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애는 춤추는 무희처럼

回り出した あの子と僕の未来が
돌기 시작했어, 저 아이와 나의 미래가
止まりどっかで またやり直せたら
멈춰서서 어딘가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 Vaundy, 踊り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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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 씨의 사진.

보고서: 인사-2020-38

요약: 무아(無我) 회원에 대한 건

상세: 지난 2012년 9월 외교부와 조우해 신규 회원이 된 무아 씨는 쭉 본부에 머무르며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무아 씨는 다수의 회원과 완만한 관계를 구축해 그들과 활발한 교류를 가진다. 무아 씨는 겉보기에 10대 여자아이로, 종종 야밤에 외출을 알리는 것 외에는 인사부와 접점이 없다. 비소속 회원들이 주로 요청하는 생전 소원도 신청하지 않았다.

처음 발견됐을 때 환복(患服) 차림이었던 걸 봐서 병원에서 죽었으리라 생각된다. 상식에 많이 미숙하고 특이한 환경에서 지냈음을 암시하는 언행이 있다. 귀신임에도 일반인에게 모습을 드러낼 수 있고 자유자재로 물건을 다룰 수도 있다. 가끔 특이한 한복을 입은 행세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어찌 됐던 평범한 귀신은 아니다. 영리하지는 못해서 과거사를 들키기 싫어함에도 은연중에 노출한다.

발견된 곳이랑 말하는 걸 들어보면 "지하"라는 곳에서 온 것 같아. 재단이 독점하는 대형 넥서스인데, 음… 그것 말고는 알 수 있는 게 없네. 들어가는 것도, 다시 나오는 것도 쉽지 않아서 더 조사할 수도 없고.

— 특파원 송현

왜 내게 물어보는지는 알겠네. 나는 특별하잖아? 걔도 보통은 아니고. 근데 딱 잘라 말해서, 나는 몰라. 나는 죽은 뒤에 어떤 물건이랑 하나 된 건데, 걔는… 그래 보이지는 않잖아? 생긴 걸 봐서 병원에서 죽은 것 같긴 한데… 몰라. 모르겠어.

— 나라시

무아 씨는 클럽에게 알리지 않는 것들이 많고, 이것은 필연적으로 신뢰 관계를 흔들고 있다. 생전 트라우마의 일종인지 남들에게 자신에 대해 알리는 것을 극도로 꺼려한다. 그 정도가 꽤 심해서 회원 자신과 클럽 전체의 이익, 안전을 위한 정보조차 말하려 하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 그다지 영리하지는 않아서 정보를 캐내려는 의도를 숨기고 접근했을 때 그에 대한 부분적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 1. 무아 씨는 외부와 고립된 환경에서 성장했다.

무아 씨는 일상적인 정보에 대해서 많이 미흡한 반면, 일부 특이한 지식에 대해서는 박식하다. 이는 죽은 때와 심령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때의 괴리가 큰 회원들에게서 보편적으로 발견된 양상이다. 단, 무아 씨의 경우 그러한 사례들과 다르게 아주 예전에 사망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위의 내용과 더불어 생각했을 때 생전에 현대 사회와 고립된 환경에서 지냈으리라 여겨진다. 단순히 무아 씨가 아주 외딴 곳의 외부 차원에서 이곳으로 흘러 들어왔을 수도 있고, 혹은 가족이나 보호자 따위에게 감금 생활을 했을지도 모른다. 처음 발견했을 때의 차림을 고려하면 모종의 이유로 병원에서만 지냈을 수도 있다.

  • 2. 생전 대인 관계가 좋지 못하다.

특히 말하기를 꺼리는 모습을 보여서 충분히 알 수는 없었지만, 정황상 생전 대인 관계의 폭이 좁고 그것이 좋지 못했을 것이다. 부모를 비롯한 친족에 관한 언급은 한번도 없었다. 가족이 없는 고아거나 그들과 만날 수 없었던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 돌봐주던 사람은 있다고 하며, 그 외의 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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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의 불빛에 주목하라.

  • 3. 정체를 알 수 없는 개인에게 쫓기고 있다.

무아 씨는 종종 야밤에 외출을 하고는 한다. 목적지나 그곳에서 할 일 따위는 고지하지 않지만 나간다는 것만큼은 사전에 인사부에 전달하며 보통 2시간~3시간 후에 돌아온다. 이런 행동이 반복되자 인사부 측에서는 사전에 목적지와 목표 따위도 함께 전달하라고 부탁했다. 처음 몇 년 동안은 이를 잘 준수하다가 근래 들어 아무 말도 않고 몰래 나가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상황의 대략적 조사를 위해서 무아 씨가 밤에 나갈 때 몰래 뒤를 쫓았다.

윤성재: 어땠어요? 눈에 띄는 게 있던가요?

유서진: 아니. 자기가 평소에 말한 거대로 별 걸 하지는 않았어. 내가 있는 건 확실히 몰랐을 건데, 마을 주변에 있는 야산에서 가만히 있더라고.

윤성재: 명상이라던지?

유서진: 뭔가 힘을 모은다던가, 집중을 주의한다던가, 같은 느낌은 없었어. 그냥 멍하니 있으면서, 가끔씩 빙글빙글 돌고. 그게 전부야.

윤성재: 우려했던 건 아니라서 다행이군요.

유서진: 딱히. 회원이랑 나 말고도 거기에 한 놈 더 있었어. 아, 뭐 외부 단체랑 접선… 그런 건 아니니까 긴장 풀고.

윤성재: 자세히 말해보세요, 외교부장.

유서진: 처음에는 그냥 시설물 조명 같은 건 줄 알았는데, 멀리 나무 사이사이에 뭔가 숨어서 지켜보고 있었어. 회원을.

윤성재: 심령입니까?

유서진: 죽은 것 같지는 않아. 사람처럼 생겼고, 분명 잘 숨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놈도 어느새 나를 지켜보고 있더라. 무아가 하산하니까 그 놈도 같이 사라졌어.

윤성재: 흠… 재단이나, 연합일 것 같나요?

유서진: 그런 기관들이랑은 아무래도 결이 다른 것 같은데. 그런 기관놈들은 무슨 제복 같은 걸 입어서 구분이 편한데… 그 놈은 딱히 그런 걸 알 수는 없었으니까.

윤성재: 그곳에 원래 뭔가 있었을 가능성은?

유서진: 그런 건 아닌 것 같아. 보통… 산 같은데 있던 것이라면 뭐라 할까, 자연친화적으로 생긴 게 보통이잖아? 그런 느낌은 아니었어. 흠, 회원이 가끔 이상한 옷 입고 다닐 때 있잖아. 한복 같은 거. 오히려 그거랑 양식이 비슷한 것 같은데.

윤성재: 무아 양은 알고 있으려나요?

유서진: 모르지. 걔는 우리한테 해줘야 할 것도 얘기 안 해주잖아. 좀 더 봐야 알 것 같긴 한데, 그게 거기 있던 건 우연이 아니라 회원이랑 관련 있다고 봐.

윤성재: 그건 좀 문제가 되겠는 걸요.

유서진: 그래. 이건 노파심에 말해두는 건데. 회원을… 퇴출하는 방안도 고려해줬으면 좋겠는데.

유서진: 너무 이상하게 듣지는 말라고. 걔가 뭐하다 굴러 들어온 놈인지는 몰라도, 우리한테 말해줘야 할 것도 말하지 않고 수상한 행동이나 하는 걸. 솔직히 말하면 저게 유령인지도 잘 모르겠어. 그, 칼에 빙의한 놈처럼 아예 어디에 들러붙은 거면 몰라, 저건 그냥 자유자재로 변신하잖아?

윤성재: 아직 결정적으로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으니까요. 당장에 우리 회원으로 받아줬는데 내칠 수는 없겠죠. 그나마 개선의 행동은 보이고 있으니까… 최대한, 노력 해봐야죠.

유서진: …그래. 후속 보고나 준비해 놓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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