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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제목: SCP-1547-KO - 구멍이 다시 뚫리는 그날
저자:Yunsule
출처:
https://scpko.wikidot.com/nexus-dossier-50
https://scpko.wikidot.com/climate-prophecy-report
https://ko.wikipedia.org/wiki/%ED%8C%8C%EC%9D%BC:Map_of_South_Korea-blank.svgYunsule 수정
https://scpko.wikidot.com/local--files/kyougoku-s-proposal/%EB%88%88%EB%8F%99%EC%9E%90.jpg
일련번호: SCP-1547-KO
등급: 보류
특수 격리 절차: SCP-1547-KO에 대응하는 모든 방어책은 SCP-1547-KO의 발생인자를 예측한 제안 중 가장 발생일이 오늘날과 가까운 안의 방어책으로 채용한다. 현재 Nx-50GPK급 시나리오의 가장 유력한 시간대인 2040년을 목표로 인천 구역의 보안 강화를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Nx-50 서부영역도. 2014/03/26
설명: SCP-1547-KO은 제50넥서스 "지하"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Nx-50GPK급 제2차 대곤궁 시나리오 자체와 그 시나리오를 예측하는 것에 관한 변칙이다.
모든 K급 시나리오는 좁게는 세계, 넓게는 관측 가능한 우주 전역을 망라하는 피해를 야기하므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대거 동원되어 상황의 전개를 예측한 뒤 가능한 한의 대응 매뉴얼을 준비해둔다.
그러나 재단의 2차 발견(2013) 이전 시기 제50넥서스에서 일어났던 가장 큰 재해인 '대곤궁' 사건의 재발생 가능성과 그 여파에 대해 논의하는 모든 유추가 비정상적, 비합리적인 결론으로 귀결되거나 납득하기 힘든 수준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SCP 재단은 해당 현상을 변칙으로 규정하되, 변칙을 일으키는 주체를 특정할 수 없으므로 Nx-50GPK급 시나리오 자체를 SCP-1547-KO로 명명해 보존하고 있다.
여러 연구들을 통해 2차 대곤궁이 야기할 수 있는 현상 중 자명한 것은, 2차 대곤궁은 반드시 지상 외부 또한 광범위하게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2013 1차 대곤궁이 끝내 지반을 무너뜨려 넥서스 바깥에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례가 그 근거이다.
부록: 다음은 각 부서에서 예측한 Nx-50의 미래 상황들이다. 이 외에도 총 68개의 제안들이 있으나 그중 대표성을 갖는 3개의 안을 이곳에 요약 발췌한다.
예측 1
XCK급 극한 시나리오
통계예언학과, 천문학부에서는 제2차 대곤궁이 XCK급 극한 시나리오를 야기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통계예언학과 연구: 통계예언학과 기상 예측 모델의 기존 연구에 따르면, 2040년을 전후로 기상 예측 모델에 사용되는 예언 산출 개체간의 데이터 유사도가 급격히 낮아지며, 2070년 이후부터는 모든 개체가 일관되계 강한 폭설을 예측하는 경향성을 보였다. 초기 연구 논문에서는 각 예언산출적 개체의 예언 가능 시간대의 한계가 맛물려 생긴 한계라고 추정했으나 2040년 사이에 모종의 사건이 발생한 것이라는 가설이 제기되었다.
기상예측모델의 데이터 유사도, 2040년 부근부터 급감하기 시작한다. (출처: 통계예언학을 이용한 기상예측모델 연구)
정다혜(10998-KO)는 인간형 예언산출적 개체로, 현재 유아청소년부 산하 시설 '청록학교'에 중등부 학생으로 재학 중이다. 정다혜 양은 시야 내의 공간의 미래를 관측할 수 있으며, 그녀의 표현에 따르면 더욱 '자세히' 볼 수록 더욱 먼 미래가 보인다고 한다. 정다혜 양은 예언산출적 개체 중에서도 공간 특정, 시간대 특정의 능동성이 매우 뛰어나므로, 2024년 5월 재단의 실험으로 대한민국 각 지역에 도 단위로 2040년부터 2055년까지의 미래를 5년 단위로 관찰하였다.
정다혜 양에게 "전라북도에서 본 2040년의 노이즈 양을 5라고 한다면, 이 지역은 10에서 1중에 얼마인가?"를 질문하여 나온 값
실제로 정다혜 양의 진술에서 2040년대로 추정되는 시기는 '앞이 매우 흐리고 멀미가 난다'고 표현했다. 정다혜 양의 변칙적 능력은 각 신경세포 각각의 예언산출적 정보가 종합되어 뇌에서 인식한 것이므로 각 세포간의 정보가 부조화되어 어지럼증을 느낀 것으로 추측된다. 또 2050년대로 진입할수록 점점 흐림이 개선되었으며 2055년 6월(추정치)부터는 거의 완전히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 이 예언산출적 노이즈 현상은 고도로 세밀화된 예언 - 즉 시청각적, 연속적인 시간의 흐름 등 비선형적인 아날로그 정보를 - 자기실현적으로 산출하는 모든 개체에게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현재는 예언불가재해라는 새로운 용어가 고안되고 있다.1
그런데 이 예측 불가능성은 정다혜 양과 같이 예측할 시간적 공간적 위치를 매우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조정이 가능한 개체라면 이 노이즈의 정도를 측정 가능한데, 위에서 있었던 일련의 현상에 따라 2040년대의 노이즈 현상이 폭설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다혜 양은 주(week) 단위로 위치를 설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동시기의 2040년을 각 도 단위 행정구역마다 다시 조사하자, 정다혜 양은 경기도 지역에서 가장 큰 노이즈를 느꼈다 진술했으며, 그중에서도 인천에서 가장 크게 경험했다고 말했다. 2070년대의 폭설 현상이 전지구적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해 철원부터 노이즈가 발생했을거라는 예측과 달랐으므로 기후변화가 영향을 준 것이 아닌 인천에서 촉발한 모종의 사건이 발원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에 존재하는 가장 거대한 시나리오는 Nx-50GPK급 제2차 대곤궁 시나리오이므로, 제1차 대곤궁으로 인해 지상과 통로가 연결된 지금, 또다시 대곤궁이 발생한다면 2040년에 최소한 남한 전체의 XCK급 극한 시나리오를 야기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사실과 무관하게, 정다혜 양은 경기도 지역 실험 도중 아동기의 몸으로 극단적인 수준의 메스꺼움과 겪어 실험을 중단할 것을 호소했으나 위 실험을 주재한 통계예언학과 소속 이람 연구원은 정다혜 양이 직접적으로 느끼고 비교해야 한다는 이유로 실험 중단이나 휴식, 기억소거제 처방 없이 실험을 강행했다. 정다혜 양은 실험 이후 신경 쇠약으로 쇼크를 일으켜 청록학교 병원에서 입원 치료중이며, 윤리위원회에서는 통계예언학과에 대해 경고 조치를 내리고 이람 연구원은 감봉 처리되었다.
천문학부: 천문학부는 Nx-50의 주민들이 증언한 "삼라경이 눈을 감았을 때 대곤궁이 발생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삼라경이란, Nx-50의 천장에 있는 거대안 눈 형태의 기계장치로, 해당 넥서스 주민들의 종교적 숭배의 대상이자 통상적인 의미상 Nx-50에서 유일하게 관측할 수 있는 "천체"이다. 삼라경에 대한 조사는 Nx-50 발견 초기부터 계속되어왔으며, 제57K에서 천문학부가 신설된 2018년부터는 Nx-50에 전문 관측 장비들을 내려보내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었다.
현재 유일하게 남은 삼라경 관측자료
삼라경을 천체망원경을 통해 관측한 결과, 거의 대부분이 철판과 용접부로만 덮여 있어 내부 장치를 유추할 수는 없었으며 민간인들의 통념과 같이 실제로 삼라경의 '망막'은 자상경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삼라경에게 눈꺼풀이 실제로 있음이 확인되었다. 삼라경은 일반적인 눈과는 다르게 망막부가 돌출된 완전한 원형이라 눈꺼풀의 형태는 외부가 아닌 삼라경 안구를 덮는 덮개가 안에서부터 나와 망막을 가리는 방식인 것으로 추정된다.
삼라경은 상술했듯, 망막이 자상경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지상에서 육안으로 바라본다면 자상경 내부의 물질들에 대한 각종 이미지와 정보들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실제 육안으로 관찰한 Nx-50 주민들은 종교적 영감에 지나지 않은 단순 경외감만을 일으키며, 산지에 위치한 봉제군 촌락에서 유독 종교적인 의식과 신앙이 강한 것은 대곤궁 당시 피해가 거의 없었다는 점 외에도, 실제로 삼라경을 더욱 가까이서 볼 수 있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삼라경을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하기 위해 봉제군에 임시 천체관측소가 설립되고, 현지 용역 조사팀인 '용' 5명이 연구를 시작했으나 5주 후 완전히 연락이 두절되고 봉제군 지역 종교회인 사제회의 신도가 되려고 출가했다는 메시지만을 남겼다. 재단은 사제회가 재단과의 계약을 어기고 공동방위구역 군민에게 해를 입혔다며 추궁했으나 사제회는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해당 5인은 완전히 자발적인 의지로 사제회에 귀의했다고 밝혔다.
조사팀 5인에 대해 확인한 결과, 광신에 가까운 종말론을 펼쳐 봉제군 내에서도 소외되어 있다고 한다. "추위가 온다", "얼어죽을 것이다"라는 말을 자주 하고 다녔다고 하며, 재단에서 취재하려고 시도했지만 이미 종말론에 빠져 지네 산맥 중턱 절벽에서 집단으로 투신자살을 한 뒤였다. 천문학부에서는 해당 증언이 통계예언학과에서 말한 XCK급 극한 시나리오와도 연관이 깊을 것이라며 그에 주장을 실었다.
자상경으로 천체망원경 렌즈를 만들어 삼라경을 관측해보려는 시도는 대부분 실패했다. 삼라경을 제대로 확인하려면 하늘이 맑고 고도가 높은 산지에서 관측해야 하므로 지네 산맥이 행정구역 중앙에 위치한 봉제군, 태오령군, 개원현 중 한 곳에 천문 관측소가 위치해야 하는데, 개원현은 무위자연의 영향 범위가 지네 산맥을 가로지르므로 건축물을 지을 수 없고, 태오령군은 재단 관활 외부에서 나타나는 각종 변칙 개체로 인해 부지가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현재는 봉제군에서 대부분의 천문 관측을 실시하고 있는데, 어의양행 측에서는 천체망원경에 들어갈 대형 자상경을 비밀 유지를 위해 자치구 외부로 반출하지 않고 지역 내에서만 사용할 것을 허용했다. 그러나 어의자치구는 인근에 위치한 무산군의 공장 매연으로 하늘이 제대로 보이지 않으므로 관측에 적합하지 않기에 천문학부는 자상경을 이용한 연구에 아직도 난항을 겪고 있다.
예측 2
함필규영지
곤충학부, 차원학부에서는 2차 대곤궁의 함필규영지와 차원이 겹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충: 함필규영지란, 차원번호 178-A7-391의 외부차원으로 Goi-101(엘마외교)가 최초로 발견한 인면곤충 문명의 지하도시가 자리잡고 있다. 해당 차원에는 함필규인과 이선학인이라는 생물이 있다. 함필규인과 이선학인은 우리 차원의 실제 곤충학부 소속 함필규 학부장과 이선학 연구원의 얼굴을 매우 닮았으며, 그들을 신으로 숭배한다.
차원학부 및 곤충학부: 엘마외교에서 함필규영지와의 도약을 허가했을 당시 차원학부는 실제 곤충학부 인원들이 함필규영지에 방문해보도록 계획을 수립했다. 그후 2025년 5월 16일 함필규 박사, 이선학 교수, 채유진 연구원, 박예지 요원 등 4인과 소수의 기동특무부대가 엘마외교를 통해 방문했을 당시, 함필규인들과 이선학인들이 평소와는 다른 태도를 갑자기 보이기 시작해 차원 입장 35분만에 본래 차원으로 복귀하는 수밖에 없었다. 다음은 당시 경험을 작성한 함필규 학부장의 기록이다.
처음 함필규영지라는 곳에 도착했을 때는, 크게 지구와는 별 다를바 없는 가을철 산지와 비슷했다. 여기에 살고 있는 곤충들이 내 얼굴을 닮았다는 사실이 그렇게 반갑지는 않았지만, 피서를 온다는 생각이 아예 없지는 또 않았다.
그렇게 안내 지도에 나와 있는 대로 길을 걸어가자, 이선학의 심장이라고 불리우는 이곳의 수도 입구에 다다랐다. 이선학은 그 입구 간판의 "이선학의 심장"이라는 글귀만으로도 속이 메스껍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거기에 최근에 들어온 박예지 요원은 아예 토를 할 곳을 찾고 있었다. 하긴 그럴만도 했다, 딱정벌레목 곤충들에게 내 얼굴이 대놓고 박힌 것이, 그것도 실제로 존재한다는게 이 세상 전체가 마치 나를 놀리는 듯한 기분이었다. 웃기기라도 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그 다음부터는 그나마라도 남아 있던 헛웃음조차 멎었다.
수도 입구의 문을 열자, 안에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곤충들이 눈에 들어왔다. 불쾌한 골짜기. 내 얼굴이 여기저기를 날아다니고, 기어다니고 땅을 파고 있는 것을 목격할 때의 감각은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정말로 내가 SCP 재단의 연구원이고, 기억소거제가 있기를 이토록 감사한 적은 없었을 것이다. 내가 곤충을 연구하고 박제해온 업보에 대한 처벌이라고도 느껴졌다.
이윽고 절망이 시작됐다. 문이 열리고 30초가 채 안되었을 때, 이름부르기조차 끔찍한 그것들이 정말 일제히 우리를 쳐다보았다. 그들은 무표정했다. 마치 여기에 내가 있다는 것이 믿을 수 없다는 것처럼, 그러고는 달려들었다. 벌레처럼 날아들었다. 살면서 여러번 곤충 떼들의 공격을 받아보아도, 돌덩이같이 거대한 존재들이 들이닥치는 공포는 달랐다. 본능적으로 나는 도망쳤다. 아마 놈들이 닥쳐오지 않았더라도 그랬을 것이다.
그 사이의 기억은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걸지도 모르겠다. 정신을 차려봤을 땐 박예지 요원이 엘마외교 차원문을 손으로 직접 닫은 채 반쯤 실신해 있었고, 채유진은 그 박예지를 선배답지 못하게 의지하며 옷가지를 껴안고 있었다. 이선학 교수는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지 손을 떠는 채로 전화를 들어 재단에 보고를 하는 중이었다.
이 글은 내 회고록이자, 각 4명분의 B급 기억소거제 처방 신청서이다. 앞으로 이 차원과 관련된 일에는 되도록이면 우리는 배제해 줬음을 따로 요청하고 싶다.
함필규 박사의 증언에 따라, 함필규인과 이선학인은 모종의 직감으로 함필규 박사와 이선학을 인식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태오령군 진지공사 도중 발굴되는 각종 생물 사체들 중, 길이 15cm의 딱정벌레목 곤충 다리가 다수 발견된 사례가 나타났다. 해당 곤충은 곤충학부의 조사에 따라 물땡땡이(Hydrophilidae Latreille)로 밝혀졌고, 추가적인 조사 결과 성인 인간 두개골로 보이는 부위 또한 같은 지역에서 발견되어 해당 시신들이 함필규영지의 이선학인 독립체로 현재 여겨지고 있다.
봉제군 및 거산국, 신도성부에 남겨져있는 문헌에서 시사하는 바와 같이, 제1차 대곤궁 시기에는 각종 변칙 존재 혹은 미확인된 생물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생했다.2 그 중에서는 상술한 인면곤충 관련 서술이 큰 비중을 차지했었는데, 다음은 신도성부에서 발견된 문헌 중 대표적인 예시이다.
갑술일, 봉제읍에 빌린 책을 일찍 돌려주려 인시(3시~5시)부터 일어나 밖을 나갈 채비를 하고 있던 때였다. 나는 이 일이 아주 사사로운 것이라 여겨 구태여 가족한테 말하지 않고 조용히 집 대문을 아예 나가 거리로 길목을 꺾으려던 찰나에, 아내는 조반(朝飯)으로 요기라도 하고 가라며 대문 앞까지 따라와 나를 부르고 있었다. 내가 지금 깨었다는 것을 어찌 알았는지 어느새 아궁이에 불을 때고 혹여 먹지도 않고 가버릴까 아내의 손에는 설익은 밥을 싸둔 보자기까지 있었다. 이것을 보아하니 내가 얼마나 사려깊은 아내를 두었는고 감탄하며 잠시 집에서 밥을 먹고 가기로 했다.
그러다 갑작스레, 우리 집 앞 대문에서 쏜살같이 도망치듯 달리는 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 집에서 두 리나 떨어져 사는 경두 나리였다. 사람이 그리도 무서워하는 게 대관절 무슨 일이냐 그 의중을 알 고 싶어 잠시 멈춰세우고 경두 양반이 가쁘게 호흡하며 하는 말을 찬찬히 들었다. 도성(都城)3에 갑작스레 나타난 낙수(落獸)4 여든 마리가 태오령 바깥으로 전부 튀어나와 부근 병졸들이 일순에 머리가 갉아먹힌 시체로 변했다는 일이었다. 나는 몹시 놀라 경두에게 그 낙수의 꼴을 물었는데, 머리는 마치 그 어디도 흠없이 사람같았고 몸통은 제각기 다른 벌레였다고 설명했다.5
나는 급히 아내와 아이들의 안위를 살피고 방 안으로 들어가게 했다. 그 후 무슨 일이 있어도 바깥을 볼 생각은 하지 말라고 누차 말했다. 떨어진 것들이 태오령을 넘었다는 건 이미 거산에도 득시글거릴 거라는 의미가 아니었는가. 오늘 아침 아내가 잠시 나를 멈춰 세운 것이 내 명을 이어준 정말 절호의 일수였다.
한시라도 여길 떠나지 아니하면 목숨을 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가볼만한 곳은 무위자연이 있다는 개원현이 하나뿐일 것인데, 그 아래로 가본 적은 없었다.
며칠 전부터 삼라경이 눈을 감았다는 뜬소문이 있기는 했다만, 굳이 신경쓰고 싶지는 않았던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 일은 무엇인가. 정말로 신이 우리를 더 이상 볼 가치도 없어졌다는 것인가. 사실이 어떻게 되었든, 나는 정말로 지금 하늘님께 버림받은 감정이다.
(이 이상은 벌레먹은 흔적으로 보이지 않음)
-「급서일기」 저자미상6
이를 관련지어 차원학부는 대곤궁 시기에 발생한 변칙 개체 대발생 사건은 다른 차원의 변칙 개체가 Nx-50으로 이동하게 되었던 것이 아니냐고 접근했다. 실제로 녹야현 강에서 발견되는 종 미상의 유기물들은 외부 차원의 독립체들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 경우가 있었기에 해당 주장은 충분히 지지받을 수 있었다.
이에 나아가 차원학부와 곤충학부는, 제1차 대곤궁의 여파로 발생한 거대 공동(空洞)이 다른 차원들 중 함필규영지의 독립체들의 소행일 것이라고 말했다. 함필규영지는 실제로 주요도시인 '이선학의 심장'이 지하에 존재하고 있음이 이를 시사하듯, 이선학인과 함필규인은 지하환경에 적응되어 있다. 우리 차원으로 함필규인들이 대거 이동되었을 당시 함필규인은 함필규 박사를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Nx-50에서 탈출하려 시도하려다 Nx-50에서 지상으로 공간이 뚫린 것으로 추정했다.7 이 가설에 근거해 동공이 만들어진 바로 아래 지역인 신도성부에서 시추 공사를 진행하자 실제로 함필규인 개체와 유사한 사체의 흔적이 대거 발견되었다.
차원학부 및 곤충학부의 연구에 따라 제2차 대곤궁이 이와 같은 양상으로 진행된다면, 다시 우리 차원에 출현한 함필규인들이 다시 공동을 파내려 시도하거나 함필규 박사가 다시 나타나기까지 Nx-50을 다른 변칙 개체와 함께 대규모로 점거할 가능성이 있다.
해당 가설이 사실이고, 만일 실제로 일어난다는 가정 하에 윤리위원회는 함필규 박사 및 이선학 교수의 처분 권한을 전적으로 O5에게 이관하기로 승인했다. 다만, 아직 확정된 가설이 아니므로 두 인원은 현재까지 변화 없이 윤리위의 보호를 받고 있다.
예측 3
시간변칙 가설
시간변칙부, 지속가능격리개발과는 단순한 대곤궁 시나리오가 아닌, SCP-1547-KO의 변칙성 자체에 더욱 주목했다.
지속가능격리개발과: Nx-50 무산군 공장에서 배출되는 폐기물들은 지속가능격리개발과에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 외에도 녹야연의 포자와 청해군의 폐사한 어류들의 표본을 통해 재활용 가능성을 연구하던 도중, Nx-50에서 자생하는 균류나 미생물의 번식 양상에서 특이한 점을 포착했다.
채취한 표본은 표본의 부위마다 세균이 번식하기도 하고, 반대로 줄어들기도 하였다, 즉 표본의 미시적인 일부분에서는 시간이 정방향으로 가기도 하고, 역방향, 저속, 고속으로 진행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지속가능격리개발과는 위 현상으로, Nx-50의 공간은 매우 미시적인 면에서 시간의 흐름이 다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시간변칙부: 시간변칙부는 지속가능격리개발과의 연구를 기점으로 Nx-50의 시간변칙적 특성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시간변칙부는 대곤궁에서 발생한 현상을 탐구함과 동시에 상술된 예측 1안과 예측 2안의 근본적인 한계를 지적했다.
각 독립적인 시간선은 통상 직선적으로 시간이 진행되며, 별다른 변칙적 현상이 없을 경우 서로 간섭하지 않는다. 그런데 모종의 이유로 시간선이 간섭이 일어난다면 두 우주 간 물체가 공존하거나 두 가지 모순된 사건이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은 대개 2개 정도의 평행우주끼리만 발생하는 일이 대부분이지만 "Nx-50GPK급 제2차 대곤궁 시나리오"라는 사건에 경우 다수의 시간선이 복합적으로 간섭되었을 때 나타나는 양상을 가졌다. 이를 잠칭 "굵은 시간꼬임"이라고 한다.
여러개의 전선이 꼬여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내가 필요한 전선이 무엇인지 손으로 따라가 보면 복잡하게 꼬인 매듭 구간에서부터는 더 이상 따라가볼 수가 없다. 어떤 순간엔 선을 잘못 따라가기도 한다. 다시 시도해봤을 땐 전혀 다른 곳으로 이어진다.
Nx-50GPK급 시나리오도 이와 같다. 전선이 꼬여있어 계속해서 시도해도 다른 선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시간선 자체가 다른 시간선과 겹쳐져 있기에, 정적인 단일의 시간선을 따라 예측을 시도하면 반드시 하나로 의견이 합치되지 못하게 되는 법이다. 통계예언학부에서 항상 2040년에 매우 선명한 예언불가재해가 발생했던 것은 2040년에 무수히 많은 양의 시간선이 굵은 시간꼬임을 형성하여 일어난 일로 추측된다.
- 제04K 시간변칙부 재단 이슈칼럼 발췌
이를 통해, 차원학부에서 발표한 차원꼬임 현상도 시간선 자체의 꼬임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제1차 대곤궁 당시 일어난 의견의 혼선과 각종 외부 차원 생물의 출현은 당시의 굵은 시간꼬임이 촉발시킨 영향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간변칙부에서는 지속가능격리개발과의 조사에 따라, Nx-50은 자연적으로도 역행, 가속, 엔트로피 역전 등 시간변칙에 관련된 변칙적 양상이 잠재해 있으며, 대곤궁은 그러한 시간변칙이 대폭 급증하는 현상이라고 규정한다.
일부 시간변칙부 인원들은 Nx-50GPK이 이러한 본질적 특성때문에 애시당초부터 예측이 가능한 사건이 아니라고 여긴다. 본 사건이 SCP-1547-KO로서 명명된 이유도 이러한 의견이 받아들여진 데에서 기인하며, 최소한의 시기 예측과 기록 아카이빙 작업 외에는 달리 확실하게 예방할 수 없다고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