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번호: SCP-1044-KO
등급: 안전
특수 격리 절차: SCP-1044-KO의 일부 야생 개체군이 아직 비격리 상태일 수 있다. SCP-1044-KO가 서식할 것으로 추정되는 서해안의 사구들을 지속적으로 답사한다. 답사는 언제나 밤이 아닌 흐린 날에 진행한다. 대상의 최대 개체군이 서식하는 신두리 해안사구는 더 면밀히 모니터링한다.
대상의 격리 및 연구와 그 반출은 제48K기지 곤충학부에서 총괄한다. 개체군 하나는 최소 15m×15m×15m 이상의 격리용 온실에 격리한다. 온실에는 모래를 7cm 두께로 깔고 그 한가운데에 갯그령Leymus mollis이나 통보리사초Carex kobomugi 따위의 모래땅 식생을 심는다. 먹이로는 1일에 3번 쌍별귀뚜라미Gryllus bimaculatus를 개체군 규모에 따라 적절하게 급여한다. 먹이를 먹고 남긴 찌꺼기나 배설물은 1주에 1번 청소한다. 광선·온도·습도 조절과 원예는 자동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온실에 들어가면 바람이 불어온다는 증언이 꾸준한데 사실이 아니다.
설명: SCP-1044-KO는 논늑대거미속의 배회성 거미인 해안늑대거미(Northern bear spider, Arctosa cinerea Fabricius, 1777)의 변칙적 아종이다. 원종과는 달리 한반도 서해안에서만 국지적으로 서식하며 특히 충청남도 해안에서 분포가 집중적이다. 이북 지역에서의 서식 여부는 불명이다. 원종과의 동정은 방적돌기의 형태 차이가 주요한 분류학적 형질이다.
SCP-1044-KO는 일반적인 배회성 거미와 같이 독단적으로 생활하는 대신 30~100개체 정도의 아사회적인 일처다부제 공동체를 이루어 군생한다. 평소 공동체는 비교적 낮은 밀도로 떨어져 살다가 햇빛이 쨍쨍하고 바닷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면 모래톱의 수풀에 모여 함께 거미집을 짓고 활발한 먹이 활동과 집단 교미를 시작한다.
SCP-1044-KO의 거미집은 일반적인 그물 구조가 아니고 식물체 각각에 매달린 길이 8m 정도의 거미줄 수백 가닥이 펼쳐져서 광목처럼 나부끼는, 뒤집힌 커튼 모양이다. 거미줄은 공기보다 가볍고 인장 강도가 우수하여 바람이 불지 않을 때 지면과 수직을 이룬다. 그리고 미상의 변칙성으로 주변 시공간을 극심하게 왜곡하고 햇빛을 절묘한 패턴으로 굴절시킨다. 이는 먹이가 되는 작은 곤충의 자외선 시야를 교란하고 반직관적인 과정을 거치며 인지를 조작, 거미집을 역방향 활주로처럼 위장해서 먹잇감이 제 발로 들어오도록 유도한다.
그런데 사람과 같은 대형 포유류에게는 이 과정이 완전히 다르게 작용한다. 사람이 강한 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리고 심하게 번쩍이는 거미줄을 보는 즉시, 인체의 시각계는 그러한 정보를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광휘로 가려진 부분을 가장자리 시야에 기반하여 별도의 상으로 재구성한다. 결과적으로 관찰자는 무한히 이어지는 사구와 거기의 수풀과 그 너머의 푸른 하늘과 바다만으로 구성된 착시의 풍광을 목도하게 된다.
SCP-1044-KO가 만드는 풍광은 기본적으로 무해하지만 관찰자는 달라진 시야에 길을 잃을 수 있으며 이때는 지금 보이는 바다의 반대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 나오면 된다. 인식저항수치CRV가 높은 사람은 오히려 더 자세하고 풍부한 감각을 경험하기 때문에 특히 주의를 요구한다. 이는 신경계의 인식재해 방어가 복잡한 정신 간섭을 작위적으로 보정하여 평범한 현실로 덧씌우는 원리이기 때문으로, 이 상황에서 높은 CRV는 착시를 촉진할 뿐이다.
SCP-1044-KO의 풍광과 흡사한 신두리 해안사구의 사진. 최대 개체군이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부록 - 확보 과정: 원래 SCP-1044-KO의 야생 개체군은 대부분 비격리 상태였다. 제48K기지 곤충학부는 비변칙적인 해안늑대거미의 서식지를 망라하여 대상이 서식할 가능성이 있는 서해안의 사구들에 전수조사를 시행, 소규모 개체군부터 격리하면서 알맞은 특수 격리 절차를 단계적으로 개발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2017년 7월 대상의 최대 개체군이 서식하는 충청남도 태안군의 신두리 해안사구에서 모든 개체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었다. 제48K기지는 행위자를 특정하려 하였으나 채증 단계에서부터 실패하였다. 그로부터 2주 뒤인 7월 28일 충청남도 천안시의 한 공동주택에서 20대 남성 A씨가 투신하여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였는데, 시신은 나체인 데다가 비강 혈관총을 자극하는 인식재해 문신이 온몸에 있어 곧바로 재단으로 인계되었다. 그리고 신두리 해안사구에서 사라졌던 SCP-1044-KO를 해당 주택에서 발견하였다.
A씨는 변칙예술가로, 자그마치 3개 호수의 방과 발코니를 변칙적으로 개조하고 거기서 SCP-1044-KO들을 풀어놓아 사육하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제48K기지는 총 █,███개체의 SCP-1044-KO가 수용될 격리실들을 타 기지와 협업해서 급히 마련하였다. 이로써 재단은 대상의 가장 큰 야생 개체군을 격리할 수 있게 되었지만, 발견 당시 본래 개체수의 20% 정도가 이미 죽어 있었다. A씨는 정상사회에서 무연고자로 확인되었으나 인식재해 연구를 위하여 시신이 그의 변칙예술품들과 함께 발견지의 관할 주체인 제41K기지로 인계되었다.
그다음 이를 토대로 특수 격리 절차가 확립되고 파악된 나머지 SCP-1044-KO 개체군들을 모조리 확보하게 되면서 지금에 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