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어우ㅆ…"
아이스버그가 어디선가 날아온 게임 컨트롤러에 맞아죽을 뻔한 걸 황급히 몸을 숙여서 한 끗 차이로 겨우 피했다. 아니 대체 누구야? 어떤 인간이 벽 뚫게스리 저만치 세게 컨트롤러를 집어던져? 제19기지에 엑스박스가 들어온 게 딱 어제 일이었다. 그렇다고 직원들이 벌써부터 게임 때문에 이렇게 미쳐 날뛰고 자빠지나? 진짜 신기하네.
아이스버그는 컨트롤러를 집어들고 제19기지 게임실로 우당탕 들이닥친다. 이 테일이 만화라면 아마도 두 귀에서 김이 확 뿜어져 나올 모습이었다.
"이거 던진 인간 누굽니까? 진짜로 죽을 뻔했잖아요!"
아이스버그가 기대했던 사람은 클레프 아니면 콘드라키였다.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은, 지금 게임실에 유일하게 있던 직원이면서 모니터에 콜 오브 듀티를 띄우고 앉아 있던 기어스였다. 기어스는 아이스버그가 거칠게 들이닥치에는 소리에도 잠시 반응이 없다가, 이윽고 고개를 돌려 아이스버그의 벙찐 얼굴을 바라봤다. 늘 그렇듯이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아이스버그가 충격에 무슨 말을 할지 난감해진 사이, 기어스가 조용히 게임실을 빠져나갔다. 잠시 후, 예상외의 정보를 겨우 처리해낸 아이스버그가 다시 복도로 뛰쳐나왔다.
"기어스?"
기어스가 몸을 돌려 아이스버그를 바라봤다. 아이스버그는 이제 막 돌아오려 하는 정신으로, 아주 조금 파르르 떨리는 기어스의 눈을 바라봤다.
"안녕하십니까, 아이스버그 박사. 위험을 안겨드려서 죄송하군요. 보셨겠습니다만 이번에 새로 설치된 오락 시스템을 이용하던 중에 잠시 판단력이 정지되고 말았습니다."
"그래 보이데요, 네. 그… 괜찮으신가요?"
"더할 나위 없습니다."
"진짜요? 컨트롤러 진짜 세게 집어던지셨-"
"예, 그 점 압니다. 고맙군요. 그리고 저는 정말로 괜찮습니다. 다음에 뵙죠."
기어스가 자리를 떠나 걸어가려다, 아이스버그의 시선에서 벗어나려는 찰나 다시 돌아보고 말했다.
"아, 그리고 xxDarkShadow42069xx에게는 제가 그분의 모친과 어젯밤에 떡을 찧었다고 말씀해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다음날 아침, 기어스가 사무실로 들어와 보니 책상에 조그만 샌드백이 있었다. 샌드백 위에는 테이프로 쪽지가 붙어 있었다.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은 이쪽이 더 낫습니다. 진짜로 조수 하나 목숨 날리셨다가는 제 손에 기지 밖으로 날아갈 각오하십쇼.
-악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