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810-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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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번호 : SCP-810-KO

등급 : 안전(Safe)

특수 격리 절차 : 제조된 SCP-810-KO는 표준 약품 보관함에 보관한다. 제조법 관련 정보는 암호화하여 보관한다. 재단 마음챙김부의 승인이 있을 때 SCP-810-KO를 제한적으로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설명 : SCP-810-KO는 항정신성 약품이다. SCP-810-KO는 가루, 정, 액상 등 다양한 형태로 제조가 가능하나 형태 간 효과 차이는 흡수 시간 외에 거의 없다. SCP-810-KO를 복용하면 복용자는 일종의 환각 상태에 빠진다. 이 상태에서 복용자는 짧으면 3분, 길면 10분 내로 수면 상태에 돌입하며 약효가 유지되는 4~5시간(성인 남성 기준) 동안 수면한다. 복용자가 깨어난 이후 별다른 부작용은 없다.

SCP-810-KO의 약품적 효과 자체는 그다지 변칙적이라 할 만한 것이 없다. 그러나 SCP-810-KO는 두가지 측면에서 변칙적이다. 먼저 대상의 화학적 구성을 보았을 때 상용 마약류와 같은 강력한 중독성을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SCP-810-KO는 현저히 중독성이 떨어지며, 오히려 복용 초기에는 약간의 중독성을 보이나 주기적으로 복용할수록 중독성이 약화되는 현상을 보인다. D계급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SCP-810-KO를 일주일에 한번씩 규칙적으로 복용했을 때 복용 초기에는 약한 중독성을 보였으나 평균적으로 3년이 지난 후엔 중독 증세를 발견할 수 없었다.

SCP-810-KO의 두번째 변칙성은 환각 상태에서 복용자가 특정한 상을 보게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은 대체로 대상이 그리워하는 대상이다. D계급 대상으로 한 실험에선 대부분 부모나 형제의 모습, 또는 고향 등 전통적인 그리움의 대상을 보았다고 증언했다. 이러한 상을 보여주는 모습 자체는 그다지 변칙적이지 않지만, SCP-810-KO의 진정한 변칙성은 이러한 이미지 상이 현실에 맞추어 점점 변한다는 점이다. 이는 복용자가 관련 정보를 아는지 여부와 관련없이 벌어진다.

2004년부터 SCP-810-KO를 복용하기 시작한 한 D계급은 항상 그의 고향인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의 모습을 보았다고 증언했는데, 2005년 대추리와 도두리 일대의 마을이 사라진 이후1 환각의 모습이 변화해 마을 더이상 보지 못하였다고 증언했다. 해당 D계급은 외부 정보가 차단되어 있어 고향이 소멸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이와 유사하게 그들의 가정을 보고 있던 다른 D계급들도 점차 부모나 형제가 늙어가거나, 일부가 사망하는 환각을 보았다고 증언하였다. 위에서 언급된 중독성 약화와 맞물려, 약에 대한 중독성이 덜해질 즈음에는 복용자들의 그리움의 대상에 대한 감정도 옅어져 가는 모습을 보였다.

SCP-810-KO가 처음으로 유통된 것은 1970년대 후반 세계 오컬트 연합 국제통일기적학연구센터 오소레산 분교의 기적사들 사이에서이다. SCP-810-KO은 등장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장막 외부로도 유통되었으나, 이후 갑작스래 공급이 끊기며 사라졌다. 당시 세계 오컬트 연합은 이 상황을 뒤늦게 확인하였으나 사태를 파악했을 땐 이미 유통이 끊겼고 부작용 또한 거의 발견하지 못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하진 않았다.

재단이 SCP-810-KO를 포착한 것은 2000년대 이후의 일이다. 북한의 초상기관인 이상교화국에서 마약 판매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는 정보를 포착한 재단은 해서 지방을 거점으로 SCP-810-KO이 유통되고 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재단은 대상을 SCP-810-KO로 지정하였고, 내력에 대해 조사하던 중 상기 정보를 획득할 수 있었다.


부록 ㄱ. 지속적인 추적 결과 SCP-810-KO의 최초 제조자는 세계 오컬트 연합 오소레산 분교 산하 기적학연구센터에서 근무했던 문여준(1958~?)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문여준은 1989년 이후로 기록이 없어 그의 친구였던 신승준씨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신승준 씨는 국제통일기적학연구센터 오소레산 분교 사무처에서 2010년까지 근무하다 희망퇴직하였다.

면담자 : 김영환 요원

피면담자 : 신승준


김영환 요원 : 안녕하십니까 신승준 씨. 먼저 이렇게 만나뵙고자 한 것은-

신승준 : 상투적인 말은 그만둡시다. 뭘 원해서 왔습니까? 재단이 은퇴한 노인네한테 뭘 얻을 게 있는가 싶어서 많이 의아했습니다.

김영환 요원 :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습니다. 문여준 씨가 1980년경에 제작 및 유통했던 약품에 대해서 알고 계시는 모든 것을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신승준 : (잠시 고민하다가) 아! 기억납니다. 여준이가 미국에서 사와서 나눠줬던 약 있었죠. 진정제라고.

김영환 요원 : 진정제요?

신승준 : 네. 향수병 때문에 고생하던 어르신들이 자주 찾았어요. 그거 먹으면 고향 생각이 덜하다고. 생각해보면 딱히 진정제는 아니었는데 그떈 다들 그리 불렀죠. 언제였던가 미국에 출장 다녀오더니 사왔다고 나눠줬어요. 저희 아버님도 한 몇년 먹다가 그만두신 걸로 기억해요.

김영환 요원 : 혹시 약의 제조과정에 대해서 아시는 바나 참고할 만한 사항이 있나요?

신승준 : 그거야 나는 모르죠, 약은 여준이가 만들어서 줬어요.

김영환 요원 : 일단 알겠습니다. 협조 감사합니다.

이후 신승준 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추가 조사가 진행되었다.


부록 ㄴ. 문여준의 가족사항을 조사한 결과 배우자와 부모는 사망했으며 남은 형제들도 문여준의 북송 당시 함께 건너간 것으로 확인되었다. 문여준의 아들인 문기남은 2012년까지 국제통일기적학연구센터에서 재학 중이었으나 뱀의 손 가담 혐의로 추적 중, 문여준의 딸인 ███은 █████████으로 행방불명 처리되었다. 따라서 문여준의 가족관계가 모두 소멸한 것으로 확인되어 가족 탐색은 종결되었다.

이후 문기남의 물품을 보관하고 있던 통일기적학연구센터 오소레산 분교의 타나카 미키로(美姫郞 田中)교수와 접촉한 결과 문여준의 일기장을 확인할 수 있었고2, 그곳에서 제조법과 입수 경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유키 교수님을 따라서 플로리다를 갔을 때였다. 현지 사정으로 학회가 며칠 지연되었는데, 오기도 힘든 미국 온 김에 가족이나 친구들 기념품이나 사줄 요량으로 기념품점을 가던 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꼬마아이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약을 하나 사지 않겠냐고. 아이는 머리에 흰쥐를 올리고 있었는데 꼴이 퍽 이상했다. 사탕도 아니고 약을 판다는 아이가 영 이상해 오히려 관심이 갔다. 그래서 나는 그 꼬마에게 나는 약을 살 바에는 약을 만드는 법을 사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그 아이가 눈을 반짝이며 약 만드는 법을 살 거냐고 묻는 것이 아닌가. 그 아이는 나에게 어떤 약을 살 것이냐 물어보았다. 그래서 나는 부모님이 고향을 자꾸 보고 싶어하시는데 그 소망을 이루어질 수 있게 하는 약을 사고 싶다고 했다. 물론 아이를 골리려는 셈이었다. 그러자 그 아이는.

일기는 여기서 멈춰 있었다. 다음 페이지에서 SCP-810-KO의 제조법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문여준에게 제조법을 전수한 이를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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