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내용을 근거로 본 인원은 제출한 조사 안건에 대한 승인을 요청합니다.
일시: 2022. 06. 01.
발신: SCP-721-KO 관리 담당부 부장 이혁 박사(한반도변칙동물학총괄부장직 대리 수행 중)
수신: 제35K기지 제2소동물격리실장 이충건 박사
이충건 박사: 예, 혁 박사님, 오랜만입니다?
이혁 박사: 입안서 제출한 거 승인 문제 때문에 전화했다. 솔직히 승인해 주기 어려워.
이충건 박사: 왜 혁 박사님이? 최 총괄부장님은요?
이혁 박사: 내가 지금 총부장 대리다. 지난번에 내부 메일로 총부장님 출장 일정 공지 전부 발송됐어, 이 녀석아. 모르는 척 하지 마.
이혁 박사: 게다가 백 이십 페이지. 맨 마지막 장에 있는 것들은 또 다 뭐야, 계획 지지 인원 서명 일람? 구천이는 또 왜 서명해 준 거고?
이충건 박사: 아, 박 박사님이요?
이혁 박사: 그래.
이충건 박사: 지난번에 제1소동물실에 확인하실 게 있다고 저희 방 옆까지 내려오셨을 때 뵈었죠.
이혁 박사: 그래서?
이충건 박사: 제 계획을 간략히 설명 드리면서, 잘하면 북한에 아직 크낙새가 있는지도 확실히 조사할 수 있지 않겠냐고 얘기해 드렸더니 바로 서명해 주시던데요?
이혁 박사: 솔직히 말해 봐. 총부장님 출장 나가고 내가 대리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입안서 제출한 거지?
이충건 박사: [웃음 소리] 아뇨, 아뇨, 무슨 그런 말씀을요, 전 제 업무에다 조사 제안서까지 쓰느라 바빠서 정말 몰랐다니까요?
이혁 박사: 아니긴 뭐가 아니야. 한 열 두 페이지는 할애해서 호랑이에 표범 얘기 줄창 써 뒀더니만.
이혁 박사: [헛기침]"대한민국에 접경한 북한 지역의 지리적 특성에 따른 민속적, 생태적 동질성을 감안해 볼 때, 본 조사를 통해 SCP-721-KO와 유사한 변칙 개체의 발견 또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적어 놓고도?
이충건 박사: 한국 최고의 범 전문가 혁 박사님이 담당하는 게 남한을 그렇게 활보하고 다니는데, 북에도 비슷한 게 있을 수 있을 수 있겠죠. 하는 제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해 본 문구라고 할까요? 생각해 보면 볼수록 없을 리가 없겠다 싶어서 쓰다 보니 양이 늘어난 거죠.
이혁 박사: 그 '강력한 의견'을 당사자한테 피력하는 건 아무 의도도 없는 거겠고?
이혁 박사: 아무튼 구천이가 동의했다고 조사과가 움직여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모양인데, 네가 요청한 것처럼 전면적인 조사는 안 된다. 다른 기지, 부서들하고 협의 보고 더 윗선에도 승인 따야 하고 할 게 많아. 솔직히 동물 조사 좀 하겠다고 북으로 가는 걸 위에서 승인해 줄지 의문이다.
이충건 박사: 알겠습니다. [웃음 소리] 그러니 우리 인원이 직접 안 들어가고 조사 규모도 줄이면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말씀이군요?
이혁 박사: 넌 어떻게 해가 갈수록 능글능글해지냐?
이충건 박사: 전 항상 변함 없었습니다. 조만간 다시 뵙죠.
- 본문의 내용을 근거로 본 조사 안건의 승인을 요청합니다. -
제35K기지 제2소동물격리실장 이충건
황해북도 사리원시 정방산전갈살이터 조사 허가 요청
전갈 (Manchurian scorpion)
(Olivierus martensii (Karsch, 1879))
중국 중북부 일대에 서식하며 극동전갈, 중국전갈, 만주전갈 등의 명칭으로도 불리는 본 종 전갈(O. martensii)은 한반도에 서식하고 있는 유일한 전갈류로 알려져 있다.
한반도 내의 전갈 서식지로는 황해북도 사리원시에 위치한 정방산이 확인되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는 1975년 전갈이 발견되었으며, 이를 근거로 북한 정부는 1980년 1월 해당 지역을 천연기념물 제171호 정방산전갈살이터로 지정하였다.
과거 문헌 자료에서는 한반도의 전갈은 조선 중기에 중국으로부터 인위적으로 도입된 개체들을 기원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약재로서 사용할 목적의 전갈을 사육하기 위해 1489년 의원 이맹손이 100여마리의 전갈을 중국에서 직접 채집해 온 것이 최초의 기록으로, 이때 도입된 100여마리의 전갈 중 40여마리는 내의원에, 60여 마리는 궁에서 기르도록 한 것으로 성종실록에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창덕궁 후원과 황주(黃州)에서 가끔 발견되는데, 중국과의 무역 때 넘어와 도망친 것이다.
我國昌德宮後苑及黃州, 時有生者, 盖貿諸中朝, 而來時散失者也.
-동의보감 탕액편 제 2권(湯液篇卷之二) 충부(蟲部) 젼갈(蝎)
이후 서술된 동의보감에서는 창덕궁 후원과 황해도 황주에서 전갈이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서술하며 그 기원에 대해 중국에서 수입하던 중 탈출한 개체들일 것으로 서술하고 있다.
조선 중기의 기록 외에 한반도 내 전갈의 서식을 보고한 자료로는 일본인 학자 오카모토 한지로(岡本半次郞)와 무라마츠 시게루(村松茂)가 1922년 발행한 『食用及藥用昆蟲に關する調査』(식용 및 약용 곤충에 대한 조사)가 있다. 해당 문헌 내에서는 한반도 내 전갈 산지로 황해도, 평안남도, 평안북도 등이 명시되어 있으며, 보다 상세한 내역은 다음과 같다.
해주군(海州郡, p. 98)
옹진군(甕津郡, p. 99)
신계군(新溪郡, p. 99)
황주군(黃州郡, p. 101)
안주군(安州郡, p. 106)
평양부(平壤府, p. 126)
맹산군(孟山郡, p. 127)
앞서 서술한 것과 같이 『식용 및 약용 곤충에 대한 조사』 등의 자료에서 전갈의 산지를 보다 세부적으로 서술하며 전갈이 한반도 내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를 제공하고 있으나 해당 문헌은 약재로서의 곤충류 조사 내용을 서술한 것이므로 산지로서 표기된 지역에 실제로 전갈이 자생하고 있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은데, 이처럼 전갈의 한반도 내 서식 여부가 불명확한 것은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현 시점에서도 동일하다.
동의보감 등에서는 창덕궁 후원과 황해도 황주에 전갈이 서식하고 있음을 서술하며 그 기원을 무역 과정에서 탈출한 개체들일 것으로 서술하고 있으나, 그렇게 탈출한 소수의 전갈 개체가 원 서식지인 중국 중부 내륙 지역과는 다른 기후였을 한반도 내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를 남긴다.
이처럼 소수의 전갈 개체로 기원한 개체군이 전혀 다른 기후의 환경에서 수 백 년 동안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점에 더해, 전갈을 최초로 채집해 온 이맹손이 전갈에 대해 언급한 내용 또한 의문을 가중시킨다.
"신이 전갈을 잡고자 하여 땅거미가 질 녘에 불을 가지고 헛간[空室]에 들어갔더니, 혹은 벽돌의 벽[甎壁] 위에 있었고, 혹은 담틈[墻隙] 사이에 있었으며, 먹인 것은 축축한 흙[濕土]과 계석[階石] 사이의 석회(石灰)뿐입니다."
臣欲獲蝎, 薄暮持火入空室, 或甎壁上、或墻隙間有之。 所食, 濕土及階石間石灰耳。
-성종실록 232권, 성종 20년 9월 10일 을축 1번째기사 성절사 의원 이맹손이 산 전갈 1백 마리를 바치매 이를 길러 번식시키게 하다
이맹손은 채집한 전갈을 중국에서 조선으로 가져오며 전갈의 먹이로 흙과 석회만을 먹였다고 설명했는데, 육식 동물인 전갈이 흙이나 석회를 먹이로 섭취했을 가능성은 없으므로 이맹손이 채집한 전갈들은 중국에서 조선으로 이동하는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버텼을 것이라는 해석이 일반적으로 내릴 수 있는 해석이다.
하지만 이러한 서술을 변칙성의 측면에서 보는 한편, 앞서 서술된 것과 같이 동의보감 등 전갈이 한반도에 인위적으로 유입된 것임을 긍정하는 문헌 자료들의 내용이 사실일 경우. 조선으로 유입된 전갈들은 통상의 전갈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 한반도 환경에 안정적으로 정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보인다.
따라서, 현재 한반도 내 전갈 서식지로 알려져 있는 황해북도 사리원시 정방산 전갈살이터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여 1. 전갈의 실존 유무를 확인하는 동시에 전갈을 채집하며, 2. 채집된 전갈 개체에 대한 연구를 통해 변칙성 보유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을 직접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어려우나 일본, 러시아, 중국, 유럽 등지에서는 수집 목적으로 판매되는 북한산 곤충 표본이 유통되는 경우가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사항은 북한 내에 야생 곤충을 채집하는 인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인물에게 전갈의 채집을 의뢰함으로서 전갈의 서식 여부를 대략적으로 확인하고 표본 또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작성자인 이충건 박사는 동유럽권 일대의 민간 곤충학자들에게 관련 사항을 문의하여 북한 지역에서 곤충 채집 및 판매 활동 중인 인물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였으며, 본 문서에서 요청하고 있는 조사가 승인될 시 즉각 해당 인물에게 전갈 채집을 의뢰할 것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설정한 구체적인 전갈 입수 방안은 다음과 같다.
[한반도변칙동물학총괄부장 대리의 권한으로 세부 내용 편집됨]
과거 문헌 자료에서 확인 가능한 내용 및 전갈의 분포와 생태적 특성 등을 고려해 볼 때. 정방산 전갈살이터의 전갈 서식 여부와 과거 문헌 자료의 내용이 모두 사실일 경우, 전술한 내용과 같이 해당 전갈 개체들은 통상의 전갈과 구분되는 변칙성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북한 정부의 폐쇄성 및 북한 지역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SCP 재단의 정책으로 인해 북한 지역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다수의 변칙 개체는 현존 여부 등이 불명확한 경우가 많으며, 조사 또한 지지부진하다. 하지만 기준 사회에서의 변칙 개체 확보 · 격리 · 보호를 원칙으로 행동하는 SCP 재단의 입장에서 이는 분명히 규명되어야 하는 사항으로 여겨지는 바, 전술한 것과 같은 재단 인원의 손실이 염려 되지 않는 방법을 통한 조사를 수행해 변칙 개체로 추정되는 정방산 전갈살이터의 전갈의 실존 여부 및 변칙성 보유 유무를 확인할 것을 요청한다.
크낙새 (Tristram's woodpecker)
(Dryocopus javensis richardsi (Tristram, 1879))
아울러 본문에서 조사 대상지로 설정한 정방산 전갈살이터가 위치한 황해도 사리원시는 일부 문헌에서 크낙새가 서식한다고 서술되어 있는 평산군, 린산군, 평천군과 인접한데 더해, 평산군과 린산군 경계에 위치한 멸악산에서 촬영되었다고 주장된 크낙새의 영상이 2005년 공개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본 조사를 통해 대한민국 내에서는 절멸한 것으로 여겨지는 크낙새의 북한 내 서식 여부의 보다 확실한 확인 또한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일시: 2022. 06. 06.
발신: SCP-721-KO 관리 담당부 부장 이혁 박사(한반도변칙동물학총괄부장직 대리 수행 중)
수신: 제35K기지 제2소동물격리실장 이충건 박사
이충건 박사: 예, 혁 박사님, 아직 총괄부장직 대리 수행 중이시죠?
이혁 박사: 또, 또 모르는 척 하네, 이 녀석이. 능글 맞게 구는 건 그만 두고 내 얘기나 들어.
이충건 박사: 물론 제 입안서가 승인됐다는 말씀이시겠군요.
이혁 박사: 떡 줄 사람 말 끝나기 전에 김칫국 들이키는 건 그만 두고 얘기나 들어, 인석아.
이충건 박사: 예, 알겠습니다.
이혁 박사: 일단 규모가 줄고 우리 인원이 직접 위험 지역에 안 들어간다는 점에서 안 된다고 것 까지는 없다고 할 수는 있겠다. 기밀 엄수가 얼마나 잘 이뤄지느냐의 문제겠지.
이혁 박사: 그리고 구천이 협조 따 보겠다고 크낙새는 끝까지 끌고 온 것 같은데, 관둬라. 솔직히 별 연관도 없는 데다 딱히 변칙적이지도 않은 걸 이렇게 묶어 놓은 건 너무 노골적이라는 생각 안 했어?
이충건 박사: 얼추 같은 황해도 안이니 인접한 곳에 있다고 할 만하지 않나요?
이혁 박사: 인접은 무슨, 크낙새 있을 수 있다고 적어 놓은 평산군, 인산군, 평천군 전부 지도 확인해 보니 사리원시하고는 떨어져 있더니만. 아무튼 크낙새는 안 되는 걸로 쳐.
이충건 박사: 안 됐군요, 박 박사님. 여튼 승인된 걸로 알고 저는 입안서에 적힌 내용대로 후속 준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혁 박사: 내 말 아직 안 끝났다. 북이랑 엮여 있어 쉽게 추진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타당성 심사를 거쳐야 겠는데, 솔직히 적응력이 좀 심하게 좋아 보이는 전갈이라고 변칙성이 있다고 보는 건 좀 무리하지 않나?
이충건 박사: 위에서 안 된다고 하면 그냥 제 사비로 어떻게 해 보는 건 어떨까요? 보셨겠지만 제가 세운 계획대로면 재단이 전혀 개입 안 하고도 진행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 북한에 전갈이 사는지 정말로 궁금했거든요.
이혁 박사: 결국 네 개인적인 궁금증 해소냐. 됐고, 네가 구체적 계획이라고 수립해 놓은 건 비공개 처리해 놓을 생각이다. 다른 인원들이 보고 따라할까 영 꺼림직해.
이충건 박사: 그런 좋은 방법을 비공개 하시겠다고요?
이혁 박사: 사적으로 북한 거주자와 접촉하는 것도 위법 사항이다. 우리나라 법이 그렇다는 거지. 아무튼 위에다 심사 요청은 올려 둘 테니 결과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나 해. 괜히 네가 혼자 하겠다고 나서지 말고. 너 그러다 잘못되면 뒷정리만 또 재단 몫이다.
이충건 박사: 우리가 언제부터 법률을 그렇게 잘 지켰습니까. [웃음 소리] 일단은 알겠습니다. 좋은 결과 기대하죠.
일시: 2022. 06. 12. 18:32
발신: 제35K기지 제2소동물격리실장 이충건 박사
수신: 한반도변칙동물학총괄부 변칙동물조사과 이호철 연구원
이호철 연구원: 예, 충건 박사님? 37K기지 도착했습니다. 전화 드리려고 했는데 먼저 주셨네요.
이충건 박사: 그래, 잘 도착했나 보네. 얘기한 대로 당분간 거기 머무르다가 북에서 전갈을 중국 지부 쪽 위장 사무소로 보내면, 거기서 계속 화물 추적하다가 도착하는 대로 받아서 가져오면 된다. 37K기지가 물류 쪽으로 잘 되어있으니까.
이충건 박사: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내가 짐 넣어준 거에 재단 공용 휴대폰 하나 있을 건데, 내가 의뢰 맡긴 채집 업자하고만 연결되어 있다. 그 사람이 뭐 잡는 대로 메시지로 째깍 째깍 보고를 할 테니까 확인했다고만 대답하면 된다. 여기보다는 거기가 황해도에 더 가까우니까 연결이 더 쉬울 거 같아서 맡기는 거야.
이호철 연구원: 그런데 이거 당연히 정부 허가 받은 건 안 받았겠죠? [웃음 소리] 또 범법 행위 하나 더 저지르네요.
이충건 박사: [웃음 소리] 우리가 언제 그렇게 합법적인 사람들이었냐, 아무튼. 내가 일본 쪽 대학이랑 방송국들이 협업해서 조선산 전갈에 대해 연구하고 싶어서 하는 거라고 둘러대 놨으니까, 뭐 방송은 어떻게 되느니 하는 걸 묻거든 너는 한국에서 심부름 대행하는 거라 잘 모른다고 하면 된다. 전화는 하지 말고. 무조건 메시지만 써.
이호철 연구원: 알겠습니다. 그런데 북쪽에다 알려준 위장 명의가 너무 노골적인거 아닌가요? '스콜피온즈 오브 조선 프로젝트'(Scorpions of Choson Project)라니요.
이충건 박사: 나도 솔직히 그렇다고 생각은 하는데 위장 명의가 죄다 그런 식이잖냐. 나도 거기 따른 것 밖에 없다.
이호철 연구원: 네, 네. 그런데 처음 얘기 들었을 때부터 궁금했던 건데, 이런 건 또 어떻게 기획하신 거예요?
이충건 박사: 여기저기 북이랑 관련 있는 곳은 다 쑤셨지. 상세한 내용은 모방의 위험이 있다고 혁 박사님이 얘기하고 다니지 말라 해서 말은 못 하겠다.
이충건 박사: 됐고, 북쪽네 채집 업자는 오늘 사리원시 도착했다고 하더라. 내일부터 너한테 준 기계로 연락하라고 했으니 확인되는 대로 나한테 보고 올려. 북쪽 통신이 영 안 좋기는 안 좋은지 여기서는 통신이 좀 힘드네.
이호철 연구원: 네, 알겠습니다. 그만 들어가 보세요.
일시: 2022. 06. 15. 16:52
발신: 제35K기지 제2소동물격리실장 이충건 박사
수신: 한반도변칙동물학총괄부 변칙동물조사과 이호철 연구원
이호철 연구원: 예, 충건 박사님?
이충건 박사: 아직 연락 없더냐?
이호철 연구원: 예, 매일 이 사람이 보고는 올리는데 전갈 잡았다는 이야기는 없네요.
이호철 연구원: 이래서야 전갈 자체가 없거나 사기 당하신 거 아닌…. 어, 방금 메시지가 새로 왔네요!
이충건 박사: 그러냐? 뭐래?
이호철 연구원: 어… 천연기념물 지역에 몰래 들어와서 작업하는 거라 자기도 불안해서 안 되겠다네요.
이충건 박사: 그래서 그만 둔다고?
이호철 연구원: 아뇨, 추가 수당을 달라고 하네요.
이충건 박사: [한숨] 얼마나 원하냐고 물어나 보고 나한테 메시지 보내. 난 좀 바빠서 일단 끊는다.
일시: 2022. 06. 18. 17:58
발신: 제35K기지 제2소동물격리실장 이충건 박사
수신: 한반도변칙동물학총괄부 변칙동물조사과 이호철 연구원
이호철 연구원: 예, 박사님.
이충건 박사: 연락 없지?
이호철 연구원: 예, 박사님. 16일 날에 연락 온 게 마지막이네요.
이충건 박사: 너 돌아올 때도 되어가지?
이호철 연구원: 일단 일주일 출장 일정이긴 했는데, 따로 연장할 사유가 없으면 내일은 돌아가야겠죠?
이충건 박사: 그래, 그럼 이번에는 안 됐다 치고 내일 돌아와라. 역시 없었나 보다.
이호철 연구원: 네, 알겠습니다. 뭐 선물이라도 가져 갈게요.
이충건 박사: 그래, 그래. 말이라도 고맙다.
일시: 2022. 06. 19. 01:31
발신: 한반도변칙동물학총괄부 변칙동물조사과 이호철 연구원
수신: 제35K기지 제2소동물격리실장 이충건 박사
이충건 박사: 새벽에 무슨 일이야.
이호철 연구원: 방금 북에서 연락 왔습니다, 박사님, 전갈 찾았다네요!
이충건 박사: [무언가 무너져 내리는 소리] 찾았다고?
이호철 연구원: 네, 네. 사진도 받았습니다. 전갈 확실하네요.
이충건 박사: 사진 나한테 보내. 뭐 한다고 그동안 연락도 없었데?
이호철 연구원: 대충 하는 이야기가… 전갈이 습한 곳에 있다는 이야기 듣고 동굴 하나 찾아서 들어 갔다가 거기서 사고를 좀 당했답니다. 아무튼 거기서 찾았다네요.
이충건 박사: 사진 방금 확인했다. 전갈 맞네. 사진 보니까 네 마리 있는데 이게 전부고?
이호철 연구원: 네, 네 마리 잡았고 몇 마리나 잡아 달라는 요구는 없었으니 그만 철수하겠답니다.
이충건 박사: 알았다. 일단 네 출장 연장 요청 좀 할 테니까, 며칠만 거기 더 머무르면서 수령 받아 가지고 오면 되겠다.
이호철 연구원: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금방 올까요?
이충건 박사: 생물이니 최대한 빠르게 보내 달라고 중국 쪽에 요청은 해 봐야지. 일단 수고했고 잠이나 푹 자라. 난 잠 다 깼다.
이호철 연구원: 네, 알겠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깨어 계시진 마시고요.
일시: 2022. 06. 22. 11:30
발신: 한반도변칙동물학총괄부 변칙동물조사과 이호철 연구원
수신: 제35K기지 제2소동물격리실장 이충건 박사
이충건 박사: 그래, 호철아.
이호철 연구원: 우리 쪽 요원들한테 전갈들 보냈다고 연락 왔습니다. 보내기 전에 네 마리 다 살아 있다고 영상도 보냈네요.
이충건 박사: 그럼 됐다. 중국 시설 도착하는 대로 금방 도착할 거야. 우리쪽 사람한테 인계되고 북한 벗어나는 대로 내가 확인할 수 있을테니까, 이제 너는 좀 쉬고 있어도 되겠다. 잘 받아서 가져올 준비만 해.
이호철 연구원: 그럼 도착하는 대로 바로 상태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충건 박사: 그래, 그래라.
SCP 재단 한국 지역사령부 통합물류부 운송 물품 위치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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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송국: KP(제08K기지)
도착예정국: CN
운송편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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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위치미공개]
Site-CN-05 위장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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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위치미공개]
Site-CN-05 위장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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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품분류: AVI
물품명칭: 活蠍子(live scorpion)
변칙성유무: unkn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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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송국: CN(Site-CN-06)
도착예정국: KR(제37K기지)
운송편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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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역사항: 특이사항없음
변칙성유무: 미확인
전달여부: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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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22. 06. 26. 16:30
발신: 한반도변칙동물학총괄부 변칙동물조사과 이호철 연구원
수신: 제35K기지 제2소동물격리실장 이충건 박사
이충건 박사: 어, 그래. 전갈 도착했다고?
이호철 연구원: 네, 도착했습니다. 열어 보니까 네 마리 다 살아 있네요.
이충건 박사: 그래, 전갈이 도착했다는 전갈이 왔구만. 여튼 수고 많았다. 그거 들고 조심히 돌아 와라.
이호철 연구원: 어… 그런데 좀 찝찝한 게 하나 있어서요.
이충건 박사: 뭔데 그래?
이호철 연구원: 조금 전에 북쪽 업자가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고 앞으로 전갈 잡이는 안 하겠다면서 대신 장수돌드레는 살 생각 있느냐고 문자를 보냈는데요,
이충건 박사: 돌드레면 하늘소지. 장수하늘소. 그래, 그게 왜?
이호철 연구원: 그렇게 말하면서 사진은 장수풍뎅이랑 사슴벌레가 한가득 찍힌 사진을 보냈네요.
이충건 박사: ...뭐?
이호철 연구원: …신경 쓰이시죠?
이충건 박사: 일단 내일 너 돌아올 테니까, 생각 좀 해 보고 오는 대로 이야기 해 봐야겠다. 몸 조심하면서 돌아와. 전갈도 조심하고.
이호철 연구원: 네, 알겠습니다.
일련번호: SCP-879-KO
등급: 안전(Safe)
특수 격리 절차: SCP-879-KO는 1호 규격의 표준형 곤충 사육 용기에 개별적으로 나누어 제35K기지 제2소동물격리실에서 격리 사육한다. 각 개체를 수용하고 있는 용기에는 개체 번호를 명시한 라벨을 부착해 두도록 하며, 라벨이 바뀌지 않도록 유의하여 관리한다.
각 사육 용기의 바닥에는 살균 처리한 모래를 약 4cm 두께로 깔고 월 1회 교체한다. 사육 용기 내부에는 물이 담긴 그릇과 은신처를 내부에 배치해 두도록 하며, 용기 내부 습도는 50%로 유지하고 각 개체에게 3일에 1회 먹이용 쌍별귀뚜라미(Two-spotted cricket, Gryllus bimaculatus De Geer, 1773) 1개체를 먹이로 급여한다.
현재까지 확인된 SCP-879-KO의 특성 상, 먹이 섭취가 원활한 등 사육 환경이 생존에 유리한 조건이 될수록 숫자가 급격히 증가할 위험성이 있다. 따라서 모든 SCP-879-KO 개체의 먹이 급여 및 사육 환경 조성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으며, 개체 수가 과잉해 졌을 때를 대비한 특수 격리 절차를 수립 중에 있다.
또한 SCP-879-KO가 서식하던 원 서식지에 추가적인 SCP-879-KO 개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판단되고는 있으나 복합적인 문제로 조사를 위한 접근이 어려울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미격리 상태의 SCP-879-KO 개체의 확보 등은 별도로 논의하지 않도록 하며, 미격리 상태의 SCP-879-KO에 대한 정보가 민간에 공개될 시의 상황에는 대비할 필요가 있으므로 담당 인원들은 이에 대비하는 기본적인 대응책을 수립토록 한다.
설명: SCP-879-KO는 한반도 북부 지역에 자생하는 중국전갈(Manchurian scorpion, Olivierus martensii (Karsch, 1879))의 변칙적 개체군으로 추정되는 전갈 개체들이다. 최초로 확보된 개체들의 채집지는 북한 천연기념물 제171호 정방산전갈살이터로 지정된 황해북도 사리원시의 정방산 일대로, 2022년 6월 17일~19일 경 수컷 2개체, 암컷 2개체로 총 4개체가 북한 현지인에 의해 채집되어 동년 6월 27일 4개체 모두 제35K기지에 전달되는 것으로 확보 및 격리에 성공하였다.
SCP-879-KO의 발견은 폐쇄적인 북한 지역의 특성 상 북한 천연기념물 제171호 정방산전갈살이터로 지정된 등 북한이 전갈이 서식하는 것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전갈이 서식하는지를 명확히 확인할 수 없던 정방산에 전갈이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는 의미를 가졌으며, 개체 확보 후 이어진 추가적인 조사 결과 확보된 전갈 개체들에게서 변칙성으로 볼 수 있어 보이는 사항이 발견되었다.
이러한 변칙성은 확보된 4개체의 전갈 중 암컷 1개체인 SCP-879-KO-A(이하 879-KO-A)에게서 확인되었다. 모든 SCP-879-KO 개체들은 운송되는 동안 개별적으로 분리되었고 35K기지에 도착한 이후로도 개별적으로 격리해 사육하였으나 879-KO-A는 2022년 8월 4일 15개체의 유체를 출산하였는데, 당시에는 879-KO-A가 채집되기 전에 이미 교미한 상태였을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879-KO-A가 출산한 개체들이 모두 암컷 개체들인 것으로 확인되어 추가적으로 조사한 결과, 모든 자식 개체들의 유전자가 어미인 879-KO-A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되어 879-KO-A가 단성생식으로 번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처럼 수컷 없이 암컷이 단독으로 번식하는 단성생식은 중국전갈에게서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일부 전갈 종에서 확인되었으며, 개중 난쟁이나무전갈의 이리오모테 섬 개체군 등 일부 종의 특정 지역 서식 개체군은 수컷 없이 암컷만으로 번식하며 해당 지역에서 존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볼 때, 879-KO-A에게서 발견된 단성생식이라는 특이점은 단순히 민간 학계에 보고되지 않았을 뿐. 변칙성으로 보기 어려운 특징일 수 있다고 여겨지기도 했으며, 1990년대에 독일의 관상어 무역 과정에서 발견되어 진창가재의 단성생식 가능 돌연변이 개체로 여겨지다 독립된 종으로 인정된 대리석가재의 사례와 같은 신종의 발견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 또한 제시되었다.
하지만 SCP-879-KO의 확보 작업을 주도한 제35K기지 제2소동물격리실장 이충건 박사는 한반도에 중국전갈이 최초로 도입된 이유와 단성 생식이라는 특징의 연관성을 등을 근거로 들어 879-KO-A에게서 관찰된 단성생식이 인위적으로 제작된 변칙성일 수 있음을 강력히 주장했다. 이충건 박사가 제시한 주장은 하단에 첨부된 내용과 같다.
북한 정방산 채집 전갈(Olivierus martensii) 개체에서 관찰된
단성생식(parthenogenesis)의 변칙성으로의 해석
An interpretation as anomaly about parthenogenesis of manchurian scorpion(Olivierus martensii)
captured from Jeongbangsan mountain, North Korea
요약본
이충건 박사1 작성
1: 제35K기지 제2소동물격리실장
전갈(O. martensii)은 한반도에서의 서식이 확인된 유일한 전갈 종으로, 필자의 의뢰에 의해 북한 함해북도 사리원시의 정방산에서 4개체가 채집됨으로서 한반도 내에 서식하고 있음이 보다 확실하게 확인되었다.
확보된 4개체의 전갈 중 격리 사육 과정에서 출산한 암컷 1개체는 자식 개체들과의 유전자 대조 결과 단성생식으로 번식하였음이 확인되었다. 전갈류의 일부 종이 단성생식을 통해 번식함이 민간학계에 여러차례 보고된 바 있으나 본 종 전갈(O. martensii)에게서 단성생식이 관찰된 사례는 본 사례 외에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필자는 해당 전갈 개체에게서 발생한 단성생식을 현재까지 학계에 보고되어 있는 타 전갈 종의 사례와는 다른. 인위적으로 발현된 변칙성으로 보고자 한다.
필자의 이러한 해석은 전갈이 한반도에 도입된 계기에서 기원한다. 『성종실록』에 따르면 약재로 사용할 목적의 전갈을 원활히 얻기 위해 궁 내에서 전갈을 번식시킬 목적을 띄고 1489년 의원 이맹손이 100여 마리의 전갈을 중국에서 채집해 가져온 것이 문헌 상 최초로 확인되는 전갈의 한반도 도입으로, 해당 내용에 따를 시 한반도에는 본래 전갈이 자생하지 않았거나 매우 드물게 분포하고 있어 왕실에서도 전갈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기 어려웠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보인다.
해당 내용 중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은 전갈의 번식을 목적했다는 대목이다. 전갈은 다른 생물을 포식하는 육식성 동물임에도 채집자 이맹손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전갈을 가져오는 동안 흙과 석회를 전갈에게 먹이로 주었다고 설명했을 정도로 당시 학문은 전갈의 생태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맹손의 전갈 도입이 있었던 1489년으로부터 110여 년 이후인 1600년대 초에 집필된 『동의보감』에서 창덕궁 후원과 황해도 지역에 전갈이 살고 있음을 언급하고 있으며, 『광해군일기』의 1610년 기사에서도 전갈방(全蝎房)이라는 이름의 전갈 사육 시설로 보이는 시설이 창덕궁 내에 있었음이 언급되기도 한다.
앞서 설명했던 것과 같이 당시 조선의 학문은 전갈의 식성조차 명확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궁 내에서의 전갈 사육을 장기간 지속한 것으로 보이는 점은 다소 의아함을 자아내는데, 이에 대해서는 몇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비로소 전갈이 육식 동물임을 인지하게 되어 기초적인 전갈 사육 지식이 정립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중종실록』에서 1524년에 "전갈을 구해 궁 서너 곳에서 기르도록 명했다"고 언급된 구절을 통해 성종 시기 이후에 전갈을 다시 도입해 사육을 시도했을 정도로 전갈 사육에 시행착오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당시의 부족한 지식과 전갈의 원 서식지인 중국 북동부의 건조 지대와는 다른 한반도의 환경에 동의보감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전갈이 안정적으로 정착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데, 이에 대해 필자는 전갈의 용이한 사육 및 증식을 위해 생물을 개조할 수 있는 변칙성을 보유한 인물 내지는 조직이 전갈의 한반도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동시에 단성생식할 수 있도록 유전적으로 개조했을 가능성을 강력히 주장하고자 한다.
상기한 문헌에서 언급된 시대인 13세기~15세기 경 한반도 내에는 다수의 기적술사가 존재하고 있던 것이 확인되며, 개중에는 변칙적 생물을 만들어내는 성격의 기적술을 행하는 인물 및 조직에 대한 자료들 또한 다수 확인된다. 이들의 이러한 변칙적 기술력이 동원되었다면 보다 효과적인 방법으로 전갈을 증식시킬 수 있었을 것이나, 당대 기적술사 대부분이 보인 은둔주의적 성향에 따라 주목성을 피하기 위해 당시의 부족한 생물학적 지식에 알맞은 수준인 단성생식으로 번식하는 전갈을 만들었을 것으로 필자는 해석하였다.
필자와 논의한 다수의 인원들은 이와 같은 전갈의 단성생식에 대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단순 돌연변이일 가능성을 제시했으나, 과거 문헌 자료에서 언급된 전갈의 도입 경위 및 당시 한반도 내에 존재하던 기적술 등을 고려했을 때 이를 단순한 돌연변이로 치부하는 것은 다소 위험한 판단이라고 생각되는 바. 본 인원은 본문을 통해 해당 전갈 개체들에게 특수 격리 절차를 설정함으로서 차후 북한 지역에 개입 가능한 시점에 민간 학자들보다 재단 연구진이 앞서 정방산 지역의 전갈에 대해 상세한 조사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처럼 879-KO-A의 단성생식이 변칙성임을 주장하는 이충건 박사의 주장을 확실하게 반박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지역에서 보다 많은 전갈 개체를 채집해 확인하는 등의 확인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여겨졌으나, 지역적 특성에 따른 활동의 제약으로 인해 추가적인 확인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879-KO-A가 변칙 개체일 것이라는 이충건 박사의 주장이 승인. 879-KO-A를 비롯한 중국전갈 개체들에게 특수 격리 절차가 설정되며 SCP-879-KO로 지정되었다.
879-KO-A 이외의 최초 확보되었던 나머지 중국전갈 3개체들에게도 이러한 변칙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지므로 SCP-879-KO에게 적용되는 것과 동일한 특수 격리 절차를 적용해 관찰을 지속하고 있으나 현 시점까지 특기할 만한 변칙성은 관찰되지 않고 있다.
일시: 2023. 01. 06. 15:31
발신: 제35K기지 제2소동물격리실장 이충건 박사
수신: 한반도변칙동물학총괄부장 최지청 박사
이충건 박사: 아, 총부장님?
최지청 박사: 웬 일이냐, 충건아.
이충건 박사: 지난번에 북한에 968이 있는 걸로 의심되는 건으로 이야기 해 드렸던 거 기억나시나요? 그것 때문에 전화 드렸습니다.
최지청 박사: 아, 아. 그 장수하늘소? 우리가 최대한 확보하고 있는 게 북한에도 있는 것 같으니 조사하러 가 봐야 할지도 모른다고 한 거?
이충건 박사: 네, 그렇습니다. 조만간 북한 쪽으로 인원 몇 명 보낸다고 들었는데 저희 쪽에서도 몇 명, 아니면 제가 직접 가 볼 수 있게 추천 좀 해 주셨으면 합니다.
최지청 박사: 글쎄, 내가 알기로 최대한 최소화 해야 한다고 합의된 사항이라서 말이야. 우리 부서 쪽에서 동물 조사 좀 하자고 끼어들기에는 너무 가벼운 사안 아닐까?
이충건 박사: 작년에 총 부장님 장기 출장 나가 계셨을 때 제가 북한 관련해서 성과를 낸 게 있습니다. SCP-879-KO 보고서 한 번 열람해 보십시오.
최지청 박사: 아, 네가 혁이 속 썩였다던 그거? 어디 한 번 보자.
[마우스 클릭음 반복]
최지청 박사: 잘 했구만, 아주 잘 했어. 정 북쪽에 있는 걸 조사해야 한다면 이 때 했던 걸 따라서 해. 최대한 안 들어가는 방향으로.
이충건 박사: 하지만 거기 나와 있는 대로 밖에서 조사하고 분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서 말입니다. 역시 직접 들어가는 편이…
최지청 박사: 안 들어 가고도 이런 대단한 성과를 내지 않았냐, 충건아? 한 번 했는데 두 번 못 할 게 있겠어?
이충건 박사: [헛기침] 예, 알겠습니다. 그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최지청 박사: 그래,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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