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오노뒷이야기: 못 건너편의 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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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백쉰여덟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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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옛날 옛적, 사무토향이 토오노시와 연결되기도 전의 이야기다.

 외계의 인간들에게 사무토향 하면 한없이 펼쳐진 푸른 산이라는 인상을 갖지만, 사실 사무토향은 사방이 담수로 둘러쌓인 육괴, 커다란 섬 같은 존재다. 섬 연안에 캇파가 많이 자리잡고 살았기 때문에, 이 수역을 예로부터 「캇파못」이라고 불렀다. 캇파못의 물 너머는 끝없이 텅 빈 것처럼 보이지만, 맑은 날 눈을 엉기게 집중하면 저 멀리 아스라히 흔들리는 그림자가 보일 때가 있다. 이 그림자라는 것이 바로, 지금도 자주 보이는 「」라 불리는 현상이다.

 사무토의 신기루는 직사각형을 여러 개 늘어놓아 요철을 이루는 형태로, 과연 확실히 「」처럼 보이는 모습을 하고 있다. 과거의 향민들은 1를 토해 누각을 만들었다고 생각했고, 요기가 가득찬 신을 잡아다 먹으려고, 누각을 목표로 수영을 해 가거나 쪽배를 띄우는 무리가 많이 있었다. 하지만 캇파못의 난바다는 흐름이 격하고, 신기루는 아무리 다가가도 다가가도 전혀 가까워지지 않기 떄문에, 도중에 목숨을 잃거나 단념하고 돌아오기 일쑤였다.

 이러저러하여 신기루는 낯익은 풍경의 일부가 되었지만, 때때로 바퀴가 걸린 기괴한 누각이 보일 때가 있었다(여기서 “때때로”란 요괴의 시선으로 말하는 것으로, 역법으로 표현하자면 백년에서 천년 정도 간격이 벌어져 있음에 주의하기 바란다). 이럴 때의 누각은 피 같은 빨간 색으로 물들거나, 점토처럼 납작해지거나, 지렁이처럼 굼실거리는 등, 아무튼 불량한 양상을 보인다. 그러다 잠시 후 누각이 갑자기 보이지 않게 되고, 다시 나타날 때까지 못 건너편에는 아름다운 수평선만 좌정하고 있게 되는 것이었다.

 누각에 이변이 나타나면 금어의 괘방이 내려오거나, 신사에서 기도제가 열리거나 하면서 잠시동안 마을이 왁자지껄해진다. 향민들로서는 누각의 불량을 재액의 예조로 파악하는 풍속이 있었고, 평상시에는 사냥감 취급인 신도 이 때는 모두의 염려를 받게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실 신기루가 아무리 기괴하게 변한다 해도, 사무토향에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느 한 해를 제외하고 말이다.

「저 뭐꼬, 누각에 무슨 버섯이 자랐다 아이가」

 어느 여름 아침의 일이었다. 못 건너편이 갑자기 붉게 빛나는가 싶더니, 누각 꼭대기에서 느닷없이 불쑥 통통하게 살찐 버섯이 얼굴을 내밀었다. 버섯은 순식간에 수를 불렸고, 캇파못의 수평선은 수십 개의 버섯으로 둘러싸이고 말았다. 누각에 흔히 있는 정도의 불량이라고 여기고, 향민들의 반응은 비교적 차분한 것이었다. 하지만 누각들이 버섯에 파묻힌 지 며칠 후, 수변에 이상한 것이 떨어져 있는 것을 부근에 사는 캇파 아무개가 발견했다.

「대불이, 대불님이 쓰러져있다 카이!」

 못 기슭에는 감빛이 선명한, 이십 척 남짓 되는 입상이 쓰러져 있었다. 머리는 어딘가 날아가 버리고 없고, 사지도 이상한 각도로 휘어져 있었다. 향민 대부분은 산신님의 신도이지만, 이 부처님은 너무나도 애처로운 모습이라, 일단 뱃사공의 집으로 옮겨놓기로 했다. 못에 사는 캇파들이 모두 모여 들어올리려 한 그 때, 입상의 몸체가 두 개로 갈라지고, 그 안에서 털이 얇은 성성이 한 마리가 숨을 할딱이며 기어나왔다.

「여기는 어디야. セン2는 어떻게 된 거」

「센소가 뭐꼬? 니 사투리 함 희한하데이」

「너희들은, 그 모습…… 요괴? 하, 하하. 이 내가, 3의 도움을 받을 줄이야」

「머라카노 문디자슥 하나도 몬 알아묵겠데이」

 못 건너편에서 온 수수께끼의 성성이. 불상 속에 들어가다니 천벌 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이대로 내버려 두는 것도 천벌 받을 일인지라, 향민들은 그를 병구완하기로 했다. 헌신적인 수발 끝에 이인도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었지만, 뭔가 생각이 있는 것인지, 못 건너편과 관련된 것은 단호히 말하지 않았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더 신경이 쓰이는 것이 민중의 성미다. 연일 이어지는 질문에 그도 마침내 부러진 듯 띄엄띄엄 입을 열게 되었다.

 가로되, 이인은 사실 성성이가 아니고, 「4」라 불리는 생물이었으며, 못 건너편의 마을은 눈이 핑핑 돌 정도로 번영하고, 돌로 만든 누각이 여기저기 늘어서 있다. 한편, 히토에게는 적들도 많이 있는데, 그는 마을을 지키기 위해 부처님의 힘을 빌려, 제대로가 아닌 것…… 「아노마루리」를 무찌르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노력도 헛되이, 히토와 히토끼리 싸움이 벌어져, 결국 못 건너편의 마을은 망해버렸다고 했다.

「칼도 부러지고, 화살도 떨어졌을 때, 내 눈에 꽃밭이 들이닥쳤다. 그 엉망진창인 가운데 온통 모든 것이 갑자기 선명한 꽃들로 뒤덮였다. 그것을 바라보다 보니,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한 번, 고향의 경치가 보고 싶어졌다. 히토가 아닌 것들, 요괴가 살고 있는, 그 푸른 산이 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여기에 와 있었고」

「니 사무토에 살았던 기가?」

「아니, 틀리다. 애초에 요괴라니…… 아니, 아무 것도 아니야」

 그렇게 말끝을 흐리고, 남자는 한 마디,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신님이 호의로, 아니, 짖궂음으로 배려해 준 걸지도 모르지」

 그러고 나서 이인은 무엇에 씌인 듯 밝아지고, 사무토에서의 생활에 녹아들어갔다. 이윽고 수십년의 세월이 흘러, 못 건너편은 원래의 경치로 돌아갔다. 향민들에게 그것은 대수롭지 않은 세월이었지만, 남자는 그 사이 폭삭 늙어 버렸고, 그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 이승을 떠났다고 전해진다. 왕생하기 직전, 둔색으로 치솟은 누각들을 본 이인은 안도와 불안이 뒤섞인 것 같은 복잡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고.

 그가 남긴 감색 불상5은 오랫동안 뱃사공네 집 부지에 안치되어 있었는데, 어느새인가 부상신이 깃들어 캇파못을 휙휙 바삐 돌아다니게 되었다. 부처님에게 영귀가 깃들다니, 정말이지 이상야릇한 이야기다.



이야기꾼: 캇파 야노스케弥之助 필기: 아베阿倍 마츠지로松次郎
게재함에 있어 수집원자료관에서 구어체 번역을 수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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