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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かくり民泊
원작: http://scp-jp.wikidot.com/quarantine-vacation-rental
저자: ©︎usubaorigeki
역자: Salamander724
xcontest2023-hub 참가 작품입니다. 제시어는 「【밤(夜)】」입니다.
또한 이하 개인 주최 경연들에 참가했습니다.
Don-Eeene 2023/08/11 (일) 22:45:36 #72211992
나는 예전에 소위 말하는 「자아 찾기 여행」을 떠났었다. 특별한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돌아다니다가 돈이 없으면 현지에서 알바를 해서 그 날을 넘기고. 되도록이면 거주지에서 고용해 줄 일거리를 찾거나, 공민관 같은 데서 묵거나. 편하지는 않았지만, 그 고생을 사서 하고 있는, 열심히 살고 있는 나 자신 굉장해, 라며 스스로에게 취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헛된 경험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중에, 숙박료를 때우기 위한 요령 가운데 하나로 『민박(民泊)』이라는 선택지가 있었다. 가끔 이상하게 가격이 싼 곳이 있거든. 공짜나 다름없을 정도로. 그런 데는 솔직히 멋대로 운영하는 위법민박이거나, 사실 민박이 아닌 다른 「무언가」였을지도 모르겠지만, 뭐 내가 그런 걸 알 수는 없었으니까.
그래서 몇 년 전 이 무렵 백중 즈음, 아오모리의 촌구석에서였지. 나는 이상하게 숙박비가 싼 민박을 찾아냈다. 노령의 할머니가 혼자 하시는 곳. 잠만 자는 곳이었고, 집안일을 좀 도와주거나 잔심부름을 해주거나 그런 조건부였는데, 이거야 대수로운 일이 아니었다.
다른 한 가지 조건이 문제였지.
『어두운 방』에서 기척이 있으면, 『밝은 방』으로 도망가서 즉시 문을 닫을 것.
Don-Eeene 2023/08/11 (일) 22:45:36 #72211992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와 이런 게 진짜 있구나」 싶었다. 파라워치를 들여다볼 정도로 오컬트 좋아했으니까.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너무나도 익숙한 문구에 조금 흥분한 내가 있었다.
그런데, 한심한 이야기지만 그런 이야기를 읽거나 듣는 것하고, 내가 실제로 당사자가 된다는 거는 달랐다. 날이 저물자 역시 상당히 으스스하다고 생각했다. 잔뜩 쫄아서 동영상 촬영을 계속했지만, 결국 그 기척이라는 게 느껴질까봐 무서워서 30초도 안 되어 물러났다.
결국 나는 어두운 방에 있는 일 자체를 없앴다. 잘 생각하지 않아도 대처는 간단하니까. 방에 전기불 켜고 거기 들어가면 된다. 직접 안전권역을 만들어낼 수 있다. 다만, 약간 평소대로 있을 수는 없었다. 『어두운 방』과 『밝은 방』이 연결되어 있는 것이 무섭게 느껴져서, 맹장지와 문은 굳게 닫았다.
잘 때도 늘 하던 버릇으로 방의 전등을 끄려던 순간, 앗! 하고 전등을 켰다. 얼마든지 솟아나는 두려운 상상. 어떻게 해도 없앨 수 없는 문틈의 어둠을 머리에 떠올리면서도, 어째선지 아직 여유가 있는 나였다. 방에 전기불을 켜 놓고 유튜브를 보다가 어느새 잠에 들었다.
그런 첫 날이었다.
Don-Eeene 2023/08/11 (일) 22:51:08 #72211992
2일째. 숙소 주인 할머니는 현관 옆의 거실에서 움직임 없이 하루종일 창밖을 내다보았다. 백중인데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 나도 방에서 멍때리고 있는데, 2층 청소를 부탁받았다. 고령이기도 해서 2층에 갈 수 없겠지 싶어서 쾌히 승락하고 2층으로 향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아주 잘 정돈되어 있었다. 먼지 하나 없이, 청소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 그렇게 보고하는 김에, 나는 어두운 방에 나타나는 것 같은 『무언가』에 대하여 물어보기로 했다.
그 말을 듣자 할머니는 온화하게 이렇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 집에는 옛날에 미치광이(キチガイ) 병신(かたわ)이 살았어요」
다들 알겠지만, 요즘-세상-적으로 순간적으로 으으……이건 좀, 하고 기가 질렸다. 앞의 표현은 말할 것도 없고, 병신이라는 말도 언론에서 방송금지용어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로 기피되는 말이다. 그래도 그게 자연스러운 걸까 싶기도 했다. 차별이나 편견의 의도 없이, 그냥 옛날 사람이라 옛날부터 변함없이 써온 사람도 있겠거니 했다.
그게 아니었다.
「눈도 못 뜨고, 다리도 잘 못 움직여. 그게 막 자꾸 돌아온단 말이지. 백중날이라고. 안 돌아와도 되는데.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면서 말이야…….」
할머니는 너무 온화하게, 요점만 정리하면 그런 말을 했던 것 같다. 상세하게는 도저히 기억이 안 난다. 뭐랄까,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싸해졌다고 할까, 기분이 나빠져 버렸다. 인터넷 등에서 자주 보이는, 차별금지 개념에 대한 반발로 무지성으로 차별용어를 쓰는 그런 놈들 있잖아. 그거하고는 명확하게 달랐다.
뿌리깊었다. 진심 어린 연민과 바보 취급하는 느낌. 무관심함과 그것이 가까이 있음을 불쾌하게 느끼는 그런 게 말에서 배여나왔다. 진부한 말이지만, 나는 「혼모노」다 라고 생각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진짜로 이런 사람이 있구나 싶었다. 내 주변에는 다행히도 이런 사람이 없었으니까.
미묘하게 탈선했지만, 결국 이런 얘기였다.
「옛날에 이 집에 살았던 눈이 안 보이는 사람이 백중날이라고 저 세상에서 돌아온다」
「돌아온 그 사람은 어두운 방에 있다. 눈이 안 보이니까. 거기가 어울리니까」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만나지 않으려고 한다. 어차피 아무 짓도 할 수 없겠지만」
「장애인……. 아아, 그 집 말이지. 살고 있지」
「친척들이 안 오잖아요. 몇 년 전에 남편분이 병이 나서 얼마 있다 돌아가셨지요. 심지어 아내분도 그렇고. ……뭐라고 해야 할까, 쭉 열심히 붙어다니면서 수발을 드는데, 불쌍했어. 정말로. 그래서 아들한테도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거 같아서…….」
조금 신경이 쓰여서, 단기알바 하는 데서 만난 사람들에게 캐물어 보기도 했다. 그러자, 할머니가 멍하니 말하던 『무언가』의 정체가 보이는 것 같았다.
Don-Eeene 2023/08/11 (일) 23:04:55 #72211992
마지막 날. 사건은 일어났다. 나는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났다. 이 집은 남자화장실과 여자화장실이 나뉘어 있었기 때문에, 오른쪽의 남자화장실에 들어가려고 전기 스위치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
쾅 쾅
문 너머 저 쪽, 『어두운 방』에서 소리가 났다.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간유리 너머로 움직임을 알 수 있다. 지금도 계속 소리가 난다.
덜걱 덜걱 덜걱 덜걱
그대로 전기불을 켜서 남자화장실 안을 『밝은 방』으로 만들면 된다고? 하지만 상상해 봐. 이걸 눌러서 남자화장실에 있을 수 없게 된 그것은, 어디로 오게 될까? 거기에 생각이 닿자 내 손은 멈추었다. 뇨의도 가라앉고, 나는 마치 곰과 마주쳤을 때처럼, 그 문에서 눈을 떼지 않으며 천천히 뒷걸음쳤다.
뭔가에 부딪혔다.
겁에 질려서 돌아보니, 할머니가 있었다.
「이제 그만 자라」
그렇게 말하고는, 구부정한 자세로 천천히 화장실 문 쪽으로 나아갔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목소리에는 노기가 실려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었다.
자꾸 한심하지만, 나는 바로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아, 그래도 안심이다. 오늘 밤만 넘기면 돼. 이제 여기로는 안 와. 도망칠 수 있었어. 왠지 모르게 그렇게 생각해 버렸다.
죽어라!
Don-Eeene 2023/08/11 (일) 23:10:09 #72211992
난데없이 무시무시한 고함소리가 울려퍼져서, 나는 굳어 버렸다.
할머니 목소리였다. 비명과 가까운 욕설과 비웃음. 동시에 나 말고 아무도 없을 텐데, 남자 목소리도 있다. 이쪽은 무슨 말을 하는지 못 알아듣겠다. 으゛으゛으゛으゛ 하고 귀에 거슬리는, 속이 얹힐 것 같은 저음.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온다”는 것은, 돌아가신 남편분이었다. 남편분은 이름을 외치면서, 우당탕탕 소리를 지른다. 아니, 모습을 못 봤으니 그게 진짜 남편분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침상 근처의 계단을 올라갔다. 유령도 무섭지만, 화장실에서 들려오는 할머니 목소리도 그만큼 무서웠기 때문에. 2층에 가면, 할머니는 못 와.
할머니는 휠체어를 타고 계시니까.
태어날 때부터 다리가 부자유했다고 들었거든.
어차피 못 하지비! 움직이도 못 하지비! 보이디도 않지비! 그리고 아프다고, 너 힘이 약해서! 계속 여기 있겠다고 했지비! 그냥 놓고 꺼집세! 어? 무슨 소리를 중얼거리고 있어. 안 듣긴다! 똑바로 말하라! 야! 됐으니까 그냥 있으라고 했지비. 도대체 정신나간 미치개 주제에 어디메 가겠다는 검메.
나는 들려오는 목소리에 위축되었다. 몇 시간째 같은 성량으로 외치기를 계속하고 있다. 머릿속에서 몇 번이나 반향하며 스며들었다.
나는 너가 옛날부터 너무 스레했다. 생긴 것도 스레하고, 재미난 내기 하나 못 함서, 일까지 못하는 놈이라서. 어! 그래도 너가 어디메든 데려가 준다 그래서 한께 했던 건데! 나를 날그어 보라! 작뒤질 하지 말고! 너 같은 것은 기양 죽어라! 죽어라! 으아아아아!
죽은 상대에게 죽어라, 죽어라 증오를 터뜨리는 것이 두려웠다. 말하는 내용에 생각되는 바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왜, 왜 죽었어!
「그래서 아들한테도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거 같아서…….」
「저, 우리끼리만 얘기지만, 남편분 자살했거든. 2층에서 뛰어내려서. 병 때문에 시력도 다리도 약해져 버렸고, 게다가 아내분도 그렇고. 그래서…….」
조용해졌다. 상황을 지켜볼 생각은 들지 않았다. 여기서 아침까지 기다린다.
끼이이
휠체어 소리. 계단 밑에 있다. 이쪽을 보고 있을까. 안 보여.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동시에 자기가 한 짓을 알지 못하는 것 같은 모습에 메슥거리기도 했다. 근데 그런 거 나하고는 상관 없잖아. 됐으니까 빨리 어디론가 가 줘! 사라져! 라는 마음으로 가득했다. 아주 그것 뿐이었다.
Don-Eeene 2023/08/11 (일) 23:13:29 #72211992
아침에, 계단 아래에는 아무도 없었다. 1층에 내려가니, 할머니가 평소와 같은 장소에 있었다. 창밖을 보고, 내 쪽으로는 등을 보이고 있다. 나는 돈만 놓고 짐을 싸서 인사도 없이 쏜살같이 도망가기로 했다.
구두를 신고, 현관문을 열었다.
바로 옆에서, 갑자기 쿵 하고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마침 할머니가 바라보는 그 근처에 떨어진 것 같았다. 나는 그것을 보지 않으려고 아무튼 달렸다. 볼 생각은 감히 하지 못했다. 만약 내 상상이 맞았다면, 너무 싫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