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798-KO


평가: +9+x

일련번호: SCP-798-KO 3/798-KO 등급
등급: 유클리드(Euclid) 보안인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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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798-KO에 진입 중인 기동특무부대 욤-19 ("방랑자들")


특수 격리 절차: SCP-798-KO를 중심으로 전방 4.5km 크기의 철조망이 세워져 있다. 하루에 한 번, 제64K기지 소속 인원들은 SCP-798-KO 주변을 순찰한다. 한 달에 한 번, SCP-798-KO-2와의 정기 면담이 예정되어 있다.

설명: SCP-798-KO는 전라남도 무진시에 위치한 구역으로, 현재 크기는 약 4km2 정도이다. SCP-798-KO는 드넓은 들판으로, 나무를 제외한 땅을 이루는 구성물은 표면이 거칠고 하얗다. 이는 자연 발생이 아닌 변칙적 기작으로 추정된다. 다른 특이사항으로, SCP-798-KO는 시야를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안개가 짙다. 이 안개는 걷어낼 수 없으며, 사라지지 않는다.

구역 내에는 대량의 인간 석상들1이 존재한다. 정확한 시야 확보가 어려워 SCP-798-KO-1의 정확한 수를 판별할 수 없지만, 개체는 대략적으로 3,000여개 정도 존재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SCP-798-KO-1 개체들은 대부분 상태가 좋고 온전하며, 기원을 알 수 없는 검은 뿌리에 묶여 있다. 모든 개체들은 심령 에너지를 미약하게 발산하고 있다. 주목할만한 점으로, SCP-798-KO 개체들은 대체로 “온화하고 편안한 표정과 자세”를 취하고 있다.

SCP-798-KO의 발견 이후로도 SCP-798-KO-1의 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규정할 수 없으나, 이 현상이 SCP-798-KO의 구역 확장을 야기하고 있단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SCP-798-KO-1을 파괴하는 건 근처에 또다른 개체가 솟아오르는 결과를 낳았다.

특기할만한 사항으로, 지금까지 확인된 SCP-798-KO-1 개체들의 80%는 무진시 시민들의 얼굴을 본따 제작되었다는 점이다. SCP-798-KO의 구역이 확장할수록 무진시 시민들은 강한 무기력감을 느끼거나 매사에 냉소적으로 반응하며, 평소 이루고 싶었던 목적을 포기하거나, 수동적인 성격으로 변화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질문했을 때, 상당수의 시민들이 이 상황을 합리화했으며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대답했다. 다만 일부는 다른 답변을 보이기도 했다.

SCP-798-KO-2는 1.8m 크기의 인간형 독립체로, SCP-798-KO를 실질적으로 관리한다. 대상은 승려복을 입었으며, 전신이 검다. SCP-798-KO-2는 지각이 있으며, 입이 달린 부분으로 발성이 가능하다. SCP-798-KO-2는 SCP-798-KO-1 개체를 깨끗이 닦아내거나 빗자루로 들판을 쓰는 행위를 보이는 등의 활동을 한다.

부록 798KO.01: SCP-798-KO-2 면담기록

면담자: 황태웅 박사

피면담자: SCP-798-KO-2

비고: 다음은 SCP-798-KO-2와 진행한 면담이다.


[기록 시작]

황 박사: 안녕하신지요.

SCP-798-KO-2: 안녕하십니까.

황 박사: 스님에게 묻고 싶은 게 있어 이렇게 찾아뵙습니다.

SCP-798-KO-2: 그 묻고 싶은 게 도통 뭐길래, 이런 외진 곳까지. 말씀해 주세요. 답해드리겠습니다.

황 박사: 이 수많은 석상들은 전부 무엇입니까?

SCP-798-KO-2: 아, 이 석상들 말인가요?

잠시 멈춤

SCP-798-KO-2: 그리 엄청난 게 있는 건 아닙니다. 이건 그저… 사람들의 마음이지요.

황 박사: 설명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SCP-798-KO-2: 물론이지요. 사람들의 내면엔 석상이 있습니다. 아기일 무렵부터도요. 정말 대단하지요?

잠시 멈춤

SCP-798-KO-2: 내면의 석상들은 자신의 마음과 같습니다. 평소에는 매우 작죠. 하지만 마음에 점점 안 좋은 게 가득 찰 수록 이 석상들은 점점 커집니다. 석상은 점점 커지고, 커져 내면을 가득 채우면, 석상은 이렇게 하나둘 현실로 솟아나는 것이지요.

황 박사: 그게 정말 사실 입니까?

SCP-798-KO-2: 맞습니다. 이곳의 석상들은 전부 그렇게 만들어집니다. 스트레스, 고독, 우울, 분노, 오갈데 없는 감정들이 전부 여기로 모여드는 것이지요.

잠시 멈춤

SCP-798-KO-2: 아주 먼 옛날, 저는 악귀였습니다. 허나 도사께서 저를 거두어주시고는 이 곳을 지키고 관리하라는 역할을 물려주었지요. 처음엔 화도나고 탈도 많았지만,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웃음)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이 석상들을 닦아주고 먼지가 나지 않도록 관리해주는 것일 뿐이지요.

황 박사: 좋습니다, 스님. 하지만 이 석상들이 사람들의 마음에 해를 끼치고 있다는 것 아십니까?

SCP-798-KO-2: 이런, 씁쓸한 일이군요. 그건 비단 석상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들의 마음에 병이 든 거지요.

잠시 멈춤

SCP-798-KO-2: 따라오시지요.

15분 경과

황 박사: 이건 대체…

SCP-798-KO-2: 보시는 바와 같이, 석상 입니다.

황 박사: 믿을 수 없구려. 7미터는 족히 넘어보입니다.

SCP-798-KO-2: 그렇습니다. 저도 처음 보는 석상입니다. 이 자는 이 석상을 얼마나 참아왔던 걸련지. 그 고통은 저도 모를 일 입니다. 이 자가 누구인지도 모릅니다. 어느 회사원인지, 아니면 학생인지. 어쩌면 저일 수도 있겠습니다. 모두가 이런 석상 하나쯤은 가지고도 있을 수 있겠죠. (잠시 멈춤) 아까 전, 선생께서는 이 석상이 해를 끼친다 하였는데 사실은 아닙니다.

잠시 멈춤

SCP-798-KO-2: 이 석상들은 그저 표출할 뿐입니다.

잠시 멈춤

SCP-798-KO-2: 각박한 세상입니다, 정말로. 옛날엔 이리 많지 않았는데.

황 박사: (짧은 침묵) 이 석상들을 전부 닦으시는 건 힘드실 텐데 말입니다. 괜찮으십니까?

SCP-798-KO-2: 구역이 점점 넓어지고, 이제 저 혼자로는 부족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도 언젠간이겠지요. 이 석상이 전부 없어질 날은 반드시 올테니까요. 그렇게 된다면 훗날. 저도 현세를 벗어나 떠날 수 있겠지요.

황 박사: …좋습니다. (침묵) 다 물어본 거 같네요. 이제 면담을 끝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SCP-798-KO-2: 저야 말로 감사하길 따름입니다. 이 먼 곳까지 오셔서 제 말동무 상대가 되어드리고.

황 박사: 사족이지만, 이 석상들 중엔 제것도 있을까요?

SCP-798-KO-2: 글쎄요. 모르는 일입니다. 만일 발견한다면, 걱정 마시길. 제가 깨끗히 닦아드리고 있겠습니다.

[기록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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