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번호: SCP-1200-JP
등급: 무효(Neutralized)
특수 격리 절차: 현재 SCP-1200-JP는 격리할 필요가 없다. 다음 설명은 무효화되기 전의 SCP-1200-JP에 관해 기술한 것이다.
설명: SCP-1200-JP는 위상 +0.081°에 속하는 평행세계다. 표준현실성은 63.05 흄으로 높은 편이고, 푸앵카레 형상분류에서는 제2류 델타형에 속한다. 또 시간의 흐름이 기준세계의 50.5%까지 압축되어 기준세계에서 하루를 경과하면 SCP-1200-JP에서는 약 이틀이 경과한다.
SCP-1200-JP는 기준세계와 8차원으로 교차하고, 기준세계에서의 SCP-1200-JP의 3차원 단면은 일정하지 않은 양과 상태의 물 분자의 집합으로 관측된다. SCP-1200-JP의 3차원 단면인 물을 편의상 SCP-1200-JP-W로 지정한다. 평범한 물의 현실성이 거의 1 흄인 반면 SCP-1200-JP-W의 현실성은 20.41 흄에 이른다. 그래서 일정량의 물의 평균 현실성을 측정하면 그 물 속에 포함된 SCP-1200-JP-W의 농도를 알 수 있다. SCP-1200-JP-W는 교토부 산성(山城)분지 안의 지하수맥 및 주변 수계에 편재해 있는데, 그 중 약 70%가 교토시 카미교구의 신천원(神泉苑)이라는 절 경내의 법성취지(法成就池)라는 연못에 치우쳐 있다.
현실개변 독립체로서 행동능력을 가지고, 평범한 물 분자의 물성을 넘어선 운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현실개변 능력은 평소에는 SCP-1200-JP-W가 산성분지 안을 이동하는 데 사용되며, 묘(卯)1호 의식수순을 집행하지 않는 한 그 이상의 능력이 발휘되지 않는다.
묘1호 의식은 SCP-1200-JP-W의 활성화에 필요한 수순이며, 구체적으로는 신천원의 법성교(法成橋) 다리 위에 깔린 교판을 지팡이로 8회, 어떤 특정 간격을 두고 찌르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구전에 의해서만 전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여기에 기재할 수는 없다.
활성화된 SCP-1200-JP-W는 용 같은 외모를 취하고 법성취지 수면에서 출현한다. 활성 상태인 SCP-1200-JP-W에 휩쓸린 물체는 현실강도의 차이에 근거한 견인효과로 기준세계로부터 SCP-1200-JP로 전이한다. 전이된 물체는 SCP-1200-JP 내부시간으로 평균 2일 전후(기준세계 시간으로 하루 이내)가 지나면 기준세계로 재전이된다. 이 때 재전이 장소는 교토시 후시미구의 제호사(醍醐寺) 청롱궁배전(清瀧宮拝殿) 안이다.
텐초 원년 SCP-1200-JP-W가 최초로 활성화 된 이후, 인간이 SCP-1200-JP로 전이하여 SCP-1200-JP 내부를 탐사하는 것이 몇 차례 수행되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상세한 탐사는 쇼와 16년 7월 27일에 실시되었다. SCP-1200-JP는 전체적으로 삼차원 수평원환구조를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고, 내부를 일정 방향으로 계속 가면 곧 원래 지점으로 돌아온다. 원소조성은 기준세계와 거의 동일하다. 땅 또는 지면에 수직인 중력이 존재하고 중력 가속도는 9.6 ㎨로 지구보다 약간 작다. 땅의 총 면적은 약 65 평방킬로미터다. 지표 전역에 목재와 석재로 만들어진 크고 작은 건조물이 들어서 있다.
SCP-1200-JP에는 두 종류의 인간형 독립체가 존재하는데, 각각 SCP-1200-JP-1 및 -2로 지정한다. SCP-1200-JP-1은 SCP-1200-JP 내부의 지표 각지에 다수 서식하는 인간형 독립체다. 신장은 평균 2 미터 전후, 온 몸이 흰색으로 인간의 전신골격을 대충 본뜬 것 같은 외모지만, 늑골에 해당할 부위는 없고 대신 길이 0.3-1.5 미터의 가시 같은 것을 끝이 바깥쪽으로 향하게 가지고 있다. SCP-1200-JP-1은 지표를 도보로 돌아다니는 것 이외의 행동은 하지 않으며, 발화나 발성도 할 수 없다.
SCP-1200-JP-2는 SCP-1200-JP 안에 1개체만 존재하는 인간형 독립체다. SCP-1200-JP-2는 신장 1.4 미터 정도로 외형상 동양인 여성처럼 보인다. 무녀복 같은 복장을 하고 있는데, 특징적인 점으로 좌우 한 장씩 원반형의 거울이 달린 관을 쓰고 있으며, 목에는 다수의 곡옥을 꿴 목걸이를 걸고 있다. SCP-1200-JP-2는 일본어로 대화가 가능하다. SCP-1200-JP-2는 자신을 SCP-1200-JP 그 자체라고 칭하며, “계약"에 따라 교토를 진호하는 것이 의무화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교토시내에는 쇼와 20년 4월 시점에서 1700체 이상의 변칙독립체가 존재했으며, 항상 거대한 현실희박화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 그러나 SCP-1200-JP-W의 존재로 인해 현실성이 증강되면서 실제 현실성은 항상 0.9 흄 이상 1.3 흄 이하로 유지되고 있다. SCP-1200-JP-W는 교토시내의 현실성 증감에 따라 전체 항상성이 유지되도록 수계 안을 이동하고 있음이 판명되어 있다. SCP-1200-JP-2는 이 SCP-1200-JP-W의 이동을 자신의 뜻에 따라 이동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창호작전(蒼号作戦):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 수집원은 국내 수집물의 7할이 집중되어 있는 교토시를 전쟁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절대목표로 규정했으며, 목표의 완수를 위해 이전부터 최고전쟁치도회의와 공동으로 전쟁특수작전을 책정하고 있었다. 이 작전은 "창호작전"으로 통칭되며, 창1호부터 창3호까지 3개 작전이 구성되어 있었다.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된 후, 수집원은 제3의 원폭이 쇼와 20년 8월 13일 교토시에 투하되는 것을 감지하고 창호작전의 발동을 결정했다.
교토타워. 갈마만다라의 대일여래 위치에 해당하여 결계의 중심을 지킨다.
- 창1호작전(蒼一号作戦): 묘1호 의식의 집행. SCP-1200-JP가 "교토의 진호"를 행동원리로 가지고 있음을 이용해 SCP-1200-JP를 활성화시켜 교토시 방위에 돌린다는 것이다. 의식 집행자는 묘1호의식 수순의 상세를 아는 인물 중 사이가斎賀 일등연의관이 선발되었다. 의식은 8월 13일 새벽부터 정오 무렵까지 신천원에서 거행되었다.
- 창2호작전(蒼二号作戦): 교토시 전역에 현실완충제 살포 및 현실성이 높은 특정 지역에 도량결계 형성. 창1호작전의 실행에 의해 산성분지 안의 SCP-1200-JP-W들이 사라지면 교토시내의 평균현실성은 0.001 흄 이하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되고, 이에 따라 교토시에 생기는 현실변화영역은 주변 지역으로부터 현실성을 앗아가며 확대되어 세계적 규모의 치명적인 현실부전으로 직결된다고 추정되었다. 창2호작전은 급격한 현실성 약화를 막기 위한 긴급조치로서 행해진다. 이 작전은 청1호작전과 병행하여 8월 13일부터 시작되어 14일 완료되었다.
- 창3호작전(蒼三号作戦): 교토시내 전역을 덮는 국토결계의 형성. 교토시내 21개소에 위상변조공간을 만들어 그 내부에서 결계의식을 집행, 교토 시가지 전체를 지속성 국토결계로 덮는다. 국토결계는 동사(東寺) 강당의 갈마만다라(羯磨曼陀羅)와 동형이지만 그 크기를 매우 확대시킨 것이다. 이 작전은 8월 15일부터 시작되었고, 수집원 해체 이후에는 재단 일본지부이사회의 지휘 아래 계속되었다. 쇼와 39년 교토타워 준공 및 이 지점의 결계의식 집행 완료로 본 작전은 종료되었다.
작전 이후 경과: 8월 14일 수집원은 제호사 청롱궁배전 내에서 SCP-1200-JP로 전이했던 것으로 보이는 미군 12명의 신병을 확보. 그 중 두 사람은 확보 시점에서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사이가 연의관은 신병이 발견되지 못하고 실종으로 처리되었다.
8월 15일, 산성분지 지하 수맥 속에서 SCP-1200-JP-W가 완전소실한 것이 확인되었다. 무력화에 따른 현실성 변화는 예상보다 크게 경감되어 평균 현실성 0.2 흄 이상 1.0 흄 이하에서 인정되었다. 그러나 가볍다고는 해도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현실성 약화가 발생한 데 이어 결계형성에 따른 부차적 효과도 있어, 새로운 변칙독립체 및 변칙현상의 발생이 현저하게 증가했다. 쇼와 20년부터 40년까지 20년간 교토시내에만 500체 이상, 일본 전국에서 700체 이상의 변칙독립체가 새로 발견되었다.
한편 재단은 종전 직후 일본열도에서의 활동체제를 본격적으로 확립하고자 수집원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러나 열도에 활동기반이 없었던 재단 입장에서 수집원의 협력은 필수적이었다는 사정상 합병협상은 재단측이 수집원측에 대폭 양보했다. 쇼와 20년 9월 11일, 아이치현 나고야시에서 합병에 대한 최종협정이 이루어졌다. 합의된 내용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 쇼와 20년 9월 30일 부로 수집원은 해산한다.
- 해산된 수집원의 직원을 즉각 재단에서 재고용한다.
- 일본열도에 설치되는 제81관구에 대해 광범위한 자치권을 인정한다.
- 자치권의 최고의사결정기관 및 제81관구의 O5 평의회 자문기구로서 제81관구 이사회를 설치한다.
- 수집원으로부터 이관된 변칙독립체 중 수집원이 지정한 108 항목에 대해 제81관구 이사회에 모든 관리권을 위임한다.
- 상당한 준비기간을 거친 뒤 제81관구를 일본지부로 개편하여 재단 본사로부터 독립된 운영을 가능케 한다.
합의 내용에 따르면 수집원 직원 대부분은 신설되는 재단 제81관구에 배속되고, 수집원 최고간부단 칠철(七哲)이 그대로 제81관구 이사진으로 취임했다. 일본지부의 창설에 대해서는 평의회의 판단에 따라 준비기간이 연장되었지만, 쇼와 27년 4월 28일 이사회는 일본지부의 창설을 평의회측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평의회는 현재까지 이 선언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SCP-1200-JP에 대해서는 이사회의 교토시내에서의 활동을 정당화, 원활화할 목적으로 무력화되었다는 사실을 숨기고 다른 객체들과 마찬가지로 수집원에서 재단으로 이관되었다.
추가: SCP-1200-JP 무력화로부터 60년 뒤인 헤이세이 17년 8월 31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신원불명의 동양인 여성이 구조되었다. 당시 뉴올리언스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통과한 직후여서 현지 당국은 해당 여성을 허리케인 수재민으로 여겼지만, 일본지부에서 파견된 요원의 조사에 의해 해당 여성의 신체적 특징이 SCP-1200-JP-2와 일치함이 확인되면서 해당 여성은 일본 지부의 보호감호에 처해졌다. 일련의 상황은 다이도 원년에 홍법대사 쿠카이空海에 의해 당나라에서 일본으로 SCP-1200-JP가 권청(勧請)되었을 때의 상황과 유사하기에, 해당 여성을 SCP-1200-JP로서 교토에 다시 권청할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쿠카이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권청을 했는지 기록한 자료는 발견되지 않고 있기에, 이사회 직속 조사반이 권청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보유:
귀하가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것은 귀하가 일본지부이사회에 충절독실 수족보좌하는 신하임을 인정받았다는 것. 축하한다. 우리는 귀하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이렇게 귀하를 부르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의 목적에 당신의 힘을 보태고 싶기 때문이다. 간단한 일은 아니지만, 우리는 당신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우리의 목적은 두 가지. 제1은 우리 수중에 남은 108개 수집물을 이용해 이 거리를 지키는 결계를 유지하는 것. 제2는 이 거리에 용왕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귀하가 그것은 오컬트나 동화 같은 것 아니냐고 말한다면, 우리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 말대로다.” 신화는 단순한 허구가 아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신화의 시대로 이어진다. 사라진 용왕. 혼돈의 세계. 거칠어진 천신지기. 우리들은 멸망을 근린에 두고 살아가고 있는 유상무상이다.
재단에 있어서 우리들은 이를테면 사자 몸 속의 벌레다. 우리는 신불의 힘을 빌어, 공존하고, 세계를 유지한다. 그 방법은 때로는 확보, 격리, 보호의 3대이념과 양립할 수 없게 된다. 이것을 그들에게 들켜서는 아니된다. 그들을 잘 억제해야 한다. 우리가 잘 해내지 않으면 우리의 세계는 소멸할 것이다.
용왕이 죽은 지금 이 거리의 모든 것은 혼돈 속에 있다. 국토결계가 상정한 대로 기능하면서 표면상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이제 기적이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다. 교토시에 대한 원폭투하를 미연에 막지 못한 것이 우리의 최대 과오다. 만일 막판에 창호작전의 실행에 실패했다면 교토는 거대한 허공의 혈이 되어 순식간에 전세계를 집어삼켰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살아 있다. 세계도 아직 여기에 있다.
우리는 한 번만 일어날 수 있다. 두 번 넘어지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