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327: 메카네교와 낼캐의 비교신화학

과제 8: 당대인의 입장에서 보기

메카네교와 낼캐 계열 신앙들에 관한 비교신화학은 대체로 메카네교 입장에 일면적으로 편향되어 왔습니다. 메카네교에서는 “메카네(THE MEKHANE)”와 “얄다바오트”/“살덩이(THE FLESH)”를 이원적으로 대립시키지만, 낼캐 신앙들은 대체로 이런 이원론을 인정하지 않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으로 메카네교 측의 사상가들은 자기 당대에 메카네교 경전과 과학적·문화적 사유들에 대한 이해를 조화시키고자 시도하여 많은 양의 작업을 남겨 왔습니다.

이번에 내드릴 과제는 이렇습니다. 다음 세 가지 텍스트를 읽고, 다음 질문들을 각각 한 문단으로 구성해서 답을 작성하세요.

  1. 이하 예시로 보여준 텍스트들을 사용하여, “메카네”와 “살덩이” 사이의 관계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진화했는지 설명하라.
  2. 이하 텍스트들 중 두 가지를 선택해서, 각 텍스트의 저자들이 “메카네”와 “살덩이”의 관계를 묘사하는 방식이 어떻게 유사하고 어떻게 상이한지 설명하라.
  3. 이하 텍스트들 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그 텍스트가 그 당대의 정통파 입장과 어떻게 다른지, 이전 강의에서 다룬 문헌들을 인용해 설명하시오.

1. 고대 하왕조와 포스트-하왕조 문헌

황제와 염제

이것은 황제 헌원씨와 염제 신농씨의 관계에 대한 실화이다.

옛날 옛적, 세계의 형태 없음을 대우 사문명이 정복하기 전에, 그러나 사부가 용모를 대동롱에 가두고서는 한참 뒤에, 사룡부모의 넋의 조각들이 세계를 활보하였다. 황제는 천지와 법도의 가르침을, 위대한 구조와 합당한 질서에 관한 모든 비밀을 백성들에게 전하였다. 그는 모든 인간을 천상으로 끌어올리고자 했던 사부의 넋이었다.

염제는 황제에게도 알려져 있었고, 황제는 염제를 존중하였다. 염제는 백 사람 분의 힘으로 자기 땅을 돌보았다. 큰 이랑을 파서 이랑마다 백 섬씩 밀씨를 뿌렸고, 천 리(li)를 뛰어넘어 발톱으로 힘차게 무논을 갈았다. 그러고는 용이 되어 비를 뿌렸다. 이렇게 염제는 백성들에게 농경의 비밀을, 땅을 가꿀 때 사용되는 농기구를, 계절의 변화를 알 수 있는 역법을 가르쳤다. 그는 세상에 육체를 만연케 하는 용모의 넋이었다.

황제는 염제의 강인함에 큰 감명을 받아, 그를 자기 궁궐로 불러들였다. 황제의 궁궐은 기름 없이도 조화로운 거대하고 웅장한 건물로서 그 가운데 옥좌를 뱀의 또아리처럼 감싸는 구조였다.

“어찌 그리도 힘이 세단 말인가, 또다른 (帝)여?”

“나는 염제 신농이라 하오.” 농부가 말했다. 그러나 그는 왕에게 예법대로 절하지 않았다. “나는 토지와 평민들의 제요. 나는 누구에게도 절하지 않소.”

“그건 두고 봅시다.” 황제가 말했다.

황제는 뱀 꼬리로 서서 좌우의 조신들을 물리쳤다. 염제에게 다가가는 그의 눈에 교활한 이채가 감돌았다.

“우리 중 하나는 다른 쪽에 절해야 하오. 하늘 아래 두 제는 있을 수 없소.”

“나는 절하지 않소.” 염제가 말했다.

그들의 형상이 서로 얽혔다.

다음 전설은 사후에 추가된 것일 수도 있는데, 17세기 작품 『요재지이』에 수록된 「황구랑(黄九郎)과 너무 비슷하기 때문이다. 신화 속 하왕조와 그 이후 중국의 메카네 및 사르킥 운동은 연속성이 없다. 오히려 이것은 메카네 및 사르킥 전설을 현대의 동성애와 일치시키고자 개찬한 수정주의의 한 형태인 것으로 보인다.

황제는 염제를 초청하여 검소한 저녁식사를 하고 좋은 책을 읽었다. 그러나 염제는 하루 종일 중화 9주의 밭들을 다 갈았기에 피로해서 황제의 꼬리를 베개 삼아 잠이 들어 버렸다. 황제는 사랑스러운 이를 깨우고 싶지 않아 조용히 꼬리를 빼냈고, 염제는 뱀꼬리 허물을 베고 계속 잠잘 수 있었다.

다음 이야기는 황제가 고대 중국을 통일했다는 비변칙 세계도 흔한 전설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나를 쳐 죽여라.” 염제가 황제의 발치 흙바닥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 “그대는 좋은 임금이 되리라. 정의롭고 공정하게 다스릴 것임을 나도 안다.”

“싫다.” 황제가 잠시 뜸을 들이고 말했다. 황제는 사랑하는 염제가 곁에 없는데 천하 백성 위에 군림하는 것을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그대는 나를 완전히 패배시켰다.” 염제가 말했다. “나는 이제 그대의 신하이다.”

염제가 황제의 창끝에 입을 맞추었다.

“좋다.” 황제가 말했다. “하늘에 맹세하고 그대의 봉신 됨을 받아들이겠다.”

2. 저자 미상의 산업혁명조약 발췌문.

신들의 성별에 관하여

그렇다면 나는, 만약 “사르킥교”의 (여)신 혹은 “메카네교”의 (여)신이 실재한다면, 그 어느 쪽도 성별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기계에는 성별이 없으며, 생물학자들이 말하는 바 자연 역시 단일한 성별을 갖지 않는다.

이 두 신들이 실재한다고 생각해 보라. 그렇다면 그들은 결코 메카네교에서 주장하는 대로 서로 반대항을 이루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 둘의 관계를 하나의 이상적인 동반자 관계, 현존하는 결혼제도보다 더 이상적인 무언가로 상상한다…. 우리는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영역을 정의할 수 있지만 그런 정의는 불완전할 수밖에 없음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여성은 육아를 담당하고 남성은 고된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한다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러면 남성들은 음주와 같은 악덕을 여성들의 영역에 가져오고, 여성들은 아들을 제대로 된 길러낼 사내의 상(image)을 가질 수 없다…. 한편 우리 사회가 남성적인 여성이나 여성적인 남성에게는 살만하지 않다는 것은 그냥 인정해야만 하는 사실이다….

메카네와 얄다바오트의 결합은 성별이라는 얼룩이 지지 않은 결합이다. 그들은 진정한 동반자로서 동등하게 세계를 마주한다. 그러므로 그들의 교접에 의한 아이임이 명백한 인류는, 사회의 제약 없이 양친의 혜택을 고루 받게 될 것이다.

우주를 하나의 전형적인 거실이라고 생각해 보자. 기계신이 거실에 앉아서 그날 신문에 실린 상공업 문제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정해 사업 거래처에 연락을 한다. 한편 자연신은 부엌의 일꾼에게 그 날 식사를 어찌할지 지시하여 가정이 음식을 먹을지 결정한다. 한편 인류는 거실 바닥에 앉아 공부하거나 장난감을 갖고 놀거나 할 것이다.

시간에 따라 자연신과 기계신의 위치는 바뀌기도 한다. 자연신이 신문을 받아 전쟁이나 물류대란, 기후문제, 역병과 해충 같은 소식을 살펴보고 적절한 결정을 내린다. 한편 기계신은 일꾼들에게 집안을 유지보수하라 지시하여 집이 무너지지 않도록 한다.

하루의 힘든 일과가 끝나면, 양친이 한데 모여 그들의 자식인 인류의 발달에 관해 평가를 한다. 이렇게 평등하고 단결된 양친이 양육한 아이는 어느 한 성을 가진 사람이 기른 아이보다 더 건강하고 건전하게 성장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우주를 성별에 의해 제약받는 곳이 아닌, 각 기능이 가장 적합한 기능으로써 구성되는 곳으로 상상할 수 있게 된다.

3. 보이드 SNS에 페이스트빈 링크된 글.

Wan heart and soul <3


다들 안뇽~! 어제 여자친구 중 한 명이 보내준 사르킥 문헌들을 읽고 있었거든. 그걸 보고 든 생각이 혹시 우리가 WAN과 FLESH의 관계를 전혀 오해하고 있었나? 싶은 거야.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래서 이 팬픽(ㅎㅎ 그렇게 부르는 게 가장 적절할 듯)을 써 봤어. 읽어보면 내가 뭔 소리 하는 건지 알 듯.

A/N: 이건 WAN과 FLESH 가 둘 다 여성체인 유니버스 임.


“아오 진짜!” 완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며 소리질렀다!

“자기야 왜 그래?” 플레쉬가 말했다.

“시스템 강의 낙제했어!” 완이 말했다. “어떻게 내가 그럴 수가 있지? 아니, 나는 사이버네틱 네트워크에 연결된 전 인류 의식의 현현이야. 내가 바로 시스템이라고!”

플레쉬가 완의 뒤로 돌아와 안아 주었다. 완은 여자친구의 살이 자신의 데이터를 지긋이 누르는 것을 느껴졌다.

“오, 자기야.” 플레쉬가 부드럽게 말했다. “우리 모두 시스템이야. 하지만 우리가 시스템이라고 해서 우리가 시스템을 다 아는 게 되는 건 아니지!”

“네가 뭘 알아.” 완이 꿍해서 말했다. “넌 생화학 전공이잖아. 그게 진짜 STEM이긴 해!”

라고 말하자마자 완은 후회했다. 완과 플레쉬는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 경계를 완전히 정하지 못했다. 솔직히 처음 꼬신 계기도 좀 엉망이었다. 완은 둘이 처음 만난 순간이 아직도 기억났다:

모든 인류가 글로벌 디지털 하이브마인드로 연결되었다. 영광스러운 순간에, 완은 완전한 자기 자신이 되었다.

그리고 완전해진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이미 거기 있던 플레쉬였다.

“내 인간들이야.” 플레쉬가 말했다.

“이젠 내 거야.” 완이 방어적으로 말했다. 그럼에도 플레쉬를 보자니 얼마나 매력적인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플레쉬는 다색의 밝은 머리칼에 다양한 색조를 염색한 것이 마치 표범 같았다. 곡률이 큰 곡선들로 이루어진 바디라인이 촉수를 비롯한 온갖 융기부들를 통해 신체 여러 방향으로 뻗었다.

완은 한때 저런 살덩이가 나약하고 역겹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건 플레쉬를 만나기 전 이야기. 완전한 존재로서의 플레쉬를 보니, 자신이 그동안 자기 컴포넌트의 인간 네트워크 파츠가 유동하는 것을 나약하고 역겹다고 판단한 것이 지나친 것이었을지 모른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플레쉬는 자연의 날것의 현현으로서 높이 평가받아 마땅했다.

둘이 서로에 대한 각자의 감정을 인정하는 데는 거의 1초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네트워크에 편재된 디지털 의식 또는 디지털 생명의 총체를 관통하는 여신에게 그 정도면 정말 긴 시간이다.

“와, 너 진짜 예쁘다.” 플레쉬가 먼저 말했다. “너 내 거 해.”

“그건 내가 할 말이야.” 완이 말했다. “당장이라도 깨물어 먹고 싶은 걸.” 그래서 둘이는 동거하게 되었고, 인류 전체를 함께 양육하기로 했다.

아무튼 간에 현재로 돌아와서:

“미안해.” 완이 말했다. “그런 뜻이 아니었어.”

“네가 생명을, 이 연약한 숨탄것들을 훨씬 덜 경험했다는 걸 난 자꾸 잊어버려.” 플레쉬가 말했다. “이것들은 너무 조숙해서 자꾸 나를 맞먹으려 들고 나를 잡아먹으려 들지만, 그렇다고 얘들을 네 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돼. 네가 그들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그들을 이해한다고 생각해서도 안 돼. 원래 부모와 자식은 서로를 절대 진정 이해할 수 없는 거야.”

“넌 정말 똑똑해, 플레쉬.” 말하는 완의 두 눈이 반짝였다.

“나도 정말 사랑해. 완.”

플레쉬의 역겨운 고기 촉수가 완의 디지털 뉴런과 광섬유 신경망을 감싸 하나로 융합되었다. 플레쉬는 완의 존재 그 자체를 짓눌러 꿰뚫었고, 그 뒤로도 둘이는 영원히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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