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을 만나다 : 모던가락의 신성 베니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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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을 만나다】 베니타 편
모던가락의 신성

가락꾼 소개
소개

박활재 기자

베니타Vaniteux는 지난해 1월 본격 데뷔한 가락꾼으로, 한낮의 떡갈나무 유랑극단 소속 기타리스트이다. 베니타는 유랑극단의 밴드 베로니타에 소속되어 있으며, 작곡가이자 서브 보컬을 맡고 있는 리니Lini와 함께 활동하고 있다. 그는 특유의 청량한 기타 리프와 매력적인 음색으로 순식간에 많은 팬들을 만들었으며, 현재까지도 가락꾼이자 베로니타의 보컬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의 노래는 주로 사람의 마음과 사람 사이의 관계, 그런 감정의 소용돌이에 둘러싸인 우리들에 대해 진솔하고도 솔직히, 그러나 철저히 이방인의 시점에서 그것을 서술한다. 이러한 가사는 베니타만의 독특한 음색과 합쳐져 아름답고 매력적인 음악을 만들어낸다.

소속:
한낮의 떡갈나무 유랑극단, "베로니타"
장르:
모던 락
주 활동:
작사, 보컬, 기타

가락을 만나다 :
모던가락의 신성
베니타
인터뷰

박활재 기자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한낮의 떡갈나무 유랑극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락꾼 베니타다. 주로 명천구와 해원읍을 오가며 공연을 하고 있다. 「월간 가락꾼」이 비교적 신인인 나를 조명해 준 것에 대해 대단히 감사하다 생각한다.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가락에 대해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 또한 매번 멋진 곡을 써주는 리니에게 이 영광을 돌리겠다.

자신의 가락에 특별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우리의 가락은 말하자면 그저 흔한 모던 록 계열의 가락일 뿐이다. 다만 이를 전달하고 표현하는 과정에서 다른 가락꾼들과 차이가 존재한다 생각한다. 우리의 가락은 단순한 환상이나 착시보단 오히려 마음을 움직이는 것에 가깝다. 이 효과를 구현하기 위해 나와 리니가 퍽 고생을 했다. 오히려 흔한 록이라 더욱 대중에게 먹힌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늘 먹던 그런 맛이 그리운 것처럼 말이다. 그저 누구에게나 마음을 동할 수 있는 그런 별이 되고 싶다. 다만 그뿐이다.

모던가락의 신성으로 평가받고 있다는데.

솔직히 말하면 과분한 평가다. 우린 그저 평범한 뮤지션, 가락꾼일 뿐이고, 다른 모든 모던가락꾼이 그렇듯 늘 새 시도를 하며 미지의 별구름들을 개척하는 것뿐이다. 우린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며, 다른 모든 신인 가락꾼들이 우리와 같은 행운을 누리길 바란다.

가락을 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가락꾼들은 저마다 가락을 하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자신의 가락을 널리 알리고 싶어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어서, 마이너 가락의 명맥을 잇기 위해… 다만 나의 이유는 더 소박한 것에 가깝다. 그저 박수를 받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내가 공연을 마치면, 관객은 모두 나에게 박수를 친다. 그럼 나는 모자를 들어 올리며 인사하고, 거세진 박수와 환호를 맞이한다. 다만 그것이 즐겁기 때문에, 내가 가락을 하며 떡갈나무에서 공연을 계속하는 이유가 된다.

팬들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들었다.

팬들과 자주 팬미팅을 갖고 있다. 실제 친구 중에도 나의 가락을 즐겨 듣는 이들이 많으며, 이들 중 몇몇은 처음엔 나의 팬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리니이다. 그는 내가 무명이던 시절 팬레터를 받으며 알게 되었다. 그가 편지와 함께 보내준 악보는 정말로 천재적이었고, 그 즉시 리니와 만남을 가졌다. 그리고 결말은 독자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베로니타의 핵심 멤버인 리니가 되었다. 떡갈나무에 들어간 것 또한 그를 통해서이다. 여러모로 인연은 참 신기하다 할 수 있다. 어쩌면 이래서 별점을 쳤을지도 모르겠다.

유독 가사에 별 관련한 내용이 많다던데?

별은 내가 좋아하는 소재이기도 하다. 어쩌면 고향 생각이 나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고향은 별이 참 많이 보이던 곳이었다. 비록 아무도 살지 않았으나, 적어도 언젠가 지나가던 한 소년을 통해 다른 이들과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이 또한 인연의 작용일 테다.

말이 삼천포로 빠졌는데, 여하튼 별은 우리에게 언제나 길을 알려주고, 꿈을 꾸게 한다는 점에서, 나에겐 정말로 중요한 심상 중 하나이다. 별을 노래할 때만큼은 나는 고향의 감상에 젖어 모두의 기립박수를 받을 공연을 해낼 수 있다. 별이란 그런 것이다.

독자들에게 자신의 대표 가락을 소개해 줄 수 있나?

기꺼이. 내 가락은 모두 가락판에 올라와 있으며, 변칙 연출을 빼낸 일반판은 유튜브와 여러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도 접할 수 있다. 언제나 들을 수 있으니 부디 시간을 내어주길 바란다.

나의 가락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꼽으라면 당연 "사랑을 말한다면 별이 잘 보이는 8월이야"일 것이다. 이 가락은 리니가 나에게 가장 처음으로 보내준 악보를 수정하고 다듬은 끝에 발매한 가락이다. 그만큼 특별하며 나의 애정이 담긴 가락이라 할 수 있겠다.

사랑을 말한다면 별이 잘 보이는 8월이야

시대의 하루는 너만 남아

어느새 푸른 구름과 새카만 천장 아래

고이 누운 내가 되었다

8월 천청 별이 내리는 밤에

찌르르 흘리는 네 눈이 될래

내 머리 위 궤적과 하늘을 잇는 별자리가 흘러

머리를 조아려 바라볼 은하수의 달밤을

찌르르 지세며 너를 볼게

…

다들 사랑 노래가 이젠 뻔하다고만 하고, 나 또한 어느 정도 이에 동의하지만, 어쩌면 사랑은 우리가 세상을 걸을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랑 또한 별과 같다. 꺼지지 않고 지핀다는 점에서.

독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요새 가락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은 것 같아서 어째선지 우리 또한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독자 여러분이 가락을 사랑하고, 우리에게 기꺼이 박수를 쳐줄수록, 가락은 더욱 발전하고 새로워질 수 있다. 온 귀와 눈과 몸으로 가락을 즐기며, 나날이 새로워지는 우리에게 기꺼이 갈채를 보내주길, 또한 살아가는 내내 평안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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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잘 끝났네요, 그래도?"

"그러게. 박수도 많이 받았어."

"참 한결같으셔."

리니는 기타를 대기실 구석에 내려놓는 베니타를 보며 말했다. 베니타는 금빛 단발머리를 뒤로 쓸어넘기며 리니를 향해 웃어 보였다. 리니가 생각하길, 베니타에게 공연은 다른 것이 아니라, 순수히 박수갈채를 받기 위한 수단이었다. 마치 어린애가 재롱잔치에서 칭찬받는 것을 즐기듯, 그런 순수한 목적이 리니에겐 참 유치하기도, 또 얼핏 귀염성 있다 생각하기도 했다.

베니타는 대기실 의자에 걸터앉고는 탁상에 올려진 사탕을 하나 까 입에 넣었다. 실내에서도 선글라스를 쓰는 버릇은 아직 고치지 못한 것인지 안경을 아래로 슬쩍 내리며 리니를 바라봤다. 그는 막 외투를 벗으며, 이마에 송골이 맺힌 땀을 닦아내던 참이었다.

"베니타, 다음 공연은 어디로 갈 거예요? 해원?"

"글쎄에, 무진? 아니면 조금 쉬는 것도 좋고."

베니타는 자신의 머리처럼 샛노란 막대사탕을 빨며 말했다. 레몬 맛이다. 그는 레몬을 좋아했다. 시큼한 맛을 원래부터 좋아했던 것 같기도 했다.

"무진?"

"응, 싫어? 리니 싫으면 다른 데 가지."

"아뇨 좀… 뜬금없어서?"

무진. 무진도 분명 초상의 온상, 재단 식으로 말하자면 넥서스였다. 다만 변칙 예술이 활발한 명천, 아예 떡갈나무의 주 거점인 해원에 비하면 조금 뜬금없으며, 치안도 비교적 불안정한 곳이었다. 얼마 전엔 조폭들이 도시 외곽에서 충돌했다 하지 않았는가.

"흐음, 그냥 직감이야."

베니타가 말했다. 그는 자신의 머리칼을 닮아서인지 즉흥적이었고, 달리 말하면 기분파였다.

"무진에 가면 좋은 일이 생겨."

"어떤 좋은 일요?"

"그냥… 옛 친구를 만난다던가."

리니는 별생각이 없어 보이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는 베니타를 힐끔 바라보며 짐을 정리했다. 옛 친구. 그가 가끔 취했을 때 하는 얘기에 따르면 베니타는 아주 오래전 6명의 친구를 사귀었더랬다. 그들 중 몇 명과는 친밀했고, 몇 명과는 그러지 못했지만, 이제 와선 모두 뿔뿔이 흩어져 아무 소용 없는 얘기라 했다.

"친구…"

다만 그리 신빙성이 있다 생각하진 않았다. 그의 말에 따르면 베니타의 친구는 뱀과 별과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벌레와 그나마 사람같이 생긴 것 세 명이었으니까. 사실 베니타가 취했을 때 하는 얘기가 대체로 그러했다. 예컨대 자신이 별에서 왔다던가. 그러고 보니 뱀 친구가 술을 그렇게 좋아했다던데.

"베니타의 친구… 궁금하네요. 아마 당신 노래를 좋아할 게 분명해요."

"언제 꼭 소개해 주고 싶어. 분명 좋아할 거야. 그치?"

"그럼요. 모레 출발할까요?"

"너 맘대루."

베니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벽에 걸린 코트를 챙겨 입었다. 주머니를 뒤져 무언갈 찾고는 새카만 안경을 고쳐 쓴다. 리니는, 저 까만 안경이 벗겨질 날은 늘상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베니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본 적이 없지 않는가. 앞이 보이는지조차 알 수 없는 시커먼 안경은 그의 시선도, 눈짓도, 표정마저도 알 수 없게 했다. 눈을 볼 수 있는 것은 그가 잠깐씩 안경을 고쳐 쓰거나 내려 앞을 볼 때뿐이었다.

"잠깐 나갔다 올게. 쉬어."

"다녀오세요."

베니타는 주머니에 손을 푹 꽂고는 공연을 마친 작은 바를 가로질렀다. 명천의 여러 바가 그렇듯, 이곳 또한 변칙 가수들에게 돈을 주고 음악을 공연한다. 대체로 보수는 짰지만, 그저 찬양받는 것이 목적인 그에겐 그리 구애받는 조건이 아니었다.

바의 바깥은 으레 오월의 저녁이 그러하듯, 봄과 초여름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바람이 흘렀다. 하늘은 짙은 하늘빛으로 저물었고, 또한 초저녁 희미한 만월이 저무는 해와 공존했다. 저녁에 선글라스를 쓰는 것이 보통 일반적인 것은 아니나, 베니타에겐 별 상관이 없었다. 주변의 시선이 느껴진다. 이마저도 후련하고 또한 즐거웠다.

근처 골목, 그는 어둑한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목적을 가지고 이동한 것은 아니다. 오로지 직감과 즉흥뿐. 골목은 퍽 길었다. 명천의 공간 변칙이 관여한 것인지는 몰라도, 십칠 미터 채 안 되는 거리를 십여 분간 걷는 것이 일반적이진 않으니까. 이내 세상은 일그러지며, 밤하늘이 떠오른다. 가스등의 매캐한 냄새와 함께. 가로등 하나가 있는 작은 광장, 산업혁명 시대 영국을 연상케하는 텅 빈 광장으로.

"오랜만이에요."

새파란 목소리가 말했다. 자신의 목소리를 닮은 푸른색 머리카락을 드리우며, 한 손에 든 긴 장대를 가로등에 뉘인다.

"여기선… 안경을 벗어야 할 것 같네."

작은 체구의 여성, 세상과 자신의 일에 질린 듯한 특유의 어투, 그리고 가로등—

"오랜만이야, 점등인. 잠만 자는 줄 알았는데."

"잠은 이제 질렸어요. 내리 한 해는 잠만 잤을 거예요."

"소원은 이뤘네?"

"그럼요, 당신도 꽤 유명하던데요. 허영꾼 씨."

"여기선 베니타라 불러."

그는 까만 안경을 코트 앞춤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초록 눈동자가 앞의 인영을 새삼스럽다는 듯 훑는다. 점등인, 이란 여자는 장대 끝에 새하얀 불꽃을 피우곤 가로등에 툭, 가져다 올렸다. 이내 가로등은 활활 타오르며 주변을 밝힌다.

"그래서, 오랜만에 만났는데 술이라도 한잔할까? 바로 가면 내 친구도 있어. 이름이 리니인데, 뭐 본명은 아니고, 아무튼 좋아할 거야. 글쎄 걔가—"

"쉿, 밤이잖아요. 무진으로 갈 거죠?"

"그…렇지?"

"마침 저도 무진에 볼 일이 있거든요."

점등인은 자신의 파란 머리를 한 손가락으로 빙빙 꼬며 말한다. 곰방대와 닮은 장대를 만지작거리며, 하품을 연신 하곤.

"아직 무진에 피워야 할 가로등이 몇 개 있어요. 불을 밝히면, 다른 그리운 얼굴들도 모두 오겠죠."

"모임엔 제일 자주 빠졌던 네가 웬일로 이런 걸 하네?"

"모임에 빠진 건 제 일 때문이었으니까요. 이젠 별도 파괴되었으니,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베니타는 잠시 고만하곤, 역시 좋다는 듯이 말했다.

"그래, 난 좋아. 우선 바로 갈까? 공연 방금 끝났는데, 좀 더 일찍 봤으면 좋았을 텐데. 리니도 소개해 줄게."

점등인은 활짝 웃으며, 자신의 작은 안식처가 떠나갈 듯 밝아진 불을 툭 쳐서 껐다. 그리곤 긴 장대를 품에 들어갈 크기로 줄여 귀에 꽂는다.

"좋아요. 아, 친구분한텐…"

어느새 주변의 밤하늘이 걷힌다. 다시 초저녁의 멜랑콜리한 하늘이 드리우고, 명천의 혼잡한 골목이 드러난다.

"그냥 안류민이라 소개해 주세요. 여기선 그 이름을 쓰거든요. 아무래도 세상엔 이제 점등인이 없으니까."









독자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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