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념촬영하는 타마요씨의 부친(왼쪽)과 요시카즈(오른쪽). 코이가레증기선 본사에서 촬영.
"생명체(요시카즈)의 사정 청취"
이 생명체는 “요시카즈”라는 일본풍 이름을 자칭하고 있다. 본명은 복잡한 발음에 난해하게 장대한 이름인 듯하지만, 우리와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미리 일본식 이름을 준비하였다는 듯하다.
요시카즈는 태평양 해저에 존재하는 불명의 국가(이하, 해저국이라고 호칭)에 살았다는 것 같으며, 최근까지 쿠시모토정 출신의 여성과 동거했다고 이야기한다. 요시카즈라는 이름도 이 여성에게 받은 것이며, 일본어도 이 여성에게 배웠다고 한다. 요시카즈의 증언을 바탕으로 이 여성이 누구인지 특정한 결과, 12년 전 해난사고로 행방불명된 카마타 타마요(鎌田 珠代)씨(당시 19세)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요시카즈는 상륙 목적을, 『타마요씨는 12년간 동거한 끝에 사고사 했으며, 타마요씨의 유족에게 유골을 전달하기 위해 상륙했다』고 설명했다. 요시카즈는 유골함에 담긴 유골을 지참하고 있었고, 이 유골을 감정한 결과 타마요씨의 유골이 틀림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유골은 요시카즈의 희망에 따라 유족에게 전달되었다. 유족들은 요시카즈의 존재에 경악하면서도 유골 반환에 대하여 감사의 말을 전했다.
"요시카즈와 타마요씨의 생활"
유골을 반환하는 자리에서, 요시카즈는 타마요씨와의 생활이 어떠했는지 유족들에게 설명하였다.
「타마요씨와의 만남은 12년 전, 제가 임무지를 초계 중이었을 때의 일. 심하게 출혈하며 물속으로 가라앉는 타마요씨를 도와준 것이 계기였습니다」
요시카즈는 해저국의 병사답게, 타마요씨가 해난사고로 크게 다친 채 해저로 가라앉는 것을 보호했다는 듯하다. 해저국에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 듯, 미지의 생물이었던 타마요씨를 어찌해야 좋을 지 몰라, 일단 해저국의 병원으로 데려갔다고.
해저국에는 높은 수준의 의료기술이 존재하는 듯, 해저국 관점에서 미지의 생물의 치료였음에도 불구하고 타마요씨의 치료는 성공, 회복한 타마요씨는 요시카즈와 공동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폐호흡을 하는 타마요씨를 위해 수중호흡을 가능케 하는 아티팩트를 준비한 이야기 등, 요시카즈는 타마요씨와의 생활담을 여럿 이야기했다.
이 에피소드들을 들은 타마요씨의 모친이 요시카즈에게 질문했다.
「그런 관계라면 당신과 제 딸은 부부 같은 관계였나? 아이들은 있는지?」
예고없이 훅들어간 질문이지만, 12년간의 동거기간에 만남의 배경을 가미하면 그런 예상을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행방불명된 딸에게 아이가 있다면 그것은 딸이 남긴 손주가 되는 셈. 요시카즈를 벌써 받아들인 타마요씨의 양친으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일지도.
「아니오. 저희의 관계를 부부라고 불러도 좋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정도의 관계는 아닙니다」
「애초에 제 종족의 번식은 모체가 체외에 알을 낳아야 시작됩니다. 그래서 그런 건 있을 수 없어요」
요시카즈의 종족은 어류와 같은 방법으로 번식하는 듯, 요시카즈는 손주의 존재를 부정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유대는 깊었고, 동거생활은 충실했다고 말했다.
「제가 먼 길을 와서 이 땅을 방문한 것은 죽은 파트너에 대한 조의입니다. 적어도 타마요씨는 제게 소중한 사람이었습니다」
라고 말하는 요시카즈. 무슨 감정을 내포한 표정인지는 읽을 수 없었으나, 타마요씨에 대한 생각은 틀림없이 전해져 왔다. 타마요씨의 부모는 다시 한 번 요시카즈에게 감사인사를 하며 뜨거운 포옹을 나누었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종족 간이지만, 거기에는 분명히 옹서간의 유대가 싹트고 있었다.
"요시카즈의 고향의 수수께끼"
사건도 일단 낙착, 요시카즈는 선량하고 우호적인 지적생명체였다. 그렇다면 우리로서는 요시카즈의 출신지인 해저국이 어떤 장소일지 궁금해진다. 본지 특파원은 요시카즈에게 협력을 의뢰하여 해저국까지의 안내를 의뢰했다. 요시카즈는 이 요청을 흔쾌히 수락, 해저국의 취재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 취재는 결과적으로 실패했으며, 기묘한 사실만 밝혀졌다.
해저국은 키이반도에서 약 170 km 남하한 태평양 해저에 존재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 지점은 어떠한 이유로 인해 해저국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어려웠다. 이 지점은 1185년 발생한 난카이해곡 지진과, 그 지진에 의해 유발된 해저화산 분화로 인해 해저가 밀어올려지면서 지금은 얕은 천해대가 되어버린 곳이다. 태평양 일본 근해를 항행하는 화물선이 좌초 우려가 있어서 우회하는 해역이며, 반면에 난카이 해곡 지진을 연구하는 조사선은 자주 접근하는 해역이다. 난카이해곡 지진의 흔적이 조사되었다는 것은 물론 이 해역은 최근에도 학자들에 의해 조사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해저국의 존재 같은 것은 보고된 적이 없다.
본지 특파원이 코이가레증기선사의 협조를 받아 실제로 현지를 조사해본 결과, 역시 해저국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발견된 것은 이 해역에 특징적인 방상절리 해저지형 뿐. 이 조사에 요시카즈도 참가했지만, 요시카즈 자신도 이 결과에 놀라서 스스로 잠수해 수색을 실시했으나 결국 해저국은 발견되지 않았다. 요시카즈 왈, 해저국은 틀림없이 이 지점에 존재할 것이라며, 몹시 동요한 모습이었다.
"요시카즈의 향후"
요시카즈는 아직도 해저국을 찾고 있지만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요시카즈는 사실상 살 곳을 잃었고, 갈 곳이 없어졌다. 타마요씨의 부모가 요시카즈의 신원을 인수하겠다고 나섰지만, 요시카즈의 존재가 정상성유지기관에 발견되면 요시카즈가 위험한 데다, 타마요씨의 양친에게도 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코이가레자키 역장(役場)에서는 요시카즈에게 코이가레자키에 거주할 것을 권하고 있지만, 요시카즈는 해저국을 포기하지 못한 듯 아직 회답을 보류하고 있다.
요시카즈는 앞으로도 해저국 수색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본지는 이를 지원할 생각이다. 해저국에 관한 정보를 갖고 있는 독자 제현의 본지 앞으로의 정보제공을 부탁드린다.
【야나세 사카에(柳瀬 栄)・죠지 R(ジョージR)】
【관련 기사】
아틀란티스는 실재하였다? 엘마외교가 정보공개
아리무라구미, 밀어 트러블로 SPC와 대립
타이탄호 폭축사고… 선체 외벽에 대량의 손자국
시코쿠지방, 호주대륙의 유체일 가능성
호주대륙, 무대륙의 유체인 것으로 확정
잘 이해되는 해설: 히로스에 데스크의 질그릇 까부수기
▲히로스에 타카유키 메이지대 정치경제학부 졸, 토헤이중공 총무과에서 10년 근속하고 퇴사, 코이가레자키신문사에 입사. 오더메이드 베개를 구입했으나, 키우는 개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해역 조사에는 저도 동행했습니다. 이 얕은 난바다에 존재하는 암석은 규칙적으로 잘 다듬어진 것처럼 보이고, 계단 등의 인공물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기에 언뜻 보면 어떤 문명의 흔적인가 싶지만, 이것은 사실 마그마가 냉각했을 때 규칙적인 균열이 생기고 그 균열을 따라 침식이 진행되며 발생하는 자연지형이라고 합니다. 그 명칭은 방상절리라고 하며, 요나구니섬 근해 등지에서도 같은 해저지형을 볼 수 있습니다.
인공적인 의장이나 문명의 존재를 시사하는 요소가 발견되지 않아, 해저국이 이 해역에 존재하리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습니다. 잔혹한 표현이지만, 요시카즈의 수색활동도 결실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번 건에 있어서 정상성유지기관들은 그다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요시카즈의 존재를 본지 특파원이 신속히 은닉하여 정보가 추적되지 않은 것 같지만, 그 후에도 키이반도 앞바다에 출몰하는 요시카즈에 대하여 눈에 띄는 액션이 없는 것도 현실입니다.
제 예상입니다만, 정상성유지기관 시점에서 보아도 키이반도 앞바다에 해저국은 존재하지 않는 것 아닐까요. 요시카즈의 수색작업에 코이가레자키 자경단이 동반하고 있습니다만, 코이가레자키 자경단과 요시카즈가 키이반도 앞바다에 출몰하는 것에 대하여 어느 정상성유지기관도 무관심한 것 같습니다. 재단은 코이가레자키 자경단과 요시카즈를 견제하는 듯 해역에 출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습격하거나 하지는 않고 느긋하게 관망하는 모양새입니다. 이것은 이 해역이 변칙성과는 거리가 먼 지역이며, 코이가레자키 자경단과 요시카즈가 나타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관점이 정상성유지기관들 사이에 존재함을 시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히로스에 타카유키】
전문가의 소감: 뱀의 길은 뱀
미나모토노 요시이에(源 義家) 코이가레자키 자경단 단장, 전 무츠국 국사(国司) 무츠노카미
▲미나모토노 요시이에 헤이안 중후기의 무장. 미나모토노 요리토모, 아시카가 타카우지 등의 후손을 남김. 초고대문명인의 변칙적 지식을 얻었으며, 변칙식물을 조종하는 이능력자. 숨겨진 비법으로 육체를 갈아타며 살아와서, 현재는 위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요시카즈에게는 자경단에서 주택을 한 채 증여하여 그곳을 임시 거처로 삼고 있습니다. 제 소감으로는, 문제의 해역에 해저국 같은 국가가 존재하리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고, 요시카즈에게는 미안하지만 수색은 허사로 끝나리라 생각합니다.
문제의 대지진, 정식 명칭은 문치(文治) 지진이라고 불리는 그 지진이 일어난 것은 1185년 8월, 제 후손 요리토모가 카마쿠라막부를 개부하고 열마 되지 않았을 무렵입니다. 당시 저는 신체를 갈아타며 암약하고 있었고, 남양제도에서 순천왕(舜天王)을 도우며 류큐왕국 건국을 획책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있던 오키나와까지 산사태와 해일이 발생했었고, 혼슈에서도 연안부가 해일에 휩쓸렸을 뿐 아니라 내륙부에서도 우지바시(宇治橋)가 붕괴하거나 법승사(法勝寺)가 붕괴하는 등, 각지에서 사망자 다수의 괴멸적 피해를 초래했습니다.
지진이 발생하자 저는 순천왕의 곁을 일시적으로 떠나 귀경하기로 결단했습니다. 도읍[현 쿄토]에서는 「헤이케의 저주다」, 「요리토모가 조정에 칼을 돌리려는 전조다」 등 집단히스테리 같은 미신이 유포되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한편 카마쿠라 측은 반대로 냉정하여, 막부에서 파견한 학자가 태평양을 답사하였습니다. 학자가 남긴 문헌에는 『키이반도 앞바다 해저에 지형의 변화 있음』이라고 기록되어 있어, 이것이 이번에 요시카즈가 지시한 해역을 가리킨다고 생각됩니다.
해저국과 요시카즈의 화제가 보도될 때마다 『재단 등 정상성유지기관이 해저국의 존재를 통째로 지워버린 것 아니냐』는 지적을 자꾸 듣는데, 재단 따위 존재하지 않았을 정도로 오래 전부터 그 해역에 해저국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요시카즈는 어디서 온 것인가, 이제는 요시카즈 본인조차 모를 것입니다. 요시카즈의 말이 맞다면, 지금 이 순간에도 키이반도 앞바다에 해저국이 존재하고 그 주민들이 영위하고 있다는 것이 됩니다. 요시카즈의 존재를 생각하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이상할 해저국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모순. 본건에는 단순한 『있었다』, 『없었다』가 아닌 신비적 작용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리스가와 젠린스(有栖川 ジェンリンス) 재단 지정 요주의 인물, 영능력자 PoI-9812
▲아리스가와 젠린스 에세이 작가, 드랙퀸으로 활약 중. 영능력자로 알려져 있다. 현재는 초상사회에서 자신의 소수자성 때문에 고뇌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지원활동에 힘쓰고 있다.
타마요씨의 죽음을 저의 영능력으로 검안했습니다. 타마요씨가 약 2주 전에 영도(霊道)를 지나간 흔적이 확인되는 바, 타마요씨는 확실히 최근에 사망한 것 같습니다. 이것은 즉 행방불명된 날로부터 최근까지 12년간 타마요씨가 어딘가에서 생존해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요시카즈 자신이 찾아도 찾을 수 없는 해저국. 지금까지 밝혀진 여러 요인을 보면 해저국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코이가레자키의 유식자들도 해저국의 존재를 부정하는 분이 압도적 다수를 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저국이 없다면 타마요씨는 어디서 어떻게 12년의 세월을 보냈다는 것입니까? 해난사고를 당한 후 12년간 주위에 작은 도서도 존재하지 않는 키이반도 앞바다에서 살아있는 몸의 인간이 12년을 살아가는 것은 당연 불가능입니다.
해류를 타고 무인도 등의 육지에 타마요씨가 표착했다가 최근 들어 사망했을 가능성도 존재합니다만, 요시카즈씨가 타마요씨의 가족이나 고향에 대하여 알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요시카즈와 타마요씨의 관계는 양호했다고 추측해 마땅하고, 요시카즈가 거짓말을 할 이유는 찾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요시카즈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그 솔직한 인격에 접해 본 바, 요시카즈의 증언에 거짓이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습니다.
역시 해적국은 존재하지 않았을까요. 해저의 포말처럼 덧없는 꿈의 도시, 거기서 두 사람은 확실히 살았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요시이에 공(公)의 소감을 빌어 말하자면, 요시카즈와 타마요씨의 만남과 이별에는 신비적 현상이 관계하고 있는듯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