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921-KO
평가: +16+x

일련번호: SCP-921-KO

등급: 안전(Safe)

특수 격리 절차: 격렬비열도로부터 가장 가까운 유인도인 가의도에 관측소를 설치하고 정기적으로 재단 선박이 인근 해역을 순찰하여 서격렬비도 서쪽 해안으로부터 5 m 이내에 민간 선박이 접근하는 것을 방지한다. SCP-921-KO 주변에 마이크와 카메라를 설치하고 관측소에서 원격으로 SCP-921-KO를 관찰하게 한다. 3개월마다 인원을 파견하여 마이크와 카메라의 상태를 점검한다.

설명: SCP-921-KO는 충청남도 태안군 근흥면 가의도리 서격렬비도에 있는 두 인간형 독립체와 이들과 관련된 사물의 총칭이다. SCP-921-KO는 섬의 서쪽 해안 절벽에 위치하며, 조선 초기 양식의 바둑판을 가운데에 두고 서로 양쪽에 앉아 있다. SCP-921-KO의 존재는 서쪽 해안 절벽으로부터 약 5 m 이내에 접근하여야 인지할 수 있어 그동안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SCP-921-KO는 시간이나 날씨와 상관 없이 책상다리로 앉은 자세를 유지하며 바둑을 두고, 주변 환경 및 외부인의 개입으로 인한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한, 관찰을 시작한 이래로 노화하거나 식사, 수면, 배설과 같은 생리 활동을 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바둑판, 바둑돌, 의복 등은 부식의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다. 바둑판과 바둑돌은 SCP-921-KO-1과 SCP-921-KO-2만이 옮길 수 있으며, 그 외의 수단으로 옮기려는 시도는 모두 실패하였다.

SCP-921-KO-1은 80대 한국계 남성으로 나타나며, 장삼을 입고 가사를 두르고 있다. SCP-921-KO-1은 관찰을 시작한 이래로 눈을 뜨거나, 입을 열어 말한 적이 없었으며, SCP-921-KO-2의 진술에 따르면 그 전부터 이와 같은 상태를 유지해 온 것으로 추측된다. SCP-921-KO-2는 70대 한국계 남성으로, 조선 중기 양식의 도포와 바지를 입고 흑립을 쓰고 있으며, 16세기 한국어를 구사한다. SCP-921-KO-2는 SCP-921-KO-1에게 일방적으로 대화를 시도하며, 때로는 비하적인 표현을 사용한다. 이들은 타인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며, 물리적인 수단에 의한 부상을 입지 않는다.

SCP-921-KO의 바둑은 한 대국마다 평균 4시간이 소요되며, 지금까지 모두 SCP-921-KO-1의 승리로 끝났다. 한 대국이 끝나면 SCP-921-KO-2은 SCP-921-KO-1에게 한 번 더 바둑을 두자고 제안하고, SCP-921-KO-1이 1~2분 동안 바둑판을 정리한 후 자신의 선공으로 새로운 대국을 시작한다.

부록 921-KO/A: 2018년 3월 18일 조사팀이 섬의 서쪽 절벽에 사전에 설치된 사다리를 타고 SCP-921-KO에 접근하여 의사소통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상술한 특성대로 SCP-921-KO-1과 SCP-921-KO-2는 그를 인식하지 못하였고, 조사팀은 계획을 변경하여 바둑판 옆에 마이크와 카메라를 설치하고 기록을 시작하였다. 그 내용 중 주목할 만한 부분은 다음과 같으며, SCP-921-KO-2의 발언은 현대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기록 시작]

[SCP-921-KO-1과 SCP-921-KO-2가 아무 반응 없이 바둑을 두고 있다. SCP-921-KO-2가 미간을 찡그리고 오른쪽 뺨을 긁는다.]

SCP-921-KO-2: (중얼거리며)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지만… 도무지 어디에 둘지 모르겠구나.

[이후 SCP-921-KO-2는 8분 동안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검은색 바둑돌 하나를 집어 바둑판 위에 놓는다. 얼마 후 SCP-921-KO-1이 하얀색 바둑돌 하나를 집어 바둑판 위에 놓고 검은색 바둑돌 3개를 가져간다.]

SCP-921-KO-2: (한숨) 이 중놈이 또 날 이겼구나! 제기랄, 이놈아. 바둑 승부에서 내가 이기면 저기, 서쪽 어딘가에 있는 무릉도원 같은 곳으로 데려가 준다더니, 언제 그 약속을 지키겠다는 게냐?

[SCP-921-KO-1이 반응하지 않는다.]

SCP-921-KO-2: 해괴한 소리만 나불대는 중놈을 따라갈 바에 차라리 북쪽으로 몸을 피하는 것이었거늘… (한숨) 뭐에 미쳐서 내게 원수진 놈에게 이 모든 것을 홀랑 바쳐버렸을꼬? 탑 부수고, 불상 깎아먹고, 시주하러 온 걸 물 끼얹어 쫓아내고 한 사람의 부탁을 들어줄 때부터 의심해야 했건만…

[SCP-921-KO-1이 반응하지 않는다.]

SCP-921-KO-2: 이놈아, 왜놈이 고을로 쳐들어 온다길래 내가 울며불며 하소연을 하였거늘, 서방정토니 뭐니 하는 곳에 가는 길을 알려주겠다고 한 자가 뉘인지 아나? 네놈 아니더냐! 그런데 언제까지 이 외진 섬에서 바둑만 두고 앉아 있어야 하냐는 말이다. 정말 가는 길을 알기는 하는 거냐?

[SCP-921-KO-1이 반응하지 않는다. SCP-921-KO-2가 고심하다가 말한다.]

SCP-921-KO-2: 이번에 몇 번째 판인지 모르겠구나. 세보려고 해도 기억이 나지를 않으니. 이보게, 지금 몇 경인지나 아나? 분명 하늘이 어두워지고도 남을 시간인 것 같은데 어째서 깜깜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게지? 가족들은 아직도 배에 있나?

[SCP-921-KO-2가 주변을 둘러보지만, 마이크와 카메라를 인지하지 못한다. SCP-921-KO-1이 반응하지 않는다.]

SCP-921-KO-2: 제발 아무 말이라도 좋으니 한 마디라도 말해 주게. 몇 날 동안을 네놈과 바둑을 둔 것만 같거늘, 눈이 있는데도 눈을 뜨지 않고, 입이 있는데도 입을 열지 않으니, 사람이기는 한 겐가? 내가, 내가 귀신에게라도 홀린 게냐고! 그럼 나는… 난… 저기 있는 가족들은…

[SCP-921-KO-2가 2분 동안 웃다가 울기 시작하며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SCP-921-KO-1이 반응하지 않는다.]

SCP-921-KO-2: 아무래도 내가 너보다 먼저 미쳐버린 것 같구나. 같은 처지인데도 말이다.

[SCP-921-KO-1이 바둑판 위의 바둑돌을 색에 맞추어 통에 넣는다.]

SCP-921-KO-2: 이젠 내가 바둑을 두자고 하지 않아도 바둑판을 치우느냐. 좋다, 좋아.

[SCP-921-KO-2가 한숨을 쉬고 3분 동안 눈을 감다가 뜬다.]

SCP-921-KO-2: (헛웃음) 나도 이제 모르겠구나. 그래, 우리 평생 바둑이나 두세.

[기록 종료]

다음날 조사팀이 섬 도처와 주변 해저를 수색하면서 총 7구의 유골과 난파된 목선의 잔해를 발견하였다. 4구의 유골은 같은 곳에 함께 매장되어 있었으며, 나머지는 섬의 서쪽 바닷속에서 발견되었다. 매장된 유골 중 일부는 날붙이로 절단되거나 인위적으로 부러뜨려 생성된 단면이 나타나 있었다. 유골의 사망 연대는 16세기 말엽인 것으로 측정되었다. 목선의 잔해에서는 쌀이나 물을 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항아리 조각이 발견되었다.



부록 921-KO/B: 2022년 11월 17일 SCP-921-KO 옆에 설치된 마이크를 점검하던 연구원이 발을 헛디디어 SCP-921-KO-1 쪽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SCP-921-KO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없었지만, 연구원은 SCP-921-KO-1과 부딪히고 머리와 어깨에 지푸라기가 묻은 사실을 보고하였다.

방사선 촬영을 실행한 결과, SCP-921-KO-1의 내부에서 뼈, 내장, 근육을 비롯한 신체 기관이 있어야 할 위치에 다량의 지푸라기와 종이 뭉치가 발견되었다. SCP-921-KO-1의 내부와 작동 원리에 관한 보다 상세한 검사 계획이 검토 중에 있다. 한편, SCP-921-KO-2는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 SCP 재단의 모든 컨텐츠는 15세 미만의 어린이 혹은 청소년이 시청하기에 부적절합니다.
따로 명시하지 않는 한 이 사이트의 모든 콘텐츠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 3.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