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20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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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서 촬영한 철원성 외곽 사진. 일반인이 철원성을 현재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보고서: 외교-2023-13

요약: 클럽의 거점 및 위협으로 간주될 수 있는 지역 중 하나인 '철원성'1에 대한 조사

상세: 현재 심령의 대우가 좋지 않기 때문에, 심령들은 한 곳에서 거주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그래서 지박령이 된 일부 예비 회원들은 자신이 묶여 있는 장소에 그대로 머물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예비 회원들은 여러 지역을 방랑한다. 물론 심령을 주민으로 받아주는 지역도 있으나, 이 지역들은 대개 심령 외에도 여러 초상 사회의 일원들이 몰리며, 이들 중 일부는 심령에게 상당한 위협이 된다. 또한 이들을 발견한 위협 단체가 해당 지역을 감시, 침투할 가능성 또한 상당하기 때문에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그런 면에서 철원성은 상당히 예외적인 지역이다. 이 지역은 거주민 대다수가 심령인데 이는 클럽의 회원 일부 역시 포함한다. 또한 클럽에 가입하지 않은 예비 회원들 역시 상당수가 심야클럽이 그간 심령의 삶을 위해 노력해 왔던 것을 높이 사며 우호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철원성에 진입할 수 있는 인원은 극도로 한정되어 있는데2, 이는 이 지역에 강력한 기적술이 걸려 있어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인원은 내부를 인지하지 못하고 전쟁터 등 폐허로 여기기 때문이다. 철원성 내에 정읍시 다음 가는 규모의 회실이 위치한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철원성이 완전한 안전 지대만은 아닌데, 이는 심령 사회의 종교 단체 중 하나인 '조요의 인도자' 때문이다. 이들은 우리 클럽처럼 심령들을 위해 활동하지만 그 과정에서 보이는 인간에게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힌 사례가 상당히 발견되었다. 또한 그들은 '구오'라고 불리는 유령의 신을 섬기며 그 신의 뜻대로 인간과 심령의 경계를 존재적 의미로 없애고자 한다. 이는 설령 성공한다 하더라도 분명히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민간인에게 큰 피해를 부를 수 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철원성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그들의 전신격인 종교 단체는 이미 심야클럽보다 이전에 이 지역에 영향을 미쳤다. 상술한 보안 시스템부터가 그들의 존재학적 기적술에 의한 결과다. 또한 인도자가 따르는 신인 구오는 까마귀며 신들을 대상으로 반란을 일으켰다고 하는데, 이는 태봉이 건국된 과정에서 까마귀가 주 역할을 해왔던 것, 해당 국가가 신라를 적대하면서 건국된 나라라는 것과 공통점이 있다. 이 때문에 철원성은 클럽 내에서 주요 거점인 동시에 위협 지역으로 불린다.

실행 안건 후보: 상기했듯이 철원성의 주민 상당수가 심령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심야클럽의 힘이 큰 편에 속한다. 하지만 조요의 인도자 또한 철원성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데, 이 조사가 해당 단체를 견제하기 위한 것을 생각했을 때 이는 상당한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심야클럽의 입지를 공고히 할 목적으로 이 지역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기로 결정되었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안건이 제기되었다.

제안 방안 안건 평가
조요의 신도로 위장한 인원을 투입 부정적. 해당 단체가 그간 해왔던 모습을 보았을 때 이 지역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음. 하지만 해당 단체에서 회원 및 예비 회원에게 지속적인 포교를 시도한 것을 생각하면, 파견된 인원이 정말로 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적지 않음.
철원성 내 주민으로부터 철원성에 대한 면담을 진행 긍정에 가까운 중립적. 해당 지역 주민들 중 상당수가 심야클럽 및 회원에게 호의적인 것인 것을 보았을 때, 비교적 수월하게 자료를 얻을 수 있다고 사료됨. 하지만 주민들이 이를 모를 가능성이 있으며, 조요의 인도자 인원이 이를 직간접적으로 인지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유의할 것.
외부 지역에서 철원성에 대한 기록을 수집 중립적. 철원성에 대한 기록 상당수는 초상성을 숨기거나 권력을 차지하려는 역사가 등에 의해 상당히 왜곡되었으며, 그렇지 않은 자료는 대개 재단이나 연합이 회수한 상태라고 생각됨. 하지만 방랑자의 도서관 등 비교적 안전한 경로로 정보를 수집할 방법이 있으며, 또한 내부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한정적인 것을 보았을 때 이는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음.

채택 안건: 철원성 내 주민 및 외부로부터 철원성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으로 조사가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우호 및 중립 단체와의 접촉 또한 권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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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사진. 촬영된 차량은 회원의 것이 아니며 프라이버시를 위해 부득이하게 번호판은 가림.

상세 실행 작전: 이 조사는 그간 진행해 왔던 것과는 방향성이 매우 다르다. 작전을 수행하는 것을 방해할 요소가 매우 적고 대부분이 기꺼이 협조해 주는 대신, 그로부터 얻을 증거 자체가 매우 적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뱀의 손 등 심야클럽에 우호적인 단체의 협력을 받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상기했듯이 그 자료들 중 상당수가 오염된 것도 문제 중 하나다. 이를 구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며, 이를 최대한 정리하는 것이 이번 작전의 핵심 요소다.

첨부 자료-1: 녹취록

철원성의 입구 중 일부는 행정상 북한이 점거한 영토에 위치한다. 북한은 자기 국가에 있는 예비 회원들을 ‘주체저승’으로 자칭하는 감옥에 감금, 학대한다. 다행히도 그들은 아직 철원성의 존재3, 혹은 적어도 북한 쪽 입구의 위치를 알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덕분에 심야클럽 등 심령 단체들이 일부 끌려갈 뻔하거나 탈출한 자들을 안전하게 피신시킬 수 있었다. 현재 그들 중 상당수가 철원성에 거주하고 있으며, 일부는 심야클럽에 정식으로 가입했다.

이렇게 철원성이 북한과도 이어진 것은 태봉국의 영토 때문으로 추정되는데, 특히 그 국가의 유적지로 알려진 곳이자 철원성의 입구 중 하나가 정확히 비무장지대에 위치했다는 것이 그 근거 중 하나다. 이를 보았을 때 북한에서도 이 지역을 대략적으로나마 인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고, 이를 알기 위해 북한 출신 주민들을 상대로 면담을 진행했다. 그 결과 대부분은 소득 없이 끝났으나, 과거 북한군 출신 심령으로부터 적게나마 추정 정보를 확보할 수는 있었다. 이하 당시 발언의 일부 기록으로, 북한식 표현이나 사투리는 편집되었음에 유의할 것.

그러고 보니 여기 오기 전부터 유령 도시에 대한 소문을 듣긴 했습니다. 그게 여기인지는 모르겠고 죽기도 한참 전에 뜬소문으로 들은 거라 내용도 가물가물하긴 한데… 대충 무슨 얘기였냐 하면 그 고려 시대 때 강원 어드매에 한 성이 있었는데 거기는 뭔 죽음이란 걸 떼어냈다고 했던가… 아무튼 죽은 사람들과 산 사람들이 평등하게 모여 사는 그런 곳이었답디다. 총참모부 정신전자공학국 간부 동지들 듣기에는 그게 마음에 들었고, 그래서 그곳에 탐사 인원을 여럿 보냈다고 하덥니다.

아하하… 그럴 리 없죠. 아마 제 생각에는 그곳을 어떻게든 북한 영토로 만들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행복해질 수 있는 곳은 오직 김씨 가문이 다스리는 지상락원뿐이라고 하니 말이죠. 아니면 김일성 동지를 불로불사의 존재로 만들거나. 그때까 80년도였으니까… 근데 암만 사람을 보내봤자 죄다 못 찾겠다 꾀꼬리니, 다들 짜증이 치민 것이죠. 애초에 있는지도 확실하지 않은 데에 자원을 낭비하니까요. 그러다가 한 부대가 그 위치를 찾았다고 하덥니다. 하지만… 뭔가 문제가 생겼지요.

…정확히는 모릅니다. 그 미국 놈들이 저질렀다는 울트라 뭐시기 실험 같은 소문에 불과했으니까요. 물론 그런 허무맹랑한 일에 투입되는 것이 저희들 일이었지만… 얘기에 따르면 들어간 사람들이 죄다 이상해졌다고 하덥니다. 한 병사는 배를 누르면 입에서 총알을 쏘고, 한 병사는 뱃속에서 짐들을 토해내고, 장비에서는 죄다 땀내가 나고… 그래서 이 마을 사람들 전체가 요술쟁이 반동분자라고 간주한 간부 동지들이 군사를 투입했지만 그 입구가 있던 자리에는 전쟁 때 미군들이 쏴재낀 폐허뿐이었다, 그래서 덮어버렸다… 그런 얘기입니다. 아니, 그러면 어떻게 이 이야기가 전해졌냐고요? 모릅니다. 풍문이 다 그렇죠, 뭐.



첨부 기록-2: 서적 기록

상기했듯이 철원성에 대한 기록은 인도자의 손에 적힌 것을 빼면 매우 적으며, 그나마도 대부분은 재단 등 기관이 독점한 상태다. 다행히, 방랑자의 도서관에서는 독점되지 않은 기록이 매우 많았으며 이를 통해 소수나마 이에 대해 비교적 객관적인 서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는 작자 불명의 역사서로, 실제 발생했으나 은닉된 여러 사건을 다루고 있다는 점을 보아 신뢰성은 높은 편에 속한다. 현재 뱀의 손 소속 일원이기도 한 송현 회원이 그중 이 궁궐과 연관성이 있다고 추정되는 부분을 발췌했으며 이는 아래와 같다.

궁예는 태봉국의 왕이다. 신라국의 왕족 출신으로, 헌안왕의 서자이자 궁복의 손자였다. 그가 어째서 왕실 자제로서 키워지지 않았는지는 불명이나…(중략)… 방황하던 그를 세달사에서 거둬서 키웠다. 군사 교육과 도술 교육을 배웠는데, 그 실력 굉장하였다. 활과 검으로 쓰러트리지 못한 것 없었고 십만 대군을 지도하였으며 마른하늘에 비바람을 불렀다 한다. 다만 행실이 흉폭하고 불량해 살생을 서슴지 않았으며 야망이 있어 쉬이 물러서지 않았다고 한다.

…(판독 불가)…하던 중에 몇 수도승을 만나니, 그들은 경건하되 머리를 깎지 않았으며 마치 산신을 따르는 듯했다. 그자들 말에 따르면 자신들은 까마귀를 따르는 자로 난세를 구할 영웅을 찾던 중 마침 이름 높은 절을 지나치게 되어 관음보살께 기원을 하려던 중이었다. 선종4 묻되 그러면 영웅은 누구냐, 하니 그들 산통을 건내며 여기서 산가지 넉 개 뽑아 왕 글자를 만들 수 있는 자가 영웅이라고 했다. 궁예 이를 쉬이 뽑아 글자를 만드니 그들 절하며 신이 내린 자라고 칭송했다. 그들 보관하던 신칼을 건네며 이것은 신물이며 날은 없으나 휘두르면 세상을 평정할 검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때가 되면 자신들이 영웅에 맞는 군사를 데리고 철원 땅에서 기다리겠으니 그때까지 힘을 키우라고 하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중략)…견훤이 나라를 세웠다는 말을 듣고는 궁예 생각하기를 자신들 역시 나라를 세우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양길은 왕이 될 자질이 부족하고 자신이 이에 맞다고 여긴 그는 그를 따르는 세력을 이끌고 양길을 거쳐 철원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전에 말했던 수도승들이 군사를 이끌고 기다리고 있었으니 그 군사들은 산 자와 똑 닮았으되 먹지도 자지도 다치지도 죽지도 않더라. 궁예 대희하여 그 수도승들을 장수 삼고는 패서5의 호족들을 복종시켰다.

이후 궁예는 자신의 나라를 고려로 명명하고 송악을 수도로 삼았으나, 세력의 한계와 호족과의 의견 반대로 고민했다. 그러다 수도승병들 말하길, 철원은 자신들의 땅이며 왕의 힘을 온전히 발할 수 있는 곳이니, 그곳으로 천도하면 호족을 견제하고 모두가 고르게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궁예 그곳으로 천도하고 국가명을 태봉으로 바꾸매 호족들이 반대했으나 그는 듣지 않았다. 그를 본 호족들과 장수들이 그를 미쳤다고 했으나 백성들 그가 베푸는 선정에 이를 믿지 않았다.

…(후략)…

첨부 자료-3:
철원성 지역의 대부분은 심령들이 자유로이 접근이 가능하나, 예외로 중심부에 위치한, 궁궐 일부로 추정되는 건물들만은 현재 접근법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회원들 같은 비신도뿐만 아니라 독실한 인도자 역시 마찬가지인 것을 보아 입구처럼 그들이 설치한 보안 장치는 아닌 것이 확실하며, 강력한 무속학적 기적술을 통해 봉인 처리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심야클럽에서 직접 이를 조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판단, 부득이하게 국가초상방재원에게 수사를 요청했다. 그 결과 일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으나, 위험성 또한 여럿 발견되어 그 이상은 확인할 수 없었다. 이하 당시 확보한 정보 중 일부다. 보안상 문제로 본격적인 조사 기록은 얻을 수 없었음을 참고할 것.

  1. 작전 개요
    • 지정주시위치 Lc15 "철원성" 내에서 태봉 당시에 만들어진 도읍지로 추정되는 유적지가 발견됨
    • 대한민국 내 초상 단체이며 심령 관련 사건에서 일부 협력 관계인 심야클럽에서 이에 대한 조사를 요청
    • (작전 수행 내용에 대한 자료 확보 불가)
  2. 작전 경과 요약
    • 내성은 여러 결계로 둘러싸여 있었으며 이로 인해 영적 존재의 접근을 막은 것으로 보이나 투입 인원은 특별한 이상을 표하지 않았음. 이는 상당한 수준의 기적술이 작용한 결과로 보이며 정황상 설치한 인물 역시 일반적인 기적사 수준을 능가했다고 볼 수 있음.
    • 성 내부에는 일반 서민들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집, 사찰, 사당, 관사, 청사, 왕이 거주했다고 추정되는 궁성이 발견됨.
    • 철원성 외부에서 관측된 것과는 달리, 내부 상태는 비교적 온전했음. 다만 지성체는 발견되지 않았는데, 결계 생성 당시 추방된 것으로 추정.
    • 민가에는 심령들이 다수 거주한 것으로 추정됨. 그 증거로 이 집들 중 상당수(약 60%)에서 생존에 필수적인 시설이 발견되지 않음. 이는 현재 Lc15 "철원성"의 특성과 유사함.
    • 사찰은 당시 시대에 건축된 것과 유사함. 특이하게도, 그간 기록에서 주장된 ‘왕이 스스로를 미륵불로 주장함’ 설과는 달리, 건물들 내에서는 그 흔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으며, 그나마 연결 지을 수 있는 것도 백성들이 소소하게 추대한 수준에 그침.
    • 관사, 청사 역시 기존에 알려진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음.
    • 사당에서는 여러 인지 재해를 일으키는 물체들이 있었으며, 이를 회수하려는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자세한 것은 조사 기록 전문을 확인할 것. 특이사항으로 결계의 수준이 사당 및 그 인근에서 유난히 강했는데, 이를 만든 인물 역시 해당 건물을 경계한 것으로 추정됨.
      • 이 사당에서 주로 모신 신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바리’, ‘중세경’ 등 한국 신화에서 주축을 다루는 신에 대한 기록이 발견된 것을 보아 적어도 무교 기반인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기록이 일부 훼손된 것 등의 요소 때문에 교차 검증은 어렵다.
    • 궁성은 민간이 사용한 절과는 별개로 궁성에서도 큰 규모의 금당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이는 태봉이 불교를 국교로 했다는 기록과 일치함.
      • 궁성 내부에는 한 남성의 유해가 있었음. 당시 유일하게 발견된 시신으로, 결계의 주축인 것으로 추정되어 회수 및 연구는 할 수 없었음. 정황상 결계를 만들기 위해 사망한 것으로 보이나, 영혼까지 소모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임.
      • 유해 주변에는 산가지들이 담긴 산통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있었음. 시각적인 경로 외의 상호작용은 당시 인원으로서는 불가능했으나 이 때문에 이것들이 무엇을 의미했는지는 불명이나, 사당과의 연관성이 의심됨.
  3. 작전 결과 요약
    • 작전 목표 부분 달성. 작전 부분적 성공으로 간주됨.
      • 내부에 있는 일부 문화재를 확보함. 이를 바탕으로 당시 역사에 대한 연구를 요청.
        • 예외로, 사당 내 문화재 및 상기한 '산통'은 확보 실패. 이는 현재 유실된, 혹은 적어도 알려지지 않은 기적술의 영향 때문으로 추정.
      • 사당에 진입한 인원에게서 자신들 및 소지하던 물자의 정체성이 섞이는 인식재해가 발생했으나, 현재 적합한 처치를 받고 회복 중. 그 외 피해는 전무.
  4. 잠정 결론
    • 전반적으로 기존에 알려진 유적지와 유사하나, 그 상태가 온전하기 때문에 연구 가치가 뛰어나다고 판단됨. 또한 당시 역사 기록과 반대되는 부분이나 사당, 결계가 봉인하고 있는 것의 정체 등에 대한 조사가 시급.
    • 다만 해당 지역으로 진입하는 입구의 위치가 북한과도 맞닿아 있는 특성상, 이 이상 국가초상방재원이 해당 지역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이상교화국과 마찰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됨.
      • 이를 바탕으로 SCP 재단, 세계 오컬트 연합 극동부문 한국지소 등 협력기관에게 도움을 요청해 볼 수 있으나, 특정 경로를 제외하면 "철원성"으로 진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판단됨. 심령들이 이 협력기관에게 해당 경로를 안내해 줄 가능성 역시 미지수.

첨부 자료-4: 발췌록
능구렁이 손6 소속 인원인 이림이 조요의 인도자의 현 주교자인 천송이7와 접촉, 대화를 한 모습이 발견되었다. 당시 대화가 진행된 식당8에서 근무하던 회원이 이를 포착해 녹음할 수 있었다. 어째서 능구렁이 손이 개별적으로 조요의 인도자에 대해 조사하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대화 내용을 기반해 추측했을 때 그들, 혹은 적어도 그 구성원 중 한 명9은 조요의 인도자에게 우호적이지 않으며 단시간 내에는 그 광신도와 협력할 의사가 없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

첨언하자면, 이 자료는 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것은 아니며 어디까지나 회원이 우연히 대화를 엿들으면서 획득한 것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몇 내용이 제대로 녹음되지 못했으며 일부는 회원의 기억으로 보충했으나 나머지는 채울 수 없었다. 또한 만약 이 부분이 사실이라고 해도, 이 내용이 조요의 인도자의 신화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바 이를 바탕으로 조사하는 것 역시 위험이 크다고 본다. 이 때문에 사실 파악은 미처 되지 못했으며, 이와 모순되는 자료가 발견되거나 대외 관계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숙지할 것.

(간단한 인사 및 분위기 완화를 위한 식당 이야기 생략. 정황상 이림은 천송이가 원래 만나고자 했던 ‘다희’라는 사람 대신 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림: 그건 그렇고… 저번에 얘기했던 것 있잖아요. 혹시 그것에 대해 좀 더 들을 수 있을까요?

천송이: 그것이라면… 이 도시에 대한 역사 말이신가요?

이림: 예. 제가 듣기로는 폐허지였던 이곳을 현재의 형태로 개발한 것이 그쪽이라고 들었거든요.

천송이: 아하하… 과찬이세요. 저희는 여기를 오랫동안 찾아다닌 끝에 발견하고, 또 유령들을 안심하고 살 수 있게 도와준 것뿐인걸요. 심야클럽 분들과 같이요.

천송이: 이 도시를 재건한 건… 저희를 믿어준 신도들인걸요. 친절하게 건물을 지어주신 분들과 행정지역으로 등록하는 걸 도와주신 분들도요.

이림: …재건, 찾았다라… 마치 이곳이 예전부터 있었던 것 같은데요. 좀 더 얘기해주실 수 있나요?

천송이: 물론이지요. 이곳은 원래부터 저희 선조들이 살던 곳이었어요. 생사의 경계가 없는, 모두가 걱정 없이 살 수 있던 곳… 저희 (확인 불가) 주교자께서는 태봉의 백성들을 널리 보살펴 (확인 불가)하고 싶으셨지요. 그 도령님이 원하셨던 목표를, 적어도 그 나라에서 이루고 싶어 하셨어요.10

이림: 태봉이면… 역시. 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태봉의 지도자는 궁예였다고 들었는데요. 그 자기가 미륵불이라고 믿었던…

천송이: 아, 그거요? 달라요, 달라. 그분은 나라 자체를 통치하셨던 것이고, 정신적으로 이끄는 것과 달라요. 교황하고 왕이 다르듯이요. …뭐, 그것도 어디까지나 옛 기록이고, 실제는 그게 맞을지도 몰라요. 저희들의 다른 기록이 모두에게서 핍박받았듯이요.

천송이: 하지만 적어도 저는 다르다고 믿고 싶네요. 오만 부패와 공포로부터 이 나라를 지킬… 저희 신이 원했던 세상을 만들려는 계획을 망친 것이 그 배신자였으니까요. 그가 그런 행동을 하지만 않았어도 그의 뜻을 일부나마 온천지에 펼치고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었는데!

이림: 잠깐잠깐잠깐만요. 배신자요? 이건 전혀 몰랐는데. 다들 부탁할 때 그런 얘기는 없었잖아요… 조금 더 얘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천송이: 무엇이 어려울까요. 지금까지 당신들11에게서 받은 도움이 얼마나 큰데요. 얼마든지요.

천송이: 그 주교자께서는 많은 사람들을 구제하고 싶었어요. 당신도 아시겠지만 그때 시대상은 매우 혼란스러웠고, 수탈에 재해에 온갖 부조리와 폐해가 넘쳐났으니까요. 하지만… 그에게는 힘이 부족했어요. 신도들만으로는 호족들 싸움에서 살아남기 어려웠죠.

천송이: 그때 만난 것이 궁예라는 자였어요. 신라 왕족의 기백을 다른 사람보다 유난히 타고났지만 그만큼 배척받았던… 그래서 절에서 더부살이하던 남자였지요. 배척받은 자들은 서로 이끌린다고 해야 하나요. 그라면 분명 뜻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그래서 그에게 모든 것을 알리고 힘을 합쳤죠.

이림: 당신들이 종교를 맡고 그가 군사를 이끄는 형태, 였던가요.

천송이: 네. 그 궁예의 보호를 받고 저희들은 마음껏 뜻을 전파할 수 있었고,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그 남자를 위해 싸웠죠. 죽은 자들도 망설임 없이 무기를 잡고 싸우고, 산 사람을 위해 그렇게 광대한 규모의 국가가 만들어졌어요. 죽은 사람이고 산 사람이고 모두 받아들였죠. 조금만 더 나라를 넓혔다면, 그렇게 후백제고 신라고 저희 손으로 끝낼 수 있었다면…

천송이: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면 땅이 척박하다는 거였어요. 하필 저희와 기운이 어우러지는 땅… 그러니까 여기가 당시 기술로는 농사에 썩 좋지 않았으니까요. 저희의 신을 쓰러트린 신, 자청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래도 저희가 알기로는 살긴 괜찮았다는 건 확실했어요. 국민 중 상당수가 먹을 필요가 없었고 (확인 불가)고… 뭣보다 그것 빼면 단점이 없었으니까요.

이림: (침묵)

천송이: 아, 무슨 표정인지는 알아요. 당신이 알고 있던 것과는 크게 달라서 놀란 거죠? 그 얘기에 따르면 그 나라는 척박한 환경과 왕의 폭정으로 몰락했고… 결국 왕건이 전 왕의 폭정으로 인한 피해로부터 민정을 수습했다고요. 기록이란 원래 그래요. 한 번 죽은 사람들의 혼을 받아들인 것을 투항한 사람들을 다 죽였다는 걸로 곡해하지 않나…

이림: 아, 아뇨. 그 정도는 예전에 들은 적이 있어서 알고 있었어요. 다만 ‘그렇다면 왜 이것이 실패했나?’를 생각하고 있어서… 궁예가 자신이 만든 나라를 배신할 이유가 뭐가 있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천송이: 아아. 그거… 저희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많은 넋들을 구제하던 도중, 왕은 돌연히 저희 주교자와 신도들을 없애려 했어요. 광란이 일어난 것처럼요. 저희들은 다급하게 도망쳤고… 돌아왔을 때는 모든 것이 변했죠. 사당도 보물도 없어지고, 그냥 산 사람만을 위한 나라만이 남아 있었어요. 저희는 성안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막혔지요. 그가 부렸던 술법 때문에요.

천송이: 그 왕이 어디로 갔는지는 저희도 모르겠어요. 그의 부하라는 자가 왕위를 찬탈했고 왕은 백성에 의해 살해당했다, 라고는 다들 그러는데… 거짓말에 가까워요. 말했듯이 나라는 사실 잘 관리되었고, 또 그 주교자의 기록에 따르면 그 부하는 그를 진심으로 따랐다고 했으니까요. 어째서 그런 거짓말이 퍼졌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이림: 그렇군요. 잠깐만요, 보물…이라니요?

천송이: 신께서 저희를 이끌고 반역을 할 때, 지참하던 신칼과, 그를 기리기 위해 주교자께서 만드신 산가지지요. 그분의 뜻이 깃들어, 저희가 하나의 군사로서 악한 자를 무찌르고 만인을 돌볼 힘을 주었지요. 저희에게 있어서는 너무나도 소중한 것들이랍니다. 그것들이 성안에 갇힌 것 또한, 그것이 우연한 찬탈이 아니라는 증거지요.

이림: 잠깐만요. 이건 제 전문 분야가 아니라 단순한 추측이지만… 만약 그렇게 삼국을 통일하고 낙원을 전국에 펼쳤다면, 그다음은 어떻게 하려고 했나요?

천송이: 그 주교자께서 저와 생각이 같다면 당연히 그 영토를 더 넓혔겠죠. 그리고 저희의 신을 모셔 왔을 것이고요. 죽음이 의미 없는 그 낙원에 저희의 신이 모셔진다면… 이곳의 보패들 역시 신께서 가지고 있을 때 그 힘을 가장 온전히 발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이림: 아… 이제 알겠어요. 왜 당신들이 쫓겨났는지, 왜 궁궐의 일부를 외부차원에 욱여넣고 봉쇄해야 했는지, 왜 다희가 저에게 그 말을 했는지…

이림: 제가 알고 있는 것이 맞다면 그는 절에서 더부살이하면서 수행을 했을 것이에요. 비록 행실이 올바르지 못했다 해도, 그 정도 전투 능력과 기적술을 배웠다고 나라 곳곳에 불교적 요소를 넣을 정도로 잘 알고 있다면 분명 신화도 알음알음 들었겠지요. 한국 신화는 불교와도 꽤 인연이 닿아 있으니까요.

이림: 그런 데다가 야망까지 높았던 그가 과연 정말 당신들의 뜻을 몰랐을까요? 설령 통일을 이룬다고 해도 믿지도 않는 악신에게 나라가 바쳐질 그런 상황을요? 어쩌면 그 역시 자신이 당신들에게 속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를 거예요.

이림: 그래서 그는 아예 계획을 엎어버린 거죠. 자신의 나라를 그런 위협에 놓게 두는 것보다는 차라리 그 부하에게 자리를 맡기는 것이, 그가 꿈꿨던 평화에 더 가까웠을 테니까요.

천송이: …하. 그럴듯한 추리네요. 쉽게 생각하기 어려우실 텐데요.

이림: 사실 뭐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리 왕이 미쳤다는 거짓 기록을 넣는다 해도 나라의 기반 자체를 완전히 위조하기는 어려우니까요. 당신들이 이름을 속였다고 하기에도 불교와 당신들 종교는 무속 신화를 제외하면 섞이기 힘드니 그것도 아닐 테고요. 그리고 (확인 불가)고요.

이림: 그리고… 의외로 철원, 그러니까 여기 말고 철원군에서는 그를 신으로 추앙하고 있었더라고요. 만약 그가 정말 성난 백성에게 맞아 죽을 폭군이라면 굳이 그랬을까, 사실은 나라를 위했던 것 아닐까, 그 생각을 했거든요. 그렇다면 그가 마지막에 당신들에게 등을 돌린 것 역시 뭐가 있지 않을까 싶었죠. 더군다나 당신들은 오랫동안 왜곡의 피해를 받았는데, 이것 또한 마냥 우연이라고 볼 수 없고요.

천송이: 그렇군요… 그러면… 당신들 입장에서도 저희의 복원 작업을 도울 생각은 없다, 그 의미인가요. 아쉽게 되었네요. 좀 더 노력해 봐야죠.

이림: 역시 그렇겠지요. 뭐, 제가 한쪽 말만 들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어요. 물론 이 마을에 와서 본 걸 생각하면 나쁜 사람만은 아닐 수도 있지만… 적어도 생각할 시간은 필요할 것 같아요. 아, 음식은 제가 살게요.



사후 평가: 조사 결과, 태봉은 심령과 인간이 구분 없이 사는 나라였으나, 심야클럽이 추구하는 것과는 달리 기적술을 통해 구분 자체를 줄인 형태에 가까웠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는 조요의 인도자의 방식과 매우 유사하며 또한 여러 단서를 바탕으로 그 선조들이 태봉에 크게 간섭한 것 역시 유력하다. 철원성의 입구가 태봉, 정확히는 그 수도와 크게 인접해 있는바, 그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즉, 이 도시는 그들의 사상이 오래전부터 미쳤으며 만약 그들이 숭배하는 신이라는 자, 혹은 그에 준하는 존재가 이곳에 도달할 경우 그 위험성이 드러날 것이라는 것을 쉽게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결과가 마냥 절망적인 것만은 아니다. 태봉의 건국 이념은 부패한 신라를 처단하고 백성들이 생사와 관계없이 편히 살 수 있는 나라를 세우는 것이었는데 이 중 후자는 심야클럽이 지향하는 목표와 부합한다. 이 때문에 철원성 자체는 심령의 안전을 수호할 뿐, 그 이상의 것에 대해서는 중립적이다. 이 지역이 신적 존재와 연관된 것은 어디까지나 그 신하로 들어온 자로 인해 변질된 것에 가까우며, 그나마도 빠르게 저지되었기 때문에 현재는 이 역시 상당히 억제된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한 가지 유의미한 점은, 조요의 인도자 측에서 성안에 봉인되었다고 주장한 보물은 두 가지인데, 그중 전 주교자가 만들었다고 한 산가지들은 탐사 기록에서 확인되었으나 정작 신적 존재가 소유했던 신칼은 현재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어디에 있는지, 구체적으로 어떠한 성질을 갖고 있는지는 불명이나, 만약 그들이 이를 발견한다면 분명 큰 위협이 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조요의 인도자 측에서도 그것의 현 소재를 전혀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완전히 오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시일 내에 이 위험이 드러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추정되며, 이 신칼을 최대한 빨리 확보해서 초상 단체에 넘기는 것 또한 시급한 일일 것이다.

결론은 철원성은 초상 사회, 특히 심령 사회를 위협할 위험성을 매우 크게 내포하고 있으나, 이것이 일어날 가능성은 그만큼 낮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위험성을 제외하면 이 지역은 우리들에게 단, 장기적으로 아주 유리한 환경인 것 역시 자명하다. 즉, 회원들은 철원성을 수호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되 어떠한 형태로도 그 신성의 여파가 지역에 닿지 않도록 통제에 힘을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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