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존재 데이터베이스 항목
위협 식별문구: KTE-1819-블랙-언터쳐블-블리트 ("뒷간들The Bathrooms")
- 블랙 (Black): 반신.
- 언터쳐블 (Untouchable): 비물질적.
- 블리트 (Blit): 인식재해.
수권대응기준: 4 (심각한 위협)
설명:
서울시탄천물재생센터 내부 슬러지 탱크에 주둔 중인, 단단한 고치 형태로 둘러싸인 머리카락. 반지름 대략 90cm, 위협존재 자체는 불균형한 형태의 반구 모양을 띤다. 주변 시설에 손상을 주는 행위는 포착되지 않았지만, 가까이 접근할 경우 확률론적 방어기제1 사출 및 바닥에서 솟아나는 머리가락 덩어리를 이용한 물리적 방법으로 방어한다.
KTE-1819의 또 다른 초상성은 개체가 일반적인 인간을 대상으로 지닌 인식재해 / 비물질성에서 기인한다. 일반적인 인간은 위협존재를 보거나 만질 수 없다. 개체와 상호작용하는 다른 물체도 마찬가지이다.2 KTE-1819와 상호작용하려면 두 조건 중 하나를 만족시켜야만 가능하다. 1. 기적술 혹은 장비를 활용해 EVE 잔여물 등을 인식하고 만질 수 있을 것. 2. 일종의 영안(靈眼) 능력이 존재하며, 이를 통해 무속학적 주술로 심령독립체와 상호작용할 수 있을 것.
이론상, 그리고 자료상 위협존재의 분류가 타입-블랙임에도 불구하고, KTE-1819는 신앙적 요소, 타 생물에 관한 우월감, 그리고 자신이 섭취하는 아키바 방사선의 유래에 관한 재해 등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러한 타입-블랙의 공통분모에서 벗어나는 행동이 의도적인지, 혹은 우연인지는 불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특성을 토대로 위협존재가 일종의 휴면 상태이며, 특정한 조건하에 깨어나 인류를 위협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발견:
연합은 KTE-131-패럴랙스-로부르 내부 제1430평가조 ("하늘 높이") 로부터 위협존재 활동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받았다. 이는 요하자면 강력한 타입-그린, 최악의 경우 타입-블랙이 넥서스 내부를 돌아다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전보였다. 직후 진행된 조사를 통해 타입-블랙 개체가 넥서스의 차원 불안정성을 이용해 서울 성수대교 인근으로 도주했다는 점을 인지했고, 조사 끝에 서울시탄천물재생센터 내부의 강력한 EVE 일그러짐을 포착했다.
센터 내부로 제1119평가조 ("서울, 2020년.")3가 진입했으며, 위협존재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개체의 특성상 접근하려던 평가조 인원 둘4이 중상을 입는 사태가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제1119평가조는 분석 샘플을 챙겨 안전하게 복귀했다.
위협존재가 주둔한 지역은 서울 중심부에서 살짝 거리가 있으나, 인근에 위치한 공원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여 SCP 재단과의 협업하의 신속한 청산 시도가 계획되고 있다.
청산:
타입-블랙이라는 의미의 중요성상, 고등사령부는 지속적인 청산 시도보다는 한 번의 확실한 타격으로 제거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하였다.
현재 SCP 재단과의 합의하에 협동 청산 시도가 계획 중에 있다.
프시케 기록
외보전원
국토명당풍수지리학회
고등사령부 명령 하에, 심령독립체 및 대한민국 무속 문화에 정통한 단체를 중심으로 KTE-1819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었다. 이하는 외보전원과 국토명당풍수지리학회 소속 무속공학 전문인력 연구하에 작성된 KTE-1819에 대한 총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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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E-1819에 대한 논의와 요약
외보전원 비록에 유사한 개체가 기록된 바는 없습니다만, 한국 신화에서 오물, 머리카락, 그리고 신과 관련된 독립체란 역시 측신밖에 없습니다.
측신은 뒷간의 신으로서, 집 안에서 사는 이들에게 축복을 주는 조왕신이나 문전신, 오방신과는 다르게 일종의 악신으로 묘사됩니다. 계모 설화나 악녀 설화와 유사한 행동을 취하는 인물로서, 가택신 관련 사료인 "문전본풀이" 를 보면 오형제의 아버지인 남선비를 꾀어내고 눈을 멀게 한 다음, 오산부인과 아들들까지 죽여 한 가정을 차지하려 하는 인물상을 보입니다.
문전본풀이의 끝을 보면 결국 이 남선비 가택의 모든 일원들은 각자 자신만의 영역을 수호하는 신이 되고, 가택과 오방신의 유래를 설명하며 끝납니다. 이러한 설화가 진실, 혹은 최소한 있어 왔던 일을 각색한 형태의 이야기라고 가정하고 위협존재의 정체를 추측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국의 전통적인 가택상은 이미 무너져버린 지 오래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 인구 중에서 1인 세대는 40.1%, 2인 세대가 23.8%, 3인 이상 세대가 36.1%라고 합니다. 집 앞을 지키던 주목도 없어지고, 뒷간은 이미 집 안쪽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방과 거실이라는 개념도 원룸을 보면 아예 없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애초에 가택신이라는 개념도 제주도의 신당이 부서지고, 새마을운동이나 일제 치하 이후로 미신타파 운동이 격해지며 자리를 잃었습니다. 이제 그러한 가택신앙적 유물들은 한국 문화 보존 사이트에나 간신히 박혀있는 것이 전부입니다.
최신 통합기적학개론에 따르면 신격독립체의 존재성이나 수명, 흄 준위 등등은 전적으로 신자의 인식에 의지합니다. 가택신을 상징하는 개념과 신당이 무너졌으니, 사실상 본질이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전통 신화에 기반한 타입-블랙 개체들이 늘 그렇듯, 만약 이 위협존재가 정말 측신이라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무언가 되어 있을 겁니다. 물론, 나머지 가택신들도 마찬가지로 그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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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E-1819 주변 지형에 대한 풍수지리학적 견해
KTE-1819가 한국의 무속학적 법칙을 따르는 신격독립체라고 가정할 때, 개체가 위치한 곳의 풍수지리학적 특성은 매우 특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풍수지리학에서, 용이란 산의 흐름과 능선을 말합니다. 혈이란 사람이 살거나 죽어 묻히는 자리로, 양택과 음택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양택이 건물이 지어져 사람이 모이는 곳, 음택이 묘지가 건설되는 곳입니다.
한국의 신격독립체는 무의식적으로라도 풍수지리학적 혈기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 청산했던 LTE-2676-블랙-듀엣 건을 예시로 들 수 있겠습니다. 그때도 신격독립체는 정확히 혈맥 앞의 음택에 들러붙어 수색이 용이했고, 공격당하고 나서도 마찬가지로 용 바깥으로 나가지 못했습니다. 이들은 풍수지리의 맥락을 알고 이용하려 합니다.
문제는 KTE-1819는 조금 많이 이질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위협존재가 위치한 서남물재생센터 주변은 이미 평탄화 작업이 많이 진행된 곳입니다. 혈의 모양 종 잠룡입수라는 모양이 있습니다. 산의 용이 평지에서 사라진 다음 중간에 혈을 맺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만큼 평지란 용을 끊는 모양이면서도, 그 중간 어딘가에 주변 모든 산맥을 집결한 혈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 특성이 영향을 끼칠지도 모릅니다.
또한, 서울의 풍수지리의 가장 큰 주도자는 강입니다. 도시 자체가 한강을 중간에 품으며 생겨났으니까 당연한 일입니다. 풍수에 따르면 강물이 동서로 흐르며 둘이 만나는 장소가 길하고, 역으로 물이 들이치는 곳은 흉하다고 합니다. KTE-1819가 주둔하는 탄천물재생센터는 두 개의 강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양재천과 탄천 모두 남쪽에서 발원해 북쪽을 향합니다. 탄천물재생센터는 그 중간, 강의 흐름이 서로 합쳐지는 명당에 위치해 있습니다.
만약 KTE-1819가 그런 의도를 가지고 저 장소에 자리잡았다면, 굳이 그 장소에 가만히 있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주인없고 혈맥이 생생한 장소에서, 자신이랑 가장 관련 있는 거대한 시설에 들러붙는 것은 어느 신격독립체나 원하는 바니까요. 식당으로 비유하자면, KTE-1819는 지금 주인 없는 뷔페에서 돈도 안 내고 모든 음식을 퍼먹고 있는 꼴입니다.
빠른 청산이 필요해 보입니다.
프톨레미 기록
세계 오컬트 연합
SCP 재단
이하는 현재 승인 단계에 있는 KTE-1819 청산 계획에 이용될 장비의 목록이다. 계획 변동에 따라 기용 장비가 달라질 가능성이 존재하니 주의를 요한다.
병참감부-AOD-1819 번호 지정명 제목 수량 1 AltGen-PDG 확률론적 방어장 생성기 2 비고: KTE-1819가 무속학적 개체라는 점에 기반해 선정되었다. 김-사일러스 엔진을 이용한 방어장 생성기는 인공신통력기관을 이용해 무속학적 위협존재의 탈출과 공격을 방지한다. 2 AltGen-AMC 2세대 삼인탄총 7 비고: 인년 인월 인일에 대량 제작한 총탄과 총신을 이용하는 대무속병기. 악신적 원형을 지닌 개체와 심령독립체들 상대로 매우 효과적인 위력을 보인다. 3 AltGen-AMS 사인검 1 비고: 인년 인월 인일 인시에 단조된 검. 원시적인 재래식 근접 무기라는 점에서 그 유용성이 떨어지지만, 사인검 자체가 역사적으로 상징하던 힘에 의거한 유사의 원리, 사인이라는 특성 자체의 권위, 그리고 양기의 무속학적 특성을 고려해 배치되었다. 4 +2Gen/GenAlt-EG 생명약동반응수류탄 8 비고: 개체의 크기를 고려해 효과적인 청산에 유용하다 판단되어 저 대원들에게 지급되었다. 4 +2Gen/GenAlt-SUM 초생명약동추적 특수작렬포("SUM") 1 비고: 개체가 휴면 상태일 수도 있다는 추측에 의거, 비상상황 발생 시 작동 용도로 배치됨.
상기한 전력 외에도 SCP 재단 측 기통특무부대 및 고유무기의 투입이 논의 중이다. 현재 재단 측에서 투입을 확정한 전력은 이하와 같다.
기동특무부대 무호-17 ("도시 한가운데")
- 대도심 격리 작전에 전문화된 부대. 서울 내부에서 다양한 격리 작전을 수행한 경력이 있으며 , 기적학적 개체 또한 격리한 사례가 존재한다.
기통특무부대 천도-9 ("천년장자")
- 무속학적 위협 전문 대응 부대. 주술과 한국의 무속학적 술식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사인검, 삼인탄 등을 사용하며 이전에도 역병신과 유사한 존재를 격퇴한 바가 있다고 보고됨.
2세대 무속학적 배터리
- 신통력기관이 전기 등과 비슷한 특성을 지니는 것을 응용해 신통력을 축전할 수 있는 형태의 기기. 다량의 신통력이 요구되는 무속학적 주술을 행할 때 사용할 수 있다.
피직스 기록ⓘ 0
현재 한반도 내 1227번 기지 (등록명 "초열") 에서 감시 중. 청산 예정일에 제9126타격조 ("수방관") 출동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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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각, 마루공원.
한울은 가만히 자리에 앉아 있었다. 밝게 빛나는 주변 조명에 비치는 한울의 얼굴이 퍽 처량했다. 재단에게 전부 말했다. 아마 이제쯤 가면 연합도 알 것이다. 허나 이들이 진정으로 측신을 제압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최소한 그가 보기에 재단이나 연합 같은 조직들은 몇백 년 묵은 한이라는 것이 얼마나 흉측한 것인지 모르는 모양새였다. 그저 또 하나의 수집품, 또 하나의 불쏘시개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치부하기에는 저 멀리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너무나도 거대했다.

숨을 들이쉰다. 어두운 기운이 느껴진다. 이 기운의 소유자는 필시 오랜 시간동안 한 변혁만을 증오하고 있었을 것이다. 마치 명작 <파우스트> 의 결말처럼, "멈추어라!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 하며 시간이라는 헬레네를 잡고자 한다. 그러나 풍겨오는 쾌쾌한 냄새는 그 소유자가 결국 실패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손에 든 컵을 흔들자, 플라스틱 컵 안의 얼음들이 달그락거리며 시위한다. 이곳을 떠나라. 재단과 연합이 처리하게 내버려두어라. 더 이상 관여할 것이 없다.
여기서 얼마 안 가서 탄천물재생센터가 있다. 서울 오폐수처리장 중 하나인 그 곳 옆에는 이 마루공원이 세워졌다. 혐오시설이라는 기류를 깨기 위해서였다. 단순하게 생긴 이곳은 개 산책하기에 참으로 알맞는 곳이었다. 조금 더 직설적인 말로 하자면, 이미지 개선 사업은 꽤나 성공했다는 얘기다. 한울이 여기 온 까닭 또한 이 공원처럼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한울은 다시 한번 측신에게 당했던 때를 회상한다.
"그럼, 네놈이 평생 숯 빨던 곳에서나 만나지. 다음에 만날 때는…"
평생 빨래만 하던 곳. 한울의 세탁방이 기반을 둔 강이자 동방삭을 잡은 장소. 측신은 그곳에서 담판을 짓고자 하는 걸까? 뭐가 됐든 저 오폐수처리장 어딘가에 거대한 오(汚)가 있음은 확실하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이미 반쯤 확실하다. 불견시도. 하지만 그렇기에 온다. 눈을 돌릴 수 있음을 알기에 온다.
머릿속에서 지워야 한다. 한울은 다시 탄천에 대해 생각해 본다. 동방삭. 그를 여기서 오랏줄에 매달았다. 얼마나 기묘한 사람이던지! 아는 사람, 아니, 인간 한 명도 없는 서천 한복판에서 재판을 질질 끄는 법을 터득하다니! 어쩌면 진정한 승자는 동방삭일지도 모르겠다. 귀찮게 구는 차사도 사라졌고, 재판도 몇천 년은 더 남아 있으니. 요즈음은 서천 컨트리클럽에서 장생심리상담멘토인가 뭔가를 하며 벌고 산단다. 그는 흐름에 질문을 하는 입장이 아니다. 그걸 타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입장이지. 객사자의 객 자가 사 자보다 큰 꼴이다.
일순간, 주변이 조용해졌다. 바람이 불었다. 날씨와 달리 그리 노곤하진 않았다. 모두가 부동했다. 제육감에 따른 선택이었다. 한울의 동공이 커졌다. 어떤 일인지 모를 것이 일어났다. 정체 모를 기담과도 같았다. 그저 일어났다는 사실만 알 수 있었다. 도대체 뭐지? 누가? 왜? 뭘?
금속 바 수 개의 분쇄음이 울렸다. 대답. 파편들은 화답하듯 하늘로 날아오른다. 주변 나무가 나부낀다. 아래쪽에서는 오수 배출로로 만들어진 오선지가 흐른다. 그 음표는 터져나간 파이프다. 비명소리. 수십이 반대쪽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또 수십이 맥없이 고꾸라진다. 수만의 고운 먼지 입자가 눈을 가른다. 다시 한번, 큰 파열음.
먼지구름이 거친다.
슬러지 탱크가 부서져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