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952-KO

  • 평가: +17+x

보안 경고

이하 파일은 3/952KO 등급을 받은 인원만이 접근 가능합니다.

암구호를 제시하지 못 한 인원이 접근할 경우 즉시 처리됩니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누구든지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여야 한다.

하지만 모든 알이 깨져야 할 필요가 있을까





[접근 승인됨]

환영합니다.

파일을 표시합니다.






일련번호: SCP-952-KO

등급: 케테르(Keter)

특수 격리 절차: 본 문서 외에서 SCP-952-KO를 지칭할 때는 SCP-952-KO로 지칭하지 말아야 한다. 대상은 '최신해 요원' 혹은 'AO-952-KO-FVOFMV'로 지칭되어야 한다. 3/952KO등급의 보안인가를 받은 인원1을 제외하면 SCP-952-KO에 대해 서술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없으며, 대상이 변칙 개체 'AO-952-KO-FVOFMV'로서 격리되었다는 역정보만을 확인할 수 있다.

SCP-952-KO는 그 격리 절차를 위해 제21K기지의 직원용 숙소에 격리한다. SCP-952-KO는 자신의 신체 상태를 실시간으로 검사, 확인하는 장비를 상시 착용하고 있어야 하며 이 자료는 존재학부에 전송된다. SCP-952-KO는 격리 이전 신분인 최신해 요원으로서 기동특무부대 을호-2("잊힐 의무")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으나, 임무 수행 중 을호-2는 SCP-952-KO의 현 상태를 존재학부에게 주기적으로 통보해야 한다.

설명: SCP-952-KO는 기동특무부대 을호-2("잊힐 의무")의 분대원 최신해 요원과 그 내부에 존재하는 신격 독립체를 총칭한다.23 SCP-952-KO의 신체적 능력은 대부분 잘 훈련받은 비변칙적인 성인 남성과 차이가 없으나 예외로 노화 현상은 더디 발생한다.4 상기한 특성 때문에 SCP-952-KO는 대외적으로 변칙 개체 AO-952-KO-FVOFMV로 분류, 격리 중이다.

SCP-952-KO "최신해 요원"에 대한 상세 정보는 한국 인원 및 인력 기록서류 및 특무부대 을호-2의 인력 기록서류를 참고하길 바란다.

SCP-952-KO-A는 SCP-952-KO의 내부에 존재하는 신적 독립체로 최소 6등급 이상으로 추정되는 피스티파지 독립체5와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SCP-952-KO-A는 SCP-952-KO의 부모에게 빙의해 현재의 SCP-952-KO로서 의태한 것으로 추정된다.6 기록을 통해 추산한 것에 따르면 의태 중인 SCP-952-KO-A는 완전히 현현했을 때와는 달리 현실 조작 능력이 미약하며, SCP-952-KO에게만 간섭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SCP-952-KO는 SCP-952-KO-A와 별개로 독자적인 인격을 갖고 있으며 SCP-952-KO-A가 대상을 잠식하려는 것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였다.

SCP-952-KO는 201█년 재단에 입사했으며 당시에는 현재의 변칙성을 확인할 수 없었다. SCP-952-KO의 변칙성이 처음 발견된 것은 20██년 ██월 ██일 발생한 사건 542KO-21K-10 당시, SCP-952-KO가 을호-2의 다른 요원들과 함께 대기하던 도중 파괴된 기지의 건물에 매몰되었을 때였다. 발견 당시 SCP-952-KO는 복합 골절, 내장 파열 등으로 중상을 입은 상태였으나 병원으로 이송되던 과정에서 빠른 속도로 부상을 치유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그 과정에서 이코르 방사선7을 소량 방출했다. 사건 직전까지 SCP-952-KO는 직원 숙식 시설에 있었으며 해당 건물에는 SCP가 없었으므로, SCP-952-KO가 해당 변칙성이 있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대상은 의식을 회복한 뒤 제09K기지에 격리되었으며 조사를 통해 SCP-952-KO-A의 존재가 발견되었다.

면담 기록 KO/1


면담자: 기동특무부대 을호-2("잊힐 의무") 소속 이세율 현장 팀장

면담 대상: SCP-952-KO

서론: SCP-952-KO-A가 SCP-952-KO에 빙의한 것이 사건 당시인지, 아니면 그 전이었는지에 대해 면담이 진행되었다.

[기록 시작]

SCP-952-KO: 오랜만입니다, 팀장님.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다른 팀원들도 괜찮습니까?

이세율 현장 팀장: 오랜만이다, 신해. 어휴, 얘가 죽다 살아나니까 얼굴이 반쪽이 되었어. 다른 애들… 걔네들도 괜찮아. 물론 무사한 건 나뿐이고 다들 병원 신세지만. 그래서 직접은 못 오고 안부 좀 전해 달랜다. 그래, 먼저 첫 번째 질문. 지금 생활은 어떻냐?

SCP-952-KO: …좋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지요. 사실 너무나도 괴롭습니다. 갑작스럽게 사고에 휘말리지 않나, 죽다 살아났더니 신이라고 하면서 격리되지 않나…

이세율 현장 팀장: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마지막 것은 몰라도 사고에 휘말려서 죽을 뻔 한 건 이곳에서는 드문 일이 아니니까. 물론 가급적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지만… 그래서 말인데, 그 신적 독립체에 대해 좀 더 얘기해 줄 수 있어?

SCP-952-KO: 지금 제 머릿속에 있는 것 말입니까? 그것이라면 지금도 아주 신났습니다. 그동안 무력했던 것이 서러웠던 것인지 뭔지.

이세율 현장 팀장: (조용히 적다가)그동안 무력했던 것이라면, 그게 이제 막 나타난 것은 아니란 말이지?

SCP-952-KO: 네. 적어도 어렸을 적에는 확실히 있었습니다. 그 동안 잠잠해서 그 상상의 친구인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만, 지금 상황 보니 아닌 것 같습니다. 차라리 그쪽이면 좋았을 텐데…

이세율 현장 팀장: 그러게나 말이다. 그러면 그냥 신기한 일 정도로 넘겼을 텐데 말이지.

SCP-952-KO: …팀장님.

이세율 현장 팀장: 왜?

SCP-952-KO: 담담한 척하려고는 하지만, 사실 두렵습니다. 그것의 말이 마음속에 스며드는 것이 무섭습니다.

이세율 현장 팀장: 계속 말을 걸면 솔깃해지는 법이야. 그래서 그걸 이겨내는 것이 힘든 것이고. 대체 그게 뭐라고 하는데?

SCP-952-KO: 그것이 속삭이는 것이 들립니다. 너는 특별한 존재다.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이다. 너는 하찮은 존재가 아니다. 네 주변의 존재들과 달리… 그 말에 흔들리려는 저 자신이 제일 무섭습니다.

이세율 현장 팀장: 신적 독립체들이 자기는 인간과 다르다며 선을 긋긴 하던데 이것도 그런가 보지?

SCP-952-KO: 아마도요. 물론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도 부대원들도 다 소중하니까 말이지요. 그러니까 말인데, 이렇게는 되었지만 어떻게든 이곳에서 일할 방법이 없습니까? 다시 일하다 보면 이 기분도 나아질 것 같습니다.

이세율 현장 팀장: 음… 내가 듣기로는 SCP도 기동특무부대에서 일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상태 괜찮아지면 내가 얘기해볼게.

SCP-952-KO: 감사합니다. 그때까지 최대한 추슬러 봐야죠. 팀장님도 평안하시길.

[기록 종료]

결론: SCP-952-KO-A는 사건 발생 이전부터 SCP-952-KO에 깃들어 있었으며 SCP-952-KO 역시 SCP-952-KO-A를 인지하고 있었음이 확인되었다. 다만 SCP-952-KO-A가 사건 542KO-21K-10 이전까지 활동을 보이지 않은 이유는 불명이다.









면담 기록 952KO/█


면담자: 기동특무부대 을호-2("잊힐 의무") 소속 이세율 현장 팀장

면담 대상: SCP-811-KO

서론: SCP-811-KO가 SCP-952-KO의 변칙성을 이전부터 알고 있었는지와 SCP-370-KO와의 관계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면담이 진행되었다.

[기록 시작]

SCP-811-KO: 아, 안녕하세요. 이세율 팀장님 맞으시죠? 신해에게 얘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훌륭한 선배님이라고…

이세율 현장 팀장: 그래. 너 구조한 이후로 직접 만나는 건 처음이네. 부끄럽게스리. 그러고 보니 변칙예술학부는 큰 피해 없다고 들었는데.

SCP-811-KO: (멋쩍게 웃는 소리)아무래도 최근에 건물이 지어졌고, 파손되면 곤란한 물건들도 많이 다루다 보니까요. 진원지와 멀리 떨어진 것도 있고요. (침울한 듯이 목소리가 낮아진다)하지만 제가 듣기로는 신해는… 아, 이거 일련 번호로 얘기해야 하는 건가요?

이세율 현장 팀장: 일련 번호 운운하는 것 보니까 너도 얘기 들었나보네. 훨씬 편해지겠어. 뭐, 그냥 편하게 얘기하면 돼. 네가 그 변칙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물어보러 왔거든.

SCP-811-KO: …네. 알겠습니다. 신해는 성실한 아이였습니다. 당신들도 아시다시피요. 변칙성 따윈 없는 평범한 아이다, 그 때 일만 아니었어도 그렇게 생각했죠. (한숨)…그 때 그 남자는 알았는지 몰랐는지.

이세율 현장 팀장: (혼잣말)그 남자라면 SCP-370-KO인가…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 건지. 아, 아냐. 그냥 혼잣말이니까 계속 해.

SCP-811-KO: 아, 예. 그 남자는 극단을 운영했습니다. 서커스처럼 곳곳을 돌아다니며 연극을 공연하는 사람이었죠. 무슨 신화를 기반으로 한 연극이었는데… 그 때 그 남자는 마을 사람들 전체에게 사랑받았죠. 워낙 붙임성이 강하고 유쾌했으니까요. 누구든지 그 사람이 진행하는 연극을 보고 싶어 했어요.

이세율 현장 팀장: 그런 놈이 때로는 제일 위험한 법이지. 너나 신해는 그 남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지? 그러니까 그 사건 전에 말이야.

SCP-811-KO: 그 사람을 썩 반기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저야 뭐… 그때도 뭘 만드는 걸 더 좋아해서 연극에는 관심이 없었던 거고, 신해도 제가 만드는 거 구경하던 것이 더 재미있다고 했습니다.(불안한 듯이, 장갑을 만지작거린다.)

이세율 현장 팀장: 그런 것치고는 잘만 참여했다고 기록에 나와 있는데.

SCP-811-KO: (한숨) 강제였죠. 어느 날 마당에서 같이 놀고 있었는데 그 남자가 나타난 거예요. 그러더니만 완전한 신이 나타났다고 기뻐하면서 걔를 데려갔죠. 도와달라고 해서 저도 막으려고 갔지만 같이 끌려갔고요. 신해는 그나마 신이랍네 하면서 좋은 대접 받았지만 저는… 구체적으로는 말하고 싶지 않네요. 아마 그 기록에 자세하게 나와 있지 않을까요. 괜히 말했다가는 그때 기억이 다시 떠오를 것 같습니다.

이세율 현장 팀장: 어… 알았어. 더 말해줬으면 한다만 정 못 말하겠으면 어쩔 수 없지.

SCP-811-KO: 네. 그 때 일은 지금도 잊히지 않아요. 이걸 먹으면 나아질 거라며 그 때 구해주신 분들이 쓴 약을 주셨는데, 아직도 그 때 일이 떠오릅니다. 아, 그리고 하나 더. 당신들이 사건을 해결한 이후 있었던 일인데요.

이세율 현장 팀장: 응? 기억 소거제를? …하긴, 충격이 너무 크면 A등급 기억 소거제 정도는 저항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무슨 일인데?

SCP-811-KO: 신해가 연극에 참여했을 때는 걔가 자꾸 속삭임이 들린다고 불평했어요. 마치 진짜 신이 자신에게 말하는 것처럼. 자신에게 모든 걸 맡기면 편해질 것이라고 하면서… 때로는 열병을 앓기도 했지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것이 괴롭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쓴 약을 먹은 이후로 어떤 증상도 보이지 않았던 거에요. 목소리도, 열병도. 분명 그 남자가 없어지고 나서도 그런 건 없어지지 않았는데요.

SCP-811-KO: 어린 나이지만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지요. 그 약을 먹은 다른 사람들은 그 때 일을 기억하지 못했거든요. 그 전에는 신이라며 숭배하고 그랬는데 그 날 이후 아무 일도 아닌 듯이 예전처럼 그를 대했지요.

이세율 현장 팀장: 잠깐, 미안한데 그 얘기 좀 더 해줘. 이건 보고서에서는 없었던 내용이거든.

SCP-811-KO: 이상하네요. 사실 처음부터 숭배한 것은 아니었어요. 정확히 말하면 처음에야 다들 솔깃했죠. 평범한 아이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신적 존재라니. 보통은 비웃음거리였겠지만 그가 말솜씨가 워낙 좋아서,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믿고 따랐지요.

SCP-811-KO: 그런데 당신들도 아시겠지만 말이 도와달라는 거지, 부려먹는 거잖아요. 솔직히. 그들도 알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린 애를 이러쿵저러쿵하기도 했고…(소매를 잡아당겨 흉터를 가린다. 멋쩍은 웃음 소리.) 그래서 그들 사이에서 이런 말이 돌았죠. 신은 무슨, 그냥 어린 애 갖다 놓고 사기 치고 있는 거 아니냐고.

SCP-811-KO: 그래서 사람들은 그 남자 말에 불복종했지요. 처음 몇 번은 담담하게 반응했지만, 사기꾼 아니냐고 그러니까 그 남자도 퍽 화가 났을 거에요. 그래서 그 사람들을 데리고 어디론가로 잠깐 갔고… 다시 돌아왔을 때부터는 뭐… 물론 진짜로 믿었는지는 그 남자도 모를 거에요. 애초에 그 남자는 신해 이름도 모를 걸요. 제가 들은 것에 따르면요. 그래도…

이세율 현장 팀장: (침묵하다가)그래도?

SCP-811-KO: 그 반항했을 동안 신해는 한동안 몸도 정신도 어느 정도 나아졌어요. 그 사건 이전만큼은 아니었지만요.

[기록 종료]

결론: SCP-811-KO로부터 SCP-952-KO에 대한 유의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으며 SCP-952-KO가 피스티파지 독립체일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다만, 현재 SCP-952-KO를 숭배하는 세력은 발견할 수 없었는데도 변칙성이 활성화되었는데 이는 신앙심을 섭취하는 여타 피스티파지 독립체와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다. 또한 SCP-811-KO의 마지막 발언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면담 기록 KO/█


면담자: 기동특무부대 을호-2("잊힐 의무") 소속 이세율 현장 팀장

면담 대상: SCP-952-KO

서론: SCP-952-KO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면담이 진행되었다. SCP-952-KO의 상태에 근거해 본 면담은 SCP-952-KO의 격리실 내부에 연결된 카메라와 스피커를 통해 원격으로 진행되었다.

[기록 시작]

이세율 현장 팀장: 아, 아. 마이크 테스트 중. 하나, 둘, 셋. SCP-952-KO.

SCP-952-KO: (침대 한 구석에서 웅크려 있다. 침묵)

이세율 현장 팀장: (좀 더 큰 목소리로)SCP-952-KO?

SCP-952-KO: (지친 목소리로)…어디까지 하시려는 겁니까. 어디까지 저를 속여야 굴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세율 현장 팀장: 뭐래. 야, 최신해. 나다. 세율 팀장. 내 목소리 들리냐?

SCP-952-KO: 팀장님… 팀장님 맞으십니까? 그 신이 속이는 것이 아니고?

이세율 현장 팀장: 그래. 지금 서울에서 여기까지 와서 이러고 있다. 원래는 직접 얼굴 맞대고 면담하려고 했는데,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해서 이렇게 했다. 부하 하나 만나자고 왜, 옆에 있는 연구원들에게 연결해주랴?

SCP-952-KO: (미약한 웃음 소리)아뇨… 다행입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제가 했던 일이 의미 없지 않았군요. 그래도 열심히 일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대로 쓸쓸하게 사라지는 건가, 그 동안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이세율 현장 팀장: 야, 사라지긴 어딜 사라져. 얘가 그 동안 심령 독립체와 싸울 때는 약한 소리 일절 안 하고 제일 앞장서서 일했는데 여기서 많이 쓸쓸하긴 했나봐? 마음 풀고, 편히 얘기하자. 평상시 때의 담담한 모습이 더 좋으니까.

이세율 현장 팀장: 뭐, 말은 이렇게 했지만 조금 밖에 시간이 없긴 해. 왜, 있잖아. 서울에서 여기까지 시간 꽤 걸리는 거. 아직 팀도 바쁘고. 그래도 편하게 하자.

SCP-952-KO: (미약한 혼잣말)바쁜 와중에… 네. 얘기해주세요.

이세율 현장 팀장: 너 말이야, 일하면서 어떤 느낌이었어? 심령 독립체를 상대했을 때 말이야.

SCP-952-KO: 상대했을 때요? 처음에는 두려웠습니다. 한편으로는 의무감도 들었고요. 그 때 그처럼 위험한 심령 독립체에 피해를 받는 사람들이 더 있을테니까, 그렇게 희생되는 사람 수를 줄이고자 했습니다. 그것만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다른 생각이 들었지요.

이세율 현장 팀장: 어떤 생각이었는데?

SCP-952-KO: (희미한 미소가 보인다)재단에게는 요원으로서 성실하다고 인정 받고, 심령체에게는 경계 받는 것을 보면서 생각했지요. 아, 나는 이렇게 남아도 괜찮겠구나. 이렇게 나는 살아가는구나. 신이니 뭐니 해도, 저에게는 공허한 느낌이란 말이죠. 오히려 그 때 제가 저 자신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세율 현장 팀장: 어쩐지, 그 동안 이런 저런 고생을 하고도 힘든 기색 없이 일하더라. 그런 마음이라면 누구라도 신나게 일할 수 있으니까. 물론 그걸 이용해 착취하는 것은 별개지만.

SCP-952-KO: 네. 일하면서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그 김에 한 가지 말하고 싶은데.

SCP-952-KO: 그들에게 미안하다고 전해주세요. 꼴에 동료인데, 입원 내내 면회 한 번 못 왔으니까요. 신이니 뭐니 하면서 두려워할까봐 걱정은 되지만요.

이세율 현장 팀장: 글쎄올시다. 상황 나아지면 직접 전하는 건 어때? 니가 신이라고 이마에 붙여도 그 녀석들은 너를 동료로밖에 안 볼테니까 말이야. 나처럼.

SCP-952-KO: …그런 것이었군요. 알겠습니다. 몸 조심 하시길.

[기록 종료]

결론: SCP-952-KO는 면담 이후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되었으나 이코르 방사선 방출량과 비교했을 때 이는 단순히 정신적인 영향으로 추정된다. 또한 초월적 고대 독립체 연구부 및 이세율 현장 팀장이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SCP-952-KO에 대한 연구는 존재학부에 일임되었다. 이후 존재학부의 연구 결과 SCP-952-KO의 격리 절차가 현재와 같이 확립되었다. 자세한 것은 'SCP-952-KO의 격리 절차에 대해' 문서를 참고할 것.




부록: SCP-952-KO의 격리 절차에 대해

저희가 제시한 격리 절차에 대해 의심을 할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SCP-952-KO은 케테르급 개체고 신적 독립체를 품은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는 상황인데 그것을 사실상 방치하라는 것은 위험천만해 보일 수 있겠지요. 결론부터 설명하자면, 바로 이런 빈틈이 많아 보이는 방법이 SCP-952-KO를 가장 효율적으로 격리할 수 있는 길입니다.

SCP-952-KO는 다른 피스티파지 독립체와 유사점이 보이지만 차이점 또한 명확합니다. SCP-370-KO의 기록이 그 차이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지요. SCP-370-KO의 그 행동은 엄연히 종교의식의 일종이었습니다. 다른 피스티파지 독립체라면 그 신앙심을 먹고 배를 불릴 수 있겠지요. 하지만 SCP-952-KO-A에게는 이것이 충분치 않았습니다. 적어도 재단에 격리된 이후에 비해서는 약한 모습을 보였지요. 저희는 SCP-370-KO가 의식의 형태로 연극을 한다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연극을 볼 때 사람들은 배역에 집중하고는 하지요. 하지만 그것과 함께 그 배역을 연기하는 배우 또한 무시할 수 없고, 결국 막이 내리면 대상을 배우로서 여기게 됩니다.

SCP-952-KO가 그 동안 어떤 이상한 점도 보이지 않았다가 사건 542KO-21K-10 이후 급속도로 활성화된 것도, SCP-370-KO의 사건 당시 SCP-952-KO를 의심하면서 일시적으로 비활성화된 것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SCP-952-KO가 그 때까지 재단에 대해 충성스러운 모습을 노출했다는 것을 생각해보세요. 누군가가 자신의 특정한 모습을 더 많이 보일 수록, 사람들이 그 모습대로 그 사람을 인식을 하게 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 인상을 깰 정도의 새로운 현상이 일어난다면, 반대로 사람들은 그 새로운 모습대로 그 사람을 인식하게 됩니다. 그 새로운 정보가 사람의 인식에 깊이 각인되면서 결국 존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네. SCP-952-KO-A가 성장하는 원동력은 단순한 신앙심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신이 신적 독립체로서 존재할 때 성장합니다. 그 점이 다른 피스티파지 독립체와 가장 큰 차이이지요. 그 존재를 증명받기 위해 SCP-952-KO라는 그릇이 SCP-952-KO-A에게 필요했던 것입니다.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비유하자면 알과 새 같은 관계라고 보면 되겠네요.

이제 역으로 묻겠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존재할 수 있나요? 무엇이 당신을 정의하나요? 우리는 결국 타인을 통해 존재합니다. 다른 모든 이가 당신을 원숭이라고 여긴다면 당신은 원숭이인 겁니다. 다른 모든 이가 SCP-952-KO가 재단의 요원이라 여긴다면, 그것은 재단의 요원인 겁니다. 그 스스로가 어떻게 생각하든지 말이에요.

제21K기지 존재학부 부장
강철문 박사



면담 기록 KO/█


면담자: 기동특무부대 을호-2("잊힐 의무") 소속 이세율 현장 팀장

면담 대상: SCP-952-KO

서론: 격리 절차 개정 이후 SCP-952-KO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면담이 진행되었다.

[기록 시작]

이세율 현장 팀장: 얘기는 들었어. 등급이 바뀌니까 애가 얼굴이 확 살았네.

SCP-952-KO: 안녕하십니까. 팀장님. 역시 팀장님답게 눈이 밝으시네요. 사실 그 신이라는 것이 더 이상 힘들게 하지 않거든요.

이세율 현장 팀장: 잘됐네. 그렇게 두려움에 떠는 것보다 지금이 훨씬 낫다 야. 그 신이 이제 간섭하지 않는 건가?

SCP-952-KO: 정확히 말하면 아예 간섭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이코르 방사선은 검사했을 때 방출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속삭이는 소리도 다른 일에 집중하고 있으면 무시할 수 있을 정도고요. 처음 설명 들었을 때는 말이 이해가 잘 안되었는데 이게 그런 의미인가 싶습니다.

이세율 현장 팀장: 그 부서가 원래 말이 좀 난해하긴 하지. 마침 나도 좋은 소식 들고 왔는데.

SCP-952-KO: 무슨 소식입니까? 다시 이곳에서 일할 수 있다는 소식입니까?

이세율 현장 팀장: 그래. 을호-2로 복직하라는 명령이 내려왔어. 조만간 서울로 올라갈 수 있을 거야. 너 몸 상태도 그 난리통에서 꽤 약해져서 회복해야 하고 그동안 못 했던 훈련 하느라 바로 현장 투입은 안 되겠지만. 너라면 곧 따라잡을 수 있겠지.

SCP-952-KO: 아… 정말로, 정말로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여기 사람들이 조만간 이 일을 잊는다는 것이 시원섭섭합니다만, 그래도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다니 정말로 기쁩니다.

이세율 현장 팀장: 뭘, 말했잖아. 네가 너 스스로를 믿으니까 잘 풀린 거라고 생각해.

[기록 종료]

결론: SCP-952-KO의 변칙성이 사건 발생 이전 수준으로 안정되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에 따라 추가 정보가 발견되기 전까지 현재와 같이 SCP-952-KO의 격리 절차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footnoteblock]]


🈲: SCP 재단의 모든 컨텐츠는 15세 미만의 어린이 혹은 청소년이 시청하기에 부적절합니다.
따로 명시하지 않는 한 이 사이트의 모든 콘텐츠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 3.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