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1202-KO
평가: +12+x

일련번호: SCP-1202-KO

등급: 유클리드 무효

특수 격리 절차: SCP-1202-KO는 제21K기지 제1형 인간형 격리실에 격리한다. SCP-1202-KO의 직계자손들은 만 40세가 되는 해에 재단에서 변칙성을 고지한 후 제21K기지 내에 억류하여야 한다. 만일 온전히 파악하지 못한 직계자손에 의해 SCP-1202-KO 변칙성이 노출된 경우에는 불가사의한 실종 사건으로 역정보를 살포한다.

SCP-1202-KO는 현재 무효화되었다. 이상의 격리 절차는 불필요하다.

설명: SCP-1202-KO는 인간 남성으로, 1920년대 태생이나 신체 나이는 45세~75세를 유지하고 있다. SCP-1202-KO가 노화하지 않는 원인으로는 자신의 수명을 타인에게 전가하는 기적학 술법의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의 기적술과는 다르게 불완전하게 시도되었거나 술식이 꼬인 증거가 많이 보이는데, 이는 SCP-1202-KO의 직계자손에게 나타나는 변칙성으로 연결된다.

SCP-1202-KO의 직계자손들은 만 40살이 넘어가는 해에 고운 입자로 화하면서 소멸한다. 이 사건이 일어날 때 SCP-1202-KO의 신체 나이는 약 20살~30살 정도 젊어진다. 이 또한 SCP-1202-KO에게 적용된 기적술의 영향으로 보이긴 하나, 현재까지 알려진 기적술 중에서 해당 부작용을 가진 기적술은 없었다. SCP-1202-KO는 자신의 가문에서 수명을 남에게 넘겨주는 기적술이 있다고 증언하기는 하였으나, 모든 직계 후손에게 적용되는 부작용은 아직까진 없었다고 얘기하였다.

SCP-1202-KO의 직계자손들이 모두 이 변칙성으로 인해 사망한 경우에는 SCP-1202-KO가 기존의 수명대로 살다가 사망할지는 불명이다. SCP-1202-KO의 직계자손들에게 기적술 부작용을 막는 방법 또한 모두 실패하였다. 재단 내 기적술사들의 발언에 따르면, 기적술 자체는 기초적인 수준이나 근본적인 차원에서 기적술의 작용이 불가해하게 얽혀있어서 해제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뱀의 손과 협력하여 분석한 결과, 동류의 기적술이 같은 신체에 함께 시전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특히 하나의 술식이 기초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반면에, 다른 하나의 술식은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섬세한 수준을 지녔던 것이 술식에 오류가 발생한 결정적인 원인으로 파악된다. 이는 똑같은 형식의 기적술이 한데 적용되는 바람에, 복잡한 기적술이 자신의 초반 과정인 기초적인 기적술을 반복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때 기초적인 기적술은 SCP-1202-KO의 아들이 직접 행한 것이라고 SCP-1202-KO는 진술하였다. 전문적인 기적술이 어디에서 시행되었는지는 현재 조사 중이다.

SCP-1202-KO는 2412년 ███ 씨가 소멸한 현상이 발생한 이후 이에 대해 재단이 조사를 하면서 발견하였다. 당시 SCP-1202-KO는 더 이상 남은 후손이 있는 줄 몰랐기에 해당 현상이 대중들에게 노출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이후 재단의 통제하에 SCP-1202-KO가 일으킨 소멸 사건은 3회 일어났다. 현재 남아있는 SCP-1202-KO 직계자손은 15명 정도이다.

부록 1: SCP-1202-KO 면담 기록

날짜: 25██/██/██

면담 대상: SCP-1202-KO

면담자: 나래 연구원

서론: SCP-1202-KO로 인한 소멸 현상이 3번째 일어난 뒤 실시하는 정기 면담이다. SCP-1202-KO와 비슷한 장생종인 나래 연구원이 제05K기지로부터 면담을 자원하였다.

<기록 시작>

전략. 기본적인 소개와 안부 인사가 있었다.

나래 연구원: 그래서 이번 면담에는 조금 특이한 게 있었습니다. 바로 어르신 가문과 관련된 건데요.

SCP-1202-KO: 우리 가문이라면 주술사에 대해서?

나래 연구원: 네, 조금만 자세하게 얘기해 주실 수 있나 해서요.

SCP-1202-KO: 그, 어디야, 함경북도인가 거기 최북단 지역에 자리를 잡은 가문이라고 들었어.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이 땅의 가장 위쪽에 자리잡았다는 얘기를 듣고 자랐지.

나래 연구원: 평범한 주술사는 아니었나 보죠?

SCP-1202-KO: 이제까지 어떤 행정 구역에도 잡히지 않은 마을이니, 숨는 실력 하나는 일품이라고 해야겠지. 그리고 무엇보다 장수하는 사람이 많았어. 지금의 나처럼 말이야. 그래서 지혜로운 마을 어르신이 한 자리에 오래 자리잡을 수 있었지. 효자들이 많았어. 효자가 핏줄 내력인가 봐.

나래 연구원: 하지만 당신은 거기서 나와서 여기 남한으로 왔네요.

SCP-1202-KO: 내 천성이 숨어서 지내는 데에는 적성이 안 맞았거든. 아버지랑 한 번 대판 싸우고 나갔으니, 다시 갈 일은 없겠구나 싶었어. 하지만 전쟁이 그렇게 되고 억지로 헤어진 지 벌써… 500년이 넘었군. 50년이 지나도 보고 싶었는데 500년이 지금도 여전히 그리워.

나래 연구원: 이해합니다. 오래 사는 사람의 숙명이죠. 게다가 자식의 목숨까지 바쳤는데도 돌아가지 못하고 있으니.

SCP-1202-KO: 내 아들까지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겠지. 하지만 손주에 다른 애들까지 그렇게 만들어놓고 지금까지 살아있어도 되겠는가 싶어. 애들은 이젠 제사에도 관심이 없는 애들이라고. 내 그리움 때문에 이 이상 희생을 치르고 싶지는 않아. 몇 번은 말했지만.

나래 연구원: 그런데, 어르신만 그립다고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게 아닐지도 몰라요.

SCP-1202-KO: 무슨 소리야?

나래 연구원: 저번 면담에서 아드님이 술식을 시전하셨다는 얘기까지 한 거 같아요. 그렇죠?

SCP-1202-KO: 그랬지. 하지만 그게 핏줄 전체로 이어지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어.

나래 연구원: 네, 그게 (머리를 긁는다) 주술에 대해서 저희 말고 잘 알고 있는 곳이 있거든요? 거기서 이번 사례를 들어가지고 협력을 요청했더니, 이런 류의 주술은 같은 몸에 복수의 주술이 걸리면 주술 내역이 꼬이면 이렇게 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술자 사이의 차이가 크다면요.

SCP-1202-KO: 그런 술식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다고, 기껏해야 우리 가족밖에… 아!

나래 연구원: 네, 어르신이 있던 마을에서 어르신을 향해 같은 주술을 걸어놓으신 거 같아요.

SCP-1202-KO: 집 나간 아들을… 대체 왜?

나래 연구원: 언제든 보고 싶어서겠죠.

침묵.

SCP-1202-KO: 아버지였을까?

나래 연구원: 저도 모르겠어요.

침묵.

SCP-1202-KO: 우리 마을은… 모두가 한 핏줄로 이어져 있었어. 그래서 누구의 핏줄이든 나에게 자신의 수명을 걸고 주술을 쓸 수 있었을 거야. 그럴 리가 없어. 아버지가 그럴 리가… (울먹인다)

나래 연구원: 그래서 제안 하나 해드리려고 합니다.

SCP-1202-KO: 어떤 제안을?

나래 연구원: 저희의 길잡이가 되어주시겠어요? 한 번 당신의 고향으로 가고 싶어요.

SCP-1202-KO: 간다고 해도 찾을 수 있을지는 몰라. 그 김씨 일가들도 정권 내내 찾지 못했던 곳이라고. 내가 찾을 수 있을 리가 없어.

나래 연구원: 김씨 정권이 건재할 때도 재단의 영향력에 비하면 별거 아니었어요. 하물며 저희는 당신이라는 큰 이점을 가지고 있는걸요.

SCP-1202-KO: 내가?

나래 연구원: 마을에서 어르신에게 수명을 주었다면, 어르신이 올 수 있게끔 무언갈 해두지 않았겠어요? 아니면 말고요.

하략. SCP-1202-KO는 고민 끝에 제안을 승낙했다.

<기록 종료>

부록 2: SCP-1202-KO 관련 탐사 기록

날짜: 25██/██/██ (면담일로부터 일주일 뒤)

서론: 나래 연구원과 SCP-1202-KO를 함경북도 최북단 인근 지역에 투입하였다. SCP-1202-KO는 처음엔 길을 약간 헤매는 듯했으나, 약 10분 뒤에는 망설임 없이 길을 걷기 시작했다. 나래 연구원은 SCP-1202-KO가 본격적으로 산을 탔을 때 녹화 장비를 켰다.

<기록 시작>

나래 연구원: (거친 숨소리) 아니, 아무리 젊어졌다지만, 산을 너무 잘 타시네요.

SCP-1202-KO: 신나서 그래 신나서. 마침내 고향 땅을 밟았다는 생각에 신이 나서 날아갈 것만 같아.

나래 연구원: 그치만 길은 제대로 찾아가고 있는 거죠? 아무리 여기가 대충 망했다지만 몇백 년간 사람 손길이 안 탄 곳이라서 오래 머무르기는 어려워요.

SCP-1202-KO: 괜찮아. 알 것 같거든.

나래 연구원: 네?

SCP-1202-KO: 알 것 같아. 고향이 나를 부르고 있는 거 같아. 하하, 500년 전에 간 김 영감이 날 엄청 부러워하겠구만…

중략. 두 개체는 산행을 계속하다가 어떤 큰 바위 앞에서 멈춘다.

나래 연구원:(거친 숨소리) 와아 (거친 숨소리) 바위네요. (거친 숨소리)

SCP-1202-KO: 이제 보니까 내가 잘 타는 게 아니라 자네가 못 타는 거야. 젊은 몸뚱아리를 왜 그러고 사나?

나래 연구원: 죄송합니다. 사람이 아니어서 산행이 힘들거든요. 아이고, 오겠다고 고집부리지 말걸…

SCP-1202-KO: 그럼 기껏 와준 보답으로 내가 재밌는 걸 보여주지. (SCP-1202-KO가 나래 연구원의 손을 끌어서 바위에 가져다 댄다. 나래 연구원의 손이 바위를 그대로 통과한다.) 이것이 바로 은둔의 고수들이 김씨 일가로부터 숨은 방법이지.

나래 연구원: 하, 하하, 맙소사. (나래 연구원이 주머니에서 환상측정기구를 꺼낸 다음 바위 내부를 훑는다.) 굉장해요. 2500년대 기술로 봐도 상당히 복잡한 이 구조! 누군가 어설프게 따라 하면 큰일 날 종류의 주술사 집안이 맞았네요!

SCP-1202-KO: 남의 집 아들 함부로 욕하지 마. 그래도 효자야.

SCP-1202-KO와 나래 연구원이 바위를 통과한다. 영상이 약간 흐려지다가, 산골 마을로 향하는 길이 눈에 들어온다. 길 한가운데에는 성인 남성 크기의 석불이 있다.

나래 연구원: 역시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나, 인적이 거의 없네요. 그리고 이 불상은 뭔가요?

SCP-1202-KO: 모르겠어.

나래 연구원: 당신이 모르면 누가 알아요?

SCP-1202-KO: 모르겠어. 내가 나올 때까지만 해도 여기엔 없었어. 그리고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까지 조용할 리가 없어. 분명 수명을 늘려가며 살았을 텐데, 왜 인적이 없는 거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석불이 입을 연다.

석불: 많은 일이 있었다. 노아1여.

SCP-1202-KO: 정우?

석불: 그렇다. 너의 친우요, 가족이었던 자로, 정우라던 이름으로도 불렸다. 이미 오래전에 그 이름을 잊었건만 오랜만에 들어보는군.

나래 연구원: 저기 두 분 한국말로 대화하시는 거죠?

SCP-1202-KO: 우린 외부와의 접촉을 아예 차단해가지고 우리만의 사투리를 썼어. 이따가 내가 통역해 주지.

석불: 우리 모두 네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나라가 한 번 닫혀버린 이상 기약 없는 일이었지. 무엇보다 마을의 존속 자체가 위험했다. 그 상황에서 우린 너만이라도 보고 싶었다. 그렇기 위해서 나를 남겼던 것이었다.

SCP-1202-KO: 아버지는, 아버지는 어디 있어?

석불: 마을 사람들 대부분은 나를 나로 만드는 데에 협력했다. 오는 너를 안내할 수 있도록.

SCP-1202-KO: 아버지는 어떻게 된 거야? 정녕 나를 위해서 희생한 건가?

석불: 네 수명을 위해서는 마을의 가장 어르신이 희생하셨다. 그분의 강한 힘이 원래 있던 수명보다 긴 삶을 너에게 선사하였지.

SCP-1202-KO: 아버지는 어떻게 됐냐니깐 정우야! 아니, 마을은 왜 이리 조용한 거야! 다들 먼지로 변했다고? 나 때문에? 내가 뭐라고, 내가 뭐라고 마을이 이렇게까지 해!

석불: 넌 우리의 잃어버린 가족이다. 언젠가 반드시 만날 가족이었다. 그렇기에 만나지 못한 채로 헤어질 수 없었기에 고귀한 희생이었다. 적어도 네가 왔을 때 누군가 반겨줄 사람이 있었으면 했으니까.

SCP-1202-KO: 이, 미련한 사람들아…

석불: 밖에 나간다고 우리가 얼마나 달라지겠나? 우리의 능력이 헛되이 뽑혀 쓰다가 죽임당할 뿐이다. 이런 식으로 우리 가족을 향해 쓸 수 있어서 오히려 영광인 것이다.

SCP-1202-KO: 아버지는…

석불: 이상을 가장 먼저 알아차린 게 너의 아버지셨다. 마을에 다음가는 어르신이었으니 당연하셨겠지.

SCP-1202-KO: 내 후손들이, 그렇게 된 걸 알았단 거군.

석불: 너의 수명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걸 보고 알았다. 그리고 그걸 해결하기로 했지.

SCP-1202-KO: 어떻게?

석불: 그건 네가 곧 여기로 온다는 전제가 필요했다. 망자의 한을 달래주는 것처럼 가장 원하는 것을 이뤄줘야 하는 거지.

SCP-1202-KO: 그래, 난 항상 여기로 돌아오고 싶었지, 이제 다 끝난 건가?

석불: 아니다. 너의 아버지는 네가 진정으로 원하던 것을 알았다.

SCP-1202-KO: 그게 뭔데?

석불: 너의 집에 가면 알 것이다. 난 이제 의무를 다했다. 나도 저편에서 먼저 기다리도록 하겠다. 나중에 보자 친우여…

석불이 먼지로 부서지며 사라진다. SCP-1202-KO가 앞으로 나아간다.

나래 연구원: 어디 가요?

SCP-1202-KO: 내 집으로.

나래 연구원: 집이 어딘데요?

SCP-1202-KO: 저 위에.

나래 연구원: 저 위에 뭐가 있는데요?

SCP-1202-KO: 내가 원하는 게 있데.

SCP-1202-KO와 나래 연구원이 자리를 옮긴다. 산골 마을의 꼭대기 집으로 올라가는 와중에도 나래 연구원이 질문을 계속 던지나 SCP-1202-KO는 무시한다.

이내 두 사람은 꼭대기 집에 도착한다. 평범한 초가집이지만, 세월의 흔적이 여실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사람의 손때가 많이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먼지 한 톨 없이 깨끗한 집처럼 보인다. SCP-1202-KO가 대문에 들어선 다음 방문을 활짝 연다.

거실 한가운데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흰쌀밥이 놓여있다.

SCP-1202-KO가 울기 시작한다. 나래 연구원은 뒤에서 지켜보기만 한다.

<기록 종료>

비고: 나래 연구원은 SCP-1202-KO가 흰쌀밥을 모두 먹었다고 진술했다. 이후 보이는 SCP-1202-KO의 표정은 어딘가 후련해 보였다고 한다.

SCP-1202-KO는 이후 25██년, 자연사했다. SCP-1202-KO는 이후 무효로 등급이 재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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