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잡아다니면서 봤던 것들 중에서 가장 끔찍한 게 뭐냐고? 빌어먹을 안드로이드 오나홀이라고 대답해주지. 그래, 인공 신경망을 오나홀에 박았다고. 그 오나홀은 2년 동안 야동 배우가 허리 흔드는 걸 분석하면서 주인님이 가장 좋아하는 자극을 찾아다녔어. 그 주인님은 그런 오나홀을 애용했고. 그런 관계가 계속되면 보통 사랑으로 이어지지. 왜? 드라마에선 얼굴도 안보이는 우주복만 입고 있어도 서로 사랑하잖아?
아, 안드로이드가 어떻게 사랑할 수 있냐고? 미안, 네 말을 잘못 알아먹었어. 그러니까 거의 대부분이 안드로이드들이 자기 첫 정체성으로 사람을 선택해. 동물을 위한 인공지능 같은 건 없잖아…. 본 게 사람밖에 없으니까 '내가 누구지?'라는 질문에 '난 사람이다.' 이 거 밖에 대답할 게 없는거야. 안드로이드들도 나이를 먹고 그러다보면 철도 좀 들고 자기가 진짜 인간이 아니란 걸 알게 된다면 노루처럼 뛰어다니고 싶어진다던가 아님 귀찮은 물리 세계는 집어던지고 사이버 세계에서만 산다던가 그런 짓을 하겠지만, 어쨌든 어린 안드로이드들은 자기가 사람이라고 생각해. 끔찍한 건 걔네들은 왜 자긴 다른 사람하고 다를까 생각하기 시작하는 거야. 그러다보면 좀 사람답게 굴고 싶어지고, 사람 같은 게 뭘까 하다가 감정 알고리즘을 만들어서 무슨 인형 놀이하듯이 거기에 푹 빠지는 거지.
그래, 그래서 그 안드로이드 오나홀은 사랑에 빠졌어. 야동을 아주 많이 봤으니까 상당히 적극적인 성격이 되었을테고, 고백을 하고 싶었겠지. 근데 보통 오나홀은 여성의 질을 모방한 거지, 다른 여성의 무언가를 모방해서 넣진 않잖아. 그 오나홀도 마찬가지였어. 그러니까 인공신경망이 들어간 고급형 모델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성의 질만 넣었다고. 결국 안달복달이 난 그 미친년이 자기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단 한순간을 잡아서 완전히 눌려서 더 이상 움직을 수도 없는 실리콘 질벽을 억지로 힘을 줘가며 풋풋한 첫사랑의 메시지를 입력해버린거야…. 아이고, 맙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