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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SCP-1490-KO: 피는 먹물보다 진하다
저자:Plone
이미지: "Grazing horses by Xu Beihong Chinese 1895-1953 CE Hanging scroll ink and colors on paper" by mharrsch is licensed under CC BY 2.0.'모던 걸'의 정의는 국사편찬위원회(http://contents.history.go.kr/front/tg/view.do?treeId=0200&levelId=tg_004_2380&ganada=&pageUnit=10)의 설명을 일부 발췌했습니다.
일련번호: SCP-1490-KO
등급: 안전 부분적 무효
특수 격리 절차: 현재 SCP-1490-KO는 무효화된 상태이다. 연평도 주민으로 위장한 현장 요원이 1주마다 한 번 사건 642-제타-b의 현장을 순찰하며 특이 사항의 유무를 확인한다.
현재까지 회수된 모든 SCP-1490-KO-1은 제21K기지 표준 안전 등급 격리실에 보관한다. 심신의 안정 및 정신 휴양의 목적을 위해 SCP-1490-KO-1에 대한 접근을 희망하는 인원은 신예진 박사의 통제 지침에 따른다.
설명: SCP-1490-KO는 가로 20.5cm, 세로 9.25cm, 두께 3.16cm의 유연묵1이다. 대상의 겉면에는 한자 '具'2이 쇄금되어 있다.
SCP-1490-KO는 20██년 10월 12일 한강 어귀의 풀숲에서 발견되었다. 당시 대상 하단에는 스티커 가격표가 붙어 있었으나, 물번짐 현상으로 인해 입고 날짜를 제외한 자세한 상품명이나 가게명은 인식이 불가능했다. 대상의 흔적에 대한 조사가 현재 진행 중이다.
대상의 변칙성은 피험자가 한복 또는 정장을 입고 SCP-1490-KO를 갈아 종이 위에 사용할 때 발현되며, 구체적으로는 그 먹물이 저절로 퍼지며 수묵화를 생성하게 된다. 이때 수묵화의 풍경은 산, 곶, 우물, 정자 등 다양하나, 대체적으로 황해도 해주의 모습을 그려낸다.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은 1분 미만이며, 피험자가 직접 붓으로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경우에는 5~6분 정도가 추가된다. 이 경우는 황해도 해주가 아니라 피험자가 원하는 곳의 풍경이 완성된다.
실험 결과, SCP-1490-KO을 여러 번 벼루에 갈아도 그 부피는 줄어들지 않으며 항상 일정한 크기를 유지한다. 이러한 특성은 그 먹물에도 유지되는데, 한 번 갈아서 만든 먹물은 그림이 완성되기 전까지 마르거나 없어지지 않는다.
완성된 수묵화들(SCP-1490-KO-1)에게 피험자가 신체를 접촉했을 경우, 피험자는 급속 렘수면 상태, 즉 선잠에 빠지게 된다. 꿈 속에서 피험자는 수묵화 속 풍경을 그대로 체험하며, SCP-1490-KO-A(자칭 '묵')을 만나게 된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실험 기록 참조.
실험 기록 642-제타: 해당 문서는 SCP-1490-KO에 대한 실험 기록의 모음집이다.
실험 1번 | |
피험자 / 실험 통제인 | D-1174 / 정찬우 박사 |
실험 계획 | SCP-1490-KO-1과 접촉한 다음 경과를 보고할 것. 자세한 경과를 관찰하기 위해 수면변칙학부의 표준형 수면기록장치가 사용되었다. |
결과 |
피험자는 약 12분 30초에 걸쳐 15cm×15cm 크기의 수묵화를 완성했다. 그림은 한 바닷가를 가리키고 있었으나, D-1174는 자신이 이와 비슷한 바다는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D-1174는 그 후 그림에 접촉하여, 약 25분 동안 렘수면 상태에 빠져 있었다가 성공적으로 기상했다. 수면 기록 642-제타-1참조. |
실험 2번 | |
피험자 / 실험 통제인 (보조 통제인) |
D-1174 / 정찬우 박사 (신예진 박사) |
실험 계획 | SCP-1490-KO-A의 '도움'을 받고, 그의 신상정보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획득할 것. |
결과 |
D-1174는 4분 21초 만에 30cm×30cm 크기의 수묵화를 완성했다. 저번 실험에 비해 수묵화의 미적 수준이 현저히 높아졌으며, 이는 SCP-1490-KO-A의 '도움'의 결과물로 보인다. 수묵화는 숲이 들어찬 산의 형태였다. 이후 D-1174는 SCP-1490-KO-1과 접촉하여 렘수면 상태를 유지했고, 27분 46초 뒤에 성공적으로 깨어났다. D-1174는 기상 직후 강한 어지럼증과 두통을 체험했으나, 해당 증상은 5분 내에 자연적으로 해소되었다. 수면 기록 642-제타-2 참조. |
실험 3번 | |
피험자 / 실험 통제인 (보조 통제인) |
D-1174 / 정찬우 박사 (신예진 박사) |
실험 계획 | 반밈 인자를 처방받은 상태에서 SCP-1490-KO-B를 탐색해 보고, 위험하지 않은 범위에서 대상과 접촉해 볼 것. 2대의 Sei 장비와 기타 방령 장치, 결계가 설치되었다. |
결과 |
D-1174는 3분 29초 만에 25cm×20cm의 작은 수묵화를 완성했다. 해당 수묵화는 작은 연못과 그 옆의 정자를 그린 그림이었다. 이후 D-1174는 그림과 접촉해 6분 58초 동안 렘수면에 빠졌다가 다시 기상했다. D-1174는 기상 직후 극심한 어지럼증과 이명을 호소했으며, '산 채로 땅에 파묻혔다'고 반복해서 소리쳤다. D-1174는 진정제를 투여받고 30분이 지나서야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태가 되었으며, 병실에서 2일 동안 입원 치료를 받은 후에 퇴원했다. 수면 기록 642-제타-3 참조. |
영상 기록 642-제타-b
날짜: 20██년 10월 30일
주석: 10월 30일 오후 5시 40분, 마리나-02가 심령 독립체 포획 준비를 끝내고 고속선을 타고 출항했다. 대원들은 Sei 장비 1대, 방령 장치(돔형) 1대, 심령독립체용 포박 결계(수갑형), 기타 개인 방령 장비를 지급받았다. 배는 약 1시간 47분 후 정찬우 박사와 조우했다.
해당 장면은 선의 후미와 전면에 부착된 카메라와 리모-1의 개인 카메라, 제37K기지 지휘통제실 CCTV에 녹화되었다. 이 기록은 해당 영상들을 이해에 맞게 적절히 편집한 것이다.
[02:00:03] 카메라가 갑판 너머 밤바다를 비춘다. 흔들리는 초점 속에 파도가 몰아치는 게 보인다.
[02:00:05] 화면이 갑판에 서 있는 마리나-02의 대원들에게로 이동한다. 가운데 서 있는 한 대원이 오른쪽의 대원에게 무언가 묻고 있다.
[02:00:07] 리모-1: 곧 마주치는 건 맞지?
[02:00:09] 리모-4: 네, 대장.
[02:00:10] 리모-1: 담배 한 대 더 피고 싶었는데.
[02:00:12] 리모-4: 안 됩니다, 대장. 갑판에서 담배를 피는 건-
[02:00:14] 리모-1: 나도 알아, 이 고지식한 놈아.
[02:00:17] 리모-1이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서 입에 문다. 리모-4가 눈썹을 치켜세운다.
[02:00:18] 리모-4: 그거 담배 대용으로 입에 무시는 겁니까?
[02:00:20] 리모-1: 문제 있냐?
[02:00:22] 리모-4가 한숨을 쉬더니 오른손으로 작은 종잇조각을 꺼네 건넨다. 리모-1이 입술을 내민다.
[02:00:24] 리모-1: 이거 저번에 받았던 그거 아니냐? 재단에서 나눠준 밈성 금연 유도제.
[02:00:25] 리모-4: 의외로 효과가 있더라고요. 물론 대장이야 받고 바로 버리셔서 모르겠지만. 이거라도 갖고 계세요.
[02:00:27] 리모-1이 종잇조각을 접어 품에 넣는다.
[02:00:28] 리모-1: 노력은 해 보지.
[02:00:30] 리모-4가 그에게 목례한 후 상층으로 올라간다. 리모-1이 한숨과 함께 갑판으로 시선을 옮긴다.
[02:00:34] 장면이 배의 전면부로 전환된다. 고속선이 비추는 거대한 전조등의 빛 속에서 미상의 물체의 실루엣이 포착된다.
[02:00:37] 전조등을 다루던 대원이 물체를 빛의 중앙에 놓는다. 인간 형태의 생명체가 바다 속으로 잠수한다.
[02:00:39] 리모-7: 리모-1, 여기는 리모-7. 목표를 발견했다.
[02:00:41] 대원들이 전투 준비 태세를 갖춘다. 리모-1이 작살총을 들고 갑판 끝부분에 선다.
[02:00:44] 리모-1: 여기는 리모-1, 지금부터 정찬우 박사 포획 작전을 시작한다. 리모-4, Sei 장비는 가동 준비되었는지?
[02:00:45] 리모-4: 이상 무.
[02:00:47] 리모-1: 리모-2, 결계는 잘 가동되는지?
[02:00:48] 리모-2: 결계 이상 무.
[02:00:50] 리모-1: 리모-5, 그물 준비되었는지?
[02:00:51] 리모-5: 이상 무.
[02:00:52] 리모-1: 리모-3, 방령 장치는?
[02:00:53] 리모-3: 이상 무.
[02:00:55] 리모-1: 전원, 개인 방령 장비들 점검하고. 이상 없나?
[02:00:56] 리모-2~6: 이상 무.
[02:00:57] 리모-1: 본부, 준비 완료됐음을 알림.
[02:00:58] 화면이 지휘통제실로 바뀐다. 분주히 움직이는 직원들 사이로 구미래 박사가 마이크를 잡고 대답한다.
[02:00:59] 연평도 임시 지휘통제실: 수신 완료.
[02:01:00] 리모-1: 어, 구미래 박사님? 제21K기지에 계신 거 아니었습니까?
[02:01:03] 연평도 임시 지휘통제실: 이곳 사람들은 여유가 없고, 나는 시간이 비더군. 그래도 가능하다면 빨리 끝내 주시게. 방재원이 아무리 발에 불이 나도록 뛰어도 북한이 눈치를 못 챌 수는 없으니.
[02:01:06] 리모-1: 네, 알겠습니다.
[02:01:08] 리모-1이 작살총을 들어 바다 속 물체에 조준한다.
[02:01:10] 리모-1: 좋아, 제군들. 시작하자고.
[02:01:16] 물체가 해수면으로 부상한다. 정찬우 박사가 코만 내민 채로 숨을 들이쉬는 순간, 리모-1이 작살총을 발사한다. 총은 박사의 어깨에 맞는다.
[02:01:17] 정찬우 박사가 비명을 지른다. 리모-1의 작살총이 죽 끌려간다. 리모-1은 난간을 잡고 버틴다.
[02:01:19] 리모-4가 Sei 장비를 조준해 정찬우 박사에게 발사한다. 고속선 주변의 영적 에너지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02:01:20] 고속선의 선두가 왼쪽으로 기울어진다. 대원들이 중심을 잡느라 비틀거리지만, 곧 무게중심을 복구한다.
[02:01:24] 리모-1: 뭐야, 생각보다 할 만한데?
[02:01:25] 리모-1이 작살총을 갑판의 후크에 걸고 고정시킨다. 정찬우 박사가 수중으로 다시 잠수하려 하지만 실패한다.
[02:01:31] 리모-1: 리모-5, 그물 발사해!
[02:01:33] 리모-5가 고속선에 내장된 그물을 발사한다. 대형 그물이 정찬우 박사를 정통으로 맞히며 주위를 휘감는다.
[02:01:35] 리모-5: 포획 완료!
[02:01:38] 고속선의 모터가 작동하며 그물을 회수하려 한다. 정찬우 박사가 몸부림친다.
[02:01:40] 배의 후미에서 옅은 해무가 발생한다. 해무가 순식간에 짙어지자, 리모-7이 이를 인지한다.
[02:01:42] 리모-7: 대장, 배 뒤쪽에서 안개가 다가온다. 정상적인 건 아닌 것 같다.
[02:01:44] 리모-1: 방령 장치는? 이상 없나?
[02:01:45] 고속선 주위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리모-3이 방령 장치를 점검한다.
[02:01:47] 리모-3: 방령 장치는 이상 없음. 영적 현상은 아니다!
[02:01:49] 리모-1: 그럼 저건 뭔데?
[02:01:52] 해무가 빠르게 배 앞까지 덮으며, 그물에 싸인 정찬우 박사가 시야에서 사라진다. 그의 비명소리가 그친다.
[02:01:55] 화면이 선실 안으로 바뀐다. 선실 창문에 안개가 덮이며 컵에 서리가 낀다.
[02:01:56] 고속선의 온도가 순식간에 영하 25도까지 낮아진다. 엔진의 성능이 저하되며 배의 속도가 느려진다. 그물의 회수가 정지된다.
[02:01:59] 리모-1: 그럼 그렇지, 웬일로 잘 풀리나 했다.
[02:02:02] 리모-5: 리모-1, 그물 회수가 정지됐다. 그게… 냉각수가 동파된 것 같다. 영적 현상이 아닌 게 확실한가?
[02:02:04] 리모-3: 여기는 리모-3, 방령 장비에 잡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앗, 잠깐만… 장비가 방금 꺼졌다. 갑작스러운 온도 하강으로 인한 배터리 오류 같다.
[02:02:05] 리모-7의 전조등이 깜빡거리다가 꺼지고 몇 초 후 다시 켜지기를 반복한다. 리모-7이 걱징스러운 표정으로 등을 점검한다.
[02:02:09] 리모-7: 대장, 전조등도 정상이 아니다. 문제가 생긴 게 확실하다.
[02:02:10] 리모-1: [욕설]! 리모-5, 저 그물 수동으로 끌어당길 수 있지? 리모-2 붙여 줄 테니까 정찬우 박사의 회수를 최우선으로 해라. 리모-3는 방령 장비 어떻게든 살려 놓고. 나머지는 나랑 같이 갑판 경계해! 뭐가 나올지 모른다.
[02:02:14] 연평도 임시 지휘통제실: 리모-1? 무슨 일인가?
[02:02:15] 리모-1: 갑작스런 온도 강하로 배 기능 상당수가 고장남. 임시방편으로 손으로 목표 끌어오는 중. 박사님 쪽은요?
[02:02:18] 연평도 임시 지휘통제실: 지금 귀기현상학부에서 연평도 근처에 대형 귀신잡이 덫을 설치하고 있네. 15분만 버티면 가동될 거야.
[02:02:20] 리모-1: 뭐, 시도는 해 보죠. 리모-3, 장비는 어떤가?
[02:02:21] 리모-3: 지금, 시도하는, 중이다, (기침). [욕설], 추위 때문에 철에 손가락을 댈 수가 없다… 앗!
[02:02:24] 리모-1: 리모-3? 무슨 일인가?
[02:02:27] 리모-3: 기기 살아남! 지금 바로 조작하겠… (침묵) 다시 꺼졌다.
[02:02:31] 리모-1: 리모-3, 똑바로 얘기해라. 살릴 수 있냐 없냐?
[02:02:34] 리모-3: 그, 그건 잘 모르겠다. 일단 외견상으로는 고장의 원인이 안 보인다.
[02:02:36] 리모-1: 그럼 찾아내! 리모-5, 정찬우 박사는 회수했나? 아니면 아직 끌고 오는 중인가?
[02:02:38] 리모-5: 안녕.
[02:02:40] 리모-1이 말을 멈춘다.
[02:02:42] 리모-5: 네 질문에 답을 해 주자면, 정찬우 박사는 지하층에 잘 놓여 있어. 네 친구들은 내가 살짝 건드렸고.
[02:02:42] 연평도 임시 지휘통제실: 리모-1, 무슨 일인가?
[02:02:44] 리모-1: (무전을 끊고) [욕설]! 뭐 제대로 되는 게 없어!
[02:02:46] 리모-7: 대장, 전조등이 완전히 꺼졌다. 다시 복구될 기미가 안 보인다.
[02:02:47] 리모-1: 전조등은 이제 필요없어. SCP-1490-KO-B는 지금 지하층에 있다. 리모-5랑 리모-2는 빙의된 상태고.
[02:02:48] 연평도 임시 지휘통제실: 뭐라고?
[02:02:50] 리모-1: . 박사님, 무전 도청될 수 있으니까 이제부터 무전하지 마세요. 대원들 중에 지금 두통, 어지럼증 또는 빙의의 징후가 나타나는 사람은 지금 당장 말해라.
[02:02:54] 침묵이 흐른다. 리모-1이 입술을 깨문다.
[02:02:55] 리모-1: 뭐, 적어도 다섯 명은 정상이네. 아니면 이미 빙의당해서 대답을 안 하는 거거나.
[02:02:56] 리모-3: 개인 방령 장비는? 그게 뚫린 건가?
[02:02:59] 리모-1: 솔직히 나도 모른다. 지금 우리는 아는 게 없다. 그러니까 일단 리모-4랑 리모-3는 선실에서 배가 똑바로 가고 있는지 감시해라. 혹시나 침몰이라도 하면 안 되니까. 나머지 두 명은 나랑 같이 간다.
[02:03:02] 리모-3: 잠깐만, 리모-1. 지금 보호 장치도 없이 심령 독립체랑-
[02:03:04] 리모-1: 더 나은 의견이 있다면 기꺼이 듣고 싶은데!
[02:03:05] 리모-3가 침묵한다. 리모-1이 작살총을 허리춤에 매달고 권총을 뽑는다.
[02:03:10] 리모-1: 습격당하면 다리부터 쏴라. 압박 붕대는 위에 많이 있으니까.
[02:03:12] 리모-4: 어, 리모-1-
[02:03:16] 리모-1: 왜?
[02:03:19] 리모-4: 무전이 오고 있다.
[02:03:20] 리모-1이 윗입술을 꾹 다물고 무전을 수신한다.
[02:03:22] 리모-5: 대답이 느리구나.
[02:03:21] 리모-1: 미안하군. 어떻게 그쪽을 박살낼지 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이었거든.
[02:03:24] 리모-5는 잠시 침묵한다. 리모-1이 리모-3과 리모-4에게 선실로 올라가라는 수신호를 보낸다.
[02:03:25] 리모-5: 굳이 그럴 필요 없어. 날 연평도로 보내 주기만 하면 돼. 아무도 다치지 않을 테니까.
[02:03:27] 리모-1: (무전을 끊고) [욕설]이 또 헛소리하네. 리모-6, 지하층 진입 통로 확보해 놔. 리모-7은 총 들고 대기해. 이대로 시간만 끌어도 성공이니까.
[02:03:29] 리모-5: 너희들은 왜 날 막으려는 거지?
[02:03:31] 리모-1: 글쎄. 일단 네가 왜 연평도로 가고 싶은지 얘기해 주면 좋을 것 같은데?
[02:03:34] 리모-5: 내 딸이 거기 있으니까… 아니면 적어도 내가 그렇게 느끼고 있으니까. 난 가서 확인해 봐야 해.
[02:03:36] 리모-3: 리모-1, 방령 장치가 복구되기는 글른 것 같다. 내부 EVE 회로가 완전히 타 버렸다.
[02:03:38] 리모-1: [욕설].
[02:03:40] 화면이 연평도 임시 지휘통제실로 바뀐다. 구미래 박사가 초조한 얼굴로 휘하 직원들에게 말한다.
[02:03:41] 구미래 박사: 여기서 빙의를 막을 수단이 있나? 아니면 적어도 미리 감지할 수단이라도?
[02:03:42] 최수민 연구원: 방법이 없습니다. 애초에 대원들에게 방령 장비를 예비품까지 지급했는데, 어떻게 뚫린 건지조차 감이 안 잡혀요.
[02:03:45] 화면이 다시 배로 바뀐다. 리모-1이 무전을 취한다.
[02:03:45] 리모-1: 리모… 아니, SCP-1490-KO-B. 미안하지만 우리는 널 믿지 못한다. 넌 이미 우리 직원과 대원들을 빙의시켰으니까.
[02:03:47] 리모-5: 하면?
[02:03:50] 리모-1: 갑판으로 올라와라. 이곳에서 대화를 나누자.
[02:03:52] 리모-5: (한숨) 구태의연한 유인법이라니. 재단도 아직 이런 방식에 의존하는구나.
[02:03:54] 리모-1: 우리는… 아니… 잠깐, 뭐라고?
[02:03:56] 리모-5: 왜 그러지? 나도 재단을 알아. 판세윤이 말해 줬으니까.
[02:03:58] 리모-1: (귓속말로) 판세윤이 [욕설] 누구야?
[02:04:00] 리모-4: 아, 아마 그거 D-1174일 거다. 이 SCP의 피험자.
[02:04:01] 리모-5: 불쌍한 아이. 내가 빙의했다는 사실도 알아차리지 못하더군… D-1174의 몸에서 정찬우 박사로 옮겨타는 건 까다롭긴 했지만 그럴 가치가 있었지. 그 박사는 별별 사실들을 다 알고 있더라.
[02:04:03] 리모-1: (심호흡) SCP-1490-KO-B, 나와서 얘기하자. 지금 재단이 널 위한 포위망을 짜고 있다. 거기 숨어서 농성한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어.
[02:04:05] 리모-5: 그 이름은 너무 길지 않아?
[02:04:07] 리모-1: 뭐?
[02:04:10] 리모-5: 날 인희라고 불러 줘. 그럼 갑판으로 나와 줄게. 무리한 부탁은 아닌 것 같은데.
[02:04:12] 리모-1이 얼굴을 구긴다.
[02:04:13] 리모-1: …인희야, 밖으로 나와. 갑판에서 얘기하자.
[02:04:16] 리모-5: (웃음) 그래.
[02:04:18] 무전이 잠시 끊긴다. 리모-1이 다른 대원들에게 손짓한다.
[02:04:21] 리모-1: 좋아. 리모-3은 선실 지켜. 리모-4는 내려와서 합류해. 전원 권총 들고 조준 자세 취해라. 혹시나 빙의당할 것 같으면 바로 엎드려.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
[02:04:22] 리모-6: 빙의를 사전에 알아차릴 수 있겠나? 리모-5랑 2도 당했는데.
[02:04:24] 리모-1: 노력은 해 봐야지. 적어도 우리는 대비하고 있으니까.
[02:04:26] 리모-4: 지금 내려간다.
[02:04:31] 리모-4가 선실에서 내려와 갑판 포위망에 합류한다. 지하층에서 발소리가 들린다. 리모-1이 눈가를 찌푸린다.
[02:04:33] 발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지하층으로 이어지는 문이 열린다. 대원들이 움찔한다.
[02:04:34] 리모-5: 안녕, 친구들.
[02:04:35] 리모-5는 두 눈의 핏발이 서 있다는 것만 제외하면 평소와 같은 모습이다. 그 뒤로 등에 관통상을 입은 정찬우 박사와 잠자는 듯한 리모-2가 걸어나온다.
[02:04:36] 리모-1: 엣시… 아니, 인희야. 일단 약속 하나 해라.
[02:04:37] 리모-5: 무슨 약속?
[02:04:40] 리모-1: 우릴 빙의시키지 않겠다는 약속. 여기서 한 명이라도 더 빙의되면, 이 협상은 바로 파토나는 거다.
[02:04:42] 리모-5: 그래. 어차피 그럴 생각도 없었지만.
[02:04:44] 리모-1이 리모-5 쪽으로 한 걸음 걸어간다. 리모-5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02:04:46] 리모-5: 그래서, 이게 무슨 협상이지? 난 협상안에 대해 들은 바가 없거든. 내게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어야 할 텐데.
[02:04:48] 리모-1: 이 배로 널 연평도까지 데려다 주지. 그 대신 넌 재단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 네 딸인지 누군지를 찾아도, 네가 그 사람에게 접촉할 수는 없어. 그냥 찾는 걸로 끝이다, 알겠나?
[02:04:50] 리모-5가 고개를 갸웃한다.
[02:04:56] 리모-5: 미안하지만 그건 힘들겠는데.
[02:04:58] 리모-1: 왜?
[02:05:02] 리모-5: 왜냐하면 10분 내로 귀신잡이 덫이 설치된다고 들었으니까. 그때까지 기다려 줄 여유가 없어.
[02:05:03] 리모-1: (한숨) 그것까지 들었구만.
[02:05:06] 리모-5: 들은 건 아냐. 이 불쌍한 대원들의 머릿속을 헤집어서 얻어 낸 정보지.
[02:05:08] 리모-1: 그럼 다 알겠네. 그래서? 이제 어쩌려고? 어차피 포위망은 완성됐어. 너희가 우릴 죽이든 안 죽이든 결과는 똑같아.
[02:05:11] 리모-5가 고개를 까딱한다.
[02:05:11] 리모-5: 그럼 뒤집어 봐야지.
[02:05:12] 화면이 연평도 임시 지휘통제실로 바뀐다. 통제실 뒤쪽이 소란스러워진다. 선박들의 위치를 확인하던 구미래 박사가 뒤를 돌아본다.
[02:05:13] 구미래 박사: 거기 무슨 일이야?
[02:05:14] 통제 요원: 이렇게 막무가내로 들어오시면-
[02:05:16] 신원 미상: 비켜!
[02:05:18] 구미래 박사가 얼굴을 찌푸린다. 그녀가 일어서는 순간 지휘통제실 안으로 신예진 박사가 들이닥친다.
[02:05:20] 통제 요원: 이봐요!
[02:05:22] 신예진 박사: 여기 계실 줄 알았습니다, 구미래 박사님.
[02:05:26] 구미래 박사가 자리에서 벗어나 신예진 박사에게로 걸어간다. 신예진 박사의 양팔을 통제 요원들이 잡고 있다.
[02:05:32] 구미래 박사: 용감한 등장이로군, 신예진 박사. 자네에게 이 말은 해 줘야겠네. 자네는 방금 무단 탈출 및 재단 공공재 횡령으로 인해 재단에서 정직되었어. 내가 내린 결정이네.
[02:05:41] 신예진 박사: 관심 없으니까 카메라나 돌려 봐요. 인희가 연평도에 도착했나요?
[02:05:44] 신예진 박사가 앞으로 걸어가려하지만 통제 요원들이 제지한다. 그녀가 짜증스러운 신음 소리를 낸다.
[02:05:49] 구미래 박사: 이제 자네랑은 상관 없는 일이니 돌아가. 정찬우 박사랑 같이 심층 면담할 때까지 다른 사고를 일으키지 않는 걸 추천하지.
[02:05:51] 신예진 박사: 말할 게 있어요, 구미래 박사님. 당신과 관련된 거에요.
[02:05:52] 구미래 박사가 허리를 굽혀 신예진 박사와 눈을 마주한다. 둘은 서로를 노려본다.
[02:05:56] 구미래 박사: 재단 규율을 수십 가지쯤 어기지 않고도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법은 많아, 신예진 박사. 자네는 저번 경험에서 배운 게 없나? 이렇게 막무가내로, 때려맞추기식으로 일처리를 하면 뭔가 달라질 거라 생각했어? 내가 알려 주지. 자네가 그럴수록, 상황은 더 나빠질 뿐이야.
[02:05:58] 신예진 박사: 정확히 당신에게도 적용되는 말이네요, 인사이사관보님.
[02:06:02] 구미래 박사: 할 말이 없군. 신예진 박사를 제37K기지에 잘 모셔 놔. 징계위원회가 열릴 때까지 거기 있으면 좋겠어.
[02:06:03] 구미래 박사가 뒤돌아선다. 통제 요원들이 신예진 박사를 끌고 가려 시도한다. 그녀가 저항한다.
[02:06:04] 신예진 박사: 잠깐…! SCP-1490-KO-B의 딸이 누군지 알아요!
[02:06:08] 구미래 박사가 움직임을 멈춘다. 그녀가 고개를 돌린다.
[02:06:10] 구미래 박사: 그게 누구든, 이 시점에서는 상관없는 일이야.
[02:06:12] 신예진 박사: 상관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인물이 재단 안에 존재하니까요.
[02:06:14] 통제 요원들이 머뭇거린다. 구미래 박사가 입술을 꾹 누른다.
[02:06:15] 구미래 박사: 좋아, 자네의 그 하잘것없는 추론은 이 사태가 끝나고 나서 듣겠네. 지금은 마리나-02에 집중할 때…
[02:06:16] 신예진 박사: 그 딸이 누군지 알면 이 사태를 빠르게 끝낼 수 있습니다. 애초에 그녀의 목적이 그거니까요. 지금 아셔야 합니다.
[02:06:17] 구미래 박사가 얼굴을 일그러뜨린다.
[02:06:18] 최수민 연구원: 저… 인사이사관보님, 간략하게라도 들어 보시는 게 어떨까요?
[02:06:20] 구미래 박사가 뒤를 돌아본다. 지휘통제실 인원 거의 전부가 그녀를 쳐다보고 있다.
[02:06:22] 구미래 박사: (한숨) 빨리 하게.
[02:06:24] 화면이 마리나-02에게로 전환된다. 리모-1이 권총을 리모-5에게 겨눈다.
[02:06:25] 리모-1: 허튼 생각하지 마. 탈출할 방법은 없어.
[02:06:27] 리모-5: 애초에 탈출할 생각도 없어. 난 곧 죽을 영이니까.
[02:06:28] 리모-1: 뭐?
[02:06:29] 리모-5가 웃는다.
[02:06:30] 리모-5: 그 재단을 나올 때부터, 난 살아서 거기로 돌아갈 생각이 없었어… 뭐, 아무튼. 난 굳이 너희의 포위망을 빠져나가고 싶지도 않아. 그냥 저들이 날 건드리지만 못하게 하면 되는데.
[02:06:33] 리모-1: 어떻게?
[02:06:34] 리모-5: 여기 이렇게 훌륭한 인질들이 있으니까.
[02:06:35] 리모-1의 눈이 커진다. 그가 리모-5에게 권총을 발사하려 하지만, 그 전에 리모-4가 그에게 달려들어 권총의 경로를 바꾼다. 총알은 빗나간다.
[02:06:36] 리모-5: 말했지, 난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 더 빙의할 생각 없다고.
[02:06:37] 리모-1과 리모-4가 잠시간 육탄전을 벌인다. 리모-1이 리모-4의 정강이를 걷어찬 후 리모-6에게 밀어 버린다.
[02:06:40] 리모-5: 굳이 한 번 더 할 필요가 없으니까. 너랑 저 위의 아이는 이 놈들로도 제압할 수 있어.
[02:06:42] 리모-3: 리모-1!
[02:06:43] 리모-1: 쏴!
[02:06:45] 리모-3이 망설이다가 권총을 리모-5에게 조준한다. 리모-5가 리모-3을 쳐다보며 손을 흔든다.
[02:06:47] 리모-3: [욕설]. 미안해.
[02:06:49] 리모-3의 총탄이 리모-5의 배에 명중한다. 리모-5가 쓰러진다.
[02:06:51] 리모-7이 리모-1에게 달려들어 상체의 움직임을 봉쇄한다. 리모-1이 옆구리의 작살총을 리모-7에게 발사한다. 작살은 빗나가서 리모-6에게 맞는다.
[02:06:52] 리모-1: 3! 나 뒤지는 꼴 보기 싫으면 전부 죽여!
[02:06:53] 리모-3: 하지만-
[02:06:55] 리모-1: 죽이라고!
[02:06:57] 리모-2: 굳이 그럴 필요 없어.
[02:06:58] 리모-2가 선실로 올라온다. 리모-3이 그를 향해 총을 겨눈다.
[02:07:00] 리모-2: 나도 정말 이러고 싶지 않아, 태윤아. 하지만 어쩔 수 없어.
[02:07:02] 리모-3: 그 [욕설] 아가리로 내 이름 말하지 마.
[02:07:04] 리모-2: 리모-3, 나는 그냥 연평도로만 가면 돼. 아무도 해치지 않고 아무도 죽이지 않을 거야. 맹세할 수 있어. 지금도 너희를 제압만 하려 하고 있잖아. 하지만 대장의 말을 따른다면… 넌 다른 모든 대원들을 죽여야 해. 어쩌면 대장까지도.
[02:07:07] 리모-3의 눈빛이 흔들린다. 리모-2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온다.
[02:07:09] 리모-2: 할 수 있겠니?
[02:07:14] 화면이 지휘통제실로 바뀐다. 신예진 박사가 통제 요원들의 팔을 놓고 일어선다. 그녀가 구미래 박사를 쳐다본다.
[02:06:15] 신예진 박사: 처음 의심스러웠던 건 싱클레어였죠. 거기 장소가 재단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되어 있다는 건, 누군가가 그 장소에 뭔가 초상적인 물건이 등록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니까요. 싱클레어에서 다른 SCP가 발견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도.
[02:06:17] 구미래 박사: 그런 식으로 등록된 가게들이 적어도 수천 개는 된다는 건 알고 있지? 그 중 실제로 변칙 개체가 있는 건 20%도 안 되고.
[02:06:19] 신예진 박사: 알아요. 그 다음은 주인장의 태도였죠. 최대준 요원은 그가 기억소거제 실수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추론해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요. 이 말은 재단의 기억소거제에 능숙하지 못한 누군가가, 굳이 그곳에 가서 SCP의 유무를 조사하고, 직접 민간인에게 기억소거제를 투약해야 했던 상황이 있었음을 의미하죠.
[02:06:25] 구미래 박사: 인상적이군. 그렇게 얕은 정보만으로 벌써 이 정도로 구체적인 추론을 세우다니. 점술가를 해도 되겠어.
[02:06:28] 신예진 박사: 마음대로 비꼬세요, 아직 남았으니까. 그리고 3번 실험을 했을 때, 최대준 요원이 말하더라고요. 해주에서 월남한 사람들 중에, 구 씨 성으로 확인된 사람은 뱃사람 하나밖에 없다고. 그때는 미처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넘겼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SCP-1490-KO-B의 첫사랑도 어부였다고 하더군요.
[02:06:32] 구미래 박사: 그게 뭐 어쨌다는 거지?
[02:06:34] 신예진 박사: 제가 방금 SCP-1490-KO의 유족과 면담을 하고 왔거든요. 거기서 한 뱃사람이 아기를 안고 해주를 급히 떠나왔다는 이야기를 해 줬어요. 물론 그 사람이 구 씨 성일 확률은 아직 낮아요.
[02:06:40] 신예진 박사: 근데 전에 나왔던 정보와 종합해 보니,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더군요. 인희의 첫사랑도 어부였고, 인희가 죽던 시점에 갓난아기를 데리고 대피한 사람도 어부였는데 해주에는 구 씨 성을 가진 어부가 있었고.
[02:06:46] 신예진 박사: 그리고 거기에 재단의 누군가가 이 사태 이전에 SCP-1490-KO를 개인적으로 추적했을 거라는 가능성이 겹쳐지니, 자연스럽게 한 사람이 떠오르더군요. 마침 우리 실험에 유난히 관심을 보이고, 특별 감찰까지 나왔던 사람.
[02:06:50] 신예진 박사가 구미래 박사의 목걸이를 가리킨다.
[02:06:52] 신예진 박사: 그 목걸이, 인희가 꿈에서 보여 줬던 조개껍질들과 비슷하게 생겼네요.
[02:06:54] 구미래 박사가 침묵하다가 크게 웃는다. 그녀가 조개껍질 목걸이를 꺼내서 바닥으로 집어던진다. 통제 요원들이 움찔한다.
[02:06:56] 구미래 박사: 그래. 증거는? 내가 SCP-1490-KO-B의 딸이라는 증거 말이야. 이렇게 장황한 이론을 들고 왔으니, 그 이론을 증명할 방법도 생각하셨겠지.
[02:07:07] 신예진 박사: 물론 있죠. 저기에.
[02:06:58] 신예진 박사가 마리나-02가 나오는 화면을 가리킨다.
[02:06:59] 신예진 박사: 인희 본인한테 직접 물어보세요. 당신이 자기 딸이 맞는지.
[02:07:04] 구미래 박사가 뒤를 돌아본다. 화면 속에서는 리모-1이 한창 육탄전을 벌이고 있다.
[02:07:05] 구미래 박사: 난…
[02:07:07] 신예진 박사: 어떻게 하시겠어요?
[02:07:09] 화면이 선실로 전환된다. 리모-3이 리모-2를 겨눈 총을 서서히 내린다.
[02:07:10] 리모-2: 잘했어. 잘 생각한 거야. 이제 같이 리모-1을 진정시키러 가자. 그러면 다 끝날-
[02:07:11] 리모-3이 리모-2를 있는 힘껏 선실의 창문으로 밀친다. 리모-2는 창문 너머로 추락해 갑판으로 떨어진다. 다른 대원들과 싸우고 있던 리모-1이 잠깐 멈춘다.
[02:07:13] 리모-3: 좆 까.
[02:07:14] 리모-7 (한숨) 안타깝구나.
[02:07:16] 리모-3이 리모-6을 향해 총을 발사한다. 총은 간발의 차이로 빗나간다. 리모-4가 리모-1의 목을 조른다.
[02:07:19] 리모-4: 거머리처럼 끈질기군.
[02:07:21] 리모-1이 신음소리를 낸다. 그가 발로 리모-4의 사타구니를 짓누른다. 리모-4가 움찔하더니 리모-1을 놓는다.
[02:07:23] 리모-3의 두 번째 총탄이 리모-7의 오른 허벅지를 맞춘다. 리모-7이 얼굴을 찡그린다. 리모-6이 리모-3을 향해 총을 겨눈다.
[02:07:24] 리모-1: 안 되지!
[02:07:25] 리모-1이 리모-6에게 달려들지만 리모-4에게 저지당한다. 리모-6이 총을 쏜다. 리모-3이 창문의 사각지대로 대피한다.
[02:07:29] 리모-6: 이젠 질렸어. 너희 둘은 바다에 던져 주마!
[02:07:31] 리모-4의 주먹이 리모-1의 입에 정통으로 맞는다. 리모-1이 뒤로 물러서며 피를 뱉는다.
[02:07:34] 리모-1: 시도해 봐.
[02:07:35] 뒤에서 대기하던 정찬우 박사가 선실을 걸어올라간다. 리모-3이 선실에서 급히 내려오다가 정찬우 박사와 마주친다.
[02:07:37] 리모-3: 비켜요. 총 맞기 전에.
[02:07:39] 정찬우 박사가 리모-3에게 달려들어 윗배를 가격한다. 리모-3가 몸을 왼쪽으로 비틀며 정찬우 박사를 계단 아래로 밀어 버린다. 박사가 계단 다섯 칸을 굴러떨어진다.
[02:07:42] 리모-3: [욕설], 진짜…
[02:07:45] 리모-6: 그러지 말았어야지.
[02:07:48] 리모-3이 뒤를 돌아본다. 창문으로 기어올라온 리모-6이 리모-3에게 총을 쏜다. 총은 리모-3의 왼쪽 옆구리를 맞춘다.
[02:07:50] 리모-3이 이를 악물며 권총을 조준해서 쏘려 시도한다. 리모-6의 두 번째 총알이 리모-4의 오른손을 관통한다. 리모-3이 비명을 지르며 총을 놓는다.
[02:07:54] 리모-6: 후회되나?
[02:07:57] 리모-3: 아니.
[02:07:58] 리모-3이 멀쩡한 손으로 선실의 컵을 쥔다. 리모-6이 다시 총을 발사한다. 리모-3가 몸을 힘껏 벽에 붙히면서 총알이 리모-3의 전투복을 스치고 지나간다. 리모-3가 리모-6에게 컵을 던진다. 리모-6이 컵을 잡아채서 창밖으로 던진다.
[02:08:00] 리모-6: 가련한 수준이군.
[02:08:01] 리모-3: 어쩌라고.
[02:08:03] 리모-3이 리모-6에게 돌진한다. 리모-6의 네 번째 총알이 리모-3의 어깨에 맞는다. 리모-3이 비명을 지른다.
[02:08:04] 리모-3이 리모-6과 엉키면서 쓰러진다. 잠시 간의 육탄전 끝에, 리모-6이 우위를 점한다. 리모-6이 리모-3의 얼굴을 권총의 슬라이드로 내려친다.
[02:08:06] 리모-6: 그러게.
[02:08:07] 리모-6이 리모-3의 위에 올라타 쇄골 부위 바로 밑을 힘껏 친다. 리모-3이 움찔한다.
[02:08:06] 리모-6: 같이 가자고.
[02:08:07] 리모-6이 일어서면서 리모-3의 윗배를 걷어찬다. 리모-3가 약하게 신음한다. 그의 코가 부어오른다.
[02:08:06] 리모-6: 했잖아.
[02:08:09] 리모-6이 숨을 고르며 벽에 기대 선다. 리모-3은 의식이 없거나,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추정된다.
[02:08:11] 리모-6: 들릴진 모르겠지만… 숨을 참아라. 그럼 총에 맞을 때 덜 아프거든. 경험담이야.
[02:08:12] 리모-3이 눈을 감는다. 리모-6이 총을 들어올린다.
[02:08:14] 갑판에서는 리모-1이 리모-2, 4, 7에게 제압당한 상태이다. 리모-7이 리모-1의 허리춤에 있는 작살총을 빼내 리모-1의 배에 꽂는다. 리모-1이 몸부림친다.
[02:08:16] 리모-1: [욕설] 놔. 이 [욕설] [욕설] 놈들이-
[02:08:17] 리모-7: 넌 조금 더 아프게 죽을 거야.
[02:08:18] 리모-1이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지만 실패한다. 리모-7이 작살총의 끝을 리모-1의 턱밑에 쑤셔넣으려 한다.
[02:08:19] 구미래 박사: …아니, 싫어.
[02:08:20] 리모-6이 총을 든 손을 늘어뜨린다. 그의 얼굴에 경악이 서린다.
[02:08:21] 화면이 연평도 임시 지휘통제실로 바뀐다. 구미래 박사가 신예진 박사를 노려본다.
[02:08:23] 신예진 박사: 왜죠?
[02:08:24] 구미래 박사: 왜냐하면 내 어머니는 [욕설] 멍청하니까. 내 외할아버지도 마찬가지고. 난 저 둘을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아.
[02:08:26] 최수민 연구원: 잠깐만, 인사이사관보님… 인정하시는 거에요?
[02:08:28] 신예진 박사: 뒤를 보세요. 리모-1이랑 리모-3이 죽기 직전이에요! 말 한 마디 건네는 게 그렇게 어려워요?
[02:08:30] 구미래 박사: 어차피 내가 말한다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
[02:08:32] 신예진 박사: 어떻게 아는데요? 시도는 해 봐야죠!
[02:08:33] 구미래 박사: 시도해 봤어!
[02:08:35] 구미래 박사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그녀가 이를 악문다.
[02:08:37] 구미래 박사: 그 골동품점에서… 마침내 할아버지를 찾았을 때. 어머니는 그때 날 이미 만났어. 난 기대했지. 혹시나, 아주 혹시나 하연서. 근데 어머니는 날 못 알아봤어.
[02:08:39] 구미래 박사가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헝큰다.
[02:08:40] 구미래 박사: 날 눈앞에 두고도 못 알아봤다고… 내가 딸이란 걸. 그때 깨달았어. 저 년은 내 어머니가 아니라, 어머니의 한이 만들어 낸 조각일 뿐이야. 저건 인간이 아니고, 심령 독립체도 아냐. 저건 그냥 찌꺼기일 뿐이야. 묵도 마찬가지고.
[02:08:42] 신예진 박사: 그렇게 상심해서 변칙 개체를 그냥 강에 던져 버리셨던 건가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인사이사관보가?
[02:08:44] 구미래 박사: 넌 내가 어떤 심정이었는지 몰라.
[02:08:46] 구미래 박사가 잠깐 비틀거린다. 최수민 연구원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선다.
[02:08:48] 최수민 연구원: 박사님, 괜찮으시-
[02:08:50] 구미래 박사가 최수민 연구원의 부축을 뿌리친다. 꽉 깨문 입술에서 침과 섞인 피가 흐른다.
[02:08:51] 구미래 박사: 난 그 어부의 손에서 자랐어. 내가 가끔씩 어머니에 대해 물어볼 때면, 아저씨는 항상 얼버무렸지. 난 아저씨가 내 친아빠가 아닌 줄도 몰랐어. 그가 죽고 난 뒤 다락방에서 발견한 일기장이 아니었으면 아마 끝까지 몰랐겠지.
[02:08:55] 구미래 박사: 그런데… 그걸 보고 나니, 내게도 희망이 생기더군. 내 부모님을, 내 핏줄의 뿌리를 찾을 수도 있겠다는 희망. 물론 두 분은 이미 죽은 지 오래였지만, 기록 정도는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02:08:59] 신예진 박사가 잠시 화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가 다시 구미래 박사를 쳐다본다.
[02:09:01] 신예진 박사: 그래서요?
[02:09:03] 구미래 박사: 너라면 기분이 어떻겠어? 그 수많은 시간 끝에, 기적처럼 어머니를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는데, 사실은… 아버지는 아내를 버리고 도망간 겁쟁이에, 어머니는 한이 맺혀 찌꺼기만 남았고, 할아버지는 자신을 무슨 영혼 AI로 만들어 버렸다고. 그걸 안 내 마음이 어땠을 거라고 생각해? 저들을, 저것들을 내 가족이라고 여길 수 있었을까?
[02:09:09] 신예진 박사: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 없어요. 왜 SCP-1490-KO를 재단에 진작 인계하지 않았죠? 아니면 적어도 우리에게 정보를 귀띔해 주지 않았죠? 당신의 치부를 숨기려는 그 독단 때문에 지금 몇 명이 죽고 다쳤는지 보여요?
[02:09:14] 구미래 박사가 입매를 비튼다.
[02:09:18] 구미래 박사: 안타깝게 됐군. 내가 해 줄 말은 그게 끝이야.
[02:09:20] 구미래 박사가 눈을 감고 의자에 걸터앉는다. 지휘통제실의 다른 사람들은 모두 움직이지 않는다.
[02:09:22] 구미래 박사: 그래, 이제 어쩔 생각인가? 나한테 내려질 징계도 궁금하지만, 일단 SCP-1490-KO-B부터 제압해야 할 텐데. 말했듯이 내 목소리로는 안 통해, 신예진 박…
[02:09:25] 구미래 박사가 말끝을 흐린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통제실의 화면을 쳐다보고 있다.
[02:09:28] 구미래 박사: 다들 뭘 보고 있는 거야?
[02:09:30] 정찬우 박사: 딸아.
[02:09:32] 구미래 박사가 얼어붙는다.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02:09:35] 리모-2 ,4, 6, 7, 정찬우 박사가 화면 너머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 정찬우 박사가 무전기를 든다.
[02:09:37] 구미래 박사: 왜, 무전이-
[02:09:40] 최수민 연구원: 제가… 켜 놨어요.
[02:09:43] 구미래 박사가 최수민 연구원을 바라본다. 최수민 연구원이 움츠러든다.
[02:09:45] 최수민 연구원: 음… 듣고 싶어할 거 같아서요, 저쪽에서.
[02:09:47] 신예진 박사: 잘했어요.
[02:09:50] 정찬우 박사: 딸아. 딸아, 거기 있니?
[02:09:55] 구미래 박사가 머뭇거린다. 그녀가 천천히 무전기를 든다.
[02:09:59] 구미래 박사: …아.
[02:10:02] 정찬우 박사를 포함한 모든 빙의된 대원들에게서 동시에 눈물이 흐른다.
[02:10:05] 정찬우 박사: 딸아. 정말 너니? 정말로 내 딸이야?
[02:10:09] 구미래 박사: 난… 난…
[02:10:12] 정찬우 박사가 흐느끼며 웃는다. 그 뒤로 리모-1이 리모-3을 지혈하는 모습이 언뜻 보인다.
[02:10:15] 정찬우 박사: 미안하다, 딸아. 널 알아보지 못해서. 내가 미안해.
[02:10:17] 구미래 박사: 아냐, 이건… 당신은 내… 당신은 찌꺼기일 뿐이야. 당신은 내 어머니가 아냐. 아니라고!
[02:10:18] 정찬우 박사: 미래야.
[02:10:20] 구미래 박사의 입에서 신음이 흐른다.
[02:10:21] 정찬우 박사: 미래야, 제발… 미안해. 정말 괴롭구나. 나를 어미라고 불러 다오. 제발…
[02:10:23] 구미래 박사: 당신은… 날 몰라.
[02:10:25] 구미래 박사가 미친 듯이 머리를 흔든다.
[02:10:26] 구미래 박사: 당신은 날 몰라. 내 얼굴을 본 적조차 없어. 난 당신 딸이 아니야. 우린 남남이라고. 알아들었어? 우린 [욕설] 그냥-
[02:10:27] 정찬우 박사: 미래야. 목걸이… 그 목걸이가 있니? 그이가, 너에게 그걸 주었니?
[02:10:28] 구미래 박사 뒤에서 신예진 박사가 목걸이를 줍는다. 그녀가 구미래 박사에게 조개껍질 목걸이를 건넨다.
[02:10:30] 신예진 박사: 이걸 찾으시는 것 같은데요.
[02:10:32] 구미래 박사가 신예진 박사를 노려본다. 신예진 박사는 손을 내리지 않는다. 구미래 박사가 떨리는 손으로 목걸이를 집는다.
[02:10:33] 구미래 박사: …있어.
[02:10:34] 정찬우 박사가 조용히 흐느낀다.
[02:10:36] 정찬우 박사: 그이도 살아서 떠났구나.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02:10:37] 구미래 박사가 손으로 제어판을 내려친다. 최수민 연구원이 작게 비명을 지른다. 구미래 박사가 조개껍질 목걸이를 바닥에 다시 패대기친다.
[02:10:38] 구미래 박사: 다행? 뭐가? 내가 태어나자마자 엄마 없는 아이가 된 거? 아저씨가 평생 가 본 적도 없던 인천까지 월남해서 혼자 평생을 살다 죽은 거? 내 외할아버지가 미쳐 버려서 변칙 개체를 만들다가 뒤져 버린 거? 뭐가 다행인 건데?
[02:10:40] 정찬우 박사: 미래야-
[02:10:42] 구미래 박사: 왜… 왜 그때 날 못 알아본 거야? 왜 이제 와서야 날 딸이라고 부르는 거야? 이제 와서? 내가 그 소리를 듣기를, 얼마나 기다렸는데!
[02:10:43] 구미래 박사가 흐느낀다. 정찬우 박사가 눈물을 닦는다.
[02:10:44] 정찬우 박사: 미안해, 내가… 그때 난 정신이 없었어.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 미처 너인 줄 몰랐어… 당연히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당연히…
[02:10:45] 구미래 박사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녀는 계속해서 흐느낀다.
[02:10:47] 정찬우 박사: 내가 미안해, 미래야. 내가 널 혼자 두고 먼저 가 버렸어. 널 해주에 버리고 죽었어. 그랬으면 안 됐는데, 내가…
[02:10:49] 구미래 박사: 알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엄마가 왜 북한군한테 죽었는지 설명 안 해 줘도 알아. 괜찮아.
[02:10:50] 정찬우 박사: [흐느낌] 고마워. 아직 살아 있어 줘서 고맙다. 널 단 한 번이라도-
[02:10:52] 구미래 박사: 나도 미안해. 그때 그렇게 떠났으면 안 됐는데. 대화를 했어야 했어.
[02:10:53] 둘은 잠시 침묵한다. 정찬우 박사가 숨을 헐떡인다.
[02:10:54] 구미래 박사: 어-엄마?
[02:10:56] 정찬우 박사: 숨이… 내 숨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시간이 없어.
[02:10:57] 구미래 박사가 숨을 삼킨다.
[02:10:58] 구미래 박사: 무슨 말이에요?
[02:11:00] 정찬우 박사: 그 동안 쌓아 둔 힘을… 방령 장치들을 뚫느라 거의 다 썼어. 난 곧 분해될 거야.
[02:11:01] 정찬우 박사가 무전기를 내려놓는다.
[02:11:02] 정찬우 박사: [목메인 소리로] 미, 미래야.
[02:11:03] 구미래 박사: …엄마.
[02:11:05] 정찬우 박사: 내가… 나를 만나서, 실망했니? 내가, 엄마 역할을 해 주지 못해서, 서운했니?
[02:11:07] 구미래 박사: 난… 난 엄마가 항상 그리웠어. 그래서 날 못 알아봤을 때 너무, 너무 슬펐지만, 그래도… 난 엄마 딸이야.
[02:11:09] 정찬우 박사가 웃는다.
[02:11:11] 정찬우 박사: [알아들을 수 없는 흐느낌] 고마워, 미래야.
[02:11:13] 구미래 박사: [속삭임] 저도요.
[02:11:14] 정찬우 박사가 무전기를 떨군다. 그가 리모-1을 바라본다.
[02:11:16] 리모-1: 질질 짜는 건 다 끝났나?
[02:11:17] 정찬우 박사: (웃음) 미안하구나.
[02:11:18] 리모-1: 볼 장 다 봤으면 빨리 꺼져. 짜증나니까.
[02:11:19] 정찬우 박사가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곧 그와 리모-2, 4, 6, 7이 눈을 감고 쓰러진다.
[02:11:23] 배 위로 흰 연기가 피어올라 사라진다. 고속선의 기온이 10여 초에 걸쳐 정상 범위까지 상승한다. 리모-5가 신음한다.
[02:11:27] 리모-1: [욕설]. 드디어 끝났네.
[02:11:31] 화면이 연평도 임시 지휘통제실로 바뀐다. 구미래 박사가 눈물을 닦고 고개를 뒤로 젖힌다.
[02:11:34] 신예진 박사: …끝났네요.
[02:11:36] 구미래 박사: 신예진 박사.
[02:11:38] 신예진 박사: 네?
[02:11:40] 구미래 박사가 아주 작게 웃는다.
[02:11:43] 구미래 박사: 자네는 참 짜증 나는 사람이야.
[02:11:45] 신예진 박사가 어깨를 으쓱한다.
[02:11:47] 신예진 박사: 네, 뭐.
[기록 종료]
부록: 리모-1을 포함한 마리나-02 부대원들과 정찬우 박사는 모두 무사히 구출되었다. 리모-5는 과다출혈로 인해 의식이 없었으나 적절한 응급 처치로 건강을 회복했다.
정찬우 박사는 사건 직후 계단에 구른 부작용으로 턱과 배에 상당한 통증을 호소했다. 그는 현재 빙의 후유증 치료 및 심리 상담을 위해 현재 제21K기지 병동에 입원한 상태이다.
SCP-1490-KO-B는 이후 다시 발견되지 않았다. 사건 이후 3주 동안 재단 소속 해안경비대가 연평도 부근을 순찰했으나, 어떠한 영적 징후도 검출되지 않았다. 현재는 연평도 소속 현장 요원이 1주마다 한 번 사건 현장 근처를 확인하는 것으로 격리 절차가 변경되었다.
사건 이후, SCP-1490-KO가 완전히 무력화되었으며 추가적인 SCP-1490-KO-1의 제작이 불가능해졌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다만 이때까지 제작되었던 SCP-1490-KO-1들은 아직 남아 있으므로, 해당 작품들은 표준 안전 등급 격리실에 격리하기로 결정되었다.
SCP-1490-KO-A 역시 남은 SCP-1490-KO-1 내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그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불명이다. 이에 대한 조사는 무기한 연기되었다.
신예진 박사와 최대준 현장 요원은 무단 탈출 및 재단 공공재 횡령 혐의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으나, 둘 모두 자신의 사익을 위해서 행동한 것이 아니며, 당시의 긴급한 상황을 고려하여 재단 직원용 정신교육을 30시간 이수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마지막으로, 제21K기지 이강수 이사관의 결정에 따라 구미래 박사는 최종적으로 재단에서 불명예 퇴직 처리되었다. 약 3일 후 이사관의 후임 인사이사관보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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