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939-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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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번호: SCP-939-KO

등급: 유클리드(Euclid)

특수 격리 절차: SCP-939-KO는 표준 대형 격리실에 수용한다. 6시에 조명을 키고 22시에 조명을 끄도록 한다. 매일 6시마다 면담자가 방문한다. 반복하라.

설명: SCP-939-KO는 인간과 염소의 신체적 특징이 혼합된 생물학적인 기반부터 불투명한 변칙적 생물이다. 크게 구분했을 때 상반신은 인간, 하반신은 염소의 모습을 띄고있으며 머리에 뿔이 있다. 측정 가능한 신체 나이는 대상이 30대 전후의 연령이라고 가리키고 있으나 온전히 신뢰할 수 없다.

SCP-939-KO는 본인의 종족이 기원전 1200년 무렵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상 이외에 동종 개체가 발견됐다는 기록은 없지만 재단의 신화생물학자들은 이 주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SCP-939-KO는 또한 본인의 이름이 '아리스타이오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부록 939.1:

면담자: ██ 박사

대상자: SCP-939-KO


[기록 시작]

조명이 켜지고, 가구라고는 침대 하나 뿐인 하얀 격리실이 드러난다. 격리실은 지나치게 넓다. 대상은 발굽으로 바닥을 긁고있다.

██ 박사 등장.

██ 박사: 좋은 아침입니다. SCP-939-KO. 원하시는 대로 불러드리자면 아리스타오스가 맞겠지요?

SCP-939-KO: 아리스타이오스요. 그리고 좋은 아침도 아니야. 태양 없는 밀실에 어떻게 아침이 찾아들겠나?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도, 아침녘의 한기도 찾아오지 못해.

██ 박사: 좋은 지적이었습니다. 사실이 그렇군요. (사이) 질문으로 넘어가자면, 제가 어떻게 당신 말을 알아듣고, 당신이 어떻게 제 말을 알아듣고 있는 거지요? 당신의 주장대로라면 우리는 쓰는 언어도 살았던 시대도 달랐을텐데요.

SCP-939-KO: 그게 내 동족이 쓰는 언어야. 당신은 들어야 할 말을 듣지. 그리고 내 동족은 당신들 같은 방식으로 듣지도 않아. 우리는 들어야 할 말을 들어. 우리는 당신들과 같은 방식으로 말하지도, 듣지도 않아. 단순히 지성의 차이지.

██ 박사: 좋습니다. 아리스타이오스 씨. 저희는 당신이 말하는 그 "우리"에 대해 관심이 있습니다. 당신들의 종족이 기원전 1200년 무렵부터 생존했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말해주시겠습니까? 어떤 문명이 있었습니까? 그리고 왜 지금은 당신 하나 뿐이죠?

SCP-939-KO: 문명이라는 것도 천박한 지성의 결과야. 우리는 당신네들처럼 살지 않았어. 이 행성은 넓고 우리의 발굽은 쇠처럼 튼튼한데 왜 한곳에 무리지어 살아야 하지? (면담자는 무시하고 허공에 외친다) 홀로 거닐 해변도, 신바람이 나서 뛰어오를 산도 무수하지. 그리고 해변에는 미끄럽고 짭짤한 인어의 옆구리가 있고 산에는 과실처럼 달콤한 정령의 속살이 있어. 정말 과실과 같았지. 손만 대도 껍질이 벗겨졌거든.

██ 박사: 질문에 전부 대답하지 않으셨습니다. 왜 지금은 당신 하나 뿐인 거죠?

SCP-939-KO: 난 그 문제에 대해 얘기하지 않아. 당신 같은 사람들이 전부 잡아갔는지도 모르지.

██ 박사: 아리스타이오스 씨와 같은 존재가 달리 보고된 바는 없습니다. 동족이 있었다는 건 전부 거짓말이고, 처음부터 당신 하나 뿐이었을 가능성은?

SCP-939-KO: 어쩌면. 내 동족은 거짓말쟁이들로 유명하거든. 이제 꺼져.

██ 박사 퇴장

[기록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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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939.14:

면담자: ██ 박사

대상자: SCP-939-KO


[기록 시작]

조명이 켜진다. 대상은 침대에 걸터앉은 채로 천장을 올려다 보고있다. 천장은 지나치게 높다. 발굽이 자꾸만 허공을 차올린다.

██ 박사 등장.

██ 박사: 기상 시간입니다. 아리스타이오스 씨.

SCP-939-KO: (여전히 천장을 올려다보며) 너무 높아. 조명은 너무 밝고. 눈부신 빛 뭉치 때문에 천장이 보이지도 않잖아. 아까는 어둠 때문에 안 보였는데. 빛이라고 다르지도 않구만.

██ 박사: 그게 불편하십니까?

SCP-939-KO: 왜 이렇게 높은거지? 염소 한 명을 가둬놓기에는 지나친 크기 아닌가. 전에는 여기에 뭘 가둬놓은 거야? 하피라도 잡아뒀었나? 날개를 펴고 날아다기에는 어울리는 크기인데.

██ 박사: 그건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SCP-939-KO: 아니,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내가 맞춰보지. (사이) 당신들은 여기에 크고 앙칼진 하피를 하나 가둬놨을 거야. 잡는 데 힘깨나 들였겠지. 그 종족은 폭풍 같은 힘으로 날개를 퍼덕이고 죽음을 목전에 둔 신처럼 비명을 지르거든. 그 여자들과 정말 많은 관계를 맺었는데. 커다란 날개도 멋졌지만 무엇보다 그 유방이 좋았어. 부끄러움 없이 활짝 드러낸, 하늘 아래 날개 없는 모든 자들이 올려다 볼 수 있었던 그 유방.

██ 박사: (헛기침)

SCP-939-KO: 누구든 하피를 원하는 남자라면 절벽에서 뛰어내릴 용기 정도는 있어야 했어. 절벽에서 뛰어내리고 날아가던 하피의 목에 매달릴 용기. 내가 그러고 나서도 땅에 내팽겨 쳐지지 않았던 건 순전히 운이었지. 우리는 땅과 하늘의 모든 생물들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교성을 울렸어…

██ 박사: 충분합니다.

SCP-939-KO: 아무리 얘기해도 충분하지 않아. 그리고 여기 가둬진 하피는 한참을 빙빙 돌며 날아다니다가, 발톱으로 벽을 긁어대는 짓에도 지치자, 결국 있는 힘껏 벽에 날아들어 목이 꺾여 죽었을 거야. 그 여자들은 자존심도 무척 강했거든.

██ 박사: 비슷하지도 않았어요.

SCP-939-KO: 내가 틀렸군. 이제 꺼져.

██ 박사 퇴장

[기록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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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939.30:

면담자: ██ 박사

대상자: SCP-939-KO


[기록 시작]

조명이 켜진다. 격리실은 여전히 지나치게 높고, 넓다. 그리고 너무 하얗다. 대상은 벽에 있는 힘껏 달려들어 머리를 박고 나동그라진다.

██ 박사 등장

██ 박사: 좋은 아─아니, 무슨 짓입니까! 그만두세요! 경비를 부를 겁니다!

SCP-939-KO: (쓰러진 채로) 불러보시지. 왕궁의 모든 병졸을 불러모은다 해도 나를 막지는 못할걸. (머리에 흥건한 피가 흘러내린다.) 음, 이 맛이야. 맛도 색깔도 기대했던 대로군. 여긴 너무 하얘. 다른 색깔이라도 보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아.

██ 박사: 곧 의사가 도착할 겁니다. 자해는 용납되지 않습니다.

SCP-939-KO: 병신 같은 소리. 의사가 오긴 개뿔. 여기엔 아무도 안 와. 당신 빼고는.

██ 박사: 무슨 말이죠?

SCP-939-KO: 너도 알잖아. 다 알고있으면서 발뺌하지마.

██ 박사: 이해가 안 되는데요.

SCP-939-KO: 그래. 계속 모른 척해라. (몸을 돌려 반대로 눕는다.) 너희는 나를 여기 가둬놓고 아무 짓도 안 하고있어. 아무 짓도. 끔찍할 정도로 크고 하얀 방에 가둬놓은 뒤에 그냥 방치 하고있다고. 이 면담도 껍데기 뿐이야. 조명이 켜지고, 안부 인사나 묻고, 전혀 중요하지 않은 대화나 조금 나누고, 그 다음 꺼지는 거야. 세상에 어떤 머저리가 면담 대상이 꺼지라고 하면 그냥 조용히 꺼져주지? 처음부터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으니까. 전부 무의미하니까 그럴 수 있는거야.

██ 박사: 지나친 억측입니다.

SCP-939-KO: 그래? 아까 의사가 온다고 했잖아. 지금 어디 있지?

██ 박사: (침묵한다.)

SCP-939-KO: 신화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알아? 안다고 말해. 물론 알고있겠지. 아니까 이런 짓을 할 수 있는거겠지.

██ 박사: 저는 모릅니다.

SCP-939-KO: 모른다고? 그럴리가. 하지만 알려주지. 처음에는 믿음으로, 숭배로 만들어져. 하지만 그건 오래 가지 않지. 결국엔 꿈과 기억에 의지해서 살아가야 해. 보잘 것 없는 숭배 하나 핥아먹을 수 없이, 굶주리고 약해진 채로 주어진 여생을 살아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완전한 암흑보다는 나아.

██ 박사: 재단은 당신의 보호를 신경 쓰고 있습니다.

SCP-939-KO: 규칙적이고 무의미한 면담, 크고 텅 빈 방, 그리고 정적. 그거면 작은 신화 하나를 죽이는 데 충분하지. 들어 봐.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이 정적을 들어 봐.

둘은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SCP-939-KO: (몸을 떤다.) 소름이 돋는걸. 이봐, 더 이상 여기 안 와도 돼. 네 상사한테 그렇게 말해. 난 받아들였어. 아리스타이오스는 이 세상에서 꺼질거야. 다른 사튀로스들이 가버린 곳으로 나도 갈거야.

██ 박사: 말했듯이, 재단은 당신의 보호를 신경 쓰고 있습니다.

SCP-939-KO: 이만하면 됐어. 우리는 세상의 여명기부터 누구보다 욕망에 충실하게 살았고, 가보지 않은 길일랑은 남겨두지 않았어. 나는 수많은 연인들을 만났지. 그리고 오르페우스의 노래를 들어본 건 사튀로스 중에서도 나 하나 뿐이야… 아니야, 아니지. (벌떡 일어난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거야? 넌 아무 데도 못가. 암흑으로 걸어가는 길은 춥고 고되다고 들었거든. 길동무가 하나 있으면 좋겠지.

██ 박사: 무슨…

대상이 ██ 박사의 복부를 있는 힘껏 들이받는다. 그는 한참을 뒤로 날아가서 나동그라진다. 내장이 파열되어 움직이지 못한다. 입에서 피가 솟구쳐 오른다.

SCP-939-KO: 됐어. 이제 꺼져.

██ 박사는 움직이지 않는다.

[기록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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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번호: SCP-939-KO

등급: 유클리드(Euclid) 무효(Neutralized)

특수 격리 절차: N/A

설명: SCP-939-KO는 20██/█/██ 무효 처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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