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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Wikidot Component]
* By Lt Flops (CC BY-SA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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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제목: 심리상담 기록 - 04kӉ"˜qei2b
저자:
romrom
녹음 시작, 18:00
어제, 꿈을 꿨습니다.
꿈 속에서, 저는 기지 업무에 임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수호하는 자랑스러운 04K기지였습니다.
꿈 속에서, 말단잡이통풀(Nepenthaceae operariuscomestor)은 더 이상 복도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고산지역의 서늘한 기후를 원망하며 녹아들어가던 인원들 또한 더 이상 보이지 않았습니다. 복도에 남은 것은 오직 깨끗하게 닦인 바닥과 서류철을 옮기는 잡무인원들 뿐이었습니다. 기지 벽을 뚫고 나온 가시덩쿨이나, 가끔 보이곤 하던 콩거미 따위도 더 이상 바닥을 기어다니지 않았습니다. 사무실 내부에는 채찍 소리가 부재했습니다. 매일 대략 6 hpmHan per minute 정도의 강도로 일어나는 한은영 이사관보님의 어명들은 전부 얼어버린 듯 조용해졌습니다. 귀가 터질 듯한 고요에 저는 내달렸습니다. 놀랍게도 몸이 따라줬습니다. 저의 혈중 강윤상 농도가 다시 기지 전입 시절로 돌아왔었던 것입니다. 저는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오직 기계처럼 정상적이고 지극히 사무적으로 움직이는 기지만이 영원토록… 그리고 또 영원토록…
꿈 속에서, 티라노 추적자는 더 이상 없었습니다. 기지 외부 마굿간에서 항상 우렁차게 1.111… 등급 인원들의 고기를 뜯어먹는 이들의 생명넘치는 고동은 더 이상 들리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그 자리를 대체했는지 아십니까? 보일러였습니다. 낙후되어 들어간 기름조차 제대로 소화하지 못 하는 나약한 보일러가 기세높고 명예롭던 티라노 추적자의 자리를 대체한 것이었습니다. 그 어떠한 생명도 없었습니다. 오직 남은 기름의 수명을 불태워 기지라는 관 속 시체들의 수명을 늘려주는 장치— 그것뿐이었습니다. 보일러 옆의 날짜가 한참 지난 상태평가서가 펄럭거리며 저를 힐난했습니다. 기지 내부는 초열지옥처럼 덥지도, 배신지옥Treachery같이 차갑지도 아니하였습니다. 은근한 냉기가 돌 뿐이었습니다. 그 어떤 이상성도 없었습니다.
꿈 속에서, 기지 풋살장은 더 이상 Young 하지 않았습니다. 영-함이란 그리 먼 감정이 아닙니다. 주변에 무언가가 트랜드에 따라가고, 물결에 휩쓸리고, 디노세팔로사우르스라던가— 수생공룡에게 먹히는 순간 그것은 영한 것입니다. 나는 안일하여 그것을 믿었습니다. 문을 열자, 사용하지 않아 (혹은 못) 물웅덩이와 넝쿨이 널린 풋살장이 보였습니다. 철망 아래쪽에는 썩어가는 나무판자가 오들거리며 유약한 구조체를 버티고 있었습니다. 저는 울었습니다. 사라진 영함에 울었습니다. 너무나도 슬피. 있잖아요, 기지 인원들끼리 뛰놀던… 이 동산. 그것이 사라졌다는 것이 너무나도 원통했습니다. 저는 저의 안일함과 눌러붙은 청가시덩굴들을 저주하며 떨어진 돌쪼가리를 집어던졌습니다. 돌은 다시 철망에 맞아 떨어졌습니다. 아무도 소리를 듣지 않았습니다. 기지 숲에 거주하는 광인이라던가, 예언가라던가, 여덟다리가시덤불 등등은 없었습니다. 평범한 기지에 평범한 숲에 평범한 낙후된 시설에 평범한 돌이었습니다.
꿈 속에서, 기지 외곽은 환했습니다. 보급로는 낙후된 도로였는데, 아스팔트가 금이 간 것 빼고는 어떤 특이점도 없었습니다. 본디 기지 외곽이란 신성한 강윤상 이사관의 축복을 받지 못 한 자들이 추방되는 곳으로, 지속소(至俗所) 와도 같은 장소입니다. 햇볕 한 줌 들지 못하고 어둠 속에서 모두가 목조여가는 곳입니다. 감사관들이 현현하여 불행한 이들의 살점을 뜯어먹고 시체를 우악스럽게 널부려뜨리는 장소입니다. 끈적거리는 암흑 속에서 영겁의 형벌을 받아 가죽이 벗겨지고 소금에 절여지며 성(聖) 함을 위해 아홉 꼬리 채찍으로 고행하는 곳입니다. 오직 황금 강윤상 동상만이 그 위세를 과시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꿈에서는 달랐습니다. 꿈에서, 기지 외곽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오직 저의 순결함을 위해 우는 저만이 존재했습니다. 숲속을 거니는 감사관도, 고라니도, 산타도, 어느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진겁니다. 나는 언젠가 뒤에서 내부보안부가 나타나 내 사지를 찢어주길 바라면서 "저항" (아시겠지마는, 신성모독적 금어입니다.) 이라는 단어를 몇 번이고 외쳤어요. 그리고 눈을 감았지만, 어느 누구도 오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제 사지를 찢지 않고, 끓는 물에 담구지 않고, 정점 포식자로 인식하지 아니하였습니다. 저는 안전하고 깨끗하고 몸따숩게 살아서 롱패딩을 입고 기지 외부에 있을 뿐이었습니다. 미동도 없는 이 숲 속에서.
어쩌면 그 초자연스러움과 기괴함과 갑작스러움과 번잡함과 고뇌와 슬픔과 눈물과 원망과 환의와 가시덤불국과 낙타 봉우리와 날치알과 로제떡볶이 곱배기가— 말단잡이통풀과 묵시록, 녹아내리는 연구원들, 케이크를 만드는 선임들, 주성환 계사(鷄舍)이사관보, 계단, 계단, 닌자 카타나와 성악과 강 이사관의 무자비한 고문바퀴가 나를 구원한걸지도 모릅니다. 이들은 대체품이었습니다. 네. 아편입니다, 위안이었습니다. 잔인할 정도로 평범하고 맥없던 기지에서, 무색무취의 오피스룸 한가운데에서 제가 떨고 있지 않도록 이런 기지를 만들어준겁니다. 04K는 저를 구한겁니다. 부조리도, 없음None도, 마음의 내벽이 녹는 것도, 꾹 참아온 내리갈굼도, 아말감도,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상도, 리모컨도, 실수로 쏟은 국도, 융해, 융해, 융해, 융해…
그래요, 참 이상한 꿈입니다.
녹음 종료, 19:00
— 사공하나 연구원
강윤상 이사관의 아뮤스 부쉬amuse-bouche로 선택되기 하루 전, 심리상담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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