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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제목: SCP-1300-KO/ 시간을 지키는 노래
저자:
oratio
작가 페이지: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Vintage_American_Watch_Company_Pocket_Watch,_Hunting_Case,_Key_Wound,_Coin_Silver_(8670151668).jpg
소유자: Joe Haupt시간을 새기는 바늘 움직이기 시작하네.
그 시절과 변함없는 노래를 읊고
떠나버린 날들을 이어
추억을 자으며 갈테니까
언제까지나…
뚜껑이 덮인 상태의 SCP-1300-KO
특수 격리 절차: SCP-1300-KO는 제145K기지의 표준 저위험 물품 보관실에 격리한다. 이 보관실은 독실한 종교인이 새긴 타르타로스 독립체1용 은비학적 처리가 되어 있어야 하며, 매주 한 번 이 처리가 훼손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만약 변화가 발견되었을 경우, 즉시 악마학과에 연락하여 이 봉인을 재정비해야 한다.
SCP-1300-KO-A는 제145K기지의, SCP-1300-KO의 것과 마찬가지로 은비학적 처리가 된 인간형 개체 격리실에 격리한다. 물자 조달은 원격 조종 기계를 사용해 운반한다. SCP-1300-KO-A가 재단에 비교적 협조적인 바, 해당 개체의 정신 건강을 위한 면담은 허가된다. 이때 면담은 가능한 한 영상 통화로 진행하며, 최소 두 명 이상의 악마학과 인원이 있어야 한다. 만약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즉시 이를 알려야 한다.
SCP-1300-KO 및 SCP-1300-KO-A로부터 10m 이내에 접근하는 모든 인원은 상시 마귀 독립체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도구(이하 보호 장구)를 소지해야 한다. 이때 종교적 물품, 특히 십자가 등 아브라함계 물품이 제일 효율적이나,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소금 등 일반적인 은비학 도구로 대체가 가능하다. 만약 이 대비가 되지 않은 인원이 접근했을 경우, 즉시 해당 인원을 접근한 거리에 따른 기간 동안 구류해 이 개체들로 인한 변수를 최소화한다.
제145K기지의 시계는 해당 기지로부터 최소 100km 이상 떨어진 원자시계를 통해 조율받는다.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제145K기지 내 인원의 시간 인지와 외부의 시간 인지가 다른 것이 명확하게 드러난다면, 즉시 해당 기지 내에 있는 중요 인물 및 정밀한 격리가 요구되는 SCP를 반출한 뒤 '텐구 피라미드' 작전을 시행한다.
설명: SCP-1300-KO는 겉보기에는 비변칙적인 동종 개체와 구분되지 않는 회중시계다. 뚜껑 부분의 바깥에 단순한 문양이 새겨 있고, 뚜껑 안쪽에 열쇠 그림이 새겨진 것을 제외하면, SCP-1300-KO에는 특별한 조각이나 장식이 되어 있지 않았다. SCP-1300-KO는 여러 정황상 파괴하기 매우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데 SCP-1300-KO-A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이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은 금지되어 있다. 비파괴 검사 결과에 따르면 SCP-1300-KO는 최소 1800년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SCP-1300-KO는 항상 그리니치 표준시 기준으로 항상 4분 늦은 시각을 가리키고 있으며 이때 오차율은 현행 재단이 가지고 있는 원자시계보다도 정확한 것으로 추정된다.
SCP-1300-KO-A는 겉보기에는 신체 능력이 우수한 편인 비변칙적인 성인 남성과 구분이 되지 않는 타르타로스 독립체다. SCP-1300-KO-A는 프랑스어 및 영어에 능통한 모습을 보였으며, 일본어 등 다른 언어 또한 일부 구사할 수 있었다. 해당 개체는 집사 활동을 포함해 여러 분야에서 활동했다고 주장했는데, 실험 결과 해당 개체는 이 분야들에서 실제로 과거 필요로 하며 실전 활동만으로 알 수 있는 전문 지식이나 편법을 많이 알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보았을 때, SCP-1300-KO-A는 일반인과 매우 유사한 외형을 이용해 오랫동안 사회 활동을 해온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발견 당시 및 여러 기록을 보았을 때 SCP-1300-KO-A가 큰 부상을 입었을 때 SCP-1300-KO 내에서 휴식을 취하는 듯한 것이 목격됨에 따라 SCP-1300-KO 쪽이 본체 내지는 핵인 것으로 추정된다.
SCP-1300-KO 및 SCP-1300-KO-A의 변칙성은 보호 장구 등으로 보호 조치가 되지 않은 인원(이하 피해자)이 해당 개체에 일정 거리 이내2로 접근했을 때 나타난다. 피해자들은 이후 일정 시간 동안3 피해자 본인이 구상했던 계획4을 온전히 수행하지 못하며 여러 크고 작은 사건이 발생해 이 계획이 중단되거나 연기, 혹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된다.5 유의할 점은, 이때 영향을 받는 대상은 행동 하나하나가 아닌 전체적인 계획의 흐름이며,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정신 상태는 온전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즉흥적으로 설계한 계획은 이 영향을 받지 않았으나, 사전에 설계한 수습 계획은 정상적으로 영향을 받았다.
발견 기록: SCP-1300-KO는 제21K기지에 ‘네모 선장과 노틸러스호’6 소속 인물들이 침투를 시도한 사건으로 처음 발견되었다. 원래 해당 단체는 재단을 저격한 정보재해를 사용해 이를 인지하는 것이 매우 어려우나, 본 작전에서는 SCP-1300-KO의 영향으로 서로 간 엇갈리면서 이 정보재해가 온전히 적용되지 않았다는 것과 SCP-1300-KO-A의 훼방으로 재단 요원에게 작전 현장이 적발되었다. 작전 수행원 전원이 도주해 구체적인 계획은 알 수 없었으나, 제21K기지가 여러 기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원래 작전은 SCP-1300-KO를 변칙 물체 혹은 직원 소지품으로 오인하게 한 뒤 자연스레 이 계획들을 방해하려고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정밀 검사 과정에서 SCP-1300-KO 및 SCP-1300-KO-A에서 다른 타르타로스 독립체와 유사한 에너지가 발견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해당 개체는 정밀 검사를 위해 제145K기지로 옮겨졌다. 이하 해당 기지에서 진행된 대화 기록 중 일부다.기지로 이송되었고 현재와 같은 변칙성이 확인되었다.
면담 기록 1300/KO/█:
면담자: 탁대현 연구원
피면담자: SCP-1300-KO-A
서론: SCP-1300-KO-A의 특성 및 정체를 알기 위한 면담이 진행되었다. 면담은 원거리로 진행되었으며, 상호간 영어로 소통했다. 참여한 인원은 모두 성수가 담긴 병을 소지했다. 또한 본 면담에서 일부 중요하지 않은 내용은 생략했음을 유의할 것.
탁대현 연구원: 마이크 테스트. 하나, 둘, 셋. 좋습니다. 잘 들리십니까, SCP-1300-KO-A?
SCP-1300-KO-A: 에스-시-피-일-삼백-케이-오-에이. 어휴. 번거로워라. 그냥 장이라고 부르면 안 돼요?
탁대현 연구원: 그건 어렵습니다. 저희 정책상 그래요.
SCP-1300-KO-A: 네에. 자알 알겠습니다. 뭐, 그게 중요한가요. 잘 들리고, 면담 준비되었다는 것이 중요하죠.
탁대현 연구원: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그러면 먼저 질문. 당신은 누구고, 어디에서 왔습니까?
SCP-1300-KO-A: 일단 이름은 장이고, 여기저기에서 여러 일을 했지요. 막노동부터 선생 일까지 안 해본 일이 드물 겁니다. 이런 곳은 처음이지만요.
SCP-1300-KO-A: (잠깐 뜸을 들이다)당신들도 알 건 다 알고 있으니 편히 얘기하자면… 다들 이것저것 시켰단 말이죠. 작정하고 소환을 하든, 인간인 줄 알고 고용을 하든. 그래도 즐거웠으니 상관은 없습니다만.
탁대현 연구원: 알겠습니다. 그러면 다음 질문. 그 당신과 함께 있던 사람과는 무슨 관계였습니까? 혹시 계약을 맺거나 협력한 것은 아닙니까?
SCP-1300-KO-A: 그 소설에 취해서 ‘선원’입네 하는 사람들이요? 그럴 리가요. 그냥 잘만 살고 있던 사람 붙잡아다가 여기로 가라고 지시한 걸요. 그것도 생판 언어도 안 통하는 나라로요!
SCP-1300-KO-A: 정식 계약 절차를 거친 것도 아니고, 주인 나리처럼 꼼꼼한 사람도 아닌데 대체 어디서 찾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원. 제가 지들 편이라도 된다고 생각했나… 그래서 당신들을 도운 거죠.
탁대현 연구원: 잠깐만요. 그거 무슨 말입니까?
SCP-1300-KO-A: 무슨 말이요? 당신들을 도왔다요? 그야 그 사람 작품에 푹 빠진 정신 나간 사람들이 원수라고 하니까 반대로 나쁜 사람들은 아니라고 생각했죠. 어디까지나 그건 모티브였을 뿐이고…
탁대현 연구원: 아뇨, 그것 말고 그 ‘주인’을 말하는 겁니다. 혹시 그 지옥의 상관을 말하시는 겁니까?
SCP-1300-KO-A: (난처한 듯한 목소리로)…아, 아이고. 입이 문제지. 혹시 묵비권을 행사해도 됩니까?
탁대현 연구원: 묵비권이라… (성수가 담긴 병을 흔들어 보여주며)권장하지는 않습니다.
SCP-1300-KO: (한숨, 혼잣말로)하여간 인간이 더하지… 그쪽은 아니고, 그냥 저를 하인으로서 고용했던 사람입니다. 아, 절 부하로 삼았던 사람들은 많았습니다. 작정하고 소환을 했든 인간으로 생각하고 고용을 했든… 그때만큼 즐거웠던 적은 없었지요.
SCP-1300-KO: 계획에 사로잡힌 사람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관찰력과 용기로 계획을 붙잡는 사람이었죠. 제가 그 후로도 허드렛일하면서 살아온 것도 그러다 이렇게 된 것도 그때 추억 때문일 겁니다. 당신들 하는 것도 그 주인 생각이 나고요. 이제 충분합니까?
결론: SCP-1300-KO-A가 말한 주인이 과거 ‘여왕 폐하의 초상성확보격리재단’7에서 장기간 현장 요원으로 근무했다가 은퇴한 ████ ██ 요원 아닌가 하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는 해당 요원이 은퇴 이후 조용히 은거했다가 돌연히 하인과 함께 모험을 떠났다는 사실, 그리고 이것이 한 소설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것과도 일치한다. 다만 당시 해당 단체에서는 SCP-1300-KO에 대한 기록이 없었는데, 이 요원이 주인이 맞다면 그 성격을 보았을 때, 뒤늦게 해당 개체의 정체를 알고 이를 의도적으로 숨겼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이에 대해 조사 중이다.
문서 기록 1300/KO: SCP-1300-KO-A의 면담을 바탕으로 ██ 요원의 후손의 저택을 조사했다. 이 인물은 재단 소속 연구원으로, 담당 분야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SCP-1300-KO-A를 사건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이 때문인지, 아니면 상당한 시간이 경과되어서인지는 불명이나 변칙과 연관된 유품 대부분은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소실, 처분 혹은 회수되어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SCP-1300-KO-A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일기를 확인할 수는 있었는데, 후손은 이를 단순한 라틴어 서적으로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하 이 일기 내 기록 중 일부다.
새로운 계약이 들어왔다. ██란 사람에게 접근해 그 사람의 삶을 부숴버리라, 뭐 그런 내용이었다.
신기한 일이다. 저주라. 물론 이런 게 내 진짜 분야긴 한데, 보통은 대외적으로 알려진 이미지만 보고 계약을 하는데. 대체 둘의 관계가 뭐길래 나를 부른 걸까. 뭐, 상관없지. 계약은 따라야 하는 법이니까.
일단 이 ██란 사람에 대해 조사를 했다.
과거 여왕 폐하 뭐시기라는 초상 단체에서 근무함. 그곳에서 다양한 지식(아마 그래서 어지간한 악마로는 무리였겠지)과 재산을 축적했음. 현재는 특정 직장에 종사하지 않고, 부자 클럽에 노닥이는 취미가 있다.
정말정말 무정하고 계획적인 사람. 음. 그래서 나를 부른 건가? 건드릴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겠군.
그러면 어떻게 접근하냐, 이게 문제인데…
이웃 사람으로 접근 → 무리일 것 같다. 사람들과 잘 안 마주치는 사람이니 접근이 어려울 것 같다.
클럽 일원으로 접근 → 안 된다. 그는 이미 이런 것을 제법 알고 있다. 잘못 손 썼다간 바로 들킨다. 그렇다고 일반적인 방법을 썼다간 시간이 너무 소모되고.
하인으로 접근한다. → 이거다. 영국 사람들은 관광도 하인을 쓰니까. 이런 일은 워낙 익숙하니 고용되는 것도 어렵지 않고 자연스레 접근할 기회도 많다.
좋아. 그러면 하인이 될 방법부터 찾아야겠지.
일단 현재까지 진행 상황을 정리하자.
전 하인에게 자연스럽게 접근, 성공.
그 하인이 실수를 자연스럽게 저지르게 한다, 성공.
해고된 하인 대신 고용되었다, 성공.
그의 일상 계획표를 확인했다, 성공.
이제 남은 건 그의 신뢰를 사는 것과 기회를 노리는 걸까.
그리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서 미안해지지만 어쩔 수 없는 법이다.
아니, 잠깐, 뭐?
나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
갑자기 생각했던 계획이 꼬여버렸다.
뭔 바람이 불었는지 난데없는 세계 일주를 하겠다고 했다. 그것도 말도 안 되는 일정 내로 전재산을 걸고!
나도 쓰면서도 이게 뭔 상황인지 모르겠다. 이게 실패하면 분명 계약은 완수다.
돌아버린 건가? 하지만 차분한 모습을 보니 또 그런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아니면, 나를 꾀어내려는 건가? 확실히 그런 노련한 사람 같긴 했지만… 모르겠다.
뭐, 아무래도 상관없다. 일단 지금은 그의 명대로 따르고, 천천히 상황을 봐야 한다.
P.S. 형사 한 명을 만났다. 자꾸 나에게 뭘 물어본다. 그 클럽에서 나온 스파이? 아니면 오해? 알게 뭐람.
형사 양반, 아무래도 계속 따라오는 것 같다. 아마 우리를 방해하러 온 거겠지. 좋아. 변수는 많을수록 좋다. 적어도 갑작스러운 변화가 생기는 것보다는 꼬리를 밟기 어려우니까.
그는 계속 카드 게임에 심취해 있다. 접근하는 것은 쉬웠다. 슬슬 인도다. 이제 수확을 거둘 때다.
갈수록 의문이 든다. 그는 과연 뭣을 했길래 이렇게 악마까지 써가면서 저주를 받아야 하는 걸까? 어쩌면 처음부터 상대가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닐까?
그는 단순히 무정하고 계획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죽을 뻔한 여인을 구하기 위해 아까운 시간을 소모했다. 그냥 눈 감았으면 그만큼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는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 매우 침착하게 작전을 세우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이를 수행하는 나를 진심으로 독려했다. 무언가를 시키는 사람은 많았지만, 이렇게 진심으로 격려해 준 사람이 있었던가?
이제 그는 카드게임에만 열중하지는 않는다. 아, 물론 시간만 나면 거기에 푹 빠지긴 한다. 하지만 종종 나 보고 그녀의 상태를 묻고, 또 이것저것을 챙기라 한다. 충격에서 낫지 않았을까 걱정하며 얘기도 나눈다.
어쩌면 그는 생각보다 좋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후회가 된다.
일본행 배가 출발했다. 그 형사 때문에 얼떨결에 나 혼자 배에 탔다. 그들은 아직 남겨졌다. 다음 배는 꽤 시간이 지난 뒤에야 출발한다고 했다. 시간 내에 맞추는 것은 어려운 일일 거다.
분명 이대로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슬쩍 돌아가면 끝. 하지만 왜 전혀 기쁘지 않은 걸까? 평소대로 하던 일인데. 악만데 인간에게 속아서?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그간 여행하며 정이 들었나 보다.
그는 포기하지 않은 모양이다. 방법을 찾아 결국 수습할 방법을 찾았다. 그리고 나를 찾았다. 기분이 묘하다. 이렇게 계획이 꼬였으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의지가 굉장했다. 보통은 하나만 틀어져도 좌절하는 법인데.
그건 그렇고 그가 뭔가 눈치챈 것 같다. 아마 그쪽에서 행동이 수상해 보였던 거겠지. 각오는 되었지만 왠지 마음이 아프다. 이런 건 정말이지, 처음이다.
그는 그 여자를 구했고, 또 나를 구했다.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모든 것을 걸고. 그리고 그걸 채우기 위해 새롭게 배우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나는 그런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계획을 망쳐가며. 예전처럼.
일본 속담 중에 이런 것이 있다. 이번에 들은 말은 아니지만. 사실은 1년 행동을 20번 되풀이한 주제에 20년 경험이 있다고 큰소리치는 장인의 함정에 빠지지 말라고.
난 내 행동에 자신이 있었다. 항상 해왔던 일이니 잘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게 뭔가. 결국 그를 진심으로 따르다가 내 함정에 내가 빠져 슬퍼하고 있잖은가.
그는 아직도 침착하게 기다리고 있다. 그 여자도 슬퍼하면서도 차분히 받아들이는 것 같다. 나만 부끄러워하고 있다.
여행이 끝났다. 그는 한동안 상심에 빠져 있었다. 어쩔 수 없다. 아슬아슬하게 전재산을 다 잃고 그리 침착한 게 더 이상한 거다. 하지만 아직 모든 것이 끝난 건 아니다. 계산은 틀렸고 시간은 아직 남았다. 그는 몰랐지만. 그걸 보고 고민했다. 그는 계획이 틀어져도 떳떳함을 유지할 수 있는가? 그래서 그의 행동을 쭉 지켜보았다.
그는 끝까지 그 여자를 지키기로 했다. 남은 것만으로도 그녀를 인생 끝까지 행복하게 하겠다고 그는 약속했다. 식민지 출신 여성을 부인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특히 그 같은 상황에서는. 하지만 그는 그녀에게 마음을 열었고, 큰 용기를 냈다.
그는 역시 알고 있었다. 알려주지 않았지만, 하는 말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화내지 않았다. 대신, 끝까지 자신을 위해 일해준 것만을 고마워했다. 그리고 할 수 있는 한 나를 계속 고용하겠다고도 했다. 대놓고 땡큐나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이 감탄스러웠다.
그는 무정하고 계획에 사로잡힌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평온을 바라면서도 할 수 있다면 소중한 사람을 챙기는, 그런 선한 사람이었다. 계획대로 따르면서도 틀어지는 대로 반성하고 또 새롭게 나아가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가 왜 성공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고쳐 나가는 사람은 내가 방해를 해도 어찌할 수 없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마지막 시험을 통과했다. 나는 졌고 그는 이겼다. 나는 그에게 진실을 알렸고, 그는 잃을 뻔한 것을 되찾을 수 있었다. 내 계획은 완전히 갈기갈기 찢겼지만 알게 뭐람. 그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또 배워나갈 텐데.
계약을 깨는 건 아니다. 계약에서는 그의 일상을 부수라고만 했지, 몰락시키라고 하지는 않았으니. 결혼을 하면 인생이 바뀌는 법 아닌가? 그는 그럴 자격이 있다.
결혼식이 끝나는 대로 날 이용하려 했던 양반 멱살을 잡고 말할 생각이다. 넌 너무 스스로의 계획에 매달린 나머지 다른 누군가가 너보다 총을 빨리 뽑을 수 있다는 생각은 못 한다고.
추가 기록: 상기 기록에서 나온 연구원이 SCP-1300-KO-A가 고용되었을 당시 자칭했던 신원을 알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연구원의 증언에 따르면 ██ 요원이 SCP-1300-KO-A를, '한 때 삭막했던 인생을 영원히 바꾸게 도와준 인물'로 회고했으며 이대로 후손에게 알렸다고 했다. SCP-1300-KO-A와 해당 연구원 간 면담을 진행하자는 의견이 현재 고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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