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 089-KO-A-001 - 20██년 ██월 █일
피험자: D-████
대상의 내부 구조: 구조의 크기는 학교의 소규모 실습실 주방 크기인 가로 5m, 세로 3m, 높이 3m로 변화하였다. 방의 한쪽엔 조리용 가스레인지가 있으며 소형 냉장고가 그 맞은편에 놓여 있었다. 싱크대가 사이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그 한 구석엔 각종 계량계와 수저, 가위 등 여러 조리용 기구가 비치되어 있었다.
결과: 피험자는 입실 후 굉장히 놀라워하며 대상의 내부를 한참이나 들여다보았다. 연구원이 들어가기를 강요하자 들어가 내부의 구조를 이것저것 만져보기 시작했다. 냉장고를 열자 그 안엔 갈비찜을 만드는 데 필요한 여러 재료와 두 병의 생수가 들어 있었다. 연구원의 허락하에 피험자는 즉석에서 갈비찜을 만들기 시작했다. 환기를 위해 볕이 잘 들지 않는 창문을 열자 눈과 함께 찬바람이 들어왔다. 완성된 요리는 시식 가능했으며 피험자와 연구진이 함께 시식하였다.
실험 직후 피험자의 말: 중학교 때 처음 요리 실습을 했었던 때 같아요. 그때 유일하게 친구를 사귈 수 있었거든요. - D-████
실험 후 반응: 피험자는 실험 이후 유독 갈비찜에 집착하는 태도를 보였다. 갈비찜을 먹고 싶다며 식단에 갈비찜을 넣어 달라고 하여 동행한 연구원의 특별 허가 아래 하루 동안 D계급 인원의 식단에 갈비찜이 포함되었다. 약 한 달 후 자연 완치되었다.
주석: 대상 내부의 시간은 현실과 다르게 흐르며 이는 피험자의 기억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 로드 박사
실험 006-KO-A-002 - 20██년 ██월 █일
피험자: D-████
대상의 내부 구조: 구조의 크기는 일반적인 가정집의 방의 크기인 가로 4m, 세로 3m, 높이 3m로 변화하였다. 방의 한쪽 평면엔 받침대 위에 30인치 TV가 비디오 게임기에 연결된 채 슈████ 게임의 스타트 화면을 보내고 있었다. 맞은편엔 소파가 있으며 두 개의 컨트롤러가 얹혀 있었다. 한 모서리에는 두 개의 가방을 던져 놓은 책상이 있고, 바닥엔 과자 부스러기와 빈 캔들이 널려있었다. 불을 켜지 않아 전체적으로는 어두컴컴했으며 창 바깥은 늦은 오후 때로 추정되며 이따금 자동차의 불빛이 도로를 주행하는 것이 관측되었다.
결과: 피험자는 입실 후 경악하는 반응을 보이다 차차 안정을 되찾고 방 안의 이곳저곳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책장에서 교과서를 꺼내 보기도 하고 소파에 앉아 허공을 바라보며 옛날을 회상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원이 움직일 것을 명령하자 컨트롤러를 잡아 조작키를 눌러 게임이 문제없이 돌아감을 확인했다. 그 상태로 계속 게임을 하려 했으나 연구원의 명령으로 중단하였다.
실험 직후 피험자의 말: 친구가 가끔 놀러 와서 게임을 같이하곤 했어요. 무척 친한 친구였죠. 나중에 하도 새 게임을 못해서 게임기로 쳐 죽이긴 했지만. - D-████
실험 후 반응: 매우 기뻐하는 모습으로 대상으로부터 퇴실하였으며 이후 약한 우울 증상을 보였다. 수용소 내에서 잦은 폭력 사태를 일으키고 재단 내에서도 반항적인 경향을 보이던 피험자는 실험 이후 자주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다가 게임기를 조작하듯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중얼거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약 한 달 후 자연 완치되었다.
주석: 대상 내 전자기기가 작동되지 않을 것이란 예상과 다르게 대상 내의 상황은 현실과 동등하게 연출이 가능한 것 같다. - 로드 박사
실험 089-KO-A-003 - 20██년 ██월 █일
피험자: 연구원 최██. D계급 인원을 이용한 실험을 시작하려던 중 부주의로 대상에 원래 피험자보다 먼저 들어감.
대상의 내부 구조: 피험자가 재단의 정식 요원이 되기 전 사용하던 방으로 변화하였다. 고시원의 좁은 방 크기로 변화한 대상의 내부엔 피험자가 대학생 시절 사용하던 교과서와 스탠드, 가방 등이 놓여 있고 바닥엔 이불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창문 밖으로 단풍이 든 나무 너머로 ██대학교의 정경이 보여 시간대는 가을로, 위치는 ██대학교 앞 고시원으로 추정된다.
결과: 피험자는 바닥에 앉아 이불을 만지작거리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 가방을 뒤지다가 졸업 앨범을 꺼내어 들었다. 앨범 사진을 들여다보던 피험자는 앨범을 대상 밖으로 반출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기각되었다. 피험자는 방 내부의 사진과 앨범의 카피 사진을 여러 장 찍고 퇴실했다.
실험 직후 피험자의 말: 전 지방에서 올라왔기 때문에 그때 제일 값이 싼 고시원에서 지냈습니다. 근데 그 고시원 없어졌는데 어떻게 된 거지? - 연구원 최██
실험 후 반응: 실험 후 피험자는 휴가를 낸 뒤 대학 시절 이후 만나지 못한 친구들과 만나고 모교를 방문하는 등 고무적인 활동을 했다. 고시원을 찾아갔지만 철거되어 없어졌고 그 자리엔 대신 큰 상가가 들어서 있었다. 이후 가족과 함께 이따금 모교를 찾아 자발적인 우울증과 향수의 해소를 이루어 냈으며 약 한 달 뒤 자연 완치되었다.
주석: 해당 실험 전까지 대상이 다른 공간의 방과 연결하여 투영한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기각되었다. 대상은 온전히 피험자의 기억을 복사해 투영하는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또한, 대상은 가장 처음 대상에 진입한 피험자의 기억을 복사하는 것으로 보여 종래의 피험자와 연구진이 동시에 진입하던 절차를 폐기한다. 앞으로의 실험은 대상 내엔 피험자만 진입하며 관찰은 대상 내부에 설치된 관찰 카메라를 통해서만 이루어지게 하는 새로운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 로드 박사
실험 089-KO-A-004 - 20██년 ██월 █일
피험자: D-████
대상의 내부 구조: 구조는 가로 40m, 세로 50m, 높이 8m의 크기로 변화하였다. 내부 구조는 전형적인 체육관의 구조로 변화하였다. 바닥은 나무 바닥으로 변화하여 농구 라인이 그려지고 대상 내부의 전방과 후방에 농구대가 각각 하나씩 설치되어 있었다. 전방 농구대 아래엔 열 개의 중고 농구공을 담은 이동식 철제 보관함이 놓여 있었다. 좌우엔 관중석이 설치되어 있어 대상 내부는 약 9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대상 내부의 상부에 난 창문을 통해 햇빛이 들어오는 것으로 보아 아침 시간대인 것으로 추정되었다.
결과: 피험자는 아무 말 없이 대상에 진입했다. 대상 내부 한 가운데에 서서 잠시 머뭇거리던 피험자는 보관함에 가서 공을 꺼낸 뒤 자유투를 하기 시작했다. 약 15분 이후 집단 테스트를 위해 불려 온 다른 D계급 인원 일곱이 합류해 약 30분간 농구 대결을 시작하였다.
실험 직후 피험자의 말: ……(손으로 ILY 싸인과 PEACE 싸인을 동시에 그렸다) D-████
실험 후 반응: 최초 피험자는 물론이고 실험에 참가한 다른 D계급 인원 전원이 농구 대회를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최초 피험자는 이불 조각을 이용, 공을 만들어서 벽에 던지며 슛 흉내를 내는 등 농구에 대한 강한 충동을 받고 있는 경향을 보였다. 실험 시작 14일 후, 피험자는 식사 중 농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가운데 상대 D계급 인원이 자신의 농구 실력에 대한 비하를 하자 평소 조용한 성격의 피험자는 갑작스레 상대를 공격하며 난동을 피웠다. 대상의 영향으로 보이며 피험자는 B등급 기억 소거 절차를 거친 뒤 타 부서로 이전되었으며, 약 2주 후 자연 완치되었다.
주석: 대상의 내부 크기의 변화에 한계가 없을 것이란 가설이 힘을 얻고 있다. 또한 현재까지의 실험 내역을 통해 추정하건대 피험자의 기억 중에서 내부에 출입구가 하나인 공간 만이 복사 대상이 되는 건 아닌가 하는 가설을 세워 본다. - 로드 박사
실험 089-KO-A-005 - 20██년 ██월 █일
피험자: D-████
대상의 내부 구조: 구조는 가로 3m, 세로 3m, 높이 2m의 크기로 변화하였다. 문 쪽 벽을 제외한 삼면이 모두 단단한 시멘트벽으로 바뀌었다. 내부엔 이층 철제 침대 외엔 아무것도 없으며 문의 맞은편 벽엔 가로 30cm, 세로 30cm의 작은 정사각형 구멍에 쇠창살이 박혀 있었다. 시간대는 밤으로 추정되며 위치는 알 수 없다.
결과: 피험자는 문을 열자마자 괴성을 지르며 발작을 일으켰다. 바닥에 쓰러져 경련을 일으키며 입에 거품을 문 채 부들부들 떨며 생명이 위험한 수준까지 이르렀다. 이후 발작이 멈추자 탈주를 감행, 약 삼심 분 만에 잡혀 이송되었다.
실험 직후 피험자의 말: 진짜, 거기 있던 새끼가 매일 밤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요? 그 빌어먹을 새끼 고자로 만들지만 않았어도 난 에이즈 걸려서 죽었어! - D-████
실험 후 반응: 피험자는 실험 직후 극심한 우울증에 빠졌다. 식사를 거부하고 타 SCP에 관한 실험 외의 모든 활동에 참여를 거부했으며 이따금 자해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이따금 담당 의사나 동료에게 자신이 수감되었던 시절의 이야기를 하면서 자랑하기도 했다. 실험 시작 30일 후, 피험자는 재단의 수용소 내에서 난동을 부리며 다른 D계급 인원에게 상해를 입힌 뒤 자살을 시도했으나 저지되었다.
주석: 드물기는 하지만 대상이 부정적인 기억을 복사하는 것이 드러나 대상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피험자 및 연구진은 30일간 지속적인 정신 건강관리를 받아야 한다. 또한 피험자 및 연구지의 요청 시 A등급의 기억 소거 절차를 받을 수 있게 조치해야 한다. - 로드 박사
실험 089-KO-A-006 - 20██년 ██월 █일
피험자: 외래 연구원 콘 박사 (Doctor Corn). 대상에 흥미를 느껴 자진하여 실험에 참가했다.
대상의 내부 구조: 구조의 크기는 가로 4m, 세로 4m, 높이 3m로 변화하였다. 녹색과 황색의 조합으로 꾸며진 줄무늬 벽지가 방의 벽에 발라져 있었다. 노란색의 매트리스 위에 초록색의 이불이 덮여진 침대 위엔 옥수수 모양의 큼지막한 베개가 놓여 있었다. 테라스로 이어진 큰 창문엔 초록색의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으며 테라스 너머로는 넓은 숲이 펼쳐져 있었다. 침대 맞은편 책상엔 옥수수 맛 케이크에 옥수수 모양의 촛불이 켜져 있고 그 위엔 생일 축하의 메시지와 함께 카드가 쌓여 있었다.
결과: 피험자는 놀라운 표정으로 웃으며 방 안으로 들어갔다.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내 갈아 신은 피험자는 침대에 털썩 누우며 눈을 감은 채 가만히 있다가 창문을 열고 테라스 바깥으로 나갔다. 한동안 바람을 쐬다 들어온 피험자는 외부 연결을 통해 책상 위의 케이크를 먹어도 되냐고 물은 뒤 승인받고 케이크를 남김없이 먹었다. 한동안 서성이며 방 안의 물체에 접촉하던 피험자는 매우 아쉬운 표정으로 대상에서 퇴실했다.
실험 직후 피험자의 말: 내가 아직 연구소에 있을 때 친구들이 내 생일날 몰래 우리 집에 들어와서 이렇게 꾸미고 도망갔더군요. 진짜, 그 때는 케이크가 참 맛이 없어서 버렸는데, 이 맛있는 걸 그땐 왜 몰랐을까 몰라. 그땐 옥수수라고 놀리는 걸 싫어해서 그랬을 겁니다, 아마. 하하하. - 콘 박사
실험 후 반응: 실험 이틀 후 피험자는 기숙사 내 자신의 방에서 분신자살하였다. 피험자는 다량의 옥수수기름을 섭취한 뒤 방 전체에 남은 옥수수기름을 뿌리고 라이터를 켜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 피험자는 평소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업무 능력이 출중하여 이렇다 할 자살 이유가 없으므로 현재 박사는 대상의 영향을 받아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석: 일부 격리 절차를 변경한다. 대상에 출입한 인원은 등급과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A등급 기억 소거를 거쳐야 하며 차후 미연의 방지를 위해 출입 전후로 정신 건강 검진을 받아야 한다. - 기지 관리자 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