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를 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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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 언제였는지는 잘 기억 안 나지만, 부모님께서 말씀해 주시더군. 내가 한… 5살쯤? 5살이나 6살쯤인가, 그때일 거요. 내 친구네 아빠였지. 그냥 운동장에 괴물이 있다고 도망치면서 선생님에게 소리 질렀소. 어른에게 짓궂다면서 야단맞았지. 그다음 주에 그분은 익사하셨더군. 낚싯배에서 떨어졌거든.

아니, 진짜로 알아챈 건 11살 될 때쯤일거요. 우리 할머니께서 병원에 계실 때.

아냐, 할머니 말고. 암은 낫고 계셨거든. 다른 모든 환자들말이오. 대부분 눈이 없더구만. 그게 보통 내가 첫 번째로 눈치채는 거지. 할머니는 1년 더 돼서 돌아가셨고.

아, 형씨는 상상도 못 할걸. 다들 그분한테만 몰려들었소. 어머니는 계속 할머니께 가서 말 좀 나누거나 손 좀 잡아 드리라고 했고. 난 그분 피부가 조금씩 벗겨져 나가는 걸 보고만 있었어. 내 생각엔 아마 그게 제일 나를 돌아버리게 만들었던 거요. 일주일 내내 병원으로만 내쫓겨서 매일 그분이 조각조각 허물어져 가는 걸 지켜봤지. 다른 사람들은 그냥 평범하게 행동하던데? 그분 보고 정정하시다면서. 시체를 위로하면서.

아, 시발거. 그때는 내가 미치광이 병동에 내던져질 걸 알만한 나이였다고. 그 사람들은 단지 내가 병원에 왔으니까 울고 앉아있다고 생각했겠지.

아무튼, 여차여차 학교는 마치고. 뭔가 특별히 잘하는 건 없었으니까 결국 군대에 들어가게 됐소.

음 그래,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건 좋은 생각이 아니더라고. 전장에 한 번 들어가게 되면 이거 그냥… 씨팔, 알잖수. 취식장에 그냥 모여있던 사람들, 바싹 마르고 추잡한 꼴로 말이야. 그러고 말도 걸던데, 난 그 사람들이 결국 뒈진다는 걸 아니까, 그건… 막아보려고도 했었어, 근데 절대 성공 못 했지. 잘 안되더구만.

그래, 뭐, 내 탓은 아니지. 하루아침에 눈뜨고 나면 그냥 그렇게 되는 거요. 거길 뜨는 첫 번째 비행기에 탑승하기, 그게 내 인생에서 가장 쉬운 결정이었소. 그다음 주에 융단 폭격이 시작되었더군. 물론, GOC가 나를 잡아갈 때도 그때였지.

뭐, 꽤나 "효과적"이었던 거 같은데. 군대에서 신경 쓰던 그런 종류는 아니었지만, 아무튼 GOC는 왜 그런지 알아냈었소.

잘 기억나지는 않는데… 그 사람 탄제린을 통했다나, 아마? 아무튼, 잠깐 같이 얘기 나누고, 모든 걸 정리했지. 이 사람들이 팀을 하나 만든답시고 나를 사무실에 박아 넣었소.

음, 이 사람들이 성공할 거라는 보장은 없었지만, 항상 살아는 돌아오더만. 얼마 후에 내가 퇴짜놓은 인원들이 비록 심장마비 같은 거로라도 죽어 나가는 걸 알아채고는, 날 거기서 끄집어냈지.

뭐 그래, 그때부터 이 사람들은 내가 이 자들을 간접적으로 죽이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하기 시작했소. 한 달 동안 가둬놓고, 아무 이상 없을 때까지 시험을 한 무더기 치르더군. 이후로는, 죽은 사람을 보더라도 나 혼자만 알고 있었소. 기분이 찝찝하긴 했는데, 말했잖수, 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고. 이 사람들이 나를 현장 업무로 보내는 게 더 낫겠다고 결정하더군, 흠. 말했듯이 난 육군 소속이었소. 감히 말하건대, 내가 최고였지. 저격조에서 관측병으로 복무했거든. 당연히 쏠 때마다 박혔지. 나 혼자 건물에 돌입하고 정리할 수 있었다고, 놈들이 반드시 죽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어우 참, 정말로 최악이었던 건 군중 폭발 사건이었소. 뭔가 벌어질 거라고는 알고 있었지, 사방이 죽은 사람들이었으니까, 그 사람들 한번 살펴보니… 완벽하게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정렬해 있더라고. 그 사람들 죽어 나가기 1초도 돼기 전에야 뭔 일이 벌어질지 알겠더만. 그 사람들은 다 죽을 거고 나머지는 혼비백산하겠지. 그리고 그 동그라미의 중심을 한번 쳐다봤소, 내 장담하건대 그 씨방새가 날 똑바로 쳐다보고 있더군. 물론, 내가 본 건 날 바라보고 있는 텅 빈 해골바가지랑 파편과 화염 덩어리였고. 이게 97년도였소, 뭐, 들어본 적은 있을 테지.

그래, 이젠 현역에서 은퇴했수다. 한 6년 됐나? 중요한 일에는 아직도 날 끌고 가지만. 썅, 분명 내가 사라진 건 벌써 눈치챘겠지.

아, 됐수다. 별걱정은 안 해. 날 찾아와 잡아갈거니까.

이번 주 안에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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