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격리 절차: SCP-775-KO에 대한 모든 정보는 보안인가 4등급 이외의 인원들에게 제한되며, 4등급에 해당하는 일반 인원에게는 SCP-775-KO의 모습을 상상하게 하는 정보가 제한된다. SCP-775-KO가 격리되어있는 제77K기지의 775번 격리실에는 아판타시아 증후근을 가진 특수인원만이 접근할 수 있으며 이외 인원의 접근은 강력히 금지한다.
이외 인원의 일부는 보안요원으로서 제77K기지의 격리규약에 따라 전 인원을 상대로 감청 및 인식재해 감식을 시행하며, 만일 인식재해가 감지되거나 격리규약에 해당하는 인원이 나타난다면 300초 이내에 해당 인원을 확보하여 기억소거제를 투여해야 한다. 추가적인 SCP-775-KO의 번식 사태가 알려지면 대기하는 특수 인원은 즉시 비밀리에 해당 개체를 회수해야 한다.
SCP-775-KO와 관련한 사건이 외부에서 보고된다면 즉시 특수 인원이 중심이 되어 대량 기억 소거 작전을 해당 지역에 실시하고 SCP-775-KO 개체를 회수해야 한다. 만일 SCP-775-KO의 정보가 SNS에 게시된다면 즉시 해당 서버를 해킹해 정보 열람자의 주소를 특정, 위와 동일한 절차를 통해 해당 지역에서 SCP-775-KO를 회수해야 한다.
설명: SCP-775-KO는 몸길이 약 8cm에서 10cm의 인식재해를 지닌 절지동물이다. SCP-775-KO의 유충은 일반적인 애벌레의 형태와 유사하나 꽁무니에 날카로운 이빨이 존재해 단단한 물체에 구멍을 낼 수 있다. 해당 개체는 이를 통해 단단한 바위 속에 숨어 포식자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한 것으로 보인다.
부화한 지 약 4주가 지나면 유충은 1주간의 번데기 상태를 거쳐 완전히 성충으로 성장하게 된다. SCP-775-KO의 성충은 6개의 다리를 지닌 거미와 유사한 외형을 보인다. 이때부터 개체는 치명적인 인식재해 특성을 띄게 된다. 이 인식재해는 피험자가 해당 개체의 모습을 상상하게 될 때 발현하며, 그 결과로 피험자의 후두엽 시각피질에 SCP-775-KO의 알이 일정 시간 이후 생성된다. 알이 생성되는 과정은 현재까지 불명이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SCP-775-KO는 격리실 내부에 발톱으로 생채기를 내거나 몸을 부딪혀 소리를 내는 등의 적극적인 활동성을 보이기 시작한다. 이는 다른 이들이 자신의 모습을 더 많이 유추할 수 있게 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약 3주간의 성충상태 이후 SCP-775-KO는 수명이 다하며, 인식재해 효과 역시 사라지게 된다.
SCP-775-KO는 자신의 인식재해 효과를 이용하여 독특한 생애주기를 보인다. 이하 내용은 SCP-775-KO의 알려진 생애주기이다.
- 유충은 단단한 물체 안에 들어가 보금자리를 만들어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번데기 상태까지 생존한다.
- 성충이 되었을 때 보금자리를 나와 넓은 공터나 다른 동물들이 많은 구역으로 향한다.
- 이때 SCP-775-KO는 온전한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소리나 흔적을 남기거나, 비좁은 곳에 숨어 몸의 극히 일부만을 보이는 등의 행동을 한다.
- 이를 통해 다른 동물들은 자연스레 SCP-775-KO의 모습을 상상하게 되고, 그 즉시 인식재해에 감염된다.
- 일정 시간이 흐른 뒤 인식재해에 감염된 동물들의 후두엽 시각피질에 알이 생성된다.
- 알은 생성된 즉시 3~7초 내외로 변칙적으로 성장하며 유충상태의 SCP-775-KO가 두개골을 뚫고 나온다.
실험 결과 해당 인식재해는 발현되기까지 몇 초간의 지연시간이 있으며 그 시간 내에 기억소거제가 투여된다면 해당 효과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로인해 현재 해당 효과에 감염된 인원을 빠르게 확보하고 투약을 하기 위한 격리규약 775KO "눈가리개"가 시행 중이다.
부록1: 실험기록
실험기록: 775-KO-1
개요: D계급 인원을 상대로 실행한 SCP-775-KO의 영향 범위를 파악하기 위한 실험.
머릿속 심상을 확인하기 위해 JUNG 아키텍쳐 기반의 심상 스캐너를 사용함.
실험번호 |
조치 |
확인된 심상 |
발현 시간 |
1 |
SCP-775-KO의 성충에 대한 외형 정보 제공 |
SCP-775-KO의 성충과 유사한 절지동물 |
13초 |
2 |
SCP-775-KO의 유충에 대한 외형 정보 제공 |
SCP-775-KO의 유충과 유사한 벌레, 이후 사마귀와 유사한 절지동물 |
19초 |
3 |
SCP-775-KO의 외형에 관한 거짓된 정보 제공 |
나비와 유사한 절지동물 |
7초 |
9 |
SCP-775-KO의 외형 정보를 제공한 이후 기억소거제 투여 |
SCP-775-KO와 유사한 이미지, 이후 심상 사라짐 |
발현하지 않음 |
21 |
재단이 격리중인 모든 SCP-775-KO가 유충, 혹은 번데기 상태일 때 SCP-775-KO의 성충에 대한 외형정보 제공 |
SCP-775-KO와 유사한 이미지 |
13초 |
이번 실험으로 많은걸 알게 되었습니다. 첫번째로 SCP-775-KO에 대한 각각의 심상에 따라 발현되는 시각에 차이가 있다는 점, 두번째로는 이 인식재해에 노출되어도 몇초간은 기회가 남아있다는 점, 그리고 세번째로는 SCP-775-KO와의 싸움이 아마 장기전이(어쩌면 영원히) 될 수도 있다는 점까지도요. 우선은 다른 인원들이 인식재해에 노출되는것을 최대한 막을 방법을 찾는 쪽으로 연구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실험기록: 775-KO-2
개요: D계급 인원을 상대로 SCP-775-KO의 외형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 하였을 때에 따른 SCP-775-KO의 알이 생성되기까지의 시간을 측정하기 위한 실험.
실험번호 |
외형 정보 |
발현 시간 |
1 |
실제 외형 |
13초 |
2 |
돌고래 |
21초 |
5 |
고등어 |
2.7초 |
22 |
사자 |
38초 |
43 |
코끼리 |
175초 |
이유는 명확치 않지만, SCP-775-KO에 대한 심상에 따라 발현시각이 꽤 크게 차이가 나고 있어요. 심상과 발현 시간에 대한 연관성은 전혀 보이지 않아 맨땅에 헤딩하듯 실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코끼리에 대한 심상이 발현되는 시간을 늦추는 가장 강력한 이미지에요. 만일 SCP-775-KO의 외형정보가 코끼리라는 정보가 퍼졌을 경우엔 적어도 2분정도의 유예기간은 남아있군요. 기지 보안팀소속 5분대기조가 출동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시간입니다. 후속 실험은 발현시각을 최대한 늦추는 방법을 찾는 쪽으로 연구를 진행하겠습니다.
실험기록: 775-KO-3
개요: D계급 인원을 상대로 실행한 SCP-775-KO의 발현을 억제할 심리적인 장치 고안 목적의 실험.
실험번호 |
명령 |
확인된 심상 |
발현 시각 |
1 |
SCP-775-KO는 코끼리이다. |
코끼리, 이후 흰 피부의 포유류형 괴물 |
35초 |
3 |
SCP-775-KO는 분명하게 코끼리이다. (이때 피험자에게 동일한 격리실에 격리된 코끼리의 사진을 제공함. 하단에 SCP-775-KO라고 마커로 씀.) |
무언가를 입에 물고 있는 인간형 괴물 |
21초 |
7 |
SCP-775-KO는 코끼리가 아니다. |
코끼리 |
211초 |
10 |
코끼리를 상상하지 말아야 한다. |
코끼리 |
638초 |
역심리학을 이용하자고요. 오히려 코끼리를 상상하지 말라는 지시는 오히려 생각을 코끼리에 귀속시키는 효과가 있었어요. 게다가 단순한 정보 보다도 강하게 귀속되어 SCP-775-KO의 효과가 발현하는것을 훨씬 늦출 수 있었어요. 이것을 기반으로 격리규약을 수립하는게 좋을 것 같네요.
부록2: 격리규약 775KO “눈가리개”
개요: 현재 7명의 아판타시아 특수격리인원이 SCP-775-KO의 격리에 참여하고 있다. 만일 격리 파기 사태가 일어날 때 빠르게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에 특수격리인원의 최선임자인 박혜원 연구원의 요청에 따라 이하 격리규약을 수립하였다. 고로 이 격리규약은 현재 SCP-775-KO의 격리 파기 사태 발생 시 이어질 수 있는 대규모 연쇄작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절차로 아판타시아를 가지지 않은 일반인의 행동 양식과 심리를 유도함을 목적으로 한다.
내용: SCP-775-KO는 격리 파기 사태 발생시 그 특성상 크게 두가지의 위험성을 가진다.
- 해당 개체의 정보 그 자체가 인식재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즉, 해당 개체의 관리가 매우 제한적이다.
- 해당 개체의 발현 현상을 목격하는 것은 인식재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즉, 연쇄반응을 통해 기지내에 급속도로 퍼질 위험성이 있다.
고로 이하 격리규약은 이 두가지 위험을 최대한 회피하는 방향으로 고안되었다.
1. 정보의 차단
SCP-775-KO에 대한 모든 정보는 아판타시아 특수격리 인원 이외의 인원에게 제한됨과 동시에 접근이 금지된다. 이 인원들에겐 SCP-775-KO는 결번이라는 역정보를 살포한다.
만일 격리파기 사태 발생 시 기지 내 보안인가 4등급 인원에게 SCP-775-KO의 접근을 허용하나, 그에 관한 핵심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음과 동시에 간단한 임무를 줌으로써 그들은 스스로 경보기의 역할을 하게 된다. 해당 인원을 이하 '활성요원'이라 칭한다.
활성요원에게 인식재해 감식기와 도청기를 부착해 지속적으로 SCP-775-KO의 반응과 유사한지를 판단한다. 이 역시 인식재해에 노출될 위험이 있기에 이를 판단하는 보안요원에게도 SCP-775-KO와 관련한 정보를 주지 않는다.
즉, 이 규약은 활성요원과 보안요원과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다.
2. 정보의 유도
우선, SCP-775-KO에 접근하는 활성요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코끼리를 상상하지 말라는 지시를 한다. 이를 더 확고하게 하기 위해 활성요원들이 코끼리를 말하지 못하도록 제한한다. 이러한 지시는 역설적으로 활성요원의 두뇌에 코끼리에 대한 심상을 각인시키는 역할을 한다. 즉, 지시상으론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이 지시를 들은 모든 사람은 필연적으로 코끼리를 생각하게 된다. 이 규약은 오히려 이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4등급 보안인가를 가진 인원은 재단에 충성적이기에 문서의 설명을 전적으로 신뢰할 것으로 보이나 만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존재한다면 자연스레 SCP-775-KO는 코끼리일 것이라 ‘상상’하게 될 것이다. 이 즉시 해당 인원은 인식재해에 감염되기에 감식기가 활성화되고 보안요원이 5분 내로 출동할 것이다.
3. 신속한 확보
SCP-775-KO의 출현은 위에서 언급한 대로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에 모든 보안요원은 신속히 해당 개체가 부화하기 전에 기억소거제 투약이 완료되어야 한다. 이러한 절차는 활성요원이 코끼리에 대해 언급할 때도 동일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보안요원이 SCP-775-KO과의 연관성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함과 동시에 이 현장을 목격한 다른 활성 요원은 그가 코끼리에 대해 말했으리라 짐작하게 되고 더욱 코끼리에 대해 말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한다. 이는 연쇄 반응을 일으키되, 보안요원이 관리할 수 있는 정도 내로 그 규모를 축소하기 위함이다.
결과: 위 규약은 SCP-775-KO의 재격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때까지 지속된다. 재격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규약에 참여한 전 활성인원과 보안요원은 기억소거를 시행해야 한다. 또한, 위 문서의 접근 권한도 도로 제한된다.
어릴 적, 유치원 낮잠시간 때 너무 잠이 안 와서 선생님께 칭얼거렸던 기억이 있어요. 네, 상당히 오래된 기억인데도,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이 나요. 선생님은 그때 머릿속으로 양을 세어보라고 말했고, 저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제 머릿속은 언제나 공허했거든요.
전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남들은 언제나 자신만의 텔레비전이 있고, 언제든 켜고 끄고, 마음대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어린 저에겐 너무 큰 충격이었고, 이후로도 적잖은 박탈감을 느끼게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제 이런 점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게 재미있네요. 이런 식으로라도 재단을 위해 일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