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표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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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는 길게 꼬리를 내리며 멈춰 섰다. 이윽고 한 남자가 내렸다. 남자의 발걸음은 마구잡이로 비틀려지고 있었다. 기사는 손잡이에 기대 졸고 있던 그를 걱정했다. 젊은 나이에 저렇게 낮부터 취해 돌아다니면 안 될 텐데…

 기사의 예상과는 달리 남자는 취하지 않았다. 단지 매우 피곤했을 뿐이었다. 지하철을 찾으려고 사방으로 돌아다닌 끝에 보스턴행 비행기에 다시 탑승할 뻔한 모든 과정이 시야 앞을 스쳐 지나갔다. 간신히 공항철도에 올라타서 졸은 나머지, 내려야 할 공덕역이 아니라 홍대입구역에 내려서 수많은 인파에 기겁한 기억이 먼 옛날처럼 떠올랐다. 김철현은 멍하니 버스 정류장에서 주위를 빙빙 둘러보았다. 도착 장소는 분명 광화문 근처라고 했는데…

 철현은 멍하니 안국선원삼거리 역이라고 쓰인 정류장을 올려다보았다.

 "아… 진짜…"


 "진짜 대단하다."

 "…미안합니다."

 "홍대에서 전화했을 때 내가 말해주지 않았어요? 602번 파란 버스 타면은 광화문 쪽으로 갈 수 있다니까!"

 철현은 휴대폰 너머로 울려 퍼지는 세경의 짜증 섞인 목소리를 애써 받아들였다. 달리 갈 데도 없이 어찌할 바를 모르다 친 구조 신호였다.

 괜히 했다고, 철현은 생각했다.

 "그… 듣긴 들었는데…"

 "들었는데?!"

 "종로 02번을 타서…"

 "아니 도대체 그걸 왜!"

 "여간 오지도 않고… 하물며 한성 바닥인데 차이가 있겠나 싶고…"

 저편에서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일단… 그래요. 서울 밖으로 안 나간 게 어디야. 난 철현 씨 아무래도 이러다 출국하는 거 아닌가 싶어."

 설마 그렇겠습니까, 하려다 철현은 입을 다물었다. 함부로 장담할 일이 아니란 사실이 지난 몇 시간 동안의 일로 증명되고 있었다.

 "여튼… 지금 어디에요?"

 "안국선원 근처요. 어느 방향인지 알 수 없어… 일단은 정류장 근처 벤치에 앉아 있소."

 "뭐, 좋아요…" 세경이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우선 자리에서 일어나 봅시다."

 철현은 벤치에서 일어섰다. 황량한 바람이 거리를 휩쓸고 있었다. 그는 캐리어를 질질 끌며 정류장을 벗어났다. 총천연색의 가판들이 눈을 찔렀다. 예스러운 한옥도 이따금 골목 어귀에 출현했다. 철현은 눈길로 거리의 건물들을 훑었다. 기억 속 고향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다.

 "서울이… 꽤 많이 발전한 모양입니다."

 "발전요? 아, 맞다. 들어오신 다음부턴 서울엔 한 번도 가신 적이 없었죠."

 "사실은… 60년대 이후부터요. 63년도에 출국해선… 죄 밖으로만 나돌았으니."

 철현은 거리 한 귀퉁이에서 서 있는 소녀에게 간신히 눈을 떼어내고 대답했다. 소녀는 마이크를 쥐고 반주에 맞추어 말을 속사포로 내뱉고 있었다.

 "허어… 기특한 일이로다. 요즘 청년들은 공연으로 불경을 외나 보오?"

 "뭐요?"

 "아, 아니오."

 그는 계속 걸었다. 북촌 거리는 생각보다 북적였다. 언젠가 가보았던 장터가 기억났다. 물론, 그때처럼 논병아리 여럿을 새끼줄로 묶어서 쌀 서 말과 교환하는 모습 따위의 것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모여 왁자하게 돌아다니는 모습은 어딘가 닮아 있었다. 아마 새로운 문물에 대한 기대, 장터 특유의 즐거움은 다르지 않으리라고, 그는 생각했다.

 철현은 와르르 떠들며 돌아다니는 가족 한 무리를 피해 옆으로 비켜섰다. 사내아이 둘에 부모로, 주말을 맞아 놀러 나온 모양새였다. 그는 무심결에 주인들과 함께 거닐었던 거리를 떠올렸다. 휘황찬란한 재상의 집부터 산골 깊숙이 처박힌 마을까지 안 가본 곳이 없었던 그때. 그리운 추억이었다.

 세경이 휴대폰 너머로 말하고 있었다.

 "철현 씨. 근방에 길만 제대로 들면 광화문 광장 부근으로 나갈 수 있는 경로가 있어요."

 철현은 듣고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똑바로 들을 작정이었다. 그는 고개를 치켜세우고 눈에 힘을 주었다. 캐리어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홍대입구역과 종로 02번의 문제로 시간은 벌써 오후 5시, 더 지체할 시간이 없다. 그는 바삐 걸음을 옮기며 대꾸하려고 입을 열었다.

 그리고 다물었다.

 "주변에 보시면—"

 "김 교수…"

 "네?"

 "내 나중에 다시 전화하리다."

 "네? 그게 무슨 소리—"

 철현은 휴대폰을 귀에서 떼어 내곤 빨간 버튼을 눌렀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덕에 철현은 세경이 외치는 소리를 계속 들을 수 있었다.

 "철현 씨?! 왜요! 왜?! 무슨 일인데요! 말은 해줘야죠! 저기요?! 야 김철현 이 새—"

 마침내 스와이프를 하는 데 성공한 철현은 세경의 마지막 말은 무시해 주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는 달려나갔다. 방금 그의 시야에 들어온 자에게로.

 "이보오!"

 행인 몇이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철현은 개의치 않았다. 목표한 자는 군중 사이로 사라지고 있었다.

 "거 이보시오!"

 철현은 앞을 가로막는 몇 어깨를 밀쳐내고 달려나갔다. 캐리어가 무릎에 부딪혀 쿵쿵거렸다. 그자와의 거리는 이제 몇 미터도 남지 않았다. 목소리가 닿겠다 싶을 때, 철현은 목청을 돋우고 소리쳤다.

 "이거 보시오!"

 군중과 함께 그자가 고개를 돌렸다. 그의 얼굴이 조금씩 경악으로 물들어가는 것을, 철현은 놓치지 않았다. 철현이 성큼성큼 걸어가 남자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오랜만이외다, 걸립(乞粒)."

 남자는 왜소한 몸집에 비루한 트렌치코트를 한 벌 걸치고 있었고, 안에는 시기에 조금 이른 듯한 스웨터를 입고 있었다. 이에 맞춘 듯, 신발은 어그부츠였다. 걸립이라 불린 남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처, 처, 철현 도령? 예, 예는 웬일이시오…"

 "알아보시는구랴."

 "어, 어찌 잊겠소. 허허, 허허허."

 "좌우간, 내 긴히 부탁이—"

 그러나 철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자는 등을 돌렸다. 그리고는 군중을 헤치고 부리나케 뜀박질을 하기 시작했다. 철현은 순식간에 남자가 멀어져 가는 꼴을 멍하니 지켜보고 있었다.

 아니. 놓칠 수는 없다.

 철현은 정신을 다잡고는 캐리어 손잡이를 접었다. 그리고 걸립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가기 시작했다.

 "네 이놈 게 서지 못할까!"

 둘의 추격 장면이 “거지를 쫓아가는 사극충”이라는 제목으로 유투브에 올라간 때는, 그로부터 세 시간 뒤였다.


 북촌으로부터 수 킬로미터.

 '포테리'라는 이름의 클럽은 다년간 판에서 입지를 굳혀오며 성장해 온 굳건한 사업체였다. 이들은 여느 클럽과는 다르게 철저한 관리로 시장 실패를 예방해왔으며, 그로 인해 타 업체와의 경쟁에서 수도 없이 승리해 왔다. 근방의 나이트클럽들이 늘상 적자에 쪼들릴 정도로. 물론, 통칭 ‘세라믹파’의 비호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겠지만 말이다.

 비록 외양은 후줄근한 상가 건물의 지하에 입점해 있는 꼴이었으나, 판에 조금이나마 발을 담가 본 자들은 누구나 이 클럽이 트렌드를 선도하는 핫플레이스임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다른 곳에서는 엄두도 못 낼 합성마약과 특이점을 사용한 약물, 온갖 불건전한 거래와 내밀한 관계는 이 클럽의 주요 사업이었다. 그랬기에 화끈하게 즐기고픈 자들은 빚을 내서라도 이 클럽 내부로 진입하려고 애를 썼다. 한 번이라도 들어가 보면, 그 안에는 천국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어떤 이들에게는 영영 끝나지 않을 천국이.

 포테리 클럽 밖을 배회하는 한 초록 머리 여자는 화끈하게 즐기고 싶어서 클럽으로 들어가려는 부류가 아니었다. '화끈하게 즐긴다'라는 말이 학구열에도 적용이 된다면, 맞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여자는 상가에 입점한 편의점에서 클럽 개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앞에는 반쯤 먹다 남은 컵라면과 삼각김밥, 포장도 뜯지 않은 샌드위치가 있었고, 뒤에는 대체 언제 나가는 건가 노려보고 있는 알바생의 따끔한 눈초리가 자리하고 있었다. 여자는 내심 미안한 감정이 들었으나 별수 없었다. 포테리 클럽이 열리기까지 6시간, 그새를 버티긴 해야 했으니까.

 그는 컵라면 곽을 한데 밀어두고 품속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몇 번의 두들김 끝에 화면에 곧장 일전에 받아둔 사료들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여자는 화면을 보며 웃음지었다. 이번에 드디어 이 클럽 내부로 진입할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만나고자 하는 사람을 만날 수만 있다면… 그가 여태까지 바라왔던 성취에 한 발자국 가까워지는 셈이리라. 가장 간절히 바라왔던 목표, 가장 절박하게 매달렸던 일.

 여자, 류원시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삼각김밥을 한 입 베어 물었다.


 모퉁이에서 한 남자가 툭 튀어나오자 평화로운 오후를 영위하고 있던 비둘기 떼가 저들 말로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날아올랐다. 그 뒤를 캐리어를 든 또 다른 남자가 뒤따랐다. 그가 달릴 때마다 긴 갈색 코트가 날개처럼 흩날렸다.

 철현은 터질듯한 심장을 내리누르고 사람들 사이로 요리조리 헤치고 뛰어가는 남자를 추격했다. 더욱 속도를 냈다. 다리 근육이 팽팽하게 당겨지고 있었다.

 "그, 그만 좀 쫓아와!!"

 "입 닥치고 게 서기나 하시오!"

 "저, 저리가악!"

 둘의 거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고 되려 늘어나는 것만 같았다. 걸립은 어느새 북촌로 12길 부근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수많은 인파가 그들 앞에 전개됐다. 철현은 당혹스러워하는 행인들 사이를 비집고 지나가며 낑낑댔다.

 오늘따라 사람이 많았다.

 "넨장맞을…"

 얼마 못 가 철현의 걸음은 느려지고 말았다. 콩나물시루처럼 꽉꽉 들어찬 사람들에 더는 속도를 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고개를 쭉 빼고 바삐 걸립의 행방을 눈으로 좇았다. 걸립 역시 멀찍이서 사람들 사이에 휩쓸려 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철현은 애써 그쪽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갑작스레 걸립의 상체가 지우개로 지우기라도 한 듯 불시에 사라지고 말았다. 철현은 놀라 그쪽을 노려보았다. 사람이 있었을 법한 간극은 곧장 인파에 의해 메워졌다. 땅속으로 꺼지기라도 한 것처럼, 걸립은 사라져 있었다.

 철현은 분노와 당혹이 절반씩 섞인 눈으로 걸립이 있었던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걸립이 사라졌다. 한성, 아니 서울 바닥은 제집마냥 훤히 꿰고 있는 걸립이 가버렸다. 작자라면 세경이 일러준 주소는 물론이고 어쩌면 가택신들마저 찾아낼 수 있었을 텐데. 목이 바짝 타고 손에서 무기력하게 힘이 빠져나갔다. 놈이 가버렸다.

 그리고 철현은 고개를 돌리다가 마침 불이 켜진 횡단보도를 웬 거지 한 명이 여유롭게 지나가는 꼴을 보았다.

 "저자가…!"

 철현은 인도와 차도를 가로막는 울타리를 타넘고 도로를 달려갔다. 경적 울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귀를 어지럽혔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그의 온 신경이 하나로 모여들고 있었다. 걸립이 뒤를 흘끗 보더니 예의 그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번엔 그저 도망케 할 수는 없다. 철현은 재빨리 캐리어 손잡이를 움켜쥐곤, 내던졌다. 정확히 남자의 오금에 다다르도록.

 무지막지한 소리를 내며 캐리어가 날아가 충돌했다.

 "으아악! 아고… 내 무릎이야…"

 남자는 짧게 신음하더니 이윽고 다시 몸을 일으켜 달려나가려고 했다. 철현은 놓칠 마음이 없었다. 그의 코트 속주머니에서 지팡이 하나가 툭 튀어나왔다. 그는 그걸 잡고는 머리 위로 크게 휘둘렀다. 그리고는 걸립을 향해 내리쳤다.

 걸립은 자기 뒤통수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고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는 비명을 질렀다.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있었다. 평소라면 경탄할 광경이었다. 그게 걸립 본인을 향해 직통으로 날아오고 있어서 문제였지만.

 걸립은 새된 비명을 지르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걸립은 조심스레 눈을 떴다. 날아오던 불꽃은 간데없고 그 자리엔 오직 때아닌 추격전에 피곤과 짜증으로 물든 한 사내만이 서 있을 뿐이었다.

 사내가 주먹을 날렸다.


 "좀 놓아도!"

 "안되오."

 "도망 안 친다니까!"

 "내 그댈 어찌 믿소."

 "거 속고만 사셨우?!"

 "속이기는 한성 바닥, 아니 조선 바닥에서 제일인 자가 하기엔 뭐한 말이지 않소?"

 걸립은 찔리는 듯한 눈길로 철현을 바라보았다. 걸립은 본인이 입고 있던 낡아빠진 트렌치코트로 두 손을 결박당한 채 철현에게 질질질 끌려다니고 있는 와중이었다. 횡단보도에서의 붙잡힘,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참 많은 사람의 눈길을 받아왔으나 철현은 개의치 않았다. 지금은 더 급한 문제가 있다.

 철현은 걸립을 바라보았다. 그는 반항적인 시선으로 철현의 얼굴을 쏘아보는 중이었다. 평소라면 인사조차 않고 넘겨버렸을 위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필요했다. 서울 바닥을 훤히 알고 있는 자, 걸인신(乞人神) 걸립이라면 필히 앞길에 도움이 되리라.

 "헌데, 왜 날 보곤 도망친 거요?"

 철현이 문득 생각났다는 듯 물었다.

 "아… 그게…" 걸립은 조금 불안한 모양이었다. "그, 있잖소… 일전에 내가…"

 "그대가 무얼?"

 "이, 이걸 빌린 적이 있는데… 히, 히히…"

 걸립은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보였다. 돈이란 뜻이었다.

 "내, 내가 그간 여력이 안 되어 갚을 생각도 못 했다오!"

 "내게 돈을 빌린 적이 있다? …대체 언제 말요?"

 "그, 그 지난 을미년에…"

 "을…미년?"

 철현은 기억을 되짚었다. 분명 1955년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 테였다. 혼란스러운 추억들이 머릿속에서 난무했다. 그는 인상을 찌푸리고 눈앞의 이 추레한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깨달았다.

 "설마… 효종… 때를 말하는 거요? 허윤영과 장사할 때?"

 "맞수다! 그려, 기억하시네. 아, 아아 맞다, 기억…하면 나한티 안 좋은 것인데…"

 "…벌써 삼백 년 넘게 지난 일을… 되었소. 그깟 돈 받을 마음 없소."

 "참말이요? 아이고 잘 되었네! 그러어면… 나는 인제 가보아도 될 것 같은데…"

 걸립은 보란 듯이 묶인 제 손을 위아래로 흔들었다. 철현의 눈가는 짜증을 담고 일그러졌다.

 "내 긴히 부탁할 것이 있소. 그리하면 내 풀어 드리리다."

 "부, 부탁… 뭣인디 그러시오, 그것이."

 "시혹, 가택신의 행방을 아시오?"

 남자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조왕 할매나 성주 할배 말하는 것이면은… 소식 끊긴 지 오래요! 댁이 더 잘 알지 않겠소. 그리 부닥쳐 왔슴서."

 "나 역시, 소식이 끊긴 지 오래라서. 그럼 다른 거나 좀 부탁합시다."

 철현은 휴대폰 화면에 뜬 주소를 들어보였다.

 "내 이곳으로 가야 할 일이 있소. 길 안내가 필요하오. 갈 수 있겠소?"

 걸립은 화면을 찬찬히 뜯어보더니 입을 열었다.

 "사람을 택시로 쓰려는구마이… 뭐, 내사 못 가는 것도 아니니 괜찮소."

 남자는 헛기침을 하곤 말을 이었다.

 "헌데… 맨입으론 안 되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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