버튼이 놓인 탁자와 한윤서 박사가 찍히고 있음
이주현 박사가 방으로 들어옴
이주현 박사가 한윤서 박사의 맞은편에 앉음
한윤서 박사: 그럼, 이제 말 좀 해볼까요?
한윤서 박사가 버튼을 누름
이주현 박사: 그래요, 그럼 이제 저 좀 설득해 보시죠. 어째서 이런 이상한 계획을 한 겁니까?
한윤서 박사: 이상하다니요?
이주현 박사: 지금 말장난하자는 겁니까? 도대체 왜 허구의 현상을 보고서로 쓰고, 그걸 또 왜 기밀 유출이 된 것처럼 연출하려는 겁니까? 저는 이해가 안 됩니다만.
한윤서 박사: 재단을 위해서죠.
이주현 박사: 비극적인 거짓을 퍼뜨리는 것과 재단이 무슨 상관입니까?
한윤서 박사: 이주현 박사님, 어릴 적에 초능력자가 되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을 품은 적이 있습니까?
이주현 박사: 갑자기 무슨-
한윤서 박사: 대답 좀 해주십시오.
이주현 박사: …어렸을 적이니, 그런 생각을 한 번은 해봤었지요.
한윤서 박사: 그걸 이 재단에 오기 전에 이뤘습니까?
이주현 박사: 당연히 못 했죠. 근데 그게 이 논의랑 무슨 상관이…
한윤서 박사: 그럼, 지금은 할 수 있습니까?
이주현 박사: 못하죠.
한윤서 박사: 정말 못할 것 같나요? 이곳에 입사한 지 10년이 넘어가는 지금도요?
이주현 박사: …아마 못할 겁니다.
한윤서 박사: 그것이 제가 이런 결정을 하려는 이유입니다.
이주현 박사: 그게 무슨 소립니까?
한윤서 박사: 간단히 말해드리죠. 우리는 이 변칙적인 초상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세계에서는 뭐가 어떻게 될지를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예측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을 뜻하죠. 저희가 오늘 출근하면서 밟은 길이 지구 멸망 스위치일 수도, 방금 마신 공기가 방사성 물질로 변환된 것일 수도, 제 몸이 갑자기 1초 만에 붕괴할 수도 있단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걸 고려하지 않죠. 왜 그런 것일까요?
이주현 박사: 그런 걸 일일이 고려하면 재단의 자원만 쓸데없이 쓰이니 고려하지 않는 것이겠죠.
한윤서 박사: 아니요, 우리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모든 게 내 생각대로 흘러가기라 믿는 것이지요.
이주현: 특별하다고 여긴다?
한윤서 박사: 우리가 변칙을 변칙이라 부르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것들이 우리의 일상적 상식을 벗어나기 때문이죠. 그러나, 현재의 우리는 그러한 변칙에 규칙을 부여하고, 그것을 맹신하고 있죠. 이것만 지키면 괜찮겠지, 이것만 막아도 괜찮을 거야… 이런 생각을 되뇌고 있어요. 이건 마치 안개 너머에 뿌리를 둔 줄만 잡은 채로 절벽에 매달릴 꼴 아니겠습니까?
이주현: 어느 정도 맞는 말이군요. 예상 못 한 변칙성으로 기지가 반파된 사례가 적진 않습니다. 다만 그것이 1551-KO와는 무슨 상관입니까? 우리가 특별하지 않고, 결국 망할 것이란 저주라도 내리는 건가요?
한윤서 박사: 반대입니다. 앞서 말했듯 우린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여깁니다. 그리고 전 이 상황이 필요악이라 느낍니다. 이런 자기방어적 인식이라도 없으면 모든 재단 내 직원은 의심증 말기환자가 됐겠지요. 그런데, 이러한 특별함에 대한 인식은 무의식적인 영역에 그칩니다.
이주현 박사: 그렇다면?
한윤서 박사: 네, 전 그 인식을 더 확장시킬 계획입니다. 재단에 살면서 여러 가지 변칙들을 보다 보면, 저도 특별한 계기를 갖는가던가, 갑작스레 초능력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곤합니다. 박사님께서도 이 때문에 제가 한 질문에 대해 확신하지 못한 것이겠지요. 이 생각을 동기로 삼도록 구체화시키는 겁니다. 방금 말했듯이 줄 하나에 의지한 채로 그 줄이 무엇에 달린 줄 모르고 영원히 알 수 없다면, 놓을 수도 없고 언제 끊어질지 모른다면, 발 아래 자그마한 디딤돌이라도 찾아봐야겠죠. 그리고 그 디딤돌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SCP-1551-KO의 거짓된 유출입니다.
이주현 박사: 그러니까, 자신이 선택받은 인물이라 느낄 사람들을 기다리면서 한계를 부수고자 하는 마음을 열어주겠다는 건가요?
한윤서 박사: 그렇습니다.
이주현 박사: 듣고 나니 오히려 더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당신이 말했듯이, 우린 예측 불가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이런 재단 전체 범위의 변수를 일으킨다? 그게 더 문제 아닙니까? 오히려 재단 인원들이 의도치 않게 마주한 거짓 재앙에 회의를 느끼면서 악영향만을 끼칠지도 모릅니다.
한윤서 박사: 네, 어찌 보면 너무도 급진적인 방법입니다. 하지만 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주현 박사: 도대체 왜죠?
한윤서 박사가 문서를 꺼냄
한윤서: 지난 한 달간 격리 실패 233건, 기지 침탈 및 파괴 6건, 민간 피해자…
한윤서 박사가 문서를 들이밈
이주현 박사: 3,024명.. 재단내 사상자 564명에 진압된 K급 시나리오 3건…
한윤서 박사: 재단은 변칙을 막으려 커졌지만, 변칙적 현상에 의한 피해는 끊임없이 늘고 있습니다. 그곳도 지수적으로요. 어째선지 발견되는 변칙 개체들도 늘고 있지요. 특히나 몇 년 전을 생각하면, 저는 행운을 타우미엘 등급에 올려놓았을 겁니다.
정적
한윤서 박사: 지금 현실은 이미 가짜 문서 속의 재앙보다도 더 재앙 같습니다. 재단은 수많은 인재를 모았지만, 그걸론 부족하죠. 우리 또한 스스로 변수를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거짓된 소 재앙의 돌파구를 뚫어보는 일입니다.
정적 지속됨
한윤서 박사: 사실 이 문서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이런 식의, 어찌 보면 터무니없고 예상하기 힘든 시도를 할 겁니다.
이주현 박사: 너무… 너무 운에 맡기는 것 아닌가요?
한윤서 박사: …그렇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니, 그냥 말 그대로 운에 맡기는 것이겠네요. 그런데, 우리가 운의 도움을 받는 일이 처음이던가요?
한윤서 박사가 동전을 들이밈
한윤서 박사: 운을 믿어보세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이주현 박사가 천장을 봄
한윤서 박사가 일어섬
한윤서 박사: 이것이 제 생각입니다. 저흰 변칙적인 이 상황을 따라 넘어서…
한윤서 박사가 문을 엶
한윤서 박사: 성장해야 합니다.
한윤서 박사가 방을 나감
이주현 박사: 이런… 이게 무슨…
정적
이주현 박사: 변수를 위한 변수라…
정적 이어짐
이주현 박사가 일어남
이주현 박사가 동전을 쥠
이주현 박사: 그리고 운명…
이주현 박사가 버튼을 향해 동전을 던짐
동전이 버튼에 떨어짐
이주현 박사: 행운이 따르길.
이주현 박사가 방을 나감
동전이 회전함
동전이 탁자에서 떨어짐
동전이 굴러감
동전이 벽에 기대어 섬
<기록 종료>
결과: 거짓 문서, SCP-1551-KO를 유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