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련번호: SCP-1232-KO | LEVEL 3/신임 |
| 격리 등급: 케테르(Keter) | 기밀 처리됨 |
특수 격리 절차: SCP-1232-KO는 현재 시점에서는 저지가 매우 어려우며, 주머니 차원을 통제하거나 능동적으로 출입하려면 충분한 지식이 필요하다는 특성상 장막 정책을 위협하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현 시점에서 SCP-1232-KO의 격리는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수적인 사건을 방지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만약 격리 절차 등의 이유로 주머니 차원을 사용할 경우 SCP-1232-KO 현상을 고려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을 유의할 것.
설명: SCP-1232-KO는 '주머니 차원', 즉 소규모의 외부 차원의 온도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현상이다. SCP-1232-KO가 발생하는 조건 및 원인은 불명이며 이를 원상 복구, 혹은 중단할 방법 역시 현재 시점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SCP-1232-KO가 발생할 경우 주머니 차원 내의 온도가 연속적으로 감소한다. 이 때 그 변화 간격이 좁고 속도 역시 매우 느리기 때문에, 상시 기록하지 않는 이상 온도 저하를 초기에 눈치 채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SCP-1232-KO가 언제 처음 발생했는지 확인하는 것은 어려우며, 재단이 다른 실험에 사용할 목적으로 제작한 외부 차원에서 관측된 기록에 따르면 변칙 개체가 직접 출입해서 현상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
SCP-1232-KO로 인해 영향을 입은 차원의 최저 기온은 현재 -40°C이며, 지금도 그 영향이 지속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를 보았을 때 SCP-1232-KO의 한계는 불명이다. 또한 SCP-1232-KO의 영향을 받은 주머니 차원의 크기 역시 증가하는 추세며, 기준차원 내에 설치된 입구까지 그 여파가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을 보아 SCP-1232-KO 현상을 방치할 경우 극한 시나리오가 간접적으로 발생할 가능성 역시 높다.
클라라 박사: 후우. 일단 다 끝났다.
손기정 연구원: 좋겠네요. 저도 얼추 마무리되고 있지만요.
이고양 연구원: 저도요. 끝나면 다 같이 놀러라도 가요!
배일호 박사: 휴가냐? 나는 아직 멀었는데. 부럽네.
손기정 연구원: 가챠 대박 각 떴다고 시간과 돈을 쏟아붓지 않았으면 이 일도 없었을 거 같지만요.
배일호 박사: 시끄러. 가뜩이나 폭사한 거 때문에 기분 나쁜데.
이고양 연구원: 자업자득이잖아요.
(한창 타이핑 소리)
이고양 연구원: 근데요, 차원학부 지하실에는 대체 뭐가 있는 거에요?
손기정 연구원: 그러게요. 박사님 외에는 함부로 출입해서는 안 된다고 하니까요.
배일호 박사: 야, 사람 말을 그렇게 못 믿냐. 내가 쭉 말했잖아.
배일호 박사: 배일호랜드, 카지노, 기타 이러쿵 저러쿵 하는 거.
(전부 침묵)
배일호 박사: 왜. 뭐야, 그 표정은.
클라라 박사: 말이 말 같아야 말이죠. 우리가 그 때 본 것이 있는데.
배일호 박사: 아니, 뻥이 아니라니까? 니들한테 내 이미지가 대체 뭐길래 그러는데?
(연구원들이 서로를 보다가 다시 배일호 박사를 보는 것을 반복한다)
배일호 박사: 나쁜 것들. 그러면 지하실에 뭐가 있을 것 같냐? 그거 말고도.
클라라 박사: 뭔가 괴물이 있지 않을까요. 재단 시설이 다 그런 거처럼요.
손기정 연구원: 아니면 제비꽃 차원과 연결된 포탈이거나요. 이제 뭐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이라니까요.
(갑자기 지하실이 있는 방향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이고양 연구원: 저거처럼요?
배일호 박사: 미친, 이건 또 뭔데. 이제는 여기가 터지는 거냐고?
손기정 연구원: 저희야 모르죠! 그걸 가장 잘 아는 게 박사님이잖아요!
(두드리는 소리가 커진다.)
클라라 박사: 일단 요원들을 호출할게요. 저희는 대피하죠.
손기정 연구원: 내가 미쳤지…
(클라라 연구원이 보안 요원들을 호출한다. 이후 연구원들이 대피하려 하나 지하실이 열리는 것이 더 빠르다.)
(SCP-232-KO-1이 지하실 밖으로 나간다. 옷에 눈이 잔뜩 묻은 상태로 저체온증 증상을 보인다.)
이고양 연구원: 이게 뭐죠? 설마…
배일호 박사: 나도 몰라. 쟤는 생전 처음 보는데.
(SCP-232-KO-1이 급하게 주변을 돌아본다.)
손기정 연구원: 어… 적어도 당장 도망칠 상황은 아닌 것 같네요.
손기정 연구원: 아니, 그렇게 겉으로 보이는 꼴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건 알지만요. 그래도 그 뭐냐. 적어도 사람 잡아먹는 괴물딱지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배일호 박사: …그건 봐야 알지.
(SCP-232-KO-1이 출구로 달려가려고 하나 클라라 박사와 손기정 연구원에게 바로 붙잡힌다.)
손기정 연구원: 어우, 미친. 무슨 몸이 이렇게 얼음 덩어리야?
클라라 박사: …일단 호출 취소는 하지 말죠. 도망치려고 한 것도 그렇고…
(SCP-232-KO-1이 발버둥 치나 이내 쓰러진다.)
SCP-232-KO-1: (일본어로)추워… 돌아가지 않으면… 살려… 줘…
(SCP-232-KO-1이 쓰러진다.)
클라라 박사: 일단 저 사람 저체온증 치료부터 해야 하니까요.
이후 호출을 받고 현장으로 달려간 보안 요원이 SCP-232-KO-1 및 차원학부 소속 인원을 확보했다. 개체는 제21K기지 표준 인간형 개체 격리실에서 저체온증 치료를 받았다. 한편 차원학부 연구원들은 신체 검사 결과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저등급 감시 하에 기존 근무 체계로 돌아갔다.
SCP-232-KO-1이 의식을 되찾기 전, 의상과 당시 가지고 있던 소지품1을 근거로 개체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제21K기지 정보부가 차원학부와 당시 SCP-232-KO 격리 절차에 참여하고 있던 연구팀 및 기동특무부대 스티그마-99("은하철도의 밤")을 연결, 서로가 가지고 있던 정보를 교환할 수 있었다.
손기정 연구원: 후아. 큰일 나는 줄 알았네요. 배일호 박사님도 어떻게든 잘 넘겼네요.
배일호 박사: 응? …어어, 그렇지. 그런데 그 니시키인지 이시키인지 하는 건 어떻게 됐대?
이고양 연구원: 일단 격리실에서 수액 맞으면서 자고 있다고 들었어요. 정신 차리면 면담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클라라 박사: 그건 잘 됐네요. 처음 딱 잡았을 땐 차가운 게 무슨 시체인 줄 알았다고요. 다행히 보고서에서는 그런 문제는 없단 거죠.
배일호 박사: 그 과정에서 어째선지 걔 관리를 우리가 맡아버렸고. 와, 이런 억까가 다 있네.
클라라 박사: 저게 차원을 이동하고 주머니 차원을 증식시킬 수 있고, 차원학부 지하실에서 튀어나왔고,그걸 발견한 사람이 우리고… 어쩔 수 없죠.
이고양 연구원: 그래도 세계 멸망하기 전에 제 발로 왔으니 좋은 일 아닐까요?
배일호 박사: 그러면 얼마나 좋겠냐 고양아… 문제는 저 놈이 다른 변칙 개체 때문에 왔단 말이지.
(배일호 박사가 SCP-1232-KO 관련 문서를 책상에 내려놓는다.)
클라라 박사: SCP-1232-KO라면 그 주머니 차원이 추워지는 현상 아니에요? 그걸로 제비꽃 생명체 여럿이 피해 봤잖아요.
배일호 박사: 그래. 이건 SCP-232-KO-2 담당 기특대의 보고서고.
SCP-232-KO-2에게서 급격한 기온 저하가 발생. 폭설 등 기후 단위로 변화한 것을 확인. 차원의 붕괴 속도가 급격히 저하했으나 생성 속도가 빨라지지는 않았음. SCP-232-KO-1의 정신 상태가 안정적인 것을 보아 모종의 사유로 차원이 강제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됨.
SCP-1232-KO 현상의 피해를 입은 차원과 결과가 유사하나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빠르다는 차이가 있음. 별개의 사건인지, 아니면 SCP-232-KO-2가 특별히 그 영향을 크게 받을 사유가 있는지는 현재 알려지지 않음.
한편 SCP-232-KO-2에서 기존에 발견되지 않았던 생명체 발견됨. 이것이 이번 사건, 혹은 차원 유지의 원인인지는 불명. 구체적인 형태도 현재로서는 불명. 추가 연구 진행 중.
스티그마-99("은하철도의 밤")
정이선 요원
손기정 연구원: 그러면 거기 휘말렸다가 도망첬을 가능성이 있겠네요. 저체온증에 옷도 눈과 서리 범벅이었으니까요.
이고양 연구원: 스티그마-99가… 이 SCP 전담 부대였나요? 그런 것 치고는 부대장이 한국 사람 같은데요.
배일호 박사: 나도 몰라. 쟤들이 무슨 천문학부 출신 요원들이라나 뭐라나. 데이터 검출 과정에서 뭔 일이 있었다는데.
클라라 박사: 홍철 없는 홍철 팀도 아니고, 무슨 차원학부도 모르는 차원 계열 부대네요.
배일호 박사: 여기서 우리가 X된 건 두 가지야. 하나는 SCP-232-KO-2가 유독 SCP-1232-KO의 피해를 크게 본 거란 거야.
이고양 연구원: 하긴, 그 부대가 감시하고 있다면 온도 차이는 바로 눈치 챌 것이란 말이죠. 확실히 속도가 비정상적이긴 하네요.
배일호 박사: 그래서 그쪽도 바쁘다던데. 뭔가 나오면 얘기하겠지. 그리고 두번째.
배일호 박사: 저거 유니폼 입은 상태였다.
(한동안 정적)
클라라 박사: …어. 그러면 SCP-232-KO도…
배일호 박사: 그래. 손님도 다 실어놓은 상태지. 거기 탄 요원도 꼼짝 없이 눈길에 갇혔단 제보가 들어왔어.
배일호 박사: 그나마 지금은 히터 틀어서 버틴다던데… 언제까지 버틸 수는 없는 노릇이지. 기억 소거의 문제가 아니라고.
손기정 연구원: 차장이 미쳤다고 기차를 버렸을 것 같진 않고… SOS 치거나 자원을 채우려는 목적으로 온 걸까요?
클라라 박사: 그럴 수 있네요. 왜 하필 이쪽 지하실과 연결된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이차원이다 이거야?
배일호 박사: 몰라. 그건 그놈 정신 차리는 대로 물어봐야지. 우리가 할 건 그 자료들을 어떻게든 긁어 모으는 거고.
배일호 박사: 아, 근데 기정아. 아까 차장이 괴물딱지 아니라 했지?
손기정 연구원: 네, 그랬었죠? 차분하게 대하면 차장 쪽은 문제 없다고도 했고요.
손기정 연구원: 지금 이 상황이 차장이 차분하게 넘길 수 있는 상황인지가 문제긴 하지만요. 여긴 일본도 아니고요.
배일호 박사: 어. 오케이. 그러니까 이제부터 쟤 담당은 너야. 쟨 멘헤라지 얀데레는 아니니까.
손기정 연구원: 네?
배일호 박사: 너라면 할 수 있을 거다. 수고.
손기정 연구원: 네??
(나머지 연구원들이 현장을 이탈한다. 이고양 연구원은 떠나기 전에 엄지손가락을 위로 든다.)
(손기정 연구원이 SCP-232-KO에 대한 정보가 적힌 보고서를 끝까지 읽는다.)
손기정 연구원: 어, 그니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나 보고 저걸 혼자 처리하라고…
(손기정 연구원이 보고서를 내려 놓는다.)
손기정 연구원: (깊은 한숨)내 팔자야…
대화 참여자:
- 제21K기지 차원학부 소속 클라라 박사
- 제21K기지 차원학부 소속 이고양 연구원
- 기동특무부대 스티그마-99("은하철도의 밤") 소속 정이선 요원
클라라 박사: 안녕하세요. 저는 차원학부의 클라라 박사고 이쪽은 같은 부서의 이고양 연구원입니다.
정이선 요원: 네. 반갑습니다. 얘기 들었습니다. 저희가 그 고생을 했던 SCP가 그렇게 빠르게 잡히다니 기분 참 묘하네요.
클라라 박사: 재단 일이 다 그렇죠 뭐. 그래도 최악의 상황이 되기 전에 잡아서 다행이잖아요.
(이고양 연구원이 말 없이 정이선 요원을 본다.)
정이선 요원: 무슨 일인가요.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고.
이고양 연구원: 어, 뭔가 연구원 같은 느낌이라 생각했는데 조금 달라서요. 모니터 띄워놓고 데이터 나오면 딸깍 하고.
정이선 요원: …그런 얘기 많이 듣습니다. 또 그런 일 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어디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무턱대고 갈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연구원들이 대략적인 상태라던가 붕괴 가능성 등을 분석하죠.
클라라 박사: 어어… 아무래도 그렇죠?
정이선 요원: 하지만 그 관찰 데이터에만 의존할 수는 없습니다. 차원 복사 펄서만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잖아요. 만약 SCP-232-KO-2인 것이 확실하면 저희가 투입됩니다.
정이선 요원: 거기서만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있고요. 예를 들면 기존에는 살고 있지 않은 생명체가 새로 나타났다던가요.
이고양 연구원: 차원 복사 펄서라면 외부 차원이 생성되고 변화하면서 발생한 진동이잖아요. 확실히 대략적인 정보는 알 수 있어도 외부 변수는 파악 못 할 수 있겠네요. 이번 SCP-1232-KO도 그런 원리겠죠.
이고양 연구원: (작은 소리로)정작 여기 와서는 하도 개고생해서 직접 본 적 없지만.
정이선 요원: 그렇지요. 그나마 분석 결과 SCP-1232-KO-2는 다른 차원과는 달리 펄서의 변화가 크지 않았던 것을 확인할 수는 있었지만, 그 이상은 저희도 아직 모릅니다. 아무래도 부대 내 연구원 집단 수준이고 본격적인 부서가 아니라 자원의 한계가 있거든요.
정이선 요원: 외국의 차원학부는 제 일에 바빠서 한계가 있고, 원래 저희가 연결되어 있던 천문학부는 아무래도 취급하는 것이 다르고… 제21K기지에 차원학부가 있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는데, 정말 다행입니다. 덕분에 일이 빨라질 거 같습니다.
(클라라 박사와 이고양 연구원이 서로를 본다.)
이고양 연구원: (작은 소리로)어쩌죠? 그냥 사실대로 말해야 하나요?
클라라 박사: (작은 소리로)…일단 그냥 넘어가죠. 따지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긴 하고.
이고양 연구원: 어, 근데 신종 생명체 어쩌고 했는데, 그냥 예시인가요?
정이선 요원: 아, 그거. 아뇨. 최근 발견한 데이터입니다. 마침 얘기를 하려던 차였으니 보시죠.
(정이선 요원이 PC에서 사진 몇 장을 보여준다.)
이고양 연구원: 벌레네요. 근데 얼음 위에 있어요.
클라라 박사: 음… 이전에는 발견되지 않은 생명체라고 했죠.
정이선 요원: 네. 일단 기존에 살고 있던 생명체가 눈 때문에 바깥으로 나갔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간 SCP-232-KO-2에서는 인간형 개체 외의 생명체가 발견되지 않았지요.
(클라라 박사가 사진의 크기를 키운다.)
정이선 요원: SCP-232-KO-1이 그쪽에 관심이 있었다면 변수가 생기긴 하지만요. 그 차원이 그의 무의식을 반영한 것이니까요.
클라라 박사: SCP-232-KO-2가 추워진 것이 최근 일이라고 했지요?
정이선 요원: 네. 벌레 자체는 SCP-232-KO-2 여러 개에서 발견되었고요.
클라라 박사: 저 종 자체가 원래 추운 곳에 살거든요. 얼음 벌레라고, 평생을 눈과 얼음 속에서 살면서 거기 붙은 조류나 박테리아를 먹죠.
이고양 연구원: 신기하네요… 그러면 누니머기의 모티브가 된 게 이거에요?2
클라라 박사: 그건 다른 벌레에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얼음 벌레는 영상 4도 이상에서는 녹아 죽는다는 것이 문제죠. 물질대사 자체가 그 온도에 맞춰져 있거든요.
클라라 박사: 물론 이게 실제 그 종 같지는 않아요. 보니까 크기도 크고. 그래도 적어도 생태 자체는 비슷해 보이긴 해서, 이게 굳이 상온 수준의 차원 여러 개에 기어들어갔을 확률은 낮다고 생각해요.
이고양 연구원: 어? 외부 차원에서 온 벌레면 제비꽃 생명체일 가능성도 고려해볼 수 있지 않아요? 그게 아니더라도 저게 이번 일의 원인일 수도 있잖아요.
이고양 연구원: 마침 저것들이 드러누운 차원은 온도가 유독 더 심하게 떨어졌고요. 그 차원 복사 펄서 기록에서도 외부 영향은 잘 안 받았다 했죠. 안에서 지 살기 좋게 환경을 바꾼 거 아닐까요?
정이선 요원: 제비꽃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저 벌레가 원인일 가능성은 충분히 있군요. 적어도 저게 어디서 여기까지 왔는지를 안다면 앞으로의 전략에도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클라라 박사: 그럴 수 있어요. 저게 건드린 게 한 두 번이 아니어야지. 실제로 얼음 벌레 실물을 보지는 않아서 확신은 못 하겠네요. 제가 곤충학부를 떠난 지 좀 되어서 기억이 잘 안 나기도 하고요.
정이선 요원: 걱정 마시길. 그건 저희 쪽에서 해보겠습니다. 애초에 그러라고 여기 배정된 거고요.
면담자: 손기정 연구원
피면담자: SCP-232-KO-1
서문: SCP-232-KO-1이 의식을 차린 이후 그로부터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면담을 진행했다. SCP-232-KO-1이 동요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면담자가 진입하기 전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일본어로 소통했으며 손기정 연구원이 원문을 번역했다.
손기정 연구원: 안녕하세요, 니시키 씨.3 몸은 괜찮아지셨나요?
SCP-232-KO-1: 여긴… '재단'이라고 했지요. 죽는 줄 알았는데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손기정 연구원: 천만에요. 애초에 여기까지 온 이상 당연한 일인데요. 대체 저체온증 걸릴 때까지 뭐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SCP-232-KO-1이 몸을 떨기 시작한다.)
SCP-232-KO-1: (목소리가 낮아지며)어쩔 수 없었습니다. 승객들을 구하려면 그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아니, 지금도 이러고 있을 시간이…
손기정 연구원: 워, 워. 잠깐만요. 진정하세요.
(일어나려는 SCP-232-KO-1을 손기정 연구원이 10분 간의 설득 끝에 겨우 진정시킨다.)
손기정 연구원: (한국어로)죽겠네 진짜… 뭐만 했다 하면 지뢰야.
SCP-232-KO-1: 그러니까 제 얘기를 듣고 재단도 지금 그들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인 건가요.
손기정 연구원: 네. 그리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당시 얘기를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당신이니까요.
(SCP-232-KO-1이 한참 손기정 연구원을 쳐다보더니 다시 앉는다. 여전히 심하게 떨고 있으나 표정은 이전보다 안정화되었다.)
SCP-232-KO-1: 그러면 최대한 빠르게 부탁합니다. 저는 더 이상… 더 이상 늦고 싶지는 않습니다.
손기정 연구원: 네. 힘드신 건 이해합니다만 협조 부탁합니다. 먼저 그… 신원과 당시 상황부터.
SCP-232-KO-1: 일단 저는 니시키 이노리라고 합니다. 아카센케 철도 회사에서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손기정 연구원: 아카섹… 뭐라고요? 처음 듣는 회사라서…
SCP-232-KO-1: 아카센케입니다. 明 자를 써서 아카, 線 자를 써서 센, 氣 자를 써서 케라고 읽지요. 다들 발음을 헷갈리고는 합니다만.
SCP-232-KO-1: 물론 모르는 것도 이해는 됩니다. 아무래도 차량도 한 대에 직원도 사장과 저, 기관사 뿐이니까요.
손기정 연구원: 어… 저기…
SCP-232-KO-1: 그 때문에 매일 아침 6시부터 자정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힘든 일이지만 승객 분들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지요.
SCP-232-KO-1: 기관사 분도 과묵하셔서 말은 없으시지만 분명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에요. 애초에 저를 스카웃했으니 다른 분들 데려오기도 힘드셨을 것이고…
손기정 연구원: (한국어로)열정페이다… 정말 역대급 좆소 열정페이잖아…!
SCP-232-KO-1: 네? 방금 뭐라고 하셨나요?
손기정 연구원: 아, 아뇨. 아카센케라… 일단 알겠습니다. 근데 그 정도로 힘들게 일하시는데 설마 돈을 떼먹지는 않겠죠? 그러면 정말 최악인데.
SCP-232-KO-1: 돈은… 일단 일이 힘든 만큼 넉넉하게 받았습니다. 하지만 쓸 생각은 들지 않더라고요. 제가 감히 어떻게 이걸 쓸 수 있을까…
손기정 연구원: 아니, 이해가 안 되는데요. 결국 당신의 인생이잖아요. 그렇게 제 손으로 얻은 것도 못 써가면서 스스로 고생할 이유는 없을 텐데요? 그러다가 몸 축나잖아요!
SCP-232-KO-1: (희미하게 웃으며)고마워요. 제게는 그렇게 일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의 몫까지 전 다해야 했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견딜 수 없어서…
SCP-232-KO-1: 그래서 더 다급하기도 하지요. 회사의 유일한 기차가 눈에 가로막혀서 오도가도 못하게 되었으니까요.
손기정 연구원: 그러고 보니 발견 당시 옷에 눈이 잔뜩 묻어 있었죠. 지금은 늦봄인데요.
SCP-232-KO-1: 사실, 제 열차는 일반적인 경로로 이동하지 않습니다. 제가 손님의 목적지를 확인하면 기관사 분께서 가장 빠른 경로를 찾아 가는 식이죠.
SCP-232-KO-1: 그 과정에서 보통 사람들은 가기 힘든 길을 찾아 갈 때도 있는데… 이번에 그러다가 하필 눈이 아직 내리고 있던 곳으로 간 겁니다.
손기정 연구원: 지금 이 시기에? 혹시 원래 가려던 곳이 홋카이도였나요?4
SCP-232-KO-1: 아뇨, 혼슈5입니다. 꽤 여러 곳을 갈 예정이었어서 구체적인 경로는 알려줄 수 없지만요.
SCP-232-KO-1: 그래서 저희도 그 정도 폭설은 대비하지 못했습니다. 기관사가 제게 말하더군요. 눈 때문에 완전히 틀어 막혀서 못 간다고. (이마를 짚으며)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연착한다 미리 얘기를 했을 텐데…
손기정 연구원: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어요? 어, 그러니까… 자연재해로 연착한다는 거 말이에요.
SCP-232-KO-1: (큰 소리로)그럴 리가요! 일본 철도는 시간을 칼 같이 지킵니다. 그건 자부할 수 있어요! 제 열차는 그 이상으로 빠르게 탑승객들을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었어요!
SCP-232-KO-1: 지금까지 연착은 단 한 번 있었습니다. 그나마도 특별한 상황 때문이었고, 수습할 수 있었죠. (희미하게 웃으며)그렇지요. 그 외의 상황은 없었습니다.
손기정 연구원: (한국어로)작업 의식 한 번 투철한데. 뭔 세뇌야?
손기정 연구원: 알겠어요. 그러니까 이게 전에는 없던 상황이었다는 거죠?
SCP-232-KO-1: (고개를 끄덕인다)네. 저도 처음에는 믿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차 내부가 추워지기 시작했고, 바깥을 보니 그 말을 믿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SCP-232-KO-1: 하는 수 없이 전 승객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대기를 요청했습니다. 당연히 아무도 바로 받아들이지 않더군요. 하지만 다행히 아무도 뛰쳐 나가지 않게 설득하는 것에는 성공했습니다.
SCP-232-KO-1: 기관사 분께서 사장님께 구조 요청을 했습니다. 아마 그 김에 119도 불렀을 겁니다. 그리고 저는 통신에 필요한 것을 제외한 연료를 최대한 난방 시설 가동에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그게 최선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손기정 연구원: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군요. 그래서 직접 구조 요청을 하려고 한 거고.
SCP-232-KO-1: 정확합니다. 사실 그 이상이었죠. 기관사가 급하게 제게 말하더군요. 사장이 눈 그칠 때까지 그냥 냅두랬다고요. 하지만 저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언제 눈이 충분히 녹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이상 잘못하면 모두가 죽을 수 있었으니까요.
손기정 연구원: 그냥 냅두랬다고요? 마치 죽으라는 것 같은데요? 대체 왜죠?
SCP-232-KO-1: …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위치가 위치인 건지 다른 구조대들도 오지 않고, 승객들도 동요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변 주민들을 부르려고 했던 거고요. 승객 분들보다는 제가 길눈이 밝아, 그나마 희망이라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SCP-232-KO-1: 하지만 나가보니 사방에 보이는 것은 눈 뿐이었습니다. 너무 추워서 의식이 흐려질 지경이었죠. 발자국도 눈과 바람에 묻혀 사라질 지경이었습니다.
SCP-233-KO-1: 그나마 저니까 길을 외울 수 있기라도 했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꼼짝 없이 조난될 뻔했습니다.
(SCP-232-KO-1이 손가락으로 방향을 그리기 시작한다.)
SCP-232-KO-1: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건물이 하나 보이더라고요. 그 건물 윗층에는 불이 있었습니다. 사람들도 있었고요. 마침 크기도 크겠다, 그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눈이 그칠 때까지만이라도 급하게 승객들을 대피시킬 수 있을지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SCP-232-KO-1: 한참을 올라간 결과, 사람 소리가 들리는 층이 있었습니다. 거기까지 통하는 문은 잠겨 있었죠. 점점 추워지고 있었고 의식도 몽롱해질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았고, 몸싸움 끝에 문을 겨우 열 수 있었습니다.
손기정 연구원: 그리고 거기가 여기고요. 참… 신기한 일이네요…그 때까지 경로는 다 기억하고요?
SCP-232-KO-1: 네. 승객 한 사람 한 사람 얼굴을 기억하는 만큼 그쪽은 자신 있습니다.
손기정 연구원: 다행이네요. 그러면 적어도 구조대와 꼬이는 일은 줄 테니까요. 그런데 이번 일이 끝나면 어떻게 할 건가요?
SCP-232-KO-1: 어떻게 하긴요. 그야 원래 근무처로 돌아가야죠?
손기정 연구원: 정말로요? 거기 근무 환경은 듣기만 해도 고된 거 같은데요.
SCP-232-KO-1: 확실히 여기 와서 휴식을 취한 덕분에 조금 기분이 나아졌습니다만, 제게는 책임이 있습니다. 사장님은 그 아이를 찾아준다고 했습니다.
SCP-232-KO-1: (목소리가 다시 떨리며)그 때까지 저는 그만둘 수 없습니다. 도망칠 수는… 없습니다…
손기정 연구원: 그 아이라는 게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 같네요. 무슨 의미인지는 잘 알 것 같아요. 걔를 위해서 그런 힘든 일을 각오한 것이니까요.
SCP-232-KO-1: 감사합니다. 제가 그 말을 했을 때 이해해준 사람은 당신 뿐이었어요.
손기정 연구원: 그래서… 그 사람에 대한 단서는 찾았나요? 주는 것이 있으면 받는 것이 있어야 할 텐데요.
SCP-232-KO-1: (한참 침묵하다)…아뇨. 하지만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 정도는 각오했습니다.
SCP-232-KO-1: 실제로 기관사도 덕분에 빠른 경로를 찾을 수 있다 했고… 그렇게 사장님이 찾아낸 실종자 또한 여럿 되기 때문입니다.
손기정 연구원: 어? 구체적으로 무슨…
(SCP-232-KO-1이 이후 사람들 이름을 약 10명 가까이 말한다. 확인 결과 이들은 모두 불명의 사유로 실종되었다가 몇 개월~몇 년 뒤 무사히 구조되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SCP-232-KO-1: 그렇기 때문에 거짓말 자체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이를 깨물며)최악의 상황도 생각해봤지만… 적어도 그는 그렇지 않다 했어요.
SCP-232-KO-1: 그런 의미에서 혹시 서류를 돌려주실 수 있습니까? 그게 훼손되기라도 하면 큰일나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얘기하기 어렵지만 반드시 제가 가지고 있어야 해서… 다른 건 다 돌려받았는데 그것만 없어서 당황했습니다.
손기정 연구원: 그래서 쉽게 포기할 수 없다고 한 거군요. …안타까워요. 일이 잘 해결되면 좋겠는데 말이죠.
손기정 연구원: 서류는 일단 윗선에 얘기해 볼게요. 제가 결정할 것이 아니라서요.
SCP-232-KO-1: (조용히 웃으면서)응원 감사합니다. 손기정 씨, 당신은… 정말이지… 좋은 사람이군요.
손기정 연구원: 별 말씀을요. 그게 제 일인 걸요. 당신이 차장 업무에 최선을 다하려는 것처럼요.
손기정 연구원: 뭐, 아무래도 서투르긴 하지만요. 사람들이 모두 자기 일을 완벽하게 할 수는 없잖아요. 적당히 실수도 하고 바람도 빼주고 하는 게 인생인 것 같아요.
SCP-232-KO-1: 인생…(손기정 연구원을 말 없이 쳐다본다)
(손기정 연구원이 짐을 챙겨 나간다.)
손기정 연구원: (한국어로)아… 맞다. 얼음벌레 얘기도 했어야 했는데. 사연 들어주다 잊어버렸네.
(손기정 연구원이 돌아본다. SCP-232-KO-1은 계속 바닥만을 보고 있다. 면담 이전에 비해 안정된 듯한 표정이다.)
손기정 연구원: (한국어로)뭐, 얻은 정보도 있고. 기회야 또 있겠지.
결론: 확인 결과 일본의 철도 회사 중 해당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증언에 따르면 사장은 여러 변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대화 참여자:
- 제21K기지 차원학부 소속 이고양 연구원
- 기동특무부대 스티그마-99("은하철도의 밤") 소속 정이선 요원
- 제81██기지 소속 모리노 요원6
서문: SCP-232-KO 및 이것이 갇힌 SCP-232-KO-2의 현 상태에 대해 확인하기 위한 대화를 진행했다. 모리노 요원이 한국어를 못한다는 것, 이고양 연구원이 일본어를 할 수 있다고 해도 전문 용어 이해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감안해 통신은 영어로 진행되었다. 그와는 별개로 이고양 연구원과 정이선 요원만 나눈 대화는 한국어로 진행되었다.
정이선 요원: 일단 모리노 씨… 그러니까 현장 요원과는 연락이 닿았습니다. 이쪽을 통해 연락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고양 연구원: 아, 감사합니다. 스티그마-99는 이 SCP에 전용 배치되었다고 했죠.
이고양 연구원: 그러면 만약 SCP-232-KO-1이 격리되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그가 정신병동에서 치료 받든, 반대로 혼수 상태에 빠지든 해서요.
정이선 요원: 원래는 천문학부로 돌아가려고 했습니다. 원래 일하던 곳으로요. 다른 특정 SCP 전문 부대가 그러듯이요.
정이선 요원: 하지만 요즘은 조금 다른 생각이 듭니다. 외부 차원을 수색하는 걸 생각보다 다들 마음에 들어 했거든요. 드문 일이기도 하고요.
이고양 연구원: 그러고 보니 다들 표정이… 힘든 일인데도 즐거워 보였네요.
정이선 요원: 그래서 말인데, (희미하게 웃는 얼굴로)이번 일이 무사히 끝나면 상부에 얘기해줄 수 있나요? 외부 차원을 연구하는 부서가 있으니 그쪽과 연결 지으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고양 연구원: 어, 여긴 그런 곳이 아닌…
모리노 요원: 아, 아. 여보세요? 거기 잘 들려요?
정이선 요원: 캄파넬라는 무사한가요?
이고양 연구원: 캄파넬라는 또 누구죠?
정이선 요원: 그냥 암호입니다. 외부 차원에서 뭔 일이 일어날 지 모르니 미리 정한 거죠. 원래는 제가 받는 쪽인데 일이 이렇게 되었군요.
모리노 요원: 으흠. 강은 제 스스로 삼킨 것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정이선 요원: 좋아. 아직은 잘 계시군요. 거기 사정은 어떻습니까.
모리노 요원: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조난이 며칠 째 계속되고 통신도 잘 안 되니 다들 정신이 날카로워졌어요.
이고양 연구원: 통신이 안 된다고요? 하지만 차장 말에 따르면 그건 남겨두었다고 했는데요.
모리노 요원: 추워서 고장난 거 같습니다. 난방 돌리고 있지만 한계가 있으니까요. 저번 연락 직후 구조대 얘기를 하지 않았으면 지금쯤 폭동이 일어났을 겁니다.
모리노 요원: 그래서 말인데, 차장 놈 지금 어디 있습니까? 무슨 정신적 문제가 또 도졌습니까?
이고양 연구원: 일단 저체온증은 치료 끝났어요. 승객들이 무사한지 걱정하고 있던데요. 어찌저찌 다들 무사하다고 설득해서 그나마 정신불안으로 번지는 건 막고 있지만요.
모리노 요원: 하… 그건 그나마 다행이군요. 그냥 스트레스 수준이면 본인이 참는 것으로 그치니까요. 그나마 판매용 음식과 물은 남아 있어서 그것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열 차단도 잘 되어 있고요.
모리노 요원: 그런데 구조대는 아직입니까? 언제 이 난방도 고장날지 감이 안 잡히는데요. 이상하게 자원도 예상했던 것보다 이상하게 빨리 줄어들고 있고요.
이고양 연구원: 승객이 아닌 사람이 끼어든 걸까요? 예를 들면 제3의 생명체라던가요.
모리노 요원: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제가 검사한 것에 따르면 그 누구에게도 특별한 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 SCP-232-KO-1이라면 알 법도 한데.
정이선 요원: 구조대라면 현재 모든 장비를 점검 중이며, 내일 구조대를 투입할 예정입니다. 혹시 그 때까지 버틸 수 있습니까?
모리노 요원: 길긴 한데… 노력해보겠습니다.
이고양 연구원: 아, 그 와중에 죄송한데요. 혹시 그 열차에 회사 이름이 적혀 있나요?
모리노 요원: 응? 지금까지 본 적은 없는데, 여기 없을 것 같진 않단 말이죠. 잠깐만요.
(한참 대답 없음. 통신기 너머로 승객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실랑이가 들린다. 내용은 주로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에 대한 불만이다.)
모리노 요원: 아아. 기관차 쪽으로 가는 문에 적혀 있네요. 문 자체는 잠겨서 들어가지 못하지만요.
모리노 요원: 대충… 이걸 어떻게 읽냐… 메센키. 청명세메의 메明에, 선로센로의 센線, 공기쿠키의 키氣인 것 같습니다.
정이선 요원: 메센키요? 아카센케가 아니라요?
모리노 요원: 한자로만 적혀 있는데 어떻게 읽는 법을 알아요. 그냥 제일 익숙한 방식으로 읽은 건데요.
모리노 요원: 직원이야 알겠지만 차장은 뛰쳐 나갔고, 기관사 이놈은 사람이 아닌 건지 대화도 안 되고 나올 생각도 안 하고…
이고양 연구원: 메센키라… 메센키. 뭔가 들어본 것 같은데요.
정이선 요원: 일단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다시 뵙겠습니다.
모리노 요원: 네. 아무쪼록.
결론: SCP-232-KO 내부의 승객들은 심리적인 것 외에는 당장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SCP-232-KO-2가 자연 붕괴 가능성이 높다는 것, 당시 승객들의 의상이 추위를 나기에 부적합하다는 것, SCP-232-KO의 연료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 등을 감안하면 신속히 대피하지 않을 경우 근시일 내로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면담자: 손기정 연구원
피면담자: SCP-232-KO-1
서문: SCP-232-KO-1의 상태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면담을 진행했다. 앞선 면담처럼 일본어로 소통했으며 손기정 연구원이 원문을 번역했다.
손기정 연구원: 반갑습니다. 니시키 씨. 요즘은 어떠세요.
SCP-232-KO-1: (무응답. 극도로 떨고 있음.)
손기정 연구원: …대답하기 어려우신가요.
SCP-232-KO-1: …죄송합니다. 이런 저런 걱정을 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손기정 연구원: 구조 작업이 늦어져서인 건가요. 아무래도 승객은 많고 열차에 남은 자원에는 한계가 있잖아요.
SCP-232-KO-1: 이럴 줄 알았으면 제가 가는 게 아니었습니다. 저는 이런 곳에 있을… 저는… 저는…
(SCP-232-KO-1이 불안 증상을 보인다. 이후 검사 결과 해당 시점에서 SCP-232-KO-2의 수가 폭증한 것으로 밝혀졌다.)
손기정 연구원: …안심하세요. 승객 분과 얼마 전에 연락이 되었습니다. 아직 무사하다고 들었어요.
손기정 연구원: 장비가 준비되는 대로 구조대를 투입할 예정이래요. 거기에 저도 참여할 예정이고요.
SCP-232-KO-1: …정말입니까? 다행입니다. 그렇다면 제 행동에도 의미가 있었군요. 이번에는…
손기정 연구원: 네. 그러니 그렇게 불안해하실 필요도 없어요. 여기서 치료받고 쉬면 일이 끝날 거에요.
SCP-232-KO-1: 그러면… 실례합니다만 한 가지 부탁을 좀 더 해도 됩니까? 저도… 저도 구조대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SCP-232-KO-1: 저는 어떻게 그곳까지 갈 수 있는지 길을 잘 압니다. 그리고 승객들에게 꼭 돌아갈 거라고 말했고요.
손기정 연구원: 어… 하지만…
SCP-232-KO-1: 몸은 이제 괜찮습니다. 다행히 동상도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거긴 경로를 찾기 쉽지 않을 겁니다. 워낙 미로 같아서 잘못하다가는 엇갈릴 수 있어요.
SCP-232-KO-1: 무엇보다… 제가 여기 격리된 것은 제 정신이 온전하지 않아서지 않습니까. 여기서 정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손기정 연구원: 예?
SCP-232-KO-1: 물론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잘 압니다. 그래서 치료를 계속하는 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적어도 지금은요.
SCP-232-KO-1: 하지만… 여기 오면서 이것저것 생각해볼 기회는 되었습니다. 적어도 제 환경이 안 좋다고 지적해주신 분은… 당신이 처음이었으니까요.
손기정 연구원: 어… 혹시 한국어 할 줄 아세요? 대체 어떻게…
SCP-232-KO-1: (유창한 한국어로)제2외국어로 조금 배워두었습니다. 물론 서투른 수준이라 자세한 건 모르지만요. 예를 들면 그 때 말한 '좆소'라던가 말입니다.
손기정 연구원: (한참 말이 없다가)좆소 얘기는 일단 넘어가요, 좀. 중요한 것도 아니고요.
손기정 연구원: 아무튼. 중요한 건 당신은 그 찾고자 하는 사람이 있고 사장이 약속을 했다, 그래서 여기 계속 있기 어렵다, 라고 한 것이군요.
(SCP-232-KO-1이 한참 말이 없다.)
SCP-232-KO-1: …네. 그 아이만 신원이 확보된다면… 저도 여기서 좀 더 정신 치료를 받고 싶습니다. 제가 이상한 것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저니까요…
SCP-232-KO-1: (눈물을 흘리면서)참 우습죠. 이런 상황까지 왔는데 하고 있는 말이 살고 싶다, 치료받고 싶다라니… 동생이 보면 비웃을 겁니다.
손기정 연구원: 동생이군요. 음. 당신이 생각하는 동생은 당신을 비웃는 사람이던가요?
SCP-232-KO-1: (침묵)
손기정 연구원: 보니까 니시키 씨는 당신의 동생을 매우 아끼는 모양인 거 같아요. 그래서 그 블랙 기업을 못 떠난다고 했고요. 그렇게 사랑받는 사람이 그런 못되먹은 성격일 거 같지는 않아요.
SCP-232-KO-1: (침묵. 눈물을 흘린다.)
손기정 연구원: 니시키 씨. 이쪽에서 물을게요. 괜찮다면 이번 일이 끝나고 저희가 동생을 찾아봐도 괜찮을까요? 이미 당신의 승객들을 찾았잖아요. 사장에 비해 능력이 부족할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손기정 연구원: 그렇다면 당신이 원하는 것은 모두 이루어질 거 같아요. 당신 생각과는 달리, 얘기 들어보면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다 생각하거든요. 그러면 구조대에 당신을 넣을 수 있도록 상부를 설득해볼게요. 길잡이는 중요하거든요.
(SCP-232-KO-1이 동요하는 것을 확인. 다만 기동특무부대 스티그마-99의 보고에 따르면 이 시점에서 SCP-232-KO-2의 수가 오히려 감소했다.)
SCP-232-KO-1: 손기정 씨.
손기정 연구원: 네?
SCP-232-KO-1: 저번에 얼음벌레 얘기를 하려다가 못했죠. 저 위로하다가 말할 상황 놓쳤다고요.
손기정 연구원: …아.
SCP-232-KO-1: 사실 얼음벌레인지 뭔지는 보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이나 건물을 찾느라 바빴던 것도 있고, 애초에 생명체 같은 건 보지 못했으니까요. 사방이 눈길이라 벌레 같은 게 살고 있을 것 같지도 않고요.
SCP-232-KO-1: 하지만 얼음하니까 떠오르는 것이 있어요. 처음 회사와 계약했을 당시, 갑자기 추워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 날씨가 쌀쌀하긴 했지만 갑자기 확 차가운 기운이 돌았습니다. 그게 사장 때문인지 비서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손기정 연구원: 갑자기 한기가 돌았다, 라. 왠지 이번 사건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보이는군요.
SCP-232-KO-1: 아무래도요. 제가 춥다고 하니까 사장은 자신이 추운 날씨를 좋아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좀 덥다고 하면서요. 그렇다면 얼굴을 꽁꽁 싸매고 있는 후드를 벗으면 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만, 그 때는 그 정도 정신은 없었습니다.
손기정 연구원: 덥다고요? 그 때가 언제였는데요?
SCP-232-KO-1: 11월이었나 12월이었나… 워낙 그 때는 제정신이 아닌 상태여서요. 일단 원래부터 추웠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 앞에 설 때는 유독 더 추웠습니다. 뭐, 우연일 수는 있지만요.
손기정 연구원: (작은 소리로)추운 날씨에서도 덥다며 견디기 힘들어한다, 유독 이상할 정도로 한기를 일으킨다… SCP-1232-KO 현상을 일으켜도 이상할 건 없을 것 같은데…
손기정 연구원: 혹시 하나 질문을 해도 괜찮을까요? 그 사장 이름이 뭐였나요? 아무래도 좀 더 조사가 필요해서요.
SCP-232-KO-1: (말이 없다가)…엘라, 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성은 잘 모르겠군요. 혹시 아는 사람입니까?
손기정 연구원: 저야 모르지만, 아무래도 그 이름을 들어봤을 것 같은 사람이 있단 말이죠.
SCP-232-KO-1이 SCP-232-KO-2를 생성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리고 요원이 말한 대로 민간인이 휘말린 것을 감안해 탑승객을 구조하는 작전("배일호 박사와 함께하는 혹한기 캠프")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하 당시 투입된 인원이다.
서문: SCP-232-KO의 현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그리고 내부의 탑승객을 구조하기 위해 지하실 내부에 상술한 구조대를 투입했다. SCP-232-KO까지 안내는 SCP-232-KO-1에게 맡기되, 돌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배일호 박사와 정이선 요원 역시 뒤에서 일행의 상태를 확인했다.
이고양 연구원: 아. 아. 마이크 테스트 중. 하나, 둘, 셋.
이고양 연구원: 아아. 다들 준비 다 되셨나요?
정이선 요원: 장비 준비 완료. 목적지 위치 파악 완료. 요원들 상태는…
스티그마-99 소속 요원들: 저희들도 괜찮습니다. 출발해도 될 것 같습니다.
클라라 박사: 저희도 준비되었어요. 내비게이터 역할은 잘 부탁할게요.
배일호 박사: 더워. 쪄죽어. 고양아, 이거 여기서 입고 가는 거 맞아?
정이선 요원: 얼마나 오래 걸릴지도 모르고, 가는 길이 얼마나 추울지도 자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SCP-1232-KO의 영향이 갔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고양 연구원: 처음 만났을 때 완전 동태였잖아요. 지하실이 따뜻했다면 그 정도는 아니었겠죠.
배일호 박사: 아, 그건 그렇지. 젠장.
손기정 연구원: 동태 얘기하니까… 니시키 씨는… 괜찮은 건가요?
SCP-232-KO-1: 저도 준비되었습니다. 너무나도 죄송하고 또 감사합니다.
클라라 박사: 뭐야. 생각보다 한국어 잘 하는데요. 원어민 같아요.
손기정 연구원: 그쵸. 제가 그거 처음 듣고 얼마나 놀랐는데요.
SCP-232-KO-1: 과찬입니다. 그건 그렇고 슬슬 서류를 돌려주실 수 있습니까? 아무래도 제가 가지고 있는 게 나을 것 같거든요.
배일호 박사: (서류를 꺼내 보여주며)아, 이거?
배일호 박사: 아직은 안 돼. 일이 잘 해결되면 생각해볼게.
정이선 요원: (배일호 박사에게, 작은 소리로)혹시 그 이유라도 있습니까? 애기를 들어보니 뭔가 내용이 있다고…
배일호 박사: 벌써 얘기가 됐구만. 하긴 뭐. 본인은 계약서라 주장하고 그게 맞긴 하더라고. 근데 문제가 뭐냐면…
(배일호 박사와 SCP-232-KO-1의 눈이 마주친다.)
배일호 박사: …일단 가자. 좀 길어질 것 같으니 끝나고 얘기하지.
SCP-232-KO-1: …? 뭐, 알겠습니다.
정이선 요원: (입을 앙 다문 채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차원학부 지하실 문을 연다. 카메라에 아무 것도 기록이 되지 않는데 이 이유는 불명이다.)
이고양 연구원: 으왓. 다들 괜찮아요? 갑자기 카메라가 꺼져서…
정이선 요원: 카메라요? 잘 작동하는 거 같은데… 어두워서가 아니라면 뭔가 왜곡 현상 때문일 가능성이 높은 거 같습니다.
클라라 박사: 일단 저희 모두는 괜찮은 거 같아요. 좀 많이 어두워서 손전등에 의지하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지만… 것보다 대체 이게 무슨 구조죠.
정이선 요원: 꽤 복잡한 뒤틀림 현상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인위적으로 일으켰다기보다는 다른 차원의 영향을 받아 틀어진 거 같은데요. 배일호 박사님, 뭔가 감이 잡히는 것이 있습니까?
배일호 박사: 몰라. 뭐야. 시발. 이건.
손기정 연구원: 엥? 평소에는 잘만 왔다갔다 했잖아요.
배일호 박사: 어떤 놈이 그새 분탕 쳐놨어. 원래는 이런 구조가 아닌데. 뭔 멀쩡한 환경에다 땅굴을 있는 대로 파두었네. 야. 넌 뭔가 보여?
클라라 박사: (한숨)그게 멀쩡한 건지는 저도 모르겠지만요.
SCP-232-KO-1: 네. 틀림 없이 그 때와 같은 경로입니다. 그 사이에 구조가 바뀌지는 않은 것 같아요.
이고양 연구원: 그나마 다행이네요. 여기서 당신까지 모른다고 하면 어떻게 되나 걱정했거든요.
SCP-232-KO-1: 여기서 한참 가야 합니다. 서두르죠.
손기정 연구원: 따라갈까요? 일단 길을 아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네요.
정이선 요원: 일단 체크는 해두죠. 사건을 해결하고도 이 왜곡이 쉽게 끝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이고양 연구원: 펄서는 정상 궤도에요. 당장 붕괴할 거 같지는 않으니 안심하세요.
클라라 박사: 근데 지하실 차원이 붕괴하면 저희 차원학부가 있는 건물은 어떻게 되는 거죠?
배일호 박사: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고 있다)
SCP-232-KO-1: 여기서는 이쪽입니다. 따라 오세요.
클라라 박사: 기억력 좋네요. 아까부터 갈림길이 끊이지 않는데요.
정이선 요원: SCP-232-KO-1이 원인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어느 선까지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배일호 박사: (한숨)…일단 가자. 좀 추워지는데. SCP-1232-KO가 여기까지 스며들었어.
손기정 연구원: 겉옷 다시 입으세요. 그러니까 뭐랬어요.
정이선 요원: 여기서 이렇게, 또 저렇게… 꽤 복잡하군요. 기록하지 않으면 길 잃을 뻔했습니다.
(구조대들이 한참 걸어간다. 화면에는 아무 것도 나오지 않으며 대화 기록 역시 상황과 무관하기 때문에, 본 기록에서는 이를 생략한다.)
SCP-232-KO-1: 도착했습니다. 이 문일 겁니다. 자.
(SCP-232-KO-1이 문을 열자 눈으로 덮힌 평야가 보인다. 곳곳에서 신체 부위가 눈에 파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보이며 SCP-232-KO 역시 관찰할 수 있다.)
손기정 연구원: 우와… 눈밭이다.
클라라 박사: 이렇게 보니 장관이네요. 상황이 상황이니 감탄할 수만은 없지만요.
이고양 연구원: 좌표 확인 완료. 제대로 온 거 같아요. 다행이네요.
SCP-232-KO-1: 다행입니다.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서두르죠.
(구조대가 SCP-232-KO 쪽으로 달려가 기차의 문을 열려고 한다.)
SCP-232-KO-1: (일본어로)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구조대가 왔습니다!
승객 A: (일본어로)드디어! 오랫동안 기다렸다고요!
승객 B: (일본어로)이제 집에 갈 수 있는 거에요?
(기차의 문이 열린다.)
SCP-232-KO-1: (일본어로)이쪽입니다! 저 사람을 따라 한 줄로 가십시오!
모리노 요원: (일본어로)자자, 절 따라 오세요. 언제 상황이 위험해질 수 있으니 서두릅시다.
이고양 연구원: 확실히 신속하네요. 질서정연하고.
손기정 연구원: 자, 우리도 대피를 돕죠!
정이선 요원: 빨리! 이쪽으로 가세요! 다들 승객들을 안내하세요! 표시가 붙은 쪽으로 가면 됩니다!
배일호 박사: (침묵. 주변을 불안한 듯이 보고 있다.)
(승객들이 요원들의 안내에 따라 피신한다.)
클라라 박사: 후아. 그래도 다 빠져나갔네요. 우리도 슬슬 돌아가죠.
손기정 연구원: 별 일 없어서 다행이… (일본어로)…응? 무슨 일인가요?
SCP-232-KO-1: (표정이 굳은 채)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럴 리가… 승객들 얼굴은 항상 다 외워두는데…
이고양 연구원: 네? 모르는 승객 아니에요? 어떻게 스쳐지나간 승객 얼굴을 다 외워요? 아니면 다른 생존자라던가.
SCP-232-KO-1: 수와 얼굴은 항상 외워둡니다… 그것이… 승객을 위해… 당신, 대체…
[[신원 불명]]: (일본어로)아. 타이밍 놓쳤나.
정이선 요원: 누구십니까! 당장 신원을 밝히지 않으면…
배일호 박사: 잠깐만.
(배일호 박사가 손가락으로 눈이 쌓인 곳을 가리킨다. 얼음 벌레로 추정되는 개체들이 잔뜩 몰려들고 있다.)
배일호 박사: 온다.
클라라 박사: 거짓말. 얼음 벌레가… 이렇게 클 리가…
정이선 요원: 이코르 방사선 다량 방출 중. …이상하군요. 저번에 봤을 때는 그저 일반적인 벌레 수준 밖에 안 되었는데…
(얼음 벌레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신원 불명]]: (일본어로)와, 망했다. 이거. 재단에 괴물에 쌍쌍으로 달려오네.
손기정 연구원: 다들 일단 대피해요! 잘못하다가는 단체로 휘말릴 수 있어요!
[[신원 불명]]: 시끄러. 수리는 거의 다 됐으니 어쩔 수 없잖아. 내가 알아서 해.
이고양 연구원: 아직 완전히 모이기 전까진 시간이 있는 거 같아요! 빠르게 도망치면 되지 않을까요?
이고양 연구원: 저 수상한 사람은 잡아서 심문을 해야 할 것 같지만요.
SCP-232-KO-1: 잠깐만요! 아직 기관사가 남아 있습니다! 그 사람도 데리고 가면 안 됩니까?
정이선 요원: 그러면 빨리 문 열어요! 거기 들어갈 수 있는 게 당신 뿐인 것 같은데요!
정이선 요원: 그리고 차장이 기관사를 데리고 나가는 대로 돌아가야죠! 빨리!
(SCP-232-KO-1이 기관차로 향하는 문을 연다.)
SCP-232-KO-1: 늦어서 미안합니다! 구조대가 왔으니 우리도 어서…
(안은 텅 비어 있다.)
SCP-232-KO-1: …대피…를…
이고양 연구원: 아무도… 없네요.
배일호 박사: 시발, 이건 또 뭔 또라이가 다 있어? 승객들이 있는데 말도 없이 튀어?
[[신원 불명]]: 이 타이밍에 끼자면… 저기 애초에 문 자체가 없는데요.
손기정 연구원: 뭐? 그러면 처음부터… 분명히 차가 눈길에 막히기 전까진 잘만 움직였다 했죠?
SCP-232-KO-1: 네. 자율 주행은 아닙니다. 분명 방금 전까지도 멀쩡히 말했는데…
클라라 박사: 승객도 하나 생겨, 기관사도 없어, 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
(얼음 벌레들이 뭉쳐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기 시작한다.)
정이선 요원: 이런, 하필이면…!
(정이선 요원이 총을 여러 발 쏘나 전부 덩어리에게 닿기 전에 얼어 떨어진다.)
정이선 요원: 젠장… 무기가 닿지 않아…!
이고양 연구원: 클라라 씨! 불이라면 될 거 같은데 무적의 알루미늄맨으로 어떻게든 해봐요!
클라라 박사: 여기서 부를 수 있을 리 없잖아요! 와도 늦을 거라고요!
배일호 박사: 야, 거기 양갈래. 넌 뭐 없냐?
(신원 불명의 인물이 쓰러진 사람을 부축한다.)
[[신원 불명]]: (일본어로)다행이다. 재부팅은 되었어.
[[신원 불명]]: 뭐… 따지고 보면 있긴 한데, 조금 시간이 걸릴 거 같은데요. 알아서 잘 살아남아 보쇼. 저도 살 궁리를 해보겠습니다.
(얼음 벌레가 합쳐진 덩어리9가 하나의 인간 형태를 이룬다.)
SCP-1232-KO-1: 그 여자의 말이 맞았군. 바람, 눈, 햇빛… 모든 것이 생생해. 살아 있는 것처럼 생생해.
SCP-232-KO-1: (일본어로)말도 안 돼… 사장님! 어째서 여기에?
손기정 연구원: 사장님이라고요? 그러면 당신 사장이 이 모든 것의 원인이란 말인가요?
클라라 박사: 그러면 그 동안 걸렸던 모든 것들이…
SCP-1232-KO-1: 그야 그간 이루었던 모든 것을 수확하기 위한 것이지. 그 겁쟁이 게르다조차 이루지 못한 것을 너는 해냈으니. 나의 부활을.
SCP-232-KO-1: 모르겠어… 이젠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배일호 박사: …시발.
SCP-1232-KO-1: 수고 많았다. 니시키 이노리. 나의 아이야. 덕분에 이룰 수 있었어.
SCP-232-KO-1: 아… 아…
손기정 연구원: 진정해요! 니시키 씨, 당신의 잘못이 아니에요!
SCP-1232-KO-1: 힘은… 아직 멀었나. 기운이 전혀 없는데. 뭐, 아직 막 되살아난 거고.
정이선 요원: 다들 도망치세요.
이고양 연구원: 네? 하지만 그러면…
정이선 요원: 저게 있는 이상 차원이 자연스럽게 붕괴하는 것을 바라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라면 시간은 벌 수 있겠죠.
(차원학부 연구원들이 도주하려 하나, 얼음 벽이 나타나 퇴로를 막는다.)
SCP-1232-KO-1: 그렇게 둘 순 없지. 이 동토는 살기 좋고 난 관대하니까. 게르다, 위리외, 스트라치카… 그대도 힘을 보여준다면 이들처럼 될 수 있지. 하지만…
SCP-232-KO-1: 아… 아… 아…
(정이선 요원이 얼음 벽에 발포한다. 얼음 벽에 금이 가기 시작하나, 이내 다시 얼어붙는다.)
SCP-1232-KO-1: 역시, 오르트의 종양은 아무래도 곤란하단 말이지. 그 자가 한 짓을 생각하면 냅뒀다간 편히 살긴 힘들테니까.
(SCP-1232-KO-1이 배일호 박사에게 손으로 추정되는 부위를 겨눈다.)
SCP-1232-KO: 이 동토에서 사라지도록.
(강력한 한기와 함께 배일호 박사가 쓰러진다. 그의 복부에서 얼음과 가스가 나온다.)
배일호 박사: (신음)
이고양 연구원: (비명)안 돼!
SCP-1232-KO-1: 그것까지 잡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다시 고맙군. 니시키. 보답으로 다음에는 확실히 동생을 찾아 주겠네.
손기정 연구원: 말도 안 돼. 지금까지 저희를 속인 건가요?
SCP-232-KO-1: (일본어로)아니에요. 저는 그저… 그저… 아… 아…
(SCP-232-KO-1의 절규)
배일호 박사: 으윽…
클라라 박사: 괜찮아요?
배일호 박사: 니 눈에는 이게 괜찮아 보이냐? 또 죽겠네, 시발…
(정이선 요원과 신원 불명의 인물이 얼음 벽을 향해 총을 쏜다.)
[[신원 불명]]: (일본어로)이 새끼들은 봐달라고 하니까 진짜 구경만 하고 있네. 오냐, 살아남으면 보자.
SCP-1232-KO-1: 뭐야, 아직 살아 있는 건가. 원래라면 몸 전체를 얼려버렸을텐데, 어쩔 수 없지.
SCP-1232-KO-1: 그건 그렇고 탈출을 노리는 거라면 의미 없을텐데. 아무리 내가 티타니안의 이단자라 해도 영원히 자비롭지는 않아.
(얼음 벽이 더더욱 두꺼워진다.)
정이선 요원: 우리를 속여 여기까지 데리고 올 줄이야, 놀랐습니다. SCP-232-KO-1… 이러면 제 요원들과 승객들도…
배일호 박사: (떨리는 목소리로)아니… 저 새끼도… 속은 거야…
클라라 박사: 배일호 박사님! 그게 무슨…
배일호 박사: (떨리는 목소리로)계약서… 그… 거기에 제비… 으윽.
(배일호 박사의 방독면에서 불빛이 깜빡이기 시작한다)
손기정 연구원: 계약서면… 아. 처음 그가 그렇게 말했죠.
배일호 박사: 계약서가 있는 한… 모든 힘… 차원… 을 동토왕에게… 맡… 다고…
배일호 박사: (좀 더 명확한 소리로, 품에 가지고 있던 서류를 보이면서)그래… 계약서가 있는 한… 이게… 없어지면…
(배일호 박사가 축 늘어진다. 방독면에서 비추던 불이 꺼진다.)
이고양 연구원: 박사님!
정이선 요원: 설마, 말도 안 돼. 설마…
[[신원 불명]]: 아뇨. 아직 살아는 있어요. 응급 처치를 하면 될 거 같아요. 어디 보자, 일단 상처 벌어진 것부터 처리하고…
[[신원 불명]]: (일본어로)와, 꽤나 재미 있는 몸 구조잖아. 시간이 더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클라라 박사: 그건 다행이지만… 당신도 위험 인물인데 그런 거치고는 엄청 자연스럽게 있네요.
[[신원 불명]]: 알 게 뭐에요. 어차피 다 같이 죽게 생긴 거. 안 살릴 거에요?
(쓰러져 있던 또 다른 신원 미상의 인물이 배일호 박사에게 다가간다.)
[[신원 불명]]: (일본어로)록시, 괜찮아? 저거 얼릴 수 있겠어?
(배일호 박사의 상처가 얼음으로 덮힌다. 빠져 나가던 가스와 벌레가 다시 들어간다.)
록시: (고개를 저으며 일본어로)아니. 저거, 힘이 너무 강해. 얼릴 수는 있지만 왕 자리 안 뺏으면 록시가 다시 먹히고 말아.
[[신원 불명]]: (일본어로)이런 이런… 일단 저거부터 어떻게 해보자.
이고양 연구원: 어쩌죠 이거… 확실히 저 사람들 아니면 박사님이 죽는데요.
정이선 요원: 일단 저 사람은 고양 씨가 지켜 보세요. 상황은 저희가 해결하겠습니다.
이고양 연구원: 네. 반드시 살아 돌아와주세요.
SCP-1232-KO-1: 그래. 기어이 나의 분신까지 오르트의 편에 들다니. 다들 항복하지 않겠다는 건가. 니시키.
SCP-232-KO-1: (한참 절규하다 심하게 쉰 목소리로 작게)으으… 아아아…
SCP-1232-KO-1: 서류를 내게 건네라. 새로 갱신해야겠어.
클라라 박사: 웃기지 마세요! 받아서 뭘 어떻게 하려고요?
(정이선 요원이 서류를 집으려 하나 배일호 박사와 더 가까이 있던 SCP-232-KO-1이 가로챈다.)
SCP-1232-KO-1: 어쩌긴. 동생을 돌려준단 약속이지. 그가 가진 힘은 그에게는 너무 과분해. 그렇다면 쓸 수 있는 자에게 주는 게 낫지.
SCP-1232-KO-1: 걱정 말길. 너희들의 처분은 그에게 맡길테니. 아마… 그 녀석이라면 살려주지 않을까.
(SCP-232-KO-1이 서류를 들고 가만히 서 있는다. 몸이 심하게 떨린다.)
SCP-1232-KO-1: 뭐 하는 거지, 니시키? 서류 달라고.
SCP-232-KO-1: (침묵)
손기정 연구원: 기억 안 나요, 니시키 씨? 저희 약속했잖아요. 이쪽에서 동생 분을 찾아주겠다고요! 당신은 그럴 자격 있다 그랬잖아요!
SCP-1232-KO-1: 니시키. 망설이는 모양인데. 그들을 믿나?
SCP-232-KO-1: (일본어로, 떨면서)…아뇨. 하지만 당신도… 지금껏 저를 이용했을 뿐… 결과가 없었으니…
손기정 연구원: 기억 나요. 처음 만났을 당시 많이 불안해하던 거요. 그러다가 저희와 만나고 요양하면서 많이 나아지던 거요. 저것과 우리, 어느 쪽이 행복했나요? 어느 쪽이 더 괴로웠나요?
SCP-232-KO-1: (침묵. 서류철이 든 손을 내려놓는다.)
SCP-1232-KO-1: 그래. 그쪽에서도 동생을 가지고 판돈을 건다, 이거지?
SCP-232-KO-1: (고개를 조용히 끄덕인다.)
클라라 박사: 말 뿐이라고만 하지 마시죠! 적어도 신나게 부려먹은 당신에 비해서는 이쪽이 훨씬 믿을 수 있으니까요!
SCP-1232-KO-1: (조소하는 투로)동생을 찾는다 해도, 네가 찾으러 가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지?
SCP-232-KO-1: (일본어로)그게… 무슨… 의미…
이고양 연구원: …아.
SCP-1232-KO-1: 저들은 치료를 한다며 너를 붙잡아 두었지. 하지만 그들이 너를 풀어줄 거 같아? 그 재단이?
SCP-1232-KO-1: 그들은 너를 영영 내보내지 않을 것이다. 영영. 그 달콤한 말은 어디까지나 너를 유인하기 위한 것이지. 이대로 돌아간다면 이전의 삶은 끝이다. 좁은 방 하나와 계속되는 실험, 괴물을 보는 듯한 시선만이 앞으로 너에게 주어질 거야.
클라라 박사: 헛소리에요! 재단은… 재단은…
SCP-1232-KO-1: 너도 들었겠지. 그들이 너를 긴 번호로 칭하는 것을. 저들은 당장 너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이름을 부르는 것이다. 그들이 네가 동생을 만나게 두고 볼까?
SCP-232-KO-1: (고개를 숙인 채 침묵)
정이선 요원: …그건… 그건…
SCP-1232-KO-1: 그 뿐일까? 일부러 네 병을 악화시킬 수도 있어. 재단이 네 능력의 잠재력을 모를까? 동생도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마찬가지로 가둘 수 있지! 동생은 뱀의 손에 있고, 재단은 뱀의 손을 싫어하니까!
SCP-232-KO-1: (지친 듯이, 일본어로)뱀의 손…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왜 이렇게… 늦은… 겁니까…
SCP-1232-KO-1: 그야 그 구렁이들은 꽤나 잘 숨고, 그 때는 힘이 약했으니까. 하지만 몸을 얻게 된 이제는 보여. (배일호 박사가 있는 방향으로 머리를 돌린 뒤)어떻게 그들을 설득할 수 있을 지도 명확하고!
SCP-1232-KO-1: 지금 이 말이 거짓말이 아니란 건 잘 알겠지. 서류를 내놔, 니시키. 그간 이용한 것에 대한 보상과 함께 너를 자유로 만들어 줄 테니. 나에게 준 것을 대신할 새로운 힘이라면 둘이서 얼음 세상에서도 마음껏 살 수 있을 거다.
SCP-232-KO-1: (침묵. 몸을 심하게 떤다.)
손기정 연구원: (일본어로)얼어버린 세상에서 동생이랑 다시 만난다고 해도 행복할 거 같아요? 당신은 승객 하나하나를 걱정하는 사람이잖아요! 분명 괴로워하실 거라고요!
SCP-232-KO-1: (몸을 심하게 떤다.)저는… 아아…
손기정 연구원: (일본어로)에이, 일이 이렇게 됐으니 그냥 말할게요. 이제 어느 쪽이든 상관 안 해요! 니시키 씨가 원하는 길을 선택하세요! 당신이 보다 후회하지 않을 길을요!
정이선 요원: (침묵, 눈을 크게 뜬 채로 손기정 연구원을 본다)
클라라 박사: (침묵. 조용히 시선을 땅으로 내린다.)
SCP-1232-KO-1: 그래, 선택해라. 니시키. 이 동토에서 예전처럼 행복한 삶을 살 건가, 아니면 오르트의 종양을 살리고 재단에게 영원히 붙잡혀 살 건가.
(SCP-232-KO-1이 몸을 심하게 떤다. 얼굴이 하얗게 변해 있다.)
SCP-232-KO-1: (일본어로)저… 저는… 대체… 어떻게… 어디로…
(SCP-232-KO-1의 몸이 휘청이더니 쓰러진다. 몸 곳곳에서 서리가 낀다.)
(손에서 반으로 찢어진 서류가 떨어진 뒤 이내 빛으로 변해 사라진다.)
손기정 연구원: 니시키 씨!
[[신원 불명]]: (일본어로)아, 좀! 왜 겨우 하나 처리했더니 또 지랄인데?
SCP-1232-KO-1: 어째서냐… 어째서 모든 것을 그르친 거냐…
SCP-232-KO-1: (힘겹게)괜찮…습니다… 손기정 씨… 저는 괜찮… 그러니…
이고양 연구원: 어? 잠깐만요! 뭐가 이상해요! 차원의 펄서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어요!
정이선 요원: 펄서가요? 설마… 이 상황에서 차원 붕괴가…
SCP-1232-KO-1: 왜 모든 것을 포기한 건데! 이건 너를 위한 선택이기도 했다고! 이대로면 재단에게 모든 것을 잃게 된단 말이다!
SCP-232-KO-1: (힘겹게)조금… 춥네요… 하지만… 역시… 동생을 찾… 지는 모르겠…
이고양 연구원: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그건 아닌 거 같아요. 그보다는 마치… 관리자가 변한 거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클라라 박사: 관리자요? 그러고 보니 계약서로 차원과 힘을 넘겼다 했죠. 그게 파기되었다는 건… 즉…
SCP-232-KO-1: 그렇다면… 적어도 세상에… 희망을… 저는… 차…장…
정이선 요원: 따뜻한 바람이 부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이고양 연구원: 실제로 차원의 온도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어요. 어쩌면 SCP-232-KO-2의 통제권을 SCP-232-KO-1… 그러니까 니시키 씨가 되찾아서 SCP-1232-KO이 멎은 것 아닐까요?
손기정 연구원: 그쪽이면 좋겠군요. 여러 가지 의미로요.
(갑자기 찬 바람이 다시금 불기 시작한다.)
SCP-1232-KO-1: 웃기지 마… 이렇게 된 이상 힘으로 가져가겠다. 겨우 손에 넣게 생겼는데 이제 와서 포기하라고?
손기정 연구원: 다들 조심해요! SCP-1232-KO-1이 발버둥치고 있는 것 같아요!
SCP-1232-KO-1: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대로 너희들을 쓰러트리고 다시금 그를 데려가면…
클라라 박사: 서둘러 도망쳐요! 이대로면 위험…
('록시'라고 불린 개체가 SCP-1232-KO-1에게 달려든다.)
록시: 시끄러워! 이제 왕도 아닌데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
(SCP-1232-KO-1의 상체 부분이 얼음이 안에서 생성되면서 순식간에 터진다.)
(SCP-1232-KO-1을 구축하던 얼음 벌레들이 흩어진다.)
클라라 박사: 이건 또 무슨…
[[신원 불명]]: 잘 했어, 록시. 한 방에 끝났네.
록시: 그러면 언니, 이제 어떻게 할까? 저 사람들…
[[신원 불명]]: 일단은 돌아가자. 괜히 건드리고 싶지 않으니까.
정이선 요원: 젠장! 역시 요주의 인물이었잖아. 당장…
[[신원 불명]]: 시끄러. 싫은 놈은 여기 남아 있던지.
록시: 응!
(정이선 요원이 총을 쏘나 록시라는 개체와 신원 불명의 인물이 냉기와 함께 빠르게 사라진다.)
클라라 박사: 고양아… 이게 무슨…
이고양 연구원: 일단 배일호 박사님 치료할 땐 수상한 행동을 하지 않았어요! 정말이에요! 저 사람들 아니었다면 죽었겠죠…
정이선 요원: 뭐, 지금은 그게 중요한 데 아닙니다. 제일 큰 문제는 어떻게 SCP-232-KO-2에서 나가냐가 문제죠.
(눈이 녹으면서 기존의 SCP-232-KO-2의 토양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정이선 요원: 일단 통로를 개변했을 SCP-1232-KO-1이 무력화되면서 그 형태가 복구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필 그 구조를 제일 잘 아실 배일호 박사님이 쓰러지셨고요.
클라라 박사: 아… 그렇죠. 지하실 구조를 아는 건 배일호 박사 뿐이니까요.
정이선 요원: 그리고… (SCP-232-KO를 보면서)욕심을 부리자면, 잘 하면 저걸 자산으로 쓸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가져가고는 싶은데… 저것을 들고 갈 수는 없겠죠.
이고양 연구원: 음… 혹시 SCP-232-KO-1이 의식 있나요?
손기정 연구원: (가까이 간 뒤 일본어로)어어, 니시키 씨. 여기서 주무시면 안 됩니다. 돌아가야죠.
SCP-232-KO-1: (힘겹게)돌아갈… 수…
손기정 연구원: (한숨)네. 기면 증상이 있긴 한데 아직은 있어요.
이고양 연구원: 생각해보니 기관사가 없었다는 건… SCP-232-KO-1이 SCP-232-KO를 무의식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는 의미 아닐까요?
클라라 박사: 어? …아. 듣고 보니 그렇네요! 외부 차원을 포함해 여기저기 이동할 수도 있고요. 그걸 타고 가면 해결될 수 있을 거에요.
손기정 연구원: 하지만 SCP-232-KO-1은 지금 기적술 때문에 체온이 떨어져 가는 상태인데, 운전을 할 의식이 될까요? 그리고 어느 역으로…
정이선 요원: (장갑을 당기며)움직일 수만 있으면 됩니다. 목적지는 제21K기지 인근으로 하죠. 니시키 씨는 차장이지 기관사는 아닐 테니까요.
이고양 연구원: 그게 가능해요? 생판 처음 변칙 개체를요?
정이선 요원: 그건 가능합니다. 성능이 좋을 뿐, 이런 식의 차원 이동 장치는 제 쪽에서도 조종이 가능하니까요.
정이선 요원: 다만 본인에게 양도를 받아야겠죠. SCP-1232-KO-1이 차원을 냉각용으로 쓰기 위해 계약서를 썼듯이요. 혹시, 가능하겠습니까.
SCP-232-KO-1: (조용히 고개를 들어 끄덕인 뒤 쓰러진다.)
클라라 박사: …구두로 의사를 확인했으니, 이것으로 된 거겠죠.
손기정 연구원: 아무래도요. 서두릅시다. 모두를 위해.
(연구원들이 부상자를 SCP-232-KO 안에 넣은 뒤 자신들도 탄다.)
정이선 요원: 네. (고개를 끄덕인 뒤 철문을 닫고 기관차에 선다.)그러면… 운행 시작하겠습니다.
(SCP-232-KO가 진동하더니 SCP-232-KO-2를 이탈한다. 차원은 SCP-232-KO가 떠난 뒤 얼마 안 가 정상적으로 붕괴한다.)
(SCP-232-KO가 여러 외부 차원을 거쳐 제21K기지 공터로 이동한다.)
(대기하고 있던 이고양 연구원과 의료팀이 현장으로 달려간다.)
이고양 연구원: 박사님! 클라라 씨! 손기정 씨! 다들 괜찮아요?
(의료팀이 중상자를 데리고 이동한다.)
손기정 연구원: 제대로 돌아왔네요. 다행히요.
클라라 박사: 힘겹긴 했지만요. 이번에는 무게도 달랐고요.
손기정 연구원: 그래도… 모두가 무사하니 다행인 거겠죠. 그렇죠?
정이선 요원: 어쩌면요. 이런 것도 희망적이네요.
결론: 당시 남아 있던 구조대 전원 탈출 완료. 중상자는 배일호 박사(복부에 얼음 조각이 박힘)와 SCP-232-KO-1(중증도의 치료가 필요한 수준의 저체온증) 두 명으로 이들은 현재 제21K기지 의료동에서 정밀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인원은 약간의 저체온증 증상 외에는 부상이 없어 업무로 복귀했다.
현재 사건 현장에 있던 신원 불명의 여성 두 명을 각각 요주의 인물로 주시 중이다. 이들 및 그들이 말을 걸던 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시 구출된 인원들은 전부 기억 소거 및 역정보 처리("테러리스트")를 받았다. 통신이 비교적 빠르게 중단된 것을 고려해 추가 처리는 당시 그들이 작성한 글을 삭제하는 것으로 끝났다.
사건 이후 SCP-1232-KO 현상의 영향을 받았던 차원들은 모두 원상복구되었으며 추가 현상 역시 일어나지 않았다. 이를 근거로 SCP-1232-KO를 나기 등급10으로 재지정하자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한편 재단이 확보한 SCP-232-KO들을 어떻게 처리할 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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