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문서는 1962년 9월 24일부터 9월 26일까지 진행된 알카트라즈 작전의 사후 평가 보고서이다. 알카트라즈 작전은 당초의 소규모 탈출 계획이였던 작전 계획과 다르게 대규모 무장 탈영으로 변질되었으나, 작전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였다. 본 사후 보고서는 세계 오컬트 연합 고등사령부에서 피직스 분과의 수행능력과 그 결과를 평가하기 위해 작성되었다.
본 면담은 대상의 구출 직후 상황 조사를 위해 진행된 면담이다. 구체적으로 코다 요원이 증언하지 못한 대상이 활용한 각종 기적학적 기술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런던 ICSUT에서 인원이 파견되었다. 해당 인원은 드미트리 S. 표도로프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다.
- 피면담자 :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면담자 : ICSUT 런던 응용기적학과 카롤루스 벤투 교수
[녹취 시작]
카롤루스 벤투 : 안녕하십니까. 이번 면담을 진행하게 된 ICSUT 런던의 카롤루스 벤투라고 합니다. 이렇게 다시 만나게 반갑습니다. 드미트리 군, 아니 드미트리 씨.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저도 다시 뵙게되어 영광입니다. 교수님은 12년전 그대로이신 것 같습니다.
카롤루스 벤투 : 인사는 여기까지 하고, 면담을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드미트리 씨는 ICSUT 런던에서 공부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까?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예. 대조국전쟁이 끝나고 연방의 국비 장학생으로 유학을 갈 수 있었습니다. 1946년부터 5년간 1950년까지 런던에서 공부했습니다. 사실 중간에 몇번 송환당할 뻔하기도 했는데, 니키타 대위님과 교수님들이 힘을 많이 써 주셔서 5년 정규과정 전부 끝내고 돌아갈 수 있었죠.
카롤루스 벤투 : 기억이 납니다. 그때 스미스 교수님이셨죠 아마?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예. 스미스 교수님이랑, 슈틸리케 교수님, 그리고 벤투 교수님도 계셨습니다. 그때 일은 아직까지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카롤루스 벤투 :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다시 면담으로 돌앙와서, ICSUT 런던에서 학습한 내용이 정보총국 전자정신공학과 3과에서 근무할때 어떻게 활용되었습니까?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전자정신공학과 제3과에서는 주로 기적학 관련 기기들을 설계하고 연구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교수님도 아시다시피, 연방에는 당시까지도 제대로 기적학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기관이 없었습니다. 제가 전쟁 전에 근무했던 제06특별설계국도 마찬가지로 수준이 낮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각자의 배움에 공유되는 큰 틀은 없었습니다. 유학 이후 근무한 전자정신공학과 제3과는 절반이 유학을 다녀와서 ICSUT나 관련 교육기관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이였고, 남은 절반은 그 절반이 가르친 사람들이였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이용되었느냐고는 말을 할 수가 없죠. 모든것이 거기서 기반했습니다.
카롤루스 벤투 : 좋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죠. KTE-0162, 그러니까 XT-34의 개발에는 얼마나 깊숙히 참여하셨습니까?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그렇게 깊게는 아니였습니다. 제가 들어왔을땐 이미 XT-34의 개발은 거의 완성형이였고, 저는 타입 블루였으니 개발에 참여하기보단 테스트 파일럿으로 개선사항이나 필요사항들을 정리하는데에 집중했었죠. 대조국전쟁 중에 파일럿들이 XT-34를 무단개조한걸 말하신다면 저도 많이 하긴 했습니다.
카롤루스 벤투 : 이제부터는 이번 작전에 관련된 질문을 드릴 겁니다. 먼저, XT-34에는 자체적인 기적학적 근원이 없어 AA-45 생사순환형 배터리를 통해 장치를 움직여 탈출했다고 들었습니다. 그것이 정확히 어떤 물건입니까?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AA-45 생사순환형 배터리는 3과에서 제가 개발했었던 구성지능을 활용한 생명약동에너지를 대량으로 저장하는 배터리입니다. 불사조를 닮은 구성지능을 기적학을 통해 죽이고 그 반발을 이용해서 다시 살립니다. 이렇게 대상을 계속 죽이고 살리는 것을 반복하면, 생명체의 죽음과 탄생을 생명약동에너지를 방출하니 처음 그 구성지능을 만들었을때 투입한 생명약동에너지를 적은 손실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AA는 사용한 구성지능의 종류고, 45는 45Hz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이 배터리에서 AA는 1초에 45번 죽었다 살아나죠.
카롤루스 벤투 : 재밌어 보이는군요. 혹시 설계도를 가지고 있습니까?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설계도는 없지만 충분한 저는 해당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였습니다. 재료와 충분한 설비만 주어진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카롤루스 벤투 : 좋습니다. 다음 질문입니다. 코다 요원의 증언에 따르자면 AA-45가 손상된 이후 유도방출로에 십자가를 태워서 에너지원으로 사용했다 했습니다. 먼저 여기서 유도방출로가 제가 아는 그 유도방출로가 맞는가요?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예. 물체의 자연 EVE 방사를 가속해서 물체를 손상시키는 대가로 대규모의 EVE를 얻는 유도방출가속로 맞습니다. 개조를 가하지도 않았고 설계는 조금 달라도 ICSUT에서 사용하는것과 동일할 겁니다. 아마 지금쯤 기술진들이 XT-34를 전부 뜯어봤을 테니 그분들이 알려주시겠죠. 교수님 혹시 아키바 방사선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카롤루스 벤투 : 예. 지난번에 스텐 교수님이 보여주신적 있습니다. 신성의 증거라고 했었나요?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예. 숭배받는 대상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이죠. 하지만 중요한건 그게 무엇이고 어떻게 발생하느냐보다, 아키바 방사선을 기적학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유도방출가속로에 약간 조작을 가하는 것만으로도 아키바 방사선도 방출을 가속할 수 있죠.
카롤루스 벤투 : 그런 활용이 가능하다는 말입니까? 놀랍습니다 솔직히. 라인레이를 연구하시는 분들이 들으시면 배 조금 아프겠는데요? 돌아와 계속하자면, 정확하게 어떤 물건에서 아키바를 방출하는 겁니까?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아마도 신앙이랑 관련되면 전부 다요. 십자가나 사이비종교 교주, 이콘, 가끔씩은 신부님도요. 제가 탈출할때는 유도방출가속로에 눈에 보이는건 이것저것 다 집어넣었습니다. 코다 요원님이 목에 걸고 다니시던 십자가랑 제 십자가랑, 축성받은 전투복이랑, 효과가 있을거같은건 다요. 다행스럽게도 작동하더군요.
카롤루스 벤투 : 알겠습니다. 해당사항은 추후에 더 연구해 보도록 하죠. 다음 질문입니다. KTE-0162가 탈출 중에 사용한 방어막이나 염동력 등은 원래 코다 요원의 신성 전투 의복, 흔히 실버 슈트라고 부르는 그것의 능력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것을 사용한 겁니까?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나중에는 결국 그 전투복도 유동방출가속로에 넣어버리긴 했는데, 그 전에 슈트에 내장된 마법회로를 뜯어서 XT-34에 장착했습니다.
카롤루스 벤투 : 서로 다른 기적적 장치를 연결하는 것은 그렇게 쉽게 되는 것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단순 연결 외의 추가적으로 한 행위가 있습니까?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교수님, 제가 제출한 프로젝트 치메리트 보고서로 교수님도 이미 아시는 일이겠지만 XT-34의 특수성을 이해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XT-34의 기본적인 제어 방식이 무엇인지 교수님도 이미 아시지요?
카롤루스 벤투 : 예. 구성지능을 통한 정체성 동화와 이를 통한 무의식적 제어라고 알고 있습니다.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일단 XT-34에 장착하기만 하면, 그건 이미 제 몸이나 다름없습니다. 많은 타입 블루가 처음부터 잘 쓸 수 있는 선척적으로 형성된 회로들이 있듯이 저 또한 XT-34를 제 몸으로 삼으면서 거기에 장착된 회로 또한 다룰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카롤루스 벤투 : 그게 정말 가능한 이야기입니까? 타입 블루의 선척적인 능력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연구가 있지만, 그런 것을 후천적으로 개방한다는 소리는 들은 적이 없습니다.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교수님 생각처럼 만능은 아닐겁니다. 정체성 동화라는 현상 자체가 제한적이고 또 예측 불가능하니까요. 저도 코다 요원의 협력이 아니였다면 아마 저때처럼 제대로 다루진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카롤루스 벤투 : 일단은 여러 의구심이 들지만 알겠습니다.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코다 요원의 증언에 따르면, 당신이 XT-34의 구성지능을 파괴하고 그를 통해 강력한 인식재해를 전개했다고 했습니다. 반경 몇백 미터 내의 모든 인원을 즉각적으로 무력화시켰다. 제25분견국의 요원들 대부분은 기아스나 밈 접종으로 대부분의 인식재해에 면역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첩보 자료에 따르면 제25분견국에서는 밴시Banshee라고 표현하더군요. 어떤 일을 한 것입니까?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이 부분은 말하자면 사실 도박이였습니다. 국경을 넘기 직전 니키타 대위님이 주독 붉은 군대 산하 초상특수부대를 이끌고 저를 잡으러 왔었죠.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그 병력을 돌파할 수 없었습니다.
카롤루스 벤투 : 제25분견국과 소련군의 위협 대응 역량의 수준 차이가 그렇게 나나요?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비록 제가 여기에 불만을 품고 뛰쳐나오긴 했지만, 연방이 종전 17년만에 발견된 XT-34를 그렇게 순순히 독일에게 넘긴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연방은 멍청이가 아니죠. 연방에는 이 슈트를 파괴하고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얼마든지 있었어요. 제25분견국이 약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연방보단 조금 덜했습니다. 그래서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카롤루스 벤투 : 그 해결책이 광역 인식재해였습니까?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정확히는 인식재해가 아닙니다. 인식하게 해셔 공격하는게 아니라, 정신을 직접 공격하는거죠.
카롤루스 벤투 : 예?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이틀간 계속 이동하면서, 조금씩 이상한 기운이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키바 방사선 기억하시나요? 숭배받는 대상은 아키바 방사선을 방출합니다. 그게 얼마나 적은 수여도, 심지어는 숭배가 아니라 공포나 경외에도 적용됩니다. 그리고 아키바를 제가 방출하고 있다는 것은, 어느정도의 연결관계가 성립한다는 것이죠.
카롤루스 벤투 : 기적학의 제2법칙, 부분은 전체에, 전체는 부분에 영향을 끼친다.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예. 그겁니다. 어떤 방식이 되었던, 그들은 저를, XT-34를 숭배하고 있었고, 그들의 관측으로 형성된 아키바는 저를 향합니다. 기적학적으로 보았을때, 이들과 저 간에 전체와 부분이라고 볼 수 있는 일정한 연결이 형성되었다는 것이죠.
카롤루스 벤투 : 구성지능을 파괴하여 그와 연결된 정신을 직접 공격하셨다고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물론 여러 계산과 추측이 동반되었으나, 간단하게 하자면 그렇게가 맞습니다.
카롤루스 벤투 : 이걸로 질문은 끝입니다. 추가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아니요. 없습니다. 이대로 끝인가요?
카롤루스 벤투 : 네. 면담은 이걸로 끝입니다.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개인적인 질문을 몇개 해도 될까요?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얼마든지요.
카롤루스 벤투 : 혹시 이 일이 정상적으로 마무리되면, ICSUT로 다시 오실 생각이 없으십니까? 마침 에버하트 연구소의 연구직 자리에 자리가 하나 비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말씀은 감사하지만, 사실 이미 가려고 한 곳이 있습니다.
카롤루스 벤투 : 혹시 어디로 가시려 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조금 부끄럽지만 제가 어릴때 꿈이 기사였습니다. 동화책 몇권 읽고 아주 들떠서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죠. 머리 좀 크고 기사는 더이상 없다는걸 알게되고 접었는데, 이번에 탈출하면서 코다 요원님 보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카롤루스 벤투 : 성전기사단으로 가실 생각이시군요. 그 친구들도 아마 잘 받아줄 겁니다. 건투를 빌죠.
드미트리 S. 표도로프 : 예. 감사합니다.
[면담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