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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제목: SCP-1223-KO / Glitter Flatter Scatter빛나며 공허히 부서진다
저자:
oratio
작가 페이지:
oratio
너 때문이야
일련번호: SCP-1223-KO
등급: 케테르(Keter)
특수 격리 절차: SCP-1223-KO 및 '방랑자 네로'에 대해 언급된 기록은 최대한 빠르게 확보, 은폐한다. 또한 '이치조'를 언급한 기록 역시 AIC를 통해 빠르게 수집 및 분석하되, SCP-1223-KO와 무관하게 해당 이름을 사용한 사례가 정상 사회 내에서 비교적 많은 것을 감안해 확실히 변칙 개체와 관계 있을 경우에만 은폐 절차를 시행한다.
SCP-1223-KO로 향하는 입구는 모두 기동특무부대 스티그마-9("자연발생하는 톱니, 지레, 도르래에서 진화함")의 부대원들과 사르킥 혈술에 익숙한 재단 소속 기적사들이 기존에 존재하던 특수 격리 장치를 유지해야 하며, 그와 별개로 재단 내에서도 추가적인 보안 수단을 설치, 관리한다. 이 때 이 격리 장치의 관리 방법 및 봉쇄 수준은 길의 유형에 따라 달라지는 것에 유의할 것.
SCP-1223-KO으로 향하는 입구가 새롭게 발견되었을 경우, 신속히 그 유형을 분석한 후 이에 맞추어 봉쇄 처리되어야 한다. 이 때 '대로'로 판정되었을 경우 즉시 부서진 신의 교회 및 사르킥 숭배에게 이를 즉시 보고한 뒤 그들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샛길'의 경우 재단이 직접 관리하며 보고 절차는 필요 없으나, 마찬가지로 상술한 특수 격리 장치를 간소화한 장치로 봉쇄한다. 이 때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샛길이 자연히 소멸하도록 방치하며, 나아가 가능하다면 이를 유도하는 것 역시 권장한다.
SCP-1223-KO로 진입하는 모든 인원은 3등급 이상 인가가 있는 인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상시 무장, 보호 장구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또한 4등급 보안 인가를 받은 인원 2명 이상의 허가를 받은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은 이상 '샛길'을 통해서만 출입이 가능하다. 만약 이런 이유 없이 '대로'로 진입하려는 사람을 발견했을 경우 즉시 이를 포획해 그 신원 및 과거를 수색하되 SCP-1223-KO-2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해당 인원을 사살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으로 해야 한다.
SCP-1223-KO-1이 대화를 시도할 경우 가급적 유의미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적어도 긍정적인 반응을 유도하는 형태로 가는 것을 권장한다. 그와는 별개로 재단 측에서 먼저 개체에게 상호 작용을 시도하는 것은 격리에 위협을 줄 가능성이 있어 금지되었다.
만약 SCP-1223-KO-1이 격리를 파기할 경우 일차로 기존에 긍정적인 대화를 나누었던 인원이 개체가 다시 SCP-1223-KO 내부로 들어가도록 설득을 하며, 만약 이것이 어려울 경우 즉시 초월적 고대 독립체 연구부의 조력 하에 기동특무부대 람다-92 ("셔터 찬스")를 투입해 SCP-1223-KO-1을 재격리한다.
SCP-1223-KO-2 혹은 이로 추정되는 개체를 SCP-1223-KO 외부에서 발견했을 경우 기동특무부대 헤트-9("역천의 창")를 투입, 최대한 신속하게 확보한다. 이 때 SCP-1223-KO-1이 이들과 모종의 연결이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아, 이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개체에 입히는 피해는 가급적 최소화한다.
설명: SCP-1223-KO는 여러 차원 관문을 통해서 진입 가능한 외부 차원이다. 관문 자체는 여러 지역에 산발적으로 설치되어 있으며 위치 추적기를 통해 현재 위치를 확인하려는 시도 역시 신호가 발산하는 위치가 지속적으로 변하면서 실패로 돌아갔다. 이 때문에 이 차원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는 불명이며, 아예 SCP-1223-KO가 하나의 생명체로서 이동을 한다는 가설 역시 제기되었다. SCP-1223-KO로 진입할 수 있는 차원 관문은 두 가지 유형이 있으며 이하 다음과 같다.
- 대로: 매우 안정적인 2급 차원간 균열로 그 규모와 안정성 때문에 SCP-1223-KO-1의 패거리가 격리를 파기할 경우 이를 통해 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대규모의 혈술식 봉인과 태엽장치 기반 초상기술로 봉쇄되어 있다. 현재까지 발견된 대로는 2개로, [[편집됨]] 및 [[편집됨]]에 위치해 있다.
- 샛길: 대로보다 현저히 작으며 균열보다는 일반적인 길Way 수준에 가깝다. 이 때문에 별도의 수단으로 유지하지 않는 이상 불안정해 방치할 경우 짧게는 몇 분, 길게는 일주일 후에는 자연히 붕괴한다. 이 때문에 외부 개체가 충분한 기적술을 활용하면 출입하는 것은 가능하나 그 존재 규모상 SCP-1223-KO-1이 샛길을 통해 외부로 나가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SCP-1223-KO 내부에는 비교적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의 섬이 존재한다. 그 바깥으로는 바다가 보이나, 이에 진입하려는 시도는 샛길을 오갈 수 없는 경우에는 모종의 장벽에 막히면서, 샛길을 통과할 수 있는 경우에는 바로 그 시점에서 가장 가까운 관문과 연결된 장소로 나가게 되면서 실패했다. 이 섬의 토양은 겉보기에는 일반적인 섬의 그것과 같지만 표본 채취 결과 표층을 구성하는 돌이나 흙, 풀 등을 제외하면 여러 인간 및 동물들의 신체 기관 및 금속으로 구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섬에는 거주민이 '이치조'라 칭하는 마을이 하나 존재하는데 형태는 원사르킥 마을과 유사한 구조를 기반으로 하며 부서진 신의 교단 내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것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때 그 구조 및 각 종파를 가리지 않고 그 기술들을 고르게 흡수한 것을 보았을 때, 이 마을의 근원은 어떤 사르킥 숭배의 교단이 부서진 신의 교단을 받아들인 결과 아닌가 하는 추측이 있다. 또한 이런 기술 덕분에 SCP-1223-KO 내에서는 정상적으로 통신 장치 등 전자 기기가 작동한다.
유의미한 점은 보통의 원사르킥 마을의 건물들이 일반적인 재료, 혹은 특정 개체를 성형시킨 결과물을 사용한 것과는 달리, 이치조 내 건물들이 SCP-1223-KO 내 섬을 구성하는 토양과 그 DNA가 일치한다는 것이다. 또한 마을 내 사람들은 그 출신이 제각기 다양하며 주로 범죄자 등 일반 사회에서 살기 어려웠던 자들로 추정된다. 상술했듯이 마을의 구조 자체는 ███ 종파의 것과 유사함에도 정작 일반적인 거주민들 중 해당 종파 사람들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았을 때, 건물이 먼저 자연 발생했고 후에 사람이 들어온 것 아니냐는 추측이 있다.
SCP-1223-KO 내 거주자들은 대부분 사르킥교, 부서진 신의 신앙, 영지주의 기독교 등이 혼합된 독자적인 종교를 믿고 있다. 이 때문에 그들은 주로 현대식 영어로 소통하나 종교 활동에는 예외적으로 신아뒤툼어를 사용한다. 이 종교에서는 후술할 SCP-1223-KO-1을 육(肉)의 현현과 강(鋼)의 현현으로 이루어진 이원론적 신격의 구세주적 존재로 높이 떠받드나, 여기서는 신식(神食)을 신격화의 수단으로 삼지 않으며 대신 자기의지와 헌신을 필수적인 덕목으로 삼는다.
SCP-1223-KO-1은 '네로'라 불리는, SCP-1223-KO 내 거주자들이 숭배하는 올림피아급 인간형 변칙 개체다. 그 나이는 현재 불명이며 한계가 알려지지 않은 현실 개변 능력이 있다. 개체는 사르킥 카르시스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범위한 신체 개조가 이루어져 있으며 해부 구조 대부분이 메카네식 초상 기술로 대체된 상태다. 여러 정황 증거를 보았을 때 SCP-1223-KO-1은 SCP-1223-KO, 혹은 적어도 섬의 중핵으로 융합한 상태로 현재의 모습은 어디까지나 거주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분신 등으로 추정된다.이 때문에 외부에 노출된 SCP-1223-KO-1에게 지성이 있는지는 현재로서는 불명이다.(사건 기록 1223/KO 참고)
SCP-1223-KO-2는 SCP-1223-KO에서 간혹 발견되는 인간형 개체들이다. 외형이 명확하게 드러난 SCP-1223-KO-1과는 달리 이들은 SCP-1223-KO 내에서 얼굴을 가리고 있는데, 이것이 단순히 자신의 정체를 은닉하려는 목적인지 다른 사유가 있는지는 불명이다. SCP-1223-KO 내 거주민의 주장에 따르면 이들은 SCP-1223-KO-1의 권속이자 동료라고 한다. 이들의 임무는 자체 생산이 되지 않는 자원들을 반입하거나 신도를 인도하는 등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발견된 모든 통로들은 재단 등의 관리 하에 있는 것을 보았을 때, SCP-1223-KO-2가 어떻게 SCP-1223-KO를 오갈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불명이다.
면담 기록 1223/KO:
면담자: 정영준 요원
피면담자: 에드워드 앰버. 현재는 마을의 농부이자 신도로, 신원조사 결과 한때 마약 중독자였다가 실종되었다고 알려졌다.
서문: 피면담자는 면담자의 옷차림을 근거로 이를 자신을 체포하려고 온 경찰로 오인하였고, 이 때문에 그를 설득하느라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다. 이 부분은 본 보고서 내에서는 생략되었으며 전문을 확인하고자 할 경우 허가를 받아야 한다. 면담은 영어로 진행되었다.
정영준 요원: 이제 알겠습니까? 저는 여기에 대해 조사하러 온 사람이지 당신 잡으러 온 경찰이 아니라고요. 진정하세요.
에드워드 앰버: 죄송합니다. 추태를 보였습니다. 옛날 일 때문에 지레 겁을 먹었습니다. 짭새 뜨면 튀는 일이 워낙 많다보니…
정 요원: 그럴 수 있죠. 그래서 말입니다만, 혹시 여기서도 약을 하는 건 아니겠죠? 왜,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말이 있잖습니까.
앰버: 아뇨. 그럴 리가 없지요. 선생님 덕분에 이제는 여기서 열심히 일해서 먹고 사는 보람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애초에 네로님께서 허가하시지 않는 이상 여기 마약이 날 리도 없고…
정 요원: 뭐, 그러면 다행입니다. 마약은 끊기 어렵잖습니까. 그러면 아까 얘기한 대로 몇 가지 여쭤볼 것이 있습니다만. 아, 오래는 안 걸립니다. 거창한 것도 아니고.
정 요원: 크게 세 가지입니다. '당신은 여기에 어떻게 왔는가', ‘이 마을은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무엇을 믿는가', 그리고 '그 네로라는 자는 누구고 선생은 누구인가'입니다만… 괜찮으신지요.
앰버: 따지고 보면 세 개 아니잖습니까. 다섯 개잖아요, 다섯 개. 뭐… 그 정도면 얘기하지 못할 것도 없을 겁니다.
앰버: 우선 제가 여기 온 건 거의 우연이었죠. 기적이기도 했고요. 얘기했지만 여기 오기 전 제 인생은 개판이었어요. 일자리도 없어, 집도 없어, 가족도 다 떠나, 몸은 아픈데 병원도 못 가… 젠장, 빌어먹을 보험 체계.
앰버: 나중에 알고 보니 암이 발생했다던데, 그 때는 검사도 못했으니 그걸 알 턱이 있나요. 그래서 마약을 시작했죠. 아픈 거 면하려고요. 그러다가 내성인지 뭔지가 생겨서 점점 그거로는 고통이 가시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더 센 거 찾고.
앰버: 그러니 결국 돈도 다 떨어졌죠. 당장 필요한 약은 사야하는데 땡전 한 푼도 없으니 범죄에 손을 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는 인생을 내다 버린 상태였지요. 아파 죽나 칼 맞나 죽나 깜빵에서 죽나 다 똑같았으니 말입니다.
정 요원: 그래서 경찰을 피하려고 한 거였군요. 하지만 분명 빨간 줄은 안 그여져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앰버: 운이 좋았습니다. 하필 첫 상대가 선생 중 하나였으니까요. 분명 그리 강하지는 않은 것 같아서 찔렀는데 칼날이 들어가지도 않았습니다. 뭔가 단단한 것에 막힌 느낌이 들더니 이내 칼째로 신체에 빨려 들어가더라고요. 꿀렁거리면서요.
앰버: 칼이 바로 없어지니 환각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그저 정말로 머리가 새하얘지고 식은 땀이 절로 났습니다. 눈 앞에 티라노라도 있는 것처럼요. 하지만 도망칠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저 얼어붙은 듯이 가만히 있었지요.
앰버: 그는 그런 저를 보면서… 웃고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제 쪽으로 천천히 걸어오더군요. 몸에서 뭔가 별별 촉수가 튀어나오는 걸 본 이후로 기억이 없었는데, 기절한 게 공격을 받아선지 그냥 무서워서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몇은 금속이 섞여 있었는데…
정 요원: 이걸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하려나… 이 정도면 산 것이 용해 보입니다만.
앰버: 그러게나 말입니다. 아무튼. 근데 정신 차려 보니 무언가 이상했습니다. 아프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신나게 두들겨 맞은 고통은 있는데, 그 동안 마약을 해야 겨우 가라앉던 것이 씻은 듯이 나은 느낌이었습니다. 이게 뭔 상황인지 몰라서 멍하니 있던데 그 문제의 남자가 나타났습니다. 세포 덩어리를 손에 든 채로요.
앰버: 이제 죽었다고 생각해서 벌벌 떨었는데 그 자는 저를 꾸짖기만 하더군요.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대체 뭐 했냐면서. 앞서 말했던 암이 있었던 것 역시 그 때 알았습니다. 그리고는 저에게 말하더군요. 어차피 인생 망한 거, 마약 끊고 다른 곳에서 사람답게 되는 것은 어떻겠냐고 했습니다. 솔직히 거역할 수가 없더군요. 어차피 이대로는 갈 곳도 없는 걸요. 괴물딱지인데다가 생명의 은인이기도 했고요.
앰버: 그러자 그는 문을 열고 이곳으로 저를 데려왔습니다. 그러고는 섬 중앙에 계시던 네로님께 저를 인도하더군요. 뭐라고 푸념하던데 제가 그걸 어떻게 알겠습니까. 네로님께서는 그런 저에게 농사와 교리를 가르쳤습니다. '너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을 하라' '다른 사람을 해할 경우 너 역시 그 해를 감수해야 한다' 같이요.
앰버: 처음에는 '그렇다면 약을 달라'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만, 이제는 그 생각도 거의 안 납니다. 열심히 노동하고 건강식 위주로 먹다보니 몸도 정신도 건강해진 느낌이고요. 여기 온 다른 사람들도 저와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뭐, 가끔은 콜라가 그리워질 때도 있습니다만.
정 요원: 그러면 다른 주민들도 그 자에게 끌려온 것이고요?
앰버: 그 사람 하나만은 아니고, 선생들이 교대로 데리고 온 것 같습니다. 선생들은 네로님의 뜻을 따르는 자요, 이제는 그의 부서진 조각이요, 그와 외부를 잇는 자들입니다. 오래 전 네로님은 그들을 이끌고 여기에 왔지요. 의식을 치를 때 하는 언어 역시 원래 그들의 것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저희야 갈 곳 없다가 뭐 그들의 손에 따라 여기 온 거고요.
정 요원: 부서진 조각이라는 것은 그 선생이라는 자가 원래 네로와 같다는 소리입니까? 하지만 구원이라니 뭔가 이상한데…
앰버: (어깨를 으쓱거린다)종교가 원래 다 그렇죠 뭐. 저희는 그저 상징을 따라 믿을 뿐입니다. 지구가 태양을 도는데 모세도 태양을 멈추었다고 하잖습니까.
정 요원: 그건 그렇죠. 뭐, 덕분에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혹시 그 당신을 데리고 온 선생이란 자가 이름이 무엇이고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을까요.
앰버: …말할 수 없습니다. 당신은 재단 사람이잖습니까. 모르는 건 아닙니다만 당신들에게는 안 말합니다.
결론: 선생의 정체가 SCP-1223-KO-2인 것으로 보이며 이들이 변칙 개체인 것 역시 밝혀졌다. 또한 이야기에서 추정한 바 SCP-1223-KO-2들은 SCP-1223-KO 외부에서는 얼굴을 가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SCP-1223-KO-2가 SCP-1223-KO-1의 분신, 혹은 현신인지에 대해서는 모순된 발언이 있어 연구 중이다. 또한 피해자의 태도 변화에 대해 SCP-1223-KO-2가 정신에 영향을 주는 변칙성이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상황 때문에 발생한 비변칙적인 현성인지는 불명이다.
문서 기록 1223/KO/█: 이하 문서는 SCP-1223-KO의 대로를 봉쇄한 장치에 새겨진 글귀를 기록한 것이다. 각각 신아뒤툼어와 라틴어로 기재되었다.
보아라. 여기에 있는 자는 방황하는 자요 한 때 빛나던 자, 카르시스트 네로네스다.
한때 그는 우리의 벗이자 아비의 대를 이어 찬란히 빛나는 카르시스트였다. 나독스의 뜻을 받들어 평화와 평등을 사랑했다. 오로크의 길을 따라 누구보다도 먼저 앞장서서 싸웠다. 사아른의 의지를 이어 적을 결코 용서하지 아니하였다. 로바타아르의 말을 본받아 그 신도들을 사랑하였다. 그리고 언젠가 모든 신도들이 언젠가 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누구보다도 최선을 다하던 자였다.
하지만 그는 이제 우리를 배반하고 타락하였다. 우리가 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이온의 인도에 따르는 것이거늘, 그는 수치스럽게도 우리의 기술을 넘기고 메카네의 신도들의 기술을 가져와 이것을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초월에 필요하다고 한 것이다. 그간의 역사를 보았을 때 이것은 우리들이 나아가야 할 길이 아니오, 가증스러운 자의 유혹에 더 가까웠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를 영구히 추방하고 그의 뜻을 이단으로 못 박았다.
그는 이제 그의 뜻을 따르던 자와 하나 되어 이 문 안에 있나니, 비록 지금은 그 잠들었을지언정 만약 그가 이 밖으로 나온다면 그 위험성은 부서지지 않은 자와 크게 다르지 아니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문을 잠그고 모두에게 이를 알리나니 욕망 있는 자여 이 안을 함부로 들여다 보지 말지어다.
이곳에 있는 것은 육과 금의 결합체요, 믿음을 배반한 어리석은 자로다. 한 때 그 역시 이름 있었으나 이제는 무의미할지니 우리는 그를 우리의 적이 부르는 대로 '이치조'라 칭하기로 하였다.
한 없이 오만하여 제 섬겨야 할 자의 뜻을 떠난 자. 부서지지 않는 요하네스에게 속아 그릇된 길을 걸은 자. 바라건대 이 문이 열려 많은 자들이 부서지는 일이 없게 하소서.
문서 기록 1223/KO/█:
SCP-1223-KO에 대한 기록을 찾던 도중 현장에 진입했다 생환한 사람이 작성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생존자는 소련군 출신으로 SCP-1223-KO와 관련된 사건을 제외하면 초상 사회와는 무관했다. 포로로 잡힌 그와 그의 동료들은 당시 모종의 수단으로 샛길을 보존하고 있던 대변칙개체관리조직 초상존재특별사령부(이하 SKP)의 탐사 계획에 투입되었다. 이하 당시의 기록이다.
(전략)
그들은 나를 묶고 깊숙한 숲으로 들어갔다. 나무가 울창하고 어두컴컴한데다 공기도 차 나가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주위에는 다른 사람들 역시 있었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한 것인지 표정이 영 우울해보였다. 익숙한 얼굴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처음 보는 상이었다. 몇은 유대인 같았다. 나치 놈들은 그런 우리들을 끌고 아무렇지도 않게 계속 그 안으로 들어갔다. 도망치고 싶었지만 뒤의 놈은 총구를 우리에게 겨누고 있었다. 분명히 무슨 실험을 하면 풀어준다 하지 않았나? 거기에는 실험실을 둘 만한 건물은 딱히 없을 것 같았다. 그렇다고 야생의 환경에서 진행할 것 같지는 않았다. 한참을 그렇게 가던 도중에 숲에 웬 동굴이 있었다. 바위만 아니었다면 동굴이라기보다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토끼굴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바위에는 오만 가지 이상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그 주위에는 풀 한 포기 자라지 않았다. 그 놈들은 알 수 없는 액체를 우리 입에 들이붓고는 총구를 들이대더니 우리들을 보고 그곳에 들어가라고 했다. 들어가면 살 지도 모른다, 들어가지 않으면 총을 맞는다. 가족이 보고 싶었던 나는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 굴은 비좁고 어두컴컴해서 움직이기 심히 괴로웠다. 숨 쉬는 것조차 버거운 상황이었다. 이대로 생매장당하는 것 아닌가 싶었지만 그 자들은 계속 나 보고 비집고 들어가라고 강요하고 있었다. 한참을 그랬을까, 어디선가 낯선 빛이 들어오더니만 얼마 안 가 막혔던 숨이 탁 터지는 느낌이 들었다. 괴롭지 않다는 것은 아니었다. 빛이 스며들어오는 동안 흙과 바위 같은 느낌이었던 주변이 살덩이 같은 촉감으로 변했고, 비록 내가 밟고 있는 땅은 멀쩡해 보일지언정 그 감촉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나를 시작으로 다른 포로들이 묶인 상태로 툭, 툭 떨어지고 있었다. 몇은 기다려도 보이지 않았다. 그곳에는 다른 나치 놈이 있었다. 그 자는 우리에게 말했다. 여기를 탐사할 것. 마음껏 들이엎고 여기에 어떤 것들이 사는지, 어떤 지형인지 탐색해 올 것. 충분히 괜찮은 정보를 가져오면 선착순으로 살려주겠다고 했다. 주변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아까 전과는 다른 종류의 울창한 나무들과, 그들이 쳐놓은 베이스캠프를 제외하면. 살려줄 생각이 없었다, 라는 건 이제 와서 든 생각이었다. 그 때는 단순히, 주변을 수색하면 무엇이라도 나올 것이다-라는 것 뿐이었다. 아마 다들 그런 생각이었겠지.
그렇게 다들 숲 속으로 투입되었고 우리들은 그곳을 돌아다녔다. 며칠을 그랬다. 그곳은 여러모로 이상했다. 생각보다 숲은 작았다. 깊숙히 들어가면 나무 대신 혹 비슷한 것이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나무 모양으로 엉성하게 배치한 톱니바퀴들이나. 쏙독새가 우는 소리는 나는데 정작 새는 발견되지 않았다. 바다가 보이는 곳도 있었지만 아무리 다가가도 제논의 역설마냥 도달할 수 없었다. 몇 사람이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가 기도하는 남성을 보았다고 했다. 몇 사람들은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그걸 보면서 점점 조급해져만 갔다. 그 자들은 우리에게 제대로 된 밥을 주지 않았다. 딱딱한 빵 한 덩이와 물이 전부. 살덩이를 자를 무기도 우리에게는 없었고, 결국 남은 것은 배고프면 나뭇잎을 씹는 것이었다. 족쇄 때문에 살이 물러지는 느낌이었다. 그나마 누구도 나가지 않았다. 나치 놈들은 그 말을 듣고는 그래서 그 남자가 누구냐고 화를 낼 뿐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에 답하지 않았다. 그 때 든 생각은 다행이라는 것 뿐이었다. 나는 나가고 싶었다. 결국 그 남자가 직접 나치 놈들을 찾아가기 전까지, 그에 대한 정보는 누구도 알지 못하였다.
언제나처럼 수색을 마치고 돌아갔을 때 베이스캠프는 이미 황폐화되어 있었다. 그놈들이 있던 자리에는 알 수 없는 짐승들만이 있었다. 군복 쪼가리를 걸치지 않았다면 그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중심에는 한 남성 같이 생긴 것이 있었다. 마치 그들을 조롱하는 것처럼. 얼핏 인간처럼 보였지만 잘 보니 팔 부분이 기계 장치처럼 보였고 다리는 땅에 붙어 있었다. 우리 역시 저리 될까봐 두려웠다. 다들 덜덜 떨며 보고 있었다. 유대인 출신 꼬마를 제외하고. 그가 그 남자에게 이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지금 상황이 이해가 안 된 것인지 밝은 목소리였다.
남자는 우리를 돌아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라틴어를 배워둔 것이 다행이었다. 그 때는 충격에 빠져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었지만, 기억나는 것만 적자면 저 자들은 제국과 같다. 사람들을 아무 이유 없이 고통에 빠트리고 죽음으로 몰아 넣었다. 탐사를 가장하며. 그 자들은 사냥이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고 말할 때 그는 약간 울먹이는 듯했다. 그 때 나는 그 자가 어쩌면 인간이었을지도 모른다란 생각이 들었다.
그는 우리를 돌아보더니 이내 아까와 같은 담담한 투로 물었다. 자신은 이 땅을 다들 위협 받지 않고 사람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은데, 여기 남을 사람이 있냐는 것이었다. 어차피 다들 나가봤자 다시 잡히면 죽을 목숨이고, 때가 되면 언젠가 살려주겠다는 것까지 덧붙였다. 물론 저 자들처럼 만들지는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그 말은 강력한 힘이 있었고 달콤했다. 설득력 없는데도 몇이 찬성한 것은 아마 그 이유겠지. 이상한 점은, 유대인들은 그 꼬마를 빼면 아무도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나는 당연히 반대했다. 나는 돌아가야할 곳이 있었다.
그 자는 자신을 따르겠다고 한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이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아주 들뜬 목소리였다. 그리고는 우리에게, 이해한다고 말하면서 다가갔다. 우리의 몸은 곧장 떠오르더니, 이내 처음 들어갔던 토끼굴 바깥으로 떨어졌다. 거기에는 군인은 없었다. 돌아보니 그간 묶여 있던 족쇄도 더이상 없었다. 우리는 자유의 몸이었다.
(후략)
이 기록을 보았을 때, SCP-1223-KO에서 마을이 만들어진 건 적어도 1940년대 이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기록 내에서 SCP-1223-KO 내 섬의 크기가 계산에 따르면 실제보다 상당히 크다는 것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SCP-1223-KO에 대해 수사하던 도중 SCP-1223-KO-1과 세을가 간에 모종의 접촉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당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세을가에 들어갔다.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 및 설득한 끝에 당시 진인과 면담을 나눌 수 있었다. 이하 당시 기록이다.
면담자: 정영준 요원
피면담자: 진인 명현
서문: 면담자와 피면담자는 초면이었으나, 상술했듯이 산하의 대덕을 통해 앞서 당시 상황을 어느 정도 설명하고 허가를 받았다.
정영준 요원: 갑작스러운 상황에 곤란하셨을 텐데 선뜻 면담을 허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님.
진인 명현: 천만에요. 그래서… 듣기로는 찾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셨지요. 저희들이 그에 대해 알고 있을 것 같아서 오셨고요.
정 요원: 네. 정확히는 이곳 출신은 아닙니다만… 오래 전 소을촌에 한동안 머물렀던 이방인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정 요원: 물론 몇 백 년 전 일이고, 스님들의 덕을 보니 여기에서 몸을 의탁했던 사람들이 한둘이 아닌 것 같지만… 혹시 '네로'라는 서방에서 온 진인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세을가인이면서 금속을 꺼리지 않았던 자입니다.
진인 명현: 네로라… 검은 고양이가 생각나는 이름이군요. 글쎄요. 그런 이름을 쓰는 세을가인은 제가 알기로는 없는 것 같습니다.
진인 명현: (잠시 침묵하다)다만… 말하는 것을 들어보니 그를 연상시키는 사람은 있군요. 진인 용로(勇露)라는 자입니다. 수백 년 전 세을가의 수행록에 적혀 있는 것에 따르면 외부에서 온 색목인이었고, 세을가면서 동시에 수신도였지요.
정 요원: 수신도요? 수신도는 조선 전기 때나 처음 만들어진 것 아닙니까? 하지만 그 용로라는 자가 그가 맞다면 처음 언급된 것은 분명…
진인 명현: (웃음)좁은 의미로는 그렇지요. 하지만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그들을 포함한 기계장치 종교 전체였답니다. 요원님께 혼란을 준 것 같군요.
정 요원: 아, 아. 알겠습니다. 그러면 얼추 맞는 것 같은데… 계속 하세요.
진인 명현: 사실 엄밀히 말하면 수신도라고 보긴 애매하긴 합니다. 그는 엄밀히 말하면 부말 두인의 뜻은 따랐지만 대부는 믿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대부를 마라와 동일시했고, 이로부터 벗어나 스스로 힘을 합쳐 해탈의 방법을 찾는 것이 구원받는 길이라 믿었지요.
진인 명현: 요원님께서도 아시다시피, 당연히 그들은 그 말에 길길이 노했습니다. 그래서 이역만리 타국에서부터 그를 없애기 위한 추격자들이 붙었다지요. 소을촌에 머물기 전까지 그 추격은 계속되었던 모양입니다.
정 요원: 허. 그러니까 유럽에서부터 여기까지 쭉… 구체적으로 어떤 양상이었는지요.
진인 명현: (고개를 저으며)그건 잘 모릅니다.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기록되지 않았고, 그 당시 현장에 있던 주민들은 전부 오래 전에 명을 다하였으니까요.
진인 명현: 진인 용로와 그를 따르던 다른 대덕들은 크게 부상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몇은 빠르게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준이었지요. 법우는 없었는데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미 명을 달리 했다고 하덥니다. 당시 절을 이끌던 진인 천예께서는 그들을 차마 버릴 수 없었다고 합니다. 저여도 그랬을 것이고요.
정 요원: 반대하는 자들은 없던가요. 그 정도 거리를 집요하게 따라올 자가 있으면 마을도 안전하지 않을텐데요.
진인 명현: (웃음)물론 몇 법우들도 그걸 걱정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진인 천예께서는 이렇게 반박했습니다. 우리는 대진인께서 상정하신 대원을 따르는데, 그 형태가 역병이 아닐지언정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요. 상처 입은 자들은 설령 악인일지언정 치료하는 것이 급선무 아니겠냐고요.
진인 명현: 하지만 이런 반대도 있었습니다. 그 자는 비록 의지는 뚜렷했으나 한편으로는 눈 안에 번뇌가 타들어가고 있다고요. …이것이 기록되었다는 것은 진인 천예께서도 마음에 담아두고 계셨던 것이겠지요. 그 때 이전부터요.
정 요원: 그 때라니, 그건 무슨 소리인가요?
진인 명현: 그건 천천히 설명하겠습니다.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으니까요. 그렇게 그들은 약 한 달 간 이 마을에 머물렀고, 그 동안 몸을 회복하면서 여기를 도왔다고 하덥니다. 병든 가축을 치료한다던가, 역병신과 해수(害獸)를 내쫓는다던가. 다행히 마을이 추격자들에게 피해를 입는 일은 없었지요. 상처를 치료한 그들이 내쫓았는지, 아니면 상대가 수적 차이 때문에 겁을 먹고 몸을 숨긴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진인 명현: 그걸 보신 진인 천예께서 그를 대웅전에 불러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거기서 저희는 그들에 대해 몇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그들이 이상할 정도로 기계 사용에 거리낌이 없다는 것, 그리고 두번째는 그들이 지나침의 죄를 가지고 있되 그 방향이 다르다는 것.
정 요원: 지나침이라는 것은 사르… 아, 실례. 여기 외에 세을가 사람들이 품는 욕심 말하는 것인가요? 불사욕이라던가, 권력욕이라던가.
진인 명현: 반은 맞습니다. 그들 역시 불사를 지향하였습니다. 그리고 제바국에 대한 보복 의식 역시 강하였지요. 그들 모두가 세존의 덕을 입으신 노아대을 존자를 제외한 모든 제바국인을 증오했습니다. 제바국이 그간 천인교사들에 입힌 죄 때문인지, 아니면 그 자신들이 그들에게 무슨 변을 입어서인지는 이제 와서 저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만. 대진인께서 이를 보셨다면 분명 노하셨을 것입니다.
진인 명현: 하지만 그 외에는 비교적 온화한 편이었습니다. 단순한 희생이 아닌, 스스로의 의지를 귀하게 여기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의 의지 역시 어느 정도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세존의 뜻을 따르되 그 죄가 그릇되었다는 것 역시 알고 있었고요. 진인 천예께서는 그 점이 이상했다 기록했습니다.
정 요원: 이상하다라… 논리의 오류를 의미하는 것인가요?
진인 명현: 비슷합니다만 조금 다릅니다. 행동 자체가 모순적이라고 하셨지요. 수신도의 교리를 받아들이면서 그들의 대부만은 거부한다던가. 타인을 동등한 시야로 볼 수 있으면서 제바국은 미워한다던가. 그리고 대진인처럼 지나침을 경계하면서도 불사는 긍정한다던가. 그래서 하루는 진인 용로를 대명전에 불러서 그의 사상에 대해 물었지요. 어째서 수신도를 받아들였냐부터 대진인을 만나본 적이 있는지 같이요.
진인 명현: 우선 대진인의 경우 그는 전혀 모르는 모양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그가 세존의 뜻을 실천하고 공부하다 깨달은 결과였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우연히 걸은 길이 비슷했을 뿐. 오히려 그는 대진인을 꺼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했습니다. 논리는 말이 되나, 어딘가 두려운 면이 있다고요. …자신이 지나침의 죄를 지었다는 것을 알아서였을까요?
진인 명현: (헛기침 소리)다시. 수신도를 받아들인 이유에 대해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답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천인교사께서 핍박 받는 사람들을 이끌고 제바국을 무너뜨린 것이 사실이라면 오히려 세을가가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냐고요.
정 요원: (한참 말이 없다가)네? 이온, 그러니까 세존과 금속이 무슨 관계가 있길래…
진인 명현: 세존 때문이 아닙니다. 제바국은 파순과 마라를 따랐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교리상의 이유로 금속을 극도로 적대했습니다. 오롯이 육체의 것만으로 싸워 왔지요. 세을가 역시 그들의 육공예 기술을 이어 받은 것이 없잖아 있고요.
진인 명현: 당연히 그들 역시 육공예가 제바국의 산물이라면서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주장했다고 합니다. 세을가 사람들이 금속에 대한 혐오를 느끼는 것은 수신도와 싸우기 전부터 있었다. 이는 제바국의 핍박에 시달린 끝에 아무 이유 없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니 이를 떼어내는 것이야말로 마라의 유혹을 떨쳐내고 신도들이 이쿠나안으로 갈 수 있는 길이다. 세존 역시 유혹에서 벗어나 죄를 뉘우친 후에는 그 혐오가 공연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떼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라고요.
정 요원: …그쪽 진인께서는 그 말을 받아들였습니까?
진인 명현: (웃음)그럴 리가요. 기록에서도 어째서 그가 양쪽에서 내쫓겼는지 알 수 있겠다고 나와 있었습니다. 물론 그의 주장이 틀렸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저희부터가 수신도들을 꺼리지 않고 그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니까요. 그의 말마따나 미워할 것은 아니지요.
진인 명현: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오만한 생각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선의요 그럴 듯하다 해도, 역사가 피로 얼룩진 만큼 그건 지나친 독선 아닐까라는 생각이었지요. 결국 진인 천예께서는 세을가의 논리를 설파한 뒤, 그저 그들이 그릇된 길로 가지 말기를 바란다고 할 뿐이었습니다. 그 역시 웃고 넘어갔지요.
진인 명현: 그들은 약속대로 한 달 뒤 모든 상처를 회복한 뒤에 떠나갔습니다. 그 뒤로 오랫동안, 정말 오랫동안 그들은 소을촌에 다시 오지 않았지요.
정 요원: …그리고 그 사건 때 다시 만난 것이고요. 이에 대해 좀 더 얘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진인 명현: 그건… (하늘을 보다)죄송합니다. 오늘은 어려울 것 같군요. 벌써 저녁 기도를 준비해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가능하다면 내일 얘기해도 될런지요.
정 요원: 어어. 네. 저야 괜찮습니다. 편하신 시간을 알려주시면 찾아뵙겠습니다. 얘기하느라 즐거웠습니다.
정 요원: 그리고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한 가지 질문만 더 해도 괜찮습니까? 그 동행했던 대덕의 수를 혹시 알 수 있습니까?
진인 명현: 물론입니다. 여덟… 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확실하지는 않습니다만.
결론: 정황상 진인 용로는 SCP-1223-KO-1, 대덕들은 SCP-1223-KO-2로 보인다. 대동한 대덕들의 수가 앞선 기록에서 나온 것과 일치한다는 것이 그 증거로 불린다.
면담자: 정영준 요원
피면담자: 진인 명현
서문: 앞선 면담에서 언급되었던 사건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면담을 진행했다.
진인 명현: 좋은 아침입니다. 밤새 편히 주무셨는지요.
정영준 요원: 네. 덕분에요. 차려주신 식사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진인 명현: 천만에요. 변변찮은 음식이다만 즐기셨다니 다행입니다. 그래서 어제 미처 끝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기로 했죠.
정 요원: 그 전에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그… 저녁 기도를 마치고 밤 사이 얘기할 수도 있었는데, 굳이 다음 날에 하는 것은 왜입니까?
진인 명현: 그건 그 영로라는 자의 말로에 대한 기록은 많이 전승되지 않아 기억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잊어버린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한 차례 말이 끊어진 것, 확실하게 보강하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정 요원: 많이 전승되지 않았다? 의아하네요. 지금까지는 여기서라면 오히려 더 많이 강조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요. 그릇된 욕심이라던가.
진인 명현: 글쎄요. 이야기하기에 앞서서, 요원님이라면 경술국치 이후, 일제가 멋대로 나라를 지배했을 때 이 마을이 어떻게 되었는지 아십니까?
정 요원: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백택이니 뭐니하면서 오만 곳을 들쑤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의 여러 변칙 개체나 문화가 변을 입었고요.
진인 명현: 그렇습니다. 이 소을촌도 예외는 아니었지요. 많은 사람들이 끌려가 끔찍한 실험 아래 희생되었으며 성물과 유물 역시 대거 소실되었습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사을은 존자의 이름 아래 그들에게 복수하기로 했지요. 그래서 여러 청년들이 항일운동에 참여했고, 그 중 일부는 해외로 나아갔습니다.
진인 명현: 대덕 양명 역시 그 중 하나였습니다. 지금의 러시아가 있는 위치에서 다른 소을촌 출신 사람들과 함께 독립 운동가들을 원조하였지요. 그 과정에서 타국에서 온 다른 세을가 사람들 역시 만났고, 비록 종파나 사상은 다를지언정 크게 모나지는 않았고 세존을 따르는 것은 같기에 동료가 될 수 있었습니다.
진인 명현: 그리고 수신도 사람들도 만났습니다. 그들 역시 일제에 의해 마을을 잃었고 먹고 살기 위해 이역만리 타국을 떠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대덕께서는 그들을 동료로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타국의 사람들은 이를 꺼려하였으나, 대덕께서는 이렇게 말하셨습니다. 지금은 그런 문제로 서로 싸울 때가 아니며 공공의 적에 맞서 싸워야 한다, 라고요. 처음에는 다들 불만이 많았으나 이내 받아들인 것 같았습니다. 그 때는 임시정부도 세워지기 전이었고 그래서 일제의 시선을 돌리기 어려워 더더욱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정 요원: (침묵)
진인 명현: 그렇게 지내던 중 하루는 그의 동료들이 괴물을 발견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오랫동안 일장(一蔵)이라 칭한 것이라던데, 뭐라고 발음하는지는 모르겠군요. 여러 사람과 동물이 합쳐진 거대한 살덩이와 오만 금속이 서로 뒤엉켜 합쳐진 존재였지요. 그 크기가 하나의 섬과 같았으며 그가 내뿜는 요기는 서 있기조차 힘겨웠다고 합니다. 그들은 그 괴물을 보고 그 정체를 바로 알아보았지요.
정 요원: (작은 소리)일장이면 설마… (피면담자에게)혹시 그 자가 네로, 그러니까 용로라는 의미입니까? 그 괴물에 그 남자의 외형이 남아 있었다는 것입니까?
진인 명현: (웃음)아니, 적어도 그런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소리는 커녕 외형도 거의 전해지지 않았고 당시 그를 만났던 사람들은 모두 명을 달리 하셨는데 어떻게 알아볼 수 있었겠습니까.
진인 명현: 제 말은, 그가 세을가 사람이며 불사를 추구하던 자였고 그 업보를 받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마라 같은 살덩이로 전락한 자는 역사 속에 많았으니까요. 물론 그렇게 크고 강력한 개체는 처음이었고, 금속을 받아들였다는 것이 이상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 기운은 결코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그 동료라는 자들은 오래 전부터 그 괴물을 알고 있었고, 이를 신속히 없애야 한다고 부탁하였죠. 결국 대덕 양명께서는 순환으로 되돌려보내기 위해 동료들을 이끌고 그와 맞설 수밖에 없었지요.
정 요원: 그렇게 봉인을 할 수 있었던 것이군요. 하지만 애초에 크기가 크기인 이상 싸우는 것 자체가 무리였을텐데요. 역병을 뿌린다면 또 모르지만 당신들이 그럴 것 같지도 않고요. 적어도 소을촌 사람들이 말렸겠지요.
진인 명현: 그렇습니다. 최선을 다했습니다만 역부족이었죠. 하지만 놀라운 것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그것이 이성을 되찾고 그의 혈주술이 소을촌의 것임을 알아본 것입니다. 몇 백 년이 지난 이상 변한 것도 많았을 텐데 어떻게 이를 알아보았을까요.
진인 명현: 그것은 한동안 몸을 떨더니, 이내 인간의 형태를 토해냈습니다. 은빛 머리의 남성이었는데 그 괴물에서 흘러나온 살덩이와 기름에 얼룩져 불결해보였습니다. 남자는 어째서인지 서글피 울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괴물도 마찬가지였고요. 마치 하나인 것처럼 울고 있었습니다.
정 요원: (침묵)
진인 명현: 그들이 어째서 무력해진 그것을 공격하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를 전한 사람은 괴물의 모습이 남아 있어서, 라고 추측했습니다만 아마 그 이상의 이유가 있던 것이겠죠. 그 남자는 한동안 서글피 울더니 그들이 어째서 함께 싸우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수신도 사람이 이에 답하자 그는 다시금 서글피 울더니 자신의 행동이 그릇되었음을 탄식하였습니다. 물론 당시 다른 사람들은 그 말을 이해 못해 수신도 사람이 마지못해 통역해주었습니다만. 그리고는 마치 마음에서 진 것처럼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지요. 물론 삶의 의지를 잃은 것은 아니라 처형시키려고 했을 때는 이를 가볍게 막아냈습니다만.
진인 명현: 그쪽애서도 고민은 많았습니다. 당장은 인간성을 되찾았지만 언제 영영 괴물로 돌아갈지 알 수 없었고 죽일 수도 없었으니까요. 그들도 피해가 너무 커서 당장 회복이 필요했고요. 결국 그들은 그 자를 괴물 째로 이공간 안에 봉인시키기로 했습니다. 그 남자 역시 이를 받아들였고요. 그 남자가 바라던 대로 그 안에서 죄를 뉘우칠 수 있으면 좋고, 실패하더라도 적어도 후대의 누군가가 수습을 해줄 수 있을테니까요.
진인 명현: 봉인되기 직전 그는 스스로가 오래 전 소을촌에 있었던 용로임을 밝혔습니다. 그리고는 자신과 같은 죄를 짓지 말라고 하면서 감사를 표하더군요. 정작 수신도 사람들은 용로를 어떻게 번역해야 할 지 몰라서 힘들어했다지만요. 봉인이 되자 다들 힘을 합쳐 이를 쉽게 드러나지 않도록 가리었고, 당시 혈주술을 가장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던 이국의 세을가 사람이 봉인을 유지하기 위해, 이 안에 있는 자가 누구인지 알리기 위해 글을 남겼습니다. 물론 가림 자체는 전쟁에 휘말려 없어졌을 수 있으니, 요원님께서 보신 글도 아마 그것이겠지요.
정 요원: 알겠습니다. 어째서 그가 마지막에 감사 인사를 했는지는… 아마 알 것 같군요. 그런데 혹시 수신도 사람 역시 그 글을 적었습니까? 다른 사람이 적은 글도 있었는데요.
진인 명현: 글쎄요. 기록에 따르면 그런 말은 없었습니다.
결론: SCP-1223-KO-1의 능력 및 성향 대비 이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 상대적으로 극히 미미했던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SCP-1223-KO 내 마을에서 소을촌과 유사한 흔적이 발견된 것 역시 이와 연관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있다. 하지만 서술에 따르면 당시 SCP-1223-KO-1은 혼자였는데 SCP-1223-KO-2에게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이를 복구할 수 있었는지는 불명이다.
PoI-1933가 생전 주고 받았던 편지를 찾던 도중 발신자가 기재되지 않은 편지가 발견되었다. PoI-1933이 생전 작성한 작품 중 하나에서 언급된 이름과 요주의 위치 '이치조'가 유사하다는 점, 편지에서 일부 유의미한 발언이 나왔다는 것 등을 바탕으로 이 편지의 발신자가 SCP-1223-KO-1일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다만 시간대를 보아 당시 SCP-1223-KO 내에 봉인되어 있을 SCP-1223-KO-1이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었던 것이 SCP-1223-KO-2를 통해서인지 아니면 PoI-1933의 변칙성 때문인지는 불명이다.
이야기는 항상 잘 듣고 있네. 그대도 고생이 많겠지. 그 동생을 고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여기서 나갈 상황이 아니라서 안타깝군. 그대는 알 수 없는 해야 할 일이 많아. 그대가 영영 모르기를 바랄 뿐이고.
그대는 내 이름이 멋지다고 했지. 하지만 나에게 있어 그것은 괴로운 낙인일 뿐이네. 밤하늘 아래 날아가는 쏙독새를 보았는가. 그놈은 부리가 작고 입이 커서 꼴이 퍽 우스워보이지. 그 이름으로 불리다 보면 그놈이 떠올라. 무엇이든 먹어치우려고 하다가 우스운 형태로 전락한 게 딱 그 모양이니. 요하네스. 나는 그 자를 영영 용서하지 못해.
그대가 사는 곳에는 하늘이 어떤가. 여기는 낮에는 해가 뜨고 밤에는 별이 밝아. 혼자 그걸 보다보면 오래 전 만난 자가 떠오른다네. 오래 전 동지들을 하나 둘씩 잃고 떠돌고 있을 때 목숨을 구해준 자들. 그 자들은 마음 속에 별을 품고 있었어. 타인을 자신처럼 사랑하는 마음, 그러면서도 복수를 잃지 않는 마음. 그 마을에 계속 있었으면 무엇인가 달라졌을까. 하지만 그 별은 마치 태양과 같아서 나하고는 맞지 않았어. 그렇기에 나는 나의 말을 전하고 그는 그의 말을 전하고, 그렇게 헤어졌어.
언젠가 내가 죄에 먹혀 몸부림칠 때가 있었다고 얘기했었지. 그 때 그들의 후손을 만났어. 그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다시 만난 그들의 별은 여전히 찬란히 빛나고 있었네. 나는 이 꼴이 되어버렸는데. 약간 어두워졌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밤하늘에서 빛날 수 있었지. 그 뿐이랴. 내가 찾고 있었던, 그러다가 언젠가 잃어버렸던 빛도 같이 있었네. 일족에게 이어지던 막연한 두려움을 뿌리치고 다 같이 반짝이고 있었다네. 나는 포기하고 잊어버렸는데 그들은 끝까지 하늘에 올라 별이 되었던 거야.
언젠가 그 때 이야기를 하고 싶네. 바보 같은 그대라면 우스운 그 이야기를 비웃지 않고 아름다운 진주로 바꿀 수 있겠지. 그걸 읽는다면 적어도 이 새 이름을 볼 때 낙인보다는 그 동화를 생각하게 될 수 있을 거야. 어쩌면, 어쩌면 스스로를 용서할 수 있을 지도 모르지.
나는 그저 별처럼 빛나고 싶었어.
(내용 훼손됨)
사건 기록 1223/KO: SCP-1223-KO는 그 특성상 SCP-1223-KO-2를 경유하지 않는 이상 외부인의 접근 및 개체의 격리 파기가 어려우며 그럴 의사 역시 낮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2025년, 기동특무부대 람다-7 ("청소부")이 SCP-1884-KO들과 박예지 요원과 함께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갑자기 열린 샛길을 통해 SCP-1223-KO 내부로 람다-7이 피랍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박예지 요원 및 SCP-1884-KO는 현장에 있었음에도 이에 휘말리지 않았으며 약간의 혼란 끝에 이를 바로 신고했는데, 이 때문에 이 사건이 우연이 아닌 의도적인 것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람다-7은 3시간 뒤 원래 있던 위치로 귀환했으며 그 과정에서 현장에 있던 샛길이 붕괴하면서 이에 대한 추가 수색은 불가능해졌다. 이하 당시 람다-7의 바디캠에 기록된 영상이다. 후술할 기도문과 요원들끼리 서로 말한 것을 제외하면 대화는 전부 영어로 진행되었다.
[기록 시작]
기록은 람다-A의 바디캠으로 이루어졌다. 앞에는 람다-7 소속 요원 둘의 모습이 촬영된다.
SCP-1223-KO 내 섬이 보인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섬과 유사해보이나, 드문드문 미처 흙으로 덮히지 못해 내골격이 드러난 것이 보인다.
람다-A: 여긴 또 어디야. 다들 괜찮은가? 뚝 떨어진 것치고는 아프지는 않지만…
요원 둘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람다-A: …이상한 곳이군. 일단 점호부터 하지. A.
람다-B: B.
람다-C: C. …박예지 요원과 그 모기들이 안 보입니다. 점호도 안 됩니다.
람다-B: 안 끌려온 건지, 아니면 다른 곳에 떨어진 건지… 전자였으면 합니다만. 위치 정보는 잡히지 않습니다.
람다-A: 그나마 통신은 되는 모양이군. 적어도 완전히 밀폐되지는 않은 모양이야. 일단 본부와 연결을 해보지.
람다-7 소속 요원들이 자신들의 현 상황을 보고한다.
람다-A: 그나마 여기 끌려온 건 우리 뿐인 모양이군. 아무래도 그 수상한 균열 때문인 모양인데.
람다-C: 단순히 잘못 건드려서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보다 박 요원이 더 가까이 있었으니까요. 다른 조건이 필요하거나…
람다-B: 아니면 의도적으로 끌고 온 것이겠지요. [욕설 편집됨]
람다-A: 진정. 이대로 있어봤자 구출도 안 될 거잖아. 이왕 죽을 거 우리 손으로 나갈 방법이라도 찾아봐야지.
람다-B: 알겠습니다. 일단 한국에 비해 따뜻합니다. 늦가을 날씨 같습니다만. 조금 더운데 지금 상황이 상황이 아니라면 확 벗어버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람다-A: 언제 위험에 노출될 수 있으니 일단 참도록. 젠장, 그 놈의 겨울 모기…
람다-C: 그러면 지금 저희는 적어도 원래 있던 위치와는 매우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모양입니다. 그나마 그냥 무전기로도 통신이 되니 시간대가 틀어지지는 않은 것이 위안입니다.
람다-B: 일단은 평범한 것처럼 보입니다… 아니, 잘 보니 생명체의 사체 같은 것에 흙을 얹은 모양입니다.
람다-A: 원래 저 모양이었던 것을 개척한 것 같다. 이러면 적어도 지성체가 살았던 모양이야. …우리와 환경이 맞을지는 둘째 치고 말이지.
람다-C: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출구를 빨리 못 찾는다 해도 어느 정도 시간은 벌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람다-A: 공기가 독해. 아, 그 의미가 아냐. 맑긴 한데, 뭔가 이상해. 흄 수치 때문인가.
람다-B: 그럴 수 있겠습니다. 아무래도 외부 차원 같으니까요. 측정 장치가 있으면 좋았을 텐데.
람다-C: 어쩌겠습니까. 우리는 그 모기 잡다가 휘말린 거라 장비가 그쪽 위주고.
람다-B: …어디서 새 소리 안 납니까?
람다-C: 쏙독새 소리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낮인데 말입니다.
람다-A: 모르겠다. 워낙 지금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으니까. 여기 쏙독새는 낮에 울지도 모르지. 일단 가보자.
몇 시간 뒤, 바디캠을 통해 점점 마을이 보인다. 마을 주민들이 농사를 마치고 모여 있다.
람다-A: 거참. 특이하게 생긴 마을이군. 마치 땅 자체를 집 모양으로 바꾼 모양이야.
람다-C: 글쎄요. 제련도 안 하고 이 정도로 고순도의 금속을 뽑아내긴 영 어려운 것 같은데 말입니다. 물론 제 눈에도 마치 나무처럼 자란 것 같습니다만.
주민-1: 이만 끝내지. 해도 슬슬 질 것 같고 오늘치는 이 정도면 된 것 같다만.
주민-2: 맞아, 맞아. 찾아야 할 사람도 있으니 더 서둘러야겠지.
람다-B: …이 사람들, 영어를 씁니다. 그것도 현대 영어를요. 어쩌면 대화가 통할 것 같습니다.
람다-C: 누구를 찾는 걸까… 여기 위치에 대해 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주민들이 손을 모으고 기도를 시작한다.
람다-A: 저거, 영어 맞아? 영 낯선 말을 막 하는데. 잘못 들은 거 아냐?
람다-B: 아니, 분명 아까 전까지는 알아들을 수 있었는데… 쟤도 똑바로 들었고 말입니다.
람다-C: 정신 오염이었으면 신호가 갔을 것입니다. 종교적인 언어와 실생활에서 쓰이는 언어가 다른 것 같습니다.
람다-A: 아니, 그냥 잘못 들었을 가능성도 있지. 아. 기도 끝났다. 니들이 가서 물어봐. 무장 안 뺏기게 조심하고.
람다-7 요원들이 무기를 숨기고 접근한다.
람다-B: 저기, 실례합니다. 혹시 여기가 어딘지…
주민-1: 뭐야. 저 사람들 왜 여기 있지? 언제 온 거야?
주민-2: 나야 모르지! 기도하는 사이 왔나봐.
람다-C: 뭐야. 저희를 알고 있나봐요?
주민-1: 어, 어. 예. 네로님께서 당신들께 전하실 말이 있어서 여기에 부르셨다고 했습니다. 마을 밖에 있다고 하셔서 원래는 저희가 찾아서 모셔야 했는데…
람다-A: 좋아. 유괴 반확정이네. 어떤 내용인지는 모르시는 겁니까?
주민-2: 글쎄요. 그저 재단인지 제단인지에 전할 말이 있다는 것 외에는…
주민-1: 무언가 경고할 것이 있는 모양이었습니다. 외부인에게 이를 전할 정도면 중요한 일인가 봅니다.
람다-B: …어떡합니까. 가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람다-C: 갈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저 정도면 우리가 도망쳐도 알아서 부를 것입니다.
람다-A: 뭐, 만장일치네. 네로님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무시해서 좋을 건 없지. 조심하고.
주민-1: 잘 생각했습니다. 어서, 어서 갑시다.
요원들이 주민을 따라 섬의 중심부로 들어간다. 점점 갈 수록 고도가 높아진다.
중심부에는 여러 살덩이와 내장과 금속 장치들이 융합한 거대한 구조물이 눈에 띈다. 심장이 뛰면서 톱니바퀴가 돌아가거나 피스톤이 움직이는 등에 필요한 동력이 발생한다. 이 기기들은 다른 장기들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안에는 몇 생명체들이 태동하는 모습을 보인다.
구조물 앞에는 한 남성이 기도를 올리고 있다. 정황을 보아 이 남성이 SCP-1223-KO-1로 추정되며 보고서에서도 임시로 이와 같이 기재하였다.
SCP-1223-KO-1: (여전히 구조물 앞에서 기도 드리는 자세로)생각했던 것보다는 빨리 왔군. 그들이 보통 사람이 아니란 건 얘기했을텐데.
주민-2: 아뇨. 농땡이 친 것이 아닙니다. 기도만 하고 바로 가려고 했는데 그들이 먼저 마을에 왔습니다.
SCP-1223-KO-1: 그건 알고 있어. 변명해봤자 추할 뿐이야. 그들이 적이었다면 어쩌려고 했지?
SCP-1223-KO-1: 그 성인의 아이들은 여전히 우리의 뜻을 곡해하고 있어. 그리고 그 제국은… 나는 또다시 너희들을 잃고 싶지 않아. 우리 모두가… 그렇지.
주민-1: 으으… 죄송합니다.
SCP-1223-KO-1: 됐어. 이번에는 엇갈렸을 뿐 너희들이 잘못한 것은 아니니. 다만 다음에는 주의를 기울였으면 해. 가보도록.
주만들이 현장을 떠난다. SCP-1223-KO-1이 기도 자세를 풀고 요원들과 대면한다.
람다-B: 뭐야, 이 군기는.
람다-A: 저희를 이곳에 부른 목적이 뭡니까.
SCP-1223-KO-1: 그건 저들이 말했을텐데.
람다-A: 경고가 당신들의 격리를 얘기하는 것이라면 저희는 불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신들은 초상 종교를 심지어 쌍으로 믿고 있잖습니까.
다른 람다-7 요원들이 무기를 든다. 람다-A는 수신호를 보내는데, 이는 여차할 경우 발포하라는 신호다.
람다-A: 더군다나 저희로서는 재단의 체재에 왈가왈부할 수도 없으니, 만약 당신이 격리를 풀라고 할 경우 차라리 쏘겠습니다.
SCP-1223-KO-1: 엄청난 충성심이군. 그건 통하지 않을 거다. 애초에 나는 그럴 생각도 없고.
SCP-1223-KO-1이 손을 휘두르자 요원들의 무장이 해제된다.
람다-C: 이런! 위험합니다!
SCP-1223-KO-1: 뭔가 오해를 하는 모양인데, 나는 너희가 나를 격리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 않아. 그럴 자격이 없다, 에 가깝지만. 물론 마을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다면 별개지만.
람다-B: 자격이 없다니 무슨…
SCP-1223-KO-1: 그 녀석들은… 애초에 너희 손으로 격리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굳이 경고를 할 필요도 없지.
SCP-1223-KO-1이 부유하더니 조용히 요원들 앞으로 접근한다..
SCP-1223-KO-1: 그저, 나는 그저 너희들이 이 이상 그 자와 협력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다에바의 대가모장. 자비롭되 교활한 자. 역병의 하얀 여제. 일곱번째 대천사가 될 자.
SCP-1223-KO-1: 그 여자가 있으면 위험할 것이다. 그 자의 성격과는 별개로 말이지.
람다-A: (한국어로)그게 뭔데 시발.
람다-A: 그 자를 받아들이지 말라는 건가요. 새로운 변칙 개체가 오면 주의하라는 건가…
요원들이 공중에 뜨더니 점점 SCP-1223-KO-1과 멀어진다.
람다-B: 이, 이게 무슨… 서로 잡으십쇼. 떨어트릴 모양입니다.
SCP-1223-KO-1: 아니, 너희들은 이미 그 힘을 손에 들고 있어. 단지 꿈이 찾지 못했을 뿐.
람다-C: 이해가 안 됩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셨으면…
SCP-1223-KO-1: 이 이상 있다간 그 자들의 눈을 끌 수 있겠군. 만약 그녀가 그들을 깨운다면, 나는 탈옥하지 않을 수 없어. 내가 한 경고를 잊지 않도록.
주변 환경이 순간 일그러진다.
SCP-1223-KO-1: 이곳에 그 공상이 닿지 않기를 바라지.
요원들이 이탈했던 장소가 다시 카메라에 잡힌다. SCP-1223-KO-1은 없다.
[기록 종료]
요원들은 이후 병원체 감염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임시로 인근 기지에 격리되었고, 이상이 없다는 것이 확인된 후에 복귀하였다. SCP-1223-KO-1의 발언이 무슨 의미인지와 이것이 재단 요원들을 SCP-1223-KO 내로 불러들일 때 박예지 요원을 배제한 것과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는 현재 불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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