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 일곱 번째 시체(屍体したい)가 물가에 떠밀려온 것은 올해 장마철이었습니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눈 앞의 남자는 침통한 표정으로 알고 있노라 대답했다.
방은 흐리고 어둡다.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귤색 서녘해가 남자의 얼굴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해가 많이 짧아졌다. 방을 드나드는 바람도 서늘해진 것 같다. 젖은 머리카락이 식어서 조금 춥다.
여름이 끝나가는구나, 나는 오랜만에 계절의 변화를 느꼈다.
토가나이 나나코(門叶とがないナナコ)씨, 하고 남자가 나를 부른다.
「저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귀하의 언니분의 시신이 여러 구 발견된 것과 관련하여, 경찰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검증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오늘 여기에 왔습니다. 말할 필요도 없이, 동일인의 시신이 여러 번 발견된다는 게」
있을 수가 없잖아요.
그래, 있을 수 없지.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아니, 누가 어떻게 생각을 하든, 한 사람당 시체는 하나밖에 생산되지 않는다. 그것이 순리.
그런데
우리 언니는 시체가 일곱이다.
언니의 첫 번째 시신을 발견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더 들려달라고 남자가 말하여
나는 언니의 시체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언니의 첫째 시체가 발견된 것은 4년 전, 아마 겨울이었던 것 같다.
그 날, 나는 일 때문에 귀성하지 못했던 설연휴를 내고, 도심에 있는 직장 사택에서 반년 만에 내 집으로 돌아왔다. 언니는 고향의 관공서에서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집에 돌아가면 만날 수 있어야 했을텐데, 그 날은 귀가가 늦었다. 나는 엄마와 저녁을 먹고 언니의 귀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런 연락도 없이 22시를 넘길 무렵, 소방차 사이렌이 잇따라 집 앞을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소리가 그쳤기에 밖으로 나가 보니, 아무래도 조금 떨어진 데서 헛간이 불타고 있는 것 같았다. 눈에 띄는 특산물도 없는, 어촌과 농촌이 뒤섞인 우리 고장에는 버려진 논밭이 여럿 있고, 그런 데는 왕왕 낡아 찌들어 어둡게 변색된 헛간이 남아 있기 마련이다. 그것들은 간신히 건축물로서의 꼴은 유지하고 있으나, 함석지붕은 삭아서 벗겨지고, 목재 벽도 비맞고 벌레먹어 누더기가 되었다. 할 일도 없던 나와 엄마는 그 진화작업을 구경하러 갔다. 헛간 앞에는 소방차 세 대와 순찰차 한 대, 그리고 약간의 구경꾼들이 있었지만, 누구 하나 심각한 표정을 짓는 사람이 없었다. 원래부터 버려진 헛간이다. 어차피 안에 별 것도 없고, 불타 무너져도 아무도 곤란하지 않는 것이다. 수십 분도 안 되어 불은 꺼졌고, 헛간은 약간 그을린 시커먼 덩어리가 되었다.
언니의 시체는 그 검게 불탄 잔해 가운데서, 시커먼 숯덩이로 발견되었다.
처음에는 시커멓게 탄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소방대원 가운데 한 명이 갑자기 당황하고, 우리들 구경꾼들이 각자 집으로 돌아간 뒤, 구급차 사이렌이 집 앞을 지나가는 것을 듣고서야, 겨우 그것이 사람의 시체임을 짐작했다.
그 날 언니는 돌아오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우리 집 문을 두드린 것은 경찰관이었다.
그들은 신묘한 얼굴로, 어젯밤 헛간에서 발견된 소사체가 내 언니임을 고했다. 애통하시겠습니다. 헛간에서 발견된 시신과 언니분의 치과진료 기록이 일치했습니다. 현재 자세한 것은 수사 중입니다. 운운.
믿을 수가 없었다. 얼마간 수사가 계속되어, 아무 것도 알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뒤 언니는 묻혔다. 화재의 원인도, 왜 언니가 헛간 안에 있었는지도, 아무 것도 알 수 없었다. 언니는 평소처럼 직장에 가서 일하고, 퇴근하고, 헛간 안에서 불타 죽었다. 그것만이 사실로서 우리 앞에 가로누워 있었다.
언니의 사망 후 수속은 엄마가 집행했다. 엄마는 울면서 서류를 만들고, 오열하며 경찰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잠시 일을 쉬고, 계속 집에 있었고, 그리고 계속 언니를 생각하고 있었다. 누구에게나 예쁨받은 언니였다.
사십구재가 끝나고, 언니의 유골이 무덤에 안치된 다음날.
언니가 차에 치어 죽어 있는 것을 언니의 동료가 발견했다.
그것은 언니의 근무처, 즉 우리 고향 관공서 주차장에 있었다. 사람을 치었으면 남아야 할 흔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딘가 다른 데서 치이고 그 뒤에 옮겨 놓았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되었지만, 누가 왜 그런 일을 할 필요가 있었는가, 아무 것도 알 수 없었다.
그 이전에, 언니의 시체가 두 개라는 것부터가 애초에 의미불명이었다.
둘째, 편의상 둘째라고 말할 수밖에 없어서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지만, 둘째 사체는 군데군데 접히고 찌그러지기는 했지만 언니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저번의 그 시커먼 숯덩이에 비하면, 훨씬 현실감 있는 언니의 시체였다.
그렇다면 언니로서 장례 치른 그건 누구였던 것인가, 한바탕 난리가 났지만,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그것도 내 언니로서 우리 집 무덤에 안치하게 되었다. 친족 일동은 크게 곤혹했지만, 그것이 언니인 것은 틀림이 없었기 때문이다.
엄마는 둘째 시체를 본 시점부터 좀 이상해져 버렸기 때문에, 그 바라지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엄마가 제대로 생활할 수 있도록 서포트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본가로 귀향하기로 했다. 애초에 나도 혼자 살 만한 정신상태가 아니었다.
그렇게 세 들어간 아파트 욕실에서, 세번째 언니가 죽어 있었다.
익사였다. 이 때는 내가 의심을 많이 받았다. 부패상태로 보아, 내가 아파트에 입주한 이후에 숨진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그렇게 말해도 언니는 이미 죽은 사람이니까 내가 언니를 죽일 수는 없는 것인데, 경찰은 그래도 끈질기게 나를 의심했다. 그들도 필사적이었던 것 같다. 이유라든가, 범인이라든가, 그런 뭔가 납득할 수 있는 대답을 찾고 있었을 것이다. 같은 시체가 세 구나 발견되었는데, 무엇 하나 해결된 것이 없으니.
어수선한 와중에, 네번째 시체가 들어본 적도 없는 산 속의 잡목림에 묻혀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시체는 아무래도 둘째 시체가 발견된 것과 비슷한 시기부터 거기에 묻혀 있었던 것 같다. 사인은 잘 알 수 없었다. 묻혀 있었기 때문에 죽었다는 것이 가장 그럴싸한 원인이었다.
아마 이것이 결정타가 되어 모두들 포기해 버린 것 같다. 경찰관은 나를 미행하기를 그만두었고, 엄마는 본격적으로 망가져 버렸다. 나도 언니의 시체가 여러 개 있다는 것을, 그럴 수도 있겠거니 인정해 버렸다. 뭐 어쩌라고. 다소 곤란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결정적으로 내 인생을 무너뜨려 버렸는데,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 그렇게 달관해 버렸다. 스트레스 때문에 청력 감퇴와 불쾌한 이명이 생겼지만, 일단 포기해 버리자 기분이 편해졌다. 이것으로 전부 일단락되면 그걸로 좋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언니의 모교인 고등학교에서 다섯째와 여섯째로 교수자살한 시체로 발견되었다.
같은 얼굴을 한 액사체가 나란히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을 가장 먼저 발견한 교직원은 언니의 은사였다.
그 양반은 그 광경을 보고 너무 현실감이 없어서, 뭔가 기분나쁜 장난 아닐까 생각했던 모양이다. 동일인의 시체가 눈 앞에 두 구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야 그것이 현실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그것들은 모두 언니였다. 정말 누가 잘 만들어낸 것 아닐까 싶어서 여기저기 잘라보고 째보고 했던 것 같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어찌할 도리 없이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일곱째 시체가 물가에 밀려온 것이었다.
「언니의 시체는, 두껍고 어두운, 앙금처럼 쌓인 구름 아래, 썩은 페트병이나 기분나쁜 해조류 따위와 섞여서, 파도 치는 곳에서 흔들리고 있었다고 합디다」
나는 언니의 일곱 개의 시체에 대한 이야기를 그렇게 맺었다.
일곱째 시체에 관해서는 그 이상 설명할 것도 없었다.
발견된 상황이 다섯째와 여섯째보다는 멀쩡하니, 적당히 사고사로 처리되어 제대로 된 공양도 없이 뼈가 되어 무덤으로 직행했다.
엄마는 완전히 붕괴되어 버렸기 때문에, 본격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시설에 집어넣었다.
그렇게 혼자가 되어, 오늘까지 그저 멍하게, 심한 이명과 함께 언니를 생각하며 쥐죽은 듯이 지내고 있었다. 언니하고는 나름대로 사이가 좋았고, 추억도 이것저것 많았다. 기억 속의 언니는, 무슨 영문인지 모두 시체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릴 때 놀던 기억에서도, 처음 같이 술을 마셨던 기억에서도, 언니는 죽은 얼굴로 나와 이야기했다. 죽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왠지 시간이 멈춘 것 같아서, 나는 그 감각이 기분좋았다.
정신을 차려 보니, 완전히 해가 저물고 있었다. 방은 어둑하다. 내 말에 맞추어 서류를 넘겨가며 무언가 덧붙여 쓰곤 하던 남자의 얼굴도, 희미해져서 잘 보이지 않는다. 남자는 그렇군요(成程なるほど)라고 말하며,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말씀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심지어 이런 기화(奇禍)까지 당하는 것은 굉장히 괴로운 경험이었을 것입니다. 이쪽에 방문하기 전에 경찰기관, 거기서 행정자료를 읽었습니다만, 직접 이야기를 들으면서 당시 일을 더욱 선명하게 상기할 수 있었습니다. 거듭거듭 말씀드리지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한 가지 여쭤볼 것이 있는데요」
뭔데요 라고 내가 대답하자, 남자는 이쪽을 가리키며, 내 뒤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쪽에 있는 것은 」
「언니분의 시체가 아닙니까」
뒤돌아본다
아아
그렇네
내 뒤쪽. 창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방구석.
「그러게요」
「이거는 언니의, 시체입니다」
그으 런가요, 아니, 제가 들어왔을 때부터 계속 있었는데, 아무 말씀도 안 하셔서 신경쓰이긴 했는데, 과연 그랬군요, 이런 건 자료에는 없었어요 라고 말하며 남자는 일어섰다.
「뭐라고 해야 할까, 이것은 어떻게 된 것입니까?」
「제가, 죽인 겁니다」
「그것은, 오늘 일이었습니까? 즉, 제가 오기 전에」
그렇다고 대답하자, 남자는 으으음, 하고 대답도 신음도 아닌 소리를 냈다.
「그렇다면, 토가나이씨. 귀하는, 귀하에게 살해당하기 전의 언니를 만난 적이 있군요」
「예」
「죽였다고 말할 것 같으면, 그 때의 언니는 」
살아 있었던 것이네요.
그런가?
살아 있었던 걸까.
일곱 번 죽고, 일곱 번 시체가 된 언니는
아침에 일어나 보니 거실에 있었다.
딱 내가 지금 앉아있는 위치. 직장에서 입던 사무복을 입고 앉아 있었다.
물에서 건져올린 침몰선 같았다.
백 년에 걸쳐 해저가 익숙해진 배가, 억지로 육지로 끌어올려진 것 같은. 이제 이 세상 것이 아닌 것이 다시 한 번 나타난 것과 같은. 그러한 부자연이 거기에 있었다.
언니는 천천히 고개를 들고, 나를 발견하자 아침인사를 했다.
심해어 같은 목소리였다.
나는 언니에게 어찌 된 것이냐고 물었다.
언니 죽었잖아.
일곱 번이나.
「저기, 나나고. 내가 살아 있다고 생각해?」
언니가 말했다.
생각 안 해. 그런 생각 안 해. 몇 번이나 시체를 보았으니까.
지금도 마치 유령을 보는 기분이야.
그렇구나 라고 말한 언니는 엷게 웃었다.
「하지만, 망자는 아닌 거야. 왜냐면, 죽는다는 건 말이지, 죽어서 없어지는 게 아니라서 말이야 망자로서 산 자의 기억 속에 계속 그대로 존재한다는 거잖아? 살아 있으면 또 만나고 해서 그때마다 기억의 갱신이 되는데, 죽으면 그것도 할 수가 없지. 유품 같은 것을 보면서, 아아 이런 것을 했구나, 이런 취미가 있었구나, 그런 것을 새삼 발견하는 일은 있을지 모르지만, 언젠가 한계가 올 테니까」
「그러니까, 계속 만나지 못해서 연락이 없는 친구들도, 어떻게 보면 죽은 거나 마찬가지지. 분명히, 나 같은 것보다 훨씬 더 죽은 거야」
언니는 못 알아들을 소리를 줄줄 지껄였다.
이명이 난다.
「생전, 이라는 말이 있지? 그거 유래를 알아?」
「불교의 세계관에서는, 죽으면 망자로서 저 세상에 태어난대. 윤회전생 그런 게 아니고, 부처님의 길이라는 것일까. 그런데 태어나기 전의, 이 세상에서의 모습으로, 생전. 그러니까 생전이라는 말은 죽은 사람만 쓸 수 있는 셈이지」
「그러면, 나는 어떨까」
「아니, 살아 있지야 않겠지만」
「계속 죽으니까」
「다시 태어날 수가 없는 거지」
「그러니까 죽어도 망자가 되지 못하는 거겠지」
「다시 태어나는 것도 아니고, 타인의 기억 속에 변함없이 남아 있는 것도 아니고」
「계속, 그냥 시체」
「죽었지만 죽지 않아」
「이게 말이지, 행복하다고, 나는 생각하거든」
「죽어서 망자가 되면, 언젠가 세상의 누구도 나를 알지 못하는 때가 오겠지? 망자란, 잊혀져 버리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거야」
「그치만, 계속 시체인 채로 있으면, 누간가가 나를, 내 시체를 계속 발견해 주면」
「나는 계속 죽지 않는 거야」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라고 언니는 말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말 없이 부엌으로 향했다. 왠지 목이 말라오는 것 같아서.
언니는, 그럼 나는 이만 갈게, 라면서 천천히 일어섰다.
분명, 언니와 이야기할 일은, 앞으로 더는 없을 것이다. 언니는 이대로 계속 시체로서, 망자도 생자도 아닌 무언가로서, 존재할 작정이다. 이유도 연유(由縁)도 유래(由来)없는, 그저 거기에 있을 뿐인 부자연스러운 시체로서. 그런 것은
나는 거실로 돌아와, 밖으로 나가려는 언니의 손을 잡았다.
아아
따스하구나.
언니
지금의 언니, 왠지 너무너무
「토 쏠려」
나는 부엌에 있던 식칼을 힘껏 언니의 목에 쑤셔넣었다.
끄윽끄윽 하는 소리가 언니의 입에서 새었다.
언니는 웃지도 않고, 슬퍼하지도 않았다.
그 얼굴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망자의 얼굴이다.
상당한 시간에 걸쳐, 나는 언니의 몸을 찢어발겼다. 정신을 차려 보니, 언니는 이미 움직임이 없었고, 몸에 무수한 상처가 나 있었다. 나는 잠시 언니의 여덟째 시체를 보면서, 오후에 오랜만의 손님이 온다는 것을 떠올렸다. 동일인의 시체가 여럿 발견된 것에 의문을 품는, 그리고 내 주변이 그런 일도 있을 수 있다고 포기해 버린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인물이었다.
나는 샤워를 하고, 바닥에 흩날린 피를 청소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순서를 거꾸로 했어야 했다. 청소하느라 더러워진 나는 다시 샤워를 하고, 내친김에 시체도 씻고 닦고, 일단 내 옷을 입혀 놓기로 했다. 나중에 누가 보았을 때 더러우면 꼴불견이라고 생각할 테니까. 내 머리카락보다 먼저 언니의 머리카락부터 말렸다.
「그리고 언니의 옷차림을 가다듬고 있을 때 찾아온 것이」
저라는 것이군요, 남자는 말했다.
「예에, 그래요.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오늘 아침 언니를 보았을 때부터 굉장히 이상해져 버렸습니다. 제 안에서 무언가 중요한 것의 순서가 어긋난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신고도 하지 않고 당신을 불러들여서 언니 얘기를 하고 있잖아요」
「그것은,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괜찮습니다. 신고야 제가 나중에 하면 되니까요. 그래서 토가나이씨는 」
앞으로 어쩔 생각이냐고, 남자는 물었다.
어쩔 생각이냐고.
나는 혼자가 되었다.
엄마가 들으면, 이번에야말로 정말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버릴 것이다.
엄마 뿐만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무너져 버린다.
그래도
「그래도, 이게 마지막이에요」
언니의 시체는
이제 결코 새로 나타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남자는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묻는다.
「이번의 언니 시체에는, 이유가 있으니까요. 지금까지의 시체들은 원인도 유래도, 무엇도 없는 가운데, 오직 시체만 있었습니다. 그런 이유 없는 것은, 우리 언니처럼, 부자연스럽고 부조리한 것이 되어 버립니다. 하지만, 이 시체에는 이유가 있어요」
너무너무
토쏠리고 역겨운
못 알아들을 헛소리를 떠들었으니까
여동생에게 살해당했다.
납득가능한 이유다.
「그러니까, 이제 언니는, 죽어 버린 거예요」
남자는 잠시 말이 없었다.
나도 할 말이 없어져서, 그대로 조용히 있었다.
귀를 기울이자, 벌레 소리가 들린다.
이명은 이제 사라졌다.
방음 캄캄한 어둠으로 채워졌다.
벌써 밤이다.
어둠을 견딜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겠지.
남자가 방구석에 있는 전구 스위치를 찾아 불을 켰다.
인공적인 빛 아래에는, 나와 남자와, 작고 하얀 물고기의 송장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