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번호: SCP-19██
등급: 유클리드 (Euclid)
특수 격리 조치: 첫번째 발견 사례를 제외하고, 격리 대상은 특정한 인물 주위에서 나타나고 있어 해당 인물(SCP-19██-1)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 현상이 규칙적으로 발생하지 않으므로 출현 시 미리 허가를 받은 담당자(보안 등급 5단계 이상)가 일체의 실험을 진행한다. SCP-19██-1은 제███구역의 ██████에 유폐되어 있는 상태다. 그는 이상 현상이 나타났을 때 실외로 나갈 수 없다.
[이미지 제거됨]
설명: 서쪽 하늘에 황혼이 질 무렵 예고 없이 등장하는 기이한 현상으로, 노을빛을 받고 있는 땅에 손을 흔들고 있는 사람 형태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해가 완전히 질 때까지 지속되며 최소 2분 이상 계속해서 바라볼 경우(관측자는 이 현상을 보고 싶어하는 욕구가 서서히 증가한다) 정신이 혼미해짐과 동시에 SCP의 방향으로 걷기 시작한다. 자력으로는 이 걸음을 멈출 수 없고 강제로 붙잡아둔다고 하더라도 최면 상태를 푸는 방법은 현재까지 찾지 못했다.
격리 대상은 특이하게도 한 인물 주변에서만 계속 나타나고 있다. 현 재단 소속인 그는 최초 사례 이후 이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현재 그는 전근이라는 미명 하에 인적이 없는 외딴 시설에 유폐되었다. 재단은 그가 SCP-19██에 대해서 아는 것을 계속해서 막을 것이다. 따라서 방문 시에는 이에 대한 언급을 일절 금한다.
최초 발견은 ████/██/██, ██:██로 전 세계에서 이 현상이 관측되었으며 재단 측에서는 이 방대하게 퍼져나간 정보를 은폐할 도리가 없다. 다행스럽게도 그 때는 지금의 최면 효과가 없었고, 카메라 등에도 전혀 관측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것의 진위를 증명할 방법도 없다. 재단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다.
부록
[보안 인가 단계 5레벨]
실험은 같은 방식으로 계속 진행하세요. 별도로, 루핀 박사와 SCP-19██의 연관성에 대해 조사를 명합니다. 최초 발견의 시각, 혹은 그 날짜와 관련이 있을 거라 생각하니 당시 루핀 박사의 행적을 조사해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서, 루핀 박사를 ███-██████ 지역으로 전임 명령을 내리십시오. 지하에서만 생활하도록 설계된 곳이니 그가 모르게 SCP를 관측하기에는 적절할 것입니다. 그가 SCP-19██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알아내기 전에는 이에 대해서 알게 해서는 안됩니다.
O5-██
SCP-19██의 최초 발견 시 행해졌던 인터뷰
XXXXX XX: 끔찍하게 무서웠어요. 거대한 그림자가 저를 향해 손을 계속 흔들더라고요. 정말이에요, 믿어주세요. 분명 말도 안되는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하지만 진짜 있었단 말예요! 전 그 기괴한 느낌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거예요.
XXX XX XXX: 감을 못 잡겠습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입니까? 그 시꺼먼 자식을 보는 순간 제 기분은 말할 수 없이 참담해졌습니다. 진짜로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 자식…… 그놈은 웃고 있었습니다. 물론 얼굴은 안 보였지만 느낄 수 있었어요. 나를 보면서, 손을 흔들면서, 사악하게 웃고 있었단 말입니다.
XX XX: 혹시 아저씨들 CSI에요? 와! 멋지다! 제가 본 걸 다 말해드릴게요. 그러니까…… 새까맸어요. 까만색 아저씨가 오른손…… 아니 제가 봤을 때 오른쪽이었으니까 왼손을 들고 좌우로 흔들고 있었다니까요. 그것도 수평선에서만요. 그쪽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바다였거든요. 아저씨, 혹시 이게 외계인인가요?
X XXXXXXX: 난 이 사건을 믿지 않습니다. 이건 마술 쇼고, 정부가 대선에서 눈을 돌리게 하려는 속임수에요. 그들이 시치미 떼는 걸 보세요. 허공에 드리워진 그림자라니. 웃기지 않습니까? 지나가던 개도 안 믿겠습니다. 그래요, 눈요기는 좀 됐죠. 흐느적거리는 꼴이 꽤 볼만하더군요. 비열하게 생긴 것이 꼭 여당의 음모를 상징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XXXX XXXXX: 미안합니다, 사실 난 그때 그걸 보지 못했어요. 지구 반대편에 있어서 그땐 쨍쨍한 낮이었거든요. 그렇지만 그걸 실시간으로 보신 우리 어머니께서 저한테 전화를 걸어서 호들갑을 떨으셨더라죠. '쟈니, 이건 심상치 않은 일이야.' 그래요, 뭐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 까만 숯 덩어리가 누구한테 해를 끼쳤던 건 아니잖아요? 그때 이후로 소식도 없고요. 그게 진짜 있었는지조차 저는 아리송합니다. 이 대륙 전체에서 목격이 됐다면, 누군가는 그걸 찍었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기록된 자료가 있었나요? 전혀요! 현대 과학을 그렇게 얕볼 수야 없죠. 애초에 태양의 흑점 폭발 같은 걸 사람들이 잘못 본 게 아닐까요? 오로라 같은 게 겹쳐서 지나가면 그런 식으로 보일 수도…….
XXXXXXXX XXXX: 기자 양반이우? 그래, 그걸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봤지. 나이는 좀 먹었을지 몰라도 내 기억력까지 무시하진 말라우. 놈이 손을 흔들고 있었지. 천천히, 느긋하게.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더군. 그건 저승사자였어. 망자를 데려가려고 내려왔던 저승사자……. 내 말 잘 듣게나, 기자 양반. 곧 심상찮은 일이 터질 거야.
실험 기록
TT-12
피실험자: D-12065
담당 박사: ██████
SCP-19██를 바라보기 시작한지 1분 48초가 지난 시점부터 피실험자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반응하지 않음
2분 36초간 노출되었을 무렵 태양을 향해 걷기 시작.
이름을 부르고, 팔을 치고, 얼굴을 강타해도 반응 없음.
발을 걸어 넘어뜨려보았으나 어떠한 대응도 없이 얼굴부터 쓰러짐. 직후 다시 일어서서 걸어감. 뇌 및 신경 기관은 정상으로 보인다.
귀 바로 옆에서 90dB의 소리를 울렸으나 반응 없음.
최면 상태가 지속되는 동안 어떠한 직·간접적 충격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음.
4일을 내리 걸은 끝에 아사함. 실험 종료.
TT-25
피실험자: D-40098
담당 박사: ██████
2분 3초가 지날 무렵 태양을 향해 걷기 시작.
걸어가는 와중에 강제로 팔을 꺾었으나 반응 없음.
200dB의 소리를 울렸으나 반응 없음(고막은 정상적으로 찢어졌다).
다리에 총을 쐈으나 반응 없음. 기어서 계속 이동.
9시간 후 과다 출혈으로 사망. 실험 종료.
TT-39
피실험자: D-36887
담당 박사: ████
1분 59초경 태양 쪽으로 걷기 시작.
칼로 가슴팍을 찔렀더니 눈을 크게 뜨며 최면에서 깨어남.
1시간 만에 과다 출혈로 사망. 실험 종료.
TT-41
피실험자: D-3010
담당 박사: ██████
2분 44초부터 태양을 향해 걷기 시작.
정면에서 시속 130km로 달리는 자동차를 들이받게 함.
자동차가 부딪히기 직전 피실험자는 최면에서 깨어 자기 방어 자세를 취함.
생명의 위협을 느낄 경우에만 최면이 풀리는 것으로 보인다.
즉사함. 실험 종료.
██████ ████
루핀 박사: 앨버트? 여긴 웬일이야?
앨버트 박사: 박사님이 걱정돼서 한 번 와봤죠. 여기 오면서 자동차는커녕 나무 말뚝 하나도 못 봤어요.
루핀 박사: 이게 대체 무슨 짓인지. 멀쩡한 사람을 이런 촌구석으로 보내다니.
앨버트 박사: 많이 불편하세요?
루핀 박사: 자네밖에 없군. 뭐 사실 여기서 지내는 게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아. 여기서 나가지 못한다고 그다지 초조하지도 않고. 그렇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다 그게 그 사람이다 보니 지루해서 미칠 지경인데……. 내가 혹시 누군가에게 원망 살 일이 있었나?
앨버트 박사: 글……쎄요. 언젠가는 다시 돌아오시겠죠.
루핀 박사: 그래…… 언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