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953-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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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격리 절차: 재단 대한민국 지역사령부에 소속된 모든 인원은 SCP-953-KO의 존재와 기본적인 변칙성을 숙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사령부 교범에 이하 내용을 필수 교육 항목으로 추가한다.

  • SCP-953-KO는 인원의 몸을 완전히 탈취하고 행동을 흉내내는 위험한 변칙 개체다.
  • "매구" 상황 발령 시 보안 요원의 통제에 따라 행동하라. 이동 제한, 혈액 검사 등 지시사항에 불응할 경우 현장 통제관 판단에 따라 구금 또는 사살될 수 있다.

보안 경고: 상기 교범 자료 이외의 SCP-953-KO 관련 정보는 담당 기지 근무 인원 및 2등급 이상의 보안 인가자만 열람할 수 있다. 승인되지 않은 인원이 세부 정보에 접근할 경우 즉시 상응하는 조치가 취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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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람 허가 시간: 갱신됨
    열람 허가 영역: SCP-953-KO 보고서: 2등급 열람 승인

    특수 격리 절차: 재단 대한민국 지역사령부에 소속된 모든 인원은 SCP-953-KO의 존재와 기본적인 변칙성을 숙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해당 교육 사항을 사령부 교범에 수록한다. 특히 제13K기지 근무자는 SCP-953-KO의 행동 양상과 대응 요령을 반드시 교육받아야 한다. 기지 근무자 필수 교육 내용은 다음과 같다.

    • SCP-953-KO는 인원의 몸을 완전히 탈취하고 행동을 흉내내는 위험한 변칙 개체다.
    • SCP-953-KO는 인간(Homo sapiens) 또는 한국여우(Vulpes vulpes peculiosa)의 형태를 취할 수 있다.
    • SCP-953-KO의 본래 형태는 신장 51cm의 아성체 암컷 여우이고, 다른 조건이 없을 때 취할 수 있는 인간의 모습은 하나뿐이다. 해당 형태의 외형적 특징으로는 몽골로이드 여성, 미성숙한 신체 발달 단계, 신장 110cm, 흑발, 갈색 홍채, 돌출된 꼬리뼈가 있다.
    • SCP-953-KO는 취한 형태에 따라 신체 능력이 달라지는 편이나, 보통의 경우 비무장한 성인 남성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고 무장 인원으로부터 도주할 수 있는 정도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다.
    • SCP-953-KO는 인간에게 매우 적대적이며, 여건이 갖춰질 경우 인간 등의 동물을 '사냥'하고 섭취하는 포식자의 생태를 나타낸다.
    • SCP-953-KO는 사냥한 인간을 산 채로 잡아먹는다. 사냥감을 완전히 먹을 때도 있고, 사냥감의 외피를 취하여 해당 인원의 생전 모습을 그대로 흉내낼 수도 있다.
    • SCP-953-KO는 제13K기지 축사5동 지하 격리실에 수용되어 있다. 해당 동은 SCP-953-KO 전용 시설로 운용되고 있으므로 평시에는 담당 근무자 외의 접근을 불허한다.
    • SCP-953-KO가 격리 상태를 벗어날 경우 즉시 상황명 "매구"를 발령한다. 상황 발령 시 사령부가 지정하는 통제 대상 시설 내의 모든 인원은 보안 요원의 통제에 따라 행동하라. 이동 제한, 혈액 검사 등 지시사항에 불응할 경우 현장 통제관 판단에 따라 구금 또는 사살될 수 있다.
    • 어떤 인원이 위장한 SCP-953-KO인지 의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징후로는 간헐적인 건망증, 전문 지식 상실, 눈에 띄는 태도 변화 등이 있다. 만약 SCP-953-KO로 의심되는 인원을 발견할 경우, "매구" 상황의 발령 여부와 관계없이 곧장 내선 5953으로 신고하라. 그 외의 조치는 대응반에 일임하고 해당 인원을 자극하거나 의심하는 행동을 피하라.

    "매구" 상황이 발령되면 상기 정보는 인근 시설 근무자에게도 전파되어야 한다. 기지 이사관 또는 사령부 관리이사관 명령에 따라 전파 대상은 사령부 소속 전 인원 및 민간정부 산하 유관기관의 담당 근무자까지 확대될 수 있다.



    보안 경고: 상기 교육 자료 이외의 SCP-953-KO 정보는 제13K기지 축사5동 근무자 및 3등급 보안 인가자만 열람할 수 있다. 승인되지 않은 인원이 세부 정보에 접근할 경우 즉시 상응하는 조치가 취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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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람 허가 시간: 갱신됨
      열람 허가 영역: SCP-953-KO 보고서: 3등급 열람 승인

      특수 격리 절차: 재단 대한민국 지역사령부에 소속된 모든 인원은 SCP-953-KO의 존재와 기본적인 변칙성을 숙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해당 교육 사항을 사령부 교범에 수록한다. 특히 제13K기지 근무자는 SCP-953-KO의 행동 양상과 대응 요령을 반드시 교육받아야 한다. 유사시 해당 정보들은 사령부 소속 전 인원 및 민간정부 산하 유관기관의 담당 근무자에게도 전파될 수 있다.

      SCP-953-KO는 제13K기지 축사5동 지하 격리실에 수용한다. 격리실은 견고하고 내부에서 열 수 없는 이중문 구조로 설계된 표준 고위협 생물 격리실을 사용한다. SCP-953-KO에겐 하루 세 번 표준 식사를 제공하며, 적절한 시기에 특식으로 돼지 생간을 제공할 수 있다. 일주일에 한 번 격리실 내부를 청소하고, 두 달에 한 번 수의사가 대상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도록 한다. SCP-953-KO 격리실에 인원이 출입할 땐 반드시 방검복을 착용하고 무장 인원의 경호를 받아야 하며, 모든 과정을 영상 장비로 감시해야 한다. 축사5동을 출입하는 모든 인원은 혈액 검사를 받아야 한다.

      SCP-953-KO가 격리 상태를 벗어날 경우 즉시 "매구" 상황을 발령한다. 상황 발령 시 즉시 축사5동을 폐쇄하고 제13K기지의 인원 이동을 통제해야 하며, 미리 지정된 주요 인원은 가급적 빨리 대피계획에 따라 소개한다. 이후 SCP-953-KO가 '사냥'하여 의태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인원부터 순차적으로 혈액 검사를 실시해 SCP-953-KO를 색출한다. 의심군은 다음과 같다.

      • 영상 장비로 추적된 SCP-953-KO의 동선이 끊어진 지점에 있던 인원.
      • 변사체 발견 시 그 주변 근무자 및 접촉자.
      • 업무상 시설을 벗어나는 인원, 그 외 시설간 이동 및 이탈을 시도하는 모든 인원.
      • 업무상 지급되지 않은 무기를 소지한 인원.
      • 의심 신고가 접수된 인원 및 그 신고자.
      • 기타 통제인원의 지시에 불응하는 자.

      의심군에서 SCP-953-KO가 발견되지 않거나 의심군이 불명확한 경우 시설 내 전 인원을 상대로 혈액 검사를 실시한다. SCP-953-KO가 이미 시설을 빠져나갔을 상황에 대비하여 인근 지역의 민간인과 야생 동물도 수색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



      설명: SCP-953-KO는 변칙적 특성을 가진 특정한 암컷 한국여우(Vulpes vulpes peculiosa) 개체이다. 아무 변칙성도 발현시키지 않았을 때 SCP-953-KO는 붉은 홍채색을 제외하면 평범한 아성체 암컷 여우와 외관상 다른 점이 거의 없다. 또한 SCP-953-KO는 체중이 25kg으로 같은 체격의 일반적인 여우보다 훨씬 무거우며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도 더 많다.

      SCP-953-KO는 인간 소녀의 모습으로 의태할 수 있으며, 다른 조건이 주어지지 않았을 때 양쪽 형태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이 중에서 SCP-953-KO는 인간 형태를 유지하는 쪽을 선호한다. X선을 포함한 각종 영상 장비와 부피 측정 및 점유 공간 관측 결과에 따르면 이는 인식재해적 착오가 아니라 실제 물리적 형상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냥감'이 없을 때 SCP-953-KO가 취할 수 있는 인간 모습은 유일하다. 이때 SCP-953-KO는 미성년 몽골로이드 여성의 모습으로 나타나며, 신장 110cm에 흑발과 갈색 홍채를 가졌고 미추 끝단에 꼬리 조직이 3cm 가량 돌출되어 있다. 외형의 발달 단계로 미루어 추정되는 SCP-953-KO의 인간 모습의 나이는 만 12±3세 정도이며, 정신 연령은 약 7세 정도로 측정되었다. 이는 확보 과정에서 알려진 SCP-953-KO의 주민등록상 나이 및 정신과적 발달장애 진단 사실과 일치한다.


      SCP-953-KO는 여우와 여자아이라는 왜소한 외형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신체 능력을 갖추고 있다. SCP-953-KO는 높은 근력과 민첩성을 가졌으며, 특히 여아의 형태일 때 상식 밖의 전투력과 손발톱으로 상대를 공격하는 것을 주 전법으로 삼는다. SCP-953-KO는 이러한 맨몸 전투력을 바탕으로 가축이나 인간을 '사냥'하여 먹는다. 이를 상대할 경우 비무장한 성인 남성도 손쉽게 살해당할 수 있으며, 무장 인원도 극도의 주의를 기하지 않으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SCP-953-KO의 가장 큰 변칙성은 '사냥'한 인간의 간을 섭취했을 때 발현한다. SCP-953-KO는 목표로 삼은 사냥감을 뒤에서 덮쳐 무력화한 뒤, 입이나 항문 등 체외의 구멍으로 팔을 집어넣어 단숨에 간을 잡아뜯어낸다. SCP-953-KO가 간을 먹으면 피해자는 일부 골격과 장기가 없어지고 등의 피부가 갈라지는 등 무력한 살덩어리 상태로 변이한다. 간 적출 후 변이가 완료될 때까지 평균 약 10초가 소요된다. 실험 결과 이렇게 변이한 상태에서도 피해자는 살아있고 의식도 남아있었지만, 어떠한 현대의학적 처치로도 피해자의 생명을 12시간 이상 유지시킬 수는 없었다.

      이러한 피해자의 거죽을 SCP-953-KO가 뒤집어쓰면 두 신체는 완벽하게 결합하여 멀쩡한 인간의 외형이 된다. 십수분 동안의 적응 과정을 거치고 난 뒤에는 SCP-953-KO가 피해자의 신체를 완전히 장악하고, 등의 상처도 치유된다. 이렇게 의태한 SCP-953-KO는 육안으로는 피해자의 생전 모습과 전혀 구분할 수 없게 된다. 피해자는 이 시점에서 완전히 사망하며, 적응이 끝난 육체는 SCP-953-KO의 세포로 완전히 대체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혈액 등의 신체 조직 검사를 통해 의태 중인 SCP-953-KO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다.


      SCP-953-KO의 확보 전 의료기록에 따르면 대상은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의 ██산부인과에서 정상적인 신생아로 태어났으며, 법적 부모는 모두 인간(Homo sapiens)이었다. SCP-953-KO의 다른 형제들 또한 평범한 인간으로 확인되었다. 이들 가족으로부터 유전적으로 완벽한 한국여우인 SCP-953-KO가 탄생하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며, 이것이 SCP-953-KO의 알려지지 않은 변칙성과 관련된 사항인지, 또는 기록의 오류나 모종의 바꿔치기가 발생한 정황인지는 불명확하다.

      인간을 흉내내는 붉은여우(Vulpes vulpes) 개체라는 특징에서 SCP-953이나 POI-9724와의 연관성 또한 검토되고 있다. 현재 확보할 수 있는 SCP-953과 SCP-953-KO의 DNA를 비교해보았지만, 크게 의미있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확보 기록 953KO: SCP-953-KO는 2018년 대한민국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의 민가에서 확보되었다. 해당 가정은 제13K기지에 근무하는 연구조교 부영래 연구원의 가족이었으며, SCP-953-KO는 그중 막내 여동생으로서 함께 거주하고 있었다. 2018년 3월 28일 본가에 방문한 부영래 연구원은 SCP-953-KO를 제외한 가족 구성원이 모두 사망한 것을 발견했다. 몇 가지 수상한 상황으로 미루어 부 연구원은 변칙적 사건을 의심했으며, 숨어서 상황을 지켜보던 중 SCP-953-KO가 연구원의 모친 부██ 여사의 시신을 뒤집어쓰는 것을 목격하자 급히 기지에 보고했다. 이후 기동특무부대 제타-4가 출동하여 SCP-953-KO를 포획했다. 이 과정에서 특무부대원 2명이 다쳤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확보된 이후 사흘 동안 SCP-953-KO는 일체의 의사소통과 영양 섭취를 거부하며 격리실 구석에 웅크린 채 흐느끼고 있었다. 대상은 나흘째 아침에서야 부██ 여사의 가죽을 벗고 수면을 취했으며, 이후부터는 다소 차분해진 태도로 연구진의 지시에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사건 953KO-E1 이전까지 SCP-953-KO는 이러한 협조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사건 기록 953KO-E1: 2018년 8월 28일, 격리 154일이 경과한 이 날 SCP-953-KO가 이상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대상은 눈에 띄게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격리실에 진입한 D-3958을 갑자기 공격했다. 들고 있던 배식 용기를 얼굴에 내팽개쳐진 D-3958이 당황하고 있는 사이 SCP-953-KO는 D-3958의 배후로 돌아들며 둔부에 팔을 꽂아넣었고, 간장을 적출해 그자리에서 섭취했다. 이후 SCP-953-KO는 뒤늦게 헛구역질을 한 뒤 D-3958의 변이한 신체에서 멀리 떨어져 웅크리고 있었다. 이는 실험 목적으로 제공된 D계급 인원을 제외하면 SCP-953-KO가 재단 격리 하에서 인간을 살해한 첫 사례였다.

      무장 인원들이 급히 격리실에 진입하여 SCP-953-KO를 위협하자 대상은 공포에 질린 행동을 취하며 바닥을 굴렀다. D-3958은 곧 격리실 밖으로 이송되었으나 SCP-427 처치를 위해 대기하던 중 사망했다. 사건을 목격한 연구진은 SCP-953-KO가 정서불안 때문에 실신한 채로 사고를 일으켰다고 추정했다. 감시 영상에 포착된 SCP-953-KO의 움직임이나 사건 이후 대상의 반응 등을 종합하면 이는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사건 이후 SCP-953-KO의 심리 상태를 안정시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SCP-953-KO와 추가 면담이 실시되었다. 심리학자들과 수의사들은 SCP-953-KO가 평범한 어린 아이나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좁은 공간에 갇혀있는 환경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정신적 압박이 갑작스런 실신을 유발하고, 심신상실 상태에서 본능적 생존 기제가 작동하여 SCP-953-KO가 공격적 행동을 나타내게 된다는 가설이 수립되었다. SCP-953-KO가 정서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심리 상담을 실시하고 격리실 내부에 식물과 장난감을 일부 반입하는 등 몇가지 조치가 이루어졌다.



      사건 기록 953KO-E2: 2018년 11월 2일, 격리 220일차에 접어든 SCP-953-KO가 다시 불안 증세를 나타내며 격리실 구석으로 숨어드는 행동을 보였다. 연구팀은 위험 상태로 판단하고 격리실에 출입할 때 반드시 무장 인원을 대동하도록 지시했다. 연구팀은 뒤이어 11월 12일로 예정되어 있던 정기 심리 진단을 조기 실시하여 SCP-953-KO의 상태를 안정시키기로 결정했으며, 곧 의료진이 소집되었다.

      진단 도중 SCP-953-KO는 몇 차례 의식을 잃었으며, 그때마다 의료진과 경비대원들을 공격하며 난동을 부렸다. 결국 경비대원이 SCP-953-KO에게 구속구를 채우고서야 안전하게 진단을 재개할 수 있었다. SCP-953-KO는 4시간 가까이 증세가 지속된 끝에 안정을 되찾았다. 이 과정에서 대원 한 명이 복부에 부상을 입었고 SCP-953-KO 자신도 구속구에 부딪혀 상처를 입었다. 구속되어서 무장 경비대원에게 감시받는 환경은 SCP-953-KO의 심리 상태를 불안정하게 했고 정상적으로 진단을 마치기까진 시간이 더 소요되었다.

      의료진은 SCP-953-KO를 안정적으로 격리하기 위해선 대상에게 행동의 자유를 부분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소견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 ██ 박사는 SCP-953-KO에게 무장 인력의 감시 하에 정기적인 산책을 허용할 방침으로, 격리 절차 개정안이 현재 계류 중이다.



      의견서: ██ 박사님, SCP-953-KO의 격리를 완화하는 조치를 재고해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초도 탐구 당시에 우리 팀 모두가 합의한 것과 같이, SCP-953-KO는 지능적이고 악의적인 변칙 생물입니다. 인간처럼 생겼지만 인간성이라곤 일말의 파편도 갖고 있지 않은 존재란 말입니다. SCP-953-KO가 정말로 심리적 스트레스 때문에 발작을 일으킨 것인지, 우리로 하여금 그렇게 착각하도록 유도하는 행동인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인원의 외형을 훔칠 수 있는 SCP-953-KO의 변칙성을 고려할 때, 이 개체가 불순한 의도로 우리를 속인 것이라면 이후 발생할 혼란은 감당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 부영래 연구원

      • 요청 기각됨. 부 연구원, SCP-953-KO에게 가족을 잃은 고통은 이해하지만 계속 그렇게 대상을 감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좋은 태도가 아닙니다. SCP-953-KO에겐 심리적인 안정이 필요하며, 이것은 대상을 위한 일이 아니라 격리 실패의 위험을 줄이고 대처 비용을 경감하기 위한 결정입니다. 당신이 제기한 위험성은 대상의 정보를 인원들에게 교육시키도록 조치하고 대처 방안을 마련해둔 기존 절차만으로도 충분히 억제할 수 있습니다. 이 이상 SCP-953-KO의 처우에 대해 반복해서 불만을 제기한다면 부서 이동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잘 인지하기 바랍니다.

      - ███ ██ 박사



      보안 경고: 상기 보고서 이외의 SCP-953-KO 정보는 SCP-953-KO 담당 수석 연구원 및 4등급 보안 인가자만 열람할 수 있다. 승인되지 않은 인원이 세부 정보에 접근할 경우 즉시 상응하는 조치가 취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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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SCP-953-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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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관 시체를 놓쳤다.
        중간까진 잘 속여넘겼는데, 망할 오래비가 다 망쳤다. 처음부터 그 새끼까지 조졌어야 했는데.


        일단 생각을 정리해보자. 씨발, 이놈의 기지인지 뭔지 하는 곳은 연필도 없나.
        컴퓨터에 쓰면 누가 보는 건 아니겠지?

        학자놈들을 방심시키는 것, 이건 성공했고.
        산책을 빌미로 감옥에서 나오는 것, 이것도 성공했고.
        몇 번이나 산책을 하면서도 안전하게 굴면서 완전히 경계를 풀게 하는 것, 완벽했지.
        그 와중에 날 전혀 안 믿던 오래비를 다른 학자놈들이 알아서 내쫓아준 것도 최고였고.

        마지막으로 다들 넋을 놓고 있을 때 행동에 나선 것까지도 계획대로였는데.

        이 씨발, 샌님에 책벌레에 숫기도 없는 오래비 놈이 날 여기로 끌고 온 것도 모자라서, 지 일도 내팽개치고 나만 감시하고 있었을 줄 내가 어떻게 아느냔 말이야. 아, 경보 소리 진짜 거슬리네.

        아까까진 돌아다니던 놈도 많았는데, 다 어디 간 거지?


        아까 세 번째 경비원에서 연구원으로 넘어갈 때 걸렸었고, 이 박사놈한테 넘어올 때는 안 걸렸었지. 아까 로그인 할 때 경고창 뜨는 거 보니까 아직 연구원 놈을 쫓고 있는 모양인데… 아마 행적을 쫓으면 이 몸뚱이도 걸리는 건 시간 문제겠지. 아이고, 그러니까 얼른 이사관 몸으로 넘어가서 대피행렬에 들어갔어야 됐는데! 망할 오래비…


        저년은 뭐야?|




































        언니, 이 녀석 잡았어. 기절시켜 놨으니까 잘 부탁해.
        친애하는 셋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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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람 허가 영역: SCP-953-KO 보고서: 4등급 열람 승인: 최신판

          특수 격리 절차: 재단 대한민국 지역사령부에 소속된 모든 인원은 SCP-953-KO의 존재와 기본적인 변칙성을 숙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해당 교육 사항을 사령부 교범에 수록한다. 특히 제13K기지 근무자는 SCP-953-KO의 행동 양상과 대응 요령을 반드시 교육받아야 한다. 유사시 해당 정보들은 사령부 소속 전 인원 및 민간정부 산하 유관기관의 담당 근무자에게도 전파될 수 있다.

          SCP-953-KO는 제13K기지 축사5동 지하 격리실에 수용한다. 격리실은 견고하고 내부에서 열 수 없는 이중문 구조로 설계된 표준 고위협 생물 격리실을 사용한다. SCP-953-KO에게는 구속복을 착용시키고 사슬을 채워 활동 반경을 제한한다. SCP-953-KO의 양팔에는 수액관을 주사하여 필요에 따라 과당-아미노산액 또는 진정제를 투여하는 데 사용한다. SCP-953-KO가 임의로 수액관과 사슬을 제거하지 못하도록 구속복에 결합시켜 단단히 고정하고, 정기적으로 부착 상태를 확인한다.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가급적 SCP-953-KO 격리실에 진입하지 말아야 한다. SCP-953-KO의 식사는 수액관을 통해 공급하며, 여우(Vulpes vulpes) 기준으로 일일 권고량에 해당하는 열량과 필수 영양소가 함유된 주사용 영양액을 하루 세 번으로 나누어 제공한다. 연구나 정기 심리 검사 목적의 면담은 방송설비를 이용해 원격으로 수행한다. 격리실 청소는 1개월에 한 번, 건강 검진은 6개월에 한 번 실시하며, 격리실에 진입하는 모든 인원은 반드시 방검복을 착용하고 무장 인원의 경호를 받아야 한다.

          제13K기지 축사5동 근무자는 모두 정신 조작 저항 척도(MARS)에서 4점 이상, 코헨-바인베르크 측은지심 척도에서 -15점 이하를 나타낸 인원으로만 배정해야 한다. 축사5동에 출입할 땐 등이 노출되지 않도록 일체형 전신보호복을 착용해야 한다. 타 기지에서 위촉된 정신의학과 전문의 그룹이 정기적으로 제13K기지 본관 근무자들을 검사하여 감정적 침식 정도와 이상 동향을 파악하는데, 축사5동 근무자는 매달, 그 외 인원은 반기마다 검사한다. 검사 결과 SCP-953-KO에 대한 동정심이나 심리적 동요를 보이는 인원은 즉시 재배치하고 심리 치료를 받도록 한다.

          격리실을 비롯한 축사5동 전 시설에는 SCP-953-KO가 탈주했을 시 대상의 활동을 억제하기 위한 보안 설비 및 절차를 적용해야 한다. 격리실 내부에는 일반영상 및 열영상 촬영이 가능한 감시 카메라를 2대 이상 설치·운용하며, 시설 통로에도 같은 장비를 다수 배치해야 한다. 기지 내의 잠금 장치, 인트라넷 단말기 등 중요 설비에는 모두 간이 혈액 검사 키트를 이용한 인증 장치를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 또한 축사5동을 출입하는 모든 인원은 신원 조회와 혈액 검사를 받아야 한다.

          SCP-953-KO가 격리 상태를 벗어날 경우 즉시 "매구" 상황을 발령한다. 상황 발령 즉시 축사5동을 폐쇄하고 제13K기지의 인원 이동을 통제해야 하며, 모든 인원은 두 명 이상 그룹을 지어 행동해야 한다. 이후 SCP-953-KO가 '사냥'하여 의태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인원부터 순차적으로 혈액 검사를 실시해 SCP-953-KO를 색출한다. 의심군은 다음과 같다.

          • 영상 장비로 추적된 SCP-953-KO의 동선이 끊어진 지점에 있던 인원.
          • 변사체 발견 시 그 주변 근무자 및 접촉자.
          • 업무상 시설을 벗어나는 인원, 그 외 시설간 이동 및 이탈을 시도하는 모든 인원.
          • 업무상 지급되지 않은 무기를 소지한 인원.
          • 불필요하게 상급자를 직접 대면하려 시도하는 인원.
          • 의심 신고가 접수된 인원 및 그 신고자.
          • 기타 통제인원의 지시에 불응하는 자.

          의심군에서 SCP-953-KO가 발견되지 않거나 의심군이 불명확한 경우 시설 내 전 인원을 상대로 혈액 검사를 실시한다. SCP-953-KO가 이미 시설을 빠져나갔을 상황에 대비하여 인근 지역의 민간인과 야생 동물도 수색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



          설명: SCP-953-KO는 변칙적 특성을 가진 특정한 암컷 한국여우(Vulpes vulpes peculiosa) 개체이다. 아무 변칙성도 발현시키지 않았을 때 SCP-953-KO는 붉은 홍채색을 제외하면 평범한 아성체 암컷 여우와 외관상 다른 점이 거의 없다. 또한 SCP-953-KO는 체중이 25kg으로 같은 체격의 일반적인 여우보다 훨씬 무거우며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도 더 많다.

          SCP-953-KO는 인간 소녀의 모습으로 의태할 수 있으며, 다른 조건이 주어지지 않았을 때 양쪽 형태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이 중에서 SCP-953-KO는 인간 형태를 유지하는 쪽을 선호한다. X선을 포함한 각종 영상 장비와 부피 측정 및 점유 공간 관측 결과에 따르면 이는 인식재해적 착오가 아니라 실제 물리적 형상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냥감'이 없을 때 SCP-953-KO가 취할 수 있는 인간 모습은 유일하다. 이때 SCP-953-KO는 미성년 몽골로이드 여성의 모습으로 나타나며, 신장 110cm에 흑발과 갈색 홍채를 가졌고 미추 끝단에 꼬리 조직이 3cm 가량 돌출되어 있다. 외형의 발달 단계로 미루어 추정되는 SCP-953-KO의 인간 모습의 나이는 만 12±3세 정도이다.


          SCP-953-KO는 여우와 여자아이라는 왜소한 외형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신체 능력을 갖추고 있다. SCP-953-KO는 높은 근력과 민첩성을 가졌으며, 특히 여아의 형태일 때 상식 밖의 전투력과 손발톱으로 상대를 공격하는 것을 주 전법으로 삼는다. SCP-953-KO는 이러한 맨몸 전투력을 바탕으로 가축이나 인간을 '사냥'하여 먹는다. 이를 상대할 경우 비무장한 성인 남성도 손쉽게 살해당할 수 있으며, 무장 인원도 극도의 주의를 기하지 않으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SCP-953-KO의 주요한 변칙성 중 하나는 '사냥'한 인간의 간을 섭취했을 때 발현한다. SCP-953-KO는 목표로 삼은 사냥감을 뒤에서 덮쳐 무력화한 뒤, 입이나 항문 등 체외의 구멍으로 팔을 집어넣어 단숨에 간을 잡아뜯어낸다. SCP-953-KO가 간을 먹으면 피해자는 일부 골격과 장기가 없어지고 등의 피부가 갈라지는 등 무력한 살덩어리 상태로 변이한다. 간 적출 후 변이가 완료될 때까지 평균 약 10초가 소요된다. 실험 결과 이렇게 변이한 상태에서도 피해자는 살아있고 의식도 남아있었지만, 어떠한 현대의학적 처치로도 피해자의 생명을 12시간 이상 유지시킬 수는 없었다.

          이러한 피해자의 거죽을 SCP-953-KO가 뒤집어쓰면 두 신체는 완벽하게 결합하여 멀쩡한 인간의 외형이 된다. 십수분 동안의 적응 과정을 거치고 난 뒤에는 SCP-953-KO가 피해자의 신체를 완전히 장악하고, 등의 상처도 치유된다. 이렇게 의태한 SCP-953-KO는 육안으로는 피해자의 생전 모습과 전혀 구분할 수 없게 된다. 피해자는 이 시점에서 완전히 사망하며, 적응이 끝난 육체는 SCP-953-KO의 세포로 완전히 대체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혈액 등의 신체 조직 검사를 통해 의태 중인 SCP-953-KO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다.


          SCP-953-KO의 두 번째 주요 변칙성은 인간에게 지효성 정신간섭을 가하는 것이다. 이 효과는 약하지만 분명히 나타나며, 주로 SCP-953-KO에게 동정심을 갖고 대상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합리화하여 받아들이게 하는 방향성을 갖는다. SCP-953-KO는 이렇게 인원에게 심어진 심리적 편향을 활용하여 스스로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매우 능숙하다. 최초 격리 이래로 SCP-953-KO는 이 변칙성을 이용해 '사냥감'을 안심시키거나, 연구자들을 속여 격리 환경을 우호적으로 변경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처음 측정된 바와 달리 SCP-953-KO의 정신 발달 상태는 성인에 준하며, 지적 능력도 우수한 것으로 가늠된다. SCP-953-KO는 최초 격리된 이후 약 10개월 가까이 두 번째 변칙성을 숨긴 채 백치 시늉을 하며 재단 인원들을 속였으며, 확보 이전에도 민간 정신과 병원에서 정신지체로 오진단을 받을 만큼 철저하게 자신의 실체를 감춰왔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SCP-953-KO의 확보 전 의료기록에 따르면 대상은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의 ██산부인과에서 정상적인 신생아로 태어났으며, 법적 부모는 모두 인간(Homo sapiens)이었다. SCP-953-KO의 다른 형제들 또한 평범한 인간으로 확인되었다. 이들 가족으로부터 유전적으로 완벽한 한국여우인 SCP-953-KO가 탄생하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며, 이것이 SCP-953-KO의 알려지지 않은 변칙성과 관련된 사항인지, 또는 기록의 오류나 모종의 바꿔치기가 발생한 정황인지는 불명확하다.

          인간을 흉내내는 붉은여우(Vulpes vulpes) 개체라는 특징에서 SCP-953이나 POI-9724와의 연관성 또한 검토되고 있다. 현재 확보할 수 있는 SCP-953과 SCP-953-KO의 DNA를 비교해보았지만, 크게 의미있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확보 기록 953KO: SCP-953-KO는 2018년 대한민국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의 민가에서 확보되었다. 해당 가정은 제13K기지에 근무하는 연구조교 부영래 연구원의 가족이었으며, SCP-953-KO는 그중 막내 여동생으로서 함께 거주하고 있었다. 2018년 3월 28일 본가에 방문한 부영래 연구원은 SCP-953-KO를 제외한 가족 구성원이 모두 사망한 것을 발견했다. 몇 가지 수상한 상황으로 미루어 부 연구원은 변칙적 사건을 의심했으며, 숨어서 상황을 지켜보던 중 SCP-953-KO가 연구원의 모친 부██ 여사의 시신을 뒤집어쓰는 것을 목격하자 급히 기지에 보고했다. 이후 기동특무부대 제타-4가 출동하여 SCP-953-KO를 포획했다. 이 과정에서 특무부대원 2명이 다쳤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확보된 이후 사흘 동안 SCP-953-KO는 일체의 의사소통과 영양 섭취를 거부하며 격리실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다. 대상은 나흘째 아침에서야 부██ 여사의 가죽을 벗고 수면을 취했고, 이후 연구팀의 지시에 따르는 등 협조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사건 기록 953KO-E1: 2018년 8월 28일, SCP-953-KO는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격리실에 진입한 D-3958을 갑자기 공격했다. 들고 있던 배식 용기를 얼굴에 내팽개쳐진 D-3958이 당황하고 있는 사이 SCP-953-KO는 D-3958의 배후로 돌아들며 둔부에 팔을 꽂아넣었고, 간장을 적출해 그자리에서 섭취했다.

          무장 인원들이 급히 격리실에 진입하여 SCP-953-KO를 제압했다. D-3958은 곧 격리실 밖으로 이송되었으나 SCP-427 처치를 위해 대기하던 중 사망했다. 이는 실험 목적으로 제공된 D계급 인원을 제외하면 SCP-953-KO가 재단 격리 하에서 인간을 살해한 첫 사례였으나, 당시 SCP-953-KO의 정신조작 능력이 간과된 탓에 연구팀과 의료진은 SCP-953-KO에게 우호적인 해석을 도출하고 격리태세를 완화하는 결정을 내렸다.



          사건 기록 953KO-E2: 2018년 11월 2일, SCP-953-KO가 다시 불안 증세를 나타내며 격리실 구석으로 숨어드는 행동을 보였다. 연구팀은 위험 상태로 판단하고 격리실에 출입할 때 반드시 무장 인원을 대동하도록 지시했다. 연구팀은 뒤이어 11월 12일로 예정되어 있던 정기 심리 진단을 조기 실시하여 SCP-953-KO의 상태를 안정시키기로 결정했으며, 곧 의료진이 소집되었다.

          SCP-953-KO는 검사 내내 적대적인 태도를 내보였는데, 이는 이전까지의 협조적인 모습과 대조되어 연구진이 SCP-953-KO의 행동을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 반응으로 판단하게끔 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오판이었으나 당시엔 합리적인 추론으로 여겨졌다. 이에 따라 SCP-953-KO를 정기적으로 산책시키도록 격리 절차가 개정되었다. 이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부영래 연구원은 감정적 태도를 보였다는 이유로 팀에서 배제되었다.



          사건 기록 953KO-F-100: 2019년 1월 20일 오전 8시, 정기 산책을 위해 격리실에서 꺼내진 SCP-953-KO가 산책 도중 갑자기 동행 감시인원을 살해했다. 당시 격리 절차에 따라 SCP-953-KO에겐 별다른 구속구도 채워져있지 않았으며 감시를 맡은 경비대원 두 명도 반복된 산책 절차에 느슨한 태도로 임하고 있었다. 사후 CCTV 분석에서 드러난 정황에 따르면 SCP-953-KO는 웃음을 보이며 산책하던 중 갑자기 코스를 벗어났으며, 감시인원들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한 명만 뒤를 쫓았다. 이후 카메라 범위 밖에서 사살과 신체강탈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SCP-953-KO는 이후 나머지 경비대원을 살해하고 본격적인 도주 행동을 개시하였다.

          이들의 움직임은 실시간으로 감시되지 않고 있었으며, 따라서 SCP-953-KO가 의태에 성공한 채 도주중이라는 사실은 죽은 경비대원이 발견된 뒤에야 파악되었다. 이는 도주행각이 시작된 지 15분이 경과한 시점이었다. 기지이사관은 뒤늦게 "매구" 상황을 발령한 뒤 지역사령부에 통보하였다. 축사5동은 폐쇄되었고, 기지 전체에 인원 이동 통제령이 내려졌다. 특무부대와 보안대가 절차에 따라 전 인원에 대해 채혈 검사를 진행하기 시작했지만 진척은 다소 부진했다.

          1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대응인원들은 버려진 시체 2구를 수습했을 뿐 SCP-953-KO의 행적을 추적하는 데 실패했다.1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령부는 비전투 인원을 대피시키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제13K기지 이사관이 SCP-953-KO에게 살해당하고 함께 있던 기지이사관보 또한 중상을 입는 등 기지행정부까지 안전을 장담할 수 없게 되자 이 계획은 취소되었다.2 당시 신축 감시소 시찰을 위해 기지 본관을 떠나있던 설세명 상임고문이 기지이사관 직무대행을 인계받았으며 즉시 제13K기지 본관 전체에 폐쇄령이 내려졌다.

          이 시점에 제13K기지 본관 내의 질서는 거의 붕괴 상태에 이르렀다. SCP-953-KO의 변칙성은 이미 기지 인원들에게 교육되어 있었으나, 오히려 이 사실이 인원들 사이의 신뢰와 협력관계를 무력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보안인원에 의한 통제 시도는 거의 효과를 보지 못했으며 혼란의 와중 SCP-953-KO는 의태 대상을 계속 바꿔가며 추적을 피하고 있었다. 사령부는 제13K기지의 상황을 파악하려 시도하는 한편 기동특무부대 엡실론-11 ("구미호") 투입을 결정했다.

          설세명 상임고문은 헬기를 이용해 급히 제13K기지 본관으로 복귀했으며, 사령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단신으로 시설에 진입하여 조치에 나섰다. 설 고문은 시설의 모든 필수 기능을 무인 모드로 전환하고 내부의 전 인원에게는 스스로를 보호하며 현 위치를 고수할 것을 지시했다. 이후 우선적으로 보안 인력의 신원확인 절차를 수행한 뒤 엡실론-11과 합류하여 본관 전체에 대한 단계적 수색을 재개했다.

          지휘체계 복구 이후 혼란은 빠르게 진정되었으며, 대략 60%의 시설 구역이 안전지대로 확인될 무렵 한 개인실의 SCiPNET 단말기 앞에서 SCP-953-KO가 혼수상태에 빠진 채 발견되었다. SCP-953-KO는 즉시 격리실로 옮겨졌고 변칙성이 재검토되기 전까지 인원 접근은 금지되었다.

          이 사태로 전 기지이사관을 포함해 총 일곱 명이 SCP-953-KO에 의해 사망했다. 이외에도 대상과의 교전 및 혼란 상황에서 3명이 중상, 22명이 경상을 입었다. 기지 통제 과정에서 4개의 SCP 대상이 절차상 관리 수행 미비로 인해 피해를 입었으며 기타 시설 피해는 없었다. SCP-953-KO는 적대적 개체로 파악되어 케테르 등급으로 상향되었고, 기지 과학부는 SCP-953-KO의 변칙성을 원점부터 다시 연구하기 위해 팀을 재편해야 했다.



          영상 기록 13K-L1.30-190120: 이 기록은 사건 953KO-F-100이 발생한 2019년 1월 20일 오전 10시 58분부터 11시 5분까지 제13K기지 본관 130호실의 CCTV에 촬영된 것이다. 해당 호실은 SCP-953-KO가 도주하면서 마지막으로 이동한 곳이었으며, 대상은 이곳에서 실신한 상태로 발견되었다. 영상에는 SCP-953-KO가 들어간 상태의 ███ ██ 박사와 SCP-953-KO, 그리고 신원 불명의 여성 기적술사3 한 명(이하 POI-4003)이 찍혀 있었다.

          <인용 개시>

          [10:58:40]
          (███ ██ 박사의 몸을 가진 SCP-953-KO가 호실 문을 잠근 채 SCiPNET 단말을 조작하고 있음.)

          [10:58:42]
          (찍히지 않는 쪽의 벽에서 광원이 형성됨.)

          [10:58:44]
          SCP-953-KO: (뒤를 돌아보며) 뭐야? 누구냐?

          [10:59:51]
          POI-4003: 소율아, 소율아, 못난 딸 부소율아. 네가 나를 모르느냐?

          [10:59:01]
          SCP-953-KO: 뭐하는 년인데 벽에서 나오고 지랄이야? (공격할 태세를 취함.)

          [10:59:07]
          POI-4003: …하기사, 제 아비와 어미도 못 알아보는 것이 은혜를 기억할 리가 없나.

          [10:59:12]
          (여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SCP-953-KO가 손톱을 세우며 달려듬.)

          [10:59:15]
          (여성이 달려드는 상대의 이마를 세게 후려갈기자 SCP-953-KO가 ███ ██ 박사의 신체에서 빠져나옴. 박사의 신체는 앞으로 고꾸라지고, 뒤로 밀려나간 SCP-953-KO는 여우의 형태로 바닥에 나뒹굼.)

          [10:59:23]
          SCP-953-KO: 아흑!

          [10:59:25]
          POI-4003: 일어서. 그렇게 나약한 신체가 아닌 거 다 안다.

          [10:59:28]
          SCP-953-KO: 하아… 씨발… 너, 그년이구나? 가증스러운 년, 여긴 왜 찾아 왔어?

          [10:59:34]
          POI-4003: 말끝이 가볍다? 내가 올 줄 정녕 몰랐다고 말할 셈이냐? 엉?

          [10:59:40]
          SCP-953-KO: 시대착오도 정도가 있지… 고대신은 얌전히 잠이나 자라고!

          [10:59:46]
          POI-4003: 허. 그러는 요호는 참 현대적인 존재겠네.

          [10:59:49]
          SCP-953-KO: 닥쳐! 내 살 길 내가 찾겠다는데 무슨 상관이야!

          [10:59:53]
          POI-4003: 너의 그 삶부터가 너와 네 부모를 가엽게 여겨 내가 특별히 베풀어 준 것인데, 뚫린 입이라고 아직도 말이 술술 나오는구나! 됐다. 내 실수를 이제 내가 바로잡을 것이니 너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11:00:01]
          (여성이 손을 뻗자 SCP-953-KO의 움직임이 멎음. SCP-953-KO는 발버둥치려 애쓰나 효과가 없음.)

          [11:00:09]
          (여성의 왼손에 날붙이가 나타남. 끝이 네모진 커다란 가위의 한쪽만 떼어든 형상.)

          [11:00:12]
          SCP-953-KO: (악을 쓰며) 네년이 날 심판할 순 없어! 그건 네 권한이 아니야!

          [11:00:14]
          POI-4003: 누가 지금 심판한다고 했지?

          [11:00:16]
          (여성이 왼팔을 휘둘러 뻗음. 무기가 SCP-953-KO의 흉부를 관통한 뒤 사라짐.)

          [11:00:17]
          (SCP-953-KO의 몸이 한차례 경련한 후 움직임을 멈춤.)

          [11:00:25]
          (쓰러져 있는 SCP-953-KO를 지켜보던 여성이 SCiPNET 단말을 봄. 여성은 단말을 잠깐 조작한 뒤, 카메라 쪽을 잠깐 바라보고선 나타났던 방향으로 걸어가 촬영범위 밖으로 벗어남. 10:58:42와 같은 발광이 나타나고 더이상 방에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음.)

          [11:05:09]
          (보안대원들이 130호실에 진입해 SCP-953-KO를 발견함.)

          <인용 종료>

          비고: 영상에 나타난 여성이 누구인지, 어디서 온 것인지는 현재까지 전혀 밝혀지지 않았다. POI-4003이 나타날 때 발생한 빛이나 여성이 무기를 소환한 장면을 분석해보았지만 소속을 추정할 수 있는 알려진 기적술 패턴은 관측되지 않았다. 지역사령부의 기적학부, 민속사학부, 무속학부에서 POI-4003의 정체를 추론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면담 기록 953KO-F100-5: 사건 953KO-F-100에서 특이동향을 보였던 연구조교 부영래 연구원의 증언 기록이다. 부 연구원은 사건 당시 다른 연구팀에 배정되어있었으나, "매구" 상황이 발령되자 위치를 이탈하여 독단적으로 SCP-953-KO를 추적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면담 일시: 2019년 1월 21일
          면담자: 지역사령부 인사부 쯔산 요원
          면담 대상: 연구조교 부영래 연구원


          <기록 개시>

          쯔산 요원:
          — 인사부 쯔산입니다. 앉으시죠.

          부 연구원:
          — 예.

          쯔산 요원:
          — 기록을 위해 자기 신원을 간단하게 말씀해주십시오.

          부 연구원:
          — 13K기지 과학부, 2등급 연구조교 부영래입니다. 지금은 SCP-███-KO 연구팀에 있습니다. 그리고… SCP-953-KO의… 오빠죠. 이렇게 말하는 게 맞는지 이제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쯔산 요원:
          — 먼저 SCP-953-KO에 대해 이야기를 조금 듣고 싶습니다. 기본적인 정보는 확보 당시의 면담 기록에 남아있으니 간단하게 하셔도 좋습니다. 우선, 인간으로 행세하던 시절의 SCP-953-KO는 어떤 존재였습니까?

          부 연구원:
          — 평범하다면 평범한 아이였습니다. 제가 대학원생일 때 태어났으니 아무리 4남매의 막내라고 해도 많이 늦둥이였죠. 마음이 아픈 막내딸을 부모님은 끔찍이 아끼셨습니다. 저와 형제들도 막내를 귀여워했습니다. 하지만… 뭐라고 해야 할지… 언젠가부터 그 아이에게서 꺼림찍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SCP-953-KO가 태어났을 때 저는 학교에 나와있었고, 졸업하고는 곧 재단에 입사했는지라 같이 있던 시간은 거의 없었습니다. 가끔 집에 들어가서 만날 때를 빼면 가족에게서 간접적으로 소식을 들었을 뿐이었죠. 그런데 가족들은 언제나 그 아이가 착하게 잘 있다는 얘기만 하는데도, 제가 집에서 볼 때 SCP-953-KO는 섬뜩한 행동을 자주 했습니다. 태도도 기본적으로 무뚝뚝했고, 자기 요구가 뚜렷했죠. 말을 듣지 않으면 신경질을 냈고, 금세 폭력적인 태도를 드러냈습니다. 가족들은 아픈 것 때문이라 했지만, 제가 보기엔 정신지체보단 반사회성 성격장애에 가까운 것 같았습니다.

          물론 그때는 집안에 별 신경을 못 쓰던 때인지라… 그냥 자주 못 보는 제가 낯설어서 그런가보다 생각했습니다. 제가 무신경하지 않았다면 녀석의 위험을 미리 알 수 있었을까, 아직도 자주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은 일이었죠.

          쯔산 요원:
          — 보고서를 보니 당신은 이전 연구팀에서도 SCP-953-KO가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 계속 주장하셨더군요. 그때의 후회가 반영된 것이었을까요?

          부 연구원:
          — 그럴 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도 가족사 때문에 감정적으로 군다고 핀잔을 받았고요.

          쯔산 요원:
          — 유감입니다.

          부 연구원:
          — 아니오… 이해합니다. 저도 제가 녀석과 남매였던 사실이나 가족의 죽음이 제 눈을 흐린게 아닌가 몇번이고 의심해가며 주장을 가다듬어야 했으니까요. 진단자료들은 전부 SCP-953-KO가 스스로의 행동에 충분한 가치판단을 할 만큼 지능이 충분하지 않으며, 우발적으로 자신의 변칙성과 폭력성을 드러내는 것이라 말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소율… SCP-953-KO가 처음 살인을 저질렀던 그날 그녀석이 지었던 표정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그 눈을 생각하면 저는 도저히 SCP-953-KO가 우발적으로 살인한다고는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일단 의심하려고 생각하니 안좋은 생각만 계속 들더군요. 저녀석이 우리를 일부러 속이고 있다면? 우리 가족에서 정체도 속내도 숨기고 계속 살아온 것을 여기서 다시 시도하고 있는 거라면? 저렇게 조금씩 격리 수준을 낮추다가, 어느 순간 남의 신체를 훔쳐서 기지 밖으로 나가버린다면?

          …하지만 당시에 그렇게 말하면 좋은 소리를 들을 수가 없었죠. 처음엔 SCP-953-KO의 위험성에 동감하던 동료들도 점점 의견을 바꾸었고, 결국엔 자리를 옮겨야 했습니다. 뭐… 좋은 일일 수도 있었죠. SCP-953-KO에 대한 의심이 옳으냐 아니냐를 떠나서 제 집착은 계속 심해지고 있었으니까요. 팀을 옮기고, 녀석을 잊는 게, 어쩌면 더 좋은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쯔산 요원:
          — 하지만 그 의심은 사실이었던 거군요. 불행하게도.

          부 연구원:
          — 그렇군요.

          쯔산 요원:
          — 사건 당일의 이야기를 해봅시다. 2019년 1월 20일 오전 9시경, "매구" 상황이 처음 발령되었을 때 당신은 어디에 있었습니까?

          부 연구원:
          — 아침을 먹고 출근해서 SCP-███-KO 격리실의 모니터닝룸에 있었습니다.

          쯔산 요원:
          — 그런데 상황 발령 후에는 이동 통제령을 무시하고 기지 곳곳을 돌아다녔군요.

          부 연구원:
          — 규정 위반인 건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쯔산 요원:
          — 하지만 SCP-953-KO의 위치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어떻게 대상을 쫓았죠?

          부 연구원:
          — 탈주한 시점으로부터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른 상황이었습니다. 축사5동은 이미 벗어났을 거라 생각했죠. 그 다음 SCP-953-KO가 노릴 만한 인원은, 상황 발령 시에도 기지를 벗어날 수 있는 인원들, 즉 대피계획이 세워져 있는 기지 이사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가야할 곳은 명확해집니다.

          쯔산 요원:
          — 본부동이군요.

          부 연구원:
          — 저는 가까이 있는 보안대를 찾아, 서둘러 혈액검사를 받고 신원을 확인해준 뒤, SCP-953-KO의 성향과 이사진 대피계획에 대해 알렸습니다. 다행히 금방 수긍해주었죠. 저는 보안대원 5명을 지원받을 수 있었고 그들과 함께 곧장 본부로 향했습니다.

          쯔산 요원:
          — 좋습니다. 계속 이어서 본부에 도착한 뒤 상황을 말씀해주십시오.

          부 연구원:
          — 본부 건물에 도착해보니 무척 소란스러웠습니다. 비명도 들렸고… 급하게 들이닥쳐보니 경비원 한 명이 이사관님을 공격하고 기지이사관보님까지 덮치고 있었죠. SCP-953-KO였습니다. 우리 대원들이 조준사격을 가하자 녀석은 도망쳤습니다. 하지만… 이사관님은 이미 유명을 달리하신 뒤였습니다. 오전 9시 21분이었어요.

          이사관보님도 부상이 컸습니다. 복부에 손을 쑤셔박히는 바람에 출혈이 심했죠. 급히 거즈를 욱여넣어 지혈을 했지만, 변변히 마취도 못했으니 고통이 엄청났을 겁니다… 이사관보님은 설세명 고문님에게 이사관 직무대행을 넘긴다고 겨우 말하신 뒤 기절했습니다.

          쯔산 요원:
          — 그래서 설세명 상임고문에게 연락을 취했습니까?

          부 연구원:
          — 통신을 담당하고 있던 본부 계원에게 상황 보고와 함께 해당 지시도 전달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쯔산 요원:
          — 그렇게 설세명 고문이 이사관 직무대행을 맡게 되었죠. 이후 지시를 받았습니까?

          부 연구원:
          — 예. 고문님은 당장 복귀할테니 기지 본관 시설 전체를 무인 모드로 전환하고 모든 인원이 현재 위치에서 움직이지 말라고 지시하셨습니다.

          쯔산 요원:
          — 당신은 그걸 그대로 실행했고요?

          부 연구원:
          — 예? 당연히 그렇게 했습니다. 계원이 지시사항을 전파하면서 무인 모드를 작동시켰고, 우리는 지시에 따라 위치를 고수했죠. 사실 후자는 지시가 없었어도 그렇게 했을 겁니다. 사태 초기에 지휘에 착오가 있었는지 본부에 병력은 제가 데려온 보안대원 5명뿐이었고, 이는 부상자와 행정계원들을 두고 이동하거나 팀을 나눠 수색에 나서기엔 턱없이 부족한 인원이었습니다.

          쯔산 요원:
          — 그렇군요.

          부 연구원:
          — 고문님이 도착하기까지는 20분 정도 걸렸습니다. 그 후 상황은 고문님의 지시에 따라 진행됐고, 저는 본부에 남았습니다. 기지이사관보님도 간호가 필요했고, 본부에서 안전이 확인된 부상자들도 전부 제 쪽으로 보내졌으니까요. 그렇게 응급처치와 거즈 교체에 전력을 다하고 있으니, 11시 조금 지나서 상황 종료령이 전파되었습니다. 곧 정규 의료진이 와서 교대할 수 있었습니다.

          쯔산 요원:
          — 네… 잘 들었습니다. 더 여쭤볼 건 없는 것 같군요.

          부 연구원:
          — …음. 저기, 이런 것도 증언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쯔산 요원:
          — 말씀해보세요.

          부 연구원:
          — 사실… 전날 꿈을 꿨습니다.

          쯔산 요원:
          — 꿈이요?

          부 연구원:
          — …예. 화려한 색에 나풀거리는 한복을 입은 여자가, 제 이름을 부르더군요. …계속해도 괜찮은 거 맞나요?

          쯔산 요원:
          — 음… 일단 계속 말씀해주시죠.

          부 연구원:
          — 아, 예… 그 여자… 묘하게 쌀내음이 나는 여자였습니다, 그 여자가 저를 가만히 세워두고, 큼직한 씨앗 세 개를 턱턱 뿌려서 싹을 틔웠습니다. 보고있으니 금세 박이 열리더군요. 여자는 웬… 큼직하고 네모진 가위의 반쪽같은 칼을 꺼내들더니, 박 하나를 반쪽으로 잘랐죠. 박 안에서 가시덩굴이 쏟아져 나왔는데, 그 한가운데에는 SCP-953-KO가 꽁꽁 묶여있었습니다.

          쯔산 요원:
          — 사건 전날에 말입니까?

          부 연구원:
          — 그렇죠. 그게 신기해서 이렇게 말씀드리는 겁니다. …여하튼 여자가 뒤이어 다음 박을 썰었고, 시뻘건 불길이 뿜어져나오더니 방금 전의 덩굴을 전부 불살라버렸습니다. 그 불길 한가운데에는 우리 기지가 불타고 있었고, 그 위에 SCP-953-KO가 앉아 있더군요. 여자애의 모습으로요. 그놈은… 저를 보며 히죽히죽 웃고 있었습니다.

          쯔산 요원:
          — SCP-953-KO가 말입니까?

          부 연구원:
          — 예… 아마 저는 그때, 대체 내가, 우리 가족이 무슨 죄를 지었다고 내게 이러느냐, 그렇게 물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 대답도 듣지 못했죠. 놈은 저를… 비웃었습니다. 무슨 이유라도 있길 기대했냐는 듯이… 작년 3월의 그날처럼요.

          (쯔산 요원이 메모하는 걸 잠시 기다림.) 잠자코 그걸 보고 있던 여자가 마지막 박을 잘랐습니다. 그러자 물이 끝도 없이 흘러나와 우리가 있는 공간을 전부 채워버렸습니다. 불은 꺼졌고, SCP-953-KO는 발버둥치다가 여우 모습으로 돌아가 얌전히 잠에 빠지더란 말입니다. 저는 숨을 쉴 수가 없어서 의식이 점차 흐려졌는데…

          쯔산 요원:
          — 그렇게 잠에서 깨어났군요.

          부 연구원:
          — …그렇습니다만, 그 전에 누군가가 보였습니다.

          쯔산 요원:
          — 사람이요? 누구인지 알아보셨습니까?

          부 연구원:
          — 두 사람이었습니다. 축 처진 남자를 안고 있는 한 여자… 방금 그 여자랑은 다른 여자였습니다. 검은 단발머리에 맵시있는 검은 코트를 입고 있었어요. 그리고…

          쯔산 요원:
          — 그리고?

          부 연구원:
          — 왠지 모르게 돌아가신 이사관님과 설세명 고문님이었던 것 같습니다.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적어도 꿈에서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사실… 경보가 울리자 마자 본부로 향했던 것도 이 꿈 때문에 불길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실없는 소리로 시간을 뺏어서 죄송합니다.

          쯔산 요원:
          — 아니오, SCP-953-KO에는 다소 무속적인 요소도 많이 관여되어 있는 것 같으니까요. 무언가 단서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증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면담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기록 종료>

          비고: 부영래 연구원은 비록 한차례 지시 불이행을 저질렀지만, 결과적으로 그 판단이 피해를 최소화하고 SCP-953-KO가 도주하지 못하도록 저지하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한 점이 인정되어 불문에 부쳐졌다. 부 연구원은 2020년 3등급으로 승진하여 SCP-953-KO 연구팀 책임자로 임명되었다.

          한편 부영래 연구원이 증언한 꿈의 내용도 분석이 이루어졌다. 오네이로이의 개입도 의심되었으나, 부 연구원은 오네이로이 적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고 이후 접촉도 전혀 없어 가능성이 낮다고 여겨지고 있다. 조사를 위해 부 연구원에게 사건 당시의 각종 기록을 제시하며 반응을 물었을 때, 그는 130호실 영상에 찍힌 POI-4003이 머리나 인상 면에서 꿈에서 본 여성과 닮았다고 말했다.

          무속학부는 그가 증언한 사항들이 옛 한국신화와 일부 일치하며 특히 삼신 전승과 연관이 높다고 분석했지만, 꿈에서 나타난 존재가 왜 미래를 암시하는 정보를 부 연구원에게 보여준 것인지, 전임 이사관과 설 고문이 나타난 것의 의미는 정확히 무엇인지 등은 불명확한 부분이 많았다.

          130호실의 개입과 부 연구원의 꿈이 모두 기적술사나 변칙 개체로 추정되는 단일 인물의 행동에 의한 것이라는 가설이 제시되어 있지만 검증이나 추가 연구에는 별다른 성과가 없다.



          면담 기록 953KO-F100-12: 사건 953KO-F-100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하기 위해 당시 이사관 직무대행으로 기지 상황을 통제했던 설세명 고문의 증언을 확보했다. 이 면담은 설세명 고문의 인사평가 목적도 겸했다.

          면담 일시: 2019년 1월 21일
          면담자: 지역사령부 인사부 킬리 박사
          면담 대상: 설세명 제13K기지 상임고문


          <기록 개시>

          킬리 박사:
          — 인사부 킬리 박사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설 고문:
          — 설세명입니다.

          킬리 박사:
          — 어제 사건 대처에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사태 발생을 인지한 시점부터 증언을 듣고 싶은데요?

          설 고문:
          — 그때 전 서귀포 남원읍의 해안 감시소에 있었습니다. 장거리 흄 요동 감지기의 시험 작동을 참관할 예정이었거든요. 시험을 준비하던 도중에 상황이 발령됐고, 저는 즉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기지에 연락을 취했습니다. 기지행정부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정확한 정보는 거의 없었고, SCP-953-KO가 격리를 파기한 지 너무 시간이 지난 뒤에야 경보가 발령되었다는 것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킬리 박사:
          — 그 후 어떻게 대응하셨죠?

          설 고문:
          — 아시다시피 제13K기지는 제주도 안의 모든 재단시설을 통합한 권역시설입니다. 기지 본부의 행정명령이 혼선에 빠지면 섬 전체의 재단조직이 흔들릴 수 밖에 없죠. 당시 행정부 인원들이 내부 상황에 대응하는 것만으로 벅차다는 걸 인지했기에, 도내의 다른 부속시설들에 상황 전파 여부를 확인하고 이동통제 명령을 재차 주지시켰습니다. 그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SCP-953-KO가 이동할 수 있는 영역을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것이었으니까요.

          킬리 박사:
          — 그렇군요. 오전 9시 20분경, 전임 이사관이 사망하고 기지이사관보가 중상을 입자 고문님이 제13K기지 이사관 직무대행으로 지정되었는데요. 이건 표준 절차에 따른 겁니까?

          설 고문:
          — 아니오. 기지이사관 부재시 권한은 기지이사관보에게, 이 또한 부재시에는 격리이사관보에게 위임되는 게 표준 절차입니다. 그런데 기지이사관보님이 저를 지명했으니 이사관 직무를 수행하라는 통보가 갑자기 전달됐죠. 일단 당시에는 사정을 파악할 만큼 여유롭지는 못했기에 우선 사태수습부터 서둘렀습니다. 상황 종료 후 정상 절차대로 격리이사관보님에게 직무대행직을 넘겼습니다. 혹시 SCP-953-KO의 행동으로 지시가 잘못 내려진 건가요?

          킬리 박사:
          —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사관과 기지이사관보는 모두 결국 SCP-953-KO에게 몸을 빼앗기지 않았고, 당시 그가 내린 지시를 들은 목격자가 제법 많아서요. 절차상 문제로 책을 잡으려는 생각은 없습니다.

          설 고문:
          — 그렇습니까…

          킬리 박사:
          — 이야기로 돌아가죠. 이사관 직무대행을 맡고 즉시 기지 본관으로 복귀하셨군요?

          설 고문:
          — 네. 다행히 남원감시소에 함께 마련된 보안대 주둔지에 헬기가 있었기에 빠르게 본관 시설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보안대원 7명을 대동하고 본관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아마 9시 45분 쯤이었을 겁니다.

          킬리 박사:
          — 그때 사령부는 기지에 진입하지 말 것을 권고했는데, 망설임 없이 곧장 기지에 착륙하셨군요.

          설 고문:
          — 사태를 해결하려면 정보가 필요했고, 시설 밖에선 정보를 제대로 얻을 수 없었으니까요. 저와 병력들은 이미 매구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으므로 혹시 SCP-953-KO가 수작을 부려 접근하더라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선 시설 내 인원들의 패닉을 진정시키고 이동을 통제해야 했습니다.

          킬리 박사:
          — 그래서 본관 시설을 무인 모드로 전환하고, 인원들에게 이동금지령을 내리신 겁니까?

          설 고문:
          — 위험부담은 알고 있습니다. 비무장 인원은 고립된 채라면 SCP-953-KO를 상대로 스스로를 보호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당시 상황을 방치했다면 피아식별도 불가능한 상태에서 상황이 계속 장기화되어, 결국 피해가 더 증가할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무인 모드를 작동시킨 것도, 시설 유지 업무에 손이 묶여 자기방어에 소홀하게 되는 인원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킬리 박사:
          — 이해했습니다. 계속 말씀해주십시오.

          설 고문:
          — 우리가 도착했을 때 본부 구역은 혼란스러웠지만 비교적 안전한 상태였습니다. 이동하면서 들은 보고에 따르면, 사태 수습이 꼬여가면서 본부병력까지 주시설에 투입하는 바람에 SCP-953-KO가 이사관님을 습격하는 불상사가 벌어졌지만, 뒤늦게나마 보안대 일개 분대가 진입하자 놈이 도망갔다더군요.

          킬리 박사:
          — 부영래 연구원이 인솔했다는 팀이군요?

          설 고문:
          —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다행히 이들에 의해 본부 쪽은 이미 확보되어 있었던 덕분에 제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앞서 말한 조치를 취해둘 수 있었지만, 기지를 정상화하고 SCP-953-KO를 체포하기 위해선 병력이 더 많이 필요했습니다. 본부 행정계원들은 CCTV를 통해 SCP-953-KO로 의심되는 거수자를 찾는 한편 지시에 따라 위치를 사수하고 있던 특무부대와 보안대의 위치를 확인해줬죠. 이들을 우선 찾아다니면서 혈액검사를 실시해 동원 가능한 인원을 늘려갔습니다. 인원이 어느 정도 모이면 팀을 나누어서 다른 방향을 탐색하고, 이동하면서 안전을 확인한 구역의 사람들은 가까운 방에서 문을 잠그고 대피해있도록 했습니다.

          중간에 엡실론-11도 기대보다 빨리 도착한 덕분에 진척은 순조로웠습니다. 대략 11시에는 본관 시설의 절반 가까운 구역을 수색하여 안전을 확인할 수 있었고, 다행히 그 사이에는 인명 피해도 추가로 보고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SCP-953-KO를 발견한 게 그 무렵이었습니다.

          킬리 박사:
          — 이미 제압된 상태로 발견되었다고 하던데요.

          설 고문:
          — …그렇습니다. 녀석은 마지막 피해자인 ███ ██ 박사의 시체 옆에, 여우 모습으로 돌아간 채 쓰러져 있었습니다. 대원들이 철저히 경계하면서 포획하는 동안에도 깨어나지 못할 만큼 완전히 정신을 잃은 상태였죠.

          킬리 박사:
          — 어떻게 된 일인지 짐작가시는 건 없습니까?

          설 고문:
          — 글쎄요. 누군가가 제압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저는 목격한 바가 없어서 알 수 없습니다.

          킬리 박사:
          — SCP-953-KO는 의식을 잃기 전 마지막으로 인트라넷 단말기에서 보고서를 편집하고 있었습니다. 확인된 내용에 따르면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라기보단 도주중 상황을 정리할 목적으로 메모장 삼아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혹시 그 내용을 열람하셨습니까?

          설 고문:
          — 대상을 포획한 뒤, 잠깐 읽었습니다.

          킬리 박사:
          — 거기엔 SCP-953-KO를 제압한 인물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메세지가 함께 저장되어 있었습니다.

          설 고문:
          — 그랬죠.

          킬리 박사:
          — 그것도 달리 짐작가는 게 없습니까?

          설 고문:
          (킬리 박사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없습니다.

          킬리 박사:
          — …알겠습니다. 준비한 질문은 여기까지입니다. 협조 감사드립니다.

          <기록 종료>

          비고: 면담 내용은 지역사령부 인사부와 정보국에서 검토되었다. 설세명 고문은 본 사건에서 보여준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이 인정되어 이후 2019년 2월 1일 제13K기지 이사관으로 정식 임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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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보안부 승인키 확인됨》

            내부감사 소견서



            작성일: 2019년 1월 29일

            작성자: 지역사령부 내부보안부 킬리 수사관

            감사 대상: 설세명 상임고문, 제13K기지 이사관 내정자


            본 수사관이 6년 동안 내부보안부에서 근무하며 담당해왔던 감사 대상 중에서, 설세명 내정자만큼 과거를 밝혀내지 못한 인원은 없었다. 설 내정자는 스스로를 1970년 5월 제주 태생이라고 밝혔지만 이에 해당하는 출생신고서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1995년 재단 입사 이전까지의 활동도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입사 당시 제출한 학력은 확인되었지만 졸업과 학위 관련 서류 일부를 제외하면 그와 관련된 어떤 문건도 목격담도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관련 기록을 사후에 말소한 흔적도 마땅히 드러나지 않았다. 그는 마치 1995년 이전까진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따라서 이번 감사로 검증된 것은 재단 입사 후의 행적으로 한정되며, 설 내정자에 대한 다각적 분석으로는 미흡할 수 있음을 미리 주지시키고자 하는 바이다.


            설 내정자는 1995년 입사 이후 사령부의 정규 조직보단 위장단체 쪽에서 주로 근무했다. 설 내정자는 신일청강물산 신입사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뒤 SCP-112-KO 초기회수 업무에서 두각을 드러냈으며,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신일청강물산이 부도 위기에 빠졌을 때 교묘한 일처리로 많은 수의 기밀파기 위협을 차단하고 재단의 통제를 회복하여 사측의 신임을 얻었다. 이후 SCP-064-KO를 최초 발견하여 신일청강물산 산하에 서울영화프로덕션을 설립해 관리하도록 조치했고, 정기 인사로 발령된 스프린트통신 한국지사에선 새로 대두된 스마트모바일기기 시장에 대응한 감시전략 개편에 참여하는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연이어 남겼다. 이후 2008년 한국지역사령부로 보직 이동한 설 내정자는 본격적으로 사령부 행정 업무에 참여하여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15년, 엔트로피를 넘어서(BE)와의 장기 분쟁이 종결되었을 때 제주는 한국사령부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하나였다. 2012년 분쟁 초기의 격렬한 전투는 대부분 타지에서 벌어졌지만, 오히려 분쟁의 강도가 소강된 이후 여유가 생긴 BE가 생태자원이 풍부한 제주를 우선표적으로 삼으면서 산발적인 테러가 제주에 집중된 것이다. 사령부는 제주지역 시설을 빠르게 복구하고 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해 섬 안의 재단 자산을 제13K기지 산하로 통폐합할 것을 의결했다. 설 내정자는 이 대규모 행정개편 프로젝트를 수행할 담당자로서 제13K기지 상임고문으로 임명되었다.

            2019년 초 현재 제13K기지는 개편이 성공적으로 완료되어 제주 전체를 아우르는 권역시설로 정상 기능하고 있다. 설 내정자는 이 과정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승진이 예정되어 있었으며 이 감사도 이미 2018년 4분기부터 진행하던 것이다. 이런 시기에 SCP-953-KO 격리파기 사건으로 제13K기지 이사관직이 공석이 되었고, 설 내정자가 직무대행으로 뛰어난 대처를 보여주었으니, 그가 제13K기지 차기 이사관 후보로 지명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에 가깝다.


            다만 본 수사관은 여전히 설 내정자의 간부직 임명 및 4등급 보안 인가 승인에 확신을 가질 수 없다. 우리는 설 내정자의 사생활은 커녕 친족과 지인을 비롯한 재단 외부의 인간관계를 전혀 알지 못한다. 그렇다고 내통 징후가 있는 것 또한 아니었지만, 이러한 정보의 부재는 본 수사관에게 못내 불안한 구석으로 남아 있다.

            그런데 지난 953KO-F-100 사건 당시, 영상 기록에 모습을 남긴 신원 불명의 여성 POI-4003은 분명히 누군가를 가리켜 메세지를 남겼다. 당시 사건에 깊이 연관되었던 인물 중 "셋째" 형제를 가진 인원은 없었으며, 유일한 예외는 가족관계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설 내정자뿐이었다. 본 수사관은 설 내정자에게 해당 인물에 대해 물으려 하였으나 그는 역시 전혀 모른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내부보안부가 꿈의 내용을 증언으로 채택하는 일은 보통 있을 수 없지만, 이 경우 부영래 연구원이 증언한 꿈의 내용도 의미심장한 함의를 갖는다. POI-4003과 동일인이라는 가설이 있는 이 여성도 설 내정자와 모종의 관계를 암시했기 때문이다. 물론 충분한 검증된 근거가 없는, 말 그대로 "꿈"의 이야기인 만큼 이것을 감사자료로 채택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결론적으로 본 수사관은 설세명 내정자의 제13K기지 이사관 취임에 반대해야 할 결정적인 비위의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 그는 확실한 경력과 제13K기지 운영에서의 전문성,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모두 보여주었다. 하지만 정황적인 면으로 넘어가면, 너무나 깨끗하다 못해 존재하지 않는 사생활은 그가 재단에 헌신하는 감정적 동기를 짐작하기 어렵게 하며, 953KO-F-100 사건의 POI-4003이 남긴 수상한 메세지 또한 의미를 알 수 없기에 오히려 설 내정자와의 연관성이 의심되고 있다. 설 내정자의 인사가 그대로 진행되더라도, 그의 신원에 대한 조사는 더 철저하게 계속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고: 위 소견서는 사령부 내부보안부에서 검토되었다. 논의 결과 비토권 행사는 보류되었으며, 2019년 2월 1일 설세명 고문은 예정대로 제13K기지 이사관으로 선임되었다. 내부보안부는 설세명 이사관을 주요 내부감사 대상 인원 EOI-04002로 지정하고 동향을 추적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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