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련번호: SCP-1531-KO | 3/1531-KO 등급 |
| 등급: 유클리드 | 보안인가 필요 |
특수 격리 절차: SCP-1531-KO는 표준 인간형 격리실에 격리한다. 드래곤 길들이기 프로젝트 일환에 따라 매일 정기적인 훈련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SCP-1531-KO는 임시적 E계급 권한이 부여되어 있다.
손기정 연구원이 SCP-1531-KO를 직접 맡아 격리하고 연구한다.
설명: SCP-1531-KO는 제비꽃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 복합적 생명체로, 폐기된 금속 및 기계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SCP-1531-KO는 유기적으로 설계된 기계적 결합과 구조 덕분에 대상의 신체는 이례적인 형태로 기능한다. 대상은 자신의 의지로 신체를 조립하거나 변형할 수 있으며, 형태에 따라 특정한 변칙적인 기작을 사용할 수도 있다.
SCP-1531-KO는 보통 용의 형태를 취하며, 해당 형태에서 대상은 전통적으로 묘사된 용이 지닌 특징을 모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SCP-1531-KO는 날개를 통한 비행 능력을 지녔으며, 브레스1를 쏘는 것 역시 가능하다. 대상은 다양한 형태로 변형할 수 있으나, 보통 해당 형태를 가장 선호하며 또 능숙하게 움직일 수 있다. SCP-1531-KO가 보여준 다른 형태나 특징은 아직 없다.
발견: SCP-1531-KO는 대구광역시 소재의 [편집됨] 지역에 위치한 고물상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초기 보고에 따르면, 고물상 주인이 SCP-1531-KO를 처음 발견하였으며, 이를 신고하지 않고 몇 달간 함께 지내온 것으로 확인된다. SCP-1531-KO는 발견 당시, 고물상의 다양한 금속 및 기계 부품들과 혼합된 상태였으며, 앞서 서술된 모습과 같은 형태였다.
조사관: 우와, 진짜 용이네.
[편집됨]: 말했잖슈. 용이라고.
조사관: 진짜 용일 줄은 몰랐지. 이게 뭐 어떻게 된 겁니까?
[편집됨]: 글쎄, 그걸 제게 물으셔도 원. 전 그냥 새가 둥지에서 떨어졌구나! 해서 키웠는데.
[편집됨]: 제비가 아니라 고물이었슈.
SCP-1531-KO: 밥 줘.
[편집됨]: 밥타령은! 아까 많이 줬잖여!
SCP-1531-KO: 넌 참치 통조림이 밥이냐? 안에 참치도 없던데?
[편집됨]: 어라, 이놈 말뽄새 보게? 야, 그럼 고물상에서 빈 깡통을 주지 뭘 주겠냐?
조사관: 자, 잠깐만요. 괜한 자극은…
SCP-1531-KO: 그럼 나도 드러눕고.
SCP-1531-KO가 몸을 옆으로 기우뚱거리며 드러눕는다.
[편집됨]: …저걸 보고 어떻게 욕을 안 해요? 하여간 속 터져 죽겠네. 쟤 먹는 양을 조사관님이 몰라서 그래유. 미치고 팔짝 뛴다니까?
조사관: 일단 무슨 소린지 알겠습니다. 진정하시죠.
[편집됨]: 하여간 빨리 데려가 줬음 좋겠슈. 어디 동물원이든 동물 보호 재단이든.
SCP-1531-KO: 뭐야, 이제 와서 버리게?
[편집됨]: 얘가 섭섭하게 못하는 말이 없어. 버리기는. 더 좋은 주인 찾아주는 거지.
[편집됨]이 조사관 옆에 속닥거린다.
[편집됨]: 버리는 거 맞슈. 제비도 다리 고친 사람 얼굴은 알아본다는데. 어? 저놈 봐라, 저거 저거. 너 지금 뭐 하냐?
SCP-1531-KO: 뭐하긴 밥 먹지.
[편집됨]: 야, 너 저게 얼마짜린— 아, 진짜 빨리 데려가!
부록1
배일호 박사: 그런 연유로 이게 우리에게 왔다.
클라라 박사: 전부터 누구 주워 오는 거 취미가 되신 거예요?
이고양 연구원: 와. 짱 크네.
이고양 연구원: 짱 크니까 짱 멋있다!
손기정 연구원: 그래서 이번엔 또 뭔데요? 웬 드래곤? 저번엔 개미 메이드였더니.
배일호 박사: 낸들 어쩔 수 있겠냐? 제비꽃에서 왔다잖아. 그런 거 우리 전매특허니까 주워 온 거지.
이고양 연구원: 전매특허는 무슨. 그냥 멋있으니까 데려온 거잖아요. 부장님 마음도 모를 것 같아요?
배일호 박사: 쩜오는.
클라라 박사: 그래서 이건 어디 둘 건데요?
SCP-1531-KO: 물건 취급은 좀 섭섭한데.
클라라 박사: 예, 데려온 사람이 잘 알겠죠?
배일호 박사: 설마 내가 미쳤다고 부서실에 두겠냐.
클라라 박사: 최근에 제3차 한반도내 변칙 대발생 발령 뜬 거 아시죠? 그새 확보한 변칙개체가 엄청 늘었어요. 격리실이 없다고요.
배일호 박사: 알아. 그래서 여기 풀어둘 거야.
손기정 연구원: 얼씨구, 그게 더 문제 아니에요? 밖에다 푼다고요?
잠시 침묵
손기정 연구원: 나 진짜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표정 좀 짓지 마요. 잊으셨나 본데 재단은 격리가 모토라고요. …내 이걸 부장님께 말하게 될 줄 몰랐는데.
배일호 박사: 귀 닳겠다, 닳겠어. 세 명이서 날 갈구니 참 오래도 살겠다 진짜.
배일호 박사가 목줄을 들어 보인다.
배일호 박사: 목줄 채웠잖아. 안 보여?
소형견용 개집, 표준형
이고양 연구원: 그럼 저건 개집이고요?
배일호 박사: 잘 아네.
이고양 연구원: …부장님, 제가 이런 말 잘 안 꺼내는 거 아실 텐데요.
잠시 정적
이고양 연구원: 부장님, 바보예요?
배일호 박사: 고양아.
클라라 박사: 둘이 그만 놀고 묶기나 하라고요. 기정 씨, 일단 목줄 좀.
잠시 정적
클라라 박사: (고개를 돌리며) 손기정 연구원?
이고양 연구원: 기정 씨 방금 날아갔어요. 목줄에 발 걸려서 그대로.
잠시 정적
배일호 박사: 시말서 또 쌓이겠네. 하이고.
손기정 연구원: 끄아아아아아아아악—!
손기정 연구원이 비명 지른다. 손기정 연구원이 SCP-1531-KO의 날갯짓에 맞물려 하늘을 몇 바퀴 회전한다.
손기정 연구원: 아이 시발 진짜—
손기정 연구원이 공중에서 몸을 꺾어, SCP-1531-KO의 꼬리를 붙잡는다.
SCP-1531-KO: (고개를 돌리며) 응? 뭔데 너?
손기정 연구원: 야, 기다려. 멈춰. 어디 가려고.
SCP-1531-KO: 다시 그 고물상에. 여기보단 거기가 더 살만하겠다. 사람도 없고. 내가 좀 내성적이거든.
손기정 연구원: 그럼 내려주고 가, 우이씨—!!!
통화 벨소리.
손기정 연구원: (전화를 받으며)여보세요.
배일호 박사: 용케도 안 죽었네.
손기정 연구원: 진짜 죽을래요?! 관리 끝났다며! 목줄만 걸면 된다며!
잠시 멈춤.
손기정 연구원: 이게 지금 목줄만 걸면 끝나는 문제로 보여—?!!
배일호 박사: 야, 그래도 내가 네 선임인데—
손기정 연구원: 뒤지게 생겼는데 선임이고 나발이고— 어, 어떻게좀 해봐요! 이런 일 뒤처리 잘하시잖아요! 방법 좀 떠올려보시라고요!
배일호 박사: 안 그래도 기동특무부대에게 이 사실을 알리려고 이고양이 전화 걸었다. 걱정하지 마.
잠시 멈춤
배일호 박사: 야, 통일해서 시켜. 짬뽕 어때, 짬뽕.
이고양 연구원: 에에, 그러지 말고, 짜장면 시켜 먹어요.
배일호 박사: 그럼 난 짬뽕.
손기정 연구원: 배일호 이 개새끼야!
화면이 흔들린다. 강한 풍파에 의해 손기정 연구원이 뒤로 밀려난다.
배일호 박사: 어어, 걱정 말어. 너 지금 뺑뺑이 돌고 있어. 네가 꼬리 잡아서 걔가 방향 감각 잃었나 봐.
SCP-1531-KO: 이상하다, 왜 계속 같은 공간이지.
배일호 박사: 저러고 있으면 힘이 부닥쳐서 알아서 내려오겠지. 그 시간에 좀 친해지길 바라. 너 그런 거 잘하잖아.
손기정 연구원: 이놈 진짜 용도 아니잖아요? 안 내려오면요?
배일호 박사: (잠시 침묵) 야, 그냥 짬뽕 먹자니까— 아, 미안. 신호가 안 잡히네. 전화가 안 들려.
손기정 연구원: 개시발, 배일호, 진짜 죽인다. 네 책상 오른쪽 서랍 안에 네가 뭘 숨겨뒀는지—
통화 종료음.
이고양 연구원: 저거 그대로 놔둬도 괜찮은 거 맞아요?
배일호 박사: 낮은 고도로 비행 중이라 남들 눈에 띄지는 않을 거야. 혹여 문제가 생기더라도 에어쇼 연습한다고 역정보 때리면 되고.
이고양 연구원: (어색하게 웃으며)그걸 묻는 건 아니었는데.
클라라 박사: 저렇게 계속 돌다간 기정 씨 혼 나가겠어요. 안 되겠네요. 이제라도 제가 뭘 좀…
배일호 박사: 일할 거면 미리 배부터 채워둬. 우린 근로 시간 중에 최소한 식사할 권리가 있다고.
이고양 연구원: 그럼 기정 씨는요?
배일호 박사: 그래서 하나 시켰잖아.
이고양 연구원: 아니, 그나저나 짬뽕 드시면서 뭘 쓰시는 거세요, 자꾸?
배일호 박사: 시말서.
SCP-1531-KO가 기지 내 야외 휴식 공간으로 무사히 착륙한다. 손기정 연구원이 SCP-1531-KO에서 내린다.
클라라 박사: 손기정 연구원, 괜찮아요?
짜장면, 표준형
손기정 연구원: (거친 숨소리)그거 내 짜장면이야?
이고양 연구원: 네? 아.(고개를 끄덕인다.)
손기정 연구원이 배일호 박사를 바라본다. 배일호 박사는 과장된 제스처로 손기정을 열렬히 환영한다.
배일호 박사: 역시 손기정이야! 믿고 있었다고! 난 자네가 1531-KO를 통제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니까!
잠시 정적
배일호 박사: 그러니까 그 짜장면 내려놓고 얘기하자.
잠시 정적
배일호 박사: 그럼 적어도 시말서엔 묻지 않게—
철퍽이는 소리
재단 인사부
공식 시말서 양식
책임자: 이강수 이사관
시말서 작성자: 배일호 이사관보
제목: SCP-1531-KO 운영 건에 대해
배일호 박사입니다. 손기정 연구원이 해냈습니다. SCP-1531-KO를 길들이고 조종하고, 비행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SCP-1531-KO는 여타 제비꽃 개체와 달리 온순하고 순종적입니다. 모방성을 포함해 여러 변칙적인 기작으로서, 군사적인 가치가 매우 뛰어난 변칙 개체이기도 하죠. 이를 적극 활용해 드래곤 부대를 창설하면 어떨까 싶은데, 드래곤 라이더 같은 거.
안 그래도 요전 번에 다른 곳에서 말 많더만, 그냥 제가 먼저 창설하면 안 됩니까?
답장
시말서 양식에 맞춰 다시 작성하게. 그때까진 자네 의견 받지 않을 걸세.
재단 인사부
공식 시말서 양식
책임자: 이강수 이사관
시말서 작성자: 배일호 이사관보
제목: SCP-1531-KO 운영 건에 대해:re
증명하면 되는 거죠?
기다리십쇼.
답장
이런 식으로 시말서를 쓰지 말래도. 이 검은 얼룩들은 또 뭐야?
부록2: 차원학부 비공식 기록
손기정 연구원: 그니까, 저보고 뭘 하라고요?
배일호 박사: 조교.
이고양 연구원: 푸흡―!!!
이고양 연구원이 사례에 들리며 기침한다.
이고양 연구원: 게흑, 쿨럭―? 부장님, 정말! 갑자기 그런 말을 하고 그러세요!
배일호 박사: 내가 뭐랬냐? 쟨 또 왜 저래?
손기정 연구원: 무시하세요. 본론으로 돌아가죠. 그니까 부장님 말은 저보고 SCP-1531-KO를 가르치란 말씀이신 거죠?
배일호 박사: 응.
손기정 연구원: 그니까, 직접 날도록 훈련하고. 제가 직접 그 위에 올라타서 라이딩도 하고.
배일호 박사: 잘 아네.
손기정 연구원: 왜요?
배일호 박사: 야, 내가 남들과는 조금 살짝 다른 부분이 있을지언정 모지리는 아니야. 니네가 뭔 생각으로 그리 묻는지 알고 있거든?
클라라 박사: 아니었어요?
이고양 연구원: 신기하네요.
배일호 박사: 지방 방송 꺼라. 아무튼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하나야. 대비지.
클라라 박사: 대비요?
배일호 박사: 기준현실에 다른 배일호들이 슬슬 이쪽으로 건너오기 시작했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잖아. 죽은 사람도 꽤 된다고. 니들도 알지?
배일호 박사: 그저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어. 대비해야만 하지. 그러기 위해선 우리에게도 쓸만한 전력이 필요할 테고.
이고양 연구원: 이런 말해서 죄송한데요, 부장님…
배일호 박사: 죄송하면 하지를 않는 게…
이고양 연구원: 저희는 특무부대가 아니라 연구원 아닌가요?
손기정 연구원: 동의. 자꾸만 저희 활동을 벗어나고 있잖아요. 차원 연구는 어디 갔어요? 위에서도 성과 없다고 예산 다 잘랐더만.
배일호 박사: 괜찮아. 내가 내고 있으니까.
클라라 박사: 예산이 잘렸었다고요?
배일호 박사: 내가 내고 있대도.
이고양 연구원: 부장님이 돈이 어딨어요? 월급도 안 받고 일하시잖아요.
배일호 박사: …아.
배일호 박사: 아!
배일호 박사: 아―?!!
여기는 차원학부 부서실이에요. 여긴 이고양 씨도 있고, 클라라 박사님도 있고… 그리고 또 저 새끼가 있죠. 하지만 우리에겐 드래곤도 있어요. 우린 그들을 길들이고, 배우고, 지켜줘요. 그리고 그들도 우리를… 지켜주나? 가끔은, 어. 우리 자신으로부터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린 드래곤들을 그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거란 거죠. 당신도 마찬가지죠?
네? 씨발. 네?
손기정 연구원: 얼씨구. 자꾸 얘기가 딴 길로 새 나가는데. 1531-KO를 길들이라는 이유가 대체 뭔데요?
배일호 박사: 어, 음. 멋있음이 2할, 간지난다가 2할, 효율성이 6할이라서?
손기정 연구원: 설명해봐요.
배일호 박사: 유동적인 기계 신체라고. 외골격을 지닌 제비꽃 개체와 달리 신체가 파괴돼도 철분만 제공된다면 얼마든지 수복이 가능하지. 부서진 교단 점마들 알지? 기계 팔 달고 다니니깐 짱 세잖아. 같은 이치야.
배일호 박사: 거기다 성격도 제법 나쁘지 않은 편이고. 귀차니즘이 존나게 많은 게 단점이긴 한데, 그건 고치면 되는 거고. 그 정도면 우리가 관리하는 변칙 개체 중에선 1티어잖아? 안 그래?
클라라 박사: 그런 말은 대체 어디서 알아 오는 거예요?
배일호 박사: (건성 거리며) 예예, 안녕하세요. MZ세대 대표, 시대를 주도하는 틱톡 대스타 배일호02예요. 쇼츠 찍어볼게요.
배일호 박사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특정 춤을 부자연스럽게 흉내낸다.
배일호 박사: 탕탕탕후루마라탕후루.
클라라 박사: 앉아요.
배일호 박사: 네.
잠시 정적
손기정 연구원: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는)그래서 이걸 굳이 제게 시키는 이유는?
배일호 박사: 변칙친화성이 우리 중에서 가장 높잖아. 웬만한 놈들보다야 네가 같이 놀아주는 게 백배 나아.
손기정 연구원: 어, 음. 어. 네. 싫어요.
배일호 박사: 아, 왜!
손기정 연구원: 부장님이 왜 그렇게 보채시는지 제가 모를 줄 알아요? 저번에 저기 근처에서 드래곤라이더 부대를 만든다고 엄청 질투했잖아요. 그 타이틀 내가 먹어야 했는데, 먹어야 했는데 하고 밤새도록 주절대신 거 안 잊었거든요.
이고양 연구원: 때마침 1531-KO도 용이네요.
클라라 박사: 진짜 그거 때문이에요?
잠시 정적
배일호 박사: 난 배이호 박사예요.
손기정 연구원: 아 진짜 부장―
배일호 박사: 미안하지만 손기정. 넌 거절할 수 없다. 난 거대한 흐름을 볼 줄 알지. 이 이야긴 그렇게 흘러가게 돼 있어.
손기정 연구원의 뒤로 두 명의 요원이 다가온다. 두 명이 손기정 연구원의 겨드랑이에 손을 끼워 넣고는 그대로 들어 올린다.
손기정 연구원: 뭐, 뭐야―?! 댁들 누구―
이고양 연구원: 기정 씨?! 어라, 이분들 누구세요?
배일호 박사: 비밀부 소속 요원들이야. 네 땡깡을 전면적으로 책임져주기로 했어.
손기정 연구원: 비밀부―?! 우, 웃기지 마요, 그런 부서 없잖아요!
배일호 박사: 어, 다 비밀이라서 비밀부야. (손짓하며)데려가세요.
손기정 연구원: 아니 정말― 아니 왜 이렇게까지― 진짜 이렇게까지 열심히 사시는 이유가 뭐냐고요―!!!
손기정 연구원이 끌려 나간다.
클라라 박사: …와.
이고양 연구원: 저래도 되는 거 맞을까요?
배일호 박사: 낸들 아냐?
클라라 박사: 한 가지만 물을게요. 저 사람들 누구예요?
배일호 박사: 몰라. 갑자기 나타나서 데려가길래 장단 좀 맞춰줬어.
잠시 정적
배일호 박사: 그래도 실험실 쪽으로 잘 가네. 착한 사람들인 듯.
이고양 연구원: …기정 씨가 걱정되네요.
부록3: SCP-1531-KO 상호작용 실험
손기정 연구원: 아오.
손기정 연구원이 격리실 안으로 넘어진다. 요원들이 돌아간다.
손기정 연구원: 저기요, 댁들 누구길래 사람을 이렇게 막―
격리실 문이 닫힌다.
손기정 연구원: 저기요. 진짜 아무 절차 없이 이따구로 하는 거예요?
손기정 연구원: 안전 설비는요? 복지는? 브리핑도 없고 사람도 없고―
SCP-1531-KO: 저기, 여기 자리 있거든.
손기정 연구원: 조용히 좀 해봐. 내가 먼저 떠들어대고 있잖아!
SCP-1531-KO: 아니, 뭐?
손기정 연구원: 진짜, 뭔 사람이 이리도 무책임해? 내가 진짜 자기 꼬붕인 줄 아나! 여기서 나가기만 한다면―
잠시 정적
손기정 연구원: 잠깐. 여기 격리실이네?
SCP-1531-KO: 생각보다 멍청하네. 여긴 왜 온 거야? 끌려온 것 같던데.
손기정 연구원: 시끄러워. 일하려고 온 거지.
SCP-1531-KO: 그런 거라면 저기 저것 좀 던져줘. (물고기통을 가리키며)나 손이 안 닿아.
손기정 연구원: 손 뻗어. 너 몸 맘대로 변하잖아.
SCP-1531-KO: 귀찮아. 그것도 힘써야 하는 거라구.
SCP-1531-KO가 몸을 축 늘어뜨린다.
손기정 연구원: (코웃음 치며)이상한 녀석이네. 네 친구들하고는 좀 다른 것 같은데.
SCP-1531-KO: 뭐, 벌레? 걔네가 이상한 거야. 너 지금 그거 굉장히 실례인 발언이라고.
SCP-1531-KO: 네가 인간인 건 맞지만, 한국인이지 중국인은 아니잖아? 네가 내게 한 말이 대충 그런 거라고.
손기정 연구원: 중국서 살다 오긴 했는데.
SCP-1531-KO: 허. 우연찮게 정곡을 찔렀네.
손기정 연구원: 그래, 너 최고다. (어깨를 으쓱이며)한국말 잘하네. 어디서 배운 거야?
SCP-1531-KO: 몇 년을 외지에서 살다 보면 죽기 살기로 익히는 때가 와.
SCP-1531-KO: 농담이야. 자연 학습했어. 공부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지. 설명해도 이해 못 할테니까 안 할게.
손기정 연구원: 응, 다른 전공 놈들도 다 너처럼 말하더라고.
SCP-1531-KO: 그나저나 너 여기 왜 온 거야? 일하러 왔다며. 나랑 수다 뜨려고 온 거야?
손기정 연구원: 아.
손기정 연구원: 너 날 줄 알지? 재단에서 일하지 않을래?
잠시 정적
SCP-1531-KO: 뭐야, 그게. 변칙개체라고 가둘 땐 언제고.
손기정 연구원: 그래서 싫냐?
SCP-1531-KO: 응. 귀찮아.
손기정 연구원: 그러면 나도 여기서 드러눕는 거고.
SCP-1531-KO: 설마. 때 되면 꺼내주겠지.
잠시 정적
SCP-1531-KO: (의미심장한 말투로) 아, 어… 진짜로?
손기정 연구원: 내가 모시는 상사가 좀 특이해서.
SCP-1531-KO: 굶어 죽을 때까지?
손기정 연구원: 굶기만 하겠어. 생리현상도 다 여기서 해결해야 할 판이지.
SCP-1531-KO: 여기 완전 블랙 기업이네?
손기정 연구원: 나아진 형편이지.
손기정 연구원: 자, 선택해. 1531-KO. 내가 죽을 때까지 같이 있을래. 아니면 순순히 나랑 협조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래.
손기정 연구원: 아, 굳이 압박주려고 이 말하려는 건 아닌데.
잠시 정적
손기정 연구원: 나 소변 마려워. 지금.
SCP-1531-KO: (분석 불가)―?!!
부록3: 장기 프로젝트 운영 안건 심화 논의
[기록 시작]
서연희 격리담당관: 잠깐만요. 녹음 들어갈게요. ―뭘 하신다고요?
배일호 박사: 드래곤 라이더.
서연희 격리담당관: 박사님.
배일호 박사: 아, 왜. 문제 있어? 거참, 글쎄 내가 책임진다니까.
서연희 격리담당관: 아뇨. 사탕은 1인당 하나씩 가져가야 한다고요. 그렇게 두 손 가득 집어 갈게 아니라.
배일호 박사: 아.
서연희 격리담당관: 저야 뭐, 위에서 시키는 거 하라는 거 군말없이 따라야하는 거니까 딱히 할 말은 없는데요. 저번처럼 생난리를 피우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배일호 박사: 개미 메이드?
서연희 격리담당관: SCP-1914-KO죠. 사상자가 워낙 컸잖아요. 그니까, 댁 클론 같은 게 다시 나올 일은 없도록…
잡음. 발소리. 누군가 질질 끌려 나가는 소리.
서연희 격리담당관: 지금 누가 끌려나갔는데?
손기정 연구원: 살려주세요!
배일호 박사: 아, 손기정. 드래곤 라이딩 배우고 있어서. 같이 가는 저놈들은 쟤네는 비밀부 쪽 요원이고.
서연희 격리담당관: 우리 기지엔 그런 부서는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배일호 박사: 어, 비밀부라서 다 비밀이야.
잠시 정적
서연희 격리담당관: 그렇군요.
배일호 박사: 그래서, 서류 제출은 이걸로 끝?
서연희 격리담당관: 본래라면 재단 교육 안내 영상을 다시 시청하라고 말씀드리고 싶거든요. 네, 끝이에요. 이번 프로젝트에 관하여 주의사항만 말할고 끝낼게요.
배일호 박사: 짧게 해.
서연희 격리담당관: 이번 일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전적으로―
배일호 박사: 어이쿠, 이 버튼은 뭐지?
[기록 종료]
부록4: 장기 프로젝트 시행 2주차 실험 기록
이 시점에서 배일호 박사가 주관하는 장기 프로젝트인 "드래곤 길들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해당 프로젝트를 시행하기 전, SCP-1531-KO가 재단에 순종적이고 협력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으며, 변칙성을 전문적으로 운용할 잠재력이 있다는 점을 입증해내기 위해 약 2주간 라이딩 훈련을 시작했다. 해당 훈련은 손기정 연구원이 직접 참여해 함께 진행했다.
프로젝트 "드래곤 길들이기"
훈련 성과 보고서
본 보고서는 작전 제출용 보고서와 무관함을 밝힘
지시 훈련: 훈련 필요
― 대상은 손에 음식을 들고 있지 않으면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는 경향이 있음.
날개 훈련: 훈련 필요
― 대상은 날개를 펴고 접는 행동을 매우 귀찮아함. 이는 프로젝트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
적응 훈련: 훈련 필요
― 대상은 훈련 전반에 대한 적응을 꺼리고 있으며, 지속적인 교정이 필요함.
라이딩 훈련: 훈련 중
― 손기정 연구원이 탑승하여 대상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고 안정적으로 이끌어내는 훈련을 진행 중. 대상이 유일하게 흥미를 보이는 훈련임.
기록 갱신: 대상은 빠르고 효율적인 동작을 극도로 선호하며, 초기에는 자신의 강점을 살려 손기정 연구원을 몸에서 떼어내기 위해 강하게 저항했다. 대상은 1주 간 격렬한 반항을 보였으나, 현재는 순응하며 적극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손기정 연구원과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으로 적대적인 태도가 완화된 것으로 추측된다.
결과: 손기정 연구원이 훈련 중 여러 차례 경미한 부상을 입었으나, 현장 의료진의 신속한 대처로 큰 문제 없이 치료되었다. 해당 치료비는 모두 배일호 박사에게 청구되었다. 청구 거부 요청은 기각되었다.
본 프로젝트는 약 2주간 큰 차질 없이 진행되었으나,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배일호 박사의 독단적인 방식은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제비꽃의 현실침탈 습격 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 것이 최종적으로 승인되었다.
SCP-1531-KO: 오늘은 뭘 해야 하는 건데.
손기정 연구원: 보자, 우리 어디까지 했냐?
SCP-1531-KO: 음, 노닥거리기? 잡담하기? 아니면 시시덕거리면서 상사 뒷담 까기?
손기정 연구원: 아니, 그거 말고.
SCP-1531-KO: (건성거리며)기정아, 너도 이거 말도 안 되는 거 알고 있잖아. 내가 널 어떻게 태우고 날면서 임무를 수행하냐? 얼마나 귀찮은데, 그게.
손기정 연구원: 솔직히 처음엔 나도 그랬는데. 하다 보니까 생각이 좀 바뀌네? 너 의외로 탑승감이 나쁘지 않아.
SCP-1531-KO: 야, 그거 내가 맞춰주는 거거든? 일일이 좌석 만드는 게 얼마나 힘 많이 드는지 알기는 하는 거야?
손기정 연구원: (거들먹거리며)미안, 난 그런 변칙성이 없는 순전한 인간이라서. (피식 웃더니)그래서, 너도 싫었던 건 아니잖아? 게으름은 다 피울 것처럼 굴더니 순순히 협조하고 있고.
SCP-1531-KO: 네가 밥 안 줄 거라며.
손기정 연구원: 밥 없이도 멀쩡히 살 수 있잖아.
SCP-1531-KO: 야,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밥 없이 삼시세끼 먹을 수 있냐, 넌?
손기정 연구원: 중국 출생이라 그것까진 몰랐네.
SCP-1531-KO: 수틀리면 중국 들먹여요, 아주.
SCP-1531-KO가 발을 딛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SCP-1531-KO: 어제 탑승까지 했으니, 오늘은 직접 날아볼 차례야.
손기정 연구원: 기억하고 있었네.
SCP-1531-KO: 네가 기억력이 딸리는 거야.
배일호 박사: 네들 연애하냐?
잠시 정적
손기정 연구원: 으아악―?!! 부, 부장님?! (당황하며)언제부터 거기 계셨어요?!
배일호 박사: 처음부터 새꺄. 처음부터.
SCP-1531-KO: 전혀 몰랐는데.
배일호 박사: (실소를 터뜨리며)기척 죽이는 게 내 취미라. 아무튼, 기정아. 문제가 생겼다.
손기정 연구원: 이제 와서 무슨 문제요?
배일호 박사: 이거 다 엎어야 할 판이야.
손기정 연구원: 예?
배일호 박사: 위에서 그러더라. 다 좋은데, 정작 사람들 눈에 안 들키고 저놈을 이송할 방법이 뭐가 있냐는데.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와, 나 그 말 듣고 눈물이 핑 돌아서―
손기정 연구원: 뭐요?
SCP-1531-KO: 그래서, 위에 뭐라 했는데.
잠시 정적
배일호 박사: 그러게. 나 뭐라 답했더라.
SCP-1531-KO: 야, 니네 상사. (속닥거리며)대가리가 좀 문제 있어?
손기정 연구원: (속닥거리며)아니, 그… 최근따라 유독 그러시네.
배일호 박사: 아야. 시발, 아야.
손기정 연구원: 그래서, 뭐, 다 파토나는 거예요? 2주를 얘랑 같이 보냈는데?
배일호 박사가 SCP-1531-KO를 바라본다.
배일호 박사: 야. 너 폴리모프, 그런 거 못 하냐?
SCP-1531-KO: 폴리모프가 뭔데?
배일호 박사: 인간 변신.
SCP-1531-KO: 인간 병신?
배일호 박사: 아니, 인간으로 변신하라고.
SCP-1531-KO: 해본 적 없는데.
배일호 박사: (짜증내며)그것도 못하면서 네가 용이라고 할 수 있는 거냐?
SCP-1531-KO: 나 용 아닌― 잠깐, 기다려봐. …해볼게.
손기정 연구원: 가능한 거야?
SCP-1531-KO: 이 모습은 그냥 가장 편한 모습일 뿐이니까. …잘하면 될지도 몰라. 2주간 개고생을 했는데 다 엎어야 한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
배일호 박사: 그게 바로 삶이야. 어른이 되면 속으로 울어야 하는 법이거든.
SCP-1531-KO: (짜증내며)왜 자꾸 인간의 잣대를 내게 들이미는 거야? 변칙개체라고 가둘 땐 언제고.
손기정 연구원: 부장님 쇼츠좀 그만 봐요. 저 인간 그냥 남의 속 긁는 게 취미니까, 무시하는 게 이로워.
SCP-1531-KO가 몸체를 변형한다. 쇳덩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톱니 돌아가는 소리가 불규칙적으로 들린다. 대상의 덩치가 현저히 작아지기 시작한다.
배일호 박사: 오호라, 이런 식으로 압축하는군. 만지면 큰일 나겠는데.
배일호 박사의 팔과 옆구리 사이로 금속 파편이 튕겨 지나친다. 파편이 격리실 벽에 박힌다.
배일호 박사: 훠이씨―?!
SCP-1531-KO: 아, 실수.
손기정 연구원: 아까웠어. 머리 맞추면 3점인데.
배일호 박사: 아 시팔, 야, 나 뒤질 뻔했거든요? 안 보이냐?
손기정 연구원: 못 봤어요. 죄송해요.
SCP-1531-KO가 서서히 인간의 골격을 갖춘다. 대상이 두 다리로 땅에 선다.
SCP-1531-KO: 됐어?
잠시 정적
손기정 연구원: (눈을 깜박이며) 허―
SCP-1531-KO: 왜, 어떤데?
배일호 박사: 컷. 야, 기다려. 사람으로 변신하라고. 미친 괴물 새끼가 아니라.
배일호 박사: 팔도 길고, 다리도 길고, 허리는 조오온나게 가늘고. 너, 그, 뭐냐. 존나 코스의 버려진 개새끼, 어, 닮았어.
SCP-1531-KO: 아, 진짜 쓸데없이 기준만 엄격하네. 이것도 충분히 노력한 거야!
잠시 정적
손기정 연구원: 인간처럼 안 보이죠?
배일호 박사: 응.
손기정 연구원: 옷 입힌다고 될까요?
배일호 박사: 아마도 아니.
손기정 연구원: 좋은 방법 있어요?
배일호 박사: 좋아, 전문가를 부르자.
[기록 시작]
아라 청소부장: 그니까, 어, 네? 뭘 하라고요?
배일호 박사: 못 들었니? 인간처럼 만들어 달라는 거야.
아라 청소부장: (한숨을 내쉬며)코스의 버려진 자식같이 생긴 이것을요?
SCP-1531-KO: 그니까 그게 뭐냐고.
아라 청소부장: 조용.
아라 청소부장: 제가 여기 먼저 들어왔으니까, 이제 제가 그쪽 선배예요. 선배 말에 토달지 않도록 해요.
손기정 연구원: …쓰읍.
잠시 정적
손기정 연구원: 어째 저희하고 연 닿은 인간들은… 죄다 이 꼴이 나는 걸까요?
아라 청소부장: 누구겠어요. 꺼드럭거리면서 키보드질만 하는 놈배일호 박사: 메타 발언 적당히 해. 작대기 삐죽 나오잖아.
손기정 연구원: 작대기요?
아라 청소부장: 작대기가 왜 나와요? 이러면 못생겨지잖아요.
배일호 박사: 몰라. 걔도 못생겼나 보지.
아라 청소부장: 아.
배일호 박사: 아무튼, 너도 원래 지금 모습이 아니었을 거 아냐?
아라 청소부장: 네. 그런데요?
배일호 박사: 좋아. 그럼, 쟤도 너 같이 바꿔줘. 빚어보라고.
아라 청소부장: 잠시만요. 제 새 몸을 빚어주신 건, 아버지인데요.
배일호 박사: 그 아버지 네가 죽였잖아. 하지만 걔 피는 흐르고 있을 거라고.
아라 청소부장: 생물학적 아버지는 아니었는데요?
배일호 박사: 아무튼, 네가 그 새끼 딸이라면, 너에게도 꽤 천부적인 재능 같은 게 있을 걸?
아라 청소부장: 장담하시나요?
배일호 박사: 어, 음. (목덜미 어루만지며)한 33%?
아라 청소부장: 에휴, 그 정도면 얼추 높네요. 까짓거 해보죠.
손기정 연구원: 잠시만요. 왜 하필 얘한테 시켜요? 충분한 전문 인력도 있을 텐데.
배일호 박사: 내 연락처에 쟤, 너, 이고양, 클라라, 이사관님밖에 없는데.
손기정 연구원: …번호 있으셨어요?
배일호 박사: 뭐?
아라 청소부장: 조용히. 집중해야 하니까요.
쇠 부딪히는 소리
SCP-1531-KO: 악?! 뭘 만지는 거야?
아라 청소부장: 뭐하긴요. 저처럼 만들어드리는 거죠.
SCP-1531-KO: 악?! 야, 진짜 아파! 야, 맘대로 만지지―
아라 청소부장: 아프면 손들어요.
잡음
손기정 연구원: 이렇게 막무가내로 해도 돼요?
배일호 박사: 내가 언젠 허락받고 했어?
손기정 연구원이 SCP-1531-KO를 바라본다.
손기정 연구원: 아, 납득했어요.
배일호 박사: 이걸로 이 프로젝트는 다시 시작하는 거야. 환희의 송가가 들리지 않니?
SCP-1531-KO: 아, 아아악―!!! 진짜 아파― 진짜 아프다고―!!! 손! 손 들었잖아!!!
아라 청소부장: 네, 잘 들고 있어요.
SCP-1531-KO: 아아아아아악!!!
고통스러운 비명
잠시 멈춤
손기정 연구원: 곡소리만 들리는데요.
[기록 종료]
부록5: 재단 침입자 검거 기록
[기록 시작]
클라라 박사: 좋아요. 혼 내지 않을 테니 말해보시라고요.
배일호 박사: 음, 그게 말이지.
클라라 박사: 자, 타이머 켰어요. 3분. 됐죠?
배일호 박사: 아무래도 본질론적인 얘기랄까. 접근 자체가 잘못된 걸 수도 있어. 본질에 대한 비형상학적인 접근이 필요한단 거지.
클라라 박사: 다물어요.
배일호 박사: 네.
클라라 박사: 설명하라니까 논문을 쓰고 계시네. (웃으면서)좋아요. 전 또 이 상황을 보고서로 조리 있게 작성하고, 또 이사관님께 대체 뭔 짓거릴 하냐고 부장님 대신 깨지게 생겼는데, 할 말 있으세요?
배일호 박사: 검은 달은 우는가?
클라라 박사: 아오, 진짜!
몇 초간 물건 던지는 소리. 남성의 비명.
이고양 연구원: (하품) 이번엔 또 뭔 일이에요? 또 가스 터졌어요?
클라라 박사: 하아, 코드 C요. 고양 씨.
이고양 연구원: 아, 코드 C구나.
배일호 박사: 코드 씨가 뭔데?
이고양 연구원: 부장님이 또 여친을 사귀셨다?
클라라 박사: 아니거든요.
이고양 연구원: 에이, 전 또 무슨 일 생긴 줄 알았네요. 사람들 죽어 나가는 것보단 낫죠.
클라라 박사: 그래요. 그렇게까진 큰 일이 아닐지도 모르죠. 부장님이 벌이신 일 중에서 어쩌면, 가장 사소한 축에 끼일지도 모르겠어요
배일호 박사: 그렇게 들으면 또 내가 사회적 물의만 빚는 놈 같잖아.
클라라 박사: 아니었어요?
배일호 박사: 너 그거 가스라이팅이야.
클라라 박사: 가스라이팅? 하, 얼씨구? …고양 씨, 리스트.
이고양 연구원: 보자, 보자.
배일호 박사: 뭘 꺼낸 거야?
이고양 연구원: 그냥 대략적인 기록 같은 거예요.
이고양 연구원: 직원 하나 무단 감금. 재단 틱톡 찍자고 건의하다가 기각. 혼자서 찍으려다가 또 제지당했고. 그대로 이강수 이사관님에게 달려가 "야, 네가 그리 싸움을 잘해? 야차룰로 함 뜨자"하고 발언했다가 그대로 징계를 받았네요.
이고양 연구원: 그 뒤, 변칙개체에게도 인권이 있다며 1인 단식 투쟁에 나서더니, 뒤에서는 몰래 야금야금 기지 예산을 횡령하다 또 적발…
이고양 연구원: …라는데요?
배일호 박사: …음.
잠시 침묵
배일호 박사: 일단 그것만 봤을 땐. 내가 좀 미친 새끼처럼 굴긴 했네.
이고양 연구원: 그래도 횡령하신 게 고작 오천 원 밖에 안되셔서 징계는 안 받으셨네요.
배일호 박사: 오천 원 버는 게 얼마나 힘든 줄 아냐?
잠시 침묵
배일호 박사: 근데 들어보니, 이번 일은 진짜 적어도 공익적인 일 같지 않냐?
클라라 박사: 네. 저도 듣다 보니 마음이 좀 바뀌네요.
클라라 박사: 미소녀. 네, 뭐. (웃음) 할 수도 있죠. 안 그래요? 제가 유난이었네요.
이고양 연구원: 박사님 해탈하신 거 같은데…
배일호 박사: 세상 이치가 그래.
이고양 연구원: 그나저나… 기정 씨는요? 또 안 보이는데? (큰 소리로 외치며)기정 씨!
배일호 박사: 비밀부가 데려갔어.
클라라 박사: 그니까, 그 사람들 대체 누구냐고요.
배일호 박사: 어, 비밀부라서 다 비밀―
클라라 박사: 두 번 우려먹었으면 됐잖아요. 비밀부란 것 자체가 없다고요! 슬슬 얘기 좀 해주시죠? 그 자들 대체 뭐예요?
잠시 침묵.
배일호 박사: 나도 모르는데?
클라라 박사: 네?
배일호 박사: 전에 말했잖아. 그냥 장단 좀 맞췄다고.
클라라 박사: 그럼 기정 씨는 어디 간 건데요?! 격리실에 갔다는 연락도 없었는데?
이고양 연구원: 네?!
배일호 박사: 음, 아마. 직원 휴게실?
정적.
클라라 박사: 그럴 리가 없잖아, 이―
[기록 종료]
녹화 캠 작동.
손기정 연구원: 와, 오늘따라 되게 오래 끌고 가시네요.
요원 둘에 의해 손기정이 질질 끌려간다.
손기정 연구원: 저기요. 격리실 지나쳤는데요.
잠시 정적
손기정 연구원: 아, 화장실?
화장실을 지나친다.
손기정 연구원: 오, 아니었구나.
잠시 정적
손기정 연구원: 좋아요. 이제 그만하고 말해줘요.
잠시 멈춤
손기정 연구원: 말해달라고요.
잠시 멈춤
손기정 연구원: 나 어디로 가고 있냐고!
복도를 걷던 재단 인원 하나가 손기정 연구원과 마주 본다.
손기정 연구원: 저기요! 저 끌려가고 있어요!
미식별된 재단 인원: 예, 그렇군요. 수고하세요.
손기정 연구원: 이거 농담 아니거든요?
손기정 연구원: 야, 너 왜 뛰냐? 야! 너 얼굴 다 봤어!
잠시 멈춤
손기정 연구원: …갔네.
잠시 멈춤
손기정 연구원: 이거 납치 맞죠?
잠시 멈춤
손기정 연구원: 아 썅.
재단에 침입한 비확인 인원들에게 손기정 연구원이 납치가 된 것으로 판단되었다. 배일호 박사에게 이에 관한 문책이 시행되었다.
이강수 이사관: 할 말 있으면 말해봐.
배일호 박사: 강압적인 문책을 즉각 중지해 주십시오.
이강수 이사관: 아니지. 자네가 내게 해야 할 말은 "잘못했습니다"가 먼저야.
배일호 박사: 잘못했습니다.
이강수 이사관: 뭘 잘못했는데?
배일호 박사:
이강수 이사관: (목소리를 높이며)배일호.
배일호 박사: 그니까, 그게… 예. 비밀부랍시고 문제를… 쪼금 방관한 죄?
이강수 이사관: 우리 기지에 비밀부는 없어. 비밀부여서 다 비밀인 게 애초에 없다고. 나 기지 이사관이야, 이 기지에서 내가 모르는 건 없다고!
배일호 박사: 예, 뭐, 그러시겠죠.
이강수 이사관: 그래서, 문제는 알아낸 거야?
배일호 박사: 손기정 연구원의 변칙친화성을 노리고 접근한 것 같습니다. 점마가 그 좀… 아시죠? 두루두루 다 친하잖아요. 변칙적으로, 응.
이강수 이사관: 2주 동안 아무도 눈치 못 챘던 거고?
배일호 박사: 그니까 전 비밀부인 줄―
이강수 이사관: 한 번만 더 비밀부라고 했다간 진짜 고속도로에서 문 열고 머리 갈아버린다. 알겠어?
배일호 박사: 넵.
이강수 이사관: 자, 우리 기지에서 일어난 일을 방치한 것은 잘못이야. 손기정 연구원이 잘못되면, 그건 전적으로 자네 책임이고.
배일호 박사: 네. 그렇죠.
이강수 이사관: 내가 자네 실적이 좋아서 여태까지 내게 한 기행은 눈감아줬지만, 이번 문제는 심각해도 아주 심각해. 기지에 침입자가 있던 거라고!
이강수 이사관: …그래서 …해결책은 있겠지?
배일호 박사: 음, 있습니다.
이강수 이사관: 말해.
배일호 박사: 용을 쓰는 거죠.
짧고 어색한 침묵. 길게 이어진 한숨 소리.
이강수 이사관: 결국 그 수밖에 없는 건가.
배일호 박사: 확실한 해결책이죠. 솔직히 보고 싶으셨잖아요.
이강수 이사관: …놈을 풀어.
부록6: 프로젝트 첫 시험 운용 작전 회의
이강수 이사관의 승인하에 드래곤 길들이기 프로젝트의 첫 시험 운용이 준비되었다. 동시에 손기정 연구원 구출을 위한 작전 회의가 진행되었다.
참여 인원: 배일호 연구이사관보, 클라라 박사, 이고양 연구원, SCP-1531-KO
[녹화 시작]
배일호 박사: 짜란.
클라라 박사: 짜란은 얼어 죽을. 기정 씨 구출하는 거라고요. 이번엔 각잡고좀 하세요!
배일호 박사: 한마디 한 거 가지고 되게 뭐라하네… 어어? 왜 또 주먹 드냐? 기어코 하극상을 저질러?
클라라 박사: 시끄러워요. 아무튼, 어디까지 했더라. 아, 드래곤 프로젝트의 공식적인 시험 운용이 될 것 같네요. 어떻게 될지는 해봐야 하겠지만…
배일호 박사: 조사는 어떻게 됐어?
이고양 연구원: 네! 3일 동안 열심히 조사했어요!
SCP-1531-KO: 그 인간 어째 안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그거 때문이었어?
배일호 박사: 죽진 않았어. 걔가 그래도 악운엔 강하다고.
클라라 박사: 그 악운을 누가 만드는지 원.
배일호 박사: 버럭 씨 조용.
이고양 연구원: (SCP-1531-KO를 보고)그나저나 진짜 예뻐졌네요?
SCP-1531-KO: 뭐, 콱 물어버린다.
이고양 연구원: 성격은 그대로인 것 같지만요…
배일호 박사: 그래. 이젠 누가 봐도 완전히 평범한 부신교 교인처럼 보일 걸?
클라라 박사: 남들 앞에 대놓고 보여줄 수 없는 건 매한가지잖아요.
배일호 박사: 그래. 하지만, 그게 낭만이야.
SCP-1531-KO: 이거 작전 회의라며. 너희 회의 안 해?
배일호 박사: 아.
클라라 박사: 또 이 패턴… 말 한번 잘했네요. 후딱 진행합시다!
이고양 연구원: 네! 그러니까 PoI-1531-KO, 즉 비밀부로 알려진―
배일호 박사: 야, 누구 놀리냐?
이고양 연구원: 흠흠. 아무튼 두 명으로 활동하는 이 인물들은 기지 인원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대놓고 활동하고 있었는데요. 그 누구도 제대로 침입자라고 눈치채지 못한 만큼, 전형적인 고립적 성질2을 지닌 것으로 확인됩니다.
배일호 박사: 이것도 개미 메이드 때 사건과 같은 흐름이겠지.
클라라 박사: 그자들도 부장님의 카피라는 거겠네요.
배일호 박사: 그래, 나도 조사 좀 했지.
이고양 연구원: 그, 방독면을 쓰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요…
배일호 박사: 그럼 고양이 네가 걔네 얼굴 설명해 봐.
이고양 연구원: 어… 음… 눈이 컸어요?
클라라 박사: (한숨)고립적 성질. 저희가 눈치 못 챈 거죠.
배일호 박사: 분명 우리와 의도적으로 접촉한 거야. 우리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손기정을 납치하기 위한 최적의 타이밍을 염두에 둔 거겠지.
이고양 연구원: 1531-KO의 격리실에 2주 간 이동시켜 준 건 완전 의도적이었을 거고요. 부장님의 성격상 자기들 존재도 그러려니 얼버무릴 거라고 예상했을지도 모르겠네요.
클라라 박사: 손기정 연구원을 죽이지 않고 납치했다는 점에서, 손기정 연구원의 변칙친화성에 대해서도 파악했다고 추측됩니다. 그렇다면 납치 목적은 뻔하겠네요.
배일호 박사: 그래, 뻔하지.
배일호 박사: 조교.
이고양 연구원: 푸흡―?!!!
이고양 연구원: 케헥, 뭐예요 느닷없이―! 사, 사례들렸잖아요!
SCP-1531-KO: 잠깐, 뭔데 너희. 그새 진상을 다 파악한 거야?
배일호 박사: 3일이나 줬으니까. 이 정도도 못하면 재단 왜 하냐?
이고양 연구원: 하다 보니 어떻게 됐네요. 헤헤.
SCP-1531-KO: …너희 진짜 이상해. 일을 잘하는 거야 못하는 거야?
배일호 박사: 응. 난 반병신이야.
클라라 박사: 그만 나불거리시고, 기정 씨 위치 알아 온거나 말씀하세요.
배일호 박사: (헛기침)시시티브이에서는 기지 지하로 가면서 모습이 싹 끊겼어. 그곳 어딘가에 일시적인 주머니 차원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겠지.
클라라 박사: 제비꽃 개체의 특성상 웬만한 공간보다 더 넓을 테고요.
배일호 박사: 맞아, 거기서부턴 저 녀석의 독무대라는 얘기지.
SCP-1531-KO: …귀찮은데.
이고양 연구원: 파이팅!
배일호 박사: 그 뒤는 뭐 설렁탕부터 먹고 합시다.
[녹화 종료]
부록7: 구출 작전
세 시간 뒤, 손기정 연구원의 구출작전이 절차 하에 시행되었다.
구출 작전 참가 인원: 기동특무부대 크시-52("네펜데스"), SCP-1531-KO, 배일호 연구이사관보(브리핑)
작전 목적: PoI-1531-KO 포획 및 손기정 연구원 구출
[기록 시작]
배일호 박사: 아아, 마이크 테스트. 원투뜨리포. 포피포피포피포. 들리나?
SCP-1531-KO: 들리거든.
크시-1: 하나, 체크.
크시-2: 둘, 체크.
크시-3: 셋, 체크. 모두 완료.
배일호 박사: 좋아, 땡칠이들. 주머니 차원의 위치는 지하층 승강기부터 시작해서 우회전하고 직진. 코끼리 코하고 세 바퀴 돌면 대략적인 입구가 보일 거다.
크시-2: 됐거든요. 클라라 박사님은 어디 가고 왜 이사관보님이 브리핑하세요?
배일호 박사: 오, 적대적이야. 저 새끼 이름 대봐.
크시-1: 땡칠입니다.
배일호 박사: 오케, 재밌어서 봐줬다. 안내하지.
배일호 박사가 주머니 차원의 입구로 안내한다.
SCP-1531-KO: 굉장히 익숙한 냄새가 나는걸.
크시-3: 아무 냄새 안 나는데, 너는?
크시-1: 나도.
SCP-1531-KO: 당연하지, 인간들은 모르는 냄새니까.
배일호 박사: 시끄럽고, 진입해.
배일호 박사: 아, 잠깐! 정지, 정지, 정지!
크시-2: 이미 진입했―
화살비가 인원들을 향해 내리꽂힌다. SCP-1531-KO가 팔을 크게 부풀리더니 그대로 휘둘러 저지한다.
SCP-1531-KO: …캐리.
크시-1: 훠이씨― 뒤질 뻔했네!
크시-2: 왐마야, 뭔 화살이…
배일호 박사: 함정 있으니까 살피면서 가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크시-1: 그런 건 사전에 당부하시라고요!
배일호 박사: 잊었어. 그래도, 1531 케이오 성능 죽였잖아.
SCP-1531-KO: 흥.
배일호 박사: 브리핑하게 장소 설명 좀 해봐.
SCP-1531-KO: 뭐랄까, 익숙해.
배일호 박사: 그러시겠지. 익숙해서 뭐냐고.
SCP-1531-KO: 그냥 숲. 근데 여기 숲은 아냐.
배일호 박사: 거기가 제비꽃 차원이야. 진짜는 아니고. 그럴듯하긴 해도 모조품에 불과하니까.
크시-2: 지금껏 제비꽃 개체만 상대해 봤지, 들어가는 건 처음인데요. 굉장히 기형적인 생태계 같습니다. 하늘도 보이고, 해도 떠 있고.
크시-1: 해? 뭔 해. 둥근 해?
SCP-1531-KO: 기정이 위치나 말해. 후딱 끝내자. 가서 잘 거야.
배일호 박사: 기다려봐. 지금 같은 차원이니까… 추적기 다시 작동할 거야. 위치 추적해서 좌표 전송할게.
크시-2: 위치 추적기요? 그게 왜 달린 건데요? 기정 씨 연구원이시잖아요.
배일호 박사: 술 마시고 필름 끊겼을 때 살짝. 어, 음. 자세히 알면 다친다.
크시-3: 무시하고 이동하죠.
인원들이 안으로 진입한다. 이동하는 동안, 숲속에 설치된 수많은 함정 장치가 작동한다. 대부분 SCP-1531-KO의 대처로 막히거나, 무력화 된다.
크시-2: 뭐 이리 함정이 많은 거야? 이런 일은 뒤쥐에게 시키라고.
배일호 박사: 이상하긴 한데. 아무리 나라고 이렇게 함정을 많이 설치할 이유는…
SCP-1531-KO: 근데 이렇게 계속 걸어야 해?
크시-2: 십 분 정도 이동하면 도착하니까 좀 참아.
SCP-1531-KO: 아니, 나 용이잖아. 그냥 날아가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SCP-1531-KO의 몸집이 커진다. 대상이 순식간에 용의 형상으로 되돌아간다.
크시-1: 뭐 하는 거야!
SCP-1531-KO: 먼저 가서 구출하고 올게.
SCP-1531-KO가 순식간에 날아간다. 크시-52 대원들과 떨어진다.
배일호 박사: 오, 두 시간 동안 계획 짠 게 다 무너졌는데?
SCP-1531-KO: 넌 이런 걸 원했을 거 같은데, 아니야?
배일호 박사: …빙고. 홧김에 해버려.
화면 안으로 거대한 기둥형 구조물이 포착된다. 점점 가까워진다.
배일호 박사: 저 안이야.
SCP-1531-KO: 알았어.
SCP-1531-KO가 구조물과 부딪히며, 벽을 뚫는다. SCP-1531-KO가 무사히 공동 안으로 착지한다.
SCP-1531-KO: 묘하게 생겼는데. 손기정은 어디 있어?
배일호 박사: 너 아래.
SCP-1531-KO가 고개를 내린다. 파편 속에서 철제 케이스 안에 갇혀 있는 손기정 연구원이 보인다. 케이스 덕분에 부상은 입지 않은 듯 보인다.
손기정 연구원: 주, 죽을 뻔했네!
SCP-1531-KO: 괜찮아? 구해주러 왔어.
손기정 연구원: 구해준다고? 삼도천이 보였는데?
SCP-1531-KO: 엄살 떨기는. 비켜봐, 부숴줄게.
SCP-1531-KO가 앞발을 휘둘러 케이스 천장을 부서뜨린다.
손기정 연구원: 제발 살살하라고!
SCP-1531-KO: 그동안 뭐 하고 있었던 거야?
손기정 연구원: 뭘 하긴. 세뇌당하고 있었지.
SCP-1531-KO: 세뇌?
손기정 연구원: 다행히 내성이 있어서. 걸려준 척 속이고 있었어. 딱 좋은 타이밍에 왔다.
배일호 박사: (속닥거리며)거짓말일 거야. 분명 세뇌당했을 거라고. 등 돌릴 때 공격해.
손기정 연구원: 다 들리거든요.
배일호 박사: 썅!
손기정 연구원: 애당초 세뇌에 내성 생긴 게 누구 때문인데!
SCP-1531-KO: 싸울 거면 만나서 싸워.
방 안으로 PoI-1531-KO가 들어온다.
PoI-1531-KO-1: (씩씩거리며)와, 진짜. 와, 진짜. 와, 진짜.
배일호 박사: 쟤 뭐 이리 빡쳤냐?
PoI-1531-KO-1: 시발, 입구에 함정 존나 설치하고 싱글벙글 기다리고 있었는데, 개새끼들이.
SCP-1531-KO: 네가 함정 설치했던 거였어?
PoI-1531-KO-1: 그래, 난 함정을 좋아하는 배일호다!
배일호 박사: 얼씨구 지랄. 그럼 넌.
PoI-1531-KO-2: 난 그냥 얘 옆에 있는 배일호.
손기정 연구원: 저거 거짓말이에요! 저 새끼 순 개새끼라고요!
PoI-1531-KO-2: 쎳 업 마우스.
배일호 박사: 누구, 나?
손기정 연구원: 네? 아니거든요?
손기정 연구원: 아니, 맞나?
PoI-1531-KO-1: 뭐야? 야! 세뇌했다며. 저 새끼 멀쩡하잖아!
PoI-1531-KO-2: 나도 속았어! 세뇌조교타락 어플이라면서, 왜 안 걸린 건데?! 그거 쓰려고 3만원 결제했다고!
배일호 박사: 구글 스토어에 그거?
PoI-1531-KO-2: 응.
배일호 박사: 너 병신이야?
배일호 박사: 아니. 이러니까 자기 비하 같잖아, 아.
SCP-1531-KO: 아무튼 저 머저리들 다 포획하면 되는 거야?
PoI-1531-KO-1: 손기정을 돌려줘!
PoI-1531-KO-2: 비겁한 녀석! 감히 우리 소중한 인질을!
배일호 박사: 그래! 우리가 용납 못 해!
손기정 연구원: 부장님.
배일호 박사: 미안, 심심했어. 무튼 빨리 붙잡아.
SCP-1531-KO가 PoI-1531-KO를 향해 다가간다.
PoI-1531-KO-1: 으악, 뭐 좀 해봐!
PoI-1531-KO-2: 좆 까, 멍청한 벌레 새끼 같으니라고! 함정만 있으면 아무도 못 올 거라더니―
PoI-1531-KO-1: 내 함정 무시하지 마! 네가 함정에 대해 뭘 알아!!!!!
손기정 연구원: 허, 갑자기 둘이 치고받고 싸우네.
SCP-1531-KO: …잠깐.
SCP-1531-KO가 황급히 몸을 선회한다. 대상이 손기정 연구원을 입으로 들어 올리더니 곧장 날아오른다.
손기정 연구원: 뭐, 뭐야?! 왜 이래?
SCP-1531-KO: 시끄러워! 구해준 거니까!
SCP-1531-KO가 손기정 연구원을 등에 올려 태운다. 대상이 무너뜨렸던 벽을 빠져나가더니 급속도로 구조물을 벗어난다. 흔들리는 화면 사이로 PoI-1531-KO 개체의 모습이 잡힌다. 두 개체 모두 몸이 비대하게 부풀어오른 듯 보인다.
PoI-1531-KO-2: 크아악! 내 몸이 왜 이래?!!
PoI-1531-KO-1: 제4배일호! 개새끼야! 용서해 줘! 다음엔 더 잘할게!
이윽고, 폭발음이 들린다. 구조물이 급속도로 붕괴한다.
손기정 연구원: 뭐야?!
배일호 박사: 지금 자폭한 거야?
SCP-1531-KO: 저게 문제가 아냐! 아래에 뭐가 있다고!
손기정 연구원: 그러고 보니 뭘 좀 조련하라고 씨불렸던 것 같은데.
크시-2: (무전음)뭡니까?! 폭발음이 들렸는데?
무너진 기둥 안에서 촉수가 비틀리듯 뻗어 나온다. 그 위로 거대한 눈동자가 떠오른다.
배일호 박사: 오, 기정아, 조련해 봐.
손기정 연구원: 되겠냐고요! 맛 좋은 영양 간식쯤으로 취급할 것 같은데?
SCP-1531-KO: 저게 왜 기지 지하에 숨어있어?
배일호 박사: 낸들 알겠어. 열심히 노력했겠지. 첫 시험치곤 적당한 상대네. 잡는 건 어렵겠고, 안 다치게 죽여봐!
SCP-1531-KO: 미쳤어? 너 왜 이리 무책임해?
손기정 연구원: 예, 까짓거 해보죠!
SCP-1531-KO: 기정아?
손기정 연구원이 고삐를 쥐어 라이딩한다. SCP-1531-KO가 황급히 독립체가 있는 방향으로 되돌아간다.
크시-3: 뭔가 커다란 게 있는데요!
크시-2: 가세하자! 시발 이대로 돌아갈 순 없잖아!
화살비가 대원들을 향해 날아온다. 대원들이 나무 뒤로 황급히 숨는다.
크시-1: …갈까?
크시-2: 공적은 다음에 쌓자. 이것보단 더 잘하는 일로.
크시-52 대원들이 복귀를 결정한다.
SCP-1531-KO: 야, 너 미쳤어? 갑자기 왜 그래!
배일호 박사: 좋다, 달려달려! 죽지 않을 만큼만 들이박아!
독립체가 SCP-1531-KO를 향해 촉수를 휘두른다. 손기정 연구원이 능숙하게 선회하며 공격을 피한다.
SCP-1531-KO: 끄악! 유턴해 유턴!
손기정 연구원: 기다려! 너 브레스 쏠 줄 알잖아!
SCP-1531-KO: 어떻게 쏘는지 까먹었어! 꺄아악?!
손기정 연구원: 얼씨구, 그럼 내가 한다!
손기정 연구원이 급속도로 하강한다. 무너진 파편 아래에서 철근 조각을 낚아채 잡아 쥔다.
손기정 연구원: 저기 저 거대한 눈 쪽으로! 더 가까이 가속해!
SCP-1531-KO: 에이씨, 모르겠다!
SCP-1531-KO가 독립체를 향해 가속한다. 손기정이 몸을 일으키며 투창 자세를 준비한다.
SCP-1531-KO: 야, 위험―
손기정 연구원: 더 가까이 가!
독립체가 촉수 수십 개를 무차별적으로 휘두른다. SCP-1531-KO는 몸을 비틀거나 선회하는 방식으로 촉수 안으로 파고든다.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 이윽고 거대한 눈이 화면 안에 들어온다.
손기정 연구원이 사정거리 안으로 접근하자 철근을 던진다. 철근은 수정체에 맞고 그대로 튕겨나간다.
손기정 연구원: 생각만큼 안 되네.
SCP-1531-KO: 그럼 그게 통했겠어?!
손기정 연구원: 돌진해 그럼!
SCP-1531-KO: 아 진짜―!!! 야, 버텨!
SCP-1531-KO의 머리가 날카롭게 변형된다. 대상이 드릴처럼 몸을 회전하면서 가속한다. 대상이 독립체의 안구를 찢고 안으로 들어간다. 독립체가 비명 지른다.
배일호 박사: 오.
독립체가 뒤로 쓰러진다. 독립체가 죽었다.
잠시 후 SCP-1531-KO가 손기정 연구원을 태우고 수정체를 찢으며 날아오른다.
손기정 연구원: 퉤퉤! 더러워 죽겠네.
SCP-1531-KO: 에이씨, 더럽게! 왜 여기서 침 튀겨? 가면 진짜 죽었어 너!
SCP-1531-KO가 능숙하게 날아오르며 기지로 복귀한다.
[기록 종료]
비고: SCP-1531-KO와 손기정 연구원이 복귀한 직후, 주머니 차원의 입구는 급격히 붕괴되어 소멸했다. PoI-1531-KO의 이후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손기정 연구원은 가벼운 부상과 어지럼증을 호소했으나, 그 외에 특별한 외상은 없었다.
부록7: 종장
다음은 구출 작전 사후 처리용으로 녹음된 기록이다.
[기록 시작]
배일호 박사: 그래도, 어떻게든 끝났네.
SCP-1531-KO: 피곤해. 집 가고 싶어. 아, 여기가 집이지.
손기정 연구원: 아오, 메스꺼워. 토하게 봉투 좀 더 줘봐요.
배일호 박사: 그러다 속 다 버린다.
손기정 연구원: 우엑, 계속 울렁거린단 말이에요.
배일호 박사: 원심력을 견뎌서.
클라라 박사: 영상 봤어요. 기정 씨, 생각보다 무척 용기 있던데요?
이고양 연구원: 네네! 완전 멋졌어요! 어떻게 거기서 돌진할 생각을 다 하셨어요? 완전 대박!
SCP-1531-KO: 잠깐, 내 공이 더 크다고 생각하지 않아?
손기정 연구원: 넌 잔뜩 쫄아서 아무것도 안 했잖아.
SCP-1531-KO: 그냥 그 촉수를 피하지 말 걸 그랬나?
이고양 연구원: 기정 씨답지 않게 되게 용감했어요! 어떻게 하신 거예요?
손기정 연구원: 저도 그땐 무슨 생각으로 한 건진 잘 모르겠어요. 그냥 무섭지 않아서. 뭐랄까, 갑자기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하하, 뭐 그런…
배일호 박사: 아, 말 안 했나? 세뇌 부작용이야. 공포와 두려움이 순간적으로 무뎌진 거거든.
이고양 연구원: 네?
배일호 박사: 야, 짖어.
손기정 연구원: 멍.
손기정 연구원: 응?
배일호 박사: 봤지?
배일호 박사: 기다려, 풀어줄게. (손가락을 튕기며)레드 썬.
손기정 연구원: (헛기침) 헉? 뭐, 뭐야? 내가… 뭐하고 있었던 거죠?
SCP-1531-KO: 뭐야, 너 왜 그래.
배일호 박사: 기정아, 여기 어디야.
손기정 연구원: 여기… 부서실이죠. 그쪽은… 부장님이고.
잠시 침묵.
손기정 연구원: 아, 다 기억났다.
이고양 연구원: 잠시만, 세뇌라뇨?
손기정 연구원: 세뇌요?
배일호 박사: 별건 아니고. 나도 최면 어플 유저여서. 손기정을 먼저 인식 해둔 상태였거든. 아무래도 다른 유저가 겹쳐서 세뇌할 수는 없게 되어 있나봐.
배일호 박사: 세뇌를 저항했던 거지. 근데 세뇌 부작용은 남아있던 거고. 일개 연구원이 거기서 그만한 기개를 발휘할 수 있었겠냐?
SCP-1531-KO: 뭐?
클라라 박사: …뭐라고요?
손기정 연구원: 뭐요?
이고양 연구원: 오, 치사해.
손기정 연구원: 네?
잠시 정적.
이고양 연구원: 아, 아니지. 세뇌라니, 뭐예요, 그게!
배일호 박사: 아니, 지금은 안 쓴다고. 요금제로 바뀌고 그냥 삭제했어. 효율도 생각보다 낮아서.
클라라 박사: 근데 그거 변칙 아니에요?
배일호 박사: 아무튼, 이번 시험은 성공적인 운행이었지? 너희들이 참 대견스럽다.
배일호 박사: 아니, 솔직히 내가 제일 대견스러워. 누가 날 좀 잘했다고 쓰다듬어줘.
SCP-1531-KO: 혼자 하지?
클라라 박사: 아, 드래곤 길들이기 말인데요. 그거 상부에서 결국 기각했어요. 탑승자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고.
SCP-1531-KO: 오, 그래?
배일호 박사: 뭐?
이고양 연구원: 확실히 그 스핀은 원심분리기 방불케 했죠. 기정 씨여서 버텼지. 다른 대원이었으면 그대로 날라갔을걸요?
손기정 연구원: (헛웃음을 흘리며)나여서 버텼다고 하지 말아줄래요?
배일호 박사: 아니, 그니까… 뭐?
클라라 박사: 그리고 SCP-1531-KO는 제145K기지에서 이관하여 관리하기로 했고요. 인간형으로 폼을 유지할 수 있게 됐으니까, 아무래도 그쪽이 더 격리에 수월할 듯 싶어서요.
SCP-1531-KO: 뭐야 그게. 나 이사 가는 거야?
클라라 박사: 더 좋은 곳으로 가는 거예요. 거기서 생활하는 게 여러모로 더 좋을 거예요.
SCP-1531-KO: 그럼 기정이는?
손기정 연구원: 뭐… 난 제21K기지 소속이라서.
SCP-1531-KO: …그래?
손기정 연구원: 145K기지와는 협업도 자주 하는 편이니까. 그래도 자주 볼 수 있을 거야. 갈 때마다 들를게.
SCP-1531-KO: …응, 알았어.
손기정 연구원: 뭐야, 갑자기. 헤어지기 싫어?
SCP-1531-KO: 응, 당연하지. 싫은 건 싫은 거니까.
손기정 연구원: …어, 음. 나도 너랑 함께해서 좋았어.
SCP-1531-KO: (씩 웃으며)올 때 물고기나 사와. 맛있는 걸로.
손기정 연구원: 그래, 알았다. 그럴게.
이고양 연구원: 음.
클라라 박사: 자, 여러분들. 화기애애한 건 다 좋은데요.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거든요.
이고양 연구원: 어라, 부장님 렌즈 색이 엄청 빨갛게 됐는데요?
클라라 박사: 괜히 불똥 튀기 전에 퇴근하죠. 기정 씨는 SCP-1531-KO를 격리실까지 이송시켜 주시겠어요?
이고양 연구원: 네, 좋은 밤 되세요!
SCP-1531-KO: 끌어줄까?
손기정 연구원: 지긋지긋하거든.
모든 인원이 떠난다. 배일호 박사 혼자만 부서실 안에 남겨진다.
정적.
배일호 박사: 이… 이…
정적.
배일호 박사: 이런 씨이이이바―!!!!! 내 꿈과 노력이―!!!!!
약 10분간 저주와 한, 악의가 담긴 음성 기록됨.
[기록 종료]
비고: 마지막 음성은 자의로 해독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일단, 인간의 언어는 아닙니다. ―의사불통학부
— end of fil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