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하다 돼지야,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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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박사는 명찰을 만지작댔다. 포스터는 항상 그 사진이 맘에 들지 않았다. 포스터는 복도로 걸어 내려가기 전 잠깐 아래를 내려다보곤 얼굴을 찌푸렸다. 제88기지는 12월마다 사진 재촬영 기간이 돌아온다. 정확히 크리스마스 파티를 할 때쯤에.

포스터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싫어했다. 비밀 산타 같은 건 항상 기분을 잡치게 했다. 어쩌면 비밀 조직이라면 익명성 보호를 더 잘 해낼 거라 생각할 수도 있을 거다. 우선순위, 포스터는 그 단어를 떠올렸다.

포스터는 다시 멈춰 섰다. 이 방이었다. 그는 그 스킵의 설명을 읽었고 한 글자 한 글자 표정을 관리하려고 애썼다. 전문적인 태도를 가져야 했다. 그래도 말하는 돼지? "보스 호그Boss Hog"라고 불리던 범죄 조직의 두목? 그의 얼굴은 한계에 달해있었다.

그는 문을 열었고 그 돼지는 이미 다른 방에 있었다. 유리 칸막이가 둘 사이를 갈라놓고 있었고, 포스터는 자신의 자리로 걸어가 앉았다. SCP-4613은 벌써 그를 알아차리곤 마이크로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아 망할. 넌 또 뭐 하는 새끼야?" 돼지가 말했다. 어떻게 했는지. 포스터는 돼지가 말할 때 입 모양이 하는 말과 맞지 않는다고 메모했다.

"안녕하세요 SCP-4613. 저는 포스터 박사입니다." 포스터는 돼지를 쳐다보고 있는 게 표정관리를 더 어렵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고개를 푹 숙이고 메모를 많이 끄적였다.

"하, 넌 제대로 된 신사가 아니군. 넌 내가 교활하지 않다는 걸 알아두라고." 그 돼지는 마이크 근처에 있다가, 자리에 앉았다.

"어. 정말로 괜찮습니다. 저는 그냥 면담하려고 왔거든요."

"아, 신이시여," 그 돼지는 잠시 허공을 향해 주둥이를 치켜올렸지만, 포스터를 향하진 않았다. "미안하네, 어쩌면 자네가 내가 신념을 포기해도 된다고 하면 잠시 수다를 떨 수도 있을 거 같구만. 등짝이 너무 아프고 이미 다른 박사 몇 명이랑 얘기를 나눴으니까,"

"괜찮습니다. 당신이 돼지처럼 보인다는 걸 눈치채지 못할 수가 없네요." 포스터는 불편하다는 듯 자세를 바꾸었다. "어째서 그런지 말해주실 수 있나요?"

"후우우우우우. 네게 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할 시간이 없네. 나란 놈은… 너희가 뭐라 부르더라… 돼지들의 집단 무의식이지." 그 돼지는 마침내 포스터의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맨 처음에 난 그저 떠다니며, 너네들이 내 동족 수백만을 죽이는 동안 힘을 키우고 있었고, 이 돼지고기 하나가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장소에 있었지."

"그렇다면, 당신의 최종 목표는 이 세상에서 돼지들이 고통받는 것을 멈추는 것인가요?" 포스터는 약간 몸을 앞으로 젖혔다.

"아니 그걸 어떻게 알았지?" 그 돼지는 완전 인간의 웃음소리와 똑같은 소리를 내더니 말을 이었다. "더 오래, 더 많이 돼지들이 고통받을수록 나는 더 큰 힘을 얻지."

포스터는 다시 몸을 뒤로 젖히고, 클립보드의 글상자를 살피곤 다른 질문을 던졌다. "자신과 유사한 독립체와 만나신 적이 있나요?"

"아니. 그래도 그놈들이 저 밖에 있다는 건 알지. 어디선 뭔 혹성탈출 같은 짓거리가 일어나고 있을 걸."

"그럼 왜 범죄자가 되기로 결심했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덕분에 불필요할 정도로 정밀 조사를 받게 된 것 같은데요." 말을 끝마치기 무섭게 코웃음 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꽤나 동물적이었다. 그리고 조롱적이었다.

"너네는 돼지일 때 취직하려 해본 적 있어? 내 옛 소유주는 말하는 돼지를 키워도 괜찮았고 완전 병신 자식은 아니었지. 그래서 난 사업에 착수할 계획을 세웠지. 난 걔한테 할 일을 말해줬고 걔는 마치 그걸 자기가 떠올린 것처럼 행동했지."

돼지는 저 멀리서 우르릉 무너지는 소리가 낮게 들려올 때가돼되서야 말을 끝마쳤다. 포스터는 왼쪽에 있던 벽이 무너져 내리기 직전에야 클립보드로 머리를 지킬 수 있었고, 전등은 두 번 깜박이더니 꺼져버렸다. 벽에서 나온 먼지가 포스터의 콧속을 채웠고 콜록거리며 몸을 숙였다.

포스터는 비상등이 켜지길 기다렸지만 몇 초가 지나자 켜지지 않을 거란 걸 깨달았다. 벽을 무너트린 게 뭐든 그게 모든 시스템에 피해를 입힌 것일 것이었다. 포스터는 저 멀리 희미하게 비상 PA 시스템 경보가 들려오는 걸 들었다. "제7구역에서 격리 파기 발생. 지정된 안전구역으로 가주십시오."

망할 불만 켜지면 많이 쉬워질 것이었다. 포스터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휴대폰을 꺼냈다. 신호 없음, 하지만 불빛은 조금 있었다. 포스터는 바로 앞을 비췄고 유리 칸막이는 부서져 있었다. 그 순간 포스터는 뒤에서 들려오는 돼지의 목소리를 들었다.

"뭐, 이 정도 말했으면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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