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그림
[가명 K]
(고맙습니다!)
비평
thd-glasses
(감사합니다!)
참고한 것
핑크 플로이드 - The Dark Side of the Moon
드니 빌뇌브 - 《듄》
칼 구스타프 융 - 『레드 북』
캘빈 S. 홀 & 버논 J. 노드비 - 『융 심리학 입문』
칼 구스타프 융 - 『분석 심리학 강의』
칼 구스타프 융 - 『심리학과 종교』
핑크 플로이드 & 앨런 파커 - The Wall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 《조도로프스키의 듄》
대니얼 콴 & 대니얼 샤이너트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테리 길리엄 - 《라스베가스의 공포와 혐오》
테드 창 - 『이해』
헤르만 헤세 - 『데미안』
스탠리 큐브릭 -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콘 사토시 - 《파프리카》
루이스 웨인 - 붉은 눈을 한 흰 고양이 그림
이영진 [펜타로기아] - 융과 나치즘 칼럼
유튜브 채널 [요런시점] - 다크나이트 리뷰
유튜브 채널 [요런 시점] - 듄 및 파운데이션 리뷰
유튜브 채널 [5분 뚝딱 철학] - 융 심리학 소개
유튜브 채널 [너 진짜 똑똑하다] - 융 심리학 소개
재단 레퍼런스들
AdminBright - SCP-321 사람의 아이
Navla - SCP-732-KO 잿빛 증류물
Navla - SCP-728-KO 나는 내가 선택한 사람이다
oratio - SCP-590-KO 원조 O5네 순대국밥집
못다 한 이야기
1. 어떻게 녹음되었는가?
작중 시점인 1930년대 당시에는 대부분 축음기가 녹음기로 사용되었습니다. 다만, 축음기의 특성상 오래 사용되지 못하고 쉽게 마모되어, 당시의 재단은 축음기로 녹음 한 것을 곧바로 타이핑 해 문서화 하여 보관하였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작중에서 등장하는 많은 기록은 바로 이런 타이핑 과정에 면담자가 직접 동반하여 당시의 상황을 부가적으로 묘사하였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는 작품 외적으로 영화적인 연출을 더 가미하기 위해 마치 영상기록처럼 묘사된 녹화 기록에 대한 작품 내적인 설명입니다.
2. 칼 융 박사의 말년
작중의 주요한 테마를 후회감으로 잡아서 이렇게 묘사되었지만, 실제론 칼 융 박사님은 말년까지 총명함을 잃지 않고 여전히 뛰어난 심리분석가로 활동했습니다.
가장 중요하고, 또, 오해의 여지가 있는 고증오류라 이 점을 여기서 명확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3. 제7차 오컬트 대전
본래 2차 대전이 시작된 이후로 제3법칙 카논에 등장하는 오컨트 대전의 내용도 엮어볼 생각이었습니다. 고대 신의 이미지는 모두의 정신을 지배하는 거대한 정신체와 맞닿아있잖아요? 후기 익시온 프로젝트가 우려하던 그 위협이 이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들 계획이었습니다만, 현실적인 내용을 메인으로 끌고 가는 만큼 그런 약간은 판타지적인 내용이 등장해 버리면 김이 샐 거 같아서, 그리고 막상 쓰려니 플롯이 중구난방으로 꼬여버려서 도려내었습니다.
4. 마야의 서브플롯
마야 T. 미첼을 중심으로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해 다루어 보고 싶었습니다만, 여백이 부족하여 다루지 못했습니다. 제7차 오컬트 대전을 도려낼 때보다도 더 눈물이 나더군요. 특히 9화와 10화의 플롯이 너무 꽉 끼어있던 터라 이것을 해결하는 데 너무 힘이 들어 슬럼프까지 조금 왔었네요.
5. TMI
- 어쩌다 보니 마지막 10화를 작성하던 때가 공교롭게도 칼 융 박사님의 기일이었습니다. 이것도 싱크로니시티의 일환인 걸까요?
- 칼 융 박사님은 자기 욕구가 그리 크지 않은 분이라는 점을 반영하여, 분심부에서 직접 설계한 정신신호 해석장치는 그저 '아키텍쳐'라고만 부른 것으로 설정했습니다. 이후에 윤금선 교수가 Jungian이라는 직접적인 언급을 포함하여 역두문자로 J.U.N.G. 아키텍쳐라는 네이밍을 만들었죠.
- 여러 나라 출신이 많이 등장하고, 융 박사님은 다국어에 능통하셨지만, 작중에선 언어와 관련한 부분의 묘사는 조금 뭉갰습니다.
6. 그래서 그 위협은? 태양은?
글쎄요, 그건 뭐였을까요? 대답은 여러분의 몫으로 맡기겠습니다.
연표
1875: 칼 융이 태어난다.
1907: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칼 융이 만난다.
1912: 칼 융이 프로이트에게 절교를 선언한다.
1913: 칼 융이 1차 세계대전을 예견하는 홍수의 꿈을 꾼다. 레드북의 작성을 시작한다.
1914: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
1918: 1차 세계대전이 종전한다.
1930: 테런스 맥퀸이 그의 별장으로 향한다. 칼 융이 SCP 재단에 들어오고, 익시온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1931: 기존 초심리학부가 칼 융 휘하에서 분석심리학부로 개편된다.
1933: 나치당이 집권한다.
1934: 히틀러가 총통의 자리에 오른다
1936: 앨런 튜링이 튜링머신을 제안한다. 칼 융과 맥그리거가 광야에서 환영을 본다.
1939: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사망한다.
1940: 익시온 프로젝트가 해체된다. 칼 융이 재단에서 퇴출당한다. 분석심리학부가 해체된다.
1945: 2차 세계대전이 종전한다.
1960: 이██ 교수가 칼 융의 자료를 가지고 한국지역사령부에 분석심리학부를 창설한다.
1961: 칼 융이 사망한다.
작가의 말: 메이킹
이 연작의 최초의 아이디어는 2021년 08월쯤에 생겼습니다. 무려 2년 정도 되었군요. 칼 융의 싱크로니시티 이론과 그의 제자인 오마르 울웨와의 관계는 그때부터 중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었죠. 그때는 심지어 분석심리학부라는 설정도 없던 때였습니다.
이 설정을 계속 마음 한 켠에 둔 채로 여러 책을 읽으며 융 심리학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를 우선적으로 쌓았고, 그러면서 22년 2월쯤에 이거를 한데 묶어 이전에 대충 정신 관련 분석 장비 이름으로 끼워 넣은 JUNG 아키텍쳐와 SCP-4024를 연결짓기 해 분석심리학을 중심으로 연구하는 연구부서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반쯤 장난삼아 지은 이름인 천세윤, 강다홍, 곽수일, 윤금선을 시작으로 한국지역사령부의 분석심리학부 설정이 구성되기 시작했고, 그 스케일은 점차 커지더니, 현재는 어엿한 한국어 위키의 인지도 있는 캐릭터와 학부가 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현재 시점의 분심부 작품을 쓰면서도 계속 이 융 박사님을 주연으로 한 연작 아이디어를 마음속에 두었고, 22년 4월, 드디어 작성에 들어갔습니다. 처음 아이디어는 3편으로 이루어진 짧은 작품이지만, 시공간을 초월하여 얽히는 상징을 표현하기 위해 CSS로 flex 구문을 통해 페이지를 둘로 나누고 과거와 미래의 이야기를 동시에 쓰는 식으로 구상했었습니다. 마지막은 이야기의 중간 시점에서 만나지요. 영화 <메멘토>처럼요. 그래서 첫 글은 융 박사가 재단에 들어오는 장면과 퇴출당하는 장면이 동시에 진행이 되고, 그 시간의 차이를 넘어 황금 풍뎅이가 날아오는 것으로 연출하고자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야기의 클라이막스가 앞에, 그리고 상대적으로 시시한 한 뭉치의 파트가 마지막에 오게 되는 점과, 특유의 퍼즐처럼 얽힌 그 야심 찬 구조를 제가 감당할 수 없어 그 구조는 해체하고 시간순으로 나타내어 5편짜리 중편을 계획했습니다.
그러나 이 5편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니, 막상 이야기가 너무 텅 비어 있더란 거죠. 그래서 나름대로 서브플롯을 하나 넣기로 했는데, 그게 바로 1차대전을 예견한 환영을 본 융 박사님의 일화를 중심으로, 2차대전을 예견하는 프로젝트를 구상해 봤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이게 곧 메인 줄기가 되었죠.
5편 만으론 이 이야기를 보여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작품은 7편 기획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 가 좀 더 초대의 분석심리학부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융 박사님과 맥퀸, 오마르뿐이던 프로젝트의 참여인원을 늘리고, 각 인물을 더 조명하기 위해 마야 미첼과 로이 맥그리거도 추가되며 기획은 9편으로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마침 이 사이에 보았던 영화 <듄>과 <핑크 플로이드의 벽>도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 작품들이 익시온 프로젝트에 사이키델릭이라는 방향성을 확고히 잡아준 일등공신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오마르가 O5-12가 되어가는 서브플롯을 추가하며 다른 O5-12로 유명한 애덤 브라이트를, 그리고 이후에 속편처럼 내고자 한 프네우마 프로젝트에 대한 구상이 점차 윤곽이 잡히며 이를 예고하기 위한 에피소드를 추가하게 되며, 에필로그를 포함한 11편이라는 상당한 분량이 되었네요.
쓰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습니다. 스토리가 사막으로 가기 직전까지 왔을 때, 제가 전체적으로 쭉 읽고는 너무 재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전성기 시절의 닌텐도가 (그리고 어느 정도는 현재도) 그러하듯 밥상 뒤집기를 했습니다. 원래 초안이 있으면 계속 슬쩍 보면서 똑같이 써지곤 하기에 모든 초안을 삭제하고 다시 쓰기 시작했고, 앞서 설명하긴 했지만, 이 시기에 애덤과 프네우마에 대한 이야기가 덧붙여지며 11편 구상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이게 제게 온 첫 번째 인고의 시간이었던 거 같네요.
두번째 인고의 시간은 클라이막스인 사막 씬 직후였습니다. 전술하였듯, 준비되어있는 이야기는 너무 많은데,(7차오컬트대전, 아파르트헤이트, 그리고 초기 설정상 2차대전 내내 융 박사가 분심부에 뭐라도 기여를 해야 한 부분) 이걸 남은 2편 안에 담는 것은 너무 무리였고, 또, 그렇다고 13화로 구상을 바꾸기에도, 이미 클라이막스에서 천천히 대단원으로 내려가야 하는 모습인지라 시간을 더 끌 수는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이때가 제가 재단 창작 생활에서 가장 큰 위기를 겪게 된 때이기도 합니다. 야심 차게 준비한 실험적인 작품은 전례 없는 혹평으로 흑역사가 되었고, 어떻게든 글의 의지를 잃지 않기 위해 이전에 쓴 제 작품의 아쉬웠던 요소를 보완하여 (조금 덜 실험적으로) 장르적 재미를 더했다고 생각한 작품도 여러모로 미묘한 비평을 받고 있었죠.(이거는 다행히도 다른 분의 도움으로 잘 마무리 지을 수 있었네요.) 이때 저는 커다란 슬럼프에 빠졌고, 창작에 대한 의욕을 꽤나 많이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더욱 테마 제작으로나마 재단에 남고자 오랫동안 CSS를 부여잡곤 했죠.
그리고, 이대론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준비된 익시온 연작이 완성을 목전에 둔 이때에, 저는 어떻게든 절 채찍질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다시 처음부터 하자는 마인드로, (완전히는 아니지만) 사막 이후의 분량을 모두 폐기하고 덜어낼 것을 덜어낸 뒤, 드디어 마지막까지 쓸 수 있었습니다.
디스코드 대화방에서의 많은 재단 사람들의 격려와, 또,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슬럼프를 겪은 동료 재단 작가분의 응원 덕이었습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 야심 찬 첫 연작인 익시온 프로젝트를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나블라 였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