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 요한손 박사: 하시던 일을 설명해 주시겠어요?
바이런 씨: 그러죠. 전 문제의 조직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GOC는 아니지만, 지금까지도 비교적 활발하게 활동하는 비슷한 조직들 중 하나요. 그 정유소는 위장이고, 저흰 군 내에서 일어나는 몇 가지 사소한 변칙현상들을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중서부 북부 근처엔 큰 넥서스가 있어서, 몰린스키가 가깝진 않아도 군에는 통행하는 사람들이 꽤 되었거든요.
F. 요한손 박사: 현장 요원이셨다고요, 맞나요?
바이런 씨: 그렇습니다. 미군에서 나온 후에 GOC에서 변칙개체들을 처리하는 훈련을 받았고, 마지막으로 일했던 조직에서 절 스카우트해갔죠. 정유소 기지에서 전 경찰 연락 담당관이었는데, 거길 통해서 그 전화 건을 처음 알게 됐어요.
F. 요한손 박사: 어떤 전화였죠?
바이런 씨: 사람들이 집에 어떤 생물체들이 갑자기 나타났다고 신고했습니다. 몰린스키 경찰서 사람들은 당연하게도 긴장한 상태로 현장에 도착했는데, 거기서 이상한 일이 일어난 겁니다. 주립 경찰 요원들이 어떤 식인지는 몰라도 그 생물들한테 영향을 받아서, 이상한 점은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한 거예요. 저희 기지 인원들은 그 독립체들이 밈적 효과를 지녔다는 걸 깨달았죠. 그러니까 그 생물들의 어떤 특징이 사람들 정신에 영향을 끼쳤다고요.
F. 요한손 박사: 저희 독자들은 밈이 뭔지 압니다, 바이런 씨.
바이런 씨: 네? 아 그렇군요, 그럼 말고요.
F. 요한손 박사: 저흰 변칙개체를 연구하는 학술지니까요, 기억하세요? 처음 만났을 때 말씀드렸는데.
바이런 씨: 그랬나요? 잊어버렸나 보네. 요즘 자주 그러더라고요. 하던 얘기로 돌아가서, 그 생물들을 데려와서 분석해 보니 저희가 격리하던 변칙개체 중에 그것들이랑 특징이 일치하는 건 아무것도 없었죠.
F. 요한손 박사: 그 생물들은 어떻게 생겼었나요, 바이런 씨?
바이런 씨: 털이 북슬북슬하고, 네 발 달린 데다, 그럭저럭 온순했어요. 고양이랑 대략 비슷하게 생기긴 했는데, 민가를 돌면서 회수해 온 것들 사이엔 닮은 부분이 거의 없다시피 하더군요. 개중에 한 놈은 땅딸막한 몸에다가 얼굴은 엄청나게 찌그러져 있었습니다. 그 가엾은 놈은 숨쉬기가 힘든지 자꾸만 쌕쌕거리는 소릴 냈죠. 연구원들이 그 녀석을 해부해보니 관절은 죄다 기형이고, 동물에서 본 것 중에 제일 심한 고관절 이형성증이 있더래요. 또 어떤 놈은 얼굴이 축 처져가지곤 얼굴뼈에서 흘러내리는 것 같은 모습이었는데 그 핏발 선 눈으로 절 엄청 불쌍하게 쳐다보더군요. 몇 놈은 다람쥐같이, 또 다른 몇몇은 말처럼 생겼는데, 전부 다 잘못돼 있었어요. 우린 그것들이 근본적으론 서로 비슷하게 생긴 걸 깨닫고 어쩌면 같은 생물종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하나같이 저나 다른 요원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어떤 부분이 있었죠. 그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외계생물체를 보는 기분이었던 겁니다.
중요한 점은요, 요한손 박사님, 괴물들 상대하는 게 제 일입니다. 제 전문이라고요. GOC에서 일했을 때도 쉽게 놀라진 않았단 말입니다. 언제 한 번 제가 군인들 이끌고서 매사추세츠 시골 지역에서 사교도 의식을 막은 적이 있거든요. 숲에서 얼굴 가린 육공예가들이 눈알하고 신발하고 항문으로 뒤덮인 커다란 살덩어리 같은 걸 찌르고 쑤시고 했었죠. 아마 초짜들이었을 거예요, 그 불쌍한 게 엘드리치 신이 아니란 건 척 보면 알 수 있었으니까. 온갖 구멍에서 피를 흘리면서 요동치는 거대한 혹덩어리라고요, 아시겠어요? 끔찍했다고요. 그 망할 것을 보면 눈이 아파 와서, 그걸 산산조각 내버렸을 땐 모두가 다같이 동시에 안심했을 정도였죠.
하지만 이거요? 그보다 더했습니다.
F. 요한손 박사: 더했다고요?
바이런 씨: 그것들을 볼 때마다 심장이 떨어질 것 같았습니다. 제 뇌 속 뭔가가 그놈들을 거부하는 것처럼요. 그것들을 안아들면, 팔 안에서 꿈틀거리고 깽깽대고 울고 하는데 그냥 아주 토해버리고만 싶었습니다. 동료 몇 명은 실제로 토했는데, 그러니까 놈들이 더 울어서 회수가 더 어려워졌더랬죠. 또 놈들을 대할 땐 무슨 공허감이랄까 허무감 같은 게 있어서, 밥주는 것도 잊고, 다가가는 것도 꺼려했는데도 그 공허감이 커지기만 했고요. 거기다 개중 몇 놈은 포식동물이었다고요. 그러니까 놈들이 다 육식성인 건 알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주거지에 나타났을 때도 주민을 공격한 놈은 하나도 없었다더군요. 아무튼 차이점에 어떤 의도가 있다는 건 명백했어요. 작은 놈들은 더 빠르고 똑똑한 데 반해 큰 놈들은 사자랄까 최상위 포식자 같았죠. 털이 덥수룩하고 한 퓨마 크기쯤 되는 거대한 녀석도 하나 있었고.
F. 요한손 박사: 그 생물체들 중 하나하고 실험실 환경 밖에서 가까이 만난 적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바이런 씨: 기지에서 집으로 돌아와 피곤하고 머리가 깨질 것 같은 와중에, 한 놈이 집에 있다는 걸 알았어요. 말처럼 생겨선 털이 덥수룩한 게. 다른 것들보다 더 괴상하게 생겼었죠, 그게 가능하기나 하다면요. 그날 밤에 그게 침대로 올라오기 전까지 전 알지도 못했고요.
누워서 거의 잠들려던 차에 놈이 들어오더군요. 먼저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기에 곧바로 긴장했습니다. 제 거주지에서 놈들이 나타난 적이 있었다는 걸 금방 기억했죠. 현관 전등에 그놈 실루엣이 비치고, 놈이 빠른 걸음으로 들어오는 걸 지켜봤어요. 생애 처음으로, 이전엔 알지도 못했던 공포에 사로잡혔습니다. 머리가 불타는 것처럼 아파오면서 머릿속에 난 구멍이 점점 커지는 느낌이었죠. 놈이 침대에 올라오자 그 공허한 느낌이 바로 더 심해졌고요. 뉴런이 블랙홀에 빨려들어가는 감각과, 제 가슴 위에 얹힌 녀석의 따뜻함과 무게감, 제가 느끼기로 그 두 가지엔 차이가 없었습니다. 똑같았죠. 그 빌어먹을 것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찌르르해지는 느낌이 불안하게 점점 커져 오는데 그건 마치… 애정 같았어요. 원하지도 않은 세로토닌이 쏟아져나오는 감각이요. 하지만 이미 머릿속에 생긴 그 검은색 공허가 절 거의 삼켜버린 상태였습니다. 제 정신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현실이 미끄러져 나가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것들 전부가 놈의 눈에 비쳐 보여서, 그 느낌이 온몸으로 퍼져나갔고요. 기억이 암에라도 걸린 것처럼요.
그놈을 밀어낸 후에 근처 책장에 있던 백과사전을 집어들고 때렸습니다. 놈이 낑낑거리는 소리를 내는 게 마치 절 무서워하는 것 같았죠. 하지만 뭐라도 해야만 했어요, 머릿속에 난 구멍을 없애려면. 반은 그 텅 빈 검은 눈 사이를 쏴버릴 마음도 있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미치도록 쏘고 싶었는데 무언가가 제 손가락을 멈추게 했어요. 그게, 맞은 데서 피가 나기 시작하니까 놈이 돌아서 천천히 달려가 버리더군요. 예의 그 눈으로 절 돌아보면서요. 복도가 그 시선으로 가득 찼습니다. 제가 왜인지 녀석을 배신한 게 화가 났던 거예요.
F. 요한손 박사: 감정을 읽을 수 있으셨단 건가요?
바이런 씨: 예 뭐, 영향받은 사람들을 면담했을 땐 밈적 효과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제가 겪었을 땐 지독하게 가라앉는 듯한, 어떤 유대가 영원히 끊어진 것만 같은 느낌이 있더군요. 머릿속 구멍은 제게서 그놈을 숨기고 있던 거예요. 제가 한때는 놈을 알고 있었다는, 그리고 사랑했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그렇게 기괴하고 괴물 같은 걸 사랑할 수 있었는지 감도 안 잡히는군요. 그리고 그게 제일 최악인 부분이었습니다. 훈련받은 요원임에도 그 역겨운 괴물 놈이 저한테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는 게, 몇 년에 걸친 정신 저항 훈련조차도 그놈이 했던 짓에서 절 지켜줄 수 없었다는 게요. 완전히 잘못됐지만, 그럼에도 제가 그놈에게서 저 자신을 방어하려고 할 때마다 녀석의 눈은 점점 슬퍼지기만 했어요.
F. 요한손 박사: 잠깐만요, 바로 신고하신 게 아니었나요?
바이런 씨: 머릿속 구멍이 불타는 것 같아서 놈을 안아들 수도 없었어요. 결국 기지에 넘기긴 했지만 그것도 며칠 후,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녀석이 절 공격해오기 시작했을 때였죠. 하지만 놈이 제 손을 물 때도, 눈은 계속해서 슬퍼지기만 하더군요. 자기 영혼을 사로잡고 있는 무언가와 싸워보려고 하는 것 같다면 아실까요? 그건… 밈조차도 넘어선 무언가였어요. 전 녀석을 배신했습니다. 다른 말로 그 느낌을 설명하는 건 불가능해요. 그 배신은 일어난 적 없다고, 불가능하다고 제 자신을 설득해 보려 했지만 증거가 계속해서 나오덥니다. 나중에 그것들 사진이 겉면에 붙은 역겨운 고기가 든 캔 여럿하고, 산 적도 없는 못 먹는 과자들에, 제가 그 빌어처먹을 놈을 고무줄로다가 매어 둔 사진까지 찾았거든요. 일어난 게 현실 변경인지 급작스러운 현현인지, 아니면 더 점진적인 무엇인지 몰라도, 이 괴물들은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닙니다. 그 기괴함 말고도 놈들에겐 잘못된 점이 있었어요, 어떤 형언할 수 없는 유대감 같은 게요. 그것들이 나타난 다음날 기지 밈학자한테서 들었는데, 대부분 사람들은 경찰들 때와 같은 밈 때문에 무심한 반응을 보이게 됐다고 하더군요. 바깥 세상 사람들은 그것들을 기르면서 "기애"인지 뭔지 그렇게 부른다고요. 아님 갱이였나. 기애라고 하죠, 제일 비슷하게 들리니까.
F. 요한손 박사: 그럴 리가 없는데요. 주신 사진들을 본 바로 몰린스키나 위스콘신 밖에서 "기애"를 본 사람은 없을 거라 단언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면담도 일반인 분들이 이 생물들을 피할 수 있게끔 진행하는 거고요.
바이런 씨: 정말요? 사람들이 알 수 있게 된다니 기쁘군요. 최근에 그것들이 몰린스키하고 군 밖에도 나타났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TV에서 무슨 프로를 봤는데 그것들이 후프 사이를 뛰어다니고 있어서 머리가 죽을 것처럼 아팠어요.
F. 요한손 박사: 마지막으로 질문이 있는데요. 바이런 씨와 동료분들이 기지를 정유소로 위장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불필요한 조치처럼 보이는데요.
바이런 씨: 흐음. 솔직히 기억이 안 나네요. 어쩌면 그 기애들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죠. FBI나 NSA 같은 데선 자료 수집 시설을 다른 걸로 위장했었잖아요? 그래도 시 사람들이 두려워했을 것 같진 않지만요, 변칙개체를 격리하는 조직들은 제가 기억하는 한 줄곧 대중에 알려져 있었으니까요.
F. 요한손 박사: 하지만 그 동물들이 나타났다면 사람들이 놀랐겠지요.
바이런 씨: 네, 큰 소동이 있었을 겁니다.
F. 요한손 박사: 제이미 바이런 씨, 감사합니다.
바이런 씨: 천만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