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에서

무얼 보았느냐
떠가는 구름을 보았소

아무 한도 없이 떠가는 구름을 보았소
인세 홍진일랑 흉중에 담지도 않고
하늘을 높이 떠가는 저 구름을 보았소

구름은 한도 없어 세상 그 어느 것도
마음에 두지 않고 하염없이 떠가기만 한다오

— 이철신, 「청운」 中



LoI-919K, 혹은 "율도"는 전통적으로 한국인의 설화에 등장하는 섬이었으며, 그 자체로 기적학적 힘을 지닌 공간으로 여겨졌다. 실제로 이곳은 수백 년간 변칙적인 활동의 성지였으며, 다수의 초상기관이 이곳을 주요한 거점으로 삼았다. 제19K격리구역은 이러한 LoI-919K의 특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설립된 시설로, 대한민국 권역 내에서 가장 자유로운 격리와 연구가 가능한 공간이다.


1906년, 일본의 이자메아는 한반도의 경이들을 수집, 분류하는 제3차 백택계획을 수행하던 중 제주도에서 이어초 전설을 수집했다. 이자메아는 이어초를 발견한 뒤, 다소간의 시도 끝에 율도에 진입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 처음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그들은 자신들에게 폭력적 의도가 없음을 율도인들에게 주지시켰다. 하지만 율도의 이용 가능성을 파악한 이자메아는 이어초 포털의 성질을 파악한 뒤 본국에 보고하여 병력 1천 명의 군대를 끌고 왔다. 그들은 홍길동의 4대손인 마지막 왕 홍정을 폐위시키고 율도를 대일본제국 오키나와현 쿠리시마군으로 선언했다(율도처분).


바야흐로 미카도(帝)의 자애로운 통치가 빛을 발하는 때에, 쿠리시마는 자산로 활용 가능한 불령선인들과 여타 존재들에게 분수에 맞는 길을 가게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임을 고하는 바이다. 천혜의 요새인 이곳은 예로부터 밖을 모르는 순결한 심성을 지니고 있었으니, 쿠리시마 본연의 풍토로 하여금 악질적인 배반자들도 폐하의 성은에 감복하여 일신(一身)을 바칠 줄 아는 자들로 교화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용도인 광물 자산 채취와 더불어, 율도에 초상 자원 연구소를 설립함으로써 쿠리시마에 수감될 인간형 자산에 대한 조사와 관리를 실시하도록 한다. 태양처럼 만방을 밝히는 폐하의 덕이 외진 곳에도 와닿기를 진심으로 소망하는 바이다.


쿠리시마기지, 하야시 장군의 책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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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쇼와 일사년 쿠리시마기지 수감자 난동 사건 약보고
  2. 율도에서의 부름
  3. 뻐꾸기 둥지
  4. 제19K격리구역 오리엔테이션
  5. 빈 섬
  6. 노트: 정박과 묶음, 그리고 섬에 관한 대담
  7. 저문 해 위에서
  8. 신민의 길
  9. 장지를 찾지 마라
  10. 폭풍을 기다리며
  11. 소환 명령
  12. '마도구용 원석' (S3GD1/KN37F/95EWA)
  13. 연옥을 지은 자들
  14. 모두의 죄
  15. 추락
  16. 비상


어떤 것은 끝나도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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