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북한 인민군이 개성의 '시설'과 지하의 거대한 이상구역을 발견하다.
개성시 지하의 이상구역을 «땅굴»이라 정식으로 명명하며..
«땅굴»의 방대한 규모는 개성시와 황해도 일대를 넘어 남조선 괴뢰 정권이 지배하고 있는 미해방지역까지 닿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애하는 김일성 수령 동지의 비준과업에 따른 정찰총국 정신전자공학국의 «지하락원 계획»의 목표는 첫째, «땅굴»의 «유물»을 공화국의 번영에 활용할 수 있도록 확보 및 연구하는 것이며, 둘째, «땅굴»에 현재 거주하는 불순분자들과 적대적 이상 존재들을 몰아내어 인민이 안전히 거주할 수 있는 개척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1973년
땅굴의 관리주체가 정찰총국 P국에서 국가정치보위부 이상교화국로 바뀌다.
지엄하신 최고영웅 동지의 관심과 당정의 지원에도 «지하락원 계획»이 피상적 성과조차 보여주지 못한 것은 정신전자공학국의 만성적인 태업과 태만, 부패, 기만적인 반국가·반당·반혁명 양태 외에는 설명할 수 없다.
중앙군사위원회는 정신전자공학국의 행태로 보아 «지하락원 계획»의 추진에 있어 정신전자공학국이 더이상 정치적 신뢰를 보일 수 없다고 판단한다.
..전연군단 직할 대대와 정찰국 독립부대, 보위부 이상교화국의 병력을 통합하여 «땅굴사업»을 추진케 한다. 또한 그 명칭은 «제73련합특수임무련대»로 지정한다.
1994년
김일성이 사망하다.
1995년
고난의 행군 1년차.
땅굴사업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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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반도가 둘로 나뉘기 전.
수령이 세워지기 전.
지하에 땅굴이 존재했다.
개성의 주인이 네 번이나 바뀌기 전에,
이상교화국 이전에, 정찰총국 P국 이전에, SCP 재단 이전에,
지하에 땅굴이 존재했다.
수령이 떠난지 어언 1년.
이 땅 위엔 죽은 것과 죽어가는 것만이 존재한다.
그러나 땅 밑에선 땅 위로 올라가기 위해 발버둥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모두가 떠나버린다고 해도, 여전히 땅굴은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떠날 수는 없다.
이것은 실패자들이 도망치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