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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클로드의 시계The Clock at Saint Claude's
원작: http://www.scpwiki.com/the-clock-at-saint-claudes
저자: PeppersGhost
역자: Salamander724
spectralsprite 08/12/09 (화) 03:01:22 #7638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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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클로드의 아이들.
세간에서 떠드는 것과 달리, 이 건물엔 여전히 누가 산다. 나는 여기를 경비하는 사람들 중 두어 명하고 이름을 튼 사이가 되었기 때문에, 그 친구들이 일을 잃게 되거나 하면 안 되므로 위치를 정확히 밝힐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부근 출신자라면 내가 이야기하는 건물이 어디인지 알아차리겠지. 아닌 사람도 구글링 좀 몇 번 하면 아마 찾을 수 있을 거다.
미국 어딘가에 고아원이 있었다고만 말해두자. 그리고 거기 이름이 “세인트클로드 고아수용소”Saint Claude's Orphan Asylum라고 치자. 고아원이 되기 전에는 하숙소였고, 그 전에는 기숙사가 될 예정이었다. 오늘날 이 건물은 이 동네의 모든 신화가 흘러나오는 샘과도 같다.
물론 그 중 대부분은 개소리지만. 으스스한 옛날 고아원 아닌가. 실제로는 아무 일도 안 일어났다 하더라도 온갖 이야기가 저절로 꼬였을 거다. 나쁜 일이 정말로 일어났다는 것은 그저 케이크 위의 아이싱 정도일 뿐. 이 건물은 모닥불 사료의 완벽한 공급원이다. 내가 몸소 증거하는 바, 내가 세인트클로드에 얽힌 전설을 처음 접한 건 초등학교 3학년 때 친구 집에서 외박했을 때였다. 담요를 뒤집어 쓰고 손전등을 켠 채 숨죽이고 들었었다.
최근 몇 년 사이, 나는 이 전설들 중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허구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유령인가 저주인가 뭔가에 관한 이야기를 입증하기는 어려움이 분명하지만, 인간의 무서움을 입증하는 건 어떨까? 연구를 좀 해 보기로 했다.
일단 나는 세인트클로드에서 저질러진 가장 끔찍한 잔학행위들 중 몇 가지가 공문서상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사실, 우리나라의 고아원들의 실태와 역사를 볼 때, 이 비슷한 사례가 워낙 많아서 그야말로 비변칙적mundane인 사건들이었다. 내가 찾아 읽어본 모든 것들에 근거하여, 나는 과장하지 않고 말할 수 있다. 20세기 대부분의 기간 동안, 고아원들은 손쉽게 아이들을 살인할 수 있었고 그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았다.
세인트클로드에서도 셀 수 없이 많은 잔혹행위가 자행되었다. 모든 학대는 비극이다. 내가 여기서 학대사건들을 배제하는 것은 그 불의함을 감소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다. 하지만 오늘의 목적을 위해서는 이건 빼야 한다. 구타, 추행, 일상적인 굴욕, 계단통이나 창문턱, 전기소켓, 뾰족한 나무축들이 관련된 놀랄 만큼 많은 수의 사고 들은 여기서 고려하지 않는다.
많은 고아원이 잔인한 장소였지만, 오늘 내가 말하고자 하는 목적은 세인트클로드가 졸라 괴기한weird 곳이었다는 거다.
spectralsprite 08/12/09 (화) 03:01:20 #76385640
우선 이해해야 하는 건 이 건물 그 자체다.
처음 지어졌을 때는 사립대학 기숙사로 계획되었지만, 기금이 바닥나면서 프로젝트가 중단되었다. 하지만 기숙사 용도로 건물은 거의 완성되었고, 몇몇 사업가들이 출자해서 이 부동산을 공동하숙소로 마무리했다.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것이 미완성으로 남아 있었다. 바로 건물 입면의 시계였다. 시계판은 세웠고, 숫자도 양각해서 광택을 냈는데, 시계침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이 문제는 시계 제조측과 건축가 사이의 의사소통 문제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일반적으로 건물 외부의 시계침이 건물 내부의 시계뭉치와 축으로 연결되는데, 제공된 축이 너무 짧아서 연결을 시킬 수 없었다. 그리고 너무 넓어서 벽의 시계용 구멍에 넣을 수도 없었고.
시계 제작사와 건축가는 서로의 탓이라고 비난하고, 그걸 고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요구했는데, 그랬더니 자연스럽게도, 20년 후 천주교회가 그 부동산을 매입해서 무용지물인 시계판을 벽돌로 덮는 데 돈을 쓰기 전까지 아무 것도 행해지지 않았다. 근데 시계의 내부 메커니즘은? 제거된 적이 없다.
두 번째로 이해해야 하는 건 아이들이다.
이름에도 불구하고 세인트클로드 고아수용소는 정신병이 있는 아동을 수용한 데가 아니다. 더 이상한 건, 대부분의 아동이 고아가 아니었다는 거다. 부모의 도덕이나 금전이 부족하다고 여겨질 때 교회나 정부가 문제가정에서 아이들을 구출한다고 여기 데려다 놓은 거였다.
세인트클로드에서는 13세 이하의 아이들만 받게 되어 있었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달리 갈 곳이 없어서 계속 머무르는 아이들이 종종 있었다. 입양은 드물었고, 입양이 이루어진다 해도 행복한 새 부모들은 생긴 게 왠지 기분나쁘게 익숙했다고. 수녀들은 아이들에게 재봉 같은 일자리 기술을 가르쳤지만, 수녀들의 보살핌을 받는 동안에는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 물론 수녀들이 아동노동을 반대했다는 뜻은 아니다. 아이들은 자기 몫을 해낼 것을 기대받았다——나태는 어쨌든 죄악이니까. 진취적인 꼬마들이 마을에 나가 슬그머니 일을 했을 때마다, 그들이 받은 임금은 어김없이 압수되었다. 수녀들은 언제나 알고 있었고, 언제나 처벌을 내렸다.
물론 처벌이 항상 실제 혐의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세인트클로드 아이들은 특정한 평판이 있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다른 고아원에서 ‘부적합’한 것으로 여겨져 여기로 이감된 아이들이었다. 수녀들은 아이들의 문제를 영적인 문제, 즉 죄악의 탓으로 돌렸고, 사탄에 씌임 같은 것도 선택지 중 하나였다.
생존자들의 회고에 따르면, 처벌 받는 아동은 몇 시간, 때로는 며칠에 걸쳐 신체가 구속되어 구마의식을 받았다. 한 경우에는 놋쇠 조명기구에 아이의 발과 순을 묶고 동기들이 작대기로 밥을 먹이게 했다고 한다.
세인트클로드에 수용되었던 한 사람은 5살짜리 소녀가 흑마술을 부렸다고 몰린 사건을 회고했다. 한 수녀가 그 소녀가 공중부양을 하는 것을 봤다고 주장했고, 다른 수녀들 앞에서 소녀가 공중부양을 재현하지 못해 문제의 수녀를 당황하게 하자, 그 수녀는 소녀를 잡아서 2층 창문 밖으로 내던졌다. 증언자에 따르면 그 소녀는 떨어지면서 “잡아줘! 잡아줘!”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한다. 증언자가 밖에 나왔을 때 그 어린 소녀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수녀들은 그 애가 부모님이 찾아가서 집에 갔다고 했다.
세인트클로드의 아이들에게는 두려움이 오랜 벗이었다. 모든 처벌과 보속이 악몽이었지만, 오늘 내가 이 글을 쓰게 만든 것은 시계감기였다.
세인트클로드의 현관은 복층이며, 웅장하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2층에는 곡선형 계단통과 작은 발코니가 있다. 불행히도, 아까 말한 시계는 현관문 바로 위의 중앙 박공 속에 지어졌는데, 이것은 즉 밑에서는 접근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신 척추처럼 건물 중앙을 가로질러 튀어나온 좁은 다락을 건너가야 한다. 다락 입구는 물론 건물 반대쪽 끝에 있었다.
거의 매일마다, 아이 한 명이 다락에 올라가, 건물의 척추 전체를 건너서, 침도 판도 종도 없는 “시계”를 감아야 했다.
그리고 어떤 날에는 아이가 계속 거기 있기도 했고.
spectralsprite 08/12/09 (화) 03:01:20 #76385640
버려진 공간의 도심탐험이란 까놓고 말해 불법침입의 한 형태로 간주된다. 한편, 누가 살고 있는 곳을 침입하는 것은 거의 도심탐험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나한테는 이게 항상 이중적인 기준으로 다가왔다. 오해는 마시라——강제침입을 한 적은 없었다. 난 깡패가 아니니까. 내가 할 일은 그저 경비원을 사귀어 친구가 되는 것 뿐이다. 경비원과 친해진 뒤, 나는 그 곳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단지 둘러보고 싶을 뿐임을 그에게 확신시켰고, 그는 내게 한 시간을 주었다. 나는 현관문을 통해 들어갔다.
세인트클로드는 지금 목사관이다. 현재 거주자들은 10시 이전에 잠자리에 드는 백인 늙은이 몇 명 뿐. 마룻바닥이 삐걱거리지만, 거주자들의 방이 서로 가까워 서로의 소음을 탓할 정도라, 다락까지 가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문제는 다락을 통과하는 것이었다. 다락은 쓰레기로 가득했다. 낡은 가구, 산더미처럼 쌓인 성경, 오래된 크리스마스 장식, 그 모든 것들이 물을 맞아 망가졌고 썩어가고 있었다. 천장은 예상보다 낮았다. 겨우 5 피트 조금 안 되었다. 24야드 이상 거리를 구부정하게 걸어가는 것은 나같은 사람도 좋아하지 않는다. 중간중간에 멈춰서 곰팡이 핀 안락의자나 거미가 가득한 양철 상자 위로 기어가야 할 때는 말할 것도 없다.
다락의 반대쪽 끝은 박공에 이르는 2칸짜리 계단이었고, 덕분에 나는 다시 똑바로 설 수 있었다. 시계 메커니즘은 막 무섭게 크고 그렇지는 않았다. 적어도 어른 기준으로는 그랬다. 한 4 피트 정도 되었다. 대충 서랍장만한 크기지. 골격 프레임이 마치 상자 모서리들처럼 밑부분을 감쌌고, 톰니의 이빨 하나하나가 모두 드러나 있었다. 시계를 감으려면, 분리형 크랭크를 장치 상단에 꽂아서 두어 바퀴 돌려야 한다. 자, 만일 키가 5 피트 정도 된다면, 이건 문제가 없다. 불행하게도, 세인트클로드의 아이들 대부분은 10살 미만이었다.
함께 생각해 보자.
너는 8살짜리다. 수녀년들이 좆같은 시계를 고치지 않으면 저녁을 먹이지 않고 재우겠다고 협박한다 (더 심한 짓을 할 수도 있다). 너는 성냥 한 상자만 가지고 칠흑 같은 다락으로 올려보내진다. 운이 좋다면 석유등도 주겠지. 키가 너무 작아서 크랭크에 손이 닿지 않는다. 그럼 어떡하지? 프레임 위에 올라가서 무릎을 꿇어야 한다. 크랭크는 뻑뻑하고 무겁고, 어두워서 존나 눈에 뵈는 게 없고, 너는 겁에 질려서 씨발놈의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다.
크랭크가 걸리는 게 느껴진다. 너는 온 힘을 다해 크랭크에 기댄다. 크랭크가 갑자기 돌아가는데, 너는 준비가 안 되었다. 발이 미끄러진다. 너의 다리가 톱니바퀴들 사이로 미끄러진다. 묵직한 시계뭉치가 너의 몸뚱이를 삼갈죽해서 집어삼킨다.
십여 명의 아이들이 이런 식으로 죽었다고 한다.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유해는 있었다. 한 생존자는 금발의 소녀가 실종되고 며칠 뒤 자신이 시계를 감으러 갔다가, 사슬톱니 하나에 걸려 있는 성긴 금발의 매듭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녀는 그것을 증거로 가져다가 베개 속에 숨겼지만, 2년 후 한 수녀에게 들키고 말았다.
시계를 직접 본 내 생각에는, 이 시계가 전설들이 말하는 것처럼 정말 무시무시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기계와 주변은 깨끗하다. 피도, 머리카락도, 심지어 녹도 발견되지 않는다. 몇몇 톱니바퀴의 톱니는 상당히 날카로워 보이고, 확실히 따끔할 정도로 뾰족하지만, 이것들이 어린이를 소시지로 만드는 기계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내가 내린 결론은, 이 위로 떨어진 아이들 중 고기죽이 된 아이는 한 명도 없었겠지만, 분명히 모두들 부서진 상태로 나오게 되었으리라는 점이다.
그러고 보니 발견한 게 하나 있다. 정확히는 세 가지 발견이다.
첫 번째는 시계 메커니즘 바로 뒤에 사다리가 하나 있다는 점이다. 좁은 데 단단히 박혀 있어서 누가 우연히 여기에 두었을 것 같지는 않다. 깨끗하기도 하고.
두 번째는 기계 아래의 나무바닥에 수상한 이음매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음매들을 연결하면 작은 직사각형이 되는데, 체구가 작은 성인이 그 안에 들어갈 정도의 크기는 된다.
세 번째, 그리고 내가 오늘 이 글을 올리기로 한 이유인데, 시계가 작동하고 있다. 누가 아직도 시계태엽을 감고 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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