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용: 밖에 나가서 바람 좀 쐬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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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하라고 하셨습니까?"

"못 들은 것 같지는 않은데."

못 듣고 싶긴 하지.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럼 제대로 말씀드려야겠네요." 여자는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가-택-신 찾기. 간단명료하죠?"

이런 젠장. 남자는 이마를 감싸 쥐었다. 어디서 이런 사람이 튀어나와서는.

찬 바람이 흘렀다. 낙엽 하나가 남자의 발치로 떨어졌다가 날아갔다. 그는 그 낙엽을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 이 상황을 그렇게 날아가는 것으로 타개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들은 일출관 옆에 자리한 입원병동 입구에 앉아 있었다. 대화는 꽤 긴 시간 동안 진행됐고, 진행될수록 서로에게 상반된 감정을 지니게 되었는데, 객관적으로 볼 때 우위에 있는 사람은 여자 쪽인 상황이 분명했다. 남자는, 물론 모든 신용불량자나 체납자, 하숙생이 으레 그렇듯, 상당히 불편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되감기

선풍기가 죽었다. 아주 처참한 몰골로. 사인은 둔기에 의한 경추 골절이었다.

그 사실을 안 시점은 그가 잠에서 깨어난 지 대략 10초 정도가 지난 후였다. 김철현은 엎드려 있던 침대에서 몸을 조심스레 일으켰고, 서서히 망가진 선풍기를 시야에 담았다. 선풍기는 망자의 육신처럼 머리를 축 늘어뜨리고 있었다. 마치 뭔가에 얻어맞은 듯이.

어디선가 동자 여럿이 당황한 목소리로 웅성거리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무언가 쾅하는 소리를 들은 것 같기는 한데.

철현은 잠에서 덜 깬 눈을 끔뻑거리며 몸을 움직이려고 애썼다. 밤새 엎드려 있던 나머지 굳어버린 등은 비명을 질러댔고 철현 역시 얼굴을 찡그렸다. 어젯밤 가모장이 발작을 일으킨 것이 화근이었다. 그는 기지개를 켜며 목을 돌렸다. 온몸에서 뼈와 근육이 우두둑거리고 있었다.

철현은 햇살이 쏟아지는 병실 안을 둘러보았다. 포근한 바람이 창문 밖에서 들어왔다. 모든 것이 어젯밤과 같았다.

단지 한 가지, 동자 여러 명이 병실 내부에 침입해 있다는 점.

그는 미간에 주름을 잡아보이곤 입에는 옅은 웃음을 띠면서 걸음을 옮겼다. 동자들은 조금 겁먹은 듯한 얼굴로 철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 원인을 알 수 없었다. 그의 졸린 두뇌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가모장의 존재뿐이었다. 동자들은, 물론 다른 사람들이라고 아닐 건 아니었지만, 야카르엔을 무서워했으니까.

그러고 보니 가모장께서는 주무시고 계신 건가.

철현은 동자들에게로 다가가다 말고 고개를 틀어 야카르엔에게 시선을 던졌다. 가모장은 이불을 덮고 편안히 잠들어 있었다. 어제의 사투가 기억나면서 저절로 모골이 송연해졌다. 철현은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예상치 못한 고난은 진정으로 예상할 수 없기에 더 그 버거움이 진해지는 것 같았다. 가모장의 발작을 진정시키는 것 역시 그러했다.

전화는 새벽 두 시경에 걸려 왔었다. 간호사 하나가 꽤 급박한 목소리로 야카르엔 씨가 깨어났다, 라고 말했다. 철현은 아주 자연스러운 과정대로 늘 그래 왔듯이 밤새 가모장을 진정시키고 간호사들이 진정제를 투여할 그 모든 과정에 참여했고 결과적으로 잠을 설쳤다. 그나마도 한 시간은 제대로 잘 수 있을까 싶었는데, 새벽녘에 가모장에게 물을 가져다주곤 그 이후의 기억이 흐릿한 걸 보니 그마저도 실패한 것이 틀림없었다. 철현은 스트레칭을 하며 밀려드는 잠을 내쫓았다. 수면 부족은 어느새 영혼의 한 상태가 된 것만 같았다.

잠과 의식 사이에서 누군가가 그를 부르고 있었다.

"반야 아저씨!"

철현은 감았던 눈을 뜨고 자기 앞에 서 있는 동자 아이를 바라보았다. 까까머리에 똘망똘망한 눈동자가 들어왔다. 아이는 일출관에 근무하는 동자, 영태였다. 그 뒤로 영태의 동료 동자들이 서 있었다.

"영태야. 네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는 게냐. 어서 일을 보러 가지 않고서."

"아이, 아저씨. 참말로 독촉은 잘하셔요. 어제 일출관에는 들어오지도 않으시구서."

"일이 이리되지 않았겠니."

하며, 철현은 팔을 뻗어 침상을 가리켰다. 침상에는 잠에 푹 빠져 있는 야카르엔이 누워 있었다. 영태는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아저씨가 고생이라는 중얼거림과 함께. 그는 개의치 않고 고개를 돌려 선풍기에 다시 시선을 던졌다. 선풍기의 유해는 처참해 보였다.

"헌데, 저것은 무슨 연유로…"

"아." 영태는 조금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건… 실수였어요."

"실수라면?"

"글쎄, 아저씨도 찾을 겸, 접때 보여주신다고 하신 묘기도 좀 구경할 겸하여… 아저씨 이름으로 지팡이를 들고 나왔는데요. 막 병실에 들어왔을 때 상미가 지팡이를 잘못 휘두르는 바람에…"

영태의 말은 점점 작아져 갔다. 철현은 고개를 들어 영태의 뒤에 서 있는 상미란 아이가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을 보았고, 피곤한 상황임에도 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말을 조심하여야지."

철현은 굳어버린 무릎을 구부리며 영태의 시야에 눈높이를 맞추었다.

"해서, 지팡이로 술수를 잘못 부려 선풍기가 망가졌다?"

"1281호 손님… 아저씨, 죄송해요!"

상미가 영태를 툭 밀치고 나섰다. 아이의 얼굴에는 두려움과 미안함이 반반씩 섞여 있었다. 철현은 아이가 내민 막대기를 집어들며, 새삼스럽게 관찰했다. 예전, 공연장에서의 기억이 계통 없이 되살아났다. 그땐…

철현은 고개를 흔들어 기억을 털어냈다. 상념에 빠질 때가 아니다. 그는 다시 앞으로 시선을 돌려 고개를 끄덕이며 아이의 머리를 토닥였다.

"괜찮다. 많이 놀랐겠구나."

"그… 선풍기 많이 중요한 물건이었어요?"

"아니다. 가을도 이젠 중순인데, 집어넣을 때가 된 것이지."

"중한 물건… 맞지 않아요?"

철현은 갑작스레 끼어든 영태의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말이냐, 그게."

"그… 예전에 뵈니 야카르엔 씨… 각시손님하구 싸우실 때요."

"싸우는 게 아니라 진정하시게끔 하는 거래도. 하여튼, 그때 무얼?"

"다 진정하시게끔 하구요. 그 직후에 만날 저 선풍기 앞에서 ‘아이구 살겠다’, 하셨잖어요? 그래서 저는 중요한 물건인 줄 알았지요…"

철현의 시야가 잠시 멍해졌다. 그리고는 멋쩍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건 더워서… 인젠 부채를 쓰면 되지."

동자들은 안심한 듯 얼굴이 밝아졌다. 철현은 허리를 펴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선풍기가 조금 아깝긴 했다만, 더 큰 사고가 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했다. 그는 지팡이를 코트 속주머니에 넣어두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또 한 번 창고에 갈 일이 생겼군.

철현과 동자들은 입원병동 밖으로 나섰다. 동자들은 왁자하게 떠들며 낙엽이 떨어지는 간극을 즐겼다. 철현은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서천의 동자들이란 서천 컨트리클럽을 굴러가게끔 하는 또 다른 원리나 다름없었다. 서천 CC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편의사항, 기타 잡무 등을 해결하는 것은 따로 누군가에게 할당된 직무라기보단 동자의 업무에 가까웠고 따라서 동자는 유능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 모습, 낙엽을 걷어차고 흘러드는 가을바람에 즐거워하는 모습은 유능한 호텔 보이들이라기보단 단순한 아이에 가까웠다. 제 직무가 뭔지나 알기나 할까 싶은 아이들. 철현은 흩날리는 낙엽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다.

아이들, 저 아이들 가운데 어떤 모습들이 겹쳐 보이기 시작한다. 너무나 잘 아는 얼굴들이다. 두 명이다. 두 여자아이가 동자 사이에서 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달려와 말한다.

'아부지!'

철현은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에 어떤 두 아이가 겹쳐오는 이 일련의 과정은, 이제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일이었다. 그는 그 자연스러움에 안도했다. 적어도 이 플래쉬백이 일어날 때마다 질질 짤 일은 없지 않은가…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철현 씨?"

철현은 뒤를 돌지 않고 동자들에게 먼저 가라고 손짓했다. 행여 지난번처럼 능구렁이 손에서 찾아온 것이 아닐까 싶었지만, 이북 말씨의 사내 한 명을 감기에 걸리게 한 뒤로는 별다른 기별이 없단 것을 생각해볼 때 가능성은 적었다. 그는 슬그머니 뒤로 돌았고, 뒤에 서 있던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뉘십니까?"

여자는 당황한 듯한 웃음소리를 냈다. 방문객은 단정하게 자른 단발 머리 모양을 하고, 활동적인 양장을 한 차림이었다. 키는 철현의 턱 가까이 닿는 듯했다. 피곤한지 눈 아래가 거뭇거뭇했으나 얼굴 전체에 어려있는 미약한 장난기와 유쾌함이 내재한 피로를 상쇄하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제가 처음 찾아왔군요." 그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철현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세경이에요."

"김가… 철현입니다." 철현은 조금 당혹스러워하며 그 손을 마주 잡았다. "날 압니까?"

"글쎄요. 기록은 내가 보긴 했는데."

세경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자는 이내 철현을 병동으로 다시 이끌었다. 철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의 뒤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병동 건물의 입구에 다다랐을 때, 세경이 계단에 앉고는 그에게도 앉으라고 손짓했다. 철현이 미심쩍은 눈길로 주저앉자, 세경이 입을 열었다.

"날 보는 건 처음이죠?"

"처음이외다." 철현은 세경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 "이런 일도 처음이고."

"뭐든지 처음이 중요한 거 아니겠어요."

"그리하다면 퍽 인상적인 처음이라고 말할 수 있겠소만," 철현은 체념한 듯 한숨 섞인 어투로 말을 이었다. "해서, 뉘시오?"

방문자는 대답하지 않고 의미심장한 미소만 지어 보일 뿐이었다.

"윗층에 각시손님이 계시겠군요. 손님네들의 우두머리이자, 강남대한국 출신 이방인."

그러더니 세경은 철현에게로 시선을 던지며 물었다.

"어머니신가요?"

"그럴리가." 철현은 어이없는 표정을 내보이지 않으려 애쓰며 대답했다. "혈연관계가 아닙니다. 그분은 내 주인이시지 감히 그리 수식할 분이 아니오."

세경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사실 나도 알고 있었어요. 그냥, 장난 좀 쳐보고 싶었는데. 불쾌했다면 미안합니다."

철현은 대답 대신 팔짱을 꼈다. 세경은 다시 멋쩍게 웃고 있었다. 그 모습에서 어색함을 읽을 수는 있었지만, 철현으로써는 이러한 당혹스러운 상황 자체를 유하게 넘길 만큼 여유가 없었다. 차라리 용건을 빨리 말하고 가주기를 원했다. 하물며 오늘은 오래간만에 자유로운 시간을 조금이나마 영위할 수 있는 날이 아닌가.

그의 마음을 읽은 듯이 세경이 입을 열었다.

"소개가 늦었네요. 중세경신 자청비이자, 무진대 사학과 교수 김세경입니다. 일전엔 이세희란 이름을 썼는데, 아시려나 모르겠네요."

철현은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다. 변화는 오로지 그의 눈빛뿐이었으리라. 철현의 뇌리에서는 큰 비명과도 같은 충격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지금 그 앞에 서 있는 이가 집주인인 셈이었다. 그는 조금 흔들리는 눈으로 입을 열었다.

"돌아왔다는 말은 들었소. 무슨 연유로 날 찾은 거요?"

"요점을 잘 짚는 성격이시군요." 세경은 씨익 웃으며 말을 이었다. "뭣 때문에 왔으리라 생각합니까?"

"…딱히 생각나는 일은 없으나, 있다면 방세 문제가 아닐는지…"

세경이 픽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철현은 부끄러워 붉어진 귓불을 감추려고 몸을 틀었다. 세경은 조금 심하다 싶을 정도로 오래 웃고 있었다. 그는 온몸으로 웃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것이 그리 웃겼소?"

"아니… 푸흡, 그리 진지한 얼굴로 기껏 한다는 이야기가…"

"내겐 퍽 중요한 문제요. 가모장을 보호해야 하지 않겠소."

"알았어요." 세경은 웃음을 그친 채 눈가에서 물기를 닦아내며 말을 이었다. "같은 맥락에서, 한 가지 제안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현재

"가택신을 찾는 것이 어찌 가모장을 지키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까. 도리어 해가 되면 되었지 득이 될 것 같지는 않은데…"

"음." 세경은 고심하는 듯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우선은 방세 문제가 있겠죠."

철현은 자세를 세경 쪽으로 틀었다.

"이번 일은 비단 내 선에서의 부탁이 아니라, 창희 언니도 이 일에 신경을 쓰고 있어요. 그러니… 일만 제대로 해주면 당분간 방세는 걱정 않아도 될 겁니다."

철현은 눈을 깜빡였다. 그의 마음 한구석에서 흔들리는 것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서 넘어가선 안 된다. 눈앞의 좋은 조건을 생각하다 더 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다. 그의 뇌리 속에 몸부림치는 야카르엔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가 없는 병실에서 난도질당하는 간호사들의 모습 역시 떠올랐다. 철현은 이마에 손을 얹었다. 거기 야카르엔이 있다. 과거로 한없이 한없이 파묻혀서 결국은 현재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가모장이. 가모장의 손에는 피가 묻어 있다.

"…방세를 아예 못 낼 바는 아닙니다. 간당간당하긴 하나 제가 더 자리를 구해보면 되겠지요. 허니, 가모장 곁을 떠날 수는 없습니다."

"수락만 해준다면 탐색 동안은 우리 쪽에서 역사(力士)를 불러서 최대한 야카르엔 씨를 케어해 볼 겁니다. 우리도 사사로이 역사를 사용할 수는 없어서 그간은 시도하진 않았지만… 탐색 기간 동안은 괜찮을 거고요."

"너무 길어도 안 됩니다. 제압은 둘째 치더라도 그분이 깨어나셨을 때 옆에 자기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면 불안해하실 겁니다."

"나흘이 채 걸리지 않을 거에요. 내가 장담하죠. 믿을 만한 사람들이 있어요."

"만약 역사마저 제압에 실패하면, 그땐 어찌하실 겁니까."

"그땐…" 세경은 미안하다는 미소를 지었다. "강림차사를 불러야죠."

철현은 무의식적으로 옆구리에 손을 가져다 댔다. 예전에 부린 난동 때 얻어맞은 곳이 아직도 아팠다. 그 차사라면… 어쩌면 가능할지도 몰랐다. 아니, 그 자신보다 더 잘해낼 수도 있었다. 마음이 전보다 더욱 흔들렸다. 철현은 무너져만 가는 자신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고만 있었다.

"왜 하필 접니까?" 철현은 마지막 항변이라도 하듯 물었다. "다른 손님 역시 많지 않습니까. 왜 접니까?"

"가장 일을 안 하시니까요."

철현은 굳은 얼굴로 눈만 깜빡였다. 뭐라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여행에는 진이 날 정도로 통달하시지 않았습니까."

철현은 고개를 들어 세경을 바라보았다. 세경의 입가에 예의 그 악랄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절 좀 도와주시겠어요?"

철현은 잠시 그의 얼굴에 시선을 멍하니 고정했다. 그리고는 허공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잘 됐네요! 짐 챙겨서 프론트 데스크로 오세요. 갈 길이 멀 거에요."

철현은 인상을 찌푸렸다.

"어딜… 보내시려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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