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1028-KO
일련번호: SCP-1028-KO 보안 인가 적용됨
격리 등급: 유클리드 담당 부서: 악마학과

특수 격리 절차

SCP-1028-KO가 위치한 부지로의 민간인 접근을 통제한다. 제145K기지 악마학과는 인근에 관측소를 건설해 개체의 변동을 감지한다. 만약 SCP-1028-KO가 융해할 경우, 즉시 기동특무부대 베타-2 ("모든 기기에다 포팅")이 진압 작전에 투입된다.

SCP-1028-KO 주위에는 상시 전술신학적 보호물이 설치되어있어야 한다. 필요할 경우, 특정 종교에 종사하는 인원이 축성 의식을 거할 수 있다.

설명

SCP-1028-KO는 한국 전주 모악산 인근 미사용 부지 지하에 위치한 구조물이다. SCP-1028-KO는 거대한 얼음 형태를 띄고 있으며, 어림잡아 40m3 정도의 크기를 지니고 있다. SCP-1028-KO이 정확한 육면체가 아닌 관계로, 이는 재단 악마학과가 지질 탐사 장비를 이용하여 측정한 결과이다.

SCP-1028-KO의 변칙적인 성질은 총 두 가지이다. 하나는 SCP-1028-KO 자체의 내구성으로, 정상적인 얼음이 융해할 온도에도 전혀 녹지 않는다. 이러한 내구성은 강도에도 적용되는데, SCP-1028-KO에 재단 채굴 장비를 수 차례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손상도 없었다는 점에 의거해 SCP-1028-KO는 파괴불가능적 성질을 지녔다고 추측된다.

SCP-1028-KO 두 번째 변칙적 성질은 개체 내부에 보관된 타르타로스 독립체1들이다. SCP-1028-KO 내부에는 다수의 타르타로스 독립체가 보관되어 있으며, 다들 수면을 취하는 자세로 고정된 상태이다. 악마학과의 생명약동에너지 실험 결과는 이들이 바깥 계의 어떠한 에너지와도 감응하지 않는 상태임을 시사한다.

이는 현재로서는 어떠한 위협도 아니지만, SCP-1028-KO가 융해하는 만약의 사태에 이들이 전부 풀려날 것임은 주목할 만하다. 몇 가지 대비책이 제안되었으나, 현재로서 재단은 SCP-1028-KO 주위에 격리 시설 및 전술신학적 보호물을 설치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발견 기록

SCP-1028-KO는 제3차 한반도내 변칙 대발생 사건을 계기로 진행된 조사 도중 발견되었다. 악마학과는 모악산 인근에서 강력한 생명약동에너지 파동이 감지됨을 밝혀냈으며, 다우징 및 풍수지리학 전문팀과의 협업을 통해 SCP-1028-KO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하는 초도 탐사팀의 조사 이후, 본격적 조사를 위해 전지찬 악마학과장이 접근했을 때의 기록이다.

영상 기록

참가 인원: 전지찬 악마학과장, 전지태 악마학과 선임연구원, 김창기 탐사대장


세 인원이 바삐 움직이며 산행한다. SCP-1028-KO는 모악산 인근 길이 연결되지 않은 숲에 위치해있기에, 가끔씩 나무를 헤쳐가며 이동해야 한다.

전지태 선임연구원: (한숨) 학과장님.

전지찬 악마학과장: 왜.

산행이 계속된다. 탐사대장이 종종 나타나는 덤불들을 낫으로 자르며 이동한다.

전지태 선임연구원: 아니, 그. 진짜 길 난거 맞아요? 초도 탐사팀이 왔다 갔다면서요.

김창기 탐사대장: 그건—

전지찬 악마학과장: 났다고 하면 난거지. 아니면 우리는 더 고생하고 있었을걸?

세 인원이 다시 걸어간다. 덤불이나 식물 더미가 점점 사라지면서 자연히 낫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김창기 탐사대장: 자, 우선 가기 전에 먼저 목적부터 얘기할까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게 좋겠습니다. 이번에 그, 대규모 생명약동에너지. 네. 그거 발견된 것 때문에 온 거죠.

김창기 탐사대장: 맞습니다. 일단 초기 탐사팀이 발견했을 때는 별 일이 없었거든요. 그냥 뭐 얼음 덩어리가 지하에 있다, 이거였는데. 이제 알고보니까 악마 덩어리였던거죠.

전지태 선임연구원: 그렇죠. 보고는 들었습니다. 그래도 일단 다 들어있어서 빠져나오지는 못 한다면서요?

김창기 탐사대장: 네. 타르타로스 독립체들은 전부 안쪽에 들어있습니다. 저희가 가는 이유는 전문 인력이 한 번 더 재검을 해보기 위함인거고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알겠습니다. 사실, 뭐… 저희 팀원들이 딱히 검사를 잘 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서.

김창기 탐사대장: 네?

전지태 선임연구원: 뭐?

전지찬 악마학과장: 어, 음, 아니다. 에휴. 아닙니다.

세 명이 SCP-1028-KO 부지에 도착한다. 나무들이 거의 자라지 않는 공동이 보인다. 주변에는 재단 관측소와 전술식학적 항마 장비가 SCP-1028-KO를 둘러싸고 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이 손바닥으로 눈을 가린다.

김창기 탐사대장: 여하튼, 도착했습니다.

굴착 장비가 몰려있는 지점에 하얀색 결정이 보인다. 결정 주위에는 온도차로 인한 김이 뿜어나오고 있다. 주둔하고 있는 인원 몇 명이 악마학과장 쪽을 바라본다.

세 명이 SCP-1028-KO에 가까이 다가간다. 악마학과장이 고개를 숙여 지상에 드러난 부분을 들여다본다. 얼음 내부에 많은 수의 타르타로스 독립체가 잠든 듯한 포즈로 박혀있다.

김창기 탐사대장: 이게 그 SCP-1028-KO. 그리고 안쪽에 있는게 저놈들. 그런 구조입니다.

전지태 선임연구원: 이야, 신기하네요. 이거. 보통 이런 봉인 구조를 보면 안쪽은 다 개판인데.

전지찬 악마학과장: 혹시 같이 발견된 무언가는 없었습니까?

김창기 탐사대장: 모르겠습니다. 아직 발굴도 진행 중이기도 하고, 주변에 다른 수상한 개체라던가… 그런건 없어 보입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흠.

김창기 탐사대장: 이상한 점이라도 찾으셨나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뇨, 그냥.

전지찬 악마학과장: 조금… 사연있어 보여서요.

전지태 선임연구원: 감성적이군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냥 분석이야.

영상 종료

조사 이후, 전지찬 악마학과장은 대상이 단순한 봉인 구조나 악마학적 구조물이 아닐 가능성을 고려해 타르타로스 독립체를 동원한 추가적 조사를 요청했다. 제145K기지와 우호적 관계를 맺은 타르타로스 독립체가 얼마 없으며, 이마저도 거래 대가가 요청에 비해 심각하게 큰 관계로, 전지찬 악마학과장은 마귀비빔밥 대표 유성호 (기호학적 이름 "암흑의 땅거미" 기아스모다이, 일련번호 SCP-668-KO-1)와 만날 것을 요청했다. 이는 곧바로 승인되었으며, 외무부를 통해 마귀비빔밥 본사에 연락이 전달되었다.

이하는 당시 진행된 면담 기록이다.

영상 기록

빈 면담실에 전지찬 악마학과장이 서 있다. 면담실은 조명 밝기를 낮춰 매우 어두컴컴한 상태로, 중간에 양철 잔에 담긴 촛불이 타오르고 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지태야, 그래서 뭐라고 했다고?

전지태 연구원은 매직미러 유리를 통해 바깥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면담실에서 입력된 음성이 스피커를 통해 출력되자, 전지태 연구원이 몸을 숙여 마이크 버튼을 누른다.

전지태 선임연구원: 소환하라고 했답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니, 발로 올 수 있는 놈이 소환?

전지태 선임연구원: 몰라요. 운동이라도 해야하나보죠.

전지찬 악마학과장: 미치겠네. 손가락 따는것도 이번주에 두 번짼데. 칼 좀 줘봐.

전지태 연구원이 입구를 잠시 열어 다용도 나이프와 소독솜을 건낸다. 문이 닫힌 후, 전지찬 악마학과장은 다시 책상으로 다가가 손에 칼을 댄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내 적법한 계약자로서 요청합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이 과장된 손짓으로 오른손 약지에 댄 칼을 빠르게 휘두른다. 잘린 피부 사이에서 피가 떨어진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오늘 질문할 것이 있으니 필시 와주소서. 정직한 대가로 거래할 터이니 필시 와주소서.

피가 촛불에 닿자, 강렬한 불길이 이른다. 이윽고 불길이 커지며 전지찬 악마학과장의 목을 두른다. 목을 두른 불길에서 점점 인간의 형상이 물질화되며, 몇 초 후 한 명의 인영이 보인다. 전지태 연구원이 유황 냄새에 코를 막는다. 안개가 걷히며 안쪽에 있는 개체가 드러난다. 아무 것도 없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응?

면담실 문이 열리고, 유성호 대표이사가 말끔한 정장을 입은 채로 들어온다.

유성호 대표이사: 오랜만이구만!

3초간 정적.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니, 뭔, 아니 잠시만. 갑자기 왜 문으로…

유성호 대표이사: 아니 뭐, 우리 사이에 격식차릴 일 있나? 예전에 기지 옥상으로 떨어지는 것도 맡아준 사이인데.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니, 소환 의식으로 피 뿌리라고 한 건 당신이잖아요!

유성호 대표이사: 아!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는 무슨 "아" 인데요. 까먹기라도 했나?

유성호 대표이사: 미안해, 앞으로는 연락하지 뭐. 번호 있어?

전지찬 악마학과장: 연락이고 뭐고 손가락 딴 이야기 하고 있잖습니까, 지금. 그리고 기지에 개인 폰 반입 금지예요.

유성호 대표이사: 아니 그건… 좀 그런데.

유성호 대표이사가 손가락을 꼰다.

유성호 대표이사: 요즘 내 권위가 좀 떨어지기도 했고, 그, 아니, 요즘 만날 일도 없으니까. 응. 소환진이라도 좀…

전지찬 악마학과장: 네?

유성호 대표이사: 요즘 우리 회사에서도 가끔 그런단 말이야. 예전에 찬탈되고 나서보다 사람이 좀… 순수해졌다고.

전지찬 악마학과장이 유성호 대표이사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한숨쉰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니, 고작 그런 이유 때문에 제 손가락을 잘라서 부르고 어쩌구를 한 거예요? 권위가 떨어져서?

유성호 대표이사: 어—

전지찬 학과장이 오른손으로 머리를 쓸어넘기며 한숨쉰다. 베인 손가락에서 피가 흘러나와 얼굴을 적신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냥 걸어서 오던지! 아니면 뭐, 우리보고 호송차라도 불러달라고 하던지!

유성호 대표이사: 멋이 안 살아.

전지찬 악마학과장: 염병하네. 언제는 살았어요?

유성호 대표이사: 야, 너무 화났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화나죠 그럼!

침묵.

전지찬 악마학과장: 후.

유성호 대표이사: 진정됐니?

전지찬 악마학과장: 네.

유성호 대표이사: 다행이네!

유성호 대표이사가 면담실 뒷쪽 의자에 다가가 앉는다. 유성호 대표이사는 다리를 올리려고 하지만, 촛불 잔이 있음을 깨닫고 다시 내린다. 전지찬 악마학과장은 여전히 서 있다.

유성호 대표이사: 그래서, 뭘 물어보려고 부른건데?

전지찬 악마학과장: 최근 거대한 악마학적 구조물이 발견되었습니다. 저희 측에서는 SCP-1028-KO로 지정되었고, 조사가 진행 중인데.

전지찬 악마학과장이 SCP-1028-KO 보고서를 꺼내 책상에 내려놓는다. 유성호 대표이사가 보고서를 들어 읽기 시작한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악마들이 다수 휴면 상태로 존재하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죠. 녹으면 무슨 일어날지도 모르고, 애초에 뭔 존재인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그걸 알고 있나 해서 부른겁니다.

유성호 대표이사: 얼음… 덩어리.

유성호 대표이사가 보고서에 손가락을 대며 읽는다. 전지찬 악마학과장은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감이 잡히는게 있으신가요?

유성호 대표이사가 잠시 침묵하다, 얼굴을 찌푸린다.

유성호 대표이사: 이건… 허.

유성호 대표이사: 감이 잡히긴 하거든?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렇다면?

유성호 대표이사: 직접 가봐야 알 것 같아.

유성호 대표이사: 시간 잡아서 말해줘. 바로 그쪽으로 가서 만날 테니까.

전지찬 악마학과장: 알겠습니다. 상부와 논의해보겠습니다.

유성호 대표이사: 그럼, 난 간다?

유성호 대표이사가 발로 땅을 두 번 치자, 신발창 밑에서 수많은 파리떼가 날아와 그를 감싼다. 이후, 파리떼가 서서히 불타오르며 소멸한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갔나?

전지태 선임연구원: EVE 소멸 확인했습니다.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이 개같은거 진짜.

전지찬 악마학과장이 책상에 앉아 머리를 숙이고, 천천히 눈을 마사지한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한숨) 다음부터는 소환진이고 뭐고 택시나 타고 오라고 해야겠어.

전지태 선임연구원: 비용 청구는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당연히 저쪽이 해야지.

영상 종료

타르타로스 개체가 SCP-1028-KO에 접근한다는 것에 몇 가지 이견이 존재했으나, 3회 간의 악마학과 및 행정부 회의를 통해 총의가 작성될 수 있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과 제145K기지 연구이사관보 김경일 박사 간의 협의 아래에 작성된 허가사항 목록이다.

1. 유성호 대표이사는 SCP-1028-KO에 접근할 수 있다.

2. 유성호 대표이사는 SCP-1028-KO 주변의 재단 인원 및 기타 민간인을 해할 수 없다. 재단 또한 유성호 대표이사를 해할 수 없다.

3. 유성호 대표이사는 SCP-1028-KO의 현재 격리 상태를 변화시키거나, 내부에 들어있는 타르타로스 독립체들을 격리 파기시키는 행위를 할 수 없다.

4. 이번 방문 이후에 재방문을 원할 경우, 유성호 대표이사는 제145K기지 악마학과와의 합의 하에 재방문이 가능하다.

이하는 유성호 대표이사와 함께 SCP-1028-KO를 방문했을 당시의 기록이다.

영상 기록

SCP-1028-KO 격리 부지에 인원 두 명이 다가간다. 유성호 대표이사와 전지찬 악마학과장이다. 시간대 때문에 부지 주위에 햇볕이 내리쬔다. 유성호 이사가 실눈을 뜬다.

유성호 대표이사: 그래서, 여기가 그… 악마 얼음. 그거지?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렇습니다.

유성호 대표이사: 와, 크다. 집 지어도 되겠네.

유성호 대표이사가 천천히 걸어가 격리 구역 주변으로 들어간다. 전술신학적 보호물들이 진동한다.

유성호 대표이사: 아오, 머리아파. 출력 좀 낮춰주면 안되나?

전지찬 악마학과장: 미안하지만 계약서 조건 상 그런 건—

유성호 대표이사: 알아, 알아. 그냥 해본 말 가지고는… 참.

유성호 대표이사가 지면에 드러난 얼음 부분에 다가간다. 그 후 다리를 꿇어 내부를 유심히 살펴본다. 전지찬 악마학과장도 유성호 대표이사 곁으로 걸어간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래서 그… 감이 온다는 부분이 어딘지 아시겠습니까?

유성호 대표이사: 흠. 좋아. 여기군.

전지찬 악마학과장: 네?

유성호 대표이사: 여기 이것만 잠깐 만져주면 될거야. 음.

전지찬 악마학과장: 만진다니요?

유성도 대표이사가 손으로 얼음과 접촉한다.

유성호 대표이사: (인지 불가능한 발음. 정황상 기적학적 주문으로 추정된다.)

유성호 대표이사: (비명)

유성호 대표이사가 진동한다. 주변 전술신학적 보호물들 또한 격렬하게 진동한다. 유성호 이사가 손가락을 뻗자, SCP-1028-KO 상공에서 양피지 한 장이 물질화된다. 전지찬 학과장이 기동특무부대 긴급 호출기를 작동시킨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지금 뭐하는 짓입니까!

양피지가 물질화되면서, 양피지 위에 불에 탄 듯한 글자가 세겨진다. 대부분은 식별 불가능하지만, "주 예수" 라는 글자만은 뚜렷하게 보인다. 수십 초 후, 모든 변칙적 현상이 멈춘다. 유성호 대표이사는 양피지가 떨어짐과 동시에 바닥에 무릎꿇는다.

유성호 대표이사: (가쁜 숨) 이야, 오랜만에 하니까 힘드네.

전지찬 악마학과장이 유성호 대표이사를 향해 뛰어간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설마 이 얼음의 격리를..!

전지찬 악마학과장이 주머니에서 액체형 전술신학적 보호물2을 꺼내, 뚜껑을 연다. 이후 유성호 대표이사에게 투척하나, 유성호 대표이사는 빠르게 굴러 회피한다.

유성호 대표이사: 으아!

전지찬 악마학과장: 역시 계약 위반을 고려했어야 했는데. 잘 들어라. 너 여기서 뭐 해도 못 탈출해. 이미 기동특무부대도 불렀다. 그러니—

유성호 대표이사: 잠깐! 잠깐! 그런거 아니야! 너가 생각하는 그런거 아니라고!

전지찬 악마학과장: 뭐?

유성호 대표이사: 아니 미친… 그냥 서류 하나 소환하는데 이 염병이 나니깐…

전지찬 악마학과장: 서류!?

유성호 대표이사: 그래! 서류! 여긴 시발 주식 물린 놈들 존버하는 방이라고!

침묵.

특파된 기동특무부대 베타-2 ("모든 기기에 포팅") 이 숲 주변에서 튀어나온다. 전부 2등급 사태 전용 항마 장구를 착용 중이다.

우나은 부대원: 학과장님! 이쪽으로!

전지찬 악마학과장: 어어— 야, 야! 잠깐!

모든 인원들이 유성호 대표이사를 향해 성수 안개탄을 던진다. 순식간에 안개가 이루어짐과 동시에 유성호 대표이사 주변에 스파크가 일어난다. 비명.

전지찬 악마학과장: 야! 그거 아니야! 멈춰! 사격 중지! 중지!

안개가 걷힌다. 유성호 대표이사는 바닥에 쓰러진 상태로 기절해있다.

우나은 부대원: 학과장님, 하지만 방금 비상 사태 호출을…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니 그게. 어. 음.

우나은 부대원: 혹시 이거 정체가 막… 종말론적 개체라던가… 막 그런겁니까?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니 그. 저게…

전지찬 악마학과장: 주식 존버방이랜다.

3초간 정적.

우나은 부대원: 네?

영상 종료

사건 발생 이후, 유성호 대표이사는 제145K기지 격리실로 이송되었다. 유성호 대표이사가 물질화시킨 양피지는 제145K기지 악마학과에서 보관 중이다.

사건 발생 3일 후, 유성호 대표이사가 기상했다. 이하는 당시 진행된 면담의 기록이다.

영상 기록

유성호 대표이사가 뒤척이며 일어난다. 재단 표준 인간형 개체 격리실 침대에 위치해있다.

유성호 대표이사: 아… 머리야. 숙취인가?

유성호 대표이사: 아…. 어?

유성호 대표이사가 일어나 주위를 돌아본다.

유성호 대표이사: 아 맞다!!! 주식!!!

전지찬 악마학과장이 기상 보고를 받고 격리실 마이크를 연결한다. 이후, 원격 면담을 시작한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일어났군요, SCP-668-KO-1.

유성호 대표이사: 아니, 일 하나 벌인다고 가둬놓냐!? 사람 오해할만하게…

전지찬 악마학과장: 지는…

유성호 대표이사: 뭐?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닙니다. 여하튼. 나가고 싶으시다면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설명하셔야 할 겁니다. 재단은 현재 큰 걱정을 하고 있어요. SCP-668-KO-1 도대체 SCP-1028-KO에서 무슨 짓을 하신겁니까?

유성호 대표이사가 일어서더니, 잠시 방을 돌아다니며 고민한다. 이후 다시 침대에 앉는다.

유성호 대표이사: 그래… 그게 뭔지 궁금하다 이거지? 다 알려줄게. 대신 나가게만 해줘. 오케이?

전지찬 악마학과장: 고려해보죠.

유성호 대표이사: 좋아… 우선 이것부터 말해야겠네. 너네 휴거가 뭔지는 아냐?

전지찬 악마학과장: 휴거요? 휴거는 그거죠. 그, 종말론적 현상. 주 예수 재림에 따라 사람들이 구원받아 하늘로 올라가는 것.

유성호 대표이사: 정확해. 저기 얼음 안에 있는 놈들은 말이지… 전부 그걸 믿었거든.

유성호 대표이사: 주 예수.

전지찬 악마학과장: 주 예수요? 당신들 기독교도였어요?

유성호 대표이사: 아니! 그 주 말고, 괄호 붙은 주. ㈜예수.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니, 이게 무슨 성전 시장도 아니고. 예수에 투자를 해요?

유성호 대표이사: 정확히 말하자면, 거기에 걸려들어가는 영혼에 투자한거지. ㈜예수는 투자증권이야. 우리가 투자한 물건은 휴거환란구원통합ETF고. 휴거가 일어난다는 것은 예수 재림에 따라 신실한 기독교인들이 구원받고, 그에 따라 구원받지 못한 사람들은 환난 끝에 우리 쪽으로 떨어진다는거니까. 우리는 오가는 영혼량을 캔들스틱 차트 삼아서 투자했거든. 그 중에서도 휴거적 종말을 통해 지옥으로 떨어진 놈들의 영혼을 전부 통합해서 ㈜예수에 상장되는… 뭐 그런거지.

전지찬 악마학과장: 도통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데요.

유성호 대표이사: 이래서 인간들이란.

전지찬 악마학과장: 인간이고 뭐고가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유성호 대표이사: 아니, 너네도 똑같은 시스템이 있는데 도대체 왜 못 알아먹냐고. 그게 어이가 없다니깐?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니, 그건—

유성호 대표이사: 여튼! 한국에는 1992년쯤 거대한 휴거 파동이 있었지. 알아?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쵸. 다미선교회가 시한부 종말론을 퍼뜨렸으니까요. 1992년 10월 28일에 휴거가 일어날 것이라고.

유성호 대표이사: 그래. 그 외에도 사회적 요소도 있었고, 꽤나 신뢰할만한 환란이라서. 우리 쪽에서도 좋은 투자 기회라고 생각했었거든. 몇 천년동안 존버하던 놈들도 하나둘 깨어나고. 그래서 10월 28일 전에 우리가 주식 사재기를 했었거든. 사람들이 마구 사니까 그동안 아래쪽에 박혀있던 주식 가격도 미친듯이 올라가고, 거기에 낚인 놈들이 또 사고.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니, 당신들은 악마 아닙니까? 인간이랑 똑같이 휴거를 믿었던 거예요?

유성호 대표이사: 너네는 왜 맨날 보이스피싱 사기나 당하고 있냐? 똑같은 인간이면 더 잘 알아야 하는거 아니야?

전지찬 악마학과장: 어. 음.

유성호 대표이사: 우리도 믿었다고! 저 모든 징조가 다 진짜 휴거를 위한 빌드업이라고! 그 때 걸프전이니 사고니 뭐니 하는것도 딱 봐도 말 탄 노인네들 짓이고! 심지어 내 친구는 꿈도 꿨단 말이야. 지상이 불에 터지는 꿈!

유성호 대표이사가 격렬하게 책상을 두들긴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미치겠네.

유성호 대표이사: 어쩌면 우리가 인간보다 더 간절하게 믿었는지도 몰라. 모든 놈들이 선물거래로 재산을 들이부었으니까. 우리는 그 때 10월 28일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었어. 그 날만 거래일로 잡고 수백 주 팔면 부자가 될 거라고 생각했지!

유성호 대표이사: 그렇게 한국 영혼에 투자한 놈들이 수백은 되던 시점, 10월 28일이 다가온거야. 너네가 교회에 모여서 승천복 입고 기도할 때 우리도 임마, 거래장에서 기도했어! 뒤지도록 신실하게! 제발 올라가라고. 다 구원받고 나머지 떨구라고.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런데 우린 살아있잖아요?

유성호 대표이사: 그래. 다 구라였지. 휴거고 7년 환난이고 밀레니엄이고 뭐고. 주식은 폭락하고, 선물거래 박은 놈들이나 산 놈이나 똑같이 개그지꼴. 지옥이 그만큼 지옥답던 적이 없었다.

격리실 내부가 진동하기 시작한다. 침대 구석에 붉은 차원관문이 생기더니, 벽면이 쪼개지면서 지평선이 보이는 끝없는 평원이 나타난다. 평원의 땅은 전부 불에 타고 있다.

유성호 대표이사: (비명) 뭐야!

전지찬 악마학과장: 무슨 일입니까!? 도대체 이게…

평원이 뒤틀리면서 모악산 부지 형상으로 변한다. SCP-1028-KO가 보인다. 잠시 후, 인간의 손과 비슷하지만, 손가락이 6개 달린 부속지 6개가 관문을 붙잡는다. 부속지가 서서히 올라오자, 인간 몸통에 머리 대신 불타는 올빼미 수십개가 존재하는 독립체가 보인다.

불명: 기아스모다이…

전지찬 악마학과장: 비상사태다! 당장 기특대 불러!

유성호 대표이사: 아냐! 아냐! 말로 해결할 수 있어! (고개를 돌린다) 닥치고 있어봐, 좀!

불명: 암흑의 땅거미… 기아스모다이…

전지찬 악마학과장: 좋아요. 딱 이 분 줄게요. 그 이내로 해결 못 하면 지금 당장 기특대 부를겁니다! 오케이?

유성호 대표이사: 알겠으니까 마이크 좀 꺼봐! 애 무서워하잖아!

불명: 기아스모다이… 휴거, 휴거는 왔는가. 내 침실에 진동이 느껴졌다네. 뜨거운 불이랑 비명도. 분명 휴거가… 떡상각이야 이건…. 떡상… 상승…

유성호 대표이사: 아이고, 불쌍한 놈. 레기온이었나? 너 이름이?

불명: 나는… 군단… 다같이 투자했는데… 믿었는데…

유성호 대표이사: 야, 더 오르면 말해줄게. 코 자라. 응? 자자.

불명: 기아스모다이… 지금이 몇 년도인가… 인간의 시간은…

유성호 대표이사: 어.

유성호 대표이사가 시계를 보고, 다시 독립체를 바라본다. 독립체가 흐느낀다. 불타는 기름이 바닥에 떨어진다.

유성호 대표이사: 1995년. 아직 멀었어. 오르면 알려줄거니까, 자라.

불명: 아직 3년인가… 고맙다. 고마워, 기아스모다이…

독립체가 융해하더니, 수십 마리의 파리떼가 되어 소멸한다. 격리실에 발생한 차원관문도 서서히 닫힌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끝났나?

유성호 대표이사: 그래.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니, 저게. 저게 무슨…

유성호 대표이사: 안에 들어있던 놈 중 하나야.

유성호 대표이사: 그 때 물린 놈들 중 다음 휴거까지 기다리겠다고 한 놈들, 걔네는 서로 합의해서 동면하기로 했거든. 배신지옥에서 얼음 좀 빌려서 잠시 있다가, 다음 휴거 일어나면 다시 나와서 샀던 주식 팔아먹기로.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래서 그 얼음 안쪽에 타르타로스 독립체가 들어있던 겁니까.

유성호 대표이사: 그래! 그 얼음이 그 때 존버하기로 했던 놈들이 잠들어있는 방이라고! 그 때 뽑은 서류도 걔네가 같이 기다리기로 한 멤버한테 주는 서약서였단 말이야! 방금 기어나온 놈은 그냥 내가 서류 뽑는거 보고 착각한 놈이고!

전지찬 악마학과장: 잠시만, "같이" 라는 말은..?

유성호 대표이사: 나도 시발 그 때 투자했었으니까!

유성호 대표이사가 책상을 세게 친다. 2초간 침묵.

유성호 대표이사: 29일 자정에 내가 얼마냐 개같았는지 니네 알기는 하냐? 내 재산의 2/3을 거기 쏟아부었는데… 하. 가격은 내려가고, 주변 사람들은 왜 진작에 안 팔았냐고 놀리고. 팔걸, 팔걸, 아주 걸무새로 살았단 말이야. (흐느낌)

유성호 대표이사: 내가 마귀비빔밥을 괜히 차린 줄 아냐고… 원래 나 요식업 말고 다른걸로 한탕 하던 악마였단 말이야… 그런데 왜… 그 때 왜 투자해가지고는…

유성호 대표이사: 생각할수록 엿같네 진짜! (이를 악 문 투로) "그 뜨는 으들도 므르그 으직 으브지만 을 긋이다" 알긴 뭘 알아!

대상이 침대를 발로 찬다. 침대는 미동하지 않는다.

유성호 대표이사: 후… 진정. 진정.

전지찬 악마학과장: 어… 그렇다면 저희가 받은게… 당신이 그 "존버방" 에서 나오기 전에 쓴 서약서라는 말입니까?

유성호 대표이사: 의심가면 읽어보던지. 거기 내 이름 석자랑 다 적혀있으니까. 난 그거 뽑을려다가 너네한테 처맞은거고.

전지찬 악마학과장: 엄.

유성호 대표이사: 뭐.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 확인하고 알려드리겠습니다. 당분간 그 방에 계십시오.

유성호 대표이사: 그래. 기다리지 뭐.

전지찬 악마학과장이 마이크를 끄고, 문서보관소로 달려간다. 유성호 대표이사가 침대에 엎드린다.

유성호 대표이사: 하… 씨발.

유성호 대표이사: 그 때 팔걸.

수 초간 흐느낌.

영상 종료

악마학과의 확인 결과, SCP-1028-KO 자체에는 어떠한 흠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결계학적 구조가 더욱 단단해졌다는 결과가 밝혀졌다. 유성호 대표이사는 이후 3일동안 식사를 거부했으며, 심한 우울감의 징후가 일부 포착되었다. 생성된 양피지 또한 어떠한 변칙적 효과가 없다는 것이 밝혀져, 원본 스캔 이후 유성호 대표이사에게 전달되었다.

재단 악마학과는 유성호 대표이사의 격리 해제 이후 1주간 점심식사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그리고 유성호 대표이사는 재단에게 SCP-1028-KO의 자세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으로 계약 파기의 보상을 결론지었다. SCP-1028-KO의 등급을 안전으로 변경하는 방안이 대기 중이다.

부록 1

SCP-1028-KO 관련 사건에서 회수된 양피지는 스캔 이후 재단 전자문서보관소에 아카이브되었다. 이하는 양피지에 적혀있던 텍스트의 사본이다.

나 암흑의 땅거미 기아스모다이, 이들과 함께할 것을 맹세한다.

아래에 쓰여질 투자모임 대표, 굶주림의 으라크의 말씀에 따르리라.

흰님들,,, 힘든시기입니다

저희 분명 올라갈거라고 예상했고 실적도 좋았는데… 이게무슨일일까요

괜찮습니다. 28일에 안 일어난다 하더라고 언젠가 휴거는 일어납니다. 그때나머지 이자까지 전부수확한다면… 되는일입니다!

그때까지 함께 물린 것, 잃은 것, 전부 기다리고 또 기다립시다~

오늘 자기전 읽어볼 말씀…

28 혼자 앉아서 잠잠할 것은 주께서 그것을 그에게 메우셨음이라
29 그대의 입을 땅의 티끌에 댈지어다 혹시 소망이 있을지로다
30 자기를 치는 자에게 뺨을 돌려대어 치욕으로 배불릴지어다

예레미야애가 3:28-30입니다

여러분 이런 치욕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다물고 살아갑시다,,,

화이팅!

조사가 진행 중이다.




🈲: SCP 재단의 모든 컨텐츠는 15세 미만의 어린이 혹은 청소년이 시청하기에 부적절합니다.
따로 명시하지 않는 한 이 사이트의 모든 콘텐츠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 3.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