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
학교 개교기념일에 친구들과 유원지에 갔습니다. 학교야 어떻든 나머지 세상은 평일이었고, 다음 날도 휴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놀이기구가 텅텅 비어 있었습니다. 저는 제트코스터를 정말 좋아하는데, 대기시간 없이 바로 승강장에 오를 수 있었기 때문에 거의 전세 상태였습니다. 신이 나서 몇 번이나 탔습니다.
해도 지고, 놀이기구도 다 탔으니까 슬슬 가자는 이야기가 되어서,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제트코스터 타고 끝내자고 결정되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줄을 선 지 1분도 안 되는 시간 만에 승강장으로 안내되었고, 출입구 근처 짐 두는 곳에 가방과 스마트폰 등 귀중품을 모두 넣었는데요. 문득 제 옆, 제트코스터 좌석으로 치면 제 뒤에 탈 사람이 짐을 둔 곳에 눈이 갔습니다.
액자가 놓여 있더라고요. 유원지에 가져오는 짐 치고는, 안 어울리지 않나요. 그것도 꽤 큰 액자가, 검은 테두리에, 리본이 두 줄 묶여 있고.
네, 영정사진이었던 것 같죠.
저도 이미 어린애는 아니었기 때문에, 그것이 그야말로, 보아서는 안 되는 것임을 이해는 했습니다만, 거기서 멈추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만 사진의 얼굴까지 보게 되어버렸어요.
저하고 비슷한 또래의 젊은 남자였습니다. 학교 단체 사진인지 그런 것에서 오려낸 것 같은. 양쪽 옆에 선 다른 사람 어깨도 함께 찍혀 있고. 핀트가 꽤 흐려져 있었지만, 교복을 입고 있는 것과 치아를 보이며 웃는 표정임은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웃음이 뭔가 억지로 웃는 것처럼 보였어요. 입꼬리는 확실히 위로 올라가 있었지만, 눈이 그다지 웃는 것 같지 않구나, 싶었고.
뭐랄까, 저도 자세히 아는 건 아니지만, 그런 사진은 보통 쓴다면 학생증 같은 데 쓰는 증명사진을 쓰지 않던가요. 왜 그러 조잡한 사진을 쓴 것인지 알 수가 없었고. 실례였지만 섬뜩한 기분이 들어서, 바로 눈을 돌리고 친구를 따라 승강장으로 돌아갔습니다.
좌석에 앉아 안전바를 내리고, 남은 것은 출발을 기다리는 것 뿐이었는데요.
어쩐지 움직이질 않아서, 직원분들이 저희 줄 근처로 모여서 출입구 문을 만지고 주무르고 그랬거든요.
「아니 뭔가 끼어서 닫히질 않은 것 같은데」
「그런데 코스터에 이상이 있는 건 또 아닌 거 같고」
「아무 것도 눈에 띄는 게 없으면 그냥 움직여도 되는 거 아닌가?」
그런 느낌의 대화가 들려와서, 좀 불안해져서 「이거 괜찮을까」 하는 식으로 친구들과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요. 올라타고 5분 정도 지나서야 겨우 제트코스터가 움직이기 시작해서, 1차 낙하를 위해 레일을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움직임도 위화감이 있었어요. 그 전에 탔을 때는 힘차게 쭉쭉 올라가는데, 그 때는 제트코스터가, 약간 기체와 레일 사이에 걸림이 있는 듯한 느낌으로 움직였어요. 레일이 마찰하는 깡깡 소리도 평소보다 크게 울리는 것 같았고. 올라가는 내내 그런 불안한 움직임이라, 친구는 혹시 중간에 멈춰서 거꾸로 떨어지는 거 아닐까, 농담처럼 이야기했습니다.
당연히 그럴 리는 없었고, 제트코스터는 레일 꼭대기에 이르렀습니다. 거기서부터 단번에 가속해서 지상까지 낙하하지요.
그 때, 분명히 들었습니다.
젊은 남자의, 「갸악」 하는 비명이.
제 귓가에 바로 대고 울린 직후에, 순식간에 뒤로 튕겨나가듯이, 혹은 제트코스터가 움직이니까 뒤에 남겨놓고 온 것처럼, 멀리 사라져갔습니다. 옆에 친구는 신나서 소리를 지르는데, 저는 정신이 없어서 소리도 제대로 못 지르겠더라고요. 혹시 누가 안전바가 고정이 안 되었거나 해서 떨어진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서. 그렇게 즐겁지 않은 제트코스터는 처음이었어요.
승강장에 도착하자 마자 뒤를 돌아보았고, 아무도 타지 않은 좌석을 보고 그제야 비명을 질렀습니다. 황급히 친구에게 「뒤에 사람이 없어, 중간에 떨어졌나 봐」라고 필사적으로 말했는데, 친구가 웃음을 터뜨리고.
「야, 우리 뒤에 처음부터 아무도 안 탔잖아」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랬습니다. 확실히, 대기시간 없이 거의 전세로 탔기 때문에, 그 코스터에는 제 일행을 제외하면 두세 명 밖에 타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뭐가 뭔지 모르게 되어서. 혼란스러워하며 내리려는데, 직원이 저를 붙잡았습니다.
「잠깐만 좀 따라오시겠어요」
그 말을 듣고, 저희는 유원지 한가운데쯤, 제트코스터가 1차 낙하를 하는 곳으로 끌려갔습니다.
「이거, 손님들이 가져온 건 아니지요?」
그렇게 말하고, 다른 직원들이 모여서 떠들고 있는 장소를 가리켜 보였습니다.
유리가 산산조각이 나고, 검은 테두리도 여기저기 금이 간, 아까 그 영정사진이 거기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아니, 엄밀하게 말하면 아까 그 영정 그 자체는 아니었습니다. 피사체, 즉 교복 같은 옷을 입은 남자는 확실히 이까 보았던 얼굴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정 속의 그 남자는 카메라를 등지고 있었어요. 고개를 돌려서 얼굴만 이쪽을 바라보는, 마치 등 뒤를 돌아보면서 달리는 것 같은 구도의 사진이었습니다. 그리고 프레임 가장자리, 사진이 잘려나간 부분에는, 아무리 보아도 그 남자의 것은 아닌 팔 하나가 그 남자의 목덜미에 뻗어 있었습니다.
아, 남자의 표정이요. 음, 뭐라고 말해야 전달이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뭐, 웃는 표정은 아니었지요.
역시라고 해야 하나, 예상대로라고 해야 하나.
그 영정사진을 분실한 사람은 유원지를 폐장할 때까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