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체수 조절(됨)

일하는 중 아무리 섬뜩한 것과 마주치더라도, 머리 위의 하늘의 90%가 벌레로 가득 차있는 광경을 잊어버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의 양손은 모든 것이 미쳐돌아가고 사람들이 더는 죽지 않게 되었을 때부터 이미 묶여있었다. 생태계 전체가 시궁창에 빠져버렸을 때, 우린 오리건에서 재단이 빌려준 것들을 가지고도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습지는 벌레 천국이 되었으나,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이라 불렀다. 흰개미 떼들이 집을 통채로 보금자리로 삼아, 며칠만에 전부 먹어치워 버렸다. 매미는 너무 시끄럽고 그 수도 상당해서 귀마개 없이는 여름엔 밖에 나갈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모기들. 맙소사, 그 모기 떼는 진흙만큼 빽빽해서, 외출 중 피 대부분을 잃고 싶지 않다면 특별한 방호복을 입은 채로 그 속을 뚫고 지나가야 했다. 손바닥으로 때린다고 죽지 않고 수명도 고작 몇 주가 아니게 되자, 벌레들의 지위는 단순한 짜증 정도에서 공포 소설로 상승했다. 루이지애나나 플로리다에서의 삶이 지금 어떨지는 신만이 아실 것이다. 이렇게 되고 나서 6개월 만에 사람들이 대피해야 했으니까.

동물들이 피해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으나…어렵다. 뭐가 정말 고통스러워하는 것이고 뭐가 그냥 우리가 그들의 고통에 찬 울부짖음을 듣지 못하는 것인지를 구분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보링 협약에 서명할 때 그다지 기분 좋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도 동의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이런… "고문성 종말"까지도 상대해야 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거기서 발생한 업무량의 대다수가 우리쪽 사람들을 괴롭혔다. 난디니Nandini는 수의학과장을 맡은 데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했다. 딱하기도 하지. 퓨마 한 마리가 배가 터져서 구더기가 끓는데도, 여전히 고통에 힘없이 울부짖는 꼴을 봤을 때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떠나버렸다. 그런 경우에는 보통 그 가엾은 퓨마를 안락사시키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선택지가 될 수 없음은 자명했다.

젠장, 재단이 작금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보자고 우리를 불렀을 때, 우리 중 다수는 얼굴도 내밀기 싫어했다. 나마저도 이런 엄청난 중압감을 피하고 싶어 그냥 협약을 깨버릴까 생각까지 했으니까 말이다. 결국엔 나 혼자 갔다. 누군가는 이 상황을 해결해야 하고, 보호 받아야 할 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내 일의 대부분이니까.


나는 가슴팍에 '친근하고' 작은 재단 로고가 새겨진 위험 물질 방호복을 갖춰 입고, 승합차에서 뛰쳐나와 꽤 불길한 느낌이 드는 콘크리트 빌딩 안으로 향했다. 내가 질문하자, 기지 이름은 기밀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내가 알아야 할 건 이 기지가 화학적 격리에 특화되어 있다는 것 뿐이었다. 만약 그들이 이 사태가 작은 살충제로 해결될 거라는 생각이나 한다면, 바로 걸어 나왔겠지만, 난 그럴 수가 없었다… 만약 이 상황을 끝낼 방법이 정말로 있다면, 적어도 들어보기라도 하는 게 맞을 것 같았다.

엘리베이터가 목적지에 도착하는 동안 그 안에서 길고 불편한 시간을 보냈다. 그곳은 필요해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에어록으로 보안이 된, 비좁은 작은 방이었다. 뭐, 이곳에 보관되었을 법한 것들을 생각해봤을 때, 이 정도는 해야 안전하다고 생각하나 보다. 자신이 윤리 위원회 소속이라 밝힌 바이올렛 메스머 박사Violet Mesmur가 재단 사람들이 보통 그러하듯 따뜻하게 날 반겼다. 그래도 다른 이들 보다는 침착해보였지만, 그런 태도로 인해 그가 밖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거기에 분노나 시기의 감정을 느껴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상관 없었다. 집중해야 했다. 실제로 얻을 수 있는 것만 바라봐야 했다.

"윌슨 씨, 당신들이 하는 일이 적어도 미합중국 내에서는 잘 알려져 있다고 해도 문제는 없겠죠?" 메스머 박사가 물었다.

난 대답하기 전에 헛기침을 했다. "뭐-뭐, 알리려는 시도는 해 오고 있지만, 그건 이미 알고 계시겠죠. 내보여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동물들의 영상을 찍어서 올리고 있습니다. 부모가 포식자에게 먹힌 뒤 저희가 기른 소규모 도가머리딱따구리 가족 같은 녀석들 말이죠." 난 심호흡을 하며, 이야기가 너무 옆길로 새지 않게 했다. "자만하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태평양 북서부 연안 지방에서는 잘 알려져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메스머 박사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으흐음, 뭐, 이젠 당신들이 앞에 나와야 해요. 우린 인류 개체수를 처리하느라 바쁘거든요. 사람들이 새로이 발견한 불멸성을… 좋지 않은 행동에 사용해 이득을 취하는 걸 막고 있어요."

메스머 박사는 계속해서 조용히 근처에 서 있던 조수에게 '용기들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그들이 멀어져가는 동안, 난 이 짧은 대화 중에 둘의 이름을 물어보지 못했다는 사실에 약간 슬퍼졌다. 나는 보통 사람을 만나고 알아가는 것에는 전문이지만, 뭐, 삶으로부터 스트레스를 어지간히 받았어야지.

"제가 짐작하기로는, 당신은 이미 동물에 충분히 익숙할 겁니다. 제가 당신과 당신의 단체에 대해 읽은 바에 따르면, 어떤 동물이건 간에 종의 보전과 안전은 당신의 큰 관심사라는군요." 매스머 박사는 나를 돌아보면서 말했다.

"뭐, 음, 그쪽은 꽤 정확히 알고 계신 것 같네요, 친구. 별로 알아내기 어려운 거도 아니고요, 그런데 말하시려는 요점은 그게 아니잖아요. 그렇죠?" 나는 되물었다.

"이해가 빠르시군요. 당신은 우리가 동물 개체수의 성장을 막기 위해 지난 몇 년 동안 개발 및 개선한 무언가를 사용하는 핵심적인 업무를 맡게 될 것입니다." 그때, 조수가 연한 파랑색의 무언가가 들어있는 용기 세 개가 들어있는 상자를 가지고 들어왔다. "조금 미심쩍지만… 또 저희같은 '그림자 단체'에 비해 잘 알려진 쪽에서 행동하는 것이 몇 가지의 장애물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고요."

친절한 조수가 우리 앞의 테이블에 용기를 내려놓았는데, 각각에 작고 깔끔한 라벨이 붙어 있었다. 메스머 박사는 SCP-3287-1이라고 쓰여진 라벨이 붙은 가장 왼쪽의 용기를 조심스래 들어올려서 살펴보았다. 그녀는 나를 돌아보지 않은 채로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이건 기체 불임제입니다. 생명체에 노출시키는 것만으로 60초 후 즉시 불임 상태가 됩니다. 혹은 적어도, 그것이 이 용기에 들어있는 것입니다." 메스머 박사가 첫 번째 용기를 조심스래 내려놓으며 말했다.

"조금 당연한 질문이지만, 다른 두 개의 용기는 뭐죠?" 다른 용기들에 손짓하면서 내가 물었다.

"그게…" 마침내 나를 돌아보며, 메스머 박사가 말했다. "기술적으로는, 저희는 모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가설을 가지고 있지만, 어떤 것도 확정되지 않았죠. 우리는 수많은 실험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결국 직감 이상의 무언가를 알아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 물질의 작용에 대한 입증 혹은 반증을 당신에게 맡기려는 겁니다."

그녀는 한숨을 쉬었는데, 아마 그녀가 하려 했던 말을 끝마쳤다는 신호 같았다. 나는 그녀가 할 말이 더 있다고 생각해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지만, 그녀는 말을 더 잇지 않았다.

몇 초 뒤, 결국 내가 입을 열었다. "당신은 저에게 그 이론을 증명해 달라고 부탁하는 건가요, 아니면 제가 저것들의 사용을 허가하기를 기다리는 건가요?"

메스머 박사가 한숨을 쉬었다. "죄송합니다. 조금… 딴 생각을 했습니다. 현재 주된 이론은 이 용기에 든 것이, 그러니까, 대상을 소급적으로 불임 상태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이 가스를 올바른 동물에게 사용한다면, 당신은 문제를 일어나기 전부터, 혹은 어쩌다 일어났을지라도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적절하게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선 따로 이야기를 들어야겠지만, 당신은 이걸 사용하는 것에 대해 구두로, 또 서면으로 확인을 해 주셔야 합니다. 만약… 잘못될 때에 대비해서요."

"잘못된다고요?" 내가 물었다.

"당신은 존재로부터 지워질 수 있습니다. 아무도 당신을 기억하지 못하게 되고, 당신의 단체는 존재하지 않던 것이 되고, 당신이 인간이나 동물을 위해 했던 어떤 것이든 없던 일이 될 것입니다." 메스머 막사는 감정 없이 말했다. "우리가 더 나아가려면 동의하는가 아닌가에 대한 대답이 필요합니다."

재단은 항상 한 조각의 정보라도 더 얻을 수 있다면 자기 자신을 제외하고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자들이다. 그들은 내가 목숨뿐 아니라 내가 몇 년 동안 일하여 구해낸 모든 작은 생명들까지 걸 수 있는지 묻고 있었다. 그들이 말한 것은 완전히 미친 짓이었다! 그것은 비인간적인 일이었다! 그것은… 그것은…

그것은 우리가 가진 유일한 수단이었다. 내가 이 일을 하지 않는다면, 모두가 메뚜기와 모기와 하루살이와 말파리와 벌과…뭐, 내가 일일이 열거할 팔요 없는 것들로 가득한 저주받은 세계에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심지어 그들도 그것이 이론상이란 것을 안다. 그들은 분명 저 망할 것들을 최소한 시험해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건 그냥… 내가 결단을 내려야 했다. 뭐든 간에 확실한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지, 아니면 상황이 지나치게 나빠지기 전인 지금 우리를 도울 수 있는 것을 위해 모든 위험을 짊어질지는 내가 말해야 했다.

나는 대답했다.


놀랍게도, 삶은 사람들이 불멸이 된 이후 상대적으로 쉬워졌다. 무언가가 동물들을 불임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우리는 개체수 과잉 등의 문제를 겪지 않았다. 우리의 주된 문제는 동물이 상처입었을 때 지나치게 고통받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물론, 우리가 그들을 안락사시킬 수는 없지만, 우리는 그들이 최소한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고의 돌봄을 받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물론 몇몇 사람들은 영원히 살 거란 사실을 알았을때 미쳐 날뛰기 시작했지만, 그들은 자신들에게 불멸의 대가가 없다고 생각했다. 재단의 여러 좋은 이웃들은 자신들이 사태를 수습했다고 말하지만, 누군가 동물원에 쳐들어와 사자를 풀어주는 등의 짓을 저지르면, 우리가 거기에 대처한다. 이상하게도 우리는 사태가 벌어진 후 변칙적인 것보다 평범한 사건을 더 많이 다룬다.

차에 치여서 다리가 부서졌지만 아직 숨이 붙어 있는 동물이 들어올 때는 여전히 조금 힘들다. 익숙해질 때까지는 조금 걸렸지만, 인간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이 이루어졌나를 고려한다면 동물들이 가능한 한 최소의 고통을 겪도록 하는 우리의 일은 훨씬 쉬울 것이다. 당연하게도 수의학 부서는 과로 중이지만, 난Nan은 쉬는 시간에 읽을 충분한 누아르 소설이 있는 한 괜찮을 것이라 말한다.

당신도 예상했듯 모두가 '묵시록'이라거나 '휴거'라 부르는 것이 공포스럽고 어둡고 광기로 가득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가끔은 이러한 때에 동물을 위해 일한다는 것이 좋다. 동물들을 돌봐서 건강을 되찾도록 하고, 다시 뛰어다니며 행복해하는 것을 보고… 마치 이 동물들이 나를, 우리를 조금 더 인간으로 만드는 듯 하다.

내 조직을 위해 일하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지만, 가끔은 특정한 누군가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만약 재단의 박사들이 없었다면, 우리 조직은 분명 잊혀져 사라졌을 것이다. 대신 그들은 우리가 우리의 일을 하게 해 주었고, 나는 우리 중 많은 이들이 그것을 고마워할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분명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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