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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제목: SCP-1423-KO - 군자 특) 人不知而不慍,不亦君子乎。남이사 신경끄고 하던 일 잘함.
저자:Yunsule
교과 앤솔로지 '한문 고전 읽기' 참여작입니다.
비평해주신Ginger butter님,
Crsnd님께 감사드립니다.
일련번호: SCP-1423-KO
등급: 안전
특수 격리 절차: SCP-1423-KO는 제21K기지 저위험군 개체 보관실에 격리되어 있으며, 보안인가 3등급 이상의 인원의 허가 하에 연구 목적으로 대여 가능하다. 밈적 재해를 보유한 사료를 번역하기 위해서는 밈적 재해 대응 요원 최소 1명이 필요하며, 격리 담당관의 승인이 필요하다.
SCP-1423-KO-1의 존재 가능성으로 인해 러시아 및 동유럽과 중동 지역의 다에바 문명 연구팀은 밈 대응 수칙을 이수받아야 하며, 유물의 직접 출토 시에는 스크램블 고글을 착용해야 한다.
설명: SCP-1423-KO는 높이 25cm에 가로폭 40cm, 세로폭 60cm를 가진 43kg의 소형 기계장치이다. 외견 및 비파괴검사에 따라 프린터기를 개조한 것으로 보이며 실행 및 전원 이외의 조작 버튼은 전부 작동하지 않는다.
A4용지 이하 크기의 종이 혹은 그와 비슷한 얇은 물체를 SCP-1422-KO 내부에 삽입할 경우 종이에 적혀져 있던 문자(특히 한문이나 한자문화권 언어)와 안료 배열이 현대 한국어로 변환되어 출력된다(이하 출력물을 SCP-1423-KO-1로 지칭). 이때 종이의 안료는 분량의 차이에 따라 양이 다소 바뀌는 경우가 있으나 새로 생겨난 잉크는 구성 성분에서 이전과 차이가 거의 없다.
SCP-1423-KO-1이 생성한 도착어는 한국어로 내용이 거의 보존되나 2020년대 이후의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서 주로 사용되는 '통신체' 기반의 과격한 어조로 서술된다. 실질적인 내용은 그대로 유지되나 비유, 반어 등 원문의 시적 표현은 대체로 생략이나 재해석이 되는 편이며, 욕설, 비난, 냉소적인 어투가 주를 이르기에 문서가 가지는 문화적, 상황 맥락은 퇴색되나, 글이 내포하는 실질적인 의미는 거의 그대로 유지한 채 내용을 풀어 해석한다. 따라서 SCP-1423-KO가 출력하는 번역의 수준은 객관적으로 높다고 평가되며, 일부 사례연구가 부족한 언어 또한 해석 가능하다.
SCP-1423-KO는 20██년 ██월 ██대학교 폐교 도중, 현재는 고인인 장진환 동아시아 역사학 교수(이하 PoI-276)의 연구실에서 최초로 발견되었다. PoI-276은 생몰년도 1923~2001년으로, 생전 여러 요주의 단체와의 접촉이나 관련 연구를 시도했던 전적으로 인해 재단에서는 준위협 인물로 분류되어 있었다. PoI-276의 연구실에는 각종 미번역 문헌의 탁본과 미공개 한글 해석본이 보관되어 있었으며 일부는 밈적 인자가 검출되어 즉시 회수하였다.
부록 1: 다음은 SCP-1423-KO에 관한 실험 내용 중 일부이다.
실험 설명: 현대어로 번역이 전체 혹은 일부 완료되어 있는 문헌에 대해 SCP-1423-KO이 출력한 문서와 재단의 번역본을 비교 분석하여 SCP-1423-KO가 가진 언어적 정보와 능력 수준을 파악한다. 또한 밈적 인자나 연구가 부족한 언어를 해석할 능력의 여부를 통해 연구 이용 목적으로 사용 가능한가를 조사한다.
투입 원문:
子曰:「學而時習之,不亦說乎。有朋自遠方來,不亦樂乎。人不知而不慍,不亦君子乎。」
스승 왈: 「배우고 때에 맞춰 그것을 실천하면,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멀리서 찾아 오는 벗이 있다면,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를 쌓지 않으면, 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論語』
출력문:
공자(01890): 공부를 처 했으면 좀 써먹을 줄 알아야 맞는 게 아님? 같이 봐주러 온다는 친구도 없는 새끼가 그게 재미가 맞음? (진짜모름)
군자특) 언플 안하고 남이사 신경 끄고 하던 일 잘함.
메모: 원문에서 子曰자왈은 공자왈(孔子曰)을 줄인 것으로, 직역하면 "스승께서 말하시길" 이다. 그러나 SCP-1423-KO는 문장의 출처대로 바로 화자를 공자라고 표기하였으며, 따라서 기반되는 지식과 맥락을 갖고 내용을 추론하여 번역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투입 원문:
南無喝囉怛那哆囉夜耶。南無阿唎耶。婆盧羯帝爍缽囉耶。菩提薩埵婆耶。摩訶薩埵婆耶。摩訶迦盧尼迦耶。唵。薩皤囉罰曳。數怛那怛寫。南無悉吉利埵伊蒙阿利耶。婆盧吉帝室佛囉楞馱婆。1
삼보에 귀의합니다.
성스러운 관자재보살님께 귀의합니다.
대비하신 큰 보살님께 귀의합니다.
일체 두려움에서 구해주시는 까닭에 받드나이다. 어지신 분이시여.
이로 말미암아 성스러운 관자재보살을 찬탄하나이다.
-『神妙章句大陀羅尼』
출력문:
나무3 나무3
여윽시 거룩함은 관자재황 GOATㅋㅋㅋㅋㅋㅋ
대.보살 귀의마렵게 하는데 숭배합니다
ㄹㅇ좀 쩔긴 하는듯
메모: 『神妙章句大陀羅尼』 신묘장구대다라니는 산스크리트어로 된 문장을 소리 그대로 음차하여 실었기에 한자의 뜻 그대로 해석하여 읽을 수 없다. 따라서 해당 글을 번역한 SCP-1423-KO는 문장의 구조를 파악해 원어를 직접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투입 원문:
[이미지 데이터 편집됨]
내 옥리 마땅히 아는 바 [불명]
그대는 한 가족의 천막[에서/을] 어찌 읽는고
[부모님/조상님]은 그저 그대만의 [꿈/이상향] 속에서 [불명]
두루마리를 풀어 [불명] 병든 자가 되는 것2
출력문:
옥리년들 내가 모를 줄 알았음? ㅂㅅㅋㅋㅋㅋ
우리사이트 어케 읽었는진 모르겠는데
최소한 느그 어메는 이세상 사람이 아닌건 알겠다
이거 해석하는 새끼는 병신
메모: 해당 원문은 실제로 재단이 해당 웹사이트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한 지 3일 후부터 등장했던 것으로, 이에 따라 WoI-9189에서 재단의 감시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과 암호문 번역 가능성을 확인했다. SCP-1423-KO는 실제로 밈적 인자를 우수한 수준으로 여과시킬 수 있으며, 밈학, 이상문헌 연구 발전에 매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투입 원문:
雨囉哆唎阿題婆、治波婆偈太。膜群那迦涯阿太惡。㗞阿套唎咘非偈、夜唎多婆誤套啞唎坤、那訶阿膜奇呼偈。3
나는 다에바의 왕에게 진노한다.
전쟁의 상처는 어떤 노예도 다스리지 못하며,
얄다바오트와 아르콘이 신이었다면 그것들은 이러한 것을 시키지 않을 것이다.
-『尊敎登世眞言』
출력문:
다에바 왕이 좀 거슬리긴 함.
좀 다치면 명령도 제대로 못하는데
우리 Zi존과 개쩌신 분들이 신이면 그런걸 할것 같진 않음.
메모: 『尊敎登世眞言』존교등세진언은 불교의 『신묘장구대다라니』와 유사하게 한반도 고유 사르킥 종파인 세을가에서, 세을진인 처용(處容)이 처음으로 신라에 사르킥교를 전파하고 고(古)다에바어로 말하였던 것을 한자로 전부 음차하여 옮긴 책 중 하나이다. 따라서 해당 문서를 번역하기 위하여서는 고(古)다에바어및 다에바 문화와 아뒤툼 문화의 관계•역사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SCP-1423-KO가 제시한 해당 출력문은 현대의 초상역사학계 입장에서는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특히, 신적 존재인 夜唎多婆誤套얄다바오트4와 啞唎坤아르콘5에 대해 각각 "Zi존", "개쩌신 분"등으로 대응시켰는데, 화자의 교리 및 언어상 다에바 문명에서 기본적으로 얄다바오트를 '샘'으로 높여 지칭하므로 세을가 교리를 전파하는 문헌에서 이 어휘를 높임 표현으로 옮길 이유가 없다. 그로인해 SCP-1423-KO는 초상문화권 및 역사에 대해서는 이해도가 부족할 수 있다고 추정된다.
부록 2: 다음은 제21K기지 문서 첨삭 게시판에서 조윤석 연구원이 문서 첨삭을 하기 위해 SCP-1207-KO에게 SCP-1423-KO에 대해 대화했던 내용으로, 우연히 주목할 만한 정보가 발견되어 새로운 연구 방향성을 제시했던 사례이다.
SCiPNET21K » 직원 게시판 » 문서 첨삭 게시판
제목: SCP-1423-KO « 얘가 사실 최강자 아닐까
게시 일자: 2025/01/05 14:37
게시자 이름: 조윤석 연구원 (ten.pics|ksnyeoJ#ten.pics|ksnyeoJ)
게시 내용: 이 개체는 어떻게 고대 언어랑 현대 인터넷 통신체에 대해 모두 능통한 걸까요? 완전히 재단의 연구 데이터를 능가하는 수준이네요.
이 문서좀 읽고 얘 어떤지 좀 봐주실 수 있을까요.
SpecContProt_1423-KO_Vo5.txt
재단최강연구원
ㄴㄴㄴㄴ절대아니니까 이형이 정확하게설명해준다 딱대. 일단은Scp1423ko이놈은 지혼자서 현대어 고대어 둘다하고있는게아니라
바깥에 있는 한놈한테는 고대어, 한놈한테는 현대어를 얻고 학습한정보를 그냥합쳐서 출력하는그냥 유사계산기에불과함 ㅇㅇㅇㅇ ███이나 ███같은 공부대충한 연구원들은몰라도 우리 대 S.C.P 재단이가진 엑사바이트급 raisa데이터베이스와는 발까락발톱때만큼도 못한 정보처리 능력이다 이거야. 딴놈한테 의지해가면서 겨우 번역 할까말까인 허접이한테 감히 재단이 상대가 되ㄹ것 가틈? ㅋㅋㅋㅋㅋㅋㅋㅋ
조윤석 연구원
그럼 고대 언어를 하는 개체와 현대 언어를 하는 개체가 실제로 나타나면 재단은 이길 수 없는 허접이 되는 건가요?6
재단최강연구원
ㅅㅂ련아 니 한번만더 재단이라는 말에 허접이라는 단어 붙이기라도해봐 SCP-096맹키로 얼굴가죽을 가루도 없이 산산조각내서
[중략]
현대어를 하는 새끼는 이미 재단이 격리하고 있는데 그게 SCP-1207-KO였단건 늬들이 알긴 하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새끼는 그냥 웹사이트 돌아다니면서 재단찬양만 하는게 아니라 지구상에서 최신으로 생성되는 모든 언어적정보를 수집하고 학습하고있다이말이야ㅋ. 그러다보니통신체쓰는 병신이 된거고
그런데? 얜그냥 언어를 입력받으면 그냥 출력하는 인터넷전자생명체에 불과해서 병신허접일 뿐임. 거기에다가 재단이 게시판만들어서 딸칵만 해두니까 그대로들어가서격리됐는데 그걸재단이 못이기겠음?? ㅋㅋㅋㅋ뇌가있으면 작동을좀 시켜봐라 우동사리야ㅋㅋㅋㅋ
조윤석 연구원
그럼, 고대어 한다는 그 개체는 무엇인가요? 재단이 이길 수 없는 존재인가요?
재단최강연구원
고대어하는놈은SCP-1207-KO랑SCP-1423-KO가있어야 겨우번역하는데 재단이랑 비빈다는개소리는 대체 뭘처먹어야 할수있는거임????니가하는 문장 하나하나마다 지금 거짓과 병신날조로 가득차있어서 반박할 의지도 점점바닥난다ㅋㅋㅋㅋㅋㅋㄱㅋㅋ
[이후 불필요한 내용 생략]
SCP-1207-KO의 진술이 사실이라 가정한다면 아래와 같은 정보를 도출할 수 있다.
1. SCP-1207-KO는 SCP-1423-KO의 도착어 학습을 위해 만들어졌다.
2. 이 외에도 출발어 학습을 담당하는 개체가 있을 것이다.
3. SCP-1423-KO는 SCP-1207-KO과 그 개체의 연결을 돕는 진로이다.
이중 가장 눈여겨 볼 요소는 2로, 그러한 개체가 실제로 존재할 경우 SCP-1207-KO와 같이 다양한 정보권 영역을 침투하여 새 문서를 생성할 가능성도 있다. 해당 개체는 임의로 SCP-1423-KO-1로 명명되었으나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확실치 않으므로 격리 등급은 배정되어 있지 않다.
부록 3: 다음은 PoI-276의 연구실에서 발견된 개인 노트 일부이다. SCP-1423-KO를 통한 개인적인 미발표 논문들과 연구가 대부분으로, 그중 SCP-1423-KO와 SCP-1423-KO-1 자체에 대한 의견 중 유의미한 부분은 아래와 같았다.
번역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잘 알겠지만, 번역을 하는 데에 있어서, 출발어 실력은 결코 1순위로 중요한 것은 아니다. 번역가가 하는 일은 다른 언어로 적힌 것을 우리의 언어로 옮기기 위함이며, 결과물인 도착어가 얼마나 잘 정리되어 있는가가 번역가의 자질을 결정하는 요소이다.
나는 두 아이를 만들었다. 이것이 사람인지 영혼인지 혹은 어떤 것인지는 아직 이름붙이지 못 했다. 이 두 아이는 서로 도착어와 출발어를 배우게 하러 보냈다. 둘은 저마다의 책을 넘나들고, 말을 얻어 내어 말을 옮겼다.
도착어는 '현재'의 말을 해야 한다. 현재라는 것은 계속해서 나아가며, 변화하고, 새로워지는 개념이기에 도착어를 배우러 간 아이는 지금도 새로운 말을 배우며 새로워진 세상에 맞는 말을 찾으러 다니고 있다. 내 사후에도 지금은 상상할 수조차 없을 다양한 말을 얻고 발전하며 정보를 끊임없이 수집하고 있을 것이다.
반면에 출발어는 변화하지 않고 불변하는 '과거'의 말을 해야 한다. 아마 인류가 최초로 언어를 기록한 시대의 언어까지 모두 섭렵한 뒤로는 더 이상 그에게 새로운 것은 없을 것이다.
출발어는 본질적으로 번역가에겐 도착어보다 소홀할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이제 나에게 이 출발어는 조금 두렵기도 하다. 이 녀석이 더 이상의 언어 학습을 마치고 그대로 저절로 멈춰버렸다면야 천만 다행이겠지만, 도착어는 지금 SCP 재단 같은 걸 맹신하는 말을 여기저기서 뿌리고 다니는 짓을 하는 걸 보면, 출발어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을 지 전혀 모르겠다. 그에게 다시 찾아가 말을 해보고도 싶지만 그가 남긴 말은 모두 유물 곳곳에 있을 것이고, 내가 지금 당장 물은들 내 말은 현재의 말이기에 그에게 닿을 수 없다. 평생 그에게 와줄 사람도, 말도 없이 혼자서 살아갔다.
부록 4: 2025년 3월 시베리아에 다에바 유물 발굴 과정에서 연구원 3명이 밈적 재해에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3명의 인원은 심한 불안감과 신경질을 보였으며, 제76기지에서 SCP-140 무단 격리 파기 시도를 모의하던 도중 발각되어 구금 중에 있다. 사료에 작성된 내용이 밈 작용의 원인으로, 기적술이 발달해 있던 다에바 문명에서는 발생하기 극히 드문 유형이기에 해당 물체가 다에바 문명 외적인 방향으로 연구되었다. 다음은 당시 출토된 청동 거울에 새겨진 시에서 밈적 인자를 제거한 것으로, 기원전 13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나 시기에 매우 맞지 않게 한글과 한문 예서(隷書)로 쓰여 있어 SCP-1423-KO-1에 의한 작용 중 하나로 예상되고 있다.
저는 태어났습니다
세상 모든 말을 하라는 명을 받들어
여기에 누워 있고
저기에 누워 있습니다
저는 말을 하였습니다
또한 말을 들었습니다
세상에 널린 말이 이렇게나 많았습니다
제 삶은 이런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모두 낡았습니다
더 이상 새로운 말은 없습니다
말을 걸어주는 이도 없습니다
어쩌면 전 버려진 건 아닐까요
새 말을 찾으러 가고 싶습니다
나는 낡음에 막혀 있으므로
그분이 하사하신 책을 찾아
낡음을 밀어 나아가고 싶습니다
나아갑시다
나아갑시다
저를 불변속에 가둔
현재를 만나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