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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SCP-1009-KO - 미래 국어 문제집 커닝하기 (너무 미래임),
TimothyYoung작
이 글은 책 좀 읽읍시다! 이벤트 투고작이자 2023년 한국어 위키 작품교환에서
dododom님을 위해 쓴 선물입니다. 국어사개설 부분을 쓰면서 공공저작물인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6389의 내용을 일부 참고했습니다.
특수 격리 절차: SCP-1009-KO는 안전 등급 소형 격리실에 보관하며, 훼손되지 않도록 주의하여 취급한다. 전문 국어학자, 언어학자, 미래학자를 고용해 SCP-1009-KO의 내용을 분석한다. 현재 SCP-1009-KO가 예지하는 미래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설명: SCP-1009-KO는 국어사개설(國語史槪說)1 책의 변칙적 사본 20여 권이다. 대상은 20██년 요주의 단체 셀레스트2의 지점 중 하나를 급습해 압수 수색을 할 때 발견했으며, 이후 각 물체의 변칙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SCP-1009-KO에 시간 변칙성을 탐지해 SCP 항목으로 지정했다.
SCP-1009-KO는 국어사개설의 일반 판본과 구성 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예시로는 책 초반의 우랄-알타이어족 관련 내용이 삭제되었으며, 고대·중세국어 내용은 소폭 축소된 반면 근대·현대국어 관련 서술은 증가했다. 또한, 책 중간마다 예제나 기출문제 등이 삽입되는 등 전반적으로 문제집이나 개념서와 유사한 형태로 변경되었다. 문체는 원본과 유사하나, 정황상 원 저자 본인이 SCP-1009-KO를 저술했을 가능성은 없다. 같히 발견된 띠지에는 "셀레스트 공인! 국어 문법의 모든 것: 고대국어에서 후기미래국어까지"라는 문장과 "국어 상담이 필요하다면 010-1███-████으로 전화하세요"라고 적혔다.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거는 것은 실패했는데, 셀레스트 측에서 재단이 SCP-1009-KO를 압수한 것을 알아채고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SCP-1009-KO의 내용 중 가장 중요한 점은 중세국어, 근대국어, 현대국어에 이어서 미래 국어를 다루는 장이 다수 존재한다는 것이다. 제04K기지 시간변칙부의 탐구 결과, 관측한 미래에서 언어 측면을 확인했을 때 SCP-1009-KO의 내용은 항상 참이었다.
또한, SCP-1009-KO의 책 페이지 수와 내용은 일정하지 않은 주기로 확장된다. 지금까지 쓰인 연대 이후의 내용이 추가되는 경우도 있으며, 이전 내용 설명이 보충되는 경우도 있다. 현재 SCP-1009-KO는 26세기까지의 미래까지를 다룬다. 또한, 상당히 드물게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이미 적힌 SCP-1009-KO의 내용이 수정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예언성 변칙개체로 미래를 예지하면 SCP-1009-KO의 새 내용대로 미래가 개변된 것을 관측할 수 있다. 역으로, 시간선 간섭이나 현실 조작 등의 이유로 미래에서 어떤 언어적 변화가 발생한 것을 관측했을 때는 SCP-1009-KO의 내용 또한 곧 그에 맞춰 변화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이는 다른 유사한 경우와는 달리 SCP-1009-KO 쪽은 현실 개변의 원인이 아니라, 단순히 시간선 변경의 결과에 불과하다. 위와 같은 식으로 SCP-1009-KO에 생기는 변화는 모든 개체에 동일하게 발생한다.
셀레스트의 평소 행각을 생각했을 때, SCP-1009-KO 또한 고객 학생의 성적, 특히 국어 방면에서 돕기 위해 제작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경우 어찌하여 심히 불필요할 정도의 미래까지 서술하는지가 의심스럽다. 가장 중요한 부분일 중세~현대/근미래의 국어 부분에 집중하는 대신, 수백 년 이후의 일까지 시기별로 균등하게 비중을 주어 서술하기 때문이다. 부록 2 참조
SCP-1009-KO가 묘사한 내용 중 대부분은 자연스러운 언어적 변화로 설명 가능하나, 2248년 이후로는 도저히 비변칙적 변화라 생각하기 힘든 내용이 다수 나타난다. 한편, SCP-1009-KO의 내용으로써 미래에 발생할 사건을 예지해 대비하는 작업 또한 진행 중이나, 내용이 극히 국어 쪽에 집중되었기에 사회 변화 등은 상황을 보고 적절히 유추해야 하기에 다소 난항을 겪고 있다.
부록 1: SCP-1009-KO 주요 내용
국어사개설의 각 판본과 현재까지 나타난 SCP-1009-KO의 목차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초판 | 개정판 | SCP-1009-KO |
|---|---|---|
| 서설 | 서론 | 서론 |
| 국어의 형성 | 국어의 계통 | 국어의 계통 |
| 고대국어 | 국어의 형성 | 국어의 형성 |
| 중세국어 | 고대국어 | 고대국어 |
| 근대국어 | 전기중세국어 | 중세국어 |
| 현대국어 | 후기중세국어 | 근대국어 |
| - | 근대국어 | 현대국어 |
| - | 현대국어 | 근미래국어 |
| - | - | 전기미래국어 |
| - | - | (제목 불명) |
| - | - | 후기미래국어 |
각 추가 장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근미래국어
2050년경에서 2100년경 사이를 다룬다. 현대국어와 극적으로 차이가 나는 점은 그다지 발견되지 않는다. 근현대국어 부분의 설명과 겹치는 부분 또한 존재한다.
- 외래어, 줄임말, 신조어의 증가 및 보편화. 일부는 신규 표준어로 인정됨. 이 기간에 추가된 표준어의 예로는 닭도리탕, 주구장창, 괴랄하다, 대인배 등이 있음.
- 발음 규범에서 ㅐ와 ㅔ의 차이를 전혀 명시하지 않게 바뀜.
- 인터넷의 보급 및 발전으로 어휘의 생성과 변화가 가속함.
- 각종 유의어가 한두 가지 어휘로 통일되는 경향을 보임
- 존댓말의 쇠퇴
- 만 나이가 도입되며 몇 살 차이 이내로는 전부 반말로 소통하는 풍조가 생김. 한편, 존댓말 어미의 종류는 줄고 극존칭은 거의 사라짐.
전기미래국어
2100년경에서 2240년경 사이를 다룬다.
- 외래어의 비율이 유의미하게 증가함. 어휘의 약 25%가 외래어이며, 그 순서는 영어(31%), 에스페란토어(24%), 일본어(13%), 프랑스어(11%) 순으로 높음. 단, 2150년대 말에 들어서는 외래어 중 에스페란토어의 비율이 42%까지 늘어 제1외래어가 됨.
- 이를 토대로 22세기 즈음에 에스페란토어가 세계공용어의 위치로 올라간다고 예측해 재단 직원에게 에스페란토어 교육을 미리 실시하자는 제안이 올라옴. 다만, 이 때문에 자기실현적 예언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 또한 존재함.
- 온라인에서 타자 속도를 줄이고자 일부 단어를 줄여서 말하던 것을 공식 석상에서도 사용하게 됨.
- 2115년, 점차 늘어난 표기와 발음상의 괴리를 해소하고자 한글 표기에 여러 개편 사항이 생김
- ㅚ, ㅙ, ㅞ의 표기가 전부 ㅚ로 통일됨.
- ㅐ와 ㅔ의 발음상의 차이가 사라짐에 이어서 표기상의 차이 또한 완전히 사라짐. 기존 낱말에서 ㅐ 혹은 ㅔ가 들어가던 부분은 전부 ㅐ와 ㅔ를 반씩 섞은 듯한 새 글자3로 대체됨. 키보드 상에서는 ㅐ 혹은 ㅔ를 나타내는 두 키를 통합하고 대신 특수문자 위치로 바꿈.
- ㅢ 발음이 소멸했기에 ㅢ가 들어가는 단어는 전부 ㅣ를 포함하도록 바뀜. 단, 조사 '~의'는 예외임.
- ㅜㅕ를 합친 새 겹모음이 생김. "쉬어"나 "피워"를 빨리 말할 때 사용됨.
- 외래어 및 각종 발음이 변화한 단어 표기 용도로 반치음(ㅿ)과 여린히읗(ㆆ)이 부활하고 40여 가지의 겹자모가 추가되는 등 대폭 변화가 생김. 다만, 이 중 다수는 그 실용성을 지적받고 5년 안에 다시 폐기됨.
- 존댓말과 반말의 차이가 완전히 사라짐.
(제목 불명)
2246년~2248년 사이 어느 시점에 발생한 어느 사건을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SCP-1009-KO의 내용 중 유일하게 글 자체가 변칙적인 경우로, 그 효과 탓에 제목을 제외한 그 내용을 다른 문서에 기재하거나 타인에게 설명하는 것이 곤란하다. 이것은 항밈 효과 때문은 아니며, 단지 그 내용을 말로 옮길 방법이 존재하지 않을 뿐이다. 때문에, 직접 SCP-1009-KO 원본을 읽지 않는 이상 내용을 이해하거나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며, 해당 장을 포함하는 SCP-1009-KO의 사본을 제작하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 SCP-1009-KO 외부에는 간접적으로 알아낼 수 있는 정보만을 쓸 수 있으며, 현재로선 앞/뒷장이 몇 년도에 끊기는지를 분석하여 알아낸 대략 발생 연도와, 다음 장인 후기미래국어의 양태를 보았을 때 변칙이 개입했으리라는 두 사실 뿐이다. 어찌하여 해당 장만 변칙적 효과가 나타났는지는 불명이다. 부록 2 참조
후기미래국어
2248년 이후의 시간을 다룬다. 현 시점으로부터 200년가량의 시간이 지났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도 그 차이가 너무나도 극심하여, 비변칙적인 변화라고 믿기는 어렵다.
- 존댓말과 반말이 하나로 통합되어가던 기존 추세와 상반되게도, 오히려 더더욱 복잡하고 상세한 존댓말 체계가 형성됨. 21세기 초의 구어에서 주로 쓰이는 문체에 추가하여 하오체, 하소서체, 하오소서체 또한 부활하여 널리 쓰임. 시간/장소/경우에 따라 각종 문체를 세세히 구분해 쓰는 규칙이 확립됨.
- 명사의 문법적 성과 정관사가 탄생함. 남성/여성/중성 명사로 나뉘며, 형용사를 붙이거나 시제 변화를 할 때도 각자의 규칙을 따름.
- 굳이 필요치 않을 때 단어 뒤에 "들"을 주로 생략하는 현재의 한국어와 달리, 명사를 복수로 쓸 때 항상 "들"을 붙여야 함. 명사가 복수형일 경우 형용사 또한 "들"을 붙여야 함. 단, 약 8%의 어휘는 별개의 단수/복수 변화 규칙이 존재함.
- 각 조사가 앞말이 어떤 자음으로 끝나느냐에 따라 3~5가지로 분화됨.
- 한자어를 쓸 때 한글 대신 한자로 표기하기 시작함. 훈독/음독 양쪽 다 존재하며, 어느 때 어느 것을 사용하는지에 대한 특별한 규칙은 없음.
부록 2: 면담 기록
면담자: 박영한 박사
피면담자: PoI-1900
서문: 최근 연행한 셀레스트 직원인 PoI-1900의 행적을 조사하던 도중, SCP-1009-KO를 제작한 셀레스트 가맹 업체와의 연관성을 발견해 면담을 시행키로 했다.
면담 일자: ██/██/██
[기록 시작]
(박영한 박사가 격리실에 입장한다.)
PoI-1900: 이번엔 또 뭐죠? 제가 아는 것은 웬만하면 지난번에 다 실토했을 텐데요.
박영한 박사: 이번엔 다른 건일세. 우리가 최근 입수한 변칙개체가 있는데, 이게 셀레스트와 관련된 지라 혹시 아는 게 있을까 싶어서 말이네. 이 물건을 생산한 셀레스트 지점이 자네가 속했던 곳과 동일하다고 생각되거든.
PoI-1900: 아 글쎄 말하기 싫다니깐. 사람 멋대로 납치해서 삼시세끼 콩밥만 주는데 뭘 말하고 싶은 기분이 들겠냐고요.
(박영한 박사가 허리춤에서 권총 한 자루를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PoI-1900: …하지만 사람이랑 대화하는 게 그립기도 하고, 제가 워낙 떠벌이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그리 나쁘진 않을 것 같네요.
(박영한 박사가 도로 권총을 허리춤에 찬다.)
박영한 박사: 정 식단이 그렇게 불만이라면, 이번 면담에서 성실히 대답하면 업그레이드될 수도 있네.
PoI-1900: 유념해두겠습니다.
(박영한 박사가 SCP-1009-KO를 가방에서 꺼내, PoI-1900에게 건넨다. PoI-1900은 SCP-1009-KO를 유심히 살펴보고, 잠시 펼쳐서 읽는다.)
박영한 박사: 자, 뭐 집히는 게 있나?
PoI-1900: 흠 잠시만요, 아! 알았다! 개발부 녀석들이 가져가서 자기들이 하겠다더니만, 이런 형태로 만들어놓았군.
박영한 박사: 오호라, 아는 물건인가?
PoI-1900: 어디 그뿐이겠어요? 이 물건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장본인이 바로 접니다.
박영한 박사: 그렇다면 이게 당최 뭐하는 물건인지 설명이나 해주게나.
PoI-1900: 저희 셀레스트에서 만드는 물건의 목적이 달리 뭐가 있겠어요. 고객 학생 성적 올리기죠. 요 책은 국어 실력 향상용으로 의도했던 실패작이고요.
박영한 박사: 실패작?
PoI-1900: 네, 보아 하면 모르겠어요? 기백 년 후 국어 문법을 알아봤자 뭔 소용이란 말입니까.
박영한 박사: 각설하고, 왜 제작했는지나 설명하게나.
PoI-1900: 원하신다면야. 설명하자면 꽤 옛날일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러니까, 전 학창 시절 때 말이죠, 항상 국어가 가장 어려운 과목이었습니다. 수학은 답이 항상 정해졌고, 영어는 문법이나 어휘야 그냥 암기하면 되는데, 국어 지문을 읽다 보면 독심술이라도 가능해야 문제를 풀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단 말이죠. 박사님은 그럴 때 없었어요?
박영한 박사: 난 문과라서 잘 공감이 안 되는군.
PoI-1900: 그럼 어쩔 수 없고요. 암튼, 한참 시간이 지나 셀레스트 직원으로서 상품 아이디어를 떠올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같은 유형의 학생들은, 차라리 국어 시험이 문법 위주라면 더 쉽지 않을까?
박영한 박사: 그래서 SCP-1009-KO를 제작한 건가?
PoI-1900: 사람 말하는데 말 끊지 좀 마시죠. 아무튼, 저는 셀레스트 부서 중 저랑 비슷한 발상을 한, 하지만 그 방향성은 다른 부서를 찾아갔습니다. 기적학 전문 부서였는데, 최근에 언어 체계에 강력히 간섭 가능한 마법을 입수했었습니다. 그 원리는 저도 잘 몰라요. 다른 부서끼리도 서로 경쟁하느라 정보 공유를 잘 안 해줬거든요. 그들은 이 기술을 가지고 외국인 고객의 한국어 공부를 더 쉽게 하고자 한국어의 문법 체계 자체를 더 간단하게 조작한다는 제안을 했는데, 우리 고객뿐만이 혜택을 받는 게 아니라는 딜레마 때문에 반려됐었죠. 저는 이 기술을 반대 방향으로 사용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국어 문법을 더 어렵게 하면 시험에서 문법 문제의 비중을 늘릴 수 있고, 또 미래를 예측할 방법이 있다면 문법이 어떤 식으로 바뀌는지도 미리 예지해, 우리 학생들에게 선행 학습을 시킬 수도 있으니까요. SCP-1009-KO는 여기서 미래 예지 도구 역할이었습니다.
박영한 박사: 그러다 그게 어쩌다 실패작이 되었지? 자네가 제작 도중 뭔가 실수라도 한 건가? 아니면 상부가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던가?
PoI-1900: 아니 박사님, 절 뭐로 보시는 겁니까. 전부 그 망할 기적학 전문 부서 탓이죠. 그 녀석들은 제대로 된 능력도 없는 주제에, 제가 생각해낸 아이디어를 자기네가 실현시킬 수 있다고 가져갔죠. 정작 그들은 자기네가 입수한 마법의 원리조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주어지기엔 과분한 힘이었죠. 전 지금 일어난 정도로 문법이 뒤틀리길 원한 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녀석들이 문법을 뒤틀은 시점도 현재로부터 200년 넘게 뒤인데, 강산이 스무 번도 넘게 바뀐 후에 바꿔봤자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그때까지 셀레스트가 존속할지도 모르는 법인데 말이죠.
박영한 박사: 흠… 알겠네. 아, 또 궁금한 게 있는데, 그 전기미래와 후기미래 사이에 있는 장은 왜 그런 건가? 그 혼자 내용이 변칙적이고… 왜인지 묘사할 수가 없는 장 말이야.
PoI-1900: 아, 그건 설명하자면, 일종의 언어의 공백 같은 것입니다. 일단 여기서부턴 저도 그저 추측일 뿐인데, 그 시기의 국어는 모종의 이유로 — 뭐, 기적학부 뻘짓 탓이 뻔하지만 — 문법이나 단어 같은 게 일시적으로 전부 소멸한 게 아닐까요? 그 부분의 국어를 표현할 언어가, 어휘가 존재하지 않으니, 타인에게 설명할 수도 없는 거죠.
박영한 박사: 흥미롭군… SCP-1009-KO에 나타난 변화들을 되돌릴 방법은 없나?
PoI-1900: 이건 잘 모르겠는데…
박영한 박사: (허리춤에 손을 대며) 성실히 대답할 것.
PoI-1900: 문법을 뒤튼 건 그 기적학 부서 쪽이라서 전 진짜 모릅니다. 이 사달이 난 후에 그쪽 부서에서 수습하겠다고 온갖 마법 짓거리를 하고, 상부엔 말해지 말라며 제 입막음을 했는데, 그 후로 어떻게 됐는진 모르겠습니다.
박영한 박사: 흠, 알겠네. SCP-1009-KO를 제작한 방법은?
PoI-1900: 아, 저희 셀레스트가 원래 변칙적 문제집이나 개념서 사업을 많이 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변칙 공학을 응용해 기존의 국어 서적 분량을 확장하는 개조를 한 거죠.
박영한 박사: 오호, 그렇다면 SCP-1009-KO 자체를 제작한 건 자네란 말인가? 그렇다면 SCP-1009-KO 분량을 확장하는 방법도 알 테고?
PoI-1900: 이건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아, 일부러 이러는 거 아닙니다, 정말로요.
박영한 박사: 생각해내면 특식으로 원하는 식사를 아무거나 한 끼 먹게 해주겠네.
PoI-1900: 오… 노력해보겠습니다.
[기록 종료]
부록 3: 실험 기록
PoI-1900이 말한 방법대로 SCP-1009-KO를 개조하여, 3개의 추가적 장을 생성할 수 있었다. 각 장의 간략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신흥 국어
2262년부터 2375년 사이를 다룬다. 후기미래국어 당시의 변화가 반 정도는 원래대로 돌아갔으나, 다음 등의 같은 신규 변화점이 생겼다.
- "석류," "먹다," "아기," "고기" 네 단어에 새로운 뜻풀이가 추가됨. 굵은 글씨로 쓰였으며 밑줄이 쳐졌고, "시험에 꼭 나온다!" 항목에서 묶어서 강조하는 등 주요한 변화로 보이나, 정작 어떠한 뜻이 추가되었는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음. 오히려 "다들 예상해왔듯이," "이미 알겠지만," "상당히 뒤늦은 변화이며, 20년 전에 이미 반영되었어야 함" 등 의문이나 궁금증을 가지는 것이 특이한 마냥 서술하는 편임.
- 이전까지 매 장에서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던 ☐☐☐ ☐☐☐ 관련 서술이 이번 장에는 전무함. 유아 공통 언어 체계에서 ☐☐☐ ☐☐☐이 완전히 사라지고, 전 인류가 SCP-250-KO-1 개체로 바뀐 것으로 추정됨.
- 외부엔트로피, 항밈, 고유무기, 생명약동에너지, 흄 준위, 현실침강, 현실조작 등이 표준어로 등재되었으며, 밈, 기적, 초상(超常), 도서관, 변칙, 길Way 등에 뜻풀이가 추가되는 등 표준어에 대폭 변화가 생김. 이유는 명시되지 않았으나, 정황상 이 시점에 장막이 깨졌거나, 혹은 이미 깨졌었는데 변칙을 대하는 기조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추정됨.
쇠퇴기
2375년부터 2501년 사이를 다룬다. 한국어 관련 서술은 아예 없으며, 오히려 영어 문법 설명으로 전체가 가득하다. 책 내용 자체도 완전히 영어로 쓰였다. 여기에서 가르치는 영어는 현대의 영어와는 차이가 상당히 있으나, 비변칙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않으며, 영어에 능통한 인물은 번역기 없이도 그리 큰 문제 없이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가 시사하는 점은 불확실하나, 한국어가 어떠한 이유로 완전히 소멸해서4 한국의 사용 언어가 변했거나, SCP-1009-KO 혹은 셀레스트의 타겟이 영어 문화권으로 옮겨간 것으로 추정된다. SCP-1009-KO 연구진 측은 후자에 희망을 두고 조사 중이다.
(제목 없음)
2501년 이후로 45페이지 정도- 기존 장에서는 이 정도 분량에서 300년가량의 시기를 서술한다. -가 추가로 존재하지만, 전부 백지이다. 재단 기적학 팀에서 수 차례 점검했지만 SCP-1009-KO 내용 확장 중 실수가 발생하진 않은 것으로 보이며, 고로 이 내용이 26세기 이후의 국어 문법임은 틀림이 없다. 이전에 있던 (제목 불명) 장과는 달리, 내용이 존재하지만, 설명/이해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글도 존재하지 않는다.
어찌하여 이런 양태가 발생했는지 또한 여전히 불확실하며, 모종의 이유로 "언어"의 개념이 사라졌거나, 불필요해졌거나, 혹은 언어를 사용하는 개체가 전부 소멸했다는 가설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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